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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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플레이 로그 (캠페인)/크리그어 (앙헬&샤벳)

[COC 플레이로그] 크리그어 외전 : -0- (앙헬&샤벳)

CB_PL_ 2022. 10. 1. 01:26

시나리오 링크: https://dear-heresy.postype.com/post/1286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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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과 잿빛이 맞닿는 경계 위로 하얀 김이 번져옵니다.
차가운 바람이 눈을 얼리는 듯한 감각에 눈가를 문지르면, 뒤에서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두툼하게 쌓인 눈이 내딛는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뒤돌아보면 안돼.
내면의 목소리가 당신을 꼬집듯이 속삭입니다.
그리하여 당신은 하염없이 앞으로 걸어갑니다.
 
:남은 시간은, 앞으로.
완전히 지쳐버린 다리가 더이상의 움직임을 거부하고 멈춰선 순간, 당신은 새하얀 눈밭 위로 고꾸라집니다.
코와 입 안으로 쓰라린 냉기가 밀려들어옵니다.
이미 끝나버린 이야기의 다음이 궁금해지는 이유는 뭘까.
종장의 다음 장을 넘기는 손길에 후회는 없다면.
 
:그리고 당신은 강한 충격과 함께 눈을 뜹니다.
오른쪽 다리의 강렬한 통증이 뇌를 뒤흔듭니다.
아니, 아픈건 둘째치고, 귀가 찢어질듯한 소리와 진동에 잠이 완전히 달아났습니다.
자세히보니 허벅지에 총알이 스쳐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지혈하고 내버려두면 알아서 회복되겠지만서도...
HP -1d4
 
앙헬 에스메랄다:
rolling 1d4
 
(
3
 
)
 
 
=
3
 
:* 이성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빠르게 진정하고 상황을 정리합니다.
이게 어디서 날아온 총알이죠?
곰곰 상황을 돌아봅니다.
당신은 며칠 연속으로 외곽에 몰려드는 크리쳐를 사냥하고 수면부족에 시달리던 참입니다.
식사할 시간도 없어 먹은 음식이라고는 초코바 몇개와 뒤집어쓴 크리쳐의 체액 뿐입니다.
노동법이요?
 
:아무래도 크리쳐 군인의 권리는 보호받기 힘들죠.
이러한 피로와 총의 상태, 그리고 상처를 보니...
아무래도 불침번을 서던 도중 잠든 모양입니다.
그것도 안전 장치가 해제된 총에 몸을 기댄채로.
몇 초 지나지 않아, 기대고 앉은 텐트가 몇 번 꾸물거리더니 지퍼가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낯익은 머리가 튀어나옵니다.
잠이 덜 깬 샤벳이 텐트 밖으로 몸을 내밀고 이쪽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머쓱한 상황에 눈과 눈이 마주친 채 잠깐의 정적.
부스스한 머리 아래 덮인 자다 깬 얼굴은 '어디 한 번 설명해봐라...'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입니다.
이러는 동안에도 하얀 눈밭 위로 붉은 웅덩이가 지고 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좀 부끄럽네요
 
앙헬 에스메랄다 ,손부채질
 
샤벳 아드복트:... 불침번을 서랬지 자해를 하라고 말한 적은 없는데 말이다.
 
앙헬 에스메랄다:좀 피곤했었나봅니다..
...그래도 금방 나으니까 용서해주시면 안될까요?
 
샤벳 아드복트:......
 
:당신을 한참이나 쳐다보던 샤벳은 텐트의 지퍼를 마저 열고 공간을 낸 후, 당신에게 들어오라 손짓합니다.
약간 한심하게 보고 있다고 생각되는건 기분탓이려나요.
 
앙헬 에스메랄다 ,우는표정
 
앙헬 에스메랄다 ,일단 들어갑니다
 
:텐트 안으로 들어서면 차갑게 몰아치던 바람이 막혀 비교적 따뜻합니다.
이런, 또 졸려오는 것 같기도 해요...
 
앙헬 에스메랄다 ,조금씩 처지는 눈꺼풀
 
:당신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는 사이, 샤벳은 응급치료 상자를 열어 소독약과 붕대를 꺼내 당신의 상처를 지혈해줍니다.
따끔할 법도 한데 전혀 아프지 않네요. 졸려서 그런걸까요.
 
샤벳 아드복트:슬슬 본부로 돌아가야겠군.
피로가 많이 쌓이기도 한 것 같으니 말이다.
 
앙헬 에스메랄다:아하하...
저야 다행입니다만
괜히 신경쓰게 한거 같아 미안합니다
 
샤벳 아드복트:굳이 이 일 때문이 아니라도 돌아갈 생각이긴 했다.
위에서 소집 공문이 내려왔거든.
 
앙헬 에스메랄다:호오?
 
:샤벳은 그리 말하고 짐더미에서 작은 노트북을 찾아열곤 그대로 돌려 당신에게 보여줍니다.
화면에는 '승급전'이라는 세 글자가 당당하게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당신 역시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게, 승급전은 샤벳이 입사 직후, 일반 대원에서 단박에 최강의 인류라는 명예로운 호칭을 얻고 이 구역의 대표로 임명된 계기니까요.
이렇듯 말단조차 이 모의 전투에서 능력을 증명하면 크게 인정받을 수 있을 정도로 권위있는 시험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음..
그런데 이거
저랑 관련있는겁니까?
저는 그...뭐냐
'특수한' 경우지 않습니까?
 
샤벳 아드복트:그럼 여기서 혼자 있을 생각인가?
 
앙헬 에스메랄다:..
하핫..
 
샤벳 아드복트:원한다면 두고가줄 수도 있다만.
 
앙헬 에스메랄다:그건 아닙니다, 잠이 덜 깨서 그런거니 이해해주시겠어요?
 
샤벳 아드복트 , 가만히 쳐다보다가 피식 웃습니다.
 
샤벳 아드복트:어차피 가기 싫다고 해도 가야해.
소집 대상에 너도 포함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내가 너 아니면 누구랑 파트너를 맺겠냔 말인가?
 
앙헬 에스메랄다:샤벳 저 좀 두근 거리는거 아세요?
 
앙헬 에스메랄다 ,장난스레
 
샤벳 아드복트:... 시끄럽다.
 
앙헬 에스메랄다:그래서 소집이 언제인가요?
 
샤벳 아드복트:아, 그거라면-
 
:샤벳이 노트북의 화면을 아래쪽으로 주루룩 내립니다. 가장 아래 쓰여져 있는 소집일은...
...놀랍게도 오늘 오전 7시까지입니다.
그리고 현재 시각은 오전 5시 55분이죠.
 
앙헬 에스메랄다:.
 
:잠시간의 적막이 흐릅니다.
텐트와 짐을 아무리 빨리 정리해도 5분.
여기서부터 안전지대의 숙소까지 전속력으로 뛰어가야 시간내로 도착할까 말까.
심지어, 소집에 응하지 않으면 탈영으로 간주해 무거운 처벌이 내려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저 다른 의미로 두근거리기 시작했어요 샤벳
 
샤벳 아드복트:그렇게 됐으니, 1시간 내로 달리면서 회복하면 좋겠군.
할 수 있지?
 
앙헬 에스메랄다:..
 
샤벳 아드복트 , 답지않게 웃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멱살 한 번만 잡아봐도 될까요?
 
샤벳 아드복트:사양하지.
 
:...어쩐지 허벅지 상처가 쓰라려 오는 것도 같습니다.
 
:걱정이 무색하게, 두 사람이 도착한 시각은 소집 시간으로부터 5분 전입니다.
* 건강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건강
기준치: 99/49/19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곳까지 오는 사이에 생겼던 총상이 완벽히 회복되었습니다.
이 구역의 모든 대원이 소집된 듯, 본부 내에는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두 사람이 들어선 순간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분명 기분탓이 아니겠죠.
구역을 대표해 최전방에서 활동하는 것도 일종의 명예나 영광처럼 여겨지는 것 같으니까요.
샤벳은 선선한 표정으로 신발끈을 고쳐 묶곤 당신에게 말합니다.
 
샤벳 아드복트:소장님에게 활동 보고를 하고 올테니, 여기서 얌전히 기다려라.
 
:그렇게, 당신은 휴게실 자판기 앞에 덩그러니 남겨집니다.
의자가 넉넉하게 비어있어, 적당한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면 될 것 같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뭔가 말 잘 듣는 멍멍이가 된거 같아요
 
앙헬 에스메랄다 ,멍
 
앙헬 에스메랄다:뭐..할것도 없고 기다려야지요
 
:슬적 바라본 자판기에는 온갖 종류의 음료수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옆에 붙은 판넬을 보니 요즘 사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건 '팥사과사이다' 라고 하네요.
...
 
앙헬 에스메랄다:..
갑자기 속이...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다보면 복도 너머에서 한 무리의 대원들이 걸어옵니다.
절도 있는 발걸음 소리는 익숙하지만, 처음보는 얼굴들 뿐입니다.
애초에, 크리쳐 출신에 정식 입사 시험을 거치지도 않아서 동기가 없는 당신이 아는 대원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다만서도요.
그들 중, 가장 키가 큰 대원 하나가 이쪽을 쳐다보더니 성큼성큼 다가옵니다.
 
ㅡ:반갑습니다. 실물로 뵙는건 처음이네요, 앙헬씨.
우리 구역을 대표하는 대원이라 그런가, 정말 얼굴 한 번 보기 힘든데요?
 
:낯선 얼굴의 대원은 싹싹하게 웃으면서 말을 걸어옵니다.
 
:어째 지어보이는 표정 만큼 그렇게 달가워하지는 않는 것 같아보이는걸요.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다 파트너 덕이지요
 
ㅡ:세상에, 겸손하시기까지. 그렇게 말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말이죠.
 
콘라드 신:아, 생각해보니 소개를 안했군요. 제 이름은 콘라드입니다. 콘라드 신.
 
앙헬 에스메랄다:아아, 콘라드 씨셨군요 반갑습니다
아시겠지만 앙헬 에스메랄다라고 합니다
 
콘라드 신:그나저나, 파트너랑 합 맞추기는 힘들지 않으신가요?
 
콘라드 신 ,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으며 묻습니다. 앙헬씨도 하나 사드릴까요?
 
앙헬 에스메랄다:뛰어나신 분이라 방해가 되지 않는게 고작이려나요?
 
앙헬 에스메랄다 ,음료라는 말에 '팥사과사이다'를 연상해내곤 잠시 굳습니다
 
콘라드 신 , 슬적 쳐다보다가 팥사과사이다를 사서 건넵니다.
 
콘라드 신:이게 요즘 잘나가더라고요.
 
앙헬 에스메랄다 ,더더더덛더덛덜
 
앙헬 에스메랄다:..하하..잘 마실게요
 
콘라드 신:그런데, 방해가 되지 않는게 고작이라 하시면, 역시 실력 격차가 많이 나는걸까요?
하기사, 그 사람 워낙 혼자 일하는거 좋아하고, 문제 생기면 말도 안하고 혼자 처리하고 그러긴 하니까요.
 
