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지평선

[COC 플레이로그] 크리그어 외전 : 괴물예찬론 (앙헬&샤벳) 본문

COC 플레이 로그 (캠페인)/크리그어 (앙헬&샤벳)

[COC 플레이로그] 크리그어 외전 : 괴물예찬론 (앙헬&샤벳)

CB_PL_ 2022. 10. 1. 02:18

시나리오 링크:https://dear-heresy.postype.com/post/12864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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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지도 않은 새벽, 알람 소리가 잠을 깨웁니다.
버스로 20분, 한 번 갈아타서 지하철로 30분. 엘리베이터와 계단으로 이동하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지금 일어나야 회사에 지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건조한 눈을 문지르며 커피를 내리면, 뉴스에서는 아나운서가 심각한 표정으로 오늘도 한층 더 다가온 외계 행성에 관해 보도합니다.
“크리쳐 사태가 종식되었음에도 새롭게 나타난 인류를 향한 위협에 안전 지대의 대부분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육안에 보이는 정도의 크기에서 하늘의 반을 뒤덮을 때까지 그리 긴 시간은 걸리지 않았습니다.
낯선 행성의 방문에 관해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인터뷰하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너무 무서워요, 점점 가까워지다가 충돌하는건 아닌가 싶고...."
"외계인의 침공 아닐까요? SF 영화처럼--"
"이러나저러나, 지금이 우리에게 영웅이 필요한 시점임이 틀림없어요."
가볍게 흘러듣던 당신은 문득 영웅이라는 말에 TV를 봅니다.
척봐도 수상해보이는 사람들이 하얀 로브를 입고,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뗍니다.
"하지만 두려워 마세요, 영웅은 곧 돌아옵니다. 우리는 구원받을 것입니다."
 
:무언가 대책이 있나 싶었건만, 사이비 종교인가봅니다.
 
허먼 니세르:정말 사이비 같아요
 
:보온병에 커피를 옮겨 담으면, 이제 나갈 시간입니다.
평소처럼 버스 정류장으로 향해, 버스 시간표를 확인합니다.
늘상 타고 다니는 버스는 3분 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벤치를 보면 지나치게 큰 옷을 입고 모자를 뒤집어쓴 5살 남짓의 아이가 무릎을 껴안고 앉아있습니다.
 
허먼 니세르 ,신경쓰이긴 한데 나도 바쁘니
 
:... ...
버스는 3분이 지나도 오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걸까요?
시간표 아래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면, 몇 번 신호음이 가더니 관리 센터 직원이 대답합니다.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고객님. 다수의 버스 기사들이 파업을 선포하셔서 현재 해당 지역으로는 버스가 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들 마지막 순간은 가족들과 있고 싶다고 그만두셔서….”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상황입니다.
 
:버스가 오지 않으면 40분을 걸어서 지하철이 있는 곳까지 가야 합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이면 버스를 타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지하철에 잔뜩 몰릴테고...
 
허먼 니세르:...
 
:분명 끔찍한 포화와 연착이 지속되겠죠.
직장에 늦으면 사수에게 무슨 소리를 들을지까지 생각이 치닫습니다.
 
허먼 니세르:다들 마지막 순간이라 쉰다는데
 
:그냥 가지 말까요.
 
허먼 니세르:나도 퇴직할까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도 아이는 꼼짝도 하지 않고 그저 정류장에 앉아 있습니다.
 
허먼 니세르:아가야? 부모님은 어디가시고 그러고 있니?
 
허먼 니세르 ,직장은 포기했으니 말을 걸어봅니다
 
:당신이 말을 걸면, 아이는 천천히 고개를 듭니다.
어떠한 의지도 보이지 않는 멍한 얼굴입니다.
자세히 보니, 무릎이나 팔 곳곳에 멍과 생채기가 알록달록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허먼 니세르:이런..
집에서 나온거니?
 
:아이는 대답하지 않습니다. 그저 멍한 표정으로 당신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때, 길 건너에서부터 하얀 로브를 입은 사람들 한 무리가 건너옵니다.
그들은 아이와 당신을 발견하곤, 가까이 다가옵니다.
"여기 있었구나!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이 아이는 저희 소속입니다."
"자, 이만 가자."
그 모습은 굉장히 익숙합니다.
 
:당신은 저들이 TV에 나왔던 사이비 종교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이는 그들을 보더니 안색을 굳히고, 당신의 옷깃을 살짝 잡습니다.
미미하게 고개를 흔들기까지 하네요.
"왜 이러는거니? 이러면 착한 아이가 아니지."
"교육을 받아야겠구나."
사이비 종교의 사람들은 아이를 엄한 투로 꾸짖습니다.
 
:이어서, 억지로 데려가고자 손을 잡아끌기까지 합니다.
 
허먼 니세르:혹시 이 아이 보호자분 되시나요?
 
:"네, 그렇습니다만은, 아이가 오늘따라 말을 안 듣네요."
"어서 가자니까?"
 
허먼 니세르:얘 상태좀 보세요, 멍 투성이잖아요!
아동학대잖아!
 
허먼 니세르 ,아이의 손을 낚아챕니다
 

 
허먼 니세르:
용기 Roll
기준치: 30/15/6
굴림: 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저도 모르게 아이의 손을 낚아채고, 품에 안아듭니다.
"이게 무슨 짓이죠? 이건 납치입니다, 저희 아이를 돌려주시죠!"
사이비 종교의 관계자들이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손을 뻗습니다.
 
허먼 니세르:아동학대범은 보호자 자격이 없는거 모르십니까?!
 
허먼 니세르 ,훠이 훠이
 
:종교인들의 기세는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당신은 아이를 지키기 위해 일단 그들을 피해 달려나갑니다.
뒤에서부터 당신을 뒤쫓는 소리와 짜증 섞인 욕설이 들립니다.
다가오는 종말, 엉망이 되어버린 하루, 부서진 쳇바퀴, 그리고... 생애 첫 일탈.
* 용기가 10 상승합니다.
당신의 품에 안겨있던 아이가 처음으로 입을 뗍니다.
 
어린 아이:가야 하는 곳이 있어요.
그런데 혼자서는 갈 수가 없어서...
 
