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지평선

[COC 플레이로그] 나비춤 본문

COC 플레이로그 (고정페어 타이만)/칼리&세바스찬

[COC 플레이로그] 나비춤

CB_PL_ 2023. 7. 17. 03:36

시나리오 링크: https://scenario-pablof.postype.com/post/1362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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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파란 하늘, 시원한 바람, 반대로 푹푹 찌는 날씨...
 
바깥에 나오는 것 만으로도 불쾌 수치가 쭉쭉 증가하는 어느 여름날입니다.
 
원래 같으면 집에서 시원하게 에어컨이나 틀어놓고 늘어져 있었을 법한 날에 구태여 밖에 나온 이유라 함은,
 
드디어 대학의 마수에서 벗어나 (일시적이지만요,) 방학을 맞은 칼리가 오랜만에 데이트를 가자며 당신을 불렀기 때문입니다.
 
 
세바스찬 김:참 이 날씨에 데이트도 가주고 나같은 사람도 없다니까?
 
 
 
:학기중엔 아무리 불러도 바쁘다면서 못나오더니, 방학이 되자마자 칼같이 불러내는 걸 보면 꼭 방학만을 기다린 사람 같더랬죠.
 
그리하여, 지금 당신은 약속 장소인 공원의 벤치에 늘어져 앉아 있습니다.
 
키큰 나무들 덕에 그림자가 져서 좀 낫거든요.
 
 
세바스찬 김:나는야 반건조 미역, 멋짐 확정
 
 
세바스찬 김 ,헛소리를 늘어뜨리며 힘을 쭉 빼고 있습니다
 
 
 
:양산이나 모자 따위를 쓰고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뛰노는 아이들, 산책하는 노인들의 모습이 뒷 풍경으로스쳐 지나갑니다.
 
... 그나저나,
 
본인이 불러놓고 늦네요.
 
 
세바스찬 김:아.. 또 뭐 엮인건 아니겠지? 이상하게 늦네
 
 
 
:수업에는 늦는 일이 없다고 당당하게 말했었으면서, 왜인지 유독, 당신과의 약속에는 늦는 일이 잦은 것 같습니다.
 
뭐, 물론 그때마다 무슨 일에 엮였다거나 하면서 변명을 하긴 했었지만요...
 
언제쯤 도착하련지 묻기 위해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보아도 받지 않는군요.
 
... 진짜 무슨 일 생겼나?
 
 
세바스찬 김:나.. 바람 맞은건가?
 
 
세바스찬 김 ,살짝 불안함을 감추려는 듯 헛소리
 
 
세바스찬 김:집... 가봐야하나? 싫어할텐데
 
 
 
:싫어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혹시라도 진짜 문제가 생긴거라면 찾아가보는 편이 좋지 않겠어요?
 
...어쩌면 그저, 누적된 피로를 푸느냐 깜빡 늦잠을 자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고요. 깨우러 간다는 생각으로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바스찬 김:하아.. 그냥 혼나고 말지
 
 
세바스찬 김 ,벤치에 축 늘어진 몸을 확 일으킵니다
 
 
세바스찬 김:아니지.. 감히 날 걱정하게 만들어?
 
집에 있기만해봐라
 
 
세바스찬 김 ,힘찬 발걸음으로 갔..다가, 너무 더워서 적당히 힘차게 갑니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지도를 따라 걸음을 옮깁니다.
 
그리 거리가 멀지도 않으니까, 금방 도착하겠죠.
 
그런 생각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끼이이익!!!
 
하고 브레이크가 밟히는 소리가 귓전으로 다가옵니다.
 
곧, 쾅! 하며 몸이 차에 치여 짓눌리는 소리,
 
 
 
:멀리로 튕겨져 나가며 마구 흔들리는 몸,
 
뒤집히는 시야까지.
 
철퍽,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바닥에 떨어지고 나면, 멀리서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옵니다.
 
...음, 아니. 바로 옆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네요...
 
"여기 사람이 치였어요!!"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고, 몸이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세바스찬 김 ,아이 씨..시끄러워.. 라는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 자신을 흔들고 있음은 느껴지지만, 둔중한 감각만이 느껴집니다.
 
고통을 호소하는 육체와는 반대로, 졸음을 호소하던 정신은 얼마 가지 않아,
 
생각조차 할 틈도 없이 픽 꺼져버립니다.
 
 
 
:다시금 눈을 떠보면, 흰 천장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삐ㅡ삐ㅡ하고 들려와야 할 심전도계의 소리도,
 
코끝을 찔러대야할 알코올의 냄새도 나지 않습니다.
 
고통조차 느껴지지 않는 몸에 사후세계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몸을 일으켜보면...
 
당신이 있는 곳은 온갖 기계들이 즐비한 단칸방입니다.
 
그러나 그 규모가 거대해 감히 독방이라 할 수 없을 구조의, 실험실이었습니다.
 
 
세바스찬 김:
SAN Roll
기준치: 92/46/18
굴림: 3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저승이 1984 화가 됐나..
 
하아..
 
 
세바스찬 김 ,일단 주변을 살펴봅니다
 
 
 
:이곳은 온갖 기구가 놓여져 있는 실험실입니다.
 
본 적도 없는 첨단 기계들이 있는가 하면, 메스들이 놓인 받침대도 있고, 작고 푸른 수조가 하나, 책장이 다수, 모니터도 다수 놓여 있습니다.
 
침대 역시 비슷하게 생긴 것들이 주루룩 놓여져 있습니다.
 
천장에는 스피커 비슷한 것이 붙어 있군요.
 
 
세바스찬 김:쓰러진 사이에 해부라도 당한건가?
 
 
세바스찬 김 ,수조부터 확인합니다
 
 
 
:작고 푸른 수조 속에는 둥둥 떠다니는 인간의 뇌가 있습니다.
 
몇몇의 뇌는 풀어지거나,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세바스찬 김:
SAN Roll
기준치: 91/45/18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3
 
(
3
 
)
 
 
=
3
 
..
 
악취미..라기에는
 
이거 진짜 뇌 아니야??
 
..
 
 
세바스찬 김:그만 생각하자
 
 
세바스찬 김 ,시선을 급히 돌리고 받침대를 확인합니다
 
 
 
:메스들이 놓여있는 받침대입니다.
 
3단으로 되어있고, 아래 층에는 호스와 펌프 등이 들어 있습니다.
 
개중에는 피와 살점들이 엉겨붙어있는 것도 있습니다.
 
 
세바스찬 김:진짜 해부당했나?
 
 
세바스찬 김 ,그 전에 자기 몸부터 확인
 
 
 
:별 문제 없네요.
 
'사고'가 나기 전과 똑같아요.
 
 
세바스찬 김:휴우...
 
