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지평선

[COC 플레이로그] 호텔 슈뢰딩거의 마지막 가면극 본문

COC 플레이로그 (고정페어 타이만)/나이아&질리

[COC 플레이로그] 호텔 슈뢰딩거의 마지막 가면극

CB_PL_ 2024. 12. 20. 19:05

시나리오 링크: https://posty.pe/f5i5nq

 

 

 

본문 > 

더보기
 
 
 
:첫번째 종소리.
당신은 총을 들어 유령을 쏩니다. 그의 인영이 바닥으로 무너집니다.
두번째 종소리.
조각된 문이 반파됩니다. 외우주의 신이 내린 성물은 그렇게 부서집니다.
세번째 종소리.
물로 된 괴물에게 당신이 잡아먹히려는 찰나, 유령이 와서 괴물을 쫓아냅니다.
 
 
:네번째 종소리.
호텔을 향해 다급하게 달려오는 누군가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섯번째 종소리.
호텔 안의 모든 시간이 거꾸로 재생되고 있습니다.
여섯번째 종소리.
당신은 괘종시계가 당신의 시간을 탐욕스럽게 빨아먹는 것을 목격합니다.
 
 
:당신은 깨닫습니다.
이미 있었던 일은 시계를 거꾸로 감아도 되돌아오지 않고, 모든 재생은 일그러지고 어긋날 것입니다.
시간은 실시간으로 쓰여지는 글과도 같은 것.
이미 쓰여진 글자 위에 줄을 긋고 단어를 바꿔써도, 없어지지 않는 첫번째 문장의 흔적입니다.
그리하여 검은색 괘종시계는 입맛을 다시며 고대하고 있습니다.
이건 기회나 축복따위가 아닙니다. 12번의 종소리가 지나는 순간, 당신의 시간은 시계의 만찬이 되어 영원히 지워질 것입니다.
 
 
:그래도 당신이 도전하겠다면......
맹렬히 돌아가던 시계바늘이, 자정 조금 전에서 멈춥니다.
 
 
:―깜빡.
향락이 연회장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샴페인이 줄줄 흘러내리는 유리잔, 흥에 겨워 웃고 떠드는 소리, 금으로 무늬를 바른 벽지와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번쩍거립니다.
가면을 쓰고 얼굴을 가린 사람들이 친절하게 웃으며 당신에게 술을 권합니다.
흘러가듯 그 인파를 스쳐지나가면, 어느새 당신의 손에 샴페인 잔이 들려집니다.
시간은 자정 직전,
 
 
:파티에 막 들어섰을 때로 돌아와 있음을 깨닫습니다.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숨을 한 번 내쉰뒤 연회장의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할로윈 분장을 하고 있습니다.
...음, 아뇨. 그렇게 보이기만 하는 것이네요.
그들은 자신의 분장이 이미 피부가 되어버린 줄도 모르고, 서로의 분장을 칭찬하며 웃고 있습니다.
기괴하게 번뜩이는 눈, 날카로운 이와 손톱 따위가 어딘가 일그러져 보입니다.
그중에서도 마녀 분장에 먹히고 있는 사람은 입이 가벼운지 쉴새없이 무언가 떠들고 있습니다.
 
질리 피어슨 , 정체를 아는 이상... 말 걸고싶지는 않기에 근처에 다가가 듣습니다.
 
 
:"이 호텔, 사실 예전에 망한 호텔을 사들여서 개축한 건물인거 아시나요?"
"그 망한 호텔, 천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보석들이 숨겨져 있더래요."
"보석을 탐내서 호텔 폐허로 들어갔다가 이상한 일에 휘말려 목숨을 잃은 이도 많다던걸요? 분명 보석의 짓일거에요."
"그런 괴이를 일으키는 보석이라면... 혹시 모르죠, 모으면 소원을 이뤄줄지도?"
"단상 위에 있는 물건은 호텔 폐허에서 찾은 물건이라던데, 그 보석이면 참 좋을 것 같네요."
"그나저나... 이상하네요."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질리 피어슨 , 그 말에 움찔합니다. 저거...나, 겠지...?
 
 
:아무래도 그렇겠죠...?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몸을 부르르 떨며 자리를 이동합니다. 발걸음을 움직여 괘종시계쪽으로 갑니다.
 
 
:연회장 구석에 있는 검고 커다란 괘종시계는 11시를 가리키고 있고, 분침은 정각에서 몇 분을 남긴 채로 멈춰 있습니다.
시계 앞에 다가가는 순간, 갑자기 주머니 속에서 이상하게 무거운 것이 느껴집니다.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주머니를 뒤적거려봅니다.
 
 
:주머니 속에서 나오는 것은 붉은 보석과 규칙카드 뭉치입니다.
그리 무거운 물건도 아닌데 왜 그렇게 무겁게 느껴졌을까요...
 
질리 피어슨:...
(이게 아까 그 마녀가 말한 보석이려나?)
....음.
 
질리 피어슨 , 살짝 망설이듯 손을 잠깐 거두었다가...유리판에 손을 올립니다.
 
 
:. . .
10초 가량이 지나자, 잠시 머리가 아찔해지는 느낌이 찾아왔다가 사라집니다.
 
질리 피어슨:...
이게 맞을까...?
...지금은 이게 최선이라 생각하자...
 
질리 피어슨 , 다음은... 출입구 쪽으로 갑니다.
 
 
:양쪽으로 열리는 커다란 나무 문입니다.
겉보기엔 열려있지만, 무형의 장벽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질리 피어슨:...
결국에는 나가지는 못한다는 소리인가...
 
 
:그냥 건너가는 것은 힘들 것 같지만...
붉은 보석의 힘을 빌린다면 지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죠.
결과적으로는 여기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등지고 도망치는 것이 될테지만 말이에요.
그래도 괜찮다면, 시도해봄직은 할겁니다.
자정이 되면 이 장벽은 혼자서는 빠져나갈 수 없는 고립을 선사할테니까요.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잠시 문 너머를 바라봅니다. 지금 나가면, 고통받지 않은채 외면할 수 있겠지만... 혼자서는 나가고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몸을 돌려 다시 안쪽으로 향합니다.
 
 
:당신이 몸을 돌리고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순간,
때맞춰, 새로운 도전자를 확인한 괘종시계가 자정을 알립니다.
당신은, 공기가 무거워진 것을 알아차립니다.
 
 
:눈 앞에서 일어나는 일은, 이미 두어 번 겪어본 일입니다.
정적이 잉크처럼 번지고, 수다스러운 입들, 잔이 부딪히는 소리와 새로 술을 준비하는 소리, 웃음 소리가 사라집니다.
모두가 숨을 삼킵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 걸어나오는 비단 신발.
키는 보통 사람의 두 배에, 넝마같은 망토를 입었음에도 찬란한 광휘를 두른 이.
노란 옷의 왕이 이 자리에 찾아옵니다.
 
 
:누군가는 헉, 하고 질겁하지만... 당신은 다른 것을 발견합니다.
사람들 사이에 섞여, 연회장 구석에 흰 천으로 만든 유령 옷을 입은 이가 서있습니다.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원래라면 눈 앞에 있는 저것을 보고 공포심에 들었어야합니다. 하지만 이미 두어번이나 겪은 일,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이 겪게 될 일에 놀랄 정도로 한가로운 마음을 가지지는 않았습니다. 그것보다는 저 사람들 사이에 보이는 '유령'에 더 시선이 끌립니다. 어떻게든 떠나지 못하게, 붙잡아두고 보내고싶지 않은 그 사람이. 지금 저기에.
 
 
:당신이 그를 멍하니 바라보는 사이, 최후의 비명처럼 총소리가 산발적으로 울려 퍼집니다.
그럼에도 아무 저항도, 피해도 없이, 은 당신의 앞에 다다릅니다.
이 옷자락 아래에서 갈고리처럼 비틀린 손을 벋어 당신의 손목을 낚아채면, 손바닥에 살을 칼로 파내는 것 같은 작열감이 느껴집니다.
몸은 바싹 얼어붙어 스스로의 힘으로는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때,
그것의 머리통이 목 위에서 떨어져 데굴데굴 바닥을 구릅니다.
 
 
:머리를 잃은 몸은 그대로 연기가 되어 망토만 남기고 사라집니다.
화끈한 작열감의 뒤로, 이제는 익숙한 목소리가 따라붙습니다.
 
유령:이봐!
 
 
:총으로 의 머리를 날려버린 이가 당신에게 달려옵니다.
언제나 수상해보이고, 제대로 알려주는 것도 없는 못난 놈이지만, 당신만을 위해 제 목숨까지 기꺼이 내놓기 위해 찾아온 존재.
이제는 저 존재가 그라는 사실을 압니다.
조잡한 힌 천을 뒤집어쓴 '유령'은 당신에게 빠르게 다가오더니...
 
유령:달릴 수 있겠어?
 
 
:라고, 이번에도 물어옵니다.
 
질리 피어슨 , 그말에 말로 대답하지는 않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시선은 여전히 '유령'에게서 때어내지 못하고있습니다.
 
 
:당신이 고개를 끄덕이면, 유령은 그대로 당신을 일으키고서는 손을 붙잡은 채 홀을 가로질러 달리기 시작합니다.
 
 
:홀에 있던 사람들은 분장에 완전히 잡아먹혀 괴물로 변해버린 채, 주변의 것을 마구잡이로 잡아 뜯고 할퀴어대고 있습니다.
처음에야 당황하고 얼타는 바람에 제대로 판단도 안 서고 몸도 따라주지 않았다지만...
이제는 말이 조금 다르겠네요.
 
질리 피어슨: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873861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두 사람은 요리조리 괴물들의 사이로 파고들며 홀을 질주, 연회장을 빠져나가 복도에 도달합니다.
불꺼진 어두운 복도, 수많은 조각상이 선 그곳에서 '유령'은 주위를 살피듯 머리를 몇 번 돌리더니, 당신을 유독 크기가 큰 조각상 뒤로 밀어넣어 숨깁니다.
 
질리 피어슨 , 얌전히 조각상 뒤에 숨겨집니다.
 
 
:그 직후 주변을 둘러본 '유령'은 곧, 흰 천을 걷어내고 아래 숨어있던 가면을 쓴 호텔리어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다소 조급한 듯 하면서도, 매우 침착한 태도로, 손수건을 꺼내들어 낙인이 찍혀 피가 흐르고 있는 당신의 손바닥을 닦아내고 지혈해주고 있네요.
...그렇다는 건, 대화할 타이밍은 지금이라는 것이겠죠.
앞서서 그랬듯이요.
 
질리 피어슨 , 손을 지혈해주는 것을 바라보다가 무의식 중에 '유령'의 이름을 부릅니다.
 
질리 피어슨:나이아, 그...
...아.
 
질리 피어슨 , 그 말을 하고는 황급히 다른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습니다.
 
 
:당신의 목소리에, '유령'... 나이아가 순간 움찔하더니 움직임을 멈추고 당신을 똑바로 바라봅니다.
비록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표정이 어떨지 묘하게 예상이 가는 것도 같습니다.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입을 막은채 시선을 피합니다. 잘못 말했다...
 
'유령':...방금 뭐라고 했어?
 
질리 피어슨:.......
아무것도.
 
'유령':아니, 질문이 잘못된 모양이네.
지금 네가... 나를 왜 알고 있어?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잠시 시선을 피하다가 한숨을 쉬며 '유령'과 시선을 맞춥니다.
 
질리 피어슨:... 솔직...하게 말하면... 믿어줄거야?
 
'유령' , 아무 대답없이 그대로, 가만히, 가면 너머로 시선을 맞추고 있습니다.
 
질리 피어슨:...난, 이번일이 3번째 반복이야. 그리고... 2번째에서는... 조각상까지 부실 수 있었어...
 
'유령':...반복이라니?
 
'유령' , 작게 한숨을 내쉽니다. 골칫거리가 생겼다는 느낌입니다.
 
질리 피어슨:...말 그대로야. 정확히는... 내가 죽는 걸 기점으로 반복되지. 물론 이번에는 죽어서는 아니긴하지만...
 