허먼 니세르:가야할 곳?
병원부터 가는게 좋지 않겠니?
 
어린 아이 , 고개를 설레설레 저어댑니다.
 
어린 아이:꼭 거길 먼저 가야해요. 해야할 일이 있어요.
 
허먼 니세르:얘가 단호하네...
나도 지금 보호자 신분이 아니라서 강요하긴 어렵고..
음...
대신에 거기 갔다가 병원부터 가는거다?
 
어린 아이 ,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손목에 있는 기기를 조작해 좌표를 띄워줍니다.
 
:보여진 좌표는 여기서부터 세 블럭 떨어진 거리의 가장 높은 건물입니다.
건물명은 X 제약회사라고 하네요.
버스는 운행하지 않고, 지하철이 있는 대로변에는 사이비 종교의 관계자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달려서 돌파할 수 밖에 없겠는데요.
 
허먼 니세르:어디 공원같은데인줄 알았는데
회사건물이면..
에휴.. 내 팔자가 그렇지 뭐
 
:목표 건물을 향해 달려가는 중, 뒤로 추격이 따라붙습니다.
아까와는 다른 인원들이 두 사람을 쫓아옵니다.
빠르게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다리를 움직이지만, 그 중 하나가 이쪽을 향해 총을 겨눕니다.
HP - 4
 
허먼 니세르:미친?! 너네 뭐야!1
 
:탕! 하는 소리와 동시에 스파크가 튑니다.
총에 맞은 어깨를 확인하면, 내부의 부품이 드러나 흉한 모습입니다.
 

 
:* 용기가 10 상승합니다.
총알은 계속해서 쏟아집니다. 아무리 내구도가 높은 안드로이드라고 해도, 빗발치는 탄환 속에서 아이를 지키며 손상을 줄일 수는 없습니다.
 
어린 아이:미안해, 나 때문에…….
 
:선택의 시간입니다.
이대로 아이를 목적지까지 데려다 줄 수도 있고,
당신의 안위를 위해 아이를 놓아줄 수도 있습니다.
 
허먼 니세르:얘가 그런말 하는거 아니야
 
허먼 니세르 ,딱콩
 
허먼 니세르:
용기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날아드는 총알에도 아랑곳 않고 달려나갑니다.
곳곳에 스파크가 튀기고, 회로가 드러나지만, 그럼에도 당신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 용기가 10 상승합니다.
 
:너덜너덜햊진 안드로이드가 아이를 안고 X 제약회사의 지하층에 돌입합니다.
보안을 해제한 것은 다름이 아닌 아이입니다.
안드로이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한 곳이 없습니다.
눈 앞에 거대한 실험관들이 보입니다.
진귀한 풍경이군요.
더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 크리쳐가 용액 속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안은 안드로이드가 향한 곳은 가장 깊숙한 곳입니다.
아이가 그곳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갇힌 실험관까지 도달하자, 당신의 몸이 고장을 알립니다.
눈 앞으로 붉은 신호가 점멸합니다.
안드로이드는 그대로 무릎을 꿇고 쓰러집니다.
아이는 울고 있습니다.
 
:눈 앞에 버튼이 있습니다.
누르겠습니까?
 
허먼 니세르 ,꺼져가는 몸으로 버튼을 누릅니다
 
:마지막으로, 안드로이드는 전선과 회로의 덩어리로만 존재하는 검지로 실험관의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자 실험관 내부에서 울컥, 하고 기포가 올라오더니 내부로 이어진 전선으로 전기가 흐르기 시작합니다.
이것으로 당신의 임무는 끝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드로이드 시스템이 종료됩니다.
송출되던 눈앞의 영상이 차츰차츰 흐려집니다.
지긋지긋하던 하루의 연속, 어쩌면 이것은 간신히 얻어낸 휴가일지도 모릅니다.
 
어린 아이:있잖아, 이런 말... 조금도 위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어린 아이 , 안드로이드의 손을 잡습니다.
 
어린 아이:당신은 세계를 구한거야.
 
오데트:내 이름은 오데트, 당신의 이름은?
 
:신체를 구성하는 은빛 부품이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그 원심력을 따라 돌아가는 것은 프로그래밍된 일과, 약간의 전류, 그리고 당신.
어쩌면 수백억분의 일의 확률로 발생된 오차.
 
허먼 니세르:허먼.....니세...르..
 
:전원을 구동하던 마지막 바퀴가 원을 그리며 느릿하게 굴러갑니다.
이 마음이 연산의 결과라면, 세상은 거대한 기계장치일거야.
 

 
(Roll20 링크) 
 
:호흡을 도와주는 산소 마스크,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쓰디쓴 액체, 전신에 엉겨붙은 전선, 양손을 구속하는 쇳덩이, 그리고, 터질듯이 빨리 뛰는 심장.
덜컹, 소리와 함께 실험관이 열리고, 당신은 액체와 함께 앞으로 쏟아지며 바닥을 구릅니다.
갑작스럽게 들이차는 산소에 폐가 아려와 숨 쉬기가 힘들고, 억지로 뜯겨져 나가는 전선이 따갑습니다.
바닥에 주저앉아 한참이나 헐떡인 끝에,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은 실험관이나 연구 자료로 가득한 어딘가의 실험실입니다.
푸르스름한 빛이 실내에 고여 주기적으로 깜빡거립니다.
 
:어두운 종이로 뒤가 덧대인 유리창에 당신의 모습이 비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으윽...여긴...?
 
:당신은 환자나 입을법한 옷을 입고, 창백한 인상을 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당신 앞에는 아주 어린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는 죽은 듯이 누워있는 안드로이드의 옆을 지키고 있다가, 당신이 몸을 일으키자 안드로이드의 눈을 감겨주곤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아이의 얼굴은 굉장히 낯익습니다.
채도가 낮고 밝은 머리, 그리고 푸른색 눈.
오데트와 굉장히 닮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외형이 한참은 어려보인다는 부분이겠죠.
 
오데트:정신이 좀 들어?
 
:그 얼굴을 본 순간, 당신은 아주 예전의 일을 떠올립니다.
오데트와 콘라드, 승급전, 그리고 샤벳.
그러고보니, 나머지는 어디로 간거죠?
 