라기엔 너무 멀쩡한데
 
이세계전용 트럭같은거에 치였나
 
 
세바스찬 김 ,메스...확인을 고민하다 해봅니다
 
 
 
:메스에 묻은 피 냄새가... 신선한게, 묻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세바스찬 김:
SAN Roll
기준치: 88/44/17
굴림: 3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응 신선하네
 
 
세바스찬 김 ,시선을 돌립니다
 
 
세바스찬 김:하아.. 어째 한동안 얌전하나 싶었는데
 
이제는 내가 이상한 일에 엮이네
 
 
세바스찬 김 ,책장 확인
 
 
 
:온통 알 수 없는 언어들로 되어 있는 책들이 즐비합니다.
 
 
세바스찬 김:
크툴루 신화
기준치: 7/3/1
굴림: 28
판정결과: 실패
 
 
 
:이유는 모르겠지만 불쾌한 느낌이 듭니다.
 
버리고 가죠.
 
 
세바스찬 김:흰 건 종이..? 고 검은건 글자네
 
 
세바스찬 김 ,대충 내버려두고 현대인답게 모니터 확인
 
 
 
:한참 돌아가던 모니터는 당신이 가까이 다가가자, 일렁거리더니 전원이 툭 꺼져버립닌다.
 
...
 
다시 안 켜지네요.
 
켜는 방법도 모르겠고요.
 
 
세바스찬 김:...
 
나 현대인도 때려쳐야겠다
 
우가우가
 
 
세바스찬 김 ,잘 모르겠고 머리만 아프니 침대나 확인합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침대들 사이, 피가 흥건한 침대가 하나 있습니다.
 
금방전까지 여기에 누군가가 있었기라도 한 듯, 피는 굳지 않은 채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누군가 여기 있었기라도 한 걸까요?
 
애당초 이정도의 피를 흘렸는데, 누군지는 몰라도, 그 사람이 살아 있기는 할까요?
 
 
세바스찬 김:
SAN Roll
기준치: 87/43/17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둘러보면 둘러볼 수록, 기이한 불안감만 차오르는 광경들만 가득입니다.
 
우선 여기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떼려는 순간,
 
천장에 붙어있던 스피커에서 지직거리며 잡음을 내더니, 곧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세바스찬."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는... 매우 익숙합니다.
 
칼리의 목소리에요.
 
 
 
:어딘지 서글픈 듯한 그 목소리는 지직거리는 스피커 너머로 말을 이어갑니다.
 
"부탁이...있어요."
 
"저를 구하러 와주세요. 저는... 가장 끝 방에 있어요."
 
"... ... 사랑해요."
 
 
세바스찬 김:...
 
 
 
:그 말이 끝나자, 스피커가 한 차례 더 지직거리더니, 다른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이번엔 여러겹으로 덧대어진듯 울리면서도, 걸걸하게 깔린 남성의 목소리네요.
 
"지금부터 너는 다섯 개의 방을 통과하게 될 거다."
 
"그 끝에 와서 네가 찾는 것을 가져가라."
 
"네 선택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니, 잘 선택하길 바라지."
 
그리고 스피커가 펑, 소리를 내며 터지더니, 파편이 떨어지는 길을 따라 문이 생겨납니다.
 
 
세바스찬 김:하아.. 젠장..
 
목소리만 같다고 진짜 칼리라는걸 어떻게 믿으라는거야
 
..그렇다고 안 가볼 수도 없고
 
 
세바스찬 김 ,살짝 짜증나는 듯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헝크러뜨립니다
 
 
세바스찬 김:그래 간다 가! 진짜든 아니든 각오해!
 
 
세바스찬 김 ,문을 쾅하고 열고 나갑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것은 바다입니다.
 
쏴아아ㅡ 하고 파도가 치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얼굴 대신 검고 커다란 구멍이 나 있는 칼리가 서 있습니다.
 
 
세바스찬 김:
SAN Roll
기준치: 88/44/17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어서와요.
 
기다리고 있었잖아요.
 
오랜만이죠? 바다는.
 
 
 
:그는 그리 말하며 지평선 너머까지 펼쳐진 바다를 바라봅니다.
 
그리곤 짧은 웃음소리를 내더니, 속삭이듯 말을 잇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에요.
 
함께 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고요.
 
... 같이, 잠깐 걷지 않으실래요?
 
 
-.-.-.-.... , 장갑 낀 손을 내밉니다.
 
 
세바스찬 김:하아.. 진짜 힘들게하는구나
 
진짜 칼리인지도 확신할 수 없지만..
 
혹시 가짜라도 내가 거절할 수 없으리라고 알고 그러는거지?
 
정말 나빴어
 
 
세바스찬 김 ,손을 잡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네요.
 
그냥... 정말 순수하게 같이 걷고 싶었던 거라서요.
 
 
-.-.-.-.... , 손을 꼭 맞잡은 채, 인도하듯이 해변가를 천천히 걸어나가기 시작합니다.
 
 
-.-.-.-....:물에 들어가서 노는 것도 좋지만- 전 항상 딱 이정도 떨어진 곳에서 걷는게 좋았어요.
 
물에 젖는 건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수영을 못하는 것도 이유긴 한데...
 
뭐, 그정도야 마법으로 어떻게든 따라할 수는 있으니까요.
 
 
세바스찬 김:괜히 그러면 더 물같은거 튀기고싶은 악의적인 성격이라는거 알고하는소리지?
 
 
-.-.-.-....:제가 진심으로 싫어하는 거 알면 안하시잖아요.
 
그리고, 저도 엄청 꽉 막힌 사람은 아니거든요?
 
한두번 쯤은 봐드릴게요.
 
 
세바스찬 김:이렇게 보면 진짜인거 같기도 하고..
 
어떻게 된게 가면 갈수록 말로도 못이기겠네
 
 
-.-.-.-....:누굴 보고 배웠겠어요,
 
 
-.-.-.-.... , 가벼운 웃음소리를 냅니다.
 
 
세바스찬 김:그래그래 다 내 잘못이다
 
그래서, 무슨 상황이야 이거?
 
 
-.-.-.-....:무슨 상황이랄 것도 없어요.
 
그저 걷고 있을 뿐이잖아요?
 
... 불안하게 왜 그러세요, 참.
 
금방이라도 떠날 사람 같이.
 
 
세바스찬 김:흐음.. 그래?
 
그러면 오늘 무슨 날이였는지 기억해?
 
 
-.-.-.-....:매일이 특별한 날이라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구태여 말하자면...
 
 
-.-.-.-.... , 부끄러운 듯 작은 웃음 소리를 내며, 한 손으로 얼굴 대신 자리한 검은 구멍을 덮습니다.
 
 
-.-.-.-....:데이트 하는 날이라고 할까요.
 
이렇게 찾아와주셨으니까요.
 
 
세바스찬 김:... 맥락은 달랐지만, 틀린 소리는 아니네
 
그래, 잠깐은 괜찮겠지
 
그치, 칼리오페?
 
 
-.-.-.-....:...고마워요, 에우테르페.
 
 
 
:두 사람은 계속, 계속 해변가를 걸으며 일상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다만큼이나 푸르던 하늘은 어느새 노을이 지며 붉게 물들어갑니다.
 