'유령':......
 
'유령' , 다소 착잡한 한숨을 한 번 더 내쉬고는, 하다 만 지혈을 마무리합니다.
 
'유령':마지막에 어떤 일이 있었어서 돌아왔는지 기억해?
제대로 기억하고 있으면. 이번엔 다시 안 돌아오게 피해가.
일단은 여기 숨어있다가, 핫라인으로 이동하고.
여기서 오른쪽 복도로 가서 비상 계단으로 한 층 내려가.
계단을 나와서 오른쪽 복도 끝에 있는 빨간 전화기야.
 
질리 피어슨:...마지막에,
네가 죽었어.
그래서 돌아온거야.
...혼자 나가고싶지 않아서.
 
'유령' , 그 말을 듣고, 일어서려던 몸을 멈춰세웁니다.
 
'유령':-왜?
...겨우 그런 이유로 돌아온거야?
 
질리 피어슨: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겨우 나 하나 구한다고 총지배인이 된거야?
힘도 없는 상태로?
 
'유령':그럼 가만히 구경만 하라고?
그리고, 지금은 그런 상태지만 나도 한 때는 신이었어.
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돌아올 수 있는 몸이라고.
 
질리 피어슨:그럼 나도 네가 죽는걸 보고 그냥 가라고? 그리고 네가 언제 돌아올줄 알고 그때까지 기다려?
내가 누구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있는 줄은 알고 그래?
난 너가 안죽을때까지 여기 있을거야.
 
'유령' , 작게 으르릉하는 소리를 내다가도, 한숨을 내뱉습니다.
 
'유령':안돼, 버티지 말고 나갈 수 있을 때 나가.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자재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인간은 없어.
네가 어떤 방법으로 돌아온거든, 그게 계속 쌓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
그러니까, 고집 부리지 말고 나갈 수 있을 때 나가줘.
 
질리 피어슨:...그럼 죽지를 말던가... 살아있을 수는 없는거야...?
 
'유령':...어쩔 수 없어.
내가 가면을 쓴 채로 과거에 갔을 때 부터 정해진 일이야.
너를 구하면 가면이 깨지고, 그러면 나는 변질되겠지.
막을 방법은... 없을거야.
 
질리 피어슨:...정말 없는거야? 적어도 변질되는걸 어떻게든 막는다던가...
 
'유령' , 짧게 고민을 하다가도, 고개를 살짝 내젓습니다.
 
'유령':밖에 있을 현재의 내가 과거로 이동하기 전까지 버티면 또 모르겠지만, 그러려면 강한 힘이 필요해.
가면을 유지하는 힘을 대체할만큼 강한건 많지 않고.
 
질리 피어슨 , 그말에 고민하듯 눈을 굴립니다. 강한 힘....강한 힘...
 
질리 피어슨:...
그럼, 호텔에 있다는 보석으로는?
 
'유령':-보석?
 
질리 피어슨:호텔에 보석이 있다고 그러던데.
그것때문에 괴이를 일으키는거라고...
 
질리 피어슨 , 나이아의 반응에 아닌가...?싶어 좀 망설이듯 말합니다.
 
'유령':...-괴이를 해치웠을 때 결정 같은게 나오기는 할거야.
결정마다 가진 힘도 꽤 강하고.
...그렇지만 그것들이 이 힘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인지는 나도 모르겠어.
 
질리 피어슨:....
이것도 그 보석이야?
 
질리 피어슨 , 가지고있던 붉은 보석을 보여줍니다.
 
'유령':...-하긴, 돌아온거라 그랬으니까.
맞아, 그것도 그 결정들 중 하나야.
 
질리 피어슨:..그럼 괴이를 해결하면 보석을 모을 수 있는거 아닐까? 그럼 너도 가면을 유지할 수 있고.
 
'유령':가능성은 있기야 하겠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할까.
그 과정에서 네가 다치거나, 많이 위험해질거야, 분명.
그건... 별로 원하지 않아.
 
질리 피어슨:... 내가 그런걸로 그만뒀으면 난 지금쯤 아직도 연구소에 갇힌채로 있겠지.
다쳐도 어떻게든 살거야. 위험해도 다시 일어날거야. 이미 위험한 일은 수 없이 당해봤어.
네가 날 살고싶게 만들었잖아. 그러니까 너도 살아서 책임져. 죽지말고...
 
'유령':......-그래, 알았어, 알았다고.
그럼 대신, 조건 하나만 붙여.
어떻게 해도 안될 것 같으면, 그땐 내가 아니라 너부터 챙겨.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잠시 고민하듯 눈을 굴리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합니다.
 
질리 피어슨:...알았어.
 
'유령' , 그 대답을 듣고서는, 짧게 숨을 내뱉으며 품 속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합니다.
 
'유령':안쪽에 잘 숨어있다가 먼저 움직여, 곧 뒤따라갈게.
 
질리 피어슨 , 거짓말 같다는 생각을 못지운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순순히 안쪽에 숨어있습니다.
 
 
:당신이 조각상 그림자 안쪽으로 완전히 숨으면, '유령'은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앞으로 나섭니다.
곧, 발소리 여럿이 다가옵니다.
그리고, 가까이로 다가온 수많은 발소리 중 하나가 입을 엽니다.
 
 
직원?:총지배인님, 죄송합니다. 제물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뭘 보고 계십니까?
 
'유령':제물이 이쩍에 숨었나 확인하고 있었다.
이쪽에는 없는 것 같으니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유령'이 무리를 이끌고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 . .
주변은 금세 조용해지고, 인기척도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슬슬 이동할까요?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빠르게 핫라인이 있는 쪽으로 갑니다.
 
 
:이제는 익숙한 복도, 한 구석에 괘종시계가 놓여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 옆에는 작은 꽃병과 빨간 전화기-핫라이이 놓여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인기척이 없고 안전해보이지만, 한시가 가까워지면 괴물 무리가 나타나겠죠.
 
질리 피어슨 , 주위를 둘러보며 괘종시계로 가 유리판에 손을 올립니다.
 
 
:괘종시계에 손을 올리고, 약 10초가 지나면 얕은 현기증이 찾아옵니다.
이것도 슬슬 익숙해져 가는 것 같네요.
시계의 시침은 연회장의 것과 마찬가지로 11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질리 피어슨 , 잠시 시계를 바라보다가 핫라인쪽으로가 수화기를 집어듭니다.
 
 
:수화기를 들면 자동으로 전화가 연결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결 대기음 대신 '지금 거신 전화는 통신권 밖에 있습니다.' 라는 자동응답 목소리가 돌아옵니다.
 
질리 피어슨:...어?
....
 
질리 피어슨 , 생각합니다. 설마...
 
질리 피어슨 , 혹시 싶어 자신의 휴대폰도 통신권 밖인지 확인합니다.
 
 
:당신의 핸드폰에도 권외지역 표시가 떠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만약 현재의 나이아가 호텔 근처에 있다면...
연락이 안되는 것도 당연하겠네요.
당장 당신부터도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니까요.
 
질리 피어슨:...그렇네.
....그럼 이건 반복이 아니라는 얘기네.
으음...
 
 
:이젠 어떡해야하나, 잠깐 고민을 하고 있으면...
갑자기 등 뒤에서 서늘한 기척이 느껴집니다.
 
질리 피어슨 , 그거에 놀란듯 뒤를 돌아봅니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면, 다시 흰 천을 뒤집어 쓴 '유령'이 그곳에 서 있습니다.
다가오는 걸음걸이에는 무게감이 없어서, 정말 유령처럼 느껴지네요...
 
유령:대화는 잘 된 것 같아?
 
질리 피어슨 , 놀란 표정 그대로 굳어서 부들부들떨다가 당신의 말에 정신을 차린듯 고개를 젖습니다.
 
질리 피어슨:...그냥, 연결자체가 안돼.
통신권 밖이라고...
 
유령:...그럴리가 없는데.
다시 한 번 통화해 봐.
 
유령 , 그리 말하며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합니다.
 
유령:지금 시간이면 통화를 하고 있었어야 해.
...-그래도 아직 늦은 건 아니니까, 어서.
 
질리 피어슨 , 수화기를 내려놓았다가 다시 들어올려봅니다.
 
 
:. . .
여전히 같은 자동응답이 들려옵니다.
 
질리 피어슨:....
안돼.
...호텔 근처인것 같은데?
 
유령 , 한숨을 한 번 쉬며 고개를 까딱 내립니다. 아마도 천 안쪽에서 손으로 이마를 짚고 있는 듯 합니다.
 
유령:벌써 내가 근처에 있으면 안되는데.
이래서야, 알고 있는 정보가 쓸모가 없게 되어버려.
 
질리 피어슨:...이전에 있었던 일이 지금에도 영향을...끼치는 것 같은데.
 
유령:...그러길래 일찍이 나가서 살았으면 좀 좋아?
...계획을 다시 짜야겠어.
 
질리 피어슨 , 그말에 기분이 안좋은지 인상을 쓴채로 수화기를 내려놓습니다.
 
유령 , 혼자서 무언가 작게 중얼거리다가 끄응, 하는 소리를 냅니다.
 
 
:만약 당신이 시간을 돌린 탓에 미래의 모든 상황이 꼬여버렸다면, 당신 역시도 지금부터는 모르는 일들을 대처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뭐어, 그만큼 각오를 했겠지만서도요.
저 녀석이 그걸 몰라주는 것이 참 야속하게만 느껴지네요.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불만스럽다고 생각하면서도 잘못 선택한걸까 하는 걱정이 물 밀려오듯 떠내려옵니다. 하지만 이미 선택한것이고 각오한 것이기에 최대한 내색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잠깐, 시간이 덧없이 흘러가게 두면, '유령'이 갑자기 몸을 펴고 뒤를 돌아봅니다.
뭔가 느끼기라도 한걸까요?
 
질리 피어슨:...왜?
 
유령:-숨어야 해, 괴물들이 오고 있어.
이쪽으로 와, 직원용 통로로 갈거야.
 
유령 , 당신의 손을 잡고, 급히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곧, 완전한 괴물로 변한 손님들이 천천히 복도를 채웁니다.
기괴하게 그르렁대는 소리와 벽을 긁는 소리도 종종 있지만...
당신은 '유령'의 안내로, 돌아가는 벽을 통해 막 직원용 통로로 들어온 참입니다.
괴물들이 사라진 당신을 찾고 있지만, 한참 시간이 걸리거나, 찾아내지 못할겁니다.
 
유령 , 잠시 벽 쪽을 돌아본 채로 동향을 살피는 듯 싶다가, 목소리를 낮춰 속삭이듯 말합니다.
 
유령:내가 잠깐 시선을 끌고 있을게.
그러니까 일단은, 수영장 쪽으로 가 있어.
안에 들어가진 말고, 프론트가 있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돼.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말 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유령:...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겨서, 기다리기 힘들 것 같아지면,
그냥 도망쳐. 알았지?
 
질리 피어슨:...노력해볼게.
 
유령 , 당신의 대답을 듣고는, 조심스레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줍니다.
 
유령:금방 돌아올게.
 
 
:그리 말한 뒤 두르고 있던 흰 유령 옷을 잡아 벗은 그는, 당신에게 약도를 쥐여주곤 곧장 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 . .
당신도 일단 움직이는 게 좋겠습니다.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수영장쪽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당신은 비상계단을 통해 1층에 있는 수영장 입구에 도달합니다.
밤이라서 조명이 얼마 켜져 있지 않은 탓에,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정면에 데스크와 괘종시계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어두운 수영장이 보이고, 양 옆으로 탈의실과 샤워실이 두 개씩 있습니다.
 
질리 피어슨:.....
지난번처럼 침수 당하지 않으면 좋을텐데...
 
질리 피어슨 , 잠시 눈을 굴리다가 괘종시계쪽으로가 유리판에 손을 올립니다.
 
 
:똑, 딱, 소리없는 초침의 움직임이 머릿속에서 열 번 그려집니다.
그러고나면, 가벼운 현기증과 함께 또다시 당신의 시간이 시계에 갇힙니다.
 
질리 피어슨 , 유리창 너머 수영장을 봅니다.
 