오데트:구하러 왔어, 앙헬.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처음보는 꼬마아가씨
어쩌다 그렇게 되신거에요 오데트
 
앙헬 에스메랄다 ,맞죠?
 
오데트:그게-...
처음부터 천천히 설명해도 될까?
엄청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
 
앙헬 에스메랄다:아무렴요
저도 상황 파악을 해야되거든요
 
오데트:그럼 우선, 이렇게 된 가장 주요한 원인부터 설명할게.
얼마나 된 일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AOC에 의해서 악신이 소환되고, 대부분의 대원들이 그 악신과 싸우다가 죽었어.
지금까지 알고 있기론 너도 그랬고.
이후에 남은 사람들끼리 신정부를 수립해서 어떻게든 안전지대를 이어나가고 있었는데, 어느날 테러가 일어났어.
그것 때문에 한창 복잡한 상태같아.
나는 그동안 사이비 종교한테 잡혀가서 능력을 추출당하는 실험을 당했고,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생명력을 잃어서... 작아져버렸어.
 
오데트:어떻게든 탈출하긴 했지만, 콘라드도 샤벳도 어디있는지 모르겠어서 도움을 청할 사람도 없고...
네가 어딘가에 산채로 잡혀있다는 정보에만 의지해서 여기까지 찾아온거야.
도움이 필요했거든.
... 밖은 아직도 난장판이야.
분명 악신은 퇴치 되었을 텐데, 이유를 알 수 없는 멸망이 다가오고 있대.
나도 실험실에만 있던 상황이라 정확히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오데트:--이정도면 상황 파악이 될까?
 
앙헬 에스메랄다:그래도 성급하셨어요, 정보 하나만으로
음..제가 기억에 혼선이 하나 있어서 말입니다
저, 분명 그 때 죽었었거든요?
확실하게
 
오데트: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살아있는 걸 보니까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 같아.
 
앙헬 에스메랄다:아 그러면
지금 년도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오데트는 잠깐 고민하는 듯 하다가, 아마도 악신 퇴치 이후로 꽤 시간이 지났을거라고 대답합니다.
 
오데트:... 미안해, 실험실에서 지내는 동안 시간감각이 완전히 사라져서, 정확히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어.
 
앙헬 에스메랄다:아니요, 괜찮습니다
일단, 저도 제대로 상황이 파악되지 않아서
지금은 드릴 질문이 없겠습니다
좀 혼란스럽거든요
 
:오데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작은 한숨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해요.
 
앙헬 에스메랄다 ,연구 자료부터 확인
 

 
앙헬 에스메랄다:좀 부끄럽달까 무섭달까..
 
앙헬 에스메랄다 ,치워버립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좌측 실험관 확인
 
:금속형 크리쳐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파편 별로 조각난 크리쳐, 통째로 포획되어 가사상태에 빠진 크리쳐, 의식이 있는 크리쳐......
그 중 하나가 안구로 추정되는 부분을 데로록 굴려 이쪽으로 시선을 둡니다.
어쩐지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듭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우측 실험관도 확인
 
:생체형 크리쳐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잘려나간 크리쳐의 일부부터, 포획되어 가사상태에 빠진 크리쳐, 의식이 있는 크리쳐......
그 정체를 아는 당신으로서는 인체 실험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쩐지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듭니다.
두 실험관 전체를 통틀어, 도합 몇십 체의 크리쳐가 이곳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소름이 돋은들 팔을 쓸어내리며 특별 보관실 확인
 
:특별 보관실은 엄중한 소독 절차를 거친 뒤에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외부 문과 내부 문이 있는 조그만 복도 안에 들어서면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소독 가스가 분사됩니다.
그제서야 열리는 내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실 평소는 굉장히 좁은 방이 나타납니다.
크리쳐와 관련된 물건과 증거품이 보관되고 있군요.
* 관찰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관찰력
기준치: 77/38/15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깨끗하게 복원된 제복과 무기를 발견합니다.
환자복은 활동하기 불편하니까 갈아입을까요.
 
앙헬 에스메랄다:이건 운이 좋네요
 
앙헬 에스메랄다 ,환복합니다
 
:이제 이 안에는 더이상 볼 것이 없어보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여기도 다 둘러봤네요
 
:특별 보관실을 다 보고 나오면, 당신은 오데트가 창백한 안색으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다가가면, 오데트가 기침하며 말합니다.
 
오데트:...-괜찮아, 실험 후유증 때문이니까.
나는, 여기에 두고 가.
방금 통신기를 찾아서, 예전에 사용했던 AOC 전파에 잡히도록 연락했으니까-...
운이 좋으면 지원이 올거야.
... 지금 AOC로 가면 그 사람을 볼 수 있을거니까, 조심-....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한 채, 오데트는 기절해버립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오데트, 정신 차려보십시오!
 
:이제서야 들여다본 오데트는 입술엔 각질이 일어나있고, 야윈 팔다리 곳곳에 멍자국이 있으며, 영양 상태도 나쁩니다.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지도 모르겠는 정도입니다.
오데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결국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시기에 AOC라고 한다면......
당신이 죽은 이후의 샤벳이, 안대를 착용한 채 전광판에 나오던 모습 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당신은 제약회사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바깥의 풍경은, 예전에 본 미래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푸른 빛을 발하는 중앙 관리 체제가 떠있고, 안드로이드로 추정되는 이들이 돌아다니긴 하지만,
공통점은 그것 뿐입니다.
군데군데 폐허가 된 건물, 길거리에 앉아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들, 천공에 거대하게 드리운 행성의 그림자, 파손된 도보.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전광판에서는 아나운서가 불안한 표정으로 입을 열어 말하고 있습니다.
 
:“크리쳐 사태가 종식되었음에도 새롭게 나타난 인류를 향한 위협에 안전 지대의 대부분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낯선 행성의 방문에 관해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인터뷰하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너무 무서워요, 점점 가까워지다가 충돌하는건 아닌가 싶고...."
"외계인의 침공 아닐까요? SF 영화처럼--"
"이러나저러나, 지금이 우리에게 영웅이 필요한 시점임이 틀림없어요."
척봐도 수상해보이는 사람들이 하얀 로브를 입고,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뗍니다.
 