저 멀리 수평선에서 사라져가는 태양을 보며, 당신의 옆에 선 이는 아, 하는 소리를 내며 눈에 띄게 아쉬워합니다.
 
 
-.-.-.-....:곧 밤이네요.
 
아직... 더 같이 있고 싶은데.
 
 
 
:그의 중얼거림에 이어지듯, 하늘에서부터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목소리 역시, 칼리의 목소리입니다.
 
"가짜랑 오래 있으면 안돼요. 기억해주세요."
 
그 목소리를 무시한 것인지, 아니면 듣지 못한 것인지, 얼굴 없는 칼리가 말을 이어옵니다.
 
 
-.-.-.-....:오래 잡고 있진 않을게요.
 
불꽃 놀이만, 같이 보고 가시지 않을래요?
 
 
세바스찬 김: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쩐지 이 이상 함께 있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바스찬 김:내가 찾는 칼리오페가 아닌건 확실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칼리 너인데
 
내가 매정하게 굴 수는 없겠지
 
 
세바스찬 김 ,어느정도 예상했는 듯 그것까지는 수용합니다
 
 
 
:그래요, 저녁까지 잠깐 있는 게 무슨 문제가 되겠어요.
 
아무리 그가 조금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당신이 '칼리'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잖아요?
 
그의 부탁대로 잠깐만 이곳에 남기로 결정했습니다.
 
불필요한 시간은 잘리고, 빠르게 흘러, 어느새 밤이 찾아오고 하늘엔 별자리가 수놓아집니다.
 
눈치도 못챈 새에, 당신과 그는 어째서인지 벤치에 앉아 있습니다.
 
 
-.-.-.-....:... 달이 예쁘네요.
 
 
 
:그리 말하며,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덩달아 하늘을 올려다보면, 푸르고 거대한 달이 떠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언제 비슷한 달을 봤던 기억이 스멀스멀 떠오르는군요.
 
왠지 가슴팍에 뭔갈 맞은 것 마냥 먹먹한 느낌이 들어서 고개를 살며시 내리면, 벤치 한 켠에 놓여있는 쪽지를 볼 수 있습니다.
 
 
세바스찬 김:
건강
기준치: 70/35/14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그런가? 난 네 눈동자가 더 예뻤다고 생각하는데
 
 
-.-.-.-....:...-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자꾸 그런 말 하실거에요?
 
 
-.-.-.-.... , 팔꿈치로 툭툭 치지만, 싫지는 않은 느낌입니다.
 
 
세바스찬 김:잘 알면서~
 
 
 
:소소하게 대화를 주고 받다보면, 머리 위에서 펑,-... 펑-....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네요.
 
색색의 불꽃이 하늘을 별보다 밝게 비추고, 아름다우면서도 덧없이 흩어져내립니다.
 
그 하늘을 바라보며, 얼굴 없는 칼리가 무언가를 중얼거립니다.
 
 
세바스찬 김: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계속 함께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그 목소리는 어딘가 아쉬워하면서도, 서글퍼하는 듯 했습니다.
 
아름다운 폭죽들이 터지는 하늘 아래, 슬슬 잠이라도 오는 것인지 당신의 눈 앞이 조금씩 흐릿해집니다.
 
언제부턴가 당신을 빤히 바라보던 그가 입을 열더니 속삭이듯 말합니다.
 
 
-.-.-.-....:같이 하루를 보내줘서 고마워요.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보답이에요.
 
언젠가는 쓸 날이 오겠죠.
 
......그땐 행복하시길 바래요.
 
 
 
:그는 당신의 손에 보라색 물약을 하나 들려줍니다.
 
물약을 쥐여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해변을 따라, 당신을 두고 걸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세바스찬 김:그래, 잠시나마 함께해서 즐거웠어 칼리오페
 
 
 
:인사를 건내는 당신을, 그는 돌아보지 않습니다.
 
돌아볼 수 없었다고 하는 편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네요.
 
어느정도 걸어나가던 그는 조금씩, 별빛처럼 사라져가고,
 
그에 비례하듯 당신에게 수마가 천천히 뻗어져 옵니다.
 
결국 밀려오는 잠에 못이겨 눈을 감으면ㅡ
 
깜빡,
 
 
 
:눈을 다시 떴을 땐 맨 처음, 눈을 떴던 흰 천장입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스피커가 터지며 생긴 문이 아닌, 또 다른 문이 그 자리에 대신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려나요.
 
 
세바스찬 김:음.. 이제는 익숙한 천장이다
 
그리고.. 오
 
낯선 문이다
 
 
세바스찬 김 ,일단 보라색 물약은 주머니같은데 넣어둡니다
 
 
세바스찬 김:이제 방이 4개 남았을텐데
 
계속 만날거 같단말이지..
 
참 악취미적이네
 
 
세바스찬 김 ,새로운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문을 열고 들어간 두번째 방은 온통 새까맣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습니다.
 
무슨 이유로 이런 방을 만든 것인지도 도통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을 때,
 
 
세바스찬 김:나갈까..
 
 
 
:당신의 등 뒤에서부터 플래시라이트가 켜지는가 싶더니, 드르륵ㅡ드르륵, 필름을 감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영화가 상영되고 있습니다.
 
 
세바스찬 김:
관찰력
기준치: 74/37/14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이 그 무엇으로 변하더라도 나는 사랑할 자신이 있어요."
 
"아니, 그러지 못 할거에요. 당신은 내게서 벗어나기 바쁠테지."
 
"정말로 자신이 있어요. 모든 것을 당신에게 바쳤는걸요."
 
"카트리나, 그건 장담할 수 없는 거요."
 
"당신이야말로 장담할 수 없을 거예요, 베르테."
 
음, 이 영화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목이, 뭐더라...
 
'세기의 사랑'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 이 자리에서 멩세하리다. 당신을 평생 사랑하겠소, 카트리나."
 
"나도 평생 사랑할게요, 베르테."
 
괴물이었던 남자는 인간으로 돌아오고, 서로 사랑을 맹세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드르륵, 드르륵, 이어지던 필름은 달칵! 소리와 함께 더는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세바스찬 김:진부한 이야기네
 
좋게 말해도 고전이고
 
 
 
:그리고, 아주 검기만 했던 공간이 마치 베일을 벗기듯 걷어지며, 배경이 전환됩니다.
 
이번에는 외딴 숲 속이네요.
 
옹달샘이 하나 있고, 그 옆에 나무로 지은 작은 오두막이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바로 앞에는, 사슴뼈 가면을 쓴 칼리가 서 있습니다.
 
 
세바스찬 김:이번에는 어디서 본 디자인인데..
 
혹시 숲 속에 살면서 토끼가면 쓴 여성 분을 알고있니 칼리오페?
 
 
■■:무슨 이상한 소리에요.
 
... 따라오세요.
 
 
 
:그리 말한 그는 당신이 따라오는지도 확인치 않고, 오두막으로 향합니다.
 