 
:비상등만 달랑 켜져있는 수영장의 모습이 보입니다.
ㄷ자 형태인 호텔 건물에 둘러싸인 모양새네요.
대충 보기에도 작은 테마파크처럼 잘 만들어진 실외 수영장이지만, 지금은 꺼림칙한 물만 보입니다.
유리창 구석에는 열쇠로 여닫을 수 있는 유리문이 달려있네요.
잠겨있는 것 같지만.
 
질리 피어슨:...
별로 가고싶지 않아...
 
질리 피어슨 , 이전 일 때문인지 몸을 부르르 떱니다.
 
질리 피어슨 , 데스크쪽으로 갑니다.
 
 
:원래라면 안내원이 서있었을, 서랍달린 데스크입니다.
탁상용 시계는 12시 45분을 가리키고 있고, 뒤쪽에는 락커 열쇠가 차례로 정리되어 있는 장이 하나 있습니다.
 
질리 피어슨 , 열쇠장을 먼저 봅니다.
 
 
:열쇠장에는 락커 열쇠 뿐 아니라 수영장과 관련하여 이런저런 열쇠도 더 들어 있습니다.
유리창 열쇠도 여기 있네요.
 
질리 피어슨:음...
일단 챙기는게 좋으려나...
 
질리 피어슨 , 잠깐 둔채로 서랍을 확인합니다.
 
 
:서랍 안에는 메모가 한 장 들어있습니다.
꺼내서 읽어볼까요?
 
질리 피어슨 , 읽어봅니다.
 

가끔 유리창이나 CCTV로 이상한게 보일 수 있거든? 

뭐가 보여도 8시 이후로는 무조건 무시해. 

여기가 가스 새는 자리라서 가끔 환각이 보인다나?

전에 누가 한번 헛것 보고 수영장 문 열었다가 물난리 났잖아. 

 

너도 조심해.

 
질리 피어슨:...음.
문 절대 열지 말아야지...
 
질리 피어슨 , 다짐.
 
질리 피어슨 , 탈의실쪽으로 갑니다.
 
 
:남성은 왼쪽, 여성은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는 탈의실입니다.
탈의실까지는 진입이 가능하지만, 그 안쪽에 있는 샤워실은 문이 잠겨 있네요.
탈의실 안은 꽤 어둡습니다.
유독 긴 전선과 드라이기, 콘센트 따위가 방치되어 있습니다.
 
질리 피어슨:...
(여기에서 물 난리가 나면...)
 
질리 피어슨 , 열쇠장 쪽으로 가 샤워실 열쇠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 . .
샤워실 열쇠는 쏙 빠져있네요.
우우 .
 
질리 피어슨:...
이제 기다리는 것 말고는 못하겠네.
 
 
:더이상 둘러볼 수 있는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니 얌전히 기다리자고 생각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
유리창 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납니다.
사람들이 싸우는 소리 같기도 하고, 파도풀 소리 같기도 합니다.
확인해볼까요?
 
질리 피어슨:응...?
 
질리 피어슨 , 유리창을 통해 밖을 바라봅니다.
 
 
:유리창 너머를 확인하면, 반대편 호텔 건물, 몇 층 위의 발코니에 위태롭게 서 있는 '유령'의 뒷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괴물 직원들이 그를 둘러싸고 위협하는 모양새입니다.
'유령'은 그들을 설득하려는 것인지 무어라 말하는 것 같지만, 곧 다른 직원에게 밀려 수영장으로 그대로 추락합니다.
첨벙, 큰 소리를 내며 물이 높게 튀어오르고, '유령'을 삼켰다가, 다시 잔잔해집니다.
당신이 너머를 보고 있는 유리창 앞에도 물자국이 튀어 흘러내립니다.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그것을 보고는 놀란 표정으로 유리창에 손을 올린채 수영장을 바라봅니다.
 
질리 피어슨:가야, 하나...?
근데... ....가도 되나...?
 
질리 피어슨 , 불연듯 이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립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이곳에서 정말 들어가도 되는 걸까...?
 
 
:. . .
고민에 빠진 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보면, 불길함을 하나 깨닫습니다.
분명 물 안으로 떨어졌을 '유령'이, 왜인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네요.
 
질리 피어슨:... ...
 
질리 피어슨 , 그것을 보고는 불길함과 동시에 이질감을 느낍니다. 분명 수영을 못할 것도 아니고, 아무리 인간에 가깝다고해도 이 호텔의 총지배인인데... 왜 안떠오르지...?
 
질리 피어슨:...
똑같은 짓을.
두번 안할거라는 보장은 없지.
207호때 날 죽인 놈과 같다면... 들어가면 안될거야.
 
 
:. . .
. . .
1분, 2분, 그리고 마침내 10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르도록,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은 없습니다.
어느새 탁상시계는 1시 즈음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대로, 똑같은 짓을 두 번 안할거라는 보장도 없고, 본 것이 환각이나 가짜일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그렇게 들어가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고 가만히 기다리다보면...
이제는, 수영장 쪽에서 물결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은, 유리창 너머로 물이 허공으로 일어나는 풍경을 목도합니다.
수영장을 가득 채우던 물은 어느새 바닥까지 말랐고, 이제는 커다란 형체를 갖추어 유리창 쪽으로 전진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파도처럼 일어난 물의 벽이 천천히 유리창에 들러붙습니다.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그것을 보고는 머리를 굴리듯 시선을 돌리다가 탈의실 쪽으로 갑니다.
 
질리 피어슨:물 그자체인 놈이...전기가 통하려나...??
 
 
:통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가만히 있다가 '또' 목졸려 죽는 것 보다는 낫지 않겠어요?
 
질리 피어슨:...
닥쳐라. 나 예민하다.
 
질리 피어슨 , 나레이션한테 으르릉.
 
 
:히잉.
 
질리 피어슨 , 일단 긴 전선 코드를 들어 콘센트에 꽃습니다.
 
질리 피어슨:....
......
잠시만 잠시만.
 
질리 피어슨 , 다시 뽑습니다.
 
 
:인간 통구이.
탈 뻔 했어.
 
질리 피어슨:닥쳐.
 
 
:하하하.
 
질리 피어슨 , 일단...먼저 긴 전선 겉부분을 벗겨놓은 뒤 유리문 앞에 둡니다. 그리고 다시 탈의실로 가 콘센트를 꽃아둡니다.
 
질리 피어슨:...숨을 곳이...
 
질리 피어슨 , 데스크쪽으로 가 일단 최대한 몸을 숨깁니다.
 
 
:유리창에 붙었던 물은 창에 난 작은 틈새로 실낱같은 양의 물을 흘려보내, 안쪽으로 조금씩, 조금씩 넘어옵니다.
푸르게 맥동하는 심장처럼 생긴 것이 허공에서 뭉쳐지고, 그것을 중심으로 녹아내리는 듯 보이는 인간의 형상을 만들어냅니다.
넘어온 물이 많아질수록 그것의 형태는 점점 더 정교해지고, 정말 인간과 같아져갑니다.
그렇게 마침내 발까지 완성되며 바닥에 물길이 닿는 순간,
탁, 소리를 내며 물과 닿은 전선이 스파크를 튀기고, 마구잡이로 전기를 흘려보냅니다.
선을 따라, 물길을 따라, 전기가 흐르며 순간 섬광이 퍼집니다.
 
 
:데스크 뒤쪽에 숨은 당신도 저도 모르게 삐쭉 몸을 긴장할 정도의 소음과 빛이 튀기면, 괴물의 녹아내리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려옵니다.
전기를 피하고자 몸부림을 쳐보지만, 아무 소용도 없습니다.
그렇게 단 10초도 되지 않는 시간, 물은 기체가 되어 사라집니다.
그것이 있던 자리에는 연하늘색 보석만이 떨어져있습니다.
. . .
 
질리 피어슨:...
 
 
:아무리 괴물이 죽는 모습이라고 해도 끔찍하긴 끔찍하네요.
듣기 싫은 소리도 그렇고, 진짜 무언가 감전당하는 걸 보는 것도 그렇고,
기분 좋은 일은 아닙니다.
 
질리 피어슨:
SAN Roll
기준치: 41/20/8
굴림: 49
판정결과: 실패
.....
 
질리 피어슨 , 불쾌한 감각에 인상을 찌푸립니다. 앞으로 이걸 더 봐야겠죠...
 
질리 피어슨:...
....
 
질리 피어슨 , 먼저 위험할 수 있으니 탈의실로 가서 콘센트를 뺍니다.
 
질리 피어슨:괴물은 죽어도 나는 살아야지.
 
질리 피어슨 , 연하늘색 보석을 집어듭니다.
 
 
:집어든 연하늘색 보석은, 미묘하게 수류가 반짝거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무늬를 띄고 있습니다.
예쁘긴 예쁘네요, 참.
 
질리 피어슨:...그래도 물이라고 이쁘게 생겼네...
 
 
:그런 말을 하고 있노라면, 복도 쪽에서 서늘한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나타나는 것은, 다행히도 '유령'입니다.
급하게 뛰어왔는지 행색은 엉망이고, 여기저기 다친 자국도 조금 있습니다.
이번에는 천도 뒤집어 쓰고 있지 않고요.
...랄까, 원래 가면 끝에 저렇게 잔가지 같이 금이 가 있던가요?
이상하네요.
 
질리 피어슨:ㅇ,어? 괜찮아?
 
'유령':-괜찮아.
너야말로 별 일 없었어?
좀 오래 걸려버렸는데.
 
질리 피어슨 , 당신이 있는쪽으로 조급한 발걸음으로 다가갑니다.
 
질리 피어슨:음... 일이 있긴했는데... 다치지 않았어.
 
'유령' , 당신의 말을 듣고도 안심이 되지 않는 모양인지, 마찬가지로 당신과의 거리를 좁힌 뒤 상태를 직접 확인합니다.
 
질리 피어슨:진짜 멀쩡해...;;
넌? 왜 그렇게 다쳤어? 가면은 왜 금이 갔어...?
 
'유령':그냥 좀, 어쩌다보니까.
가면은... 글쎄, 여기에 문제 생길 정도의 행동은 안했을텐데.
 
'유령' , 그리 말하며 제 가면을 살짝 더듬거립니다.
 
질리 피어슨:.....
너도 조심해...
 
'유령':충분히 조심하고 있어.
이번건 어쩔 수 없었던 것 뿐이야.
 
'유령' , 그리 말하면서 보라색의 보석을 꺼내 보여줍니다.
 
질리 피어슨 , 그걸 보고는 놀란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유령':네가 전부 부담하는 것 보단 내가 하는게 나으니까.
 
질리 피어슨:이것 때문에 다쳐온거였어...?
 
'유령':그렇게 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 뭐.
 
질리 피어슨:...넌 내가 조금이라도 다쳐도 별 걱정을 다하면서...
 
'유령':뭐, 아무튼.
 
'유령' , 손에 보석을 쏙 쥐여줍니다.
 
질리 피어슨 , 보석을 쥐어준 손을 잡다가 당신을 불만스럽게 바라보며 말합니다.
 
질리 피어슨:'유령씨'도 최대한 안다치게 노력해봐. 나도 걱정된다고...
 
'유령':...그으래애. 노력은 해볼게.
 
질리 피어슨:..그래서, 계속 여기 있을 수는 없잖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보석을 더 모을 수 있다면 모으고 싶은데...
나보다는 총지배인인 너가 더 잘 알거잖아. 짚이는데 있어?
 
'유령':있-기는 한데-
...그래, 말린다고 말려질 상황이 아닌 것 같으니까.
 
'유령' , 혼자 납득하면서 한숨을 내쉽니다.
 
'유령':창고 중에, 거울만 있는 곳이 하나 있어.
거기에 하나 더 있을거야.
 
질리 피어슨:거울,,,
그럼 거기로 가자.
 
'유령':...그래-
이쪽이야, 조심히 따라와.
 
 
:조금은 뜸을 들이는 듯 보였지만, 이내 '유령'은 당신의 손을 꼭 잡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인적없는 길로 이동하기를 한참, 빨간색으로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경고 카드를 써붙인 문 앞에 도착합니다.
 
