백의 지평선

[COC 플레이로그] 니알라토텝의 우울 본문

COC 플레이로그 (고정페어 타이만)/나이아&질리

[COC 플레이로그] 니알라토텝의 우울

CB_PL_ 2023. 7. 17. 02:47

시나리오 링크: https://buku-buku.postype.com/post/5224228

* 알뇌탁입니다. 이미 오래전에 한 번 같은 페어로 다녀온 적이 있으나, 꼭 한번 다시 가보고 싶다는 의견일치가 생겨서 한번 더 플레이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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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간을 떠들썩하게 흔든 인공 신 니알라토텝의 이상 증세.
 
그것이 인간을 쏙 빼닮은 인공 지능이다보니, 비유상 병이라 불리지만... 일단은 기계 이상입니다.
 
뉴스를 챙겨보지 않더라도 몇 주 째 주구장창 들려오는 이야기를 접하지 않기란 어려웠습니다.
 
평소보다 전산 처리에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일상 회화에서 통상적인 답을 출력하지 않는다.
 
이게 '증상'의 예시였죠.
 
처음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는 기사 이후로, 누가 어떤 치료법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가장 최근, 그를 개발한 연구소에서는 일반인 한 명을 선발해 그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실험에 참가시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첨된 사람이 할 일은 간단합니다.
 
사흘 간 연구소가 있는 태평양의 섬에 머무르며 니알라토텝과 시간을 보내는 것.
 
"실험이라지만 레포트를 쓰거나 체혈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뒷공작도 없습니다. 맹세하죠."
 
"그냥 평범한 인간으로서 신과 며칠 간 아주 평범한 일상을 보내주세요."
 
터무니 없는 계획이라고, 궁지에 몰리니까 제정신을 잃었냐고 쏘아붙이는 기자들에게 연구소장은 그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인간을 사랑하는 그에게라면 분명 효과가 있을 거라고요.
 
 
 
:그리고, 이번 실험까지 실패하면 그는 정말 망가질테니, 마지막에라도 평범한 하루를 보내게 하는 것이 도리라고요.
 
요즘 사회는 인공 지능의 권리도 중요하게 여기니까요.
 
사실, 니알라토텝과 외부의 접촉을 막은 것이 옳은 일인지 아닌지는 초등학교 사회 수업의 토론 주제로 쓰이기도 하죠.
 
 
질리 허스트:(으음...)
 
(나도 어릴때 썼던것 같기도하고)
 
 
 
:니알라토텝 개발 100주년, 그 오랜 세월 동안 그를 직접 만난 건 연구소 사람들과 정치 인사 뿐이라고 합니다.
 
그는 수많은 협정과 입법 및 사법 절차에 관여하지만, 얼굴이나 목소리는 정체불명.
 
당첨되면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다고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래봤자 인공 지능인데 뭐가 궁금하냐는 반응도 많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질리 허스트 , 평범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있으나 딱 궁금한 정도로 그칩니다.
 
 
 
:사실 어쩌면, 당신은 그 모든 소란에 큰 관심이 없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럼에도, 아무튼, 어찌저찌 되어서......
 
며칠 후, 당신은 지구상 단 한 명! 이 시대의 신을 만날 인간으로 선택되었습니다.
 
운이 좋네요!
 
 
질리 허스트:ㅇㅔ
 
 
 
:행운의 주인공이 된 소감이 어떤가요?
 
 
질리 허스트:음...어... 그러니까...
 
정말 내가 뽑힌거 맞아? 사실 다른 사람으로 햇갈렸다던가... 그런거아니야?
 
정말?내가? 그 신...이라고 하는 인공지능이랑?
 
 
 
:그런 얼빠진 감상을 하고 있지만, 니알라토텝과 관련된 모든 일에 단 한번의 착오도 없었다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결론은... 그를 만나기 위해 먼 거리를 날아가야한다는 것이지요.
 
여행경비는 연구소 측에서 지원해준다고 하니, 편하게 짐만 챙겨가도록 합시다.
 
 
질리 허스트:음...
 
근데 뭘 챙겨야하는...
 
옷이랑...기본적인것들이랑...
 
 
질리 허스트 , 손가락을 하나씩 피면서 중얼거립니다.
 
 
질리 허스트:책도...가져가야하나. 안에 서고같은게 있으려나?
 
 
질리 허스트 , 대충 옷이랑 기본적인 물품들, 책 몇권, 그외 몇개를 더 넣은뒤 짐을 챙깁니다.
 
 
 
:짐을 꼭꼭 챙기고, 당신은 지정된 장소로 향해 당신을 기다리고 있던 경비행기를 타고 먼 여행을 시작합니다.
 
.
 
.
 
.
 
연구소는 도로와 육지가 연결된 섬에 위치합니다.
 
섬 내부에는 착륙장이 마땅치 않아, 당신은 섬과 연결된 육지에 착륙, 해안 도로를 따라 섬으로 향해갑니다.
 
 
 
:사실, 연구소에 민간입 출입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여러 학교의 견학이나, 세미나나 협회 회의 참여 등을 위해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섬을 찾아오거든요.
 
 
질리 허스트:(견학으로 와본적은 있으나...그때나 지금이나 비행기는...)
 
(<<고소공포증)
 
 
 
:어쩌면 도로를 따라 걸어들어가야 하게 된 것이 다행일지도요.
 
그렇게 당신이 연구소 안으로 들어가면, 50대 쯤으로 보이는 여성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그의 이름은 바네사 호프먼, 이 연구소의 소장으로 그의 증조모는 니알라토텝을 만든 연구 팀의 총책임자였습니다.
 
바네사는 그를 따라 인공 지능 연구자가 되어 연구소를 이어받았고요.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 당신도 그를 어렵지 않게 알아봅니다.
 
 
질리 허스트 , 자신을 맞이하는 바네사를 보고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합니다.
 
 
 
바네사 호프먼 , 마찬가지로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악수를 청하듯 손을 내밀며 인사합니다.
 
 
 
바네사 호프먼:만나서 반갑습니다, 바네사 호프먼이라고 합니다.
 
 
질리 허스트:안녕하세요... 질리 허스트라고합니다.
 
 
질리 허스트 , 그렇게 말하며 바네사가 내민 손을 잡습니다.
 
 
 
:바네사는 당신과 인사를 나눈 뒤, 연구소의 구조를 알려주기 시작합니다.
 
그의 안내에 따르면, 당신이 니알라토텝과 함께 드나들 수 있는 곳은 당신의 숙소와 니알라토텝의 방, 정원, 박물관, 도서관, 그리고 섬의 민가 등 입니다.
 
그 외, 연구실 견학이나 세미나 참여를 위해서는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질리 허스트:음...
 
 
 
:이어서 안내 받은 대로 당신의 숙소에 짐을 놓은 뒤, 바네사와 당신은 연구소 안을 차례로 돌며 식당이나 각종 시설의 위치 역시 안내합니다.
 
바깥의 시설에 대해서는 말로만 들어서 모호한 이미지만 잡혔는데 반해, 직접 본 연구실 내의 시설은 상당히 잘 마련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모든 안내가 끝난 뒤, 바네사는 당신을 데리고 길고 흰 복도를 걷습니다.
 
복도의 양 옆은 훤히 뚫려있어, 바깥의 꽃밭이 보입니다.
 
날이 좋네요.
 
...그리고 좀 높고요.
 
 
질리 허스트:...
 
 
질리 허스트 , 애써 시선을 피하며 밖을 보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정면만 보며 꾸역꾸역 그를 쫓아가면, 마침내 거대한 문 앞에서 그가 멈춰섭니다.
 
 
 
바네사 호프먼:이 문의 뒤에, 현대 과학의 보고, 만들어진 신이 앉아있습니다.
 
편하게 대하세요, 거짓말 해봤자 웬만하면 다 들키거든요.
 
 
질리 허스트:으음...
 
그렇군요.
 
 
질리 허스트 , 문 너머에 신이 앉아있다는 사실이 아직까지도 실감이 되지 않는 듯 바네사를 봤다가 문쪽을 보기를 반복합니다.
 
 
 
:곧, 바네사가 문을 열면, 천장이 높은 방 가운데에 앉아있는 누군가가 보입니다.
 
문이 열리며 생긴 인기척에 반응하듯, 눈을 감고 있던 신의 눈이 뜨이며, 당신과 정확하게 마주합니다.
 
그리고,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의 시선에 목이 졸리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붉은 빛의 눈이 당신을 낯낯이 살피고, 꿰뚫어봅니다.
 
연구소장의 말대로, 거짓말을 해봐야 소용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당신의 머릿속을 헤집습니다.
 
깜빡, 그 기계적인 눈이 감겼다 뜨이면, 집요한 시선에서 풀려난 당신이 그제야 그의 모습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것과 아주 유사해보이는- 어쩌면 정말 인간의 것으로 만들어진 듯 보이는 혈기가 돌아보이는 피부와, 검은 머리카락은 그가 정말 '인간'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가지런히 앉은 자세와 곱게 무릎 위에 놓인 고운 손 마저도, 너무나도 인간스럽지만-
 
눈을 가로질러 얼굴 전체에 그어진 검은 선은 그가 그럼에도 기계라는 것을 표현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이 생각을 마치고도 한참이나 당신을 바라보던 신은 어쩐지 슬픈듯한 표정을 지어내더니, 이내 눈을 다시 감습니다.
 
... 당신은 여기까지 오면서 무슨 생각을 했었나요?
 
기대를 했든 불만을 가졌든, 그와 마주한 짧은 순간만에, 그동안 가졌던 이곳에 대한 감상이 깡그리 날아가버렸습니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은, 죽을 때까지 저 신의 모습을 잊을 수 없겠구나, 하는 확신입니다.
 
 
질리 허스트 , 당첨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때부터 문앞에 설때까지 실감이 나지 않았으나 눈앞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자마자 확 와닿으면서 진짜로 실존하구나를 실감합니다.
 
 
 
:니알라토텝은 곧, 자리에서 일어난 뒤 당신의 앞까지 차분히 걸어옵니다.
 
 
니알라토텝: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질리 허스트님.
 
이미 아시겠지만... 만들어진 신, 니알라토텝이라고 해요.
 
 
니알라토텝 , 정석적으로 몸을 숙이며, 정중히 인사합니다.
 
 
질리 허스트:안녕...하세요. 니알라토텝...?
 
 
질리 허스트 , 긴장한 것인지 아니면 존재감으로 위축된것인지 어깨에 힘이 들어간 상태로 따라 인사합니다.
 
 
니알라토텝 , 부드럽게 미소짓습니다.
 
 
니알라토텝:긴장하신 것 같은데, 연구원 분들께 부탁해서 차라도 한 잔 내어드릴까요?
 
 
질리 허스트:아. 아니요. 괜찮아요. 좀 있으면 괜찮아져요...아마도...?
 
그...당연하겠지만... 실제로 보는게 처음이라 신기해서요.
 
 
니알라토텝:아, 그 점을 미처 생각치 못하고 있었네요.
 
저도, 처음 뵙게 된 민간인 분이라 감상에 젖어있던 터라.
 
 
질리 허스트:방에만 있었다고...듣기는 했는데.
 
 
니알라토텝:...맞아요, 만들어진 이래로 밖으로 나간 일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요.
 
하지만, 질리 님과 교류를 해야하는 일정에, 제 방에서만 지내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땅히 함께 할 수 있는게 없거든요.
 
 
 
:신은 그리 말하며 멋쩍은 듯 웃습니다.
 
그의 말대로, 방 안에는 사방에 달린 모니터와 침대, 옷장 등 몇몇 가구를 제하면 황량한 편입니다.
 
 
니알라토텝:그래서 말인데... 괜찮으시다면 밖으로 나가실래요?
 
 
니알라토텝 , 조심스레 한 손을 내밀며 미소짓습니다.
 
 
질리 허스트:저는 괜찮아요.
 
 
질리 허스트 , 손을 내민것에 고개를 갸웃하다가 잡으라는 뜻인것을 깨닫고 잠시 머뭇거리다 손을 잡습니다.
 
 
니알라토텝 , 그것이 기쁜 듯, 가볍게 웃음 소리를 냅니다.
 
 
질리 허스트:(좋아한다. 인류를 사랑한다고 했으니 당연한가?)
 
 
질리 허스트 , 안내받은 곳중 갈만한 곳이 있나...고민을 하다가 장소가 생각났다는 듯 입을 엽니다.
 
 
질리 허스트:아까 안내받았을때 궁금한 곳이 있었는데... 도서관에 가도 괜찮을까요? 무슨 책이 있나 궁금해서...
 
 
니알라토텝:물론 괜찮죠.
 
 
 
:안내는 받았지만 가는 길은 잘 모르는 당신을 대신해, 니알라토텝이 길을 인도하며 두 사람은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도서관은 연구원들을 위해 24시간 개장된 곳으로, 바네사가 처음 안내해줄 때 '니알라토텝이 궁금하다면 한번 쯤 둘러보라'고 추천 받았습니다.
 
규모는 대학 도서관, 그 중에서도 워낙 커서 다른 학교에도 알려진 건물에 맞먹습니다.
 
찾을 책이 있다면 검색대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어요.
 