앙헬 에스메랄다:하긴..
괜히 '최강'이시지 않겠어요?
 
콘라드 신:그렇기는 하네요.
그런데, 정말 놀랐어요.
보통 구역 대표라고 하면 대대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사람이 차지하는데, 처음보는 대원이 갑자기 임명되어서요.
아, 물론 실력을 의심하는건 아닙니다만,
낙하산이라고 하던가요?
저는 잘 모르는데, 그런 소문이 돌기도 하더라고요.
 
콘라드 신:설마 아니겠지만요.
아시겠지만 저희 소장님이 워낙 여기저기 정치계 쪽에 입김이 세다보니... 하하.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낙하산이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그도 그럴게.. 음..
두 분다 돌아가셨거든요 하하..
 
콘라드 신:오, 그런 줄은 몰랐네요.
근데 뭐... 다들 그런 사정을 알리가 만무하잖아요?
어느정도 능력이 있는지도 모르고요.
 
:그가 말하는 내용은, 짜증나긴 하지만 사실은 사실입니다.
당신이 크리쳐 군인이라는 사실은 AOC내에서도 극소수만 알고 있는 군사 기밀이기 때문에.......
하지만, 그렇다고 짜증이 안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놈이 뭐라는거람.
새벽까지도 크리쳐를 잡다가 왔는데, 듣고 싶진 않은 말입니다.
 
콘라드 신:아, 근데 목에 그 초커는 뭔가요?
 
:콘라드는 당신이 차고 있는 목걸이형 폭탄을 보며 관심을 표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아, 선물로 받았답니다
 
:... 알아서 뭐하려는건지 모르겠네요. 그게 리모콘으로 폭파시킬 수 있는 단두대라는 것을요.
 
콘라드 신:선물이요?
흔치않은 선물이네요, 참.
 
앙헬 에스메랄다:그렇지요?
 
앙헬 에스메랄다 ,웃습니다
 
콘라드 신:누구한테 받은건가요?
 
앙헬 에스메랄다:그야 파트너께 받았지요
 
콘라드 신:그 인ㄱ...큼, 그 사람이요?
그건 정말 의외인데요.
 
앙헬 에스메랄다 ,미소
 
콘라드 신:많이 친해지셨나봐요?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콘라드 신:하긴 최전방에서 둘이서만 지내니까 그렇겠네요.
최전방 일은 힘들지 않나요?
뭐, 둘이서만 있으니까 그건 그것대로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바쁠거잖아요?
잘 적응은 하고 있으신걸까 걱정된다고 해야하나?
 
앙헬 에스메랄다:어쩌겠습니까...
 
콘라드 신:아시겠지만 여기 일이 쉬운 것도 아니고 ~
 
앙헬 에스메랄다 ,주변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가까이 오라고 손짓
 
콘라드 신 , 가까이 안가고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형 모니터를 힐끗 확인합니다.
 
콘라드 신:이런, 승급전 좌표가 벌써 나왔네요.
잘해보자고요, 우리.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벌써입니까?
그러면 수고하십시요
 
:콘라드는 상쾌한 표정으로 웃으며 인사하곤 자리를 뜹니다.
당신도 승급전 좌표를 확인하기 위해 손목 시계형 모니터를 확인하면, 그곳에 몇가지 텍스트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텍스트는 타야하는 헬기와 도착장소로, 당신 역시 알고 있는 곳입니다.
 

 
:글을 읽고 나면, 보고를 끝낸 샤벳이 돌아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아 오셨습니까?
 
샤벳 아드복트:좌표는 확인했나?
 
앙헬 에스메랄다:네, 시시포스 산이더군요
 
앙헬 에스메랄다 ,자요 하고 음료(콘라드가 줌)를 건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이게 인기있더라구요?
 
샤벳 아드복트:... 나는 취향이 아니라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애초에 탄산 자체를 선호하지 않아.
 
앙헬 에스메랄다:..
그건, 아쉽네요
 
샤벳 아드복트:헬기나 타러가지.
 
앙헬 에스메랄다 ,끄덕
 
앙헬 에스메랄다:아 그래
아까 콘라드 씨가 오셨는데
아시던 분이신가요?
 
샤벳 아드복트 , 살짝 인상씁니다.
 
샤벳 아드복트:아니, 절대 모른다.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샤벳은 거짓말 치치 마세요
표정에서 다 드러나신답니다?
 
샤벳 아드복트:...
별로 알고 지내서 좋을 것 없던 자다. 그러니 너도 무시해라.
 
앙헬 에스메랄다:흐음? 그런가요
그쪽에서는 샤벳한테 관심이 많아보이길래
무슨 관계인가 궁금해서 말입니다
 
샤벳 아드복트:오늘따라 질문이 많군.
 
앙헬 에스메랄다:1시간동안 달리게 한 대신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샤벳 아드복트:... 그 자는 저번 승급 시험의 2등이었다.
내 파트너기도 했지.
 
앙헬 에스메랄다:아하
 
샤벳 아드복트:어찌나 명예욕이 크던지, 진절머리가 날 정도였다.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귀찮으셨겠군요
 
샤벳 아드복트:귀찮은 정도도 아니었어.
...사담이 길어졌군, 이제 정말 움직이도록 할까.
 
앙헬 에스메랄다:네, 가실까요?
 
:두 사람은 헬기 승차장으로 향합니다.
수많은 대원들이 각자 차례를 기다리며 하나하나 헬기에 몸을 싣고, 하늘로 날아올라갑니다.
두 사람이 헬기에 몸을 싣고나면, 두 사람을 태운 기체 역시 저 너머의 산맥을 향해 날아오릅니다.
헬기 안에서 장비를 점검하던 샤벳이 문득 던지듯이 물어옵니다.
 
샤벳 아드복트:혹시, 내기같은 것 좋아하나?
 
앙헬 에스메랄다:으음? 그리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편입니다만
어째서 그런것을 물으시는지?
 
샤벳 아드복트:간단한 여흥으로 한번 해봄직 하지 않을까 싶어서.
둘 중 누가 1등을 하는지 말이야.
 
:벌써 둘 중 하나는 1등을 할거라고 확신하는 느낌인걸요.
 
샤벳 아드복트:간단하게 소원을 하나씩 걸고 하면 의욕도 나고 좋지 않겠나?
 
앙헬 에스메랄다:호오..
예상외로 승부욕같은게 있으셨군요?
 
샤벳 아드복트:가끔은.
 
앙헬 에스메랄다:좋습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샤벳 아드복트 , 피식 웃습니다.
 
샤벳 아드복트:그럼 미리 소원 하나씩 이야기해볼까?
 
앙헬 에스메랄다:샤벳은 뭘 부탁하시려고 하십니까?
 
샤벳 아드복트:그리 어려운 부탁은 아니다.
혹시라도 이상한 짓 말고 지금처럼만 있어달라는 것 정도.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너무 각박한거 아닙니까?
 
샤벳 아드복트:너같이 평균 이상의 성품을 가진 이가 흔한 것은 아니니 말이다.
이상한 길로 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니, 확신을 좀 받고자 하는 것이다.
 
앙헬 에스메랄다:흐음..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요
 
샤벳 아드복트:무슨 의미인가?
 
앙헬 에스메랄다:아뇨, 아닙니다
그럼 제가 1등하면 이거 풀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앙헬 에스메랄다 ,목줄 톡톡
 
샤벳 아드복트:...그건 곤란한데.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그래도, 둘만 있을 때 풀어주는 것 정도는 고려해보지.
 
앙헬 에스메랄다:아주 좋습니다
승급전 때, 한 번 열심히 해보지요
 
샤벳 아드복트:맞아, 그러고보니 아까 보고하면서 네 휴가건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었다.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그걸 이제 말씀해주시는겁니까?
 
:헬기를 타고 가며, 두 사람은 내기와 휴가에 대한 이야기를 소소하게 주고받습니다.
휴가에 대해선 긍정적인 검토를 하겠다는 답변도 받았다고하니, 이번 승급전 이후 휴가를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얼마지나지 않아 헬기가 도착합니다.
하늘은 흐릿한 회색으로,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것 같습니다.
한기를 품은 바람이 뼈까지 스며듭니다.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쌓인 눈을 밟고 집합 지점까지 도달하면, 이번 승급전의 규칙이 공개됩니다.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 듯, 헬퍼들이 대원들에게 GPS를 달아줍니다.
허공에는 소형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이 수십대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문득, 콘라드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는 아까처럼 태평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더니, 이내 가까이 다가옵니다.
 
콘라드 신:방송이라도 되면 재밌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싸우는 모습이 공개되면 우리도 인기가 좀 생기지 않을까요?
 
:그런 콘라드의 말에 샤벳은 살짝 인상을 쓰다가도 금세 평소같은 무표정을 지으며 응수합니다.
 
샤벳 아드복트:그러다가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면서 군인 아이돌로 데뷔나 하면 되겠군.
 
앙헬 에스메랄다 ,미간
 
앙헬 에스메랄다:정말 왜그러십니까..
 
:두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잠시 오가는 듯 하더니, 콘라드가 웃으며 두 손을 휘젓습니다.
 
콘라드 신:오해할까봐 미리 말씀드리는건데, 악의같은 것은 없습니다.
격차를 알고 있으니 라이벌로 삼을 생각도 없고요.
옛날이라면 모를까.
그런데, 두 분께 지저분한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이 꽤 되는 것 같아서 말이죠.
조심하시는 편이 좋지 않겠어요?
규칙 보셨으니까 아시겠지만,
 
콘라드 신:살상탄을 쓰지 말라했지, 공격하지 말라는 규칙은 없잖아요.
 
:그 말을 듣고 대원들이 있는 무리를 향해 시선을 돌리면, 그들중 대다수와 시선이 마주칩니다.
의식하지 못했는데, 열렬한 감정입니다.
경계, 경외, 견제, 혹은 시선만으로는 알 수 없을 그 어떤 것까지.
* 관찰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관찰력
기준치: 77/38/15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그 무리를 살피던 중 수상한 사람을 한 명 발견합니다.
제복 후드를 깊숙하게 눌러쓴 채, 당신과 눈이 마주치면 슬적 시선을 돌립니다.
얼핏 굉장히 선명하게 빛나는 눈을 본 것 같은데요.
그는 당신과 또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며 후드 모자를 눌러씁니다.
잘못 본 걸까요.
정신이 팔린 사이, 허공에서 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승급전의 시작입니다.
동선이 꼬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 팀씩 설산으로 진입을 시작합니다.
두 사람은 마지막 진입팀이네요.
두 사람은 평소처럼,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진입을 기다립니다.
마침내 모든 팀이 진입하고 두 사람의 차례가 돌아오면, 샤벳이 가볍게 말합니다.
 