 
:인적도 드물고 장식품도 없어 휑량한 길목, 버려진 창고의 문과 괘종시계만 덩그러니 선 곳에 두 사람은 멈춰섰습니다.
 
질리 피어슨:...음...
 
질리 피어슨 , 익숙하게 괘종시계쪽으로 가 유리판에 손을 올립니다.
 
 
:괘종시계에 손을 올리면, 잠시간의 시간 후 가벼운 현기증이 찾아왔다가 사라집니다.
'유령' 역시 당신을 따라 시계에 가까이 다가오고 그것을 살피는 듯 싶지만, 무어라 말을 꺼내지는 않네요.
 
질리 피어슨:..왜?
 
질리 피어슨 , 고개를 갸웃이며 유령을 바라봅니다.
 
'유령':아냐, 아무것도.
...여기, 진짜 들어갈거야?
이 안은 나도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뭐가 있는지 잘 모르는데?
 
질리 피어슨:그렇다고 그냥 돌아갈 수도 없잖아. 결말은 어차피 똑같을텐데...
할 수 있는건 다 해봐야지.
 
'유령':...그래, 그럼.
 
'유령' , 문 쪽으로 걸어가더니, 회중시계를 꺼내 문에 가져다댑니다.
 
 
:회중시계가 문에 닿자, 달칵, 하고 자물쇠 돌아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잠시 고민하는 티는 났지만, 당신의 각오에 더이상의 이견은 없는지, 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가자는 듯 당신을 바라보네요.
 
질리 피어슨 , 그 모습을 보고는 방 안으로 들어갑니다.
 
 
:안쪽은 사방의 벽에 가득 거울을 걸어둔 이상한 방입니다.
고개를 돌려도 보이는 것은 거울, 거울, 그리고 또 거울입니다.
그 중에서 그나마 눈에 띄는 것이라면...
빨간 거울, 나무 거울, 금테 거울 정도네요.
 
질리 피어슨 , 그것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합니다. 다가가보기위해 발걸음을 옮기다가 옆에 있는 유령의 눈치를 잠깐 봅니다.
 
질리 피어슨:......
음...
음....
그냥 뻔뻔해질래.
 
질리 피어슨 , 그렇게 말하며 빨간 거울쪽으로 가봅니다.
 
 
:빨간색 필름을 사용한 거울입니다.
거울 안에 비치는 모든 것이 빨간색으로 보이네요.
거울에 비친 당신의 뒤로, 잠시 당신을 바라보다가 다른 거울을 살피러 가는 '유령'의 모습이 보입니다.
 
질리 피어슨 , 거울 주변을 살펴봅니다. 뭐가 더 있나?
 
 
:주변에 딱히 뭔가 더 있지는 않습니다.
묘하게 빨간색이 불길함을 안겨주는 것만 빼면, 나름 평범하네요.
 
질리 피어슨 , 거울에 손을 대봅니다.
 
 
:. . .
별 일 없습니다.
 
질리 피어슨:....
(뭔가 김빠지네)
 
질리 피어슨 , 나무 거울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밋밋한 나무 테두리를 가진 타원형 거울입니다.
당신의 상체가 다 담길 정도의 크기입니다.
테두리에 작게 홈이 나 있지만, 희미해서 무엇을 새긴것인지 알기는 어렵네요.
 
질리 피어슨:음...
 
질리 피어슨 , 빨간 거울 때랑 똑같이 손을 대봅니다. 이것도 별일 없나?
 
 
:. . .
별 일 없습니다.
 
질리 피어슨:...감이 안잡히네.
 
질리 피어슨 , 일단- 넘어가서 금색 거울쪽으로 갑니다.
 
 
:화려한 금속 테두리가 멋진 전신거울입니다.
방의 가운데에 위치해, 다른 거울들에 반사된 모습이 다시 비치고 있습니다.
 
질리 피어슨:음...
 
질리 피어슨 , 똑같이 손을 대봅니다.
 
 
:. . .
별 일 없습니다.
 
질리 피어슨:...진짜 뭐지.
 
 
:이 이상 조사를 할만해 보이는 것은 없는데, 라는 생각을 할 무렵,
톡톡, 뒤에서 당신의 어깨를 두드리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질리 피어슨 , 그 감각에 고개를 뒤로 돌립니다.
 
 
:고개를 뒤로 돌려보면, '유령'이 어느새 당신 곁에 다가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방금까진 다른 쪽을 조사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유령':내가 방해한 건 아니지?
 
질리 피어슨:아니, 별다른걸 못찾아서...
내가 들어오기전에 못본거라도 있나...? 아님 안에서 다른걸 찾아야한다던가...
 
'유령':글쎄, 나도 딱히 찾은 건 없어서.
일단 같이 계속 둘러볼까?
 
질리 피어슨 , 그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직 뭔가 놓친게 있다는 확신을 담고 창고 안을 다시 한 번 둘러보지만, 별 다른 특이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여전히 사방에는 거울과 거울이 걸려있고, 거울에는 거울이 비출 뿐입니다.
어쩐지 막막한걸요.
'유령' 역시 당신의 옆에 꼭 붙어서 창고 안을 빙빙 둘러보고 있지만, 특별히 발견한 것은 없는 눈치입니다.
 
질리 피어슨:...
다시 나가봐야하나?
 
질리 피어슨 , 창고문 쪽으로 가 문을 엽니다.
 
'유령':뭔가 있으면 밖보단 안에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말야.
 
'유령' , 창고 밖으로 나가지는 않지만, 방 안쪽에서 밖을 경계하듯 고개를 몇 번 돌려봅니다.
 
질리 피어슨:뭐라도 놓쳤나 싶어서.
 
질리 피어슨 , 나가서 괘종시계나 주위를 둘러봅니다.
 
질리 피어슨: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리저리 주변을 맴돌며 살펴보다보면, 새삼스레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문에 테이프로 조잡하게 붙여놓은 경고카드에, 미묘하게 뒷면이 비추는 것이 보입니다.
양면지라던가, 그런 느낌입니다.
 
질리 피어슨:...
이러니까 못찾지-
 
 
:그나저나, '유령'은 아무래도 방 밖으로 나올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방 안쪽에서 문틀을 잡고 가만 서서 이쪽을 보고 있습니다.
 
질리 피어슨 , 경고카드를 때어내 뒷면을 봅니다.
 

8. 아니오, ◼층에 있는 거울을 건드려선 안됩니다. 거울 속에서 무엇을 보았어도 그것은 당신의 착각입니다. 아시다시피, 거울 속의 상은 멋대로 움직이거나 웃지 않는다는걸 명심하십시오. 

 

8-1. 만일 거울 속에서 목소리가 들린다면, 거울에서 시선을 떼지 않도록 주의하며 벗어나십시오.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수없이 거울을 건드린 자신을 생각합니다. 음...
 
질리 피어슨:...왜 그러고있어?
 
질리 피어슨 , 유령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유령':아직 안쪽에서 찾아야 할 걸 못 찾았으니까, 어차피 다시 들어갈거잖아.
 
질리 피어슨:그건 맞지만... 뭔가...
....
 
'유령':...혼자 조사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
같이 가자.
 
질리 피어슨 , 그 말에 잠깐 의아한 표정을 합니다. 얘가 원래 이렇게 말할...놈이었나...?
 
질리 피어슨:알았어.
 
질리 피어슨 , 안으로 들어와 빨간색, 나무, 금색 순으로 거울에 비친 자신과 유령의 모습을 확인합니다.
 
 
:당신이 방 안으로 다시 들어서면, '유령'은 꽤 노골적으로... 당신에게 들러붙습니다.
 
질리 피어슨:...?
 
 
:좋아한다는 말을 속삭이고, 몸을 기대며 양 손으로 당신을 붙잡는 한편,
그 몸은 유리처럼 아주 차갑습니다.
 
질리 피어슨 , 당황스러움과 함께 불연듯 불길한 기분이 들어 유령을 밀쳐냅니다.
 
'유령':...질리.
 
'유령' , 밀쳐내진 것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다시금 당신에게 다가서 끌어안듯이 양 팔을 붙잡습니다.
 
'유령':나랑 같이, 계속 여기에 있자.
정말, 정말로 좋아해. 그러니까...
너도 날 좋아한다고 해줘.
 
질리 피어슨:아니야, 너, 넌... 걔가 아니잖아.
 
 
:당신이 그 말을 하자, 눈 앞의 '유령'의 몸에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가늘게 금이 갑니다.
그럼에도, 그는 전혀 개의치 않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유령':무슨 소리야.
날 봐, 너를 사랑해 마지않는 '유령'이잖아.
영원히 널 사랑해줄게, 그러니까, 응?
 
 
:계속해서 붙어오는 '유령'을 피해 조금씩 뒤로 물러서던 당신의 시야 한 구석에, 희끗하게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화려한 금테를 두른 거울 속, 유리면을 두드리고 있는 진짜 '유령'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저 움직이기만 할 뿐인 '유령'의 거울상은-
유일하게 그 거울에만 보일 뿐, 다른 그 어떤 거울에도 비치지 않습니다.
 
질리 피어슨:.... ...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질리 피어슨 , 그 사실을 깨닫자 눈앞에 있는 가짜쪽을 잠시 시선을 줍니다. 그리곤 나무 거울쪽으로 가 흠집을 살펴봅니다.
 
 
:나무 거울의 테두리는 어느새 피로 흥건하게 젖어, 붉게 물들어 있습니다.
액체들이 끼이고 젖으며 드러낸 흠집은 이렇게 쓰인 것이었습니다:
'이미 거울상이 뒤바꼈다면 원본과 거울상을 다시 교체할 것'
당신이 그것을 확인하는 사이에도, '유령'은 계속 당신에게 매달리고, 당신을 끌어안습니다.
 
'유령':사랑해, 질리, 정말로 사랑해...
그러니까 나한테 영혼을 줘,
그러기만 한다면, 너만을 영원히 사랑해줄게...
 
질리 피어슨 , 자신을 끌어안은 것이 '유령', 나이아 본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자신에게 닿는 모든것이 불쾌감과 불안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최대한 티내지 않는채 '웃으며 대답합니다'.
 
질리 피어슨:...그래? 그럼 잠깐 따라와.
 
질리 피어슨 , 그리 말하며 금테를 두른 거울쪽으로 이동합니다.
 
'유령' , 당신에게 매달리듯 양 팔을 둘러 안은 채, 걸음을 함께합니다.
 
질리 피어슨 , 가짜를 금테 거울쪽으로 가 있게 선 뒤 뒤를 돌아선채로 말합니다.
 
질리 피어슨:날 사랑한다고?
 
'유령':응, 정말정말 사랑해.
언제까지고 함께 하고 싶어.
 
질리 피어슨:...그래?
근데 내가 뭐 하나 알려줄까?
내 영혼은 '진짜'가 가져갔어. 그래서 나한테 없어.
그러니까-
 
질리 피어슨 , 금테 거울쪽으로 가짜를 밀어버립니다.
 
질리 피어슨:진짜나 쳐 데려와. 내가 영혼을 줄 사람은 걔밖에 없으니까. 가짜새끼가 낄 자리는 없어.
 
 
:툭, 밀쳐진 가짜가 거울면에 닿는 순간, 그것은 유리가 깨지는 듯한 비명을 지르며 안쪽으로 빨려들어갑니다.
그와 동시에 거울 안에 있던 진짜가 거칠게 밖으로 내던져지고, 거울면엔 두 사람이 온전히 비치게 됩니다.
 
질리 피어슨 , 그 진짜의 팔을 붙잡아 자신쪽으로 잡아당겨 그대로 끌어안습니다.
 
 
:폭닥, 가볍게 끌어안긴 진짜 '유령'은 큼, 하는 소리를 내어 목을 한 번 풀며 당신을 마주 안습니다.
...그나저나, 잊은 건 아니죠?
아직 진짜를 되찾아왔을 뿐, 괴이가 해결된 건 아니라는 걸요.
 
질리 피어슨:....
너 괜찮아...?
 
질리 피어슨 ,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는 본인이 더 떨고있습니다.
 