 
세바스찬 김:이번에는 좀 차가운 컨셉인가
 
 
:그를 따라 들어간 오두막의 내부는 따스합니다.
 
현관과 바로 이어진 거실에서 화로가 나무를 삼키고 거세게 불길을 일고 있고, 그 옆에는 2인용 흔들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거실의 옆에는 주방과 방 두 개가 있습니다.
 
 
세바스찬 김 ,거실부터 확인합니다
 
 
 
:바닥엔 곰 가죽 러그가 깔려 있고, 화로가 거셉니다.
 
흔들의자가 삐걱거리고 있고, 코 앞에 놓인 테이블이 의자가 흔들릴 때 마다 탁, 탁 소리를 내며 부딪힙니다.
 
벽면에는 TV가 걸려있지만, 알 수 없는 문장이 지나가는 노이즈 화면만이 지나갈 뿐입니다.
 
칼리는 테이블을 밀어서 치우고, 흔들의자에 앉아 자신의 옆자리를 톡톡 치며 당신을 부릅니다.
 
 
■■:이리 와서 앉아요, 재미있는 게 나오고 있잖아요.
 
 
 
:그 말에 화면을 보아도, 아무 것도 나오지 않는 화면 만을 보게 될 뿐입니다.
 
... 대체 뭘 보고 있는걸까요?
 
 
세바스찬 김:뭐지? 니 인생 재밌다고 멕이는건가?
 
 
세바스찬 김 ,그래도 앉습니다
 
 
 
:흔들의자에 앉으면 화면이 정면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아무것도 나오고 있지 않건만, 옆에 앉은 칼리는 간헐적으로 웃음 소리를 내곤 합니다.
 
...진짜 뭘 보는거람?
 
 
세바스찬 김:음.. 그래 원래 안 그러던 애가 이러니까 좀 무섭네
 
 
■■:뭐가요?
 
 
세바스찬 김:아냐, 티비 좀 보고 있어 난 구경 좀 할게
 
 
■■:알았어요.
 
금방 돌아올거죠?
 
 
세바스찬 김:내가 도망갈 수는 있어도, 결국은 돌아오는 걸 알잖아 칼리오페?
 
 
■■:음, ...혹시 모르잖아요.
 
뭐... 너무 늦으시면 제가 찾아갈게요.
 
 
세바스찬 김:뭐 그래, 너무 빨리 오지는 말고
 
 
세바스찬 김 ,그럼 실례~ 라고 말하며 주방으로 향합니다
 
 
 
:달리 특별할 것은 없는 주방입니다.
 
있을만한 도구는 다 있고, 냉장고와 수납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청소를 하지 않은 것인지 꽤 엉망이네요.
 
짐승의 팔다리 같은 것이 토막 나 올려져 있기도 하고, 그것을 토막내며 튄 피가 사방으로 퍼져 굳어 있습니다.
 
튀어있는 자국을 보다 보면 상황이 얼마나 잔혹했을지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세바스찬 김:
SAN Roll
기준치: 88/44/17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
 
와일드하네?
 
그나저나 이거 동물고기 맞겠...지?
 
 
세바스찬 김 , 깊게 생각하지 않고 첫번째 방으로 향합니다
 
 
 
:안방으로 쓰이는 것 같은 방입니다.
 
비교적 안락하고,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나무와 비슷한 색 계열로 맞춘 인테리어가 보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줍니다.
 
 
세바스찬 김:
rolling 1d2
 
(
2
 
)
 
 
=
2
 
 
 
:당신이 방 안을 살피고 있으면, 갑자기 불쑥, 뒤에서 칼리가 나타납니다.
 
...발소리도 못 들었는데!
 
 
■■:피곤하세요?
 
그럼 자고 가셔도 괜찮은데.
 
 
세바스찬 김:아이 깜짝아
 
아냐 괜찮아, 피곤하지 않은 건 아닌데
 
진짜 푹 자버릴 거 같아서
 
아직 할 일이 남았거든
 
 
■■:...그래요?
 
언제든 쉬고 싶으시면 말씀하세요.
 
편의는 봐드릴게요.
 
 
세바스찬 김:그래, 아 맞다 아늑한 곳에서 지내는 거 보니까 괜히 내가 기분 좋다
 
 
세바스찬 김 ,자기 할 말만 하고 두 번째 방도 확인하러 갑니다
 
 
 
:창고로 쓰이는 방인 모양입니다.
 
온갖 잡다한 물건들이 존재합니다.
 
사냥을 위한 총들이 있는가 하면, 도축용 칼도 있고, 사슴의 머리뼈부터 곰의 머리뼈, 호랑이, 멧돼지 등이 다양하게 걸려 있습니다.
 
개중에는... 인간의 두개골로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뭘 사냥하고 다닌 거죠??
 
 
세바스찬 김:....
 
SAN Roll
기준치: 89/44/17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나 이대로 먹히나?
 
아니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네
 
나 물리적으로 먹히나?
 
 
세바스찬 김 ,이제 숲 쪽도 확인해볼까?
 
 
 
:당신이 오두막 밖으로 나오는 것을, 칼리는 딱히 말리지 않습니다.
 
그저 가만히 서서 바라만 볼 뿐.
 
... 오두막을 나오면 보이는 숲은, 푸른 나무들이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분명 방이라는 안내를 받았었는데... 방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넓고, 끝을 알 수 없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반으로 잘린 나무와 옹달샘, 텃밭입니다.
 
 
세바스찬 김:..
 
타디스?
 
안이 밖보다 넓은 그런 느낌인데
 
 
세바스찬 김 ,헛소리를 하며 나무부터 확인합니다
 
 
 
:거칠게 톱질을 했는지 울퉁불퉁하게 잘려나가 있는 나무입니다.
 
사람이라도 되는 양 눈물을 흘리고 있고, 잘린 표면에는 문장이 낙인되어 있습니다.
 
 
세바스찬 김 ,읽어봅니다
 
 
세바스찬 김:응 철학적이네
 
무슨 의미지? 삶이 짧으니까 욕망을 충족시키는 거에 더 집착한다는 뜻인가?
 
 
세바스찬 김 ,가볍게 넘기고 옹달샘을 확인합니다
 
 
 
:아무것도 없음에도 물결이 일렁이는 옹달샘입니다.
 
맞은편 숲 속에서 사슴이 다가와, 머리를 대고 물을 마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순간 물이 핏빛으로 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세바스찬 김: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갑작스레, 저 물에 머리를 집어넣고 싶다는 충동이 밀려듭니다.
 
 
세바스찬 김:아.. 숲 속이라 그런지 좀 땀이 나는 것같은데
 
저기에다 머리부터 박아넣으면 시원하지 않을까
 
..
 
rolling 1d100
 
(
39
 
)
 
 
=
39
 
...아니지, 일이 이렇게 되긴 했어도 데이트라고 풀메이크업 받고 왔는데
 
지워지면 혼난다
 
 
세바스찬 김 ,애써 참습니다
 
 
 
:충동을 꾹 억누르고 정신을 다시 되잡고 나면, 사슴은 없어지고 물은 고요합니다.
 