샤벳 아드복트:출발하지.
 
앙헬 에스메랄다:네, 샤벳 열심히 해보자구요
 
:그렇게, 마지막 진입팀인 두 사람까지 설산으로 달려듭니다.
-
앞선 팀과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걸음을 서두릅니다.
새하얗게 눈이 내려앉은 검은 가지들이 행로를 막고, 드러난 살갗을 할퀴고 베어냅니다.
짧게 한숨을 쉬던 샤벳이 총 옆에 달린 전환 레버를 당겨 근거리 모드로 전환합니다.
당신도 근거리 모드로 전환하고, 가지를 쳐내도록 합시다.
 
:체격이 작다면 모를까, 이대로라면 가지에 막혀서 나아가기 힘들테니까요.
 
앙헬 에스메랄다 ,근거리 모드로 전환해 가지치기에 동참합니다
 
:가지를 쳐나가던 그때, 깔끔해진 시야 너머로 서너체의 금속형 크리쳐가 로켓 모양으로 딱딱해진 몸체를 재조립하고 빠르게 돌진해옵니다.
새 무기를 시험할 좋은 상대네요.
 
앙헬 에스메랄다:
근거리 모드
기준치: 85/42/17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샤벳 아드복트:
총검
기준치: 90/45/18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7
 
:강철처럼 단단하던 금속형 크리쳐의 껍데기가 단숨에 4등분으로 조각납니다.
드러난 핵 역시 깔끔하게 4등분으로 절단되어있군요.
이거, 누가 해치운 것으로 할까요?
 
앙헬 에스메랄다:누구 몫으로 하시겠어요?
 
샤벳 아드복트:하나쯤은 줘도 괜찮겠지.
앞으로 시간은 기니까 말이다.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양보십니까?
역시 최강의 인류시네요
 
:샤벳은 아무말 없이 피식 웃기만 할 뿐입니다.
양보도 받았겠다, 적당히 갈무리해서 챙겨놓고 이동합시다.
 
앙헬 에스메랄다 ,핵 조각 하나를 챙깁니다
 
:전리품을 챙기고, 두 사람은 마저 길을 걷습니다.
그러던 도중, 중간에 길이 끊겨버립니다.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샤벳 아드복트:절벽이라도 타야겠군.
떨어지면 좀 아프겠어.
 
앙헬 에스메랄다:..
고기방패는 안할겁니다?
 
샤벳 아드복트:누가 해달랬나?
 
앙헬 에스메랄다:하긴 그런걸 부탁하시진 않겠지요
 
샤벳 아드복트:고기방패로 쓸거였으면 진작 그랬겠지.
오르기나 하자.
 
앙헬 에스메랄다:
흐음.. 어쩌피 지금은 크리쳐 사냥이 아니라
오르는 것이 우선과제이니
협력하시겠어요?
 
샤벳 아드복트 , 곰곰 절벽을 올려다보다가 말합니다.
 
샤벳 아드복트:그러는 편이 좋겠군.
 
:두 사람은 협력해서 벽을 타고 오르기로 결정했습니다.
(깐깐한) 샤벳이 두 사람의 장비를 연결하며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는 주의사항을 전달해주네요.
무슨 일이 생겨도 연결된 줄을 끊지 말 것, 둘 중 한 사람이 위험해지면 서로 도울 것, 마지막으론 전투가 발생하더라도 오르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을 것.
말 안해도 지켰을 내용이지만 그래도 역시 말로 한번 더 되짚는게 좋긴 좋겠죠.
-
두 사람은 로프에 의지해 절벽을 차근차근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중간 쯤 왔을까요,
녹슬대로 녹슨 금속을 꺾는듯한 소음이 들려옵니다.
이건, 크리쳐의 울음소리입니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비행중인 생체형 크리쳐 한 무리가 진액을 흘리며 이쪽으로 돌진해오는 광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가장 앞에 선 무리의 대장은 아가리를 벌리고 끔찍한 비명을 질러댑니다.
초장부터 쉽지 않군요.
 
앙헬 에스메랄다:오 이런
 
:
(To GM)rolling 1d10
 
(
1
 
)
 
 
=
1
 
:두 사람은 날아든 크리쳐를 피하기 위해 어거지로 몸을 뒤틀고 벽을 딛고 가볍게 도약합니다.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절벽에 쓸린 로프가 마모되어갑니다.
10 / 15
(To GM)rolling 1d10
 
(
7
 
)
 
 
=
7
 
:무리의 대장으로 보이는 크리쳐가 미친듯이 날아들며, 두 사람 뿐만 아니라 로프를 물고 뜯어댑니다. 급하게 들고있던 무기를 휘둘러 쫓아내긴 했지만 큰일날 뻔 했네요.
6 / 15
(To GM)rolling 1d10
 
(
7
 
)
 
 
=
7
 
:두 사람은 날아드는 크리쳐들의 맹공에도 유연하게 공격을 피해냅니다. 괜히 최강 타이틀 달고 일하는게 아니라는거죠!
6 / 15
두 사람은 로프가 전부 쥐어뜯기기 전에 절벽 꼭대기에 도달합니다.
앞서 올라가던 샤벳이 먼저 땅에 발을 딛고 손을 뻗어오네요.
 
앙헬 에스메랄다 ,웃으며 손을 잡습니다
 
샤벳 아드복트 , 손을 꽉잡고 끌어올려줍니다.
 
샤벳 아드복트:수고했다.
예상외의 난관이 있긴 했지만, 무시히 잘 올라왔군.
 
앙헬 에스메랄다:뭘요, 임무때만 못한걸요
 
샤벳 아드복트:하긴.
 
:절벽위로 올라와, 두 사람은 이어진 산길을 따라 걷습니다.
경사가 조금 가파르긴해도, 오르기 힘들만큼 험준하지는 않습니다.
바닥에 쌓인 눈은 군화로 밟을 때 마다 푹푹 꺼집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생각보다 눈이 많이 쌓이네요
 
샤벳 아드복트:산길인데도 이정도라면 평지는 더하겠어.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나무가 촘촘한 저지대보다는 고지대가 싸우기도 편하고 수도 많을텝니다.
이대로 크리쳐를 발견할 때 까지 올라가기로 합니다.
그렇게 최대한 안전한 길만 골라 걷던 중, 두 사람은 딜레마와 마주합니다.
바로, 20m 정도의 흔들 다리입니다.
나무는 곳곳이 썩어있어 지나가기에는 영 꺼림칙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길 지나지 않자니, 한참을 돌아가야 하고요.
 
:선택지가 없네요.
당신을 한 번, 그리고 다리를 한 번 쳐다본 샤벳은 그대로 다리 위로 걸음을 옮겨갑니다.
음산한 삐걱 소리가 들립니다.
혼자 여기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당신도 마지못해 걸음을 옮깁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요,
* 듣기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두 사람이 내는 것이 아닌 발소리, 그리고 가지가 밟혀 부러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와 동시에, 샤벳이 멈춰서서 쯧, 하고 혀를 차더니 말합니다.
 
샤벳 아드복트:낌새가 불안하더니. 포위당했군.
 
:빈말은 아니었던 모양인지, 흔들다리의 도착지와 출발지의 나무 뒤에서부터 몸을 숨기고 있던 몇몇 대원들이 정체를 드러냅니다.
명백한 적의를 품은 것이 역력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군요.
그들이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 사람이야? 낙하산."
"그런가봐, 저런 사람이 부당하게 자리를 꿰차고 있다니."
"자존심도 없는거 아니야?"
 
:그때, 도착지에 있는 한 무리의 대원들 뒤에서부터 콘라드가 뻔뻔한 표정으로 나타납니다.
 
콘라드 신:저런, 저는 그렇게까지 말한 적은 없지만요.
하지만, 능력이 증명되지 않은 사람이 높은 곳에 있는 것도 어불성설이죠.
승급전이 끝날 때까지만 잠깐 어딘가에서 쉬게 해드리는 것 정도는 괜찮을지도.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16명의 대원들이 라이플에 달린 스위치를 당겨 근접용 무기로 전환시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너무들 하십니다
불만이 있으시면 소장님께 따지셔야지요
 
샤벳 아드복트:화풀이 상대를 잘못 골라도 한참 잘못찾았어.
 
:샤벳은 여유를 담고 말하는 한편, 무기를 고쳐쥐며 긴장한 내색을 보입니다.
 
콘라드 신:굳이 소장님에게까지 가지 않아도, 능력을 증명해내시면 그만이지 않나요?
모처럼의 기회이니, 직접 상대해보자고요.
 
:콘라드가 말을 마치자, 16인의 대원들이 흔들다리 위, 두 사람을 향해 다가서기 시작합니다.
실격되지 않기 위해선, 살상탄을 쓰지 않고, 이들을 제압해야합니다.
죽일 수는 없으니까요!!
 
앙헬 에스메랄다:
근거리 모드
기준치: 85/42/17
굴림: 8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8
 
샤벳 아드복트:
총검
기준치: 90/45/18
굴림: 4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0
 
:두 사람은 달려드는 대원들을 향해 총검을 휘두릅니다.
2대 다수의 전투상황인지라 섬세한 힘조절을 할 겨를이 없던 나머지, 당신은 달려드는 대원들의 몸을 총검으로 찌르거나 개머리판을 휘둘러 머리를 가격하는 등 과격한 방식으로 그들을 제압해나갑니다.
그런 당신과 등을 맞댄 동료, 샤벳 역시 달려든 이들을 제압해나갑니다. 비교적 섬세한 손길로, 급하면 체술까지 이용해가며 최대한 힘조절을 하는 모습이네요.
마지막 대원까지 쓰러트리고 나면, 그 자리에 멀쩡하게 남은 것은 두 사람과 콘라드가 전부입니다.
콘라드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콘라드 신:낙하산... 정말 아니었던건가요?
 
앙헬 에스메랄다:하하..이제 비켜주시겠습니까?
 
:당신이 그렇게 말하는 순간, 싸우는 내내 위태롭게 흔들리던 다리가 툭, 소리를 내며 끊어지고, 발밑이 순간적으로 훅 꺼집니다.
순식간에 떨어지는 당신을 붙잡은 것은 샤벳입니다.
두 사람은 끊어진 다리의 줄을 붙잡은 채 간신히 버티나 싶더니, 그 줄마저 곧 힘없이 끊어지고 맙니다.
그렇게, 끝을 모를 높이를 지나 그 아래를 향해- 두 사람은 떨어집니다.
 
:-...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떨어지며 어딘가에 부딪히기라도 한건지, 아니면 머리부터 떨어졌던건지, 머리에선 피가 끊임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보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지 오래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흐른거죠?
당신의 옆에는 샤벳이 피를 흘리며 누워있습니다.
 
:이름을 부르고, 흔들어 깨워보아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의식이 없는 것 같아요.
 