:"하지만 두려워 마세요, 영웅은 곧 돌아옵니다. 우리는 구원받을 것입니다."
문득, 당신의 등에 소름이 돋습니다.
정신을 잃기 전, 테러가 일어난 안전지대에서 눈을 떴을 때 당신을 공격하던 사람과 목소리가 완전히 똑같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엄청 위험한 거랑 엮어버린 건가요?
 
:그렇네요.
온 몸에 돋아나기 시작한 소름을 애써 무시하고, 당신은 길을 계속 걸어나갑니다.
 
:AOC라고 해서 그렇게 깨끗한 상태는 아닙니다.
입구를 지키던 경비원들도 전부 도망쳤는지, 건물은 텅 비어있습니다.
어디로든 갈 수 있지만, 전력도 돌지 않고 쥐가 들끓어 다니기 좋은 곳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폐건물이군요.
 
앙헬 에스메랄다:여기가 이런 꼴이 된걸 보는것도 참..
감회가 새롭군요
 
:회귀라는 사실이 지금도 크게 실감나지는 않지만, 어떻게 봐도 당신이 겪었던 일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원래대로라면 샤벳이 안전지대를 크게 부흥시키고, 당신이 올 때까지도 그곳을 평온하게 지키고 있어야 하지 않나요?
지금 상태로는, 당장 멸망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AOC도 망한지 오래 같고요.
 
앙헬 에스메랄다:회귀...가 맞다면 뭔가 나비효과가 일어나서..?
 
:그게 어디서 비롯된 나비효과인지도 모르겠지만요.
혹시나 하는 마음을 담아, 당신은 운행하지 않는 엘리베이터를 내버려두고 계단을 통해 최상층, 소장실이 있는 곳 까지 향합니다.
소름끼치는 물소리, 그리고 문을 열 때 마다 귀를 자극하는 녹슨 소리를 이기고 최상층에 도달합니다.
복도를 걷는 내내 섬뜩한 기분이 듭니다.
낯선 기시감이 지나가고, 소장실의 문을 열면......
누군가가 거대한 전면창을 등지고 서있습니다.
 
:전신에 딱 달라붙는 롱코트, 깔끔하게 고정한 안대, 꼿꼿하게 선 자세, 그리고, 검은 머리.
...
검은 머리?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이건 예상도 못했습니다
 
질리:AOC의 전 영웅이 여긴 어쩐 일이실까?
 
:당신은 안대를 착용한 질리와 마주합니다.
짙게 다크서클이 내려온 눈가, 초췌해질대로 초췌해져 움푹 패인 양뺨이 움직이며 반항적인 미소를 지어냅니다.
 
질리:독이 들은 와인이라도 대접해줄까?
몇개 남았는데.
 
앙헬 에스메랄다:독이라..
저희에겐 좋은 향신료이지 않습니까?
 
질리:그럴 수도 있지.
 
앙헬 에스메랄다:그래서, 마이크로 소장님은.. 살아있으실거 같지 않고
그쪽이?
 
질리:소장도 AOC 대원들도 사망했어.
그래서 지금은 나이아의 유언으로 내가 안전지대를 지키려 했지.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유감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이 화제를 꺼내게 해서 미안하다는듯 가볍게 고개 숙임
 
앙헬 에스메랄다:사실.. 샤벳이랑 콘라드의 행방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해서 온 것이라
 
질리:걔네 둘은 죽거나 어디서 잘 살고있겠지.
 
앙헬 에스메랄다:너무 가볍게 말씀하십니다..
 
질리:그럼 어떻게 말해야하는데?
나도 걔네가 뭘 하고있는지 모르는데.
 
앙헬 에스메랄다:그건 그렇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같은 대원이지 않습니까?
 
질리:이젠 아니야.
 
앙헬 에스메랄다:많이 변하셨군요..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찔할 정도로 날카롭게, 감각이 기시감을 부풀려댑니다.
SANC 1/1D3
 
앙헬 에스메랄다: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3
 
(
3
 
)
 
 
=
3
 
질리:지금 가면 그냥 보내줄게.
어쩐지 동류를 보는 것 같아서.
 
:* 관찰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관찰력
기준치: 77/38/15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문득, 질리의 옆으로 시선을 옮깁니다.
아무렇게나 밀려난 소장용 테이블, 그 위에는 서류가 놓여져 있습니다.
그 서류에 찍힌 문양은 당신이 연구소에서 본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 연구소는,
사이비 종교의 것이었죠.
 
앙헬 에스메랄다:정말 멀어지셨습니다
나이아씨가 슬퍼하실 겁니다
 
질리:니 멋대로 그멍청이의 이름을 들먹이지마.
 
:그 말과 함께, 질리가 품에서 단도를 꺼내며 빠른 속도로 달려듭니다.
거리를 단숨에 좁혀와, 총을 쏠 겨를도 없습니다.
 
질리:
단도
기준치: 95/47/19
굴림: 9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8
 
앙헬 에스메랄다:
회피
기준치: 60/30/12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갑작스레 달려든 질리의 공격을, 몸을 뒤로 물리며 피해냅니다.
그는 당신이 피한 것을 확인하고, 뒤로 몸을 물리며 다음 공격을 준비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총검
기준치: 85/42/17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갑작스러웠던 공격 탓에 자세가 흐트러진 탓인지 휘두른 총검은 닿지 않습니다.
질리는 다시 한 번 몸을 낮추더니, 단도를 손에 꽉 쥔채 달려듭니다.
 
질리:
단도
기준치: 95/47/19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8
 
앙헬 에스메랄다:
사격(라/산)
기준치: 85/42/17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캉, 하는 소리와 함께 총검의 날과 단도의 날이 맞닿습니다.
 
질리:마음 같아선 그냥 보내주고 싶었는데.
 
:숨결이 닿을 듯 가까워진 거리에서 단도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질리가 웃습니다.
그 얼굴에 보이는 광기는 분명히 익숙합니다.
그야, 당신은 그 손으로 똑같은 표정을 지은 샤벳을-...
 
질리:이대로 두면 계획에 방해 될것 같아서.
 