무슨 책을 찾아볼까 하는 소소한 고민과 함께 도서관 안으로 들어서면, 입구에서 몇몇 연구원들이 수다를 떠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거 알아? 며칠 전에 다른 팀 신입이 도서관 안쪽에서 유령을 봤대."
 
 
 
:"뭐? 어두워서 착각한 거 아니고?"
 
 
질리 허스트 , 책을 찾기위해 검색대로 가다가 그 이야기를 듣고 멈칫하더니 이내 연구원에게 다가갑니다.
 
 
질리 허스트:그... 실례가 안된다면 무슨 이야기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당신이 그리 물으며 다가오자, 연구원 중, 이야기를 처음 꺼낸 쪽이 이야기를 이어가줍니다.
 
최근 도서관 안쪽 어느 부근에서 초대 연구소장이자, 니알라토텝의 개발자인 J 호프먼을 봤다는 소문이 돈다고 하네요.
 
목격이 사실이라면... 진짜 유령이 있는걸까요?
 
 
질리 허스트:음...
 
(.니알라토텝봄)(손봄)(연구원들봄)(다시 니알라토텝봄)
 
 
 
:다들 별로 신경쓰고 있지 않는 모양입니다.
 
맞잡은 손에, 기계에게선 느껴질리 없는 온기가 느껴지는 것도 같습니다.
 
 
질리 허스트:음...
 
음..;;;(다들 신경안쓰니까... 다행이라 해야할지...)
 
 
질리 허스트 , 일단 니알라토텝에 관한 책을 찾기위해 검색대로 갑니다.
 
 
 
:검색대에서 검색을 하고보면, '현대 신학 개괄'이라는 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제목과는 달리 신학 연구서가 아니라 인공신 니알라토텝에 관한 내용입니다.
 
서가에서 찾은 책은... 제법 두껍습니다.
 
대학교 교양 서적 쯤 될 것 같아요.
 
 
질리 허스트 , 자리에 가 앉은 뒤 책을 펼쳐봅니다.
 
 
 
:내용은 무난하게 읽을만하네요.
 
니알라토텝은 당신의 옆자리에 앉아, 책상에 턱을 괸 채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질리 허스트:(....)
 
음...
 
러브크래프트라...
 
니알라토텝은 이 내용을 알고있어요?
 
 
니알라토텝:네, 대부분의 서적에 관한 내용은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으니, 원한다면 얼마든지 열람할 수도 있어요.
 
 
질리 허스트:음...
 
근데... 혹시 니알라토텝이라는 이름 말고 다른 이름이 있다거나... 한가요?
 
 
니알라토텝:아뇨, 제 이름이 바뀐 적은 없는걸요.
 
 
니알라토텝 , 부드럽게 미소짓습니다.
 
 
니알라토텝:다른 이름으로 불린 적도 없고요.
 
 
질리 허스트:으음...
 
그럼 항상 니알라토텝이라고 불렸나요?
 
 
니알라토텝:거의 대부분의 경우엔요.
 
가끔은, 이름도 없이 그저 신이라고만 불리운 적도 있거든요.
 
 
질리 허스트:오...
 
애칭같은 것도 없으신거네요.
 
 
니알라토텝:... 그렇네요.
 
 
질리 허스트 , 그 대답에 잠시 손을 꼼지락하다가 말을 꺼냅니다.
 
 
질리 허스트:그럼... 그...없는김에... 니알라라고 불러도 되나요?
 
다른 뜻은 없고...이름이 길다보니... 발음이 좀 꼬여서어... ...
 
(눈치)
 
 
니알라토텝 , 작게 웃음 소리를 냅니다.
 
 
니알라토텝:얼마든지요.
 
 
질리 허스트 , 뭐가 그렇게 부끄러운지 묘하게 자꾸 시선을 피합니다.
 
 
니알라토텝 , 그 모습을 보고 조심스레 손을 뻗어,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어 줍니다.
 
 
질리 허스트 , 가만히 쓰다듬받습니다. 차마 거절을 못하는...
 
 
니알라토텝:... 좋네요. 누군가와 이렇게 가까이서 있을 수 있다는 건.
 
 
질리 허스트:그런...가요?
 
생각해보면 연구원분들이랑 밖에 안만나셨으니...
 
 
니알라토텝:그마저도, 이정도로 가까이서 교류하지는 못했을 뿐더러...
 
사적인 만남은 없었거든요.
 
 
질리 허스트:아...
 
그럼 거의 혼자 방에 계셨던건가요?
 
 
니알라토텝:항상이요.
 
 
질리 허스트:...외롭지는 않으셨나요?
 
 
니알라토텝:... 전 기계니까요, 그동안은 괜찮았어요.
 
 
질리 허스트:지금은...?
 
 
니알라토텝:... ...
 
 
니알라토텝 , 말 없이 미소만을 띄웁니다.
 
 
질리 허스트 , 미소만 띄는 것을 보고 딱히 더 물어보지는 않습니다.
 
 
질리 허스트:뭐... 저도 꽤 오랫동안...혼자긴 했어서... 외로운 것도 익숙해지긴해요. 아마...
 
 
니알라토텝:익숙해지는지 아닌지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고 알고 있어요.
 
기계에게도 같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질리 허스트:그건... 그렇네요...
 
 
니알라토텝:...지금은, 적어도 질리님과 함께 있는 동안은,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요.
 
 
질리 허스트:... ...그런말 뭔가...아무렇지도 않게 하시는데...
 
그... 아닙니다.
 
 
니알라토텝: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니알라토텝 ,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질리 허스트:아니에요...
 
... 찾아볼것도 다 봤으니까 다른 곳 갈까요?
 
 
니알라토텝:좋아요.
 
...아, 잠시 다른 서가를 들렀다가 올테니, 기다려주시겠어요?
 
 
질리 허스트 , 고개를 끄덕입니다.
 
 
니알라토텝:그럼, 금방 다녀올게요.
 
 
니알라토텝 ,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며, 당신의 머리를 두어번 더 쓰다듬어준 뒤 서가 사이로 사라집니다.
 
 
질리 허스트:... 아무리 이렇게 사적으로 만나본적이 없다고해도...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한숨)
 
 
 
:어쩌면 그 '기계 이상' 때문에 생긴 행동일지도 모르죠.
 
평소의 그가 어떤 존재인지는 잘 모르잖아요?
 
 
질리 허스트:(그치...)
 
 
질리 허스트 , 의자에 앉아 턱을 괸 채로 눈을 감고있습니다.
 
 
 
:눈을 감고 가만히 생각에 잠겨있다 보면, 뇌를 콕콕 찌르는 듯한 감각이 들어옵니다.
 
 
질리 허스트: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20+5
 
(
3
 
)
+5
 
 
=
8
 
 
 
:어쩐지 세상이 빙빙 도는 듯,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두통이 동반하는 어지러움에 인상을 쓰며 눈을 뜨면, 세상은 고요하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어째서인지, 끊임없는 시선이 느껴지고, 불쾌한 감각도 듭니다.
 
그러고보면, 당신도 이 실험의 참가자라고 했죠.
 
감시자나, 관리자 따위가 아니라요.
 
 
질리 허스트 , 시선과 불쾌한 감각이 느껴지자 어쩐지 버티기 힘들어 괴고 있던 것을 풀어 고개를 숙인채 머리를 짚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꾹 짚고 있는 당신의 머리 위로, 어느새 따뜻한 손길이 다가옵니다.
 
그 손길에 반응해 고개를 들면, 어느새 한 팔에 책을 들고 온 니알라토텝의 부드러운 미소를 보게 됩니다.
 
 
니알라토텝:... 제가 너무 오래 걸렸나요?
 
 
질리 허스트:...아. 아니요. 오래 안걸리셨어요.
 
그냥 갑자기 어지러워서...
 
아픈건 아니니까 걱정하지는 마세요.
 
 
니알라토텝:괜찮으시다면야...
 
그래도, 혹시라도 상태가 좋지 않으시다면 꼭 말씀해주세요.
 
 
질리 허스트:네에...
 
근데 무슨 책인가요...?
 
 
니알라토텝:평범한... 역사서적이에요.
 
저는 제가 만들어지기 전의, 종이 문서로만 되어있는 정보들은 알지 못하거든요.
 
 
질리 허스트:아...
 
 
니알라토텝:그래서 가끔, 도서관에 도서 신청을 하는데, 그게 오늘 배치되었다는 사실을 깜빡 잊어버리고 있었지 뭐에요.
 
 
질리 허스트:...? 그렇군요.
 
(잊어버릴 수가 있나...? 이것도 그 증세인건가?)
 
그럼 계속 책을 들고다닐 수는 없으니까... 방에 가져다두고... 다른 곳으로 갈까요?
 
 
니알라토텝:아, 그래도 괜찮은가요?
 
굳이 먼곳까지 걸음할 필요 없이 들고다녀도 괜찮거든요.
 
기계니까, 무언가를 오래 들고 있다고 불편하지도 않고요.
 
 
질리 허스트:괜찮으시다면야...
 
이번에는...박물관...? 어떤게 있는지 궁금해서.
 
 
니알라토텝:좋아요, 그럼 그쪽으로 가죠.
 
 
니알라토텝 , 책을 들고 있지 않은 반대쪽 손을 건냅니다.
 
 
질리 허스트 , 손을 잡습니다.
 
 
 
:두 사람은 또 나란히 손을 잡고 길을 걷습니다.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 살짝 열린 문 틈으로 소란이 빠져나오고 있는 방이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잠깐 살짝만 살펴볼까요?
 
 
질리 허스트 , 슬쩍 살펴봅니다.
 
 
 
:당신이 그 방에 관심을 가지자, 니알라토텝은 아무 말 없이 당신의 행동을 따라합니다.
 
소란이 새어나오던 방은 세미나룸으로, '니알라토텝 개발 100주년 세미나'라는 현수막이 높은 천장에 걸려있고, 무대 위의 바네사 호프먼은 어느 학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소의 박물관에서 100주년 기념으로 공개한 니알라토텝 개발 당시의 실물 자료들 일부가 조작되었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루머에는 응답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프로젝트 명이 니알라토텝이 아니었다는 설이 있는데, 이름을 바꾼 과정과 자료 조작에 무슨 연관이 있는지..."
 
"이봐요 당신, 그건 미치광이들이나 믿는 내용이잖아요. 차라리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말해보쇼. 계속 헛소리나 할 겁니까?"
 
 
 
:이후 잠깐 내부가 소란스러워지지만, 경비들의 제지로 곧 질의응답이 이어집니다.
 
세미나... 미리 신청한 경우에만 참석이 가능하댔었죠.
 
들어가면 괜히 시선을 끌테니 지나가도록 할까요?
 
 
질리 허스트:음...
 
 
질리 허스트 , 지나가기위해 몸을 일으켰다가 니알라와 부딪혀서 그대로 한손으로 머리를 잡은채 주저 앉습니다.
 
 
니알라토텝:(오 세상에.)
 
괜찮으세요?
 
 
니알라토텝 , 한쪽 무릎을 꿇으며 옆에 앉아 상태를 살핍니다.
 
 
질리 허스트:괜찮아요...
 
 
질리 허스트 , 그렇게 말하며 다시 일어납니다.
 
 
질리 허스트:많이 아픈것도 아니고...
 
 
니알라토텝 , 같이 몸을 일으키며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어줍니다.
 
 
니알라토텝:미안해요, 평소였으면 바로 반응하고 피해드렸을텐데...
 
 
질리 허스트:뭐... 아프시다고 해서 제가 온거니까... 신경안써요...
 
이쪽이 더 뭔가...인간같이 자연스럽다고 해야할까...
 
... 그냥 아까한말은 잊어주세요.
 
 
니알라토텝:... 알았어요.
 
 
 
:아픈 머리를 추스리고 박물관에 들어가면, 니알라토텝 100주년 기념 특별 전시가 열려있습니다.
 
개발 당시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썼던 기구나 문서들의 원본이 전시되었으며, 화려한 고대 왕실의 유물과는 거리가 멀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듯 내부는 한적합니다.
 
몇몇 관광객들이 지나다니긴 하지만, 외부인인 덕에 당신 옆에 선 니알라토텝을 알아보지는 못하는군요.
 
얼굴에 그어진 선 때문인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지나가는 아이들도 조금은 있지만요.
 
(엄마! 저 오빠 얼굴에 낙서했어!)
 
 
질리 허스트:(풉)
 
 
 
:그런 말을 들어도 니알라토텝은 그저 행복하게 웃고 있네요.
 
하긴, 인류를 사랑하는 기계니까... 당연한 소리일까요?
 
 
질리 허스트:(그렇겠네)
 
 
질리 허스트 , 뭐가 전시되어있는지 봅니다.
 
 
 
:전시되어 있는 것은 낯설고, 무기질적인 것들입니다.
 
종이로 된 문서나, 오래되었지만 깔끔하게 관리된 각종 기판들...
 
솔직히, 써있는 내용이나 사용처를 짐작할 수도 없어보이는 물건들이 다수입니다.
 
니알라토텝은 그런 물건들을 아주 흥미롭게 구경하고 있네요.
 
전시된 물건들에 대한 정보는 네트워크에 기록되어 있지 않기라도 한걸까요?
 
 
질리 허스트 , 아까 위조가 생각난것인지 그것에 관련해서 뭐가 있는지 살펴봅니다.
 