앙헬 에스메랄다:샤벳..!
...제길
심장은 뛰는거 같은데.. 충격때문인가?
응급처치
기준치: 50/25/10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생각보다 어정쩡한 처치를 합니다.
...돌이켜보면, 대부분의 경우에 응급처치는 샤벳이 도맡아했지, 당신이 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역시 실전이 중요하다니까요.
 
앙헬 에스메랄다:...하...
진짜 낙하산 맞나봐..
 
앙헬 에스메랄다 ,일단 체온 유지를 위해 겉옷을 벗어서 더 덮어줍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항법
기준치: 10/5/2
굴림: 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현재 위치를 대략적으로 파악하는데 성공합니다.
원래 목표로 향하던 곳에서 정확하게 반대방향인데다가, 크리쳐의 생태에 관해 정확한 자료가 없는 장소입니다.
진심으로 곤란합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내리던 눈발이 차츰차츰 거세집니다.
폭풍이라도 밀려오는 것인지, 무시무시할 정도로 거센 바람이 온몸을 할퀴고 지나갑니다.
압도적인 체력과 회복력을 지니고 있는데도, 끔찍한 추위에 온 몸이 덜덜 떨립니다.
 
:어디든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구조요청을 해야하나..
 
앙헬 에스메랄다 ,일단 주변 두리번
 
:주변엔 눈과 나무 뿐, 다른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로든 걸어가봐야 하겠는데요.
 
앙헬 에스메랄다:어떻게든 눈을 피하는게 우선이겠네..
실례할게요
 
앙헬 에스메랄다 ,샤벳을 업습니다
 
:의식이 없어서 그런가 평소보다 무겁습니다.
당신은 그대로, 어디든 눈을 피할 곳을 찾기 위해 걸어나가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걷던 도중, 당신은 흐릿한 눈발 너머로 무언가의 윤곽을 발견합니다.
놀랍게도, 허름한 통나무 집입니다.
외관은 당장 무너질 것처럼 조촐하지만, 없는 것 보다야 낫습니다.
잠깐이라도 추위를 피할 수 있겠죠.
 
:문을 열고 들어선 내부는 의외로 그럴싸합니다.
방과 간이주방, 거실이 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거실을 확인
 
:소파와 벽난로가 있습니다.
실내로 들어왔기는 하지만, 여전히 뼈가 시릴 정도의 추위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불을 피울 것을 찾는 것이 좋겠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샤벳을 소파에 눕힙니다
 
앙헬 에스메랄다:벽난로에 넣을 장작이..
 
앙헬 에스메랄다 ,장작거리 찾아보기
 
:거실 한 켠에 많지는 않지만 장작으로 쓸만한 나무 덩어리들이 있습니다.
젖어있지도 않으니 쓸만하겠어요.
 
앙헬 에스메랄다 ,나무 덩어리를 넣어 불을 피웁니다
 
:벽난로에서 따듯한 온기가 조금씩 퍼지기 시작합니다.
완전히 따뜻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이거라도 어디에요.
 
앙헬 에스메랄다 ,조금 안심하고 방을 조사합니다
 
:가구라고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삭막한 방입니다.
사람이 살았던 흔적은 있지만, 그것도 꽤 오래전인 것 같네요.
간이 침대와 등산용 가방 하나가 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음..
소파가 아니라 저 침대에 눕히는게 좋으려나요...
 
앙헬 에스메랄다 ,간이 침대 확인
 
:간이 침대 위에는 모포와 변색된 베개가 가지런히 놓여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아니지
따뜻한데가 낫겠지요
 
앙헬 에스메랄다 ,놔두고 가방 확인
 
:등산용 가방 안에는 오래된 비스킷과 캠핑용 가스 버너가 들어있습니다.
밑바닥에는 구겨진 영수증이 몇 장 깔려있네요.
 
앙헬 에스메랄다 ,영수증 확인
 
:* 관찰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관찰력
기준치: 77/38/15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영수증에 찍힌 날짜는 1년 전입니다.
그보다 오래된 것도 몇 있긴 하지만, 최신것은 없네요.
 
앙헬 에스메랄다:비스킷은 유통기한이..
 
앙헬 에스메랄다 ,비스킷 확인
 
:조각난 비스킷입니다. 색이 살짝 이상한걸 보면... 아무래도 가만히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아무리 크리쳐여도
상한걸 먹고 괴로워하긴 싫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주방 확인
 
:가스버너 하나 없는 조촐한 주방입니다.
벽장에서 멀쩡한, 캔으로 된 레토르트 토마토 스프와 물 몇개를 발견합니다.
또한, 물을 끓일 수 있는 냄비도 있습니다.
접이식 식탁까지 있어, 불만 있다면 배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가스버너가..주방에 있던거였나 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방에서 가스버너 가지고 나오기
 
앙헬 에스메랄다 의 즐거운 요리시간
 
:요리라고 해봐야 물을 뎁히고 스프를 끓이는 정도긴 하지만요.
그렇게 불을 피우고 간단한 식사를 하다보면, 추위가 한풀 가십니다.
휴식을 취하다보면 잠시 후, 샤벳이 앓는 소리를 내며 부스스 몸을 일으킵니다.
이제야 깨어났네요.
 
샤벳 아드복트:... 여기는...?
 
앙헬 에스메랄다:샤벳! 괜찮으십니까?
저희가 낙오된 곳 근처에서 발견한 곳입니다
추위를 피하는게 우선이라 생각해서
 
샤벳 아드복트 , 잠깐 숨을 참으며 앓는 소리를 냈다가 천천히 대답합니다.
 
샤벳 아드복트:... 이런 곳이 있다니 불행 중 다행이군.
 
앙헬 에스메랄다:그러게 말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걱정하는 표정으로 대꾸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구조요청하시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샤벳 아드복트:승급전은 어쩌고 그런 말인가.
나야 그렇다쳐도, 너는 곤란해질지도 모를텐데.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그말대로입니다. 당신은 AOC 소속 연구원의 작품인, 전투 병기 크리쳐. 쓸모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연구소로 다시 돌아간다거나... 쥐도새도 모르게 처리될지도 모르죠.
그렇다고 그냥 있기에도 곤란한 상황인 것은 다를바 없지만요.
 
앙헬 에스메랄다:그래도.. 설마 죽기야 하겠습니까?
 
샤벳 아드복트:...혹시 모르지.
 
앙헬 에스메랄다 ,아픈 사람 앞에서 하기 힘든 이야기라 말 돌리기
 
샤벳 아드복트:그나저나... 불을 피워두긴 했어도 여전히 추운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군.
돌아가게 되면 방한복 관련해서 건의를 한번 더 넣어야겠어.
 
앙헬 에스메랄다:그건..동의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입김
 
앙헬 에스메랄다:
침대에 모포가 있던데
가져다 드릴까요?
 
샤벳 아드복트:저 방 안에 있는건가?
 
앙헬 에스메랄다:아 네,
 
샤벳 아드복트:...내가 다녀오지,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니까.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누워계시지
 
샤벳 아드복트:괜찮다, 아픈건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되었지 않나.
 
샤벳 아드복트 , 비척비척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뒤, 샤벳이 모포를 두른 채 방 밖으로 나옵니다. 손에는 어디서 찾은건지, 서류 한 뭉치가 들려있네요.
 
앙헬 에스메랄다:? 무슨 서류입니까
 
샤벳 아드복트:베개 밑에 있었다.
 
샤벳 아드복트 , 외투를 돌려주고, 소파에 앉아 서류를 펼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살짝 웃으면서 받습니다
 

 

 
:놀랍게도, 그 뒤로는 연구원과 델타가 모스 부호로 대화를 시도하다 어느정도 라포 형성에 성공한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두 사람은 크리쳐와 인간인데도요.
하지만, 연구 일기는 1년전에 뚝 끊겨 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흐음..
야생 크리쳐랑 교류를 한 건가요?
 
샤벳 아드복트:그런 것 같군.
일지가 더 이어지지 않는거로 보아, 아무래도 죽은 것 같긴 하지만.
 
앙헬 에스메랄다:너무 부정적으로 보시는거 아닙니까?
살아있을 수도 있지요
여기도 좋은 사례가 있지 않습니까?
 
앙헬 에스메랄다 ←
 
샤벳 아드복트 , 가만 쳐다보다가 혼잣말하듯이 중얼거립니다.
 
샤벳 아드복트:야생 크리쳐라면 처리 대상인데.
 
앙헬 에스메랄다:..
살려주세요
 
샤벳 아드복트:... 농담이다.
 
앙헬 에스메랄다:저도 농담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웃음
 
샤벳 아드복트:......
진짜 죽여도 상부 말고는 아무도 모르겠지.
 
앙헬 에스메랄다:구조 요청할겁니다..!
 
샤벳 아드복트:글쎄, 그렇게 한다면 실을 갖는게 누구일지는 이미 말했던 것 같은데.
 
앙헬 에스메랄다:..
이길 수가 없네요
졌습니다
 
샤벳 아드복트 , 작게 웃습니다.
 
:그렇게 대화를 하고 있다보면, 두 사람의 손목에서 신호가 반짝거립니다.
본부의 알림입니다.
벌써 승급전의 절반이 지났다는 건조한 공지와 함께 중간 순위가 공개됩니다.
1위는 콘라드군요. 그 다음은 굉장히 생소한 이름이 이어지는데, 아마도 콘라드의 파트너겠죠.
당연하겠지만, 두 사람의 이름은 최하단에 있습니다. 본격적인 사냥은 시작도 못했으니까요.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던 샤벳은 조용히 덮고있던 모포를 내리고, 총과 짐을 챙겨 나갈 채비를 합니다.
 
:이곳은 새하얀 설산, 샤벳은 당신을 향해 총구를 든 채 말합니다.
 
샤벳 아드복트:이만하고, 같이 싸우러 가지, 너는 내 파트너 아닌가.
무엇을 하더라도, 함께 하는 파트너.
 
샤벳 아드복트 , 잠깐 침묵을 지키다가 슬적 미소를 지으며 말합니다.
 
샤벳 아드복트:그리고, 설령 싫더라도 지금은 총을 쥐는게 좋을거다.
 
:쿵!!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가에 육중한 무언가가 몸을 냅다 들이박는 소리가 들립니다.
 
샤벳 아드복트:아무래도 불을 쓴 탓에 위치를 들킨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그렇게 말하며, 샤벳은 총의 안전장치를 해제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불가피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이쪽도 안전장치를 해제합니다
 
:산장의 상태를 생각했을 때, 공성전은 별로 현명한 대처가 아니겠죠.
쾅, 소리를 내며 샤벳이 문을 발로 걷어차면, 두 사람은 생체형 크리쳐 18 마리와 마주합니다.
아무리 크리쳐라도 해도 추위는 천적인듯, 새파랗게 질려있습니다.
끈적끈적한 점액으로 온몸을 두른 듯, 표면이 번들거립니다.
... 전투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42/17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6
 
샤벳 아드복트: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4
 
:두 사람이 쏜 총알이 무리를 파고들며 큰 피해를 입힙니다.
이젠 익숙한 전투에, 익숙한 마무리입니다.
그러나, 전투가 끝났다고 생각한 그 순간, 샤벳이 당신의 이름을 외칩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의 몸이 허공으로 붕 떠올랐다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강렬한 충격에 눈 앞이 점멸하다 돌아옵니다.
 