 
세바스찬 김:그나저나.. 물이 붉어진거보면 플랑크톤 같은건가?
 
어딘가 과학책에서 본 거 같았는데
 
 
세바스찬 김 ,'피'같은 불길한 단어는 일부러 넘기며 텃밭으로 향합니다
 
 
 
:평범하게 보이는 텃밭입니다.
 
그런데... 검은색과 파란색이 섞인 무언가가 자라있네요.
 
뽑아보자면 뽑을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세바스찬 김:..
 
이야 이거 진짜 불길한 색조합인데
 
아니겠지?
 
...하아
 
진짜 예전처럼 좀 무정해지고 그래야하는데
 
얘만 엮인거면 정신을 차릴 수가 없네
 
 
세바스찬 김 ,잡초이길 바라는 무언가를 파냅니다
 
 
 
:잡초이길 바라는 그 무언가를 땅에서부터 파내면... 잠든 것처럼 눈을 감은 칼리의 머리가 달랑 튀어나옵니다.
 
 
세바스찬 김:..
 
 
 
:...머리만 있네요.
 
 
세바스찬 김:아 진짜 나한테 왜 그러냐
 
 
 
:이런게 왜 여기에?
 
 
세바스찬 김:
SAN Roll
기준치: 89/44/17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3
 
(
2
 
)
 
 
=
2
 
무슨 감자도 아니고..
 
이건 심하잖아
 
 
세바스찬 김 ,약간은 상처  받은 목소리입니다
 
 
 
:끔찍한 장면에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있노라면, 또 발소리 없이 다가온 칼리가 당신의 뒤에서 손을 뻗더니, 그 머리를 휙 채갑니다.
 
 
■■:마침 찾고있었는데. 이런 곳에 있는 줄은 몰랐네요.
 
찾아줘서 고마워요.
 
 
세바스찬 김:어? 뭐가?
 
아니 잠깐 그걸 왜?
 
 
■■:마침 어디있는지 몰라서 못 먹고 있었거든요.
 
 
세바스찬 김:먹.. 뭐?
 
 
 
:그렇게 말한 그는, 양 손으로 머리를 잡더니...
 
가면인 줄 알았던 사슴뼈가 반으로 갈라지며, 새까만 입을 벌립니다.
 
수많은 이빨이 징그러울 정도로 자란 입 안으로 그 머리를 집어넣더니...
 
으적, 으드득, 까득ㅡ
 
살점과 머리카락 덩어리를 게걸스레 먹어치우기 시작합니다.
 
 
세바스찬 김:
SAN Roll
기준치: 87/43/17
굴림: 79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3
 
(
3
 
)
 
 
=
3
 
..
 
우읍.. 이건 못 견디겠다
 
건강
기준치: 70/35/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속이 뒤틀린 듯, 당장에라도 속을 게워내야겠다는 감각이 밀려 들었었지만...
 
간신히 버텨냈습니다.
 
 
세바스찬 김 ,헬쑥한 표정으로 뒤로 물러납니다
 
 
세바스찬 김:조금은 거북하네
 
 
 
:당신이 그런 반응을 보이든 말든, 그는 길고 새까만 무언가로 사슴뼈.... 그러니까, 입을, 입술 핥듯이 훑어 닦아내고선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이제 자러가죠.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지났잖아요.
 
 
세바스찬 김:그건.. 상관없지만
 
난 안 그럴거지?
 
 
■■:뭐가요?
 
 
세바스찬 김:그.. 하아 좀 눈치껏 이해해주면 안되나
 
 
세바스찬 김 ,살짝 투덜대다가 말을 잇습니다
 
 
세바스찬 김:안 먹을거지?
 
그..네가 먹는다고 하면 막 격렬하게 저항하고 그럴 생각까지는 없는데
 
알고는 있어야 안 놀랄거 같아서 말이지
 
 
■■:...
 
시간없어요.
 
어떻게 하실거에요?
 
 
세바스찬 김:..
 
나 진짜 무서워졌어
 
안 자겠다고 하면?
 
 
■■:... ...
 
 
■■ , 작게 한숨 소리를 냅니다.
 
 
■■:아... 오랫동안 아껴둘 생각이었는데...
 
 
 
:한탄하듯 말을 툭 내뱉은 그는 옷 주머니에서 날이 들쭉날쭉한 칼을 꺼내듭니다.
 
... 이거, 도망치는 게 낫겠죠?!
 
 
세바스찬 김:나 보존식이였어?!
 
이런데서까지 사랑싸움은 좀 아니지..?
 
하하..
 
 
세바스찬 김 ,뒤도 안 돌아보고 튑니다
 
 
세바스찬 김:
민첩
기준치: 90/45/18
굴림: 7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곧장 그 자리에서 튀어나가, 어디로든 도망치기 위해 다리를 움직입니다.
 
잠깐동안 뒷편에서 고함소리가 들려오지만, 당신이 숲으로 들어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에 막힌 듯이 뿔뿔이 흩어져버립니다.
 
그리고 곧, 나무가 하나둘 적어지는가 싶더니, 넓은 들판이 나타납니다.
 
들판의 한 귀퉁이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생김새의 문이 덩그러니 존재합니다.
 
 
세바스찬 김:하아.. 하아.
 
 
세바스찬 김 ,쫓아올지도 모르니 어서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서둘러 문을 열고 나오면, 어느 건물 안입니다.
 
아니 잠깐, 음, 여기 좀 익숙한 것 같은데...
 
 
세바스찬 김:하아.. 사랑해서 먹겠다는 비틀린 의도까지는 몰라도 식량으로 보는 건 사양...응? 좀 익숙한데
 
 
 
:아 여기! 전부터 칼리와 종종 왔었던 레스토랑입니다.
 
어쩌다가 한 번 들렀었던 곳을 칼리가 너무도 만족스러워해서, 종종 알게모르게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자연스레 재방문 하기도 했고,
 
어떨땐 아예 노리고 찾아온 적도 있었죠.
 
 
세바스찬 김:그래.. 종종 왔었지
 
칼리오페가 맘에 들어해서 자주 왔었는데
 
 
 
:근데, 그런 곳이 왜 지금 나타난 것일까요?
 
어쩐지 부피를 키워가는 불안감 탓에 그 자리에 한참을 서있다보면, 직원이 다가와 자리를 안내해줍니다.
 
 
 
직원: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여기, 메뉴판입니다.
 
 
 
:그는 검은 표지의 두꺼운 책자를 내밉니다.
 
음, 이렇게까지 책자가 두꺼웠던 곳은 아니었던거로 기억하는데 말이죠.
 
그런 생각을 하며 슬적 책자를 펼쳐보면... 역시나입니다.
 
이상한 그림과 함께 메뉴명과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사실, 이상한 것은 비단 책자 뿐만이 아닙니다.
 