앙헬 에스메랄다:
총검
기준치: 85/42/17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맞닿은 날을 밀쳐내고 총검을 휘두르지만, 예상했다는 듯이 질리는 진즉 몸을 물린 이후였습니다.
이어서, 다시 한 번 날을 든 질리가 달려듭니다.
 
질리:
단도
기준치: 95/47/19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7
 
앙헬 에스메랄다:
회피
기준치: 60/30/12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5
 
(
1
 
)
 
 
=
1
 
:날아드는 날을 급하게 피하려 하지만, 그것은 끝내 당신의 목 앞을 스치며 지나갑니다.
치명적일 정도의 상처는 아니지만, 피가 흘러나오며- 쓰라린 감각이 느껴집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정말 죽이실 셈이십니까?
총검
기준치: 85/42/17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9
정신 차리십시오!
 
질리:이미 늦었어.
단도
기준치: 95/47/19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9
 
:맞닿은 날붙이에서 끔찍한 소음이 울립니다.
곧, 그것들이 서로 교차하며, 긴 상흔을 남기며 지나갑니다.
그 직후, 질리가 바닥을 딛고, 당신이 든 총을 딛고, 높이 뛰어오르더니, 문 앞에 착지합니다.
살벌한 시선이 당신과 마주합니다.
그리고, 단도가 들리지 않은 나머지 손에서 무언가가 나옵니다.
곧장 던져진 물건은-
 
:수류탄 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회피
기준치: 60/30/12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재빠르게 몸을 날려 거리를 두고 바닥을 구르지만, 수륱ㄴ이 폭발하며 전면창이 깨져나갑니다.
굉음과 함께 큰 여파가 발생합니다.
---
AOC 건물 창문 밖으로 튕겨져 나온 당신의 뒷목을 타고 식은 땀이 흐릅니다.
기억나시나요?
소장실은 최고층입니다.
 
:그리고, AOC는 지상 37층까지 있는 빌딩이죠.
 
:* 교육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교육
기준치: 85/42/17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생각해보면, 예전에 살던 집 근처의 37층짜리 아파트가... 125m 정도 되었었죠.
그리고, 아마도, 당신이 그만큼 떨어질 예정입니다.
아무런 장비도 없이요.
주변의 세상이 빠르게 변해갑니다.
하늘에 뜬 행성은 아주 조금씩 멀어져가고, 아래에 보이는 땅은 점점 커져갑니다.
저건 개미인가요?
 
:... 아니, 사람이군요.
강한 바람에 머리가 날리고 눈이 절로 감기며-
온 몸에 소름이 돋습니다.
아무리 크리쳐라고 해도 이 높이에서 떨어지면 죽고 말겠죠.
낙법? 125m에서?
소용없겠죠.
 
:예정된 죽음의 공포가 새삼스레 느껴져, 눈을 질끈 감은 그때--
누군가가 당신을 잡아 채 옆 건물 창문을 깨고 그대로 난입합니다.
사방으로 창문 파편이 파티클처럼 날립니다.
팽팽하게 한계까지 당겨진 로프가 탄력있는 소리와 함께 풀리고,
누운 당신의 위로 엎어진 사람이 크게 어깨를 들썩입니다.
 
:익숙한 색깔의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흩어지더니, 숨을 들이쉬며 몸을 일으킵니다.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에 코와 코가 가볍게 맞닿습니다.
샛노란 눈이 당신의 눈을 날카롭게 응시합니다.
짧은 침묵.
'생전'의 샤벳과 만나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그러니까, 당신이 AOC 옥상에서 손 하나만 붙잡고 매달려 유언을 남기던 순간이었나요.
 
:잠시 감회에 젖어있으면, 샤벳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냅다 당신의 뺨을 때립니다.
 
샤벳 아드복트:어떻게 살아있었다고 연락 한 번을 안할 수가 있나?
 
앙헬 에스메랄다 ,고개가 180도 돌아갑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
????
????
 
:구하러 온건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죽이러 온 것 같습니다.
* 진정시키려면 대인기능 판정 혹은 기깔나는 RP
 
앙헬 에스메랄다:샤벳, 일단 진정하시고 제 말 좀 들어봐요
 
샤벳 아드복트:내가 지금 진정할 수 있을거로 보이나?
 
샤벳 아드복트 , 냅다 멱살을 잡아 들어올리며 말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저도 지금 많이 놀랬단 말입니다!
 
샤벳 아드복트:얼마나 걱정했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고 하는 소리겠지? 응?
 
앙헬 에스메랄다 ,멱살 아랑곳 않고 양쪽 눈 확인
 
:멀쩡하네요.
좀... 많이 화난 것 같아보이는 것만 빼면요.
 
앙헬 에스메랄다:아 다행이다 안 늦엇구나..
 
앙헬 에스메랄다 ,안심하며 웃고 멱살 잡힌채 대롱대롱
 
샤벳 아드복트:지금 웃음이 나와?!
 
앙헬 에스메랄다:네, 나옵니다 이렇게 다시 만나서 얼마나 기쁘고
다행인지
샤벳은 전혀 짐작치 못할 것입니다
 
샤벳 아드복트:...
 
샤벳 아드복트 , 짧게 한숨을 쉬고는 그대로 손을 놓아서 떨어트립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음..
괜찮으시겠어요?
이제야 제가 샤벳 입장을 생각해본 것인데
 
앙헬 에스메랄다 ,한 대 정도 더 치셔도 된답니다
 
샤벳 아드복트:알면 닥치고 있어라.
진심으로 죽도록 패기 전에.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이렇게 화내는 것도 보니
진짜 샤벳이 맞군요
 
앙헬 에스메랄다 ,안도와 반가움이 담긴 미소를 짓습니다
 
샤벳 아드복트:그래서, 왜 아무 연락도 없이, 지금까지 뭘 하면서 있었던 거지?
 
앙헬 에스메랄다:아, 죄송합니다 그걸 여쭈셨지요
 
샤벳 아드복트 , 뭔가 곰곰 생각하는 듯 하다가 조금 짜증섞인 표정을 짓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저도 사정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그 때 죽었던게 정말 끝이었던거 같기는 한데..
정신 차려보니까 부활해있고
목이 찔린 채로 납치되었었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한심하지요?
 