샤벳 아드복트:상급 크리쳐다, 우리가 나오길 기다린 것 같아.
 
:뱀처럼 긴 무언가가 정신을 다잡고 있는 당신의 배를 끌어안고 질질 끌고 가기 시작합니다.
샤벳이 급하게 그 뒤를 쫓지만, 크리쳐의 속도를 완전히 따라잡을 수는 없습니다.
문득 몸을 돌려 정체를 확인하면, 당신은 기이하게 목만 구렁이처럼 기다란 크리쳐와 눈이 마주칩니다.
 
:번들번들한 눈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이거 지성 있는거 맞아?)
 
:두 사람을 건물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다른 크리쳐를 부르고 기다리다니. 보기 드물 정도로 영악한 크리쳐입니다.
그러고보니 이 근처에서 발견될만한 상급 크리쳐라면...
문득, 아까 읽은 상급 크리쳐와 관련된 문서를 떠올립니다.
이 녀석이 델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이거 델타인거 같습니다!!
 
샤벳 아드복트:말 안해도 예상하고 있어!!
 
:당신을 붙잡은 크리쳐는 점차 속도를 높이기 시작합니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어떻게 되겠는데요-..!
 
앙헬 에스메랄다 ,저항합니다, 근거리 모드로 슉슉
 
:당신이 저항하기 시작하자, 크리쳐가 길게 비명을 지르며 날뛰기 시작합니다.
세상이 돌고, 날리고, 어지럽게 흩어집니다.
당신이 붙잡혀있는 탓에, 샤벳도 쉽사리 공격을 감행하지 못하는 듯 보이네요.
표면에서 분비되는 산이 살갗에 닿을 때마다 쓰라리고, 여기저기 휘둘러질 때마다 어딘가에 부딪혀 고통스럽습니다.
얼마간 제자리에서 날뛰던 크리쳐가 순간 몸을 웅크리더니, 단숨에 도약해 뛰쳐 올라갑니다.
완전히 멀어지기 전, 샤벳이 몸을 던져 크리쳐의 꼬리를 붙잡고 매달립니다.
 
샤벳 아드복트:어떻게든 빠져나와봐라!
 
:그렇게 외치기는 하지만, 말이 쉽죠!
미친듯이 날뛰는 크리쳐에게 붙잡힌 채로 싸우기는 영 어렵습니다.
생체형 크리쳐의 산은 튼튼한 제복조차 녹여버리기 시작합니다.
전신에 타는듯한 고통이 찾아듭니다.
SANC 0/1
 
앙헬 에스메랄다: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크리쳐의 꼬리를 잡고 매달린 샤벳 역시 양손의 장갑이 전부 녹아 손바닥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습니다.
쏜살처럼 달려나가던 크리쳐는 곧 어딘가로 뛰어듭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여기저기서 낯익은 비명을 듣습니다.
사냥할 크리쳐를 찾으며 탐색하던 AOC 대원 한 무리입니다.
어느덧 그 높이를 다시 거슬러 올라온 모양입니다.
그 중에는 콘라드도 보입니다. 그는 두 사람을 보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콘라드 신:어떻게 다시 여기까지-...?
 
:꼬리에 매달린 샤벳은 사색이 된 표정으로 외칩니다.
 
샤벳 아드복트:--헛소리 말고 뭐든 하란말이다!
 
:크리쳐는 거대한 아가리를 벌려, 앞에 있는 대원들을 보이는 대로 삼키기 시작합니다.
대원들 역시 저마다 총을 겨누거나, 달려들며 저항을 시도합니다.
* 행운 판정
 
샤벳 아드복트:
기준치: 50/25/10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앙헬 에스메랄다:
기준치: 80/40/16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휘둘러지는 총검과 탄환이 몸 옆을 스치고 눈 앞을 지나갑니다. 살벌한 포화 속에 그대로 빠진 기분이 어떤가요?
아무래도 샤벳은 맞기까지 한 것 같네요.
 
앙헬 에스메랄다:조심히 공격하시요! 여기 안보입니까!
 
:외침은 대원들에게는 닿지 않는 것 같습니다.
끝내, 샤벳은 잡고 있던 꼬리를 놓치고 바닥을 뒹굽니다.
크리쳐가 다른 대원들에게 정신이 팔린 지금이 기회입니다. 어떻게든 지금을 노려 빠져나가야 해요.
 
앙헬 에스메랄다:
근거리 모드
기준치: 85/42/17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6
 
:당신은 총검으로 크리쳐를 공격해댑니다. 그 고통 때문인지, 아니면 정신이 팔려있던 탓인지, 당신을 잡고 있던 힘이 느슨해집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빠져나오는 데에 성공합니다.
조금만 더 잡혀 있었다간 전신이 부서졌을지도 모르겠어요.
 
앙헬 에스메랄다:윽..
이런꼴이 될줄이야 몰랐는데 말이죠
 
:기다란 크리쳐는, 당신을 놓친것을 알고선 크게 포효합니다.
그리고는 그 몸을 뒤로 한 번 젖히더니, 끈적끈적한 살정어리를 다시 어딘가로 향해 길게 뻗습니다.
표적이 된 콘라드는 찰나의 순간, 창백하게 얼어붙은 채 그쪽을 쳐다봅니다.
그러나, 그의 뒤에서 후드를 뒤집어 쓴 사람이 그를 밀치고 대신 잡힙니다.
그를 포획한 크리쳐는 재빠르게 몸을 돌려 빠져나갑니다.
아마 둥지로 향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본 콘라드는 사색이 된 채 소리칩니다.
 
콘라드 신:오데트!!
 
:아마도 잡혀간 것은 그의 파트너인가봅니다.
다른 대원들이, 크리쳐를 따라가려는 콘라드를 만류하지만, 그는 미친 사람마냥 그들을 떨치고 달려가려고 합니다.
 
:샤벳은 비척비척 일어나 눈과 흙먼지를 툭툭 털어내고, 너덜너덜해진 장갑을 벗어 던진 뒤 다른 대원들 앞으로 가서 설명을 시작합니다.
콘라드를 보는 눈이 유독 냉랭합니다.
 
샤벳 아드복트:저건 상급 크리쳐인 델타로 추정된다.
돌아다니던 중에 연구 일지를 찾아내서 확인한 것이다.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고 적혀있던것에 반해 상당히 포악하군.
 
:다른 대원들에게 만류당해 주저앉아있던 콘라드가 연신 고개를 흔듭니다.
어딘가 얼이 빠져나간 표정입니다.
 
콘라드 신:아니, 델타...가, 아니에요....
 
:콘라드는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괴로워합니다. 곧, 그는 두 사람을 포함한 다른 대원들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말합니다.
 
콘라드 신:부탁이에요, 다함께 오데트를 구해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 하나뿐인 동료입니다, 염치 없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 아무도 원치 않으신다면 혼자라도 가겠습니다.
 
:대부분의 대원들이 안타깝지만 그건 좀... 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한 두 걸음씩 뒤로 물러섭니다.
그냥 상급 크리쳐도 상대하기 벅찬데, 거처의 상급 크리쳐는 얼마나 더할까요.
더군다나, 방금전의 습격으로 부상을 입은 사람들도 상당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샤벳, 단독행동해도 괜찮을까요?
 
샤벳 아드복트:될거라고 생각하나?
 
앙헬 에스메랄다:하하..그래도, 저건 아니잖습니까
사적인 감정이야 저도, 샤벳도 있으시겠지만
사람...흠...목숨이 달린건데
 
샤벳 아드복트:... 누군 도와줄 생각이 없다는 듯이 말하는군.
 
앙헬 에스메랄다:
아하하...
 
앙헬 에스메랄다 ,멋쩍은 웃음
 
샤벳 아드복트:물론, 저 녀석에게 당한게 있느니만큼 부탁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다른 이의 목숨이 걸려있다면 말이 달라지지.
 
앙헬 에스메랄다:네, 샤벳 말이 다 맞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살짝 웃음
 
샤벳 아드복트:...... 나를 그렇게 감정적인 사람으로 보고 있을 줄은 몰랐어.
너무 편하게 굴렸나?
 
앙헬 에스메랄다:그것보단 샤벳, 생각보다 냉정하시니까요
그래도 너무 굴리진 말아주세요...?
 
샤벳 아드복트:고려만 해보지.
 
앙헬 에스메랄다 ,죽었네요 응
 
:콘라드는 멍하니 두 사람을 보고 있다가, 고개를 숙이며 연신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샤벳 아드복트:감사는 필요없다.
네 부탁을 듣고 한 선택도 아닐뿐더러, 사람을 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않나.
 
앙헬 에스메랄다:들으셨지요?
감사는 이제 되었으니
어서 갑시다
급하잖아요?
 
:그리하여 콘라드의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 임시 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샤벳은 언제나처럼 먼저, 크리쳐가 사라진 방향을 향해 걷기 시작하고,
콘라드는 몸을 일으키며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하고 나서야 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
발걸음을 옮기던 중, 샤벳이 갑작스레 입을 엽니다.
 
샤벳 아드복트:이렇게까지 되었으니 묻는것이다만,
왜 그런 짓을 했나?
성격이 좀 모난 부분이 있어도, 이 정도로 근본없는 녀석은 아니었잖나.
 
:콘라드는 한참동안 대답하지 않습니다. 무언가 말하려다 말기를 수 십번 반복한 끝에 그는 입을 뗍니다.
 
콘라드 신:우리가 쫓는 크리쳐는 델타가 아닙니다.
그건 아마 최근에 새로 생긴 상급 크리쳐일거에요.
델타는... 제 파트너입니다.
이야기하자면 긴데-
 
샤벳 아드복트:상관없으니 다 말해라.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콘라드 신:...
저는 델타 전담 연구원의 경호원으로 발탁되었었습니다.
그 연구원이 델타와 라포 형성을 시도할 때도 당연히 옆에 있었죠.
솔직히, 당시에는 그런 벽지로 보내진 것이 좌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크리쳐와의 관계를 쌓아가며 연구한다는 사실도 못마땅했고요.
하지만... 델타와 함께 한 기간동안, 많은게 바뀌었습니다.
 