직원 또한, 웬 멧돼지 머리를 하고 있고,
 
 
 
직원:무엇을 주문하시겠습니까?
 
 
 
:라고 물어오는 입은 열리지 않습니다.
 
 
세바스찬 김 ,메뉴판을 자세히 봅니다
 
 
 
:제정신인 메뉴라고는 단 하나밖에 없는 메뉴판에 진저리가 납니다.
 
단 하나밖에 없는 정상적인 메뉴도... 왠지 정상적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얼핏 듭니다.
 
하지만, 음식점에 오게 된 이상 무언가를 시키긴 해야겠죠.
 
게다가, 이 방을 탈출할 방법도 아직 모르니까, 섣부르게 행동할 수도 없고요.
 
 
세바스찬 김:..
 
이번에는 나야?!
 
하 젠장 그냥 먹히는 게 나았을지도
 
멧돼지야 괜찮고
 
사실 거미도 구우면 가재 맛이 난다고 듣긴 했는데
 
둘 다 섞인 재료가 문제네
 
 
세바스찬 김:..
 
답은 정해져 있네
 
여기 글레이샤네이르 하나 주시겠어요?
 
 
 
:직원은 꾸벅, 몸을 숙여 인사하며 알았다는 표현을 하더니, 곧 레스토랑 안쪽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 ...
 
고기 굽는 냄새가 기분 좋게 코를 간질입니다.
 
음, 어쩌면... 그 메뉴들 사이에 정말 정상적인 것 하나를 넣어둔 것일지도 모르죠.
 
곧 웨이터가 음식을 가지고 나옵니다.
 
비주얼도, 향도, 훌륭한 음식이라 지칭하기엔 모자람이 없습니다.
 
 
세바스찬 김:아 진짜 싫은데.. 싫은데
 
그래도 예의는 아니니까
 
 
세바스찬 김 ,침음을 삼키며 조금 먹습니다
 
 
 
:이미 입 밖으로 나온 불쾌감을 토핑삼아, 나온 음식을 입 안으로 밀어넣으면......
 
음? 제법 괜찮은데요?
 
예상했던 맛도, 익숙한 맛도 아니지만 비린 맛 하나 없이 맛있습니다.
 
잘린 모양새를 보면 다리와 복부 살인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맛이 나는 걸까요?
 
 
세바스찬 김:뭐지..? 중국요리 같은건가?
 
겉모습은 좀 그래도 먹을만하네
 
 
 
:뭐, 아무렴 맛만 있으면 그만일지도요.
 
 
세바스찬 김 ,조금 더 먹습니다. 그래도 꺼림찍 해 다 먹진 않습니다
 
 
 
:음식을 남기면 천벌받는다지만, 왠지 꺼림칙한 느낌이 맛으로도 영 치워지지가 않아서 조금만 먹고 거의 남겼습니다.
 
기분이야 어땠든, 식사를 마치고 결제를 위해 계산대로 향하면, 직원이 물어옵니다.
 
 
 
직원:시키신 인간은 입에 맞으셨나요?
 
 
세바스찬 김:..네?
 
저는 글레이샤네이르를 시켰습니다만
 
 
 
직원:저희는 그날 오실 손님들을 위해 특별한 인간의 살을 잘라 요리합니다.
 
혹시, 입에 맞지 않으셨던건가요?
 
 
세바스찬 김:...아뇨.. 아닙니다
 
 
세바스찬 김 ,명백히 안색이 안 좋아집니다
 
 
 
:혹시나 했던 의심에 대해 확신을 안겨주는 듯한 말에, 급격히 속이 뒤틀리는 느낌이 듭니다.
 
자신이 먹은 것이 그저 평범한 고기가 아닌 인간이라는 사실 만으로도 구역질이 나는데.
 
...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눈 앞에 서있던 직원의 몸이 반으로 갈라지더니, 벌어지고 늘어나며... 문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직도 나아가길 종용하는 듯한 그 문을 보니, 진절머리가 납니다.
 
 
세바스찬 김:
SAN Roll
기준치: 84/42/16
굴림: 84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3
 
(
2
 
)
 
 
=
2
 
..웁...
 
 
세바스찬 김 ,아까 생긴 메스꺼움에 더해져 참지 못하고 속을 게워냅니다
 
 
세바스찬 김:진짜...우욱....악취미적이다..
 
 
세바스찬 김 ,속을 간신히 진정시킨 뒤 문을 열고 나갑니다
 
 
 
:문을 열고 다음 방으로 가면...
 
익숙한 집의 모습입니다.
 
나름 일상적이고, 행복한 기억이 많이 서려있는 장소가 나타나니, 그래도 조금은 안심이 되는 것도 같습니다.
 
 
세바스찬 김:아..진짜 익숙한 천장이다
 
 
 
:온갖 수난을 겪고 온 뒤여서 그런가 특히 더 안심이 되네요.
 
 
세바스찬 김:그래도 마음을 놓으면 안되겠지
 
 
 
:거실의 테이블과 TV, 소파, 서랍장과 안쪽으로 이어진 복도에 연결된 방까지, 당신이 기억하는 모습대로입니다.
 
 
세바스찬 김 ,테이블부터 확인합니다
 
 
 
:종이뭉치와 가계부 등이 올라와 있는 협소한 테이블입니다.
 
아... 가계부...
 
매번 쓰다가 말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종이 뭉치 사이에는 칼리가 쓰다가 깜빡 두고 간 악보 (aka. 과제) 도 끼어있습니다.
 
 
세바스찬 김:...
 
 
세바스찬 김 ,미간짚
 
 
세바스찬 김:이럴 때 보면 진짜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다니까
 
 
세바스찬 김 ,가계부는 애써 테이블 아래로 떨어뜨립니다
 
 
세바스찬 김 ,TV도 켜봅니다
 
 
 
:TV의 전원을 켜면, 평범하게 방송이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 검은 바탕에 흰 글자만 덩그러니 띄워집니다.
 
<몸이 완전히 개조되어 바뀌어버린 상대를 사랑할 수 있는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오는 치지지직, 하는 듣기 싫은 노이즈에 인상을 쓰며 고개를 돌리면, 테이블 위에 있던 종이뭉치(와 바닥에 떨어져 있던 가계부)가 전부 사라지고, 설문지 두 장과 펜 하나가 덩그러니 놓인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바스찬 김:..
 
진짜 불길하다
 
이거 작성하면
 
장기매매라도 당할 거 같아
 
당장 해야지
 
살짝 비슷한데 다른 문항들이네
 
 
세바스찬 김:..
 
좀 예상되는 미래가 있어서 불안하네
 
아니겠지
 
 
 
:설문지의 작성을 마치자, TV가 치지직, 하는 소리를 내며 붉은 화면으로 변하더니, 흰 글씨를 띄웁니다.
 
<설문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설문 결과는 추후 실험 결과에 반영됩니다.>
 
그리고, 화면이 완전히 꺼집니다.
 