앙헬 에스메랄다 ,자조적 웃음
 
샤벳 아드복트:헛소리도 그런 헛소리가 또 없군.
... 몸은 좀 어떤가.
 
앙헬 에스메랄다 ,살짝 스트레칭하면서 몸 상태 가늠
 
앙헬 에스메랄다:음.. 아직 쓸만하네요
아직 크리쳐이고 말입니다
 
샤벳 아드복트:...
크리쳐라고?
 
샤벳 아드복트 ,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그 때 보시지 않으셨나요?
 
앙헬 에스메랄다 ,따라서 같은 방향으로 갸웃
 
샤벳 아드복트:뭘 말이냐?
네가 괴물한테 공격받아 죽던걸 말하는거면, 농담할 타이밍은 아니라고 하고 싶군.
 
앙헬 에스메랄다:괴물한테 죽었다고요?
분명 뭔가가 소진되서 가루가 되서 소멸했었는데 이상하네요
 
샤벳 아드복트: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납치당했다더니, 뭔가 실험이라도 당한건가?
 
앙헬 에스메랄다:실험..까지는 모르겠는데
철저하게 조사는 당한 것 같더라구요
 
앙헬 에스메랄다 ,살짜 소름이 돋는 듯
 
샤벳 아드복트:...
 
샤벳 아드복트 , 자기가 다 기분나쁘다는 표정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그래도 오데트가 구해주셔서, 이렇게 샤벳을 뵙네요
 
샤벳 아드복트 , 한숨을 쉽니다.
 
샤벳 아드복트:... 그만 기지로 돌아가지.
 
앙헬 에스메랄다:기지 말입니까?
AOC는 완전히 폐건물이 된 듯 한데
 
샤벳 아드복트:AOC 말고, 다른 곳이 있다.
따라와라. 질문은 가면서 대답하지.
 
앙헬 에스메랄다 ,웃으며 끄덕입니다
 
:샤벳은 그렇게 말하곤 먼저 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평소답다고 해야할지, 어째 걸음이 빠른 것을 보면 아직 화가 덜 풀린 것 같기도 하고요.
 
앙헬 에스메랄다 ,역시 화가 덜 풀린거 같은데 어쩌요..
 
앙헬 에스메랄다:역시 화나셨습니까?
 
샤벳 아드복트:시끄럽다.
 
앙헬 에스메랄다:죄송합니다..
 
:당신은 '기지'라는 곳으로 향하는 샤벳을 따라 길을 걷습니다.
주변 풍경은 매우 그립고도 익숙합니다.
여전히 어수선한 길거리 곳곳에는 그리운 가게나 건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행성이 나타나고, 지구 멸망이니 뭐니 세상이 어수선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분명 있네요.
 
앙헬 에스메랄다:아, 샤벳 아까 말하는 건 잊었는데
질리 씨는 왜 저러는 겁니까?
 
샤벳 아드복트:정확한 이유는 나도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악신 강림 사건이 있고나서부터 영 상태가 좋지 않더군.
그러다가 테러가 일어났고. 아마 그때부터 무언가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추정일 뿐이지만.
 
앙헬 에스메랄다:흐으음..
90에서 98년..?
어림도 없군요
 
샤벳 아드복트:뭐가 말인가?
 
앙헬 에스메랄다:거짓된 평화까지 말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웃음
 
샤벳 아드복트 ,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그냥 계속 갈 길 갑니다.
 
앙헬 에스메랄다:AOC랑 상관 없는거 같은데
도대체 무슨 일을 하시는 건가요?
 
샤벳 아드복트:신정부 타도.
 
앙헬 에스메랄다:호오..
듣기만 해도 머리 아프네요
 
샤벳 아드복트:어쩌겠나, 우리가 아니면 할 수 있는 사람도 없는데.
이대로 사이비와 미친 자에게 안전지대가 먹히는 꼴은 두고 볼 수 없다.
 
앙헬 에스메랄다:혼자서 맞서싸우신거니까?
 
샤벳 아드복트:아니, 많지는 않지만 동료가 있다.
이번에 하나 더 늘었고.
 
앙헬 에스메랄다:하하..살짝 쑥쓰럽네요
오데트 씨도 동료신가요?
 
샤벳 아드복트:그러려고 구출 작전을 세웠었지. 상태를 보니까 동료보단 보호자가 되어줘야 할 것 같지만 말이다.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상태가 많이 안좋으신가요?
 
샤벳 아드복트:호전되길 바라고 있지만, 현재로써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더군.
여차하면 마음의 준비들을 하라고 시켜둬야겠어.
 
:질답을 주고 받으며 걸은 끝에 도착한 곳은 생각 이상의 익숙한 장소입니다.
언제였던가, 두 사람이 AOC에서 빠져나와 동거하던 집을 기억하나요?
 
앙헬 에스메랄다:오..
추억 속의 장소네요..
 
:구석진 곳에 있지만, 아주 좁지는 않은 집.
 
앙헬 에스메랄다:AOC에서 탈주했을 때 머물렀던 곳이잖습니까?
 
:그 안으로 들어서면, 벽을 억지로 허물어 두 집을 합친듯한 공간이 나타납니다.
일반 대원으로 보이는 사람 열 명 남짓과 콘라드, 그리고 침대 위에 누워있는 오데트가 있습니다.
 
샤벳 아드복트:다녀왔다.
 
:샤벳이 안으로 들어서며 말합니다.
콘라드가 당신을 보고 가볍게 목례합니다.
옛 동료를 만난 소감이 어떤가요?
비록 그렇게 사이가 좋지는 않았다고 해도요.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반가운 얼굴이 하나 더 있으셨군요
 
콘라드 신:... 어서오세요.
 
:콘라드는 눈을 피하며 인사합니다.
샤벳은 겉옷을 벗어 옷걸이에 걸어두며 입을 엽니다.
 
샤벳 아드복트:오데트 상태는 좀 어떤가?
 
콘라드 신:여전해요. 정신을 못차리고 있어요.
 
샤벳 아드복트:... 난감하게 되었군.
 
:샤벳은 흘기듯 말하며 집 안을 걸어다니며 무언가 준비합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방해하면 화내겠죠.
 
앙헬 에스메랄다:좀.. 미안해지는군요..
 