'유령' , 바로 대답을 하려는 듯 목소리를 내려다가도, 다시 한 번 큼, 하는 소리를 내며 목을 가다듬습니다.
 
'유령':...지금은, 괜찮아.
 
질리 피어슨 , 목소리가 신경쓰이지만... 당장에는 이 괴이를 해결하는 것이 문제기에 유령의 손을 잡은채 가방에서 손도끼를 꺼냅니다.
 
질리 피어슨:..없애려면, 깨트려야겠지?
 
'유령':그렇겠지.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손도끼를 들어올려 그대로 거울을 깨트립니다.
 
 
:유리와 금속이 부딪히는 듣기 싫은 소리가 크게 울리면, 거울면 안쪽에서부터 얇은 비명소리가 들려옵니다.
산산조각난 유리는 그대로 부스스 떨어져내리지만, 바닥에 닿기도 전에 연기가 되어 허공으로 사라집니다.
유리면이 완전히 부숴져내리고 이어서 거울 틀까지 연기로 화해 사라지고 나면, 잠시 뒤 허공에서 반투명한 보석이 툭, 떨어집니다.
 
질리 피어슨:...
됐네.
 
질리 피어슨 , 바닥에 떨어진 반투명 보석을 집어듭니다.
 
질리 피어슨:...유리 공예 해놓은것 같다.
 
'유령' , 가만히 당신 손에 들린 보석을 바라보다가, 으, 하는 소리를 한 번 냅니다.
 
'유령':아까 그 녀석이라고 생각하니까 기분 나빠.
 
질리 피어슨:......
질투해?
 
'유령':아-니거든.
 
질리 피어슨 , 그말에 어쩐지 기분 좋은 표정입니다.
 
질리 피어슨:가짜가 뭐라하든 내가 사랑하는건 너야.
 
'유령':...-그치, 그래야지.
 
'유령' , 왠지 미묘한 분위기로 중얼거리듯 말하고서는, 당신에게 머리를 살짝 기댑니다.
 
질리 피어슨:이제와서 부끄러워하는거야?
나보다 너가 그러면서...
 
'유령':아-니 그냥, 좀.
...아무튼, 이만 움직이자.
여기 더 있기 싫어, 짜증난다고.
 
질리 피어슨 , 그말에 말돌리냐고 물어볼려다가 그만둔채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질리 피어슨:...너 근데 목소리는 왜그래...?
 
'유령':...그냥 좀, 뭐...
됐어, 신경쓰지 마.
 
'유령' , 휘휘 손사래를 칩니다.
 
질리 피어슨:...말 안해줘?
 
'유령':안할거야.
 
질리 피어슨:위험한거라던가 그런거 아니지?
 
'유령':위험한 거 아니니까.
 
질리 피어슨:그럼 뭐때문인데?
 
질리 피어슨 , 끈질깁니다.
 
'유령':......
안 갈거야? 우리 이러다 큰일난다?
시간 없는거 알잖아.
 
질리 피어슨 , 그말에 뾰루퉁하게 봅니다. 그건 알지만...
 
질리 피어슨:그으래.
..다음 갈 곳은 어디인데?
 
'유령':다음은-
 
'유령' , 잠시 고민하는 듯 싶다가, 쯧, 하는 소리를 내며 말을 이어갑니다.
 
'유령':다음은 예배당이야.
 
질리 피어슨:아....
 
'유령':거기선 내가 도와줄 수 있는게 별로 없어.
좀 사정이... 복잡해서 말이지.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예배당이라는 얘기에 표정이 잠시 안좋았다가 도와줄수 있는게 별로 없다는 말에 입을 오물거리다가 끄덕입니다.
 
질리 피어슨:일단...가보는거지.
(이번 거울에서도 문열어준거 빼면 도와준거 없지 않냐고 하면 뭐라할테니 그만두자...)
 
'유령' , 고개를 짧게 끄덕이고는, 앞장서서 걸으며 길 안내를 시작합니다.
 
질리 피어슨 , 그것을 따라 걸어갑니다.
 
 
:조심조심, 두 사람은 복도를 거닐며 앞으로 걸어나갑니다.
괴물들의 느릿한 발소리와 다른 직원-아니면 사교도-들의 발소리를 피해, 한 걸음씩.
그렇게 걷던 중, 당신은 '유령'의 장갑 끝에 찢어진 구멍이 나있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됩니다.
무언가, 손톱 같은 것으로 찢은 듯한 모양새로요.
...어차피 말해봐야 별 거 아니라고 잡아뗄 것이 뻔하지만, 말이에요.
그렇게 도착한 곳은, 스테인드 글라스로 인해 다채로운 색의 빛으로 물든 예배당입니다.
 
 
:예배당 안에는 여타 다른 예배당과 같이 긴 의자들이 열을 맞추어 있고, 그 끝에는 단상과 노란색 십자가가 자리해 있습니다.
바깥의 달빛이 스며들지 않는, 가장 어두운 그림자 아래에는 괘종시계가 조용히 서 있습니다.
 
질리 피어슨 , 여타 다른 예배당과 비슷한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조금 숨을 죽입니다. 유령의 팔을 꽉 잡은채 괘종시계쪽으로가 유리판에 손을 올립니다.
 
 
:똑딱, 10초 가량이 지나면, 이제는 익숙한 현기증이 찾아옵니다.
얼마나 더 이럴 수 있는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 점이 조금 아쉬울지도 모르겠군요.
 
질리 피어슨:... ...음.
생각해보니-... 보석은 몇개까지 있으려나?
 
'유령':글쎄, 직접 모아본 적이 없어서 확언은 못해.
 
질리 피어슨 , 가방 안에 들어있는 보석 4개를 봅니다. 음...
 
질리 피어슨:일단 모아봐야 알겠지.
 
'유령':뭐, 그렇지.
일단 내가 알기로는 여기 있는 저 십자가가, 영향을 크게 미치는 괴이 중에는 마지막이야.
'그거'랑... 문 조각은 제외한다면의 말이지만.
 
질리 피어슨:'그거'?
 
질리 피어슨 , 생각합니다. 내 손에 상처낸 괴물 얘기인가?
 
'유령':있어, 원흉되는 거.
 
질리 피어슨:음...
알았어.
그럼 이번거가 어찌보면 마지막이겠네.
 
'유령':아직 넘어가야 할 산은 많지만서도.
여태 했던 것 처럼 부수면 될거야, 저것도.
문제가 좀 있어서 내가 할 수는 없어. 그러니까,
 
'유령' , 무슨 말 할건지 알아 듣지? 라고 묻는 듯,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질리 피어슨:뭐...어쩔 수 없는거니까.
 
질리 피어슨 , 십자가를 부수기전 확인을 먼저하고싶은지 여전히 유령의 팔을 붙잡은채 단상쪽을 확인합니다.
 
'유령' , 별 다른 저항없이 당신의 옆에서 따라 걷다가, 팔을 살짝 움직여 손을 맞잡을 수 있게 합니다.
 
질리 피어슨 , 그걸 보고는 잠시 유령쪽에 시선을 주다가 맞잡은 손에 힘을 줍니다.
 
 
:목사나 신부가 서서 예배를 진행하는 자리입니다.
그를 증명하듯, 성경책 하나가 올려져 있는데, 책 사이에 책갈피처럼 카드가 한 장 끼워져 있습니다.
 
10. 이상현상이 12시간 이내 3개 이상 발생한 경우, 본 호텔은 비상 체제로 전환되어 자동으로 모든 출입구가 봉쇄됩니다. 기도하십시오. 오직 그분을 향한 기도만이 당신을 지켜줄 것입니다.
 
질리 피어슨:....
.......
ㄴ, 유령.
 
질리 피어슨 , 성경에 끼워져있던 카드를 보여줍니다.
 
'유령' , 카드에 적힌 내용을 보고 잠시 고민하는 듯 싶더니, 뭔가 알아차린 듯 고개를 짧게 끄덕입니다.
 
'유령':그냥 순순히 부서질 물건이었으면 이런 것도 없었겠지.
한 명이 기도를 하고 있어야 문제가 안 생길 것 같아.
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직접 십자가를 부술 수 없거든?
 
질리 피어슨:너가 기도하고있는다고?
 
'유령':그럴 수 밖에.
싫기는 하지만.
 
질리 피어슨:...뭐어...이번만 참으면 되니까.
...쓰읍.
 
질리 피어슨 , 십자가를 살펴봅니다.
 
 
:어쩐지 성스러운 분위기와 불쾌한 분위기가 혼재하는 십자가입니다.
조금 단단한 편이라, 부수고자 한다면 전력을 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질리 피어슨:...해?
 
질리 피어슨 , 유령쪽을 바라봅니다.
 
'유령':...하자.
 
'유령' , 잡고 있던 손을 스르르 놓아주고, 십자가 앞에 자리를 잡은 뒤 기도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그것을 잠시 바라보다가 손도끼를 꺼내듭니다. 한 번 심호흡을 한 뒤에... 손도끼를 들어올려 십자가를 부숩니다.
 
 
:온 힘을 다해, 십자가를 내리치는 순간, 손바닥에서 화끈한 열감이 전해져옵니다.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십자가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도, 문양처럼 새겨지는 열과 미묘한 고통은 조금씩 팔을 타고 퍼져나가는 것도 같습니다...
 
질리 피어슨 ,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감각에 십자가를 부숨과 동시에 손도끼를 바닥에 딸굽니다. 미묘한 고통과 열에 상처부분을 부여잡은채 상처를 확인합니다.
 
 
:당신이 상처를 확인하기 위해 묶인 손수건을 풀어내려는 순간, 어느순간 다가온 '유령'이 당신의 손을 잡아 행동을 저지합니다.
 
질리 피어슨 , 그 행동에 놀라면서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유령을 바라봅니다.
 
질리 피어슨:ㅇ,왜? 하면 안되는거야...?
 
'유령' , 뭐라 말할지 고민이라도 하는 듯 잠시 침묵하다가, 대강 고개를 끄덕입니다.
 
'유령':괜히 봐서 좋을 것 없는 경우도 있는 법이야.
 
질리 피어슨:음...
갑자기, 손이 아파서...볼려고했던건데.
 
'유령':그래도 안돼.
여기서 나가기 전까지는 묶어둔 것 그대로 둬.
 
질리 피어슨:...알았어.
 
질리 피어슨 , 손 대신 옷소매를 걷어 팔을 봅니다. 팔은 괜찮은건가?
 
 
:팔은 멀쩡합니다. 아무 문제도 없어요.
아까 전의 그것은 그저 환상통이었던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질리 피어슨:....으으음...
 
질리 피어슨 , 일단 바닥에 떨어진 노란 보석을 집어듭니다.
 
질리 피어슨:이번에는 노란색이네.
 
'유령':난 노란색 싫어.
 
질리 피어슨:... 난 좋아. 내 눈색이 노란색인건 싫지만.
 
'유령' , 당신의 말을 듣고 빤히 당신을 바라봅니다...
 
'유령':...너랑 관련된 건 좋아.
그 녀석은 싫지만 말야.
 
질리 피어슨 , 그 말에 헛기침을 합니다.
 
질리 피어슨:...그만 넘어가자...
 
'유령':그으래.
다음은... 지하 연회장으로 갈거야.
이젠 정말 나가야 하니까.
 
질리 피어슨 , 고개를 끄덕입니다.
 
 
:지하 연회장의 앞에 도달하면, 검은색 목재로 만들어진 문이, 두 사람을 환영하듯 저절로 열립니다.
차라리 끼이익 같은 소리라도 났으면 덜 기괴했을텐데.
그러나, 두껍고 무거운 문은 밤의 도둑처럼 조용하게 열렸습니다.
그 안에는, 검은 옷을 입은 진짜 유령들이 선율에 맞춰 천천히 춤을 추고 있습니다.
붉고 노란 빛이 회장 전체를 기괴하게 일그러뜨리는 중에도, 검은 괘종시계는 구석에서 제 색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대 위에 그것이 있습니다.
 
 
:불가해한 형상으로 빚어진, 검은 석재로 된 문의 조각이.
 