 
세바스찬 김:..
 
이거 생방송이였어?!
 
 
 
:실험 결과에 반영된다니, 무슨 말일까요?
 
어쩐지 찝찝한 느낌이 듭니다,
 
 
세바스찬 김:...아아! 모르겠다!!
 
 
세바스찬 김 ,고민하다가 신경 끄기로 합니다
 
 
세바스찬 김 ,서랍장 확인
 
 
 
:이것 또한 별반 다를 것 없이 집에 있던 것과 같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지만,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지 짐작도 가지 않네요.
 
 
세바스찬 김 ,아래 칸부터 확인합니다
 
 
 
:서랍장의 아래 칸에는 파란 보석이 박힌 볼로타이가 들어 있습니다.
 
...이거 칼리가 하고 다니는 것 아닌가요?
 
이게 왜 여기 들어있담.
 
 
세바스찬 김:..
 
칠칠맞다고 해야하는건지
 
아니면 걱정을 해야하는건지
 
이제는 뭐가 뭔지 감도 안 잡힌다
 
 
세바스찬 김 ,챙기기로 합니다
 
 
세바스찬 김:윗 칸에는 뭐가 있나
 
 
세바스찬 김 ,윗 칸 확인
 
 
 
:서랍의 윗 칸을 열어보면, 다리 두 쪽이 반으로 고이 접힌 채 서랍 안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세바스찬 김:
SAN Roll
기준치: 82/41/16
굴림: 7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세바스찬 김 ,급하게 서랍을 닫습니다
 
 
세바스찬 김:???
 
...
 
????????
 
 
세바스찬 김 ,다시 확인합니다
 
 
 
:다시 서랍을 열어보면, 방금까지 안에 들어있던 다리는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텅 빈 서랍 바닥만 보이네요.
 
 
세바스찬 김:ㅁ..뭐지??
 
말도 안되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서
 
좀 피곤해졌나?
 
무슨 신체절단 마술에서 조수가 들어간 박스 1/3 가져온 거 같은 느낌이었는데
 
 
세바스찬 김 ,마지막으로 방 확인
 
 
 
:가끔 칼리가 놀러왔다가 깜빡 잠들어버리면 내어주곤 했던 손님 방입니다.
 
말이 손님 방이지, 언제부턴가는 칼리의 흔적이 곳곳에 잔뜩 남아서 손님용 빈 방이라고 하기에도 멋쩍을 수준이 되었지만요.
 
 
세바스찬 김:가끔씩 쳐들어와서 놀려먹곤 했는데
 
 
세바스찬 김 ,괴롭히는 맛이 있었지 같은 말투와는 다르게 애뜻한 표정입니다
 
 
 
:이 방에서 눈에 띄는 것은 책상 위에 잔뜩 쌓여있는 물건들 정도일까요.
 
 
세바스찬 김 ,책상 확인
 
 
 
:평소라면 오선지였을텐데, 낯익지 않은 종이 몇 장이 어지러이 늘어져 있고, 그 위에 라벤더와 노란색 약물이 놓여 있습니다.
 
 
세바스찬 김 ,종이 내용을 읽어봅니다
 
 
세바스찬 김:...
 
이 정도면 그냥 빼도박도 못하겠구나
 
 
세바스찬 김 ,라벤더 꽃과 노란색 물약을 챙깁니다
 
 
 
:물건을 모두 챙긴 후, 나갈 길을 찾기 위해 걸음을 옮기던 당신은 들어왔던 현관문이 어느새 다른 문으로 바뀌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제 다섯번째였던가요?
 
이번 방이 드디어 마지막 방이겠네요.
 
문을 열고 넘어가도록 해요.
 
 
세바스찬 김:스읍.. .하아..
 
 
세바스찬 김 ,크게 심호흡하고 문을 엽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수많은 책상들과 실험 기구들, 그리고 거대한 검은 수조입니다.
 
검은 수조는 꿀렁거리고 있으나,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알 수 없고, 그저 일정한 맥박만이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바스찬 김 ,실험 기구부터 확인합니다
 
 
 
:스포이드, 시약병, 삼각플라스크, 깔대기 등이 다양하게 놓여 있습니다.
 
아까 읽었던 방식으로 약물을 제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바스찬 김 ,쪽지대로 매지컬 드링크를 만들어봅니다
 
 
 
:제조라고 해봐야, 순서대로 약물과 안정제를 붓고 섞는 것이 전부라, 그리 어렵진 않았습니다.
 
 
세바스찬 김 ,볼로타이를 시약병에 담가봅니다
 
 
:칼리의 볼로타이를 약물 속에 담갔다가 꺼내면, 겉보기에는 달라진 점이 딱히 보이지 않습니다.
 
액체에 젖은 보석이 유독 밝게 빛난다는 점만 빼면요.
 
 
세바스찬 김:빛나네 걔 눈동자마냥
 
 
세바스찬 김 ,챙깁니다
 
 
세바스찬 김 ,그럼 이제 수조를 확인합니다
 
 
 
:맥박이 뛰는 검은 수조입니다.
 
꾸물거리는 것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가 하더니 어느 순간 빨라지고,
 
그와 동시에 수많은 눈이 하나둘씩 뜨이기 시작합니다.
 
두 개를 넘어설 때부터 소름이 돋았는데, 눈의 개수는 점점이 늘어만 갑니다.
 
그 크기마저도 당신의 머리보다 훨씬 커서, 수조 안에 든 것이 과연 무엇인지 생각할 새도 없이 압도감을 느끼고야 맙니다.
 
그것이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면 압도감에서 비롯된 두려움은 극대화되고, 곧 눈에 실루엣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검고 진득거리는 액체가 채 굳지 못해 흘러내리고, 머리로 추정되는 것에는 뿔이 마구잡이로 자라 있는 모습에,
 
수포 같은 눈이 잔뜩 붙어있으며, 마치 염소의 것과 같은 다리 네뎃개가 달려 있다는 것이-
 
그리고, 검으면서도 미묘하게 투명하여 희멀건 뼈대가 온전히 보이는 것 까지 ......
 
 
세바스찬 김:
SAN Roll
기준치: 81/40/16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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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들은 이리저리 주변을 살피고, 그 중 몇 개가 당신을 향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당신을 부릅니다.
 
 
ㅡ:...에우테르페, 나의 뮤즈-...
 
 
 
:그 울림이 너무나 커서, 고막이 찢겨나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반가운 마음이 들어 가슴이 요동칩니다.
 
 
ㅡ:...보고싶었어요.
 
 
세바스찬 김:...역시나 이런 결과구나, 칼리오페
 
데이트하자면서 이게 무슨 일이야
 
이런 깜짝이벤트는 원한 적 없었는데
 
 
ㅡ:......
 
 
세바스찬 김 ,목소리가 떨리는게 확연하지만, 그럼에도 장난스레 웃으며 말합니다
 
 
ㅡ , 느릿하게 눈들을 일제히 닫았다가 엽니다.
 