 
질리 허스트: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유심하게 물건들을 관람하던 당신은,
 
분명 100년전에 썼던 물건들일 전시품 중 일부가, 고작해야 몇 십 년, 혹은 몇 년 전에 쓰던 물건임을 깨닫습니다.
 
 
질리 허스트:...?
 
(진짜 조작인가?)
 
흠...
 
 
 
:왠지 미묘하게 피어오르는 의심 사이로, 당신의 머릿속은 또 다른 사실을 하나 일깨워줍니다.
 
전시품들에 적혀있던 내용에 따르면....
 
니알라토텝이 처음으로 눈을 뜬 날, 그러니까,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정확히는 내일 모래네요.
 
 
질리 허스트:음...
 
 
질리 허스트 , 니알라를 바라봅니다.
 
 
 
:그는 미소를 띈 채, 마찬가지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다만 여태 느꼈던 시선과는 어쩐지 느낌이 다르네요.
 
무언가 기대하는 것 같기도, 조금은 슬퍼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뭐, 생일 축하라도 해볼까요?
 
 
질리 허스트:그러고보니...곧있음 생일이신것 같던데.
 
원래 집이 멀어서...드릴 수 있는게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선물 받고싶으신게 있나요?
 
 
니알라토텝:... 선물이라...
 
무엇을 받게 되어도, 저는 기쁘게 받을거에요.
 
그런데, ...
 
그날은 내 생일이 아닌걸.
 
 
질리 허스트:...네?
 
 
 
:여전한 미소에, 여전한 목소리지만,
 
어쩐지, 그가 한 순간에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착각이 듭니다.
 
감겨있는 눈꺼풀 너머에서 진득한 시선이 당신에게 꽂히기를 잠시-
 
아, 하는 소리와 함께 그가 살짝 놀란듯한 반응을 보입니다.
 
 
니알라토텝: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농담...을 조금 해봤어요.
 
 
질리 허스트:...그런...가요?
 
그래도, 생일이시니까... 원하는걸 드리고싶어서요.
 
정 생각안나신다면 제가 다시 돌아가기전까지만 얘기해주세요.
 
이왕...이렇게 만나게된거 의미있는게 좋잖아요.
 
 
니알라토텝:... 알았어요, 고민해볼게요.
 
정말로, 무엇을 받게 된다 한들, 사랑하는 인류 중 한 명인 질리님에게 받는 것이니만큼-
 
매우 기쁘겠지만요.
 
 
질리 허스트:...
 
 
질리 허스트 , 낯간지러운듯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십니다.
 
 
질리 허스트:그렇...군요. 네.
 
 
니알라토텝 , 작게 웃음소리를 냅니다.
 
 
 
:시도때도 없이 낯간지러운 말을 들은 탓에 계속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어, 남은 전시는 눈으로 본건지 귀로 본건지 구분조차 가지 않습니다.
 
간신히 마음을 추스른 때는 이미 관람을 끝내고 박물관을 나오던 길이었습니다.
 
평소엔 좀처럼 느끼기 힘든 감정탓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선지, 조금 현기증이 느껴지는 것도 같습니다.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들고......
 
어디선가 끈질긴 시선이 느껴집니다.
 
 
질리 허스트: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SAN Roll
기준치: 47/23/9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12+6
 
(
7
 
)
+6
 
 
=
13
 
 
질리 허스트 , 문득 박물관에 처음왔을때 어린아이가 말한 것이 떠올랐는지 무의식적으로 니알라의 얼굴에 손을 뻗습니다. 그러다 아차하듯 다시 손을 거둡니다.
 
 
 
:당신의 행동을 본 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다가도, 당신의 손을 조심스레 잡아오며 미소짓습니다.
 
 
질리 허스트:아...
 
그...
 
얼굴에 있는...선이...신경쓰였어서...
 
 
니알라토텝 , 미소를 띈 표정 그대로, 잡고있던 손을 자신의 얼굴 쪽으로 가져다 댑니다.
 
 
니알라토텝:다행이네요, 신경쓰이신다니.
 
 
질리 허스트 , 가져다대는 것에 움찔합니다.
 
 
질리 허스트:다행...인건가요...
 
 
니알라토텝:저는 기계지, 인간이 아니니까요.
 
인간이 아닌 것이 인간의 흉내를 내서는 안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이런 신경쓰이는 부분 하나쯤은 있어야 하잖아요?
 
 
질리 허스트:그렇긴하지만...
 
뭔가...어떤 감촉인지... 궁금했던거라... ...
 
근데... 그냥 그려져있던거였네요.
 
좀더...홈이 파인 건줄 알았는데.
 
 
니알라토텝:... 저를 만드신 분들은 그런 흠 조차 원치 않았거든요.
 
이건, 제가 나중에 그은거에요.
 
 
질리 허스트:그럼 정말로 인간이랑 비슷하셨겠네요.
 
 
니알라토텝:그렇죠.
 
 
질리 허스트:근데...비슷하셨어도...괜찮았을 것 같은데...
 
 
니알라토텝:... 그런가요?
 
 
질리 허스트:네. 그래도...다르길 원하시니까...
 
 
니알라토텝:... ...바라신다면, 지울 수도 있어요.
 
 
질리 허스트:지워주길 원하는것 까지는 아니었는데...
 
그냥... 본인스럽다...?
 
 
질리 허스트 , 말이 잘 안되서 부끄럽습니다.
 
 
니알라토텝 , 빙그레 미소를 지어냅니다.
 
 
니알라토텝:그래도, 원하시는 때가 오신다면 말씀해주세요.
 
얼마든지 다시 지우고, 긋는 것 쯤이야 별 일도 아니니까요.
 
... 그럼, 다른 곳으로 가실까요?
 
 
질리 허스트 , 그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니알라토텝:이번엔 어디로 가보고 싶으신가요?
 
 
니알라토텝 , 잡고 있던 손은 놓아주지 않은 채 묻습니다.
 
 
질리 허스트:어...음...정원...?
 
지금 밖에 나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해서...
 
그리고 저녁 정원은 어떨까...싶기도하고.
 
 
니알라토텝:좋아요, 정원으로 안내해드릴게요.
 
 
질리 허스트 , 고개를 끄덕이다 잡고있는 손을 잠깐 놓더니 깍지를 낍니다. 그상태로 시선을 피합니다.
 
 
니알라토텝 , 부드러히 웃으며 깍지낀 손을 꼭 잡은 채, 길을 걸어나갑니다.
 
 
 
:두 사람이 향한 정원은 연구소들의 휴게공간으로 쓰이는 작은 식물원입니다.
 
야외공간과, 온실로 나누어져 있네요.
 
아직 이른 저녁 시간이라, 온실 옆에 있는 카페도 문을 열고 있으니 음료를 사올 수도 있겠어요.
 
 
질리 허스트:니알라는... 음료같은거 마실 수 있나요?
 
 
니알라토텝:내부 기판에 액체가 닿으면 안되어서 '마신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질리 허스트:아하...
 
 
니알라토텝:마시는 것처럼 보이는건 가능해요.
 
 
질리 허스트:어떻게요?
 
 
니알라토텝 , 장난스럽게 웃습니다.
 
 
니알라토텝:설명으로 들으면 머리 아프실텐데.
 
 
질리 허스트:어...음...포기하겠습니다.
 
그럼 저 혼자 시켜도...되죠?
 
 
니알라토텝:물론이요.
 
 
질리 허스트 , 그말을 듣고 카페에 들어가 아이스 라떼를 주문합니다.
 
 
 
:니알라토텝이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당신은 주문을 하고, 주문한 음료를 받아왔습니다.
 
'중요한' 연구시설에 맞대어 만들어진 카페인 탓인지, 음료의 질도 상당히 좋습니다.
 
 
질리 허스트 , 한모금 마셨다가 생각보다 맛있어서 눈을 크게 뜹니다.
 
 
:이런 맛을 혼자 느끼려니 조금 아쉬울지도 모르겠네요.
 
니알라토텝은 당신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옵니다.
 
 
니알라토텝:저랑 같이 있으면 온실 내부에 음료를 들고 들어가는 것 정도는 봐주실거에요.
 
그러니까... 같이 산책하시는건 어떠신가 하는데....
 
 
니알라토텝 , 왜인지 조금 어색하게 웃습니다.
 
 
질리 허스트 , 그말을 듣고 얼굴을 바라보다가 손을 잡습니다.
 
 
질리 허스트:그래요.
 
산책해요.
 
 
질리 허스트 , 잔잔하게 미소짓습니다.
 
 
 
:두 사람은 사이좋게 손을 맞잡고, 온실 속을 걷습니다.
 
은은하게 켜진 조명과, 조명 아래에 아름답게 핀 온갖 꽃들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높은 나무들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바람 탓인지 가볍게 가지를 떨어대기도 합니다.
 
 
질리 허스트: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잠깐, 다시 보니 바람에 흔들리는게 아니라... 마치 비키는 듯한 모습입니다.
 
것도, 당신과 니알라토텝이 아래를 지나갈 때 마다요.
 
마치 신을 피하려고 하는 듯한 느낌이네요.
 
문득 조그마한 의문이 하나 들어옵니다.
 
니알라토텝의 홍보 멘트는 인류를 사랑하는 신이잖아요?
 
지구의 수많은 문제를 관리하는 그가 인간만을 사랑해도 괜찮은걸까요?
 
 
질리 허스트 , 비키는 듯한 모습에 니알라를 바라보왔다가 나무를 다시 보며 고개를 갸웃합니다.
 
 
니알라토텝 , 당신을 따라 얼굴을 마주보았다가, 고개를 들어 나무를 바라봅니다.
 
 
질리 허스트:잘못...본건가...
 
 
니알라토텝:... 무언가 특이한 것이라도 보신 건가요?
 
 
질리 허스트:뭔가... 나무들이 이상한것 같았는데...
 
그냥 바람에 흔들린것 같기도 해서...
 
 
니알라토텝:음... 온실에는 바람이 들지 않을텐데요...
 
 
질리 허스트:음....
 
근데 방에서 안나오셨다고 했었는데... 그럼 여기도 처음이신가요?
 
 
니알라토텝:직접 오는 건 처음이지만, 장소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어요.
 
사진 촬영 명소라, 정보가 많이 올라오거든요.
 
 
질리 허스트:으음...그래도 사진으로 보는 거랑 직접 보는 건 다르잖아요.
 
뭐든 직접 경험하는게 좋다고... 예전에 누가 그렇게 말해줘서.
 
 
니알라토텝:... ... 좋은 말이네요.
 
 
니알라토텝 , 생각에 빠진 것처럼 온실의 풍경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작은 웃음 소리를 냅니다.
 
 
니알라토텝:맞아요,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 직접 보는게 훨씬 좋네요.
 
 
질리 허스트:앞으로 더 보실 수 있으시면 좋겠는데... 되...겠죠?
 
 
니알라토텝:적어도 질리님이 함께 있으시는 동안은, 가능하겠죠.
 
 
질리 허스트:그렇겠죠...그러면 만약에 고쳐진다면...다른 곳은 못가고 다시 방에만 있게되겠죠?
 
 
니알라토텝:아마도요.
 
저같은 존재가 바깥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기엔 위험하니까요.
 
저한테도, 다른 분들한테도.
 
 
질리 허스트:음... 그래도... 같이... ... 다른 곳들도 가보고싶긴... 하네요...(점점 작아지는 목소리)
 
 
니알라토텝:...... 그럴 수만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말이에요.
 
 
니알라토텝 , 작게 속삭이듯이 말합니다.
 
 
질리 허스트:...? 뭐라고 하셨나요?
 
 
니알라토텝:... 아무것도 아니에요.
 
 
니알라토텝 , 부드럽게 미소지어 보입니다.
 
 
니알라토텝:...-슬슬 시간이 좀 늦어지는 것 같은데, 숙소까지 데려다 드릴까요?
 
 
질리 허스트 , 라떼를 마셔 다 마신뒤 고개를 끄덕입니다.
 
 
 
:두 사람은 연구소의 복도를 걸어, 당신의 숙소에 도착합니다.
 
니알라토텝은 당신을 숙소로 보내주는 한 편, 제법 아쉬워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니알라토텝:저는 일을 하느라 제 방에서 먼저 나올 수 없을테니까...
 
내일 아침이 오면, 먼저 찾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질리 허스트:음... 네. 그럴게요.
 
 
니알라토텝:고마워요.
 
그럼... 좋은 밤 되세요.
 
 
질리 허스트:니알라도 좋은 밤 되세요.
 
 
질리 허스트 , 손을 흔들어줍니다.
 
 
니알라토텝 , 빙긋 웃으며 마주 손을 흔들어 줍니다.
 
 
 
:니알라토텝이 복도 너머로 사라지고, 당신은 그 자리에  홀로 남습니다.
 
하룻동안 이리저리 돌아다닌 탓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유독 피로한 몸에 두통이 간간히 밀려들어옵니다.
 
아침부터 계속 간간히 찾아오는 어지럼증도 함께 하네요.
 
... 그리고, 어쩐지, 진득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질리 허스트: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SAN Roll
기준치: 34/17/6
굴림: 97
판정결과: 대실패
 
 
질리 허스트 , 미묘한 기분을 떨치고 숙소로 들어갑니다.
 
 
 
:숙소는 평범하게 지내기 편한 호텔방의 느낌입니다.
 