콘라드 신:처음에는 델타가 연구원을 공격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전부였으나, 소통을 시작한 이래로는-...
... 꼭 가족이 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1년전, 다른 대원이 델타를 오인사격한 탓에 델타가 폭주하고 말았습니다.
연구원 분은 그 폭주에 휘말려서 크게 상처를 입으셨고, 끝내 사망하셨습니다.
저는 당시 다른 곳에서 임무를 하고 있었던 탓에 현장에는 늦게 도착했습니다.
이미 연구원 분은 살릴 수 없을 상태였죠.
 
콘라드 신:델타는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연구원 분의 옆에서 울면서, 떠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 그 연구원 분이 제게 전해주신 유언이 있습니다.
자신의 가방에 있는 특별 연구 시약을 사용해, 델타를 인간형으로 만들 것.
그리고 책임질 것.
...
델타, 아니... 오데트는, 인간이 된 상급 크리쳐입니다.
 
콘라드 신:상부에는 델타가 도망쳤고, 총책임자가 사망해 연구가 무산되었다고 알린 뒤 팀과 함께 긴급 귀환했습니다.
뭐... 금방 들켰지만요.
오데트는 인간이 되었지만, AOC의 전례없는 특별 연구 대상이 되었습니다.
심한 실험을 당한 것은 아니나, 폭주를 억제하기 위해 매주 약물을 주입받는데다가, 어딘가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하다못해 저와 오데트가 이 구역을 대표하는 최강의 자리를 차지한다면, 조금이나마 자유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의도는 좋으셨네요
그런데 어쩌피 성공하셨어도 힘드셨을거 같네요
 
샤벳 아드복트:알리가 없겠지만, 이 자리도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다.
자유는 모르겠지만 인권은 확실히 없지.
 
앙헬 에스메랄다:샤벳,
괜찮을까요?
 
샤벳 아드복트 , 잠깐 쳐다봅니다.
 
샤벳 아드복트:... 알아서 해라.
 
앙헬 에스메랄다 ,근거리 모드의 검으로 가슴쪽을 찌릅니다
 
:당신의 돌발행동에 콘라드는 사색이 되며 당신을 쳐다보고, 샤벳은 익숙하다는 듯이 가던 길이나 마저 가고 있습니다.
뽑혀나간 날을 따라 피가 튀기고, 눈 위에 붉은 자국을 남깁니다.
피가 나는 것도 잠시, 천천히 그 상처는 인간이라면 불가능할 속도로 치유되어갑니다.
그것을 본 콘라드는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콘라드 신:설마, 당신도-...
 
앙헬 에스메랄다:쓰읍...가볍게 할걸 너무 깊게 찔렀네요
보셨지요? 어쩌피 자유는 없답니다
 
콘라드 신:......
 
콘라드 신 , 착잡한 표정으로 한숨을 쉽니다.
 
샤벳 아드복트:잡담은 그쯤하지.
...일단은 혼동이 올 수도 있으니까, 사냥할 크리쳐의 이름은 감마라고 할까.
 
앙헬 에스메랄다:나쁘지 않네요, 혼선이 되면 안되니 말이빈다
 
샤벳 아드복트:슬슬 흔적도 잘 안보이니, 본격적인 수색을 시작하지.
 
앙헬 에스메랄다:
rolling 1d8
 
(
2
 
)
 
 
=
2
민첩
기준치: 99/49/19
굴림: 8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기준치: 80/40/16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묵직한 무게의 긴 생물이 쓸고 지나간 것 같은 자리를 발견합니다.
군데군데 무너져있고, 나뭇가지가 부러져 있습니다.
이대로 흔적을 따라가볼까요.
가는 길목, 당신은 외상 없이 죽어있는 크리쳐들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rolling 1d8
 
(
6
 
)
 
 
=
6
교육
기준치: 85/42/17
굴림: 4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기준치: 80/40/16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근처에 거미줄처럼 보이는 끈적끈적한 실이 뭉쳐있는 길을 발견합니다.
거미의 것이라기엔 지나치게 굵고, 이상한 빛깔을 띄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감마의 소행인 것 같은데요...
하지만 이상합니다.
겉보기엔 이런 실을 자아내는 기관은 없어보였는걸요.
 
앙헬 에스메랄다:
rolling 1d8
 
(
5
 
)
 
 
=
5
외모
기준치: 75/37/15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기준치: 80/40/16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수상한 흔적들을 따라간 끝에 한 동굴을 발견합니다.
거처에 도착한 것 같습니다.
동굴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세 사람은 거꾸로 매달려있는 시체들을 발견합니다.
SANC 1/1D3
 
샤벳 아드복트: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앙헬 에스메랄다: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콘라드 신: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콘라드는 그것을 보고 사색이 되더니, 단검으로 그 줄들을 끊어내며 자신의 파트너를 찾아다닙니다.
 
콘라드 신:오데트, 오데트!! 어디있어!!
 
:살아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늦은 것이 아닐까 생각하던 그때,
기침 소리와 함께 벽에서부터 체구가 작은 사람이 떨어져나와 주저앉습니다.
저 군복은-
저 사람이 콘라드의 파트너, 오데트인가보군요.
...그나저나, 방금 벽을 뚫고 나타난건가요?
 
:SANC 0/1
 
앙헬 에스메랄다: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샤벳 아드복트: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콘라드는 곧장 오데트를 향해 달려가,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으며 그를 꽉 끌어안습니다.
 
콘라드 신:오데트, 걱정했잖아-...
 
오데트:미안해, 난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오데트가 깎아지른 듯한 동굴의 절벽 끝, 그 아래를 가리킵니다.
그 방향을 보면, 그 밑에서 거죽 같기도, 허물 같기도 한 크리쳐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놀랍게도,
아까 보았던 크리쳐와 똑같이 생겼습니다.
 
오데트:그 녀석의 진정한 모습은 우리가 본 게 아니야.
어디까지나 위장일 뿐이지.
그 상급 크리쳐의 능력은 정신계.
몸을 바꾸는 것 뿐만이 아니라, 자신보다 하위 계급의 크리쳐를 조종할 수 있는 것 같아.
 
:그때, 샤벳이 당신의 팔을 잡아당깁니다.
 
샤벳 아드복트:곧 이곳이 무너질 것 같다. 이만 나가지.
밖에서 이상한 소리도 들리고.
 
:그 말을 증명하듯, 굴이 크게 흔들립니다. 진동과 함께 쿵, 쿵, 소리가 들려옵니다.
네 사람은 일제히 동굴에서 빠져나옵니다.
그리고, 무너지는 굴 위에 올라선 크리쳐를 목격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생체형 크리쳐와 금속형 크리쳐를 합친 외형. 네 발로 서있고, 녹아가는 잇몸, 이빨은 금속, 빳빳한 가시를 잔뜩 두른 모습이 위협적입니다.
저게 감마의 진짜 모습일까요?
 
앙헬 에스메랄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42/17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4
rolling 3d6
 
(
2
 
+
6
 
+
2
 
)
 
 
=
10
 
샤벳 아드복트: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1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4
 
:쏘아지는 총알 세례에도 감마는 아랑곳 않고 공격을 시도합니다.
가시를 세운, 거대하고 육중한 몸을 들어올리고, 네 사람이 있는 방향을 향해 내려쳐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회피
기준치: 60/30/12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샤벳 아드복트:
회피
기준치: 70/35/14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감마의 공격에 당신과 오데트가 휩쓸립니다.
빳빳하게 세운 가시에 몸이 가차없이 꿰뚫려, 피가 쏟아집니다.
 
:HP - 11
 
앙헬 에스메랄다:아... 좀 많이 아픈데요?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42/17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1
rolling 3d6
 
(
5
 
+
6
 
+
2
 
)
 
 
=
13
 
샤벳 아드복트: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7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5
 
:총알 세례에 빠져 금세 너덜너덜해진 감마가 크게 울부짖습니다.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큰 소음에 모두 귀를 막고, 몇몇은 인상을 씁니다.
그리고, 당신과 감마의 눈이 마주칩니다.
그 순간 형용할 수 없는 불쾌한 기분이 전신에 퍼져나가고-
갑작스럽게 의식이 꺼집니다.
정신계 크리쳐라고 했나요?
 
콘라드 신:윽..
....?
이거 제 목소리가 아닌데요
 
:당신의 육체는 감마에게 의식을 지배당합니다.
동료의 육체를 빼앗으면 공격하지 못하리라 생각했나봅니다.
하지만 샤벳은...
 
샤벳 아드복트:허튼짓 말고, 정신차려라!
 
:당신, 그러니까, 콘라드의 몸으로 튕겨져나간 당신의 눈 앞에서 당신의 육체 안에 든 감마를 물리적으로 퇴마하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육체 속에 든 감마는, 당신- 그러니까, 콘라드의 몸에 들어있는 당신을 향해 달려듭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비무장
기준치: 70/35/14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콘라드 신:
회피
기준치: 37/18/7
굴림: 45
판정결과: 실패
 
:생각 이상으로 아픕니다. 당신.. 원래 이렇게 강했던가요...?
 
콘라드 신:윽..
 
:그러는 사이, 샤벳이 총검을 들고 당신-...그러니까, 감마를 향해 공격을 감행합니다.
 
샤벳 아드복트:
총검
기준치: 90/45/18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0
 
앙헬 에스메랄다:
회피
기준치: 60/30/12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콱, 하는 괴상한 소리와 함께 당신이 몸을 꿰뚫고 튀어나오는 날붙이와 눈이 마주칩니다.
아니, 아무리 크리쳐라 다시 살아난다고는 하지만...
당신의 육체가 사망하기 직전, 몸이 먼저 의식을 잃은 듯 축 늘어집니다.
감마는 도망친 모양인데요.
 
콘라드 신:이거 생각보다 보기가 그렇네요
 
:상황이 소강됩니다.
오데트가 조심스레 당신의 시체 앞에 무릎을 꿇고 앉더니, 가슴팍에 손을 얹고 무어라 중얼거립니다.
그러자, 빠른 속도로 상처가 회복되기 시작합니다.
 
오데트:이건 내가 델타였을 시절의 능력이야.
 
샤벳 아드복트:회복계 능력인가?
 
오데트: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대상의 시간을 돌리는 능력이지.
... 정신상태에 영향을 심하게 받아서 정작, 정말 사용하고 싶을 때에는 그러지 못했지만.
 
:문득, 아까 본 공간을 활용한 능력이 떠오릅니다.
무척 희귀한 특수 능력이네요.
오데트의 활약덕에 소생 시간이 대거 단축됩니다.
당신은 치가 섞인 기침을 뱉으며 몸을 일으킵니다.
콘라드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의식을 되찾고 잠시 쓰러졌던 몸을 일으키네요.
자초지종을 설명해줄까요,
 
:네 안에 나 있었다고...
 
앙헬 에스메랄다:..
좀 복잡한 ..
많은 일이 있었어요
콘라드 씨는 괜찮으신가요?
 