 
ㅡ:미안해요.
 
저도, 이런 일에 휘말리고 싶었던 건 아니었는데...
 
왜 꼭 잊을만 하면 이런 일들이 찾아오는지, 참.
 
 
세바스찬 김:진짜 온갖 관심이란 관심은 다 받는구나
 
나만 널 사랑해주고 싶은데, 질투해도 되는거지?
 
 
세바스찬 김 ,일부러인듯 평소보다도 고혹적으로 말을 합니다
 
 
ㅡ , 한참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수조에 기대기라도 하는 듯 꿍, 하고 둔탁한 소리를 냅니다.
 
 
ㅡ:이런거, 저도 바란 적 없던 관심이었어요.
 
... 저기, 부탁이 하나 있는데요.
 
제가 구해달라고 말하긴 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말은 이미 이 실험실의 주인에게 들었어요.
 
염치 없다는 건 아는데, 그냥...
 
사랑한다고 한 마디만 해주실 수 있나요?
 
이런 모습이어도, 절 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실 수 있나요?
 
 
ㅡ:... 만약에... 그럴 수 없을 것 같다면,
 
차라리 죽여주실 수 있나요.
 
 
세바스찬 김:진짜 심한 말인거 알지?
 
나 진심으로 상처받았어
 
못하겠다면 차라리 죽여달라니..
 
네 목숨을 가볍게 보는거야?
 
아니면 내 마음을 가볍게 보는거야?
 
 
세바스찬 김 ,오랜만에 나오는 단단히 화가 난 목소리
 
 
ㅡ:... 이런 모습으론 살고 싶지 않아서요.
 
악몽 속에서나 보던게 갑자기 현실로 다가오면 누구라도 그럴걸요.
 
 
세바스찬 김:하아..
 
 
세바스찬 김 ,수조를 열고 손으로 칼리를 만집니다
 
 
세바스찬 김:아 여기 이상한 부분 아니지?
 
무튼, 그래도 그렇지 누구 따라 죽는 거 보고 싶어서 그래?
 
세계 제일 미모의 모델, 자택에서 돌연사!
 
나는 너랑 이렇게 티격태격하든 꽁냥대던 붙어있기만 해도 좋은데
 
 
ㅡ ,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작게 웃음소리를 흘립니다.
 
 
ㅡ:저도, 같이 있는 것 만으로도 좋아요.
 
하지만, 감당할 수 있느냐 없느냐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서 그랬어요.
 
 
ㅡ , 느릿하게 눈들을 닫습니다.
 
 
ㅡ:... 정말 괜찮겠어요?
 
 
세바스찬 김:그러니까, 주제에 날 걱정하고 있는거지?
 
우습네 정말..
 
그래, 원한다니 말해주도록 할게
 
칼리, 칼리오페. 나의 뮤즈
 
네가 어떤 마음이더라도, 어떤 모습이더라도
 
설사 너가 날 버리더라도
 
 
세바스찬 김:난 네 몸을, 마음을, 너에게서 비롯한 작은 티끌 하나마저도
 
죽을 정도로 사랑해
 
 
세바스찬 김 ,달콤하게 속삭여줍니다
 
 
세바스찬 김:그러니, 다시 나에게로 와주지 않을래?
 
 
세바스찬 김 ,볼로타이를 돌려주며 말을 끝냅니다
 
 
 
:어떻게 모습이 변하든, 어떤 마음을 갖게 되든, 사랑하겠노라고 당신은 말했습니다.
 
지금껏 그래왔듯,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수조가 열린 뒤로 미동도 하지 않던 칼리는 마치 긴장이 풀린 것처럼 작은 한숨소리를 내며 그 자리에 앉듯이 조심스레 자리를 잡습니다.
 
그런 칼리에게 볼로타이를 돌려주기 위해 건네면, 그는 조심스레 한 발을 내밉니다.
 
그 검은 것과 푸른 보석이 맞닿으면, 끔찍해보이던 육체가 하얗게 바스라져가기 시작합니다.
 
그 모습이 꼭 반딧불이가 퍼져나가는 것 같아서, 넋을 놓고 보게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곧, 울음같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ㅡ:...고마워요.
 
...... 저.. 진짜 바보 같은 말을 했었네요.
 
꼭 다시 당신에게 돌아갈게요.
 
 
세바스찬 김:그래, 기쁜 마음으로 기다릴게
 
...그래도 너무 늦으면 삐져버릴거니까
 
 
 
:당신이 대답을 마치면, 새까맣던 몸은 완전히 바스라지고, 그 속에서 당신이 아는 모습의 칼리가 나타납니다.
 
당신과 눈을 마주하고, 미소지어보이지만,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에서야 흘리는 기쁨의 눈물인지, 그동안 채 흘리지 못하고 있던 슬픔의 눈물인지 알 길은 없지만-
 
기왕이면 전자인 편이 좋겠네요. 그쵸?
 
어쩌면, 그 눈물이 기쁨을 담고 있기 때문에, 칼리가 곧장 당신에게 다가와 당신을 끌어안고, 사랑을 속삭일 수 있는 것이겠죠.
 
 
칼리:...사랑해요, 진심으로.
 
 
칼리 , 당신의 품 속에 기대듯이 서서 속삭이듯 말합니다.
 
 
세바스찬 김:나보다 진심으로?
 
 
세바스찬 김 ,꽉 끌어안으며 속삭여줍니다
 
 
칼리:'더' 사랑한다고는 제가 감히 재단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부족하진 않을거에요.
 
 
 
:하지만 곧, 그 인간의 몸도 희게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사라짐의 징조를 보임에도, 칼리는 그저 웃으며, 당신의 품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듭니다.
 
 
세바스찬 김:다시 볼 수 있는거지?
 
 
칼리:당연하죠.
 
...먼저 가서 다시 맞을 아침- 아니면 밤을 준비하고 있을게요.
 
...깨어나면, 그때 다시 뵈어요.
 
 
 
:마치 꿈에서 깨어나는 것 뿐이라는 듯이 덤덤하게 말한 칼리는, 곧 완전히 빛무리가 되어 사라집니다.
 
 
세바스찬 김:진짜 빛이 날 정도로 아름답네.. 아~ 빨리 보고 싶다
 
 
 
:오래 기다리게 하면 분명 혼자 온갖 생각을 하고 있을테니, 빨리 돌아가야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어디선가 축하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것이 네 진정한 사랑이군. 이만 돌려보내주도록 하지."
 
"아침을 맞도록 해."
 
그 목소리가 끝나고 나면,
 
탁.
 
영화가 끝나듯 잠에서 깨어납니다.
 
 
 
:익숙한 천장, 익숙한 공기의 향.
 
항상 잠을 자고 일어나던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면, 그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던 칼리가 돌연 당신의 손을 꼭 잡아옵니다.
 
언제나처럼, 미소를 띈 채로요.
 
 
ED2. 타오르는 나비의 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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