질리 피어슨:... 생각보다... 오는데까지는 별 일이 없었네.
 
'유령':나름 시간 맞춰서 루트를 생각해본거니까.
최대한 안전한게 좋잖아.
 
질리 피어슨:그으렇긴하지...
 
질리 피어슨 , 미묘한 표정으로 유령을 바라보다가 괘종시계쪽으로 가 유리판에 손을 올립니다.
 
 
:괘종시계는 안전 펜스 너머에 있어 접근하기가 어렵지만, 뭐. 안전 펜스 넘는게 한 두 번도 아니고요.
다른 괘종시계들과는 달리 커다랗고, 열쇠구멍도 나 있지만, 손을 대면 금방 현기증이 찾아왔다 사라지는 것은 동일합니다.
 
질리 피어슨:... ...음.
 
질리 피어슨 , 열쇠구멍을 바라보았다가 유령을 바라봅니다.
 
'유령' , 잠시 시선을 맞추어 당신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살짝 기울입니다.
 
'유령':왜?
 
질리 피어슨:아니, 이번에는 잘 되면 좋겠어서?
저걸로 시간을 되감은거거든.
 
질리 피어슨 , 괘종시계에 있는 열쇠구멍을 가리킵니다.
 
'유령' , 당신이 가리키는 괘종시계와, 열쇠구멍을 잠시간 조용히 바라봅니다.
 
'유령':세 번은 없으면 좋겠네.
 
질리 피어슨:뭐...그랬으면 좋겠네.
...확신은 없지만.
 
질리 피어슨 , 약간 침울한 표정을 짓습니다.
 
'유령' , 그 표정을 보고, 조심스레 어깨를 톡톡 토닥여줍니다.
 
'유령':잘 될거라고 생각해야지.
 
질리 피어슨:...응, 그렇지.
 
질리 피어슨 , 슬쩍 사람들을 봅니다. 이전이랑 똑같은가?
 
 
:전부 검은 옷을 입은, 반투명한 유령들입니다.
이전이랑 다를 것은 없어보이네요.
 
질리 피어슨 , 유령의 팔을 잡고 문 조각이 있는 곳 까지 갑니다.
 
 
:몇 번을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불길함이 느껴집니다.
문 표면에 조각된,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못해 비명소리까지 들리는 것도 같습니다...
 
'유령':이제, 이걸 부수면 다 끝날거야.
준비됐어?
 
질리 피어슨:...응.
 
질리 피어슨 , 손도끼를 꺼내 듭니다.
 
'유령' , 당신의 대답을 듣고선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뒤, 조금 크기가 큰 나이프를 꺼내듭니다.
 
 
:저번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런대로 흘러왔지만, 이번에는 나름대로 무언가 해내며 걸어왔습니다.
그러니, 이 뒤에 기다리는 것이 기대하던 결과이길 바래야겠죠.
...자, 마지막 문을 열어봅시다.
 
질리 피어슨 , 눈을 한 번 꾹 감았다 뜬뒤 손도끼로 조각상을 내려칩니다.
 
질리 피어슨:
rolling 1d6+1
(
1
)
+1
 
=
2
 
 
:금속과 석재가 부딪히는 둔탁하면서도 날카로운, 듣기 싫은 소리가 두 번 울립니다.
그 충격에 조각상에서 노란 스파크가 튀기며 길게 금이 갔지만, 아직 부서지지는 않았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봅시다.
 
질리 피어슨 , 손을 부들부들떱니다. 힘이 딸리는 모양입니다...
 
'유령':...괜찮아?
 
질리 피어슨:응, 그냥...힘이 딸려서...
 
'유령' , 잠시 할 말을 골라내는 듯 싶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합니다.
 
'유령':딱 한 번만, 조금만 힘내줘.
 
질리 피어슨:알았어...
 
질리 피어슨 , 집고있는 손도끼를 고쳐잡은 뒤 다시한 번 조각상을 향해 내려칩니다.
 
질리 피어슨:
rolling 1d6+1
(
1
)
+1
 
=
2
 
 
:. . .
조금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두 사람의 합공에 조각상은 부서져내립니다.
노란색의 스파크를 튀기고, 길게 금이 이어지다 못해, 결국 절반으로 조각나고 만 것입니다.
무대 위로 조각상의 잔해가 쿵, 소리를 내며 내려앉으면, 춤추던 유령들도 하나둘씩 한줌의 먼지만 남기고 사라져갑니다.
연회장 안을 채우던 음악도, 어느새 멈춰버립니다.
 
질리 피어슨:...됐네...
 
'유령':-그렇네.
너무 오래 기다려서 그런가, 별로 실감은 안나지만.
 
질리 피어슨:...난 2번째라서... 이게 맞는걸까 싶어.
 
'유령':어쨌든 끝까지 왔잖아?
이젠 결과를 받아들일 시간이야.
 
'유령' , 품 속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합니다.
 
'유령':...고마워, 그래도.
결과가 어떻게 되던, 넌 최선을 다했잖아?
 
질리 피어슨:... 불평 다 해놓고 이제와서 그렇게 말해도...
...기껏 모은 보석도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유령':...그러니까 하는 부탁인데, 들어줄래?
 
질리 피어슨:...뭔데?
 
질리 피어슨 , 이전과 같은 부탁일 것 같다는 생각에 다소 불안한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유령':만약 실패한다면, 이번엔 다시 할 생각 하지 말고, 날 죽이고 도망가.
세 번은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잖아?
 
질리 피어슨:...너, 그거-
...아니다.
 
질리 피어슨 , 침울한 표정으로 시선을 피하다가 고개만 끄덕이며 대답합니다.
 
 
:당신의 대답에 '유령'이 무언가 행동하려는 그 순간,
정확히 정각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립니다.
 
 
:죽었다 부활할 때와는 다른, 실제의 종소리는 무겁고 둔탁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쩌적, 하는 소리를 내며 '유령'의 가면에 금이 갑니다.
서두르지 않는다면, 저번과 같은 결과가 나오고 말겁니다.
 
질리 피어슨 , 보석을 꺼내듭니다. 이걸로 어떻게 하라고...
 
질리 피어슨:(마법진 처럼 내려놔야하나?)
 
 
:당신이 보석들을 꺼내들면, 보석이 당신에게 직접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머릿속에 지식이 새어들어옵니다.
 

보석을 시전자와 대상자의 주변에 둥글게 배치한다. 

이때 육망성의 꼭지점에 하나씩 놓으면 효과는 배가 된다.

한 사람당 마력을 보석 개수만큼 소모해 보석들이 깨어나게 한다.

 

원하는 바를 머릿속으로 강하게 떠올리며 둥글게 서로의 양손을 잡는다. 

그리고 주문을 세번 외운다.

 

faber est suae quisque fortunae 

*운명을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질리 피어슨:....
보석.
어떻게 사용할지 알 것 같아.
 
질리 피어슨 , 잠시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자신과 유령 주변에 보석을 배치합니다.
 
질리 피어슨:마력...마력?
 
질리 피어슨 , 해본적 없어서 잠시 생각합니다.
 
질리 피어슨:...일단 손 줘봐.
 
질리 피어슨 , 양손을 유령에게 뻗습니다.
 
 
:'유령'은 가면 안에서 시선만을 움직여 당신을 바라봅니다.
부서져가는 가면을 잡은 손은 잠시 그 자리에 머물렀다가, 당신을 향한 신뢰를 담으며 허공을 날아 당신의 손 위로 올라섭니다.
 
질리 피어슨 , 손을 맞잡은채로 보석들에 마력을 전달합니다.
 
 
:반쯤은 본능에 가깝게, 혹은 저도 모르게, 당신은 보석들을 향해 마력을 옮겨갑니다.
둥글게 놓은 보석에서 저절로 빛이 새어나와, 오망성 모양의 마법진을 그려냅니다.
다섯개의 꼭짓점이 빛을 내며 두 사람의 주변을 감쌉니다.
지금이 딱 좋은 타이밍이군요.
 
질리 피어슨:....
후....
 
질리 피어슨 , 잠시 심호흠을 하며 눈을 감았다 뜬뒤 주문을 읊습니다.
 
질리 피어슨:faber est suae quisque fortunae ...
faber est suae quisque fortunae.
faber est suae quisque fortunae.
 
 
:당신이 세 번, 주문을 외우면, 무지갯빛으로 일렁이는 빛무리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유령'의 가면이 천천히 수복되어갑니다.
가면 아래로 조금은 혼란스러워하는 듯 보이는 검은 눈동자가 보입니다.
빛무리가 완전히 거두어지고나면, 가면이 새것처럼 반질거리는 것이 보입니다.
'유령'은 스스로도 그 사실이 믿기지 않는 모양인지, 자신의 가면을 몇 번이나 만지작거립니다.
 
질리 피어슨:...된것 같아?
괜찮아?
 
'유령':나도, 잘 모르겠어.
정말 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었거든, 사실.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화난 표정으로 노려봅니다.
 
'유령' , 잠시 시선을 마주치나 싶다가,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피합니다...
 
질리 피어슨:너.....
두고봐라.......
 
질리 피어슨 , 엄청나게 쏘아보다가 한숨을 쉬며 손을 들어 가면을 더듬거려봅니다. 정말 괜찮은지 확인하는 것 같습니다.
 
 
:당신의 손 끝에 매끈한 가면의 표면이 닿습니다.
조금의 흠도 없는 상태입니다.
 
'유령':......-멀쩡한 것 같아?
 
질리 피어슨:일단 멀쩡한 것 같은데...
 
'유령':그러면, 마침 현재의 나도 막 과거로 날아간 것 같거든.
가면, 네가 벗겨줄래?
 
질리 피어슨:...알았어.
 
 
:당신의 대답에, '유령'은 당신이 가면을 벗기기 편하도록 몸을 숙여 높이를 맞추어줍니다.
왠지 긴장되지 않나요?
 
질리 피어슨:(어디가 긴장된다는건데.)
 
질리 피어슨 , 그렇게 말하면서도 가면을 벗기려는 손을 주춤거립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조심스럽게 가면을 벗겨줍니다.
 
 
:당신이 그의 가면을 벗기면, 그 아래에는―
 
 
:구더기처럼 꿈틀거리는, 수많은 촉수로 덮인 피부가 나타납니다.
가면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의 온 얼굴에 검정이 번지고, 까맣게 흘러내립니다.
 
질리 피어슨:.!! 나이아?!
 
▒▒▒:...질리?
 
 
:목소리.
아, 목소리도 더이상 그의 것이 아닙니다.
듣는 사람의 뇌 깊은 곳을 건드리는, 갈라진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그는 자신의 상태를 뒤늦게 눈치챈 듯, 급히 얼굴을 가리며 뒷걸음질칩니다.
하지만, 전부 무의미한 시도였습니다.
손톱은 기괴할 정도로 자라나 날카롭게 갈라지고, 몸에서는 비늘인지 갈기인지 모를 것이 튀어나오며 옷을 찢어냅니다.
 
 
:그것에서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검정이 뚝, 뚝,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살을 뚫고 뼈가 튀어나오고, 골격이 뒤틀리고, 고통스러워하는 듯 내뱉던 소리는 기괴한 울음소리로 변해갑니다.
그나마, 이성은 아직 잃지 않은 모양일까요.
당신에게서 멀어지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이 가련할 정도로 다급합니다.
 
질리 피어슨: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48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6
(
1
)
 
=
1
 
질리 피어슨 , 그 모습을 보고는 공포감을 느끼면서도 머리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해결하기위해 머리를 굴립니다.뭐가, 뭐가 문제였지...?
 
 
:당신이 채 생각을 이어가기도 전, 갑자기 놀란 괴물이 당신을 향해 다가오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시도는 간단히 무산됩니다.
연회장의 무대 위에서 나온, 누군가의 손짓 한 번에.
노란색의, 빛바랜 로브를 두른 고고한 존재.
이 그곳에 있습니다.
마치 날개같은 후광을 펼치고, 미끄러지듯 다가온 그는 바닥에 떨어진 '유령' 가면을 집어들어 제 얼굴에 덮습니다.
 