콘라드 신:아, 에, 저요?
아마도요?
잠깐 기절했던건가 싶긴 한데...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탑승감 좋았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장난스레
 
콘라드 신:( )
 
:잠깐의 대화를 하는 사이, 네 사람에게 동시에 무전이 옵니다.
"응답하라. 크리쳐 무리가 이상한 낌새를 보이고 있다. 승급전은 중지한다. 지금 당장 철수하라."
"시시포스산의 크리쳐는 일시적으로 퇴각한 뒤 재정비해 토벌한다. 좌표의 헬기장으로 전원 집합하라."
이래저래 구하고 싸우다가 승급전을 깜빡 잊고 있었군요.
그보다, 이상한 낌새라는 건 대체 뭘까요?
 
앙헬 에스메랄다:일단 철수가 우선이겠네요
 
샤벳 아드복트:... 그래, 그러는게 좋겠지.
 
:영 감마가 마음에 걸리는 눈치지만, 당장은 명령에 따르는 것이 좋겠죠.
헬기장에 도착하면 네 사람이 탈 헬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나머지 대원들은 먼저 긴급 복귀중인 듯 하네요.
헬기에 올라타면 위에서부터 보이는 풍경이 있습니다.
설산의 꼭대기에 개미떼처럼 새까맣게 모여드는 것들은...
분명히 크리쳐입니다.
 
:크리쳐들이 일제히 모여 뭉치고 있습니다.
네 사람을 태운 헬기는 빠르게 상공으로 멀어져갑니다.
 
오데트:크리쳐들을 조종할 수 있는 감마가 저지른 짓인 것 같아.
...지금 철수하면 안전지대를 공격할지도 모르겠는걸.
 
:그 말이 맞습니다. 이 산은 안전지대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안전지대에서 재정비해 반격한다면 안전지대 사람들 일부가 공격당할 것입니다.
 
콘라드 신:하지만, 저걸 하나하나 다 잡기엔 끝이 없을거야.
 
오데트:... 알고 있어, 크리쳐에게 잘 먹히는 폭탄 같은 게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 지능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그런 폭탄... 하나 있지 않나요?
그러니까, 당신 목에요.
 
앙헬 에스메랄다 ,창백한 표정으로 쓴 웃음
 
:샤벳이 당신을 빤히 바라보다가 입을 엽니다.
 
샤벳 아드복트:마침 그런게 하나 있는데 말이다.
 
앙헬 에스메랄다:네..그쵸..
있긴...합니다만..
 
샤벳 아드복트:단점이 있다면, 폭파 10초 전까지는 붙들고 있어야 한다는 점인가.
 
앙헬 에스메랄다:....
저기에 한 마리 더 더해진다고
티가 나지 않을거 같긴 한데
그래도
저 당신 파트너인데요
 
샤벳 아드복트: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있으니까, 좀.
 
앙헬 에스메랄다 ,정말이죠? 샤벳 믿고 있었다니까요
 
콘라드 신:여기서 들고 있다가 바로 던지는 건?
 
샤벳 아드복트:바람이 심하고 가벼운 물건이라 불가능하다.
다른 곳이 필시 휘말리고 말겠지.
 
오데트:... 그러면 허리에 줄 같은걸 매달고 뛰어내려서 던지는건 어때?
 
콘라드 신:그러면 폭파 여파로 흔들려서 추락하지 않을까?
 
:그래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의하는 건 좋습니다. 좋아요, 근데...
왜 점점 당신 목을 걸고 하는 작전이 되어가는 것 같은지...
 
앙헬 에스메랄다:..
하아..
방법이 없는것이지요?
 
:일순간 침묵이 감돕니다.
그 침묵을 깨는 것은 샤벳입니다. 그는 군복에서 리모컨을 꺼내 당신 목에 걸린 폭탄을 풀어주고, 그대로 손에 들려줍니다.
 
샤벳 아드복트:마땅히 떠오르는게 없군.
다녀와라.
 
앙헬 에스메랄다 ,우는 표정
 
앙헬 에스메랄다:정말 오늘 운수가 없네요
 
샤벳 아드복트:언제는 좋았던 것 처럼 말하는군.
 
앙헬 에스메랄다:..
너무하시네요..
 
샤벳 아드복트 , 헬기의 문을 엽니다.
 
샤벳 아드복트:싫다면 내가 하지.
 
앙헬 에스메랄다:...
 
샤벳 아드복트:죽을지 살지는 장담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앙헬 에스메랄다:정말 왜이러십니까..
제가 가면 되지 않습니까 정말..
 
앙헬 에스메랄다 ,크게 쉼호흡
 
:당신은 심호흡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그래요, 어쩌겠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날 수 있는 당신이 하는게 제일 좋겠죠.
군복에 걸려있던 로프를 풀고 묶을만한 곳을 찾으려는 차,
갑작스레 세상이 휘청, 하고 흔들립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우당탕, 하는 소리와 함께 당신의 옆으로 샤벳이 넘어지고, 당신은-
허공을 걷고 있네요.
당황한 표정의 세 사람이 눈에 들어오고-
당신은 홀로, 안전장비도 없이 자유 낙하를 시작합니다.
마지막으로 외칠 말이 있나요?
 
앙헬 에스메랄다:샤야아아아베에에에엣...!!!!!!!!!!!
 
:당신은 추락합니다. 회색 하늘을 가르고, 하염없이 땅을 향해 떨어져 갑니다.
삑, 삑, 삑, 삑, 삑. 목걸이에서부터 신호음이 들립니다.
표시된 숫자는 30초.
아니, 29초, 28초, 27초...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눈 앞의 장면이 전환됩니다.
-
 
:장소는 AOC 사내, 소장실.
마이크로 소장은 골치아프단 표정으로 의자에 머리를 대고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검고 키가 큰 대원과, 똑같이 검긴 하지만 비교적 키가 작은 대원이 소장 앞에 서서 냉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질리:그러니까, 전 저렇게 속내 시커먼 자식이랑은 파트너가 될 수 없다니까요.
 
나이아:누가 할 소리? 저렇게 신경 날카로워 보이는 파트너라면 내쪽에서도 사양이야.
 
:두 사람은 소장을 앞에 두고도 한참을 으르릉거립니다.
마이크로 소장은 신경성 수전증이 다시 도지는 기분을 느끼며 천천히 두 사람을 달랩니다.
 
소장:둘 다 훈련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지 않았습니까.
분명 서로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겁니다.
 
질리:저딴 음습한 새끼랑요?
 
나이아:이런 깐깐한 녀석이랑?
 
:두 사람은 동시에 "절대 싫어!" 라고 외칩니다.
소장은 얼굴을 감쌉니다.
고위직도 쉽지 않은 것 같네요.
-
다시 장면이 전환됩니다.
합체한 크리쳐 무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회색 하늘 위로 눈보라가 날립니다.
20초, 19초, 18초...
-
어둠 속을 가방을 든 한 남자가 달리고 있습니다.
누군가 쫓아오지 않는지 뒤를 돌아 주변을 확인하던 그가 담벼락 아래 잠시 앉아 가방을 열어 내용물을 확인합니다.
수십개의 유리병 안에는 정체불명의 액체가 담겨있습니다.
 
:"이게 C.V인가? 이것만 있으면......"
탐욕스러운 눈이 가로등 빛을 받아 번들거립니다.
이후에 일어날 일은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로요.
같은 시각, X 제약 회사의 지하,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가 제자리를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문 밖에서는 연신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알터씨, 그만 고집 부리고 나와요! 심장 약은 제때 챙겨 먹고 있는 거에요?"
남자는 신경질적으로 외칩니다.
"그만, 그만 내버려 둬! 내가 어떻게 되든 뭔 상관이야. 아니면, 정부에서 또 뭔가 요구했어?"
-
주마등이라기엔 처음 보는 풍경들입니다.
눈 앞에 번화한 A시의 풍경이 빠르게 스쳐지나갑니다.
 
:당신의 손에 들린 폭탄에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알리는 빛이 반짝입니다.
14초, 13초, 12초...
-
"손님, 손님. 영화는 끝났습니다."
아르바이트 생이 다가와 노신사의 어깨를 흔듭니다.
노신사는 축축하게 젖은 눈가에 손수건을 문지르며 끄덕입니다.
 
:"죄송합니다. 워낙 감명 깊게 봐서요."
노신사는 빈 팝콘통을 흔들며 웃습니다.
"이 시리즈 좋아하시나요? 사실 저도 팬이에요. 다음 편이 나온다는데,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빗자루를 들고 열심히 바닥을 쓸던 아르바이트 생이 환하게 웃으며 대꾸합니다.
"분명 즐거울거에요."
노신사는 절뚝이며 영화관의 계단을 내려옵니다. 모자를 찬찬히 벗은 그는 이쪽을 바라보며 고개 숙여 인사합니다.
 
:"그런 클리셰는 좋아하니까요."
-
11초.
떨어지는 당신의 몸을 끌어안는 팔이 있습니다.
허리에 로프를 감은 채 떨어진 샤벳이 당신을 껴안은 채 외칩니다.
 
샤벳 아드복트:지금 던져라!
 
앙헬 에스메랄다 ,가능한 멀리 던집니다
 
:당신이 크리쳐 무리에 목걸이를 던져넣는 순간, 샤벳은 당신을 붙잡은 채 허공을 향해 총을 쏩니다.
그 반동으로 뒤로 밀려난 순간, 콘라드와 오데트가 끈을 끌어올립니다.
그리고, 섬광.
이어지는 폭음과 광풍에 휘말려 헬기가 크게 기우는가 싶더니, 간신히 제자리를 찾습니다.
헬기 바닥에 누운 채, 당신과 샤벳은 눈을 마주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미치셨습니까?
 
샤벳 아드복트:...그....
미안하다.
 
앙헬 에스메랄다:..뭐가요
 
샤벳 아드복트:실수였다, 정말로.
 
앙헬 에스메랄다:하아..그거 말고요, 왜 따라 내려오셨냐는 말이였습니다
 
샤벳 아드복트:... 그대로 떨어지게 두고 볼 수는 없잖나?
 
앙헬 에스메랄다 ,피식 웃습니다
 
:-
며칠 뒤, 두 사람은 단상에 서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샤벳 아드복트. 두 사람은 제 75 구역을 대표하는 최강의 인류로, AOC의 위상을 크게 드높였기 때문에 특진을 겸해 6박 7일의 휴가를 수여한다."
또다시 최강의 인류라는 명예로운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대상에게 돌아갑니다.
승급전은 엉망으로 끝났지만, 여차저차 마지막에 대량으로 잡은 크리쳐가 카운트에 들어간 모양입니다.
두 사람은 승급전에서조차 안전지대를 구한 영웅이 되었습니다.
 
:등을 돌리면, 이쪽을 보며 박수를 치는 대원들의 눈에는 전에 없던 존경심이 반짝입니다.
"안전지대로 크리쳐가 넘어가지 않도록 몸을 던져서 막았대."
"진짜 대단하다니까, 어쩜 저렇게 용맹하지?"
그 옆에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딴청 부리는 콘라드와 오데트가 있습니다.
제복에 어울리지 않는 훈장을 단 샤벳이 당신을 팔꿈치로 툭 치고는 웃으며 속닥입니다.
 