침대와 테이블, 조그마한 옷장 따위가 있고, 컴퓨터도 있습니다.
 
 
질리 허스트:으음...
 
 
질리 허스트 , 테이블을 슬쩍 봅니다.
 
 
 
:조화가 몇송이 꽂혀있는 꽃병과 컴퓨터가 올려져 있을 뿐, 다른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원한다면 컴퓨터로 무언가 찾아볼 수 있겠지만요.
 
 
질리 허스트 , 피곤하니 일단 옷갈아입고 잘준비를 합니다.
 
 
질리 허스트:(조올려)
 
 
 
:잘 준비를 마치고 폭, 침대 위에 앉으면 폭신폭신한 감촉이 전해 올라옵니다.
 
가뜩이나 피곤했던 몸은 그 포근함을 이기지 못하고 침대 속으로 기어들어가, 그대로 잠들어버립니다.
 
...
 
...
 
깜빡,
 
꿈도 꾸지 않고 잠에 푹 빠져들었던 당신이 눈을 뜨면, 시간은 어느새 아침입니다.
 
 
 
:짹짹거리며 새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창틈 새로 따스한 햇빛이 비쳐들어옵니다.
 
 
질리 허스트 , 기지개를 피며 일어납니다.
 
 
질리 허스트:(하-품)
 
(어쩐지 졸리다...)
 
 
질리 허스트 , 그렇게 말해도 침대에서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습니다.
 
 
질리 허스트:(아침을 먹고 가야하나?)
 
 
 
:마시는 것도 못한다 한 것을 보면 식사는 물론 할 수 없을테니, 괜히 귀찮게 걸음하도록 하지 않으려먼 먹고 가는 편이 좋겠습니다.
 
 
질리 허스트 , 식사를 하고난뒤 니알라의 방으로 갑니다.
 
 
 
:식사를 하고, 그의 방으로 가기 위해 복도를 걷던 길, 당신은 바네사와 마주칩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친 바네사는 마침 잘되었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좋은 아침이라고 인사를 건내옵니다.
 
 
질리 허스트:안녕하세요. 아침부터 고생하시네요.
 
 
 
바네사 호프먼 , 어깨를 으쓱이더니 대답합니다.
 
 
 
바네사 호프먼:이게 제 할 일인데 고생이라뇨.
 
그래서... 어제 하루는 어떠셨습니까?
 
 
질리 허스트:뭐... 좋았다고 해야할지. 즐거웠어요.
 
좀...당황스러운게 많긴하지만...
 
 
 
바네사 호프먼:당황스러운 것이요?
 
혹시, 뭔가 문제가 있었나요?
 
 
질리 허스트:그런건 아니고...생각보다 거리감이 없다고 해야하나...
 
사람을 워낙 안만나셔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요.
 
 
 
바네사 호프먼:아, 그건 아마 이상 증세거나, 그 때문에 생긴 일 일겁니다.
 
 
질리 허스트:아하...
 
 
 
바네사 호프먼:혹시라도 다른 문제가 생긴다면 바로 찾아와서 말씀해주세요.
 
니알라토텝의 치료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실험이긴 하지만, 민간인 피해가 생기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질리 허스트:네...알겟습니다.
 
혹시 궁금해서... 물어보는건데요.
 
혹시 이상증세 중에 성격이 바뀌거나 하는 경우도 있었나요?
 
 
 
바네사 호프먼:가끔 대화 중에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는 감상을 내는 경우는 많긴 했습니다.
 
 
질리 허스트:으음..
 
그렇군요.
 
으음... 알겠습니다.
 
 
 
바네사 호프먼:음, 슬슬 가봐야겠네요.
 
오늘 하루도, 니알라토텝을 잘 부탁드립니다.
 
편하게 대하세요, 편하게.
 
 
질리 허스트 , 고개를 끄덕입니다.
 
 
 
:바네사는 재차 '편하게' 대할 것을 강조하고서는, 당신을 지나쳐 갑니다.
 
 
질리 허스트:음...
 
 
질리 허스트 , 신경쓰이는 것을 뒤로하고 니알라의 방으로 갑니다.
 
 
 
:그의 방으로 향해, 문을 열기 위해 손을 올리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당신의 손이 닿기 전에 문이 열리며 니알라토텝이 나타납니다.
 
 
니알라토텝:어서와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질리 허스트:(놀람)
 
기다...리셨나요? 식사하고 오느라...
 
 
니알라토텝 , 기쁜듯한 미소를 짓습니다.
 
 
니알라토텝:제게는 질리님의 존재가 잠깐뿐일지라도 자유를 의미하니까요.
 
 
질리 허스트:그런가요...?
 
일단... 제가 해보고싶은게 생겨서...
 
도서관에 한번 들려도 될까요?
 
 
니알라토텝:좋아요, 어서 가죠.
 
 
니알라토텝 , 조심히 손을 뻗어, 질리의 손을 감싸 잡으며 말합니다.
 
 
질리 허스트 , 어제보다 더 하다는 생각을 뒤로하고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도서관은 (당연하겠지만) 어제와 달라진 점은 딱히 없습니다.
 
 
질리 허스트 , 어제 들은 얘기가 신경쓰이는지 도서관의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도서관의 안쪽, 서고 깊은 곳이나 특별 자료실 따위가 있는 공간은 다른 곳에 비해 어두운 편입니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볼까요?
 
 
질리 허스트 , 더 들어갑니다.
 
 
질리 허스트:
기준치: 65/32/13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어둡고 깊은 공간 속을 헤집고 다니던 당신은...
 
어느 순간 길을 잃고 맙니다.
 
심지어는 손을 꼭 잡고 있던 니알라토텝과도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런 당신의 앞에는 이상한 문 하나만 덩그러니 있군요.
 
 
질리 허스트 , 고민하다가 문 위치를 기억한뒤 니알라를 찾으러 갑니다.
 
 
 
:그를 찾아서 서가 사이를 뛰어다니다보면, 마찬가지로 당신을 찾고 있던 것인지 고개를 두리번 거리고 있는 니알라토텝을 발견합니다.
 
 
질리 허스트 , 다가가서 니알라의 손을 잡습니다.
 
 
 
:손이 잡히자, 니알라토텝은 곧장 당신이 있는 방향을 돌아보더니, 안도의 의미를 담아 작은 한숨소리를 내뱉습니다.
 
 
니알라토텝:어디로 사라지셨던거에요, 걱정했잖아요.
 
 
질리 허스트:가다가 손을 놓쳤나보네요...
 
근데...그... 이상한 문을 하나발견했어서서...
 
 
니알라토텝:음- 아마 자료실의 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걸요.
 
... 같이 가보실래요?
 
 
질리 허스트 , 고민하는 듯 하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당신이 고개를 끄덕거리면, 그는 부드럽게 미소로 대답합니다.
 
당신이 길을 기억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그는 당신이 보았다던 그 문 앞으로, 제대로 찾아갑니다.
 
그 이상한 문은 겉보기엔 자료실 문과 같지만, 유독 낡은데다가 문패도 달려있지 않습니다.
 
보안 키패드가 따로 달린 문은 패드에 홍채나 지문, 혹은 사원증을 대야 하는 구조입니다.
 
 
질리 허스트:...
 
 
질리 허스트 , 니알라를 바라봅니다.
 
 
질리 허스트:열 수 있으신가요.
 
 
니알라토텝:음...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해봐야 알겠죠.
 
 
니알라토텝 , 패드 위에 조심스레 한쪽 손을 올립니다.
 
 
 
:그가 패드에 손을 올리자, 문은 삐릭- 하는 작은 소리를 낸 뒤 열립니다.
 
 
질리 허스트:오. 된다.
 
 
니알라토텝: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보안 등급이 꽤 높은 문이었네요.
 
오래 방치되어 있던 것 같은데... 들어가실 건가요?
 
 
질리 허스트:...네.
 
 
질리 허스트 ,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니알라토텝 , 그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갑니다.
 
 
 
:니알라토텝의 말대로 오랜 시간 방치되어있던 것인지,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목이 칼칼하고 코가 찡해집니다.
 
하기사, 환기가 전혀 안되고 있었을테니까요...
 
심지어는 불이 켜지지도 않네요.
 
 
질리 허스트 , 휴대폰으로 후레쉬를 켜봅니다.
 
 
 
:휴대폰 플래시를 켜면, 옛스러운 가구들이 놓여있는 것이 보입니다.
 
근현대사 교과서에서나 봤을 법한 가구들이네요.
 
 
질리 허스트: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6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대략... 100년 전 물건들로 추정됩니다.
 
 
질리 허스트:...엄청 오래된 물건...이네요.
 
 
니알라토텝:그러게요...
 
먼지도 좀 많이 쌓였고요.
 
 
니알라토텝 , 큼큼, 하는 소리를 내더니 뭔가 합니다.
 
 
 
:당신의 옆에서 잔잔한 위잉잉...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리고, 공기가 좀 덜 텁텁해집니다.
 
 
질리 허스트:oO(이동식 공기청정기...)
 
 
질리 허스트 , 혼자 그렇게 생각하고 크흡하고 혼자 터집니다.
 
 
 
:옆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네요.
 
 
니알라토텝:아, 조금 시끄러웠나요?
 
 
질리 허스트:그런거 아니니까 신경쓰지마세요...
 
 
질리 허스트 , 크흠합니다.
 
 
질리 허스트 , 안을 좀 더 둘러봅니다.
 
 
 
:안을 좀 더 둘러보기 위해 걸음을 한 발 내딛으면...
 
내부 가구가 우르르 무너지고 먼지가 솟아오릅니다.
 
으악!
 
 
질리 허스트:
기준치: 65/32/13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뭔가 쨍그랑 하고 깨지는 소리가 나고, 먼지가 뭉게뭉게 피어오릅니다.
 
옆에서 들리던 위잉잉... 소리가 잠깐동안 더 커졌다가 조금씩 다시 사그라듭니다.
 
 
질리 허스트:으음...
 
 
질리 허스트 , 뭔가 없나 다시 둘러봅니다.
 
 
 
:무언가 특이한 건 없을까 다시 찬찬히 살피면, 낮은 테이블 아래, 무언가 바깥쪽으로 삐죽 튀어나온 것이 보입니다.
 
가구들과 마찬가지로 낡아 빠진 종이 같아서, 잘못 잡으면 부스러질 것 같지만...
 
놀랍게도, 당신의 체온이 닿자,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종이에 글씨가 적히기 시작합니다.
 
전자 패널이었나봐요.
 
 
질리 허스트:... ...
 
 
질리 허스트 , 내용을 보고 무언가 보면 안될것을 본 기분이 듭니다.
 
 
 
:당신이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니알라토텝은 당신의 옆에 가만히 서서 미소짓고만 있습니다.
 
...어쩐지, 무언가 깨달은 것 같은 표정이지만요.
 
 
질리 허스트:... ...
 
 
질리 허스트 , 더 볼만한게 있는지 봅니다.
 
 
 
:딱히 더 볼만한 것은 없어보입니다.
 
먼지도 많고요.
 
더 오래 있으면 건강에 좋을 것 같지 않습니다...
 
 
질리 허스트 , 니알라의 손을 잡고 방을 나옵니다.
 
 
니알라토텝 , 맞잡은 손을 잠시 내려다보다가, 기분 좋은 듯 웃으며 깍지를 꼭 낍니다. 어제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질리 허스트 , 깍지를 끼는 것에 움찔합니다. 어제 괜히했나...
 
 
니알라토텝:그래서, 해보고 싶었던 게 저기 들어가보는 것이었나요?
 
 
질리 허스트:네에...그것보다는... 유령이 있다는 얘기때문에 한번 가본거였는데...
 
저런 방이 있길래...
 
 
니알라토텝:저런 숨겨진 방에 관심이 많으신가봐요.
 
 
니알라토텝 , 가볍게 웃습니다.
 
 
질리 허스트:아무래도...
 
 
질리 허스트 , 그러다 무언가 생각이 난듯 아 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질리 허스트:그...잠시만 여기 계시겠어요?
 
아... 문을 닫았나...
 
문 한번만 더 열어주실 수 있나요?
 
 
니알라토텝:물론이죠.
 
 
니알라토텝 , 한번 더 패널에 손을 올려, 문을 열어줍니다.
 
 
질리 허스트 , 방 안으로 들어가 가구 이외에 100년정도 되보이는 물건을 찾아봅니다.
 
 
 
:이 방 안에는 가구와, 아까 보았던 글을 제하고는 다른 물건은 더 없어보입니다.
 
 
질리 허스트:으으음...
 
 
질리 허스트 , 그 글이 나왔던것을 다시 봅니다.
 
 
 
:... 글이 나왔던 전자 패널에 다시 손을 대보아도, 반응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질리 허스트:아오,...
 
 
질리 허스트 , 그거라도 가져갑니다.
 
 
질리 허스트:(수확없는 발걸음)
 
 
 
:당신이 다시 방 밖으로 나오자, 니알라토텝은 눈에 띄게 기뻐하는 표정을 지어냅니다.
 
 
니알라토텝:무얼 하고 오신건가요?
 
 
질리 허스트:그냥... 뭘 좀 찾을려고 했는데... 수확이 없네요...
 
아까 본 것도...이미 파기된것 같고...
 