 
:그리고, 그와 시선이 마주하는 순간,
벼락같은 고통과 함께, 깨달음이 몸을 관통합니다.
다섯 개로는 역시 부족했습니다.
육망성, 보석의 힘이 배가 되는 그 형태.
딱 하나만... 하나만 더 있었더라도.
그러나, 생각이 뒤를 잇기 전에, 고통이 빠르게 차오릅니다.
 
질리 피어슨: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온 몸을 뒤흔드는 듯한 고통에서도, 어떻게든 생각이 이어집니다.
다시 돌아가면 될거에요.
다시 한 번 더,
어쩌면 놓친 것이 있을지도 몰라요.
어느새 저도 모르게 흘러나온 눈물 탓에, 시야가 희뿌옇게 번져갑니다.
그리고 그 시야 너머, 괴물이 에게 덤벼드는 모습이 보입니다.
 
 
:몇 번이나 벽에 내던져지면서도, 계속해서.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이 들려옵니다.
...
의 시선이 괴물에게 향한 사이, 당신은 발치에서 물건 하나를 발견합니다.
'유령'이 가지고 다니던, 권총입니다.
 
질리 피어슨 ,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아냅니다. 뭐가 그리 서러운지 목이 맥혀오고 어지러운 감각이 느껴집니다. 그래, 뭔가 놓친게 있을 수 있어. 다시, 다시 돌아가면...
 
질리 피어슨:...하.
 
질리 피어슨 , 바닥에 떨어진 권총을 집어듭니다. 기초적인 사용법 말고는 제대로 써본 적은 없지만 딱하나 예외적으로 알고있는 것은 있습니다.
 
질리 피어슨:처음에 나는 말했어... 너랑 나갈 수 있을때까지 반복한다고....
 
질리 피어슨 , 총구를 자신의 턱 밑에 가져다댑니다.
 
 
질리 피어슨:이제 앞으로 10번 남았네... 9번은 더 죽어도 되겠어.
 
질리 피어슨 , 그리 말하며 눈을 지그시 감은채 방아쇠를 당깁니다.
 
 
:탕―
충격이 머리를 꿰뚫고 지나가고, 세상마저 검게 녹아내립니다.
 
 
:시계 속의 고양이는 선택한다.
열 두 번의 종소리는 열 한 번으로 사그라들고,
나아갔어야 할 시간은 되돌아가고,
정해지지 않은 운명을 찾아 헤매인다.
그것이, 이 호텔의 열세번째 규칙.
작고 하얀 고양아, 네 선택은 어디를 향하느냐?
 
 
:다시, 괘종시계 앞입니다.
하나 줄어든 목숨, 익숙한 풍경, 익숙한 소리, 그리고...
 
'유령':-질리?
 
 
:그리고, 그런 당신을 걱정스럽게 부르는 '유령'이 옆에 있습니다.
 
질리 피어슨 , 돌아왔다는 것을 인식하자마자 숨을 들이 마쉬며 목과 턱부분을 손으로 쓸어내립니다. 어느정도 손으로 쓸어내리다가 다소 불안한 기색을 보이며 당신 손을 잡고는 장갑을 벗깁니다.
 
 
:장갑을 벗기면, 멀쩡한 인간의 손이 짠- 나타납니다.
손톱도 둥글둥글 잘 깎았고요.
 
질리 피어슨 , 멀쩡한 손 인것을 확인하자 갑자기 긴장이 확 풀렸는지 갑작스럽게 눈물을 흘립니다.
 
'유령' , 그런 당신의 반응에 당황한 듯 어어, 거리다가 당신을 꼭 끌어안고 토닥입니다.
 
'유령':갑자기 왜 그래?
 
질리 피어슨:그,게.... 시간 한 번......감,았어.....
보석으로..... 어떻게든, 했는데... 안되서.....그래서..... 근데, 보석이... 하나만 더 있으면...될것같아서....
 
질리 피어슨 , 옷 소매로 눈물을 닦아내며 띄엄띄엄 말을 합니다.
 
'유령' , 당신을 토닥여주면서도, 잠시 고민에 빠집니다.
 
'유령':...내가 아는 건 그것들이 전부였어.
하나가 더 있어야 한다고 해도...
......
 
'유령' , 말을 잇다가 말고, 당신을 꽉 끌어안습니다.
 
질리 피어슨:.....이제,어떻게 해야할지...잘모르겠어....
 
질리 피어슨 , 품에 안긴채 중얼거리듯 말합니다.
 
'유령':...-시간을 돌리기 전에 내가 뭐라 했을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만약에 정말 안될 것 같으면,
난 네가 덜 아픈 선택을 했으면 좋겠어.
 
질리 피어슨:....비슷하게 말했어.
....그래도...정말 가능성이 있는데...
 
질리 피어슨 , 조금 훌쩍이다가 규칙카드를 뒤적입니다.
 
질리 피어슨:....11번이랑 12번 없는데... 이게 힌트려나...?
 
 
:당신의 말을 들은 '유령'이 잠시 고민하는 기색을 보입니다.
...뭘까요.
 
질리 피어슨:...
왜?
뭔데?
 
'유령':...일단, 11번 규칙은 내가 해결했어.
보라색 보석 줬었잖아.
 
질리 피어슨:...그게 그거야?
 
'유령' , 그리 말하며 카드 한 장을 꺼내 보여줍니다.
 
질리 피어슨 , 받아서 읽어봅니다.
 

11. 비상 체제가 유지되는 동안 손님과 직원들의 안전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당신이 아직 이 문장을 읽을 수 있는 상태라면, 직원용 휴게실 옷장에서 전신 보호구를 착용 하십시오.

 

11-1. 옷장 안의 옷은 언제나 제자리에 두어야 합니다. 사람 먹는 옷, 또는 옷장에 대한 괴담은 무시하십시오.

 
질리 피어슨 , 규칙 카드를 하나하나 읽어보며 말합니다.
 
질리 피어슨:13번 규칙으로 시간을 돌렸었어.
 
질리 피어슨 , 그리 말하며 13번 규칙을 보여줍니다.
 
질리 피어슨:....
근데 왜 13개지?
 
'유령':...12번째 규칙도, 내가 알고 있어.
근데 별로 원하는 건 아닐걸.
 
질리 피어슨:뭔데...?
 
'유령' , 당신을 잠시 바라보다가, 품 속에서 회중시계와 함께 카드 한 장을 꺼내 건네줍니다.
 
12. 호텔 내부에서 비상체제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총지배인을 살해하거나, 혹은 왕의 소환 매개물을 파괴해야합니다. 여기서 총지배인은, 총지배인의 증표를 가지고 있는 지성체를 의미합니다.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그것을 읽고는 스르륵 유령을 바라봅니다.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누가봐도 일단 해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눈빛으로 빠안히 바라봅니다.
 
'유령':그렇게 봐도, 매개물이 어디있는지 나도 몰라.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건 그쪽이 아니라, 그 앞 부분인 규칙이지.
 
질리 피어슨:......
2번이나 같은거 하고싶지는 않은데.
 
'유령':그러니까 별로 원하는 건 아닐 것 같다고 말했잖아.
 
질리 피어슨 , 고민하듯 카드들을 확인하며 유령에게 말합니다.
 
질리 피어슨:호텔에 안 가본 곳이라던가 없어?
 
'유령':적어도 내가 아는 선에서는, 없어.
 
질리 피어슨:...
지하가....
.......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건가? 아니면 저거? 계속해서 놓친게 무엇인지, 혹은 남아있는게 있긴 한지, 규칙을 들여다보던 당신은, 불현듯 깨닫습니다.
...그러고보면, '시계'도 괴이잖아요.
지금에야 멋대로 시간을 돌리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시간을 가두는 시계'일 뿐이잖아요.
 
질리 피어슨:...아.
이 시계도 괴이였지.
어차피...해결될때까지 안나가서 못느낀거지. 원래는 시간을 가두는 시계라고 했지.
...이걸 부숴볼까?
 
'유령':...시계를?
그거로 시간을 돌리는거라고 하지 않았었어?
 
질리 피어슨:그건 맞지만...
당장에 생각나는 다른 것도 없을 뿐더러...
시계도 괴이라고 치면, 방법이 잘못되어서 결국 널 죽이게 되어도 내 시간은 이 시계에 갇혀서 난 밖에 못나가게될걸.
확신은 없지만... 그래도 좋은 쪽으로 가지는 않을것 같아.
이제는 시간을 못 되감게 되겠지만...
 
'유령':그럼, 이번에 실패하면 정말 마지막이라는거잖아.
괜찮겠어?
 
질리 피어슨:...보험이 하나 없어진거긴하지만...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할게. 이번에 안되면 너가 원하는대로 해줄게.
...안될까?
 
'유령' , 잠시 고민하는 기색을 보이다가도, 지친듯 한숨을 내쉽니다.
 
'유령':무슨 일이 있어도 너만큼은 나갈 수 있게 할거야.
 
질리 피어슨 , 그말에 고개를 끄덕입닏다.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괘종시계쪽으로 몸을 돌려 손도끼로 부숩니다.
 
질리 피어슨:
rolling 1d6+1
(
6
)
+1
 
=
7
 
 
:도끼의 날이 괘종시계의 중심에 때려박힙니다.
꽈직, 소리를 내며 충격을 받은 괘종시계에서는 스믈스믈 검은 연기가 새어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대로, 완전히 부숴버립시다.
 
질리 피어슨:
rolling 1d6+1
(
3
)
+1
 
=
4
 
 
:다시 한 번 더, 콰직, 소리를 내며 때려박힌 날이, 괘종시계를 완전히 박살내버립니다.
새듯이 빠져나오던 검은 연기가, 부서진 시계판에서 쏟아져나옵니다.
그리고 그 연기는 곧, 검은색의 보석으로 변해서 바닥에 떨어집니다.
시계가 부서지며 생긴 충격 탓인지, 그 뒷편의 벽도 피해를 피해가지 못한 듯 균열이 나 있습니다.
...균열 너머로 옅게 찬 공기가 빠져나옵니다.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검은 보석을 집어들며 균열을 봅니다.
 
질리 피어슨:안쪽에 뭔가 있나본데...?
여기 지하 아니였어?
 
'유령':숨겨진 공간이 더 있던건가.
지하에 다른 공간이 더 있다고 들은 적도, 본 적도 없거든.
어쩌면...
여기가 가장 중요한 공간이었을지도 모르겠는걸.
 
'유령' , 균열을 잠시 손으로 더듬어보는 듯 싶다가, 당신을 돌아봅니다.
 
'유령':부수고 넘어가보자.
 
질리 피어슨 , 고개를 끄덕입니다.
 
질리 피어슨 , 손도끼로 어떻게든 균열을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만듭니다.
 
 
:벽을 완전히 무너트리고 나면, 너머로 동굴 같은 것이 이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벽을 타고 늘어선 횃불이, 자신을 발견한 두 사람을 환영하듯, 노란빛으로 불타오르기 시작합니다.
 
'유령' , 균열 너머를 잠시 들여다보다가, 당신에게 슬적 손을 내밉니다.
 
질리 피어슨 , 따라 균열 너머를 보다가 다치지 않은 손으로 내민 손을 맞잡습니다.
 
 
:사이좋게 손을 맞잡고, 두 사람은 균열 너머의 공간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횃불이 길을 밝히는 동굴은, 어느 시대인지 짐작이 어려운 양식의 신전같은 장소로 이어집니다.
그곳의 천장에는 빛이 들어오도록 뚫린 부분이 있습니다.
일그러진 밤하늘과 환하게 빛나는 별자리가 보이고, 유독 노란 별 하나가 반짝이는 것이 보입니다.
신전 바닥에는 V자 모양으로 배치한 9개의 커다란 조각이 있습니다.
괴상한 괴물을 표현한 것 같은데, 뭔지 알아보기는 힘드네요.
그나저나, 둔탁한 광책의 검은 빛...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나요?
 
 
:그 밖에도, 바닥에는 오래된 양피지 두루마리가 떨어져 있습니다.
 