콘라드 신:...그... 괜찮으십니까?
연락왔던거 보니까 좋은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던데요.
 
앙헬 에스메랄다:의식이 없었는지라 상태는 모르겠습니다만..
살펴보니 위험한 상황이긴 했습니다
 
콘라드 신:뭐... 이렇게 오신걸 보니까 이젠 괜찮은가봐요.
 
콘라드 신 , 잠깐 쳐다보다가 뭔가를 떠올린 듯 피식 웃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웃으며 갸웃
 
콘라드 신:샤벳 몰래 말해주는건데, 당신 살아있는거 알려졌을 때, 얼마나 난리였는지 알아요?
다 죽었다고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뭐-...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살아있다니까 참.
그 사람 그렇게 놀란 모습 보이는 것도 흔치 않던데, 사이 많이 좋아졌었나봐요?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직접 봤으면 좋았을 것을
 
앙헬 에스메랄다 ,장난스레 웃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사이야 원래 좋았답니다, 상황이 나빴을 뿐인지라
 
콘라드 신:그랬던가요?
 
앙헬 에스메랄다 ,그런겁니다
 
콘라드 신 , 어깨를 으쓱입니다. 아무튼요,
 
콘라드 신:살아 돌아온걸 환영해요.
 
앙헬 에스메랄다:고마워요, 콘라드 이렇게 보니 다시한번 반갑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가볍게 꾸벅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보면, 샤벳이 서류로 추정되는 종이를 휙휙 넘겨보며 나타나더니, 두 사람과 다른 대원들을 쭉 돌아보며 입을 엽니다.
 
샤벳 아드복트:신정부와 종교 사이의 낌새가 좋지 않다. 예정했던 잠입 임무의 기간을 당기겠다.
새로 돌아온 녀석이 있으니 임무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하지.
 
앙헬 에스메랄다 ,웃음
 
샤벳 아드복트:여태껏 우리가 조사한 결과, 지금 다가오는 행성과 종교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최우선은 이번 잠입 임무를 통해 다가오는 멸망의 진상 규명 및 대처 방안 모색이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샤벳의 등 뒤에 위치한 창 밖으로 보이는 행성이 한층 더 가까워진 것 같다는 착각이 듭니다.
아니, 어쩌면 착각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샤벳은 들고 있던 종이 더미를 선반 위에 얹어놓고, 최대한 차분하게 말합니다.
 
샤벳 아드복트:전면전까지 할 각오를 하도록.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깨어나자마자 전면전이라니
 
:어쩌면 인류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전쟁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평소랑 같잖습니까
 
:긴장되나요?
-
 
앙헬 에스메랄다 ,역시 삐진것 같은데 어떻게 풀어줘야 하나요..
 
앙헬 에스메랄다 ,일단 샤벳에게 다가갑니다
 
:샤벳은 장비를 정비하다가 당신을 흘끗 보고는 모른척 합니다.
진짜 삐졌네요.
 
앙헬 에스메랄다:샤벳....? 시간 괜찮으세요..?
 
앙헬 에스메랄다 ,조심스레
 
샤벳 아드복트:내일 있을 잠입 임무를 생각한다면, 슬슬 숙면을 취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만-
그래, 무슨 말이 그렇게 하고 싶은지 한 번 들어나 보지.
 
앙헬 에스메랄다 ,속으로 우는 중
 
앙헬 에스메랄다:그.. 저..
걱정..끼쳐드려서 죄송해요.
샤벳이 절 걱정하리라는걸 모를리가 없는데
너무 혼자 두어버렸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고개 살짝 숙이고 시선 내리기
 
샤벳 아드복트:...
잘 안다는 녀석이.
그래서, 혼자 다니는 동안은 즐거웠나?
 
앙헬 에스메랄다:아뇨,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샤벳을 다시 만나려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말입니다
마음이 무너지고, 배신을 당하고도 이렇게 돌아왔답니다
 
샤벳 아드복트 , 가만 쳐다보다가 피식 웃습니다.
 
샤벳 아드복트:돌아온 기분이 어떤가?
 
앙헬 에스메랄다: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공기 부터가 다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마주보며 웃습니다
 
샤벳 아드복트:언제까지고 화내는 것도 좋지는 않지.
... 이제라도 돌아와줘서 고맙다.
..-다만, 약속 하나만 하지.
 
앙헬 에스메랄다:약속 말입니까?
 
샤벳 아드복트:다시는 아무 말도 없이, 혼자 멋대로 떠나지 않겠다고.
 
앙헬 에스메랄다:...정말..샤벳..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걱정에 빠지시게 하는건 한 번으로 족하니까요
대신 샤벳도
무너지시면 안됩니다?
 
샤벳 아드복트:약속하지.
 
앙헬 에스메랄다:무너진 당신을 보는 것도 한 번이면 족하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밝자마자 집 안은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실질적으로 잠입을 가는 인원은 당신과 샤벳이 전부이지만, 다른 대원들도 혹시나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콘라드는 의식이 없는 오데트를 지키기 위해 이곳에 남는다고 하지만요.
 
콘라드 신:두분 다, 조심해서 다녀와야해요.
당신들 없으면 인력 부족하단 말이에요.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무사히 돌아와야할 이유가 늘었군요
오데트 씨를 부탁드립니다
동료시기 전에, 이번에는 은인이셨으니까요
 
콘라드 신:말 안해도 그럴겁니다.
오데트는 제가 지켜야만 하니까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앙헬 에스메랄다 ,웃음
 
:가볍게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샤벳이 당신에게 종교인이 입을법한 하얀 의복을 건네줍니다.
수수한 성당 성가대복 같은 옷인데, 몸통 부분이 넉넉할 뿐만 아니라 팔부분의 소매폭이 무척 넓고 하늘하늘거립니다.
... 좀 안 어울리지 않나요, 이거?
 
앙헬 에스메랄다:음?
좀 어색하네요..
 
샤벳 아드복트:참아라.
 