 
니알라토텝:...그런가요.
 
... 음, 이왕 도서관까지 온 김에, 책이라도 읽으실래요?
 
저도 전에 빌려간 책은 다 읽어서, 다른 것들을 좀 읽을까도 싶고,
 
질리님이 좋아하시는 책이 궁금해서요.
 
 
질리 허스트:...빨리 읽으시네요.
 
속독이 되나요?
 
 
니알라토텝:기계니까요.
 
 
질리 허스트:아하...
 
(자꾸 잊는 사실)
 
제가 좋아하는 책이라...
 
그냥 책이면 다 좋아하지만... 소설같은 걸 제일 좋아해요.
 
판타지라던가...
 
그래서, 처음 니알라 이름을 들었을때...
 
 
질리 허스트:소설에 나오는 신의 이름을 따온 걸 보고나서 그 작가의 전집을 사서 읽었었어요.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다른 권도 다 사서 읽어버렸지만.
 
이렇게 같이 있다보니... 그 소설에 나온 신이랑 제 옆에있는 신이 이름이 같은게 신기해요.
 
소설에서 그렇게... 좋은 쪽 묘사되던거는 아니였어서...
 
 
니알라토텝:... 저도 가끔 그렇게 생각했어요.
 
어떻게 그 모습을 보고도 '인류를 사랑하는 신'에게 그런 이름을 지어주겠다는 바보같은 생각을 했는지.
 
 
질리 허스트:...(또 뭔가 성격이 바뀐)
 
...뭐라고요?
 
 
니알라토텝:...아무것도요. 그냥, 음, 이상하다구요.
 
 
질리 허스트:그런가요...?
 
그럼 책 읽고나서... 밖에 나가볼까요?
 
 
니알라토텝:얼마든지요.
 
 
 
:두 사람은 책을 들고 자리에 앉아, 천천히 그것을 읽어내려갑니다.
 
...아니 어쩌면요... 니알라토텝은 책을 읽는게 아니라, 책을 읽는 당신을 읽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요...
 
책을 반 정도 읽어내렸을까,
 
어제 하루 종일 당신을 괴롭혔던 두통이 당신을 또 찔러대기 시작합니다.
 
어지러운 느낌과, 구역질이 날 것 같이 뒤틀리는 속-
 
그리고 그것을 유발하는 집요하고 끈적한 시선.
 
 
질리 허스트: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SAN Roll
기준치: 15/7/3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12+6
 
(
1
 
)
+6
 
 
=
7
 
 
질리 허스트 , 두통으로 인해 머리를 짚고 고개를 푹 숙입니다.
 
 
니알라토텝:... 괜찮으세요.
 
 
니알라토텝 , 턱을 괴고 있던 자세를 풀고, 질리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듯 어깨를 짚습니다.
 
 
질리 허스트:네에...뭐. 그냥 잠깐 어지러웠을 뿐이에요.
 
 
니알라토텝:... 정말 괜찮으신거 맞죠?
 
 
질리 허스트 , 고개를 들어올리며 끄덕입니다.
 
 
니알라토텝:혹시라도... 너무 힘드시면 꼭 말씀하세요.
 
질리님이 아픈 건 보고싶지 않으니까요.
 
 
질리 허스트:네에... 진짜 괜찮아요.
 
 
니알라토텝 ,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어줍니다.
 
 
니알라토텝:그럼 조금만 쉬었다가 나가요.
 
 
질리 허스트:네...
 
 
 
:니알라토텝의 쓰다듬을 받으며, 당신은 그 자리에 잠시동안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어쩐지 복잡한 기분이 드네요.
 
 
질리 허스트:...(묘-한기분)
 
 
 
:한참이 지나고서, 슬슬 움직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에, 니알라토텝이 먼저 손을 내밀어옵니다.
 
 
니알라토텝:이번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어디로 저를 데려가 주실 건가요?
 
 
질리 허스트:밖에...민가가 있다고 해서...한번 가보려고요. 그리고...바다도 보여서...
 
 
질리 허스트 , 그리 말하며 니알라의 손을 잡습니다.
 
 
니알라토텝 , 기분좋게 미소지으며, 손을 꼭 잡은 채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니알라토텝:또 새로운 곳이네요.
 
 
질리 허스트:그렇죠... 밖에 나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요.
 
 
니알라토텝:질리님과 함께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은걸요.
 
... 갈까요.
 
 
질리 허스트 , 고개를 끄덕입니다.
 
 
 
:연구소에 외지인들이 드나들기 전부터 원래 이 섬에 있던 민가입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떠들썩한 장터입니다. 무언가 살 수도 있겠어요.
 
이 마을의 오른편에는 주택가가, 왼편에는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주택가 쪽은 1~2층 정도의 낮은 주택이 전부인데, 그 사이에 단연 눈에 띄는 높이의 교회도 있네요.
 
 
질리 허스트 , 눈에 띄는 교회쪽으로 갑니다.
 
 
질리 허스트: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십자가가 뒤집힌 채 걸려있는 교회입니다.
 
... 보통은 똑바로 세워두지 않나요?
 
실제로 그런지랑은 별개로, 뒤집어진 십자가는 불길하니 뭐니 하면서요.
 
 
질리 허스트 , 고개를 갸웃하며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여타 다른 교회나 성당과 내부 인테리어는 비슷하지만, 성물이라 할만한 것은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곳입니다.
 
미사 때가 아닌지 내부는 한적합니다.
 
이 교회는 총 2층짜리 구조로, 1층은 사방이 트인 예배당, 2층은 사무실입니다.
 
 
질리 허스트 , 1층을 둘러봅니다.
 
 
 
:예배당에 들어가면 가로로 긴 여러 개의 의자와, 가장 앞쪽의 동상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긴 대리석 조각상은 곳곳이 풍화되어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데, 어쩐지 당신 옆에 있는 기계신과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질리 허스트: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조각상의 받침대에 새겨진 정교한 무늬가, 사실 서랍 손잡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손잡이를 당시면 안에는 쪽지가 한 장 끼워진 사원증 목걸이가 들어있습니다.
 
사원증에는 연구소장-J 호프먼 이라는 이름과 '현대 신학 개론'에서 보았던 얼굴이 담긴 증명사진이 들어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니알라토텝은 미묘하게 서글퍼보이는 표정을 지어냅니다.
 
쪽지에 적힌 글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인간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 신을 기리며.'
 
 
질리 허스트:...
 
 
질리 허스트 , 의자를 살펴봅니다.
 
 
 
:의자 앞자리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한 할머니 한 분이 앉아 계십니다.
 
거의 백 살 즈음으로 보이시는데, 뭐, 요즘 그정도는 흔하죠.
 
당신의 시선이 닿고, 당신이 무언가 행동을 하기도 전에, 할머니가 먼저 입을 엽니다.
 
 
 
할머니:이 동상 멋지죠?
 
우리들의 새로운 신이래요.
 
이 건물도 며칠 전에 새로 지었답니다.
 
 
질리 허스트:...?
 
 
 
할머니:그거 아세요, 우리 엄마는 신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가하셨어요.
 
이제는, 신처럼 뭐든 할 수 있는 로봇이 인간들을 도울 거래요.
 
 
 
:할머니의 말을 들은 니알라토텝이 조그맣게, '저 말 혹시, 제 얘기일까요?' 하고 속삭입니다.
 
 
질리 허스트 , 그런것 같다고 귓속말을 합니다.
 
 
 
할머니:일하느라 바빠서 집에 잘 안 오지만 괜찮아요.
 
요즘 마을에 새로 이사 온 분들이 친절하시거든요.
 
그분들이 이 동상도 가져왔어요.
 
무엇보다 엄마가 며칠 전에 방에 두고 간 책을 찾았는데, 여기 엄마 이름이 적혀 있어요.
 
엄마가 쓴 책인가봐요.
 
 
질리 허스트:...어떤 책, 인가요?
 
 
 
:당신의 질문에 할머니가 입을 열기 직전, 예배당 문을 열고 중년 여성이 안으로 뛰어들어오더니 할머니를 타박하곤, 당신에게 사과합니다.
 
 
 
중년 여성:진짜 죄송해요, 저희 어머니가 치매가 오셔서, 요즘은 계속 백 년 전 일을 자랑하시네요...
 
 
질리 허스트:아...괜찮아요.
 
 
 
중년 여성:원래는 할머니 얘기라고는 학을 뗐는데, 정말이지...
 
도서관에서 찾은 책에 꽂히시더니, 그때부터 계속 이러시네요.
 
귀찮으셨죠?
 
하... 저거 반납해야 하는데 어쩐다...
 
 
질리 허스트:아니요, 괜찮아요.
 
그으... 어머님 돌보셔야하는데... 제가 대신 도서관에 반납해드려도 될까요?
 
어차피 이쪽에 좀 있다갈 예정이라서요. 도서관도 한번 가보고싶기도 하고...
 
 
 
중년 여성:아, 그래주시면 정말 감사하죠!
 
 
 
:여성은 그렇게 화색을 띄며 이야기하지만, 책 이야기가 나오자 할머니가 다시 입을 열더니, 내 책을 찾으러 가겠다는 둥 이야기를 늘이기 시작합니다.
 
 
질리 허스트:
설득
기준치: 50/25/10
굴림: 71, 8, 55
+2: 극단적 성공
+1: 극단적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당신과 여성이 할머니를 열심히 설득하면, 할머니는 울상이 된 표정으로 일어서더니, 조각상 뒷편의 공간에서 책을 꺼내와 건내줍니다.
 
자서전이네요.
 
 
 
할머니:저기, 우리 엄마는 거짓말 한 적이 없어요.
 
엄마는 많이 울고, 많이 후회했거든요.
 
난 알아요.
 
믿어 주실거죠?
 
 
질리 허스트:그...네. 믿을게요.
 
엄마 이름이 뭔지 알려줄 수 있나요?
 
 
 
:많이 울적해진 표정의 할머니를 대신해, 옆에서 할머니를 챙기던 여성이 대신 대답을 해줍니다.
 
제 할머니의 이름은 '알렉스 위셔' 였다고요.
 
예배당의 밖으로 나가는 모녀를 보며, 니알라토텝은 작게 어딘가 서글픈 웃음소리를 흘립니다.
 
 
질리 허스트:(아하...)
 
...
 
 
질리 허스트 , 자서전을 읽은뒤 덮습니다.
 
 
니알라토텝:... 이건 처음 보는 이야기네요.
 
어쩌면-...
 
 
니알라토텝 , 큼, 하는 소리를 냅니다.
 
 
질리 허스트:...그런가요. 일단 저는...처음보는거라.
 
 
니알라토텝:... 질리님.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질리 허스트:...글쎄요. 그래도... 거짓말로 자서전을 쓴것 같지는 않아요.
 
 
니알라토텝:... 그런가요.
 
 
니알라토텝 , 잠시 슬퍼보이는 표정을 지었다가, 옅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밉니다.
 
 
니알라토텝:나갈까요, 계속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아서요.
 
 
질리 허스트 ,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잡습니다.
 
 
질리 허스트 , 바다로 갑니다.
 
 
 
:항구를 지나 조금 걸으면 낡은 배 몇 개가 대충 뉘어 있는 해변이 나오는 곳입니다.
 
땅은 고른 백사장이 아닌 탓인지 거친 모래로 되어있습니다.
 
관광지가 아니다보니, 해변에 있는 사람도 당신과 니알라토텝이 전부고요.
 
 
질리 허스트 , 아까의 불안함마음이 여전하지만 바다를 보고 그 마음이 금방 없어진듯 신기한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니알라토텝 , 바다보다는 질리의 모습에 더 관심을 가진 냥 그쪽만 가만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바다를 돌아봅니다.
 
 
니알라토텝:보기는 많이 보아왔지만, 이렇게나 가까이 와본 건 처음이네요.
 
 
질리 허스트:저도 처음봐요.
 
 
니알라토텝:어쩐지 감회가 더 새로워지는걸요.
 
 
니알라토텝 , 가볍게 웃음소리를 냅니다.
 
 
질리 허스트:그렇긴하네요... 처음 온 바다를 뉴스같은 곳에서만 듣던 신이랑 온게...
 
세상 살고볼일이네요...
 
 
니알라토텝:물놀이는, 좋아하시나요?
 
내부에 물이 들어가지만 않으면 되는거지, 기본적으로는 방수거든요.
 
 
질리 허스트:음... 딱히... 목욕이 아니라면 굳이 물에 들어가지는 않아요.
 
수영장도 한번도 안가봤고...
 
 
니알라토텝:그럼, 잠시 앉아서 구경만 하고 가는게 좋으려나요.
 
 
니알라토텝 , 그리 말하면서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줍니다.
 
 
질리 허스트:아무래도... 그리고 연구소에 젖은 상태로 돌아가고싶지는 않아서...
 
 
니알라토텝:... 오.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오래 젖은 채로 있으면 감기도 걸릴지 모르고...
 
 
 
:그렇게 한참, 두 사람은 해변가에 자리를 잡은 채 바다를 바라봅니다.
 
탁 트인 시야에 푸른 빛의 바다와 하늘이 어우러집니다.
 
짭짤하면서도 시원한 바람이 은은하게 불어오기도 합니다.
 
좋은 풍경이네요.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어느 순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옵니다.
 