질리 피어슨 , 바닥에 떨어진 양피지 두루마리를 집어들어 펼쳐봅니다.
 

죽은 자들이 저승에서 돌아온다는 10월 31일.

그리고 알데바란이 잘 보이는 위치의 건물.

운석을 깎아 만든 9개의 조각을 V자 형태로 두었다.

이것으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이것으로 우리가 죽어도, 우리의 문이 무너져도

시간 뒤에 숨겨둔 9개의 돌이 무너지지 않는 한

그분은 언제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실 수 있나니

 

이곳을 당신의 영역으로 삼고 형언할 수 없는

영광된 이름을 온 지상에 퍼뜨리도록 하소서.



이것이 선대의 기록이다.

 

그러나 나는 두렵다. 이것이 정녕 바른 선택인가?

후대를 위해 남기노니 우리의 주인을 지구에서

돌려보낼 방법을 찾거든 하나만 기억하여라.

 

그분의 신성한 불로 9개의 운석을 소멸시킬 수 있다.

 
질리 피어슨:....
알데바란?
 
'유령' , 옆에서 양피지를 같이 보고, 조각들을 한 번 돌아보더니, 헛웃음을 짓습니다.
 
'유령':하여간 그 새끼, 운 하나는 좋아서는.
 
질리 피어슨 , 그 말에 묘하게 예상간다는 표정입니다. 음...일단 좋은건 아니겠구나...
 
질리 피어슨:...
신성한 불로 9개의 운석...
이 조각들 얘기하는 것 같은데...
불은-
 
질리 피어슨 , 주위를 둘러보다가 벽에 달린 횃불을 바라봅니다.
 
질리 피어슨:저걸 쓰면 되려나?
 
'유령':그렇겠지, 대놓고 자기거라고 색도 맞췄잖아.
지체하지 말고, 바로 태워버리자.
 
질리 피어슨:...뭐어. 알았어.
 
질리 피어슨 , 벽에 있는 횃불을 가져옵니다.
 
'유령' , 마찬가지로 벽에 걸린 횃불을 집어듭니다.
 
질리 피어슨 , 잠시 머뭇거리다가 바닥에 놓은 조각들에 횃불을 가져다대 불을 붙입니다.
 
 
:먼저 당신이, 그리고 이어서 '유령'이, 검은 석재에 횃불을 가져다대는 순간,
노란 불꽃이 혀를 날름거리며 조각을 태우기 시작합니다.
순식간에, 잘 깎아낸 돌덩이가 타오르고, 금새 까만 가루가 되어갑니다.
두 개, 네 개, 그리고 마침내 아홉 개.
기름이라도 부은 것마냥 타오른 조각들은 전부 가루가 되어버렸습니다.
...된걸까요?
 
질리 피어슨:...된건가...?
 
'유령':이게 그 매개물이었을테니까, 된거겠지.
가서 남은 문도 태워버리면 정말 끝일거야.
...힘 돌아오기만 해봐, 그딴 새끼.
 
질리 피어슨:....진정해...
 
질리 피어슨 , 진정시키려는듯 손을 잡아줍니다.
 
'유령' , 아무 말 없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가면에 가리긴 했지만 표정이 예상이 안갈리가 없습니다.
 
질리 피어슨:...왜...뭐.
 
'유령':아-무것도.
가자, 마무리하러.
 
질리 피어슨:어어....
 
질리 피어슨 , 균열 밖으로 나가 문 조각을 태우러 갑니다.
 
 
:동굴 밖으로 나와 마지막 문 조각에 횃불을 가져다대면, 다른 조각들과 마찬가지로 석재가 활활 타오릅니다.
이번에는 뭔가 달라졌을까요?
보석도 여섯 개, 그리고 매개물로 추정되는 것도 파괴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야 말로 일이 잘 풀리길 바래야겠죠.
 
질리 피어슨:...이번에는 진짜.
...너 거기 서 있어.
 
질리 피어슨 , 그리 말하며 자신과 유령을 기준으로 보석을 육망성 형태로 6개를 놓습니다.
 
 
:하나하나 보석을 놓는 동안에도, '유령'의 가면에는 쩍쩍 금이 갑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는 가면을 손으로 덮는 대신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보석의 배치를 끝낸 차,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질리 피어슨:...
 
질리 피어슨 , 당신이 내민 한손을 잡은뒤 잡지 않은 다른 손도 끌어당겨 맞잡습니다.
 
질리 피어슨 , 그리고 이전에 했던것과 같이 보석들에 마력을 전달합니다.
 
 
:보석에 마력을 전달하면, 보석들은 빛을 내며 육망성 모양의 마법진을 그려냅니다.
여섯 개의 꼭지점이 찬란하게 빛나며 두 사람의 주변을 감쌉니다.
한 번 해봤으니까,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겠죠.
맞잡은 손에는 따스하게 온기가 느껴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시선에서는 대화가 오고갑니다.
 
질리 피어슨 , 그렇게 시선을 맞추다가 원하는 바를 떠올리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합니다.
 
질리 피어슨:"faber est suae quisque fortunae..."
"faber est suae quisque fortunae."
"faber est suae quisque fortunae..."
 
 
:세 번의 주문이 외쳐지면, 무지갯빛으로 빛무리가 일렁거리기 시작합니다.
그 빛 속에서, '유령'의 가면이 천천히 수복되어갑니다.
이번에는 혼란 대신 희망이 담긴 시선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질리 피어슨 , 그 시선에 따라 표정이 밝아집니다. 이번에는 될것 같다는 확신이 머릿속을 가득 채웁니다.
 
 
:마침내 빛무리가 사라지고나면, 눈 앞의 가면은 새것처럼 반질거립니다.
'유령'은 당신의 손을 놓고 잠시 제 가면을 몇 번 더듬어보다가, 몸을 조금 숙여 당신과 높이를 맞추고선 말합니다.
 
'유령':...어때보여? 괜찮아?
 
질리 피어슨 , 몸을 숙여 높이를 맞추자 손을 뻗어 가면을 더듬어 봅니다.
 
질리 피어슨:...괜찮은것 같은데.
 
'유령':그럼,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질리 피어슨:...뭔데?
 
'유령':마침 현재의 나도 과거로 날아간 것 같으니까,
네가 내 가면을 벗겨줘.
 
질리 피어슨:...
알았어.
 
질리 피어슨 , 더듬던 손을 옮겨 가면의 끝부분에 올립니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가면을 벗겨줍니다.
 
 
:손 끝에 매끈한 가면의 표면이 닿습니다.
이번에는, 이번에야 말로,
그런 소망을 품고 가면을 조심스레 떼어내면―
 
 
:사락, 가벼운 소리와 함께 머리카락이 가면 끝을 따라 흘러내립니다.
색유리를 통과한 여명의 빛이,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비춥니다.
심연과도 같지만, 명백하게 감정을 담은 눈이 당신과 마주칩니다.
굳어있는 듯 보였던 입꼬리는 가볍게 밀어올라가며 미소를 지어내고, 그가 기뻐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이질적인 검은색이 아닌, 명백한 혈색이 띄는 얼굴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아무런 괴이도 끼어들지 않은, 당신이 기억하는 나이아의 모습입니다.
 
질리 피어슨 , 아무런 영향없이, 순수하게 자신이 기억하는 유령, 나이아의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으며 뺨을 쓰다듬습니다.
 
질리 피어슨:되게...오랜만에 얼굴...보는것 같네...
 
나이아:-그러게,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
 
나이아 , 제 뺨을 쓰다듬는 당신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살며시 겹쳐올립니다.
 
나이아:어때, 괜찮아보여?
 
질리 피어슨:...그래, 짜증날정도로 잘생긴것도 여전하네.
 
나이아 , 당신의 말에 가볍게 웃음소리를 내며, 겹쳤던 손을 꼭 잡아 내립니다.
 
나이아:이제 그만 돌아갈까?
집에 가야지.
 
질리 피어슨:그래, 집에 가야지... 너무 오래 돌아다녔더니 피곤해.
 
나이아:그럼-
 
나이아 ,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하고서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내며 그것을 툭, 내려놓습니다.
 
나이아:체크아웃은 이미 끝냈답니다, 손님.
안전하게, 집까지 모셔다 드리죠.
 
질리 피어슨 , 그 말에 작게 웃음소리를 내며 대답합니다.
 
질리 피어슨:네, 같이 집에 가실까요, 총지배인님? 아님 유령씨?
 
나이아:개인적으로는 유령씨 쪽이 더 마음에 드는걸.
총지배인 일을 워낙 열심히 해먹었더니 말야, 질린단 말이지.
 
나이아 , 농담이라도 하듯 가볍게 나불거리며 당신을 천천히 안내하기 시작합니다.
 
질리 피어슨:난 둘다 좋아.
 
질리 피어슨 , 농담에 대답해주며 당신의 안내를 따라 걸어갑니다.
 
https://youtu.be/TH-H5LxcKtY?si=I0ducIv_xHTV1Xq9 (지금 BGM이나 이 BGM 중 취사선택.)
 
 
:두 사람은 천천히 계단을 올라갑니다.
호텔을 가득 채우고 있던 괴물들은 사라졌고, 폐허와 같은 풍경만이 눈꺼풀에 달라붙습니다.
화려했던 분위기, 공중을 떠돌던 알코올, 사람들의 향수 냄새, 그리고 그 뒤를 이었던 혈향과 악취, 사람이 사람을 먹던 소리까지도.
모두, 지나간 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유리로 된 호텔 정문이 나타납니다.
동트는 햇볕이 따사롭게 로비를 향해 쏟아집니다.
 
 
:그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순간, 당신은 공기가 변한 것을 느낍니다.
새벽의 꿈은 현실이 돌아오자, 아침 햇살에 빠르게 녹아내립니다.
시간은 10월 31일, 오전 6시.
핸드폰의 전파가 돌아오며 밀렸던 연락이 한 번에 몰려와, 마구잡이로 흔들립니다.
새삼스레, 정말 해냈다는 것이 다시 체감됩니다.
차갑고 날서있는 아침 공기마저도, 이 현실을 일깨워주는 듯 합니다.
 
 
:그리고 타이밍 좋게, 언덕길을 타고 택시 한 대가 나타납니다.
어, 여기 올 때 운전해주셨던 그 분이네요!
 
질리 피어슨:아.
...
 
 
택시기사: 아이고, 꿈자리가 뒤숭숭하길래 얼른 달려와봤더니...
이게 다 뭔일이래요?
 
질리 피어슨:음... 별 일 없었어요.
 
나이아:그치, 별 일 없었지.
그나저나, 온 김에 시내까지 좀 태워줄래?
 
질리 피어슨 , 자연스럽게 나이아입을 막습니다. 반말 쓰지마.
 
나이아 , 읍.
 
질리 피어슨:오신김에 돈 드릴테니까 시내까지만 태워주세요.
 
 
:택시기사는 아이고, 아이고, 하는 소리를 내며 홀로 난장판을 피우다가...
그 말을 듣고서 얼른 타라며 택시 문을 열어줍니다.
갑갑한 차 냄새가 반갑게 느껴지는 건 또 처음이네요.
두 사람이 다 탄 것을 확인한 택시기사는 빠르게 호텔 부지를 벗어납니다.
그리고는 슬쩍,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지만...
 
나이아 , 팔꿈치로 쿡, 당신을 한 번 찌릅니다. 어차피 말해도 모를테니까 넘어가자.
 
질리 피어슨 , 당신의 반응에 잠시 눈을 굴리다가 대답합니다.
 
질리 피어슨:모르셔도 될 것 같아요.
 
 
:당신의 대답에 택시기사는 묘한 표정을 지어내고, 나이아는 가볍게 웃음소리를 냅니다.
뭐, 어쨌든 전부 해결된 일이고, 이제 아무 위협도 없으니...
당신도 그저, 같이 웃어버립시다.
 
ED. 가면을 벗은 자들의 커튼콜
 
상자를 나온 고양이 | SAN + 1d10
 
수고하셨습니다.
 

 

비하?인드 >

더보기

PL분이 세션카드를 그렸는데, 가면 벗은 버전도 있다고 추가로 주셨습니다. 야호!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