샤벳 아드복트:용맹한 크리쳐 파트너. 다음 임무도 잘 부탁하지.
 
앙헬 에스메랄다:아무렴요 인간 파트너 씨
 
:마지막으로, 카메라맨이 등장해 두 사람의 모습을 찍습니다.
치-즈!
 
END.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도 버디물을 하고 싶어!
 
:장소는 병원입니다.
말로 하지 않아서 모르고 있었는데, 승급전에서 추락했을 때, 샤벳이 제법 큰 부상을 입었던 모양입니다.
당신은 그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문안을 왔습니다.
문을 열면, 병원 침대에 앉은 샤벳이 몸에 붕대를 새로 감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전에는 괜찮으시다고 하셨잖습니까?
 
앙헬 에스메랄다 ,근처에 과일바구니 내려놓기
 
샤벳 아드복트:그래, 괜찮지.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잖나?
 
앙헬 에스메랄다:말이나 못하시면요..
괜히 무리하시게 한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샤벳 아드복트:네 탓도 아니고 내 탓도 아니니 신경쓰지 마라.
...그러고보니, 허벅지에 났던 상처는 어떤가?
 
:완전히 잊고 있었습니다.
승급전 시작 전, 실수로 허벅지에 상처를 냈었죠.
물론, 지금은 완치된지 오래지만요.
 
앙헬 에스메랄다:뭘 크리쳐를 걱정하십니까?
 
앙헬 에스메랄다 ,완-치
 
샤벳 아드복트:.. 생각해보니 그렇군.
꽤나 편리하겠어.
 
:실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샤벳은 부상 치료를 위해 휴가를 전부 반납했다고 하니까요.
가볍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보면, 콘라드와 오데트가 병원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정말 배부른 소리라니까요 그거
 
오데트:안녕, 우리 왔어.
몸은 좀 어때?
 
샤벳 아드복트:그럭저럭 괜찮다.
 
:오데트의 옆으로 어쩐지 쭈뼛거리고 있는 콘라드가 유독 눈에 띕니다.
콘라드의 그런 모습을 보고, 오데트가 짧게 한숨을 쉽니다.
 
오데트:... 콘라드--
 
콘라드 신:... 그..게 그러니까...
... 승급전 때 일,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그렇다는데요?
 
콘라드 신:이정도까지 할 의도는 아니었는데--
 
오데트:콘라드.
내가 뭐라 그랬었지?
 
콘라드 신:.......
변명 않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콘라드가 몸을 꾸벅 숙이며 사과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샤벳, 어떡할까요? 받아줄 까요?
 
:그것을 가만히 쳐다보던 샤벳은 붕대를 감느냐 벗어두었던 환자복을 다시 챙겨 입고, 침대 위에 천천히 눕더니...
그대로 눈을 감아버리네요.
 
앙헬 에스메랄다 ,으쓱
 
:콘라드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잠깐 짓다가도 입술을 꾹 깨물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그것을 슬적 본 오데트는 살짝 웃으면서 말합니다.
 
오데트:그래도 제대로 사과를 해냈네. 평소였으면 자존심 세운다고 안했을텐데.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눈을 감은 채로 샤벳이 중얼거립니다.
 
샤벳 아드복트:... 오데트를 봐서라도 용서해줄까 고민중이다.
네 생각은 어떤가?
 
앙헬 에스메랄다:저야..뭐..
 
샤벳 아드복트 , 한쪽 눈만 반정도 뜨고 앙헬을 쳐다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평생 용서해주지 않을 생각입니다만
샤벳만 괜찮다면야..
넘아가드릴 수 있지요
 
앙헬 에스메랄다 ,장난스럽게 웃으며
 
샤벳 아드복트:너도 참 알다가도 모르겠군.
.... 그래, 용서하지.
언제까지고 증오를 쌓아두고 살 수도 없으니 말이다.
 
콘라드 신:... 감사합니다.
 
오데트:그럼 사과도 했고, 슬슬 가야겠다.
... 아마 앞으로는 얼굴 보기 힘들거야.
추가 연구 때문에 실험실로 돌아가기로 했거든.
 
콘라드 신:저도 오데트를 멀리서나마 지키기 위해서 실험실 가드로 지원했습니다.
 
오데트:생각보다 콘라드가 과보호가 심하다니까.
연구 시간 외에는 돌아다닐 수도 있고, 아픈 실험도 안하는데.
 
콘라드 신:애초에 그렇게 연구되는게 싫은거라니까.
 
오데트:AOC 사람이 말은 잘해요, 정말.
 
앙헬 에스메랄다:사이 좋으시네요 두분
 
앙헬 에스메랄다 ,보기 좋습니다
 
:자잘한 담소를 나누며, 그렇게 웃으며 시간을 보냅니다.
* 관찰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관찰력
기준치: 77/38/15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연한 붉은빛의 나비가 한 마리 날아듭니다.
병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모습의 나비입니다.
대화를 나누는 세 사람은 나비가 보이지 않는 것 처럼 행동하는군요.
나비는 고요하게 날아들어, 당신의 어깨 위에 내려앉습니다.
무언가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한데-...
 
샤벳 아드복트:...-앙헬, 왜 그리 얼빠져 있나?
 
앙헬 에스메랄다:음? 다른 분들은 이거 안 보이십니까?
나비 말입니다 나비
 
:당신이 나비에 대해 언급하는 그 순간, 근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모든 행동과 말을 멈추고 당신을 응시합니다.
그 얼굴에 표정도, 감정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나비는 가볍게 날아, 당신의 손등에 내려앉습니다.
그 순간, 주변 풍경이 일제히 멈춰버립니다.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과, 창 밖의 풍경마저.
"언제까지나 있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지만, 놀고 있을 여유는 없어."
 
:나비에게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승급전 시작 전, 총상을 입었던 허벅지가 불현듯 뜨겁게 달아오릅니다.
불이라도 난 것처럼 강렬한 통증이 그 부근부터 피어납니다.
당신은 저도 모르게 인상을 쓰며 주저앉습니다.
주변 풍경이 빠르게 뒤섞입니다.
더이상 이곳은 따뜻하고 안락하고, 사람이 가득한 장소가 아닙니다.
곁에 있던 이들은 전부 사라져버린지 오래입니다.
 
:꼭, 시간과 공간의 틈바구니에서 튕겨져 나온 감각입니다.
SANC 1D3/1D5
 
앙헬 에스메랄다: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3
 
(
3
 
)
 
 
=
3
 
:바닥에 손을 짚은 채 턱까지 차오른 숨을 고르면, 대기는 재로 가득하고 주변은 비명소리로 혼란스럽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 듣기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다들 어디로 간 거야? 안전 지대를 지키겠다고 했잖아!!”
“도와주세요, 가족들이 안에 있는데 불길이 심해서 들어갈 수가 없어요! 이러다 전부 죽겠어!”
“저 사람들은 도대체 뭐야?”
당신의 눈에 횃불을 든 사람들이 주변 곳곳에 불을 지르고 다니는 광경이 들어옵니다.
하나같이 얼굴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124…2…니다. 국민……."
“국민 여러분, 전부 재난 대피 요령에 따라 피난해주십시오.”
“무차별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다시 방송합니다, 국민… ….”
안전지대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나이도, 출생지도, 부모도 전부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발생할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째서.
자신이 이곳에, 이런 시간대에 존재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SANC 1D5/1D10
 
앙헬 에스메랄다: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5
 
(
3
 
)
 
 
=
3
 
:총알에 꿰뚫린 허벅지에서 피는 멈출 기세가 없이 흘러나오고, 출혈량으로 인해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그건 전부 꿈이었나요? 아니, 분명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이야 말로 꿈인가요?
여태까지 겪은 모든 일들은?
당신의 기억이 맞다면, 끔찍한 테러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를 돌아온 샤벳이 목격하고 미쳐버리고 말 것입니다.
 
:이걸 막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당신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몸을 일으키려고 하면, 뒤에서 누군가가 당신의 뒷목을 잡아챕니다.
한 명이 아닙니다. 수십 명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웃음 섞인 목소리로 무어라 중얼거리고, 당신의 머리를 붙잡아 바닥에 처박습니다.
힘이 빠진 몸은 말을 듣지 않습니다.
뒤이어, 날붙이를 뽑아드는 식겁한 소리와 함께, 칼날이 당신의 목을 꿰뚫습니다.
 
:물기가 가득한 행주를 쑤시는 듯한 소음, 뽑혀나간 칼날을 타고 피가 폭포처럼 흘러내립니다.
당신은 비명 한 줌 조차 나오지 않는 격통에 시달립니다.
SANC 1D5/1D10
+ 건강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건강
기준치: 99/49/19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5
 
(
4
 
)
 
 
=
4
 
:가장 끔찍한 것은 이런 출혈과 고통을 겪고도 당신은 죽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피가 바닥에 고여 젖어듭니다.
그때, 무전 소리가 들립니다.
이 목소리,
샤벳입니다.
"이쪽은 샤벳. 지금 안전지대로 향하고 있다. 화재가 난 것 같은데, 상황을 보고해줄 수 있겠나?"
 
:당신은 대답할 수 없습니다. 목에 힘을 주어도 꺽꺽거리는 소리만 나올뿐, 목소리는 조금도 나오지 않습니다.
방금의 일격으로 성대가 완전히 손상된 것 같습니다.
"...재차 말한다. 보고 부탁한다. 민간인의 대피는 완료 되었나?"
무전 너머로 아비규환의 비명만 들려올 뿐, 제대로 된 설명과 자초지종이 들리지 않자, 한껏 초조해진 목소리가 대답을 독촉합니다.
"아무나 대답해라!"
샤벳은 생존자의 대답을 요구하지만, 대답은 돌아가지 않습니다.
 
:목소리가 잘게 떨려 흩어집니다.
저항하기 위해 땅바닥을 짚고 일어나려고 해도 잡히는 것은 마른 모래 뿐입니다.
눈 앞에는 완전히 불타 사라져가는 안전지대가 보입니다.
"...제발,"
아.
대답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
당신은 천천히 의식을 잃어갑니다.
희미한 정신 너머로 들리는 것은,
"...부탁이야."
당신이 구하지 못한 사람의 목소리.
 
Epilogue. ZERO
 

 
앙헬 에스메랄다:
rolling 1d4
 
(
2
 
)
 
 
=
2
 
:당신은 기억해냅니다.
한때, 당신에게는 힘들게 손에 얻은 소중한 일상이 있습니다.
넓은 들판, 흐드러지게 핀 꽃. 그 위를 거늴는 두 사람.
언제 있던 기억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 아주 소중했던 시간이라는 것 만큼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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