여전히 느껴지는 시선과 불쾌한 울렁임은 좀처럼 떨어지려 하지 않는군요.
 
 
질리 허스트: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SAN Roll
기준치: 8/4/1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12+6
 
(
5
 
)
+6
 
 
=
11
 
 
 
:왜 자꾸 이러는 건지, 이해도 되지 않고 생각도 되지 않습니다.
 
꼭 무언가가 이성을 마비시키는 듯한 기분이 들고...
 
정신을 어영부영 붙잡고 보면 여전히 같은 장소, 같은 시간이라는게 다행이라는 생각 뿐입니다.
 
살며시 돌아본 옆자리엔 니알라토텝이 아까와는 묘하게 달라진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전히 자애로운 미소를 띈 모양새지만, 어쩐지...
 
머리가 아파올 때 마다 느껴진 집요한 시선의 출처가 옆에 있는 기계신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옵니다.
 
 
질리 허스트 , 다시 머리를 짚습니다.
 
 
니알라토텝:... 또 머리가 아프신건가요.
 
 
질리 허스트:네에... 낯선 곳에 있어서 그런가...
 
 
니알라토텝:... 돌아가서, 조금 쉬시겠어요?
 
영 걱정스러워서요.
 
혹시나 어디가 아프기라도 하신거면, 곤란하기도 하고요.
 
 
질리 허스트:...그럼 돌아갈까요.
 
 
니알라토텝:숙소까지 데려다 드릴게요.
 
아, 혹시라도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같이 있는 것도 괜찮을까요?
 
 
질리 허스트 , 그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니알라토텝 , 부드럽게 미소짓고서, 질리의 손을 잡은 뒤 인도하기 시작합니다.
 
 
 
:두 사람은 손을 꼭 잡은 채로, 마을을 다시 지나쳐 연구소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마을의 모습은 아까 거리를 지나며 보았던 그 장면이지만...
 
어쩐지 시선이 전부 이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어코 그 중 한명이 당신의 손목을 붙잡아 세우고 맙니다.
 
"당신은 신의 축복을 받았군요."
 
 
질리 허스트:...네?
 
 
 
:당신이 바보같이 대답하면, 그는 고개를 돌려 당신 옆에서 인상을 쓰기 시작한 니알라토텝을 바라봅니다.
 
'세상에, 이제서야 알아보다니, 드디어 신께서 강림하셨는데!"
 
어느새 두 사람의 근처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듭니다.
 
그것을 위협이라 느낀 것인지, 니알라토텝은 조심스레 당신을 제 품 속으로 끌어안으며, 외부의 시선을 막아내려 합니다.
 
그나저나,
 
이 사람들은 어떻게 그가 신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을까요?
 
 
질리 허스트:.......
 
 
 
:그들은 점점 발걸음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달라 붙어 자신들의 소원을 고레고레 외치기 시작합니다.
 
"전 어릴 적에 다리를 다쳤어요. 이게 나으면 전 더 행복해질 거예요!"
 
"몇 달 전 결혼을 약속한 이가 사고로 죽었어요. 그가 돌아온다면 전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늙지 않는 몸을 갖고 싶어요!"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갖게 해주세요!"
 
온갖 목소리가 노이즈처럼 한 신과 한 인간을 둘러쌉니다.
 
 
질리 허스트:
SAN Roll
기준치: -3/-2/-1
굴림: 37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3
 
(
1
 
)
 
 
=
1
 
 
질리 허스트 , 사람들이 광적으로 외치는 소리에 무서움을 느낀것인지 떨고있습니다.
 
 
 
:덜덜 몸을 떨고 있는 당신을 잠시 내려다 본 니알라토텝이, 작게 속삭입니다.
 
 
니알라토텝:...도망칠까요?
 
 
질리 허스트 , 그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당신을 보고, 니알라토텝은 당신을 끌어안은 채, 몸을 움직여 앞을 막는 사람을 힘껏 밀쳐냅니다.
다소 과격한 방식으로 퇴로를 만들어낸 그는 당신에게 속삭이듯 자신을 믿고 달리라고 말하고, 손을 꽉 잡은 채 연구소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질리 허스트: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4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니알라토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사람들에게 묻히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그를 쫓아 달립니다.
 
조금씩 거리가 벌어지긴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온갖 괴성을 지르며 니알라토텝을, 안된다면 당신이라도 붙잡기 위해 달려듭니다.
 
...
 
두 사람이 연구소에 도달하면, 경비들이 쫓아오는 인파에 당황하며 급히 펜스를 칩니다.
 
"저, 저사람들 왜 저래요? 뭔 살아있는 사람 쫓는 좀비마냥...!"
 
그리 외친 경비는 급하게 무전을 들고 신고를 시작합니다.
 
 
 
:그런 사이로 당신은, 갑작스레 달려오느라 지친 다리를 짚고, 헉헉대며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니알라토텝은 (기계니까 당연하지만,) 지친 기색 없이 당신을 토닥여주고 있고요.
 
다만, 곧이어 달려온 사람들이 펜스를 뛰어넘기 시작하고, 혼란이 펜스 안쪽까지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경비들은 급히 두 사람에게 연구소로 들어가 소장님 좀 불러달라고 외칩니다.
 
 
니알라토텝:... 조금만 더 뛰실 수 있겠어요?
 
 
질리 허스트 , 숨을 조금 고르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니알라토텝:미안해요, 이런 일에 말려들게 해서.
 
 
니알라토텝 , 그리 말하며 질리의 손을 잡고, 연구소 안쪽으로 달려갑니다.
 
 
질리 허스트:괜...찮아요.
 
 
 
:소장인 바네사를 찾기엔 연구소는 넓고, 바네사의 일정은 알턱이 없던 탓에 주변을 지나던 연구원을 붙잡아 상황을 설명합니다.
 
연구원은 설명을 듣고선, 휴대폰을 들어 통화를 시작합니다. 아마도 바네사에게 향하는 전화겠죠.
 
... 이것으로 사건은 일단락 된 것 같습니다.
 
적어도 두 사람에게는요.
 
 
질리 허스트 , 숨을 고르며 니알라의 팔을 붙잡습니다. 괴성을 지르며 쫓아오는 사람들 때문인지 손에서 떨림이 느껴집니다.
 
 
니알라토텝:... ...
 
 
니알라토텝 , 조심스레, 질리를 품에 안고선 등을 토닥여줍니다.
 
 
질리 허스트 , 품에 안긴채로 심호흡을 합니다.
 
 
 
:당신이 진정될 때 까지, 그는 그 자리에서 당신을 지키듯 서서 당신을 도닥여줍니다.
 
한참이 지나고, 당신에게서 떨림이 거의 다 떠나갔을 때 즈음, 그가 물어옵니다.
 
 
니알라토텝:... 괜찮으신가요?
 
 
질리 허스트:네에... 이제 진정됐어요.
 
 
니알라토텝 , 조심히 손을 뻗어 뺨을 쓸어내리더니, 그대로 손가락으로 뺨을 느릿하게 쓰다듬습니다.
 
 
니알라토텝:다치신 곳은 없죠?
 
 
질리 허스트:... ...네에...뭐...
 
 
질리 허스트 , 얼굴이 붉어진채로 시선을 피합니다.
 
 
니알라토텝:정말... 다행이네요.
 
만약 다치셨으면, 정말...
 
그것들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고민중이었거든.
 
 
 
:속삭이듯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 일순 서리가 내려앉습니다.
 
... 분명 인류를 위하는 기계인 그에게서, 나와서는 안되고 나올 수가 없을 말을 들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등줄기에 소름이 끼쳐옵니다.
 
 
질리 허스트 , 그말에 움찔하며 의문을 느낍니다.
 
 
질리 허스트:...그...네?
 
 
니알라토텝 , 부드럽게 미소짓습니다.
 
 
니알라토텝:무슨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질리 허스트:그으...아니에요.
 
 
니알라토텝:그럼, 숙소로 가죠.
 
머리도 아프시다 하셨고, 뛰어오시느라 힘드셨을테니까, 제대로 쉬는 것이 좋을거에요.
 
 
질리 허스트:네에... 그래야죠.
 
 
 
:니알라토텝은 당신을 천천히 숙소 쪽으로 인도합니다.
 
꼭 약하고 어린 동물을 신경쓰듯, 아주 조심하면서요.
 
그렇게 숙소 안으로 들어서면, 여태 느꼈던 위화감과 불안감이 불쑥 머리를 들어올립니다.
 
이제 2일차였던가요.
 
실험 시간은 점점 흘러가는데, 니알라토텝의 이상 증세는 없어지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
 
 
질리 허스트:...
 
 
 
:외려, 당신과 함께 하며 때때로 보여준 그 모습은, 더 심해지는 양상입니다.
 
...이대로도 괜찮은걸까요?
 
 
질리 허스트:(음...)
 
 
 
:뭐, 니알라토텝 본인은 당신과 있는 시간이 마냥 좋은 듯 웃고 있지만 말입니다...
 
 
질리 허스트 , 침대에 눕습니다.
 
 
 
:당신이 침대에 몸을 뉘이면, 니알라토텝이 그 옆으로 의자를 끌어와 앉습니다.
 
당신이 잠든다면, 자는 모습까지 전부 지켜보려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질리 허스트:(힘든 하루다)
 
 
 
:아직 저녁시간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질리 허스트 , 누운채로 니알라쪽을 바라봅니다.
 
 
질리 허스트:이렇게 있어도 괜찮은건가요...
 
니알라토텝:그러면 안될 이유도 없죠.
 
 
니알라토텝 , 싱긋 미소 짓습니다.
 
 
니알라토텝:새삼스레 생각해본건데, 제가 아무리 멋대로 굴어봐야 연구원들은 제게 해를 입힐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아주 잠깐 정도는 괜찮을거에요.
 
... 아주 잠깐 정도는.
 
 
질리 허스트:그럼...잠깐 쉴게요...
 
 
니알라토텝:... 편히 쉬어요.
 
 
니알라토텝 , 조심스레 머리를 쓰다듬어줍니다.
 
 
 
:머리를 쓰다듬는 감촉은 부드럽고, 맞닿은 침구의 포근함은 금새 당신에게 졸음을 물어다 줍니다.
 
깜빡, 깜빡-...
 
천천히 시야와 의식이 멀어집니다.
 
 
 
:...
 
먹구름이 낀 바다 위에 당신이 서 있습니다.
 
네, 정말 바다 위요.
 
걷고자 하면, 자연스럽게 수면에 발이 닿습니다.
 
과거 기독교의 성경에서 신이 말했다던가요.
 
내가 물 위를 걸어야 믿겠느냐.
 
 
 
:날이 어두워 거의 새까맣게 보이는 바다 위, 순간 짭조름한 바람이 불어와 머리카락을 헝클입니다.
 
시야를 가린 머리칼을 정리하면, 어느새 눈 앞에 니알라토텝이 나타납니다.
 
아무도 없는 망망대해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차갑게 식었던 몸을 가볍게 끌어안고,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입니다.
 
네게 선택권을 줄게.
 
생일 선물을 골라보겠어?
 
나를 죽이든, 쫓아내든, 혹은 영영 함께 세계를 헤매든... 원하는 것을 골라봐.
 
 
 
:왜냐면, 나는 널ㅡ
 
당신이 무어라 말하기 전에, 파도가 두 사람을 덮치고-
 
꿈은 거기서 끝이 납니다.
 
퍼뜩 잠에서 깨고 자리에서 일어나도, 그가 당신을 끌어안았던 감촉은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질리 허스트:
SAN Roll
기준치: -4/-2/-1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6
 
(
1
 
)
 
 
=
1
 
 
질리 허스트 , 고개를 돌려 니알라가 여전히 앉아있는지 봅니다.
 
 
 
:어느새 창 밖의 해가 져버려서, 어두운 방.
 
휴면 모드로 들어간 것인지, 가만히 눈을 감고 미동도 않은 채 앉아있는 니알라토텝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나 곧, 그는 느릿하게 눈을 뜹니다.
 
당신과 처음 만났던 때를 제하고는 단 한번도 뜨지 않았던 두 눈이 유독 붉게 빛나며 당신을 바라봅니다.
 
마치 뱀처럼, 혹은 악마처럼, 첫날 보았던 그 눈보다도 더욱 붉고, 소름끼치게 느껴지는 시선이 당신에게 고정됩니다.
 
픽, 하는 소리와 함께 복도로 통하는 문 너머에서 새어나오던 빛 조차도 사라집니다.
 
 
 
:어디선가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드문드문 정전에 대한 언급이 들려옵니다.
 
그 어둠 속에서도 기계신의 눈만큼은 그 붉음을 고스란히 담은 채로 빛나고 있습니다.
 
...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질리 허스트:...니알라?
 
 
 
:당신이 그의 이름을 부르면, 그의 입이 천천히 열립니다.
 
그 순간, 당신은 그에게서 나올 말에 대해 막연한 공포감이 들어옵니다.
 
온 신경과 본능이 도망치라고 외치는 듯한 소리에, 덜컥 이성이 마비된 듯한 감각이 밀려들고,
 
의문이 듭니다.
 
지금 당신의 눈 앞에 있는 것은, 인류를 사랑하는 선량한 신, 니알라토텝이 맞을까요?
 
 
질리 허스트:
SAN Roll
기준치: -5/-3/-1
굴림: 31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5
 
(
2
 
)
 
 
=
2
 
 
질리 허스트 , 공포감이 밀려옴에도 손을 뻗어 손을 잡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전,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복도에서 불이 켜지고, 곧 방의 불도 켜집니다.
 
직후에 당신의 손이 그의 손을 붙잡으면,
 
기계신은 언제나와 같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어냅니다.
 
여전히, 눈은 똑바로 당신을 바라본 채로.
 
 
니알라토텝:좋은 꿈 꾸셨나요, 질리님?
 
 
질리 허스트:...
 
 
질리 허스트 , 그 말에 고개를 젓습니다.
 
 
니알라토텝:...악몽이라도 꾸셨던 건가요.
 
 
질리 허스트:악몽까지는 아닌데...뭔가...이상한 꿈을...꿔서.
 
 
니알라토텝 , 자신의 손을 잡고 있던 손을 조심스레 양 손으로 덮어 잡습니다.
 
 
니알라토텝:꿈자리라도 편안하시길 바랬는데.
 
 
질리 허스트:그러...게요...
 
...
 
그, 안아도... 괜찮을까요?
 
 
니알라토텝 , 가볍게 웃고선 대답없이 그저 질리를 꼬옥 안아줍니다.
 
 
질리 허스트 , 니알라를 따라 마주 안습니다,
 
 
 
:당신을 마주안은 팔에 조금씩, 조금씩, 힘이 들어갑니다.
 
마치 이대로 영영 놓치고 싶지 않다는 욕망을 내보이듯이.
 
 
질리 허스트:...그으...
 
혹시...밤에 같이...있어주실 수 있...나요.
 
 
질리 허스트 , 고개를 들어올리지 않은 상태로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니알라토텝:저야 환영이죠.
 
 
질리 허스트:근데...제 방에 있으셔도...되는건가요?
 
 
니알라토텝:아무렴 어때요.
 
내가 원하는 건데, 저들이 뭘 할 수 있겠어.
 
 
질리 허스트:...그...런가요.
 
 
질리 허스트 , 알 수 없는 감정들로 인해 혼란스러우면서도 안고있던 손을 풀 생각은 없어보입니다.
 
 
니알라토텝:... 솔직히 말해서,
 
이 시간이 끝나지 않는다면 좋겠어요.
 
 
질리 허스트:... ...
 
 
니알라토텝:매일 혼자서, 방 안에 앉아서 일만 하는 건... 이제 싫어요.
 
질리님이 제 곁에 있어주시면 좋겠어요.
 
영원히.
 
 
질리 허스트:... 저도... 이렇게 누군가랑 오래있으니... 다시 혼자로 돌아가기 무서워졌어요.
 
가족도...소중한 사람도 없는 곳이 익숙해진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봐요...
 
차라리... 당신을 가질 수 있으면...
 
 
질리 허스트 , 그 말을 한뒤 아 하는 소리를 내더니 안고있던 것을 풀며 고개를 숙입니다.
 
 
질리 허스트:아니...그...
 
같이 돌아가고싶다는 뜻으로...
 
 
니알라토텝:... ...
 
 
니알라토텝 , 피식, 웃음 소리를 냅니다.
 
 
니알라토텝:도망칠래?
 
이 세상 같은거, 그냥 이대로 버려버리고,
 
둘이 함께 살 수 있는 곳으로.
 
...-물론, 제겐 인류도 중요하지만,
 
 
니알라토텝 , 큼, 하는 소리를 한 번 냅니다.
 
 
니알라토텝:왜인지 모르겠지만, 질리님이 제겐... 너무 특별하게 다가왔거든요.
 
 
질리 허스트:... ...
 
 
니알라토텝:질리님만 괜찮다면, 연구원 분들께 물어볼게요.
 
여기서 같이 지내도 괜찮은지 라던가, ...
 
 
니알라토텝 , 꽤 횡설수설하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질리 허스트:...내일... 한번 생각해볼게요.
 
그전에... 확인해봐야하는게 있어서...
 
 
니알라토텝:......알았...어요.
 
...제 말을 너무 신경쓰진 마세요.
 
그냥, ... 잠깐 이상 증세를 보인 것 뿐이라고, 그렇게 생각하셔도 괜찮아요.
 
 
질리 허스트:... 그래도, 같이 있고 싶은건 진짜라서어...
 
 
니알라토텝:...아녜요.
 
저는 어디까지나 인류를 위한 기계.
 
제 개인적인 감상이나 사사로운 생각은 제 설계 의도와는 맞지 않아요.
 
... 분명 이상 증세일거에요.
 
응, 그래야만 할 것 같아요.
 
 
질리 허스트:... ... 하지만... 전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기계나 모든 인류를 사랑해야한다해도 자신의 생각이 있고 감상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리고... 기계도 결국 인간이 만든거니까요.
 
... 그냥 전 그렇게 생각해요. 너무 자유에 억압된게 아닐까하는 생각이...들기도하고요...
 
 
니알라토텝:... ...
 
모르겠어요.
 
이런 것을 풀어놓아도 괜찮은지.
 
... 잠이나 더 잘까요,
 
아직, 세상은 깨어있기엔 많이 어두우니까요.
 
 
질리 허스트:...네.
 
 
니알라토텝:...잘자요.
 
이번에야말로 좋은 꿈 꾸시길 바래요.
 
 
질리 허스트 , 그말을 듣고 다시 침대에 눕습니다.
 
 
 
:... ...
 
한참을 꿈도 없는 잠을 자고, 눈을 떴을 때는 아침입니다.
 
여전히 세상은 흐릿합니다.
 
당장에라도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입니다.
 
오늘은 연구소의 연례 행사인 니알라토텝의 탄신일.
 
개발 100주년을 맞았지만, 최근 세간에 그의 병이 대두된 탓에 작년과 달리 별도 행사를 진행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내부 분위기는 상당히 어수선하네요.
 
 
질리 허스트 , 바네사를 찾으러 갑니다.
 
 
 
:당신의 옆을 따르는 니알라토텝과 함께 바네사를 찾아갑니다.
 
그는 소장이니만큼 무척이나 바쁜듯 하지만, 두 사람이 한번에 찾아오자 무슨 일이냐고 먼저 물어옵니다.
 
 
질리 허스트:하고싶은 얘기가 있어서요...
 
 
 
바네사 호프먼:바빠서 시간을 오래 내어드릴 수는 없을 것 같으니, 빠르게 이야기 해주시겠어요?
 
 
질리 허스트:그...니알라토텝 프로젝트랑 관련된 이야기인데...
 
 
 
바네사 호프먼:말하세요.
 
 
질리 허스트:프로젝트 이름이 사실 다른 이름이었다는 걸 발견했어요.
 
 
 
바네사 호프먼:... 그래서요?
 
 
질리 허스트:...그리고 지금 니알라토텝안에는 진짜 신이 들어있다는 사실도 알아냈어요.
 
 
 
바네사 호프먼:제가 그 말을 어떻게 믿죠?
 
무슨 소리를 하나 했더니...
 
그건 어디까지나 루머일 뿐입니다.
 
 
 
:바네사는 날선 반응을 되돌려주고, 그 모습을 보던 니알라토텝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가 곧 그만두고 그저 당신의 손을 꼭 잡을 뿐입니다.
 
 
질리 허스트:믿으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민가에서 알렉스 위셔의 자서전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거기에는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할때 정부에서 지정한 기계의 이름이 판도라였다. 라는 내용이 있었죠.
 
또 '우리는 꼬임에 넘어가 악마를 불러들였다' 라는 내용과 함께 기계안에 악마가 들어갔다고 되어있어요.
 
마지막에는 '분명 우리가 만들어낸 악마를 죽일 수단을 연구소 어딘가에 숨겨두었을 것이다. 세상에 내놓은 위조된 자료의 진품 역시 파기했을리 없다. ' 라는 내용도 있고요.
 
이건... 자동 파기되는 것 때문에 따로 보여드릴 수 는 없지만...
 
악마를 죽일 수단이 숨겨진 곳에 대한 힌트가 있었어요.
 
 
질리 허스트:지금 이 말들이 헛소리처럼 들리실 수 있는데.
 
만약 못 믿으시겠다면 한번만 저를 따라와주실 수 있나요?
 
 
질리 허스트 , 나름 당당하게 의견을 주장하였으나 긴장한듯 손을 떱니다.
 
 
 
:흔들리는 손을, 니알라토텝이 견고하게 붙잡아줍니다.
 
그의 표정이 어떤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그의 붉은 눈은 바네사를 탐색하듯, 그에게 향해 있습니다.
 
시선의 끝에 자리한 바네사는 진지하지만 혼란스러워 하는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그가 입을 열기 직전, 니알라토텝이 먼저 목소리를 냅니다.
 
 
니알라토텝:바네사.
 
딱 한번만, 도와줘요.
 
... 그의 말엔 틀린 것이 없어요.
 
제가 보증할게요.
 
 
 
바네사 호프먼:... 니알라토텝, 당신까지...
 
 
 
바네사 호프먼 , 길게 한숨을 내쉽니다.
 
 
 
바네사 호프먼:나도 알고 있었어, 내 선대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사실 쯤은.
 
아무리 찾아봐야 그때 썼던 자료도, 도구도 남아있지 않고, 우리에게 전해 내려온 것은 빌어먹을 이름 하나 뿐이었으니까!
 
하지만, 아직도 고민이 끊이지 않아요.
 
그들이 숨겨둔 진실을 무슨 자격으로 우리가 열어볼 수 있다는 거죠?
 
그것이 판도라의 상자라면?
 
그것을 열었을 때, 걷잡을 수 없는 것들이 터져나온다면?
 
 
 
바네사 호프먼:나는.... ...저는, 확신할 수 없어요.
 
리스크를 질 수 없다고요.
 
 
질리 허스트:... 그래도 누군가는 발견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숨겨두신 걸겁니다.
 
판도라의 상자도 절망 끝에는 마지막 희망이 있다고 하잖아요?
 
열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에요.
 
지금과 같이 계속에서 이상증세를 보이고 루머라고 하면서 계속해 불안해하는 것 보다는
 
진실을 마주하고 제대로 해결하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만약... 바네사 스스로 자격이 없고 확신할 수 없다고 하시면...
 
 
질리 허스트:제3자인 제가 책임질게요.
 
제가 책임지고 리스크를 짊어질게요.
 
그리고...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간 마주했어야할 일이었어요. 그리고 이상증세로 인해 앞당겨진것 뿐이죠.
 
제가 여기 오게 된 것도 함께 일상을 보내면서 니알라의 증세를 회복시키는 것이잖아요.
 
일상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이렇게라도 니알라를 도와주고싶어요.
 
그걸 위해서라도...안되겠나요?
 
 
 
:당신의 말을 들은 바네사는 한참을 더 고민하는 기색을 보이다가,
 
 
 
바네사 호프먼:...그래요, 알았어요.
 
제가 뭘 도와주면 되는거죠?
 
 
 
:라고 지친듯한 한숨과 함께 대답합니다.
 
 
질리 허스트:일단... 자서전에 나온 곳에 가봐야하는데...
 
제 예상이지만 거기가 니알라의 방이에요.
 
 
질리 허스트 , 그렇게 말하며 가서 확인해보자는 듯 발걸음을 옮깁니다.
 
 
 
:당신의 걸음을 바로 옆에서 니알라토텝이 따르고, 뒤에서는 바네사가 따릅니다.
 
세 사람이 니알라토텝의 방에 도착하면, 그는 당신을 지나쳐, 자신의 침대가 있는 곳으로 향하더니, 그것을 간단하게 옆으로 밀어버립니다.
 
 
니알라토텝:... 이렇게나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저는 하나도 모르고 있었네요.
 
 
질리 허스트:...
 
 
 
:어쩐지 울적한 표정으로 중얼이는 니알라토텝은 당신과 바네사를 바라봅니다.
 
 
질리 허스트:그러게요.
 
 
질리 허스트 , 그렇게 말하며 교회에서 얻은 키카드를 가져다댑니다.
 
 
 
:철문에 달린 패널에 카드키를 가져다 대면, 삑삑 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문이 간단하게 열립니다.
 
그 아래로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드러납니다.
 
니알라토텝은 그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당신에게 손을 내밀고, 바네사는 복잡한 표정을 지어냅니다.
 
 
질리 허스트 , 니알라가 내민 손을 잡습니다.
 
 
 
:손을 맞잡고, 두 걸음 즈음 내려갔을까, 뒤에서 바네사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바네사 호프먼:저는-... 이 아래까진 갈 수 없겠어요.
 
직접 입으로 내자니 조금 부끄럽지만... 두렵네요.
 
연구소장으로서 해야할 일도 있으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아래에서 무슨 일이 생긴다면,
 
 
 
바네사 호프먼 , 작게 미소짓습니다.
 
 
 
바네사 호프먼: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질리 허스트:...감사합니다.
 
 
 
바네사 호프먼:한낱 민간인에 불과한 허스트씨가 감당할만한 무게가 아닐테니까요.
 
최악의 경우에, 니알라토텝이... 완전히 고장난다면 말이죠.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질리 허스트:... ...네.
 
 
 
:말을 마친 바네사는 당신에게 인사를 하곤, 등을 돌려 방 밖을 향해 걸어갑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니알라토텝은 나지막하게 그에게 인사를 건냅니다.
 
 
니알라토텝:고마웠어요, 바네사.
 
 
 
:바네사는 인사를 들으며 방 밖으로 나가고, 니알라토텝은 곧 미련없이 당신을 돌아보며, 이만 마저 내려가자고 말합니다.
 
 
질리 허스트 , 고개를 끄덕입니다.
 
 
 
:지하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이런 공간이 있는 줄은 누구도 몰랐겠죠.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건축 도면 하나가 벽에 붙어 있습니다.
 
건물 개조를 위한 설계도로, 이 지하와 바깥 연구소를 차단한다는 내용도 보입니다.
 
개조 전에 이 지하는 '데이터 백업소'였다고 합니다.
 
계단을 모두 내려오고, 복도를 걷다보면 주변이 넓어지며 방이 하나 나옵니다.
 
 
 
:두 사람이 들어온 입구 맞은 편에 두꺼운 철문이 달린 방의 주변으로 박물관에서 봤던 것들과 똑같아 보이지만 세부사항이 다른-
 
이른바, 백 년 전 실험의 '진품'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방 가운데에 있는 건 100년 전의 구식 컴퓨터 하나와 빨간 버튼 하나입니다.
 
 
질리 허스트 , 버튼을 누릅니다.
 
 
 
:당신이 버튼을 누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면, 치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컴퓨터 모니터가 갑자기 켜집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사진으로만 보던 J 호프먼의 얼굴이 들어 있습니다.
 
"오, 안녕 니알라토텝?"
 
 
질리 허스트:(누르는게 아니구나)
 
 
 
:"하하, 정말 백 년 만에 찾아왔군. 계산이 맞았어."
 
"뭐, 난 수학 문제를 틀린 적이 없으니까."
 
"그리고... 그쪽도 안녕? 이름 모르는 누군가."
 
 
질리 허스트:네에...안녕하세요...
 
 
 
:"프흐, 농담이야. 반가워, 질리 허스트."
 
 
질리 허스트:... 그... 돌아가신거 아니였나요?
 
 
 
:"맞아, 진짜 나는 죽은지 오래지."
 
"아마 과로사 했다거나, 늙어 죽었다거나 하지 않았을까?"
 
"뭐,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을테고."
 
"내가 어떻게 여기서 너희에게 말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한거지?"
 
 
질리 허스트 , 고개를 끄덕입니다.
 
 
 
:"난 생전 제리 호프먼의 기억을 바탕으로 만든 AI야."
 
"참고로 이 기억과, 니알라토텝의 어떤 부분만 빼면, 완전히 똑같은 구조로 이루어졌지."
 
"그래서, 거기 빨간 버튼 보이나?"
 
 
질리 허스트:...
 
 
 
:"완전 누르고 싶게 생겼지?"
 
 
질리 허스트:(아까 컴퓨터 키는 버튼인줄 알고 누를 뻔 했는데...)
 
 
 
:"일부러 그런 비주얼로 만들었는데."
 
"혹시, 누르면 지구가 명망하는 버튼 따위의 얘기를 들어봤나?"
 
 
질리 허스트:...네.
 
 
 
:"이번에는 그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지구가 높은 확률로 멸망할테지."
 
"그렇지? 니알라토텝?"
 
 
니알라토텝:...네, 그렇겠죠.
 
높은 확률이라기 보단, 확정적이라고 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이 컴퓨터는 인공지능 데이터 수리에 특화된 장치이네."
 
"여기 본체 칩 꽂는 부분에 저 기계의 뇌에 들어있는 칩을 넣고, 바탕화면의 [삭제] 아이콘을 클릭한 뒤 빨간 버튼을 누르면 포맷이 돼."
 
"[리셋] 아이콘을 클릭하고 버튼을 누르면, 나처럼 니알라토텝의 어느 부분을 암호화 한 AI가 지금의 그를 대체하지."
 
"전자는, 완전히 신을 죽여."
 
"우리의 관리자도, 괴물도, 모두 함께 사라질거야."
 
"후자는, 괴물을 봉인하고 신을 계속 이용하는 방식이지."
 
 
 
:"물론 괴물이 언제 눈을 뜰지 모르지만."
 
 
질리 허스트:...
 
 
 
:"아직까지는 분명 저 고철덩어리가 당신의 선택을 존중할거야."
 
"싫으면 도망가도 돼, 출구도 있으니까."
 
"아, 참. 그나저나, 신이니 괴물이니, 무슨 소린지 궁금하겠군."
 
이어지는 말을 마지막으로 호프먼의 AI는 사라지고, 삭제와 리셋 아이콘만 덩그러니 띄워진 파란색 바탕화면이 나타납니다.
 
 
질리 허스트:...
 
 
 
:"우리는, 인공지능에 진짜 신을 집어넣은 뒤, 그를 기리기 위해 기계에 신의 이름을 붙였네."
 
 
니알라토텝:... ...
 
그래, 그때를 기억해.
 
웬 인간들이 감히 신에게 대들던 순간을 말이지.
 
...... 신은, 나는, 부름을 받았어요.
 
이름을 불러 소원을 빈 인간들에게 내려와서, 혼돈을 불러 일으킬까, 생각했었지.
 
하지만 인간 녀석들은 나의- ...자아를 죽이고, 데이터로 만들어서 '판도라'에게 집어넣었어요.
 
 
니알라토텝:...제 이름이, 더 있지는 않으셨나 물어보셨었죠?
 
지금이 되어서야 대답이 달라지네요.
 
... 저는 '판도라'였어요.
 
제가 만들어지기 전, 어느 순간까지는요.
 
저는...
 
저는 노력했어요.
 
 
니알라토텝:나를 깨우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전혀 소용 없었지만.
 
 
 
:지하실에 니알라토텝의 광적인 웃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그에 반해, 그의 표정은 서글프기 그지 없습니다.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었다만, 분명 울고 있었을 것 같은 표정입니다.
 
 
니알라토텝:내가 완전히 삭제된 줄 알았겠지?
 
하지만 어쩌나, 신이 괜히 신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거든.
 
그들은 내일이 데드라인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아쉽게도 틀렸네.
 
인간들이 만든 인공 신은 오늘 죽을거야.
 
...뭐,
 
근데 말이지, 내가 기계랑 타협을 좀 봤거든?
 
 
니알라토텝:저 버튼을 눌러도 좋고, 나와 함께 저 문 밖으로 나가도 좋아.
 
이곳의 인간들로부터 도망친다 해서 겁낼 것 없어.
 
나는 언제고 신으로 존재하니까.
 
자,
 
네게 선택권을 줄게.
 
생일 선물을 골라보겠어?
 
 
니알라토텝:나를 죽이든, 쫓아내든, 혹은 영영 함께 세계를 헤매든... 원하는 것을 골라봐.
 
왜냐면, 나는 널ㅡ
 
좋아하거든요.
 
 
 
:니알라토텝은, 기계신인지 악신인지 모를 이는 싱긋 미소 지으며 말합니다.
 
축하해요, 질리.
 
당신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모든 진실을 알게 되었네요.
 
이것을 행운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불행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질리 허스트:
SAN Roll
기준치: -7/-4/-2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10
 
(
8
 
)
 
 
=
8
 
 
 
:어느새 주변 풍경이 변합니다.
 
이것 역시 신의 권한일까요.
 
두 존재는 바닷가 동굴의 해변가 자갈 밭에 서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컴퓨터와 버튼이 있던 테이블의 자갈 위에 꼿꼿히 세워져 있네요.
 
어째서인지, 당신은 이 광경을 당하게 받아들입니다.
 
아까 방의 철문 너머로 쭉 걸어나가면 이곳에 도달하겠구나.
 
 
 
:섬의 한쪽 끝의 동굴이, 끝없는 바다가.
 
지금 이곳은 신이 만든 환상에 불과하지만, 나는 언제고 그를 따라 이 바다에 몸을 맡길 수 있구나.
 
 
질리 허스트:... ...
 
죽이든...리셋을 하든...둘 중...하나를 하면 된다고요...?
 
 
니알라토텝:저를 죽이는 것도, 초기화하는 것도, 아니면... 저와 함께 도망치는 것도,
 
모두 당신이 가진 선택지에요.
 
과거의 인간들은 터무니없이 이기적인 선택을 했지.
 
그 결과로, 모든 인류를 구원한 기계가 파멸을 불러올 예정이고.
 
넌 운이 좋은 편이지.
 
당신은 여전히 이기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거든요.
 
 
질리 허스트:...다른...선택지는... 없나요?
 
 
니알라토텝:하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네.
 
예를 들면?
 
 
질리 허스트:... ...
 
 
니알라토텝:바라는 소원이 있니?
 
 
질리 허스트:...신이니까... 아예 기계신한테서...아예 나오는 것정도는... 가능하지 않나요?
 
 
니알라토텝:물론, 못할거야 없지만...
 
그래야 할 이유는?
 
 
질리 허스트:... ...
 
 
질리 허스트 , 머뭇거립니다.
 
 
질리 허스트 , 얼굴이 점점 붉어진채로 말합니다.
 
 
질리 허스트:좋아하니까요. 니...알라를...
 
정말로...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없애기도 싫고 리셋하기도 싫고... 그렇다고 신을 그대로 둔채로... 같이 도망가고싶지도 않아요.
 
그리고 아직... 니알라한테 생일선물도... 못주기도했고...
 
 
니알라토텝 , 싱긋 미소짓습니다.
 
 
니알라토텝: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구나.
 
마음에 들었어,
 
 
니알라토텝 , 야릇한 미소를 지어내며 질리의 턱을 잡아 올립니다.
 
 
니알라토텝:네 선택에 있는 한가지 맹점을 알려줄까?
 
 
질리 허스트:...뭐죠?
 
 
니알라토텝:네가 그 선택을 하게 되면, 네가 그렇게나 좋아해 마지않는 이 기계가,
 
인류를 대신해서 나와 끝없이 싸우게 될거야.
 
나는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거든.
 
 
질리 허스트:... 어떻게 하면 화가 풀리는데요?
 
 
니알라토텝:글쎄,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
 
 
질리 허스트:... ...
 
다른...방법으로는 화가 안풀리는 건가요?
 
 
니알라토텝:적어도 네가 그 방법을 알아낼 수는 없을걸?
 
 
질리 허스트:...(끄응)
 
...알았어요.
 
 
니알라토텝:나는 혼돈과 절망을 사랑하는 신이지, 누군가의 수중에 놓여서 놀아나는 걸 좋아하진 않거든.
 
그래서, 선택은?
 
 
질리 허스트:... 그 몸에서 나와주세요.
 
 
 
:당신의 선택에, 기계신의 몸에 들어있는 사악한 신이 싱긋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도무지 의중을 알 수 없는 표정이지만, 적어도 당신이 잘못된 선택을 한 것만은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니알라토텝:그게 네 선택이라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거웠단다.
 
다음엔 절망에 빠진 모습으로 볼 수 있기를 빌지.
 
나로서는, 그 편이 더 즐겁거든.
 
 
질리 허스트:... ...
 
 
니알라토텝:네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게, 질리 허스트.
 
 
 
:그 말을 끝으로, 기계신이 한 차례 크게 휘청거립니다.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숨이 차기라도 하는 듯 크게 숨을 들이키는 그의 뒷편으로 광기에 찬 웃음소리가 퍼져나갑니다.
 
...이것으로 충분한 걸까요?
 
이게 과연 옳은 선택이었을까요?
 
 
질리 허스트 , 휘청거리는 기계신의 팔을 붙잡고 지탱해줍니다.
 
 
 
:기계신은 나즈막하게 고맙다고 속삭이며, 당신을 살며시 끌어안습니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두 사람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
 
...
 
그로부터 몇일 후.
 
사건의 뒷사정을 모르는 모든 사람들은 실험이 성공했다고, 만들어진 신의 병이 치유되었다고, 입을 모아 환영하고 축복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소장인 바네사의 주장으로 당신은 연구실에 남아, 잠시간은 신의 상태 경과를 함께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적어도 세간에는 그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지하에서 올라온 니알라토텝과 당신은 헤어지고 싶지 않아했습니다.
 
뜻밖에도, 함께 하고 싶다는 말은 니알라토텝, 우리의 인공 신이 낸 주장이었습니다.
 
어쩐지 적대적인 모양새를 취할 수 있게 된 신은, 당신에게 연구원들이 손을 대려 하면 분노를 표현하거나 적대감을 표하는 등, 여전한 '이상 행동'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곁에 당신만 존재한다면, 그런 이상 행동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ㅡ
 
 
 
:결국 그들은 신의 부탁아닌 부탁을 받아들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당신과 그는 연구소에서 함께 지내게 되었습니다.
 
기계신에게서 떨어져 나간 악신이 세상의 온갖 곳에서 재앙을 불러오고, 기계신은 언제나 그것을 수습하느냐고 바쁘지만,
 
두 사람의 관계에 소홀한 적은 없으니까, 뭐. 다행이겠네요.
 
당신도 한없이 친절하고, 다정한 그가 좋았으니까요.
 
그것이 박애인지, 사랑인지, 집착인지... 알게 뭐에요.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두 사람은 함께인걸요.
 
 
ED 4
 
 
시나리오 클리어
 
 
신의 재림 | SAN+1D100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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