앙헬 에스메랄다:아무렴요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는 분해해서 부품별로 허리띠에 둘러둡니다.
.. 이 큰걸 그대로 들고 들어갈 수는 없으니까요.
작전 브리핑이 시작됩니다.
잠입장소는 이곳에서 몇십km 떨어진 A시의 공터로, 그 부근에 지하 벙코로 향하는 통로가 있다고 합니다.
그곳까지 가는 동안 콘라드는 내부 구조도를 파악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수색은 두 사람이 구조도를 받은 직후부터 실시된다고 합니다.
...
 
:그렇게 향한 도착지는, 무서울정도로 지나치게 낯익은 장소입니다.
빈 공터, 샤벳과 똑같이 생긴 크리쳐가 나왔던 곳, 기습당했던 샤벳이 벙커의 입구를 발견해 시민들을 구해냈던 그 장소와 거의 일치합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벙커의 입구가 예전보다 훨씬 커졌다는 점일까요.
묵직한 쇳덩이로 된 문을 열면, 그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은 제법 '제대로' 되어 있어, 예전의 벙커를 확장하고 재구축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벙커 안은 오래된 성당이나 교회와 비슷한 느낌이 납니다.
여러 갈래의 복도가 개미굴처럼 뚫려있는데다가, 수십, 아니 수백 개의 방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봐야할지 감이 안 올 정도로 말이에요.
그때, 손목에 착용한 휴대용 PC가 반짝거리더니 작은 지도가 공유됩니다.
콘라드로부터 온 통신입니다.
“그 종교의 내부 시스템을 해킹해서 CCTV를 분석한 결과- 내부 구조도를 보내드립니다. 대부분 평범한 신도들의 방이라 조사할만한 구역을 한정할 수 있었어요. 미사 시간 내로 제가 체크한 곳만 확인해서 빠르게 빠져나오세요.”
가봄직한 곳은 역사자료실, 수행실, 신전, 간부실, 교주실 정도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역사자료실부터 확인
 
:크리쳐 사건 발발 이후 등장한 모든 상급 크리쳐와 일반 크리쳐, 그리고 대부분의 크리쳐 사건에 관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습니다.
크리쳐를 향한 광적인 열의와 연구는 AOC 못지 않는군요.
대부분은 당신과 샤벳 역시 숙지하고 있는 지식입니다만, 당신이 아는 과거와 '특별히' 달라진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
어떤 날을 기점으로.
 
앙헬 에스메랄다 ,우선 악신 강림을 기점으로
 

 

 
앙헬 에스메랄다 ,다음으로 테러 사건을 기점으로 확인
 

 
앙헬 에스메랄다:
교육
기준치: 85/42/17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오컬트
기준치: 5/2/1
굴림: 14
판정결과: 실패
 
앙헬 에스메랄다 ,수행실로 향합니다
 
:신도들이 기도를 올리고 정신을 갈고 닦는 방이라고 대외적으로는 소개되는 것 같습니다.
의외로, 문을 열면 보이는 것은 친숙한 느낌의 휴게실 같은 분위기입니다.
지금은 미사중이라서 사람은 없지만요.
벽면에 사진들이 빼곡하게 걸려있습니다.
지금의 두 사람이 입은 것과 비슷한 옷을 입고, 다양한 신도들과 가족처럼 다정한 표정으로 웃으며 찍은 사진들입니다.
이런 온기어린 시선과 얼굴로 안전지대에 테러를 일으킨 종교라 생각하니, 어쩐지 소름이 끼칩니다.
 
:* 정신력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유달리 사진에 많이 찍힌 열렬한 신도들 몇몇의 얼굴이 낯익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득 기억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이쪽을 바라보던 일부의 선망 어린 시선들, 당신에게 구출받던 벙커 속의 시민들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AOC나 정부 조직이 아님에도 당신이 크리쳐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일반인들입니다.
그도 그럴게, 모두의 앞에서 광기 발작을 일으켜 샤벳과 치고받고 싸웠으니까요.
그렇다면, 이 벙커에 종교 시설이 세워진 이유도 이제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죽지 않는 자신들의 구원자에게 멋대로 어떤 기대와 어떤 열망을 품었는지는, 당신은 모를 일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옆에서 쯧, 하고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립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스노우볼이 좀 크네요
 
샤벳 아드복트:어쩌겠나.
비밀유지를 못한 내 탓이지.
 
앙헬 에스메랄다:그렇게 따지면 폭주한 제 탓이지요
샤벳 탓은 아닙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토닥
 
샤벳 아드복트:네가 원하는 대로 폭주를 제어할 수 있던 것도 아닌데, 어찌 네 탓이라고 하겠나.
... 더 이야기하면 끝이 없을 것 같으니, 이만 움직이지.
 
앙헬 에스메랄다 ,끄덕
 
앙헬 에스메랄다 ,신전으로 향합니다
 
:한창 미사가 진행중인 신전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일단 엿들어볼까요?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앙헬 에스메랄다:제가 신의 사자라네요
 
앙헬 에스메랄다 ,피식
 
샤벳 아드복트:신이라는 녀석들이 어지간히 안목이 없나보군.
 
앙헬 에스메랄다:그러게나 말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이제 간부실로 이동
 
:간부실에는 컴퓨터를 비롯한 다양한 사무용품이 놓여 있습니다.
잠금도 걸려있지 않네요.
* 자료조사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자료조사
기준치: 65/32/13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컴퓨터 내부의 파일들을 뒤져보던 도중, 녹취록을 하나 발견합니다.
-
 
:장소는 소장실.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싼 질리가 힘겹게 대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교단의 간부로 추정되는 사람이 책상 위에 서류를 올려놓고 말을 이어나갑니다.
 
간부:당신에게도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잘 생각해보세요.
 
질리:앙헬은 이미 죽었어. 그런데 뭘 생각해보라는 거야?
 
간부:아닙니다. 분명히 데려올 수 있으니 저희를 믿어주세요.
나이아씨가 두고간 세상을 지키고 싶지 않습니까?
 
질리:하, 웃기네.
안전지대는 니들이 저지른 테러 때문에 붕괴됐어.
 
간부:어쩔 수 없었습니다. 특이점의 영웅을 소환하기 위해서는 그정도의 희생은 불가결하니까요.
 
질리:내가 너희들에게 협조해야하는 이유를 모르겠는데.
 
간부:그럼, 이건 어떤가요.
질리 씨, 앙헬 님이 돌아오신다면 당신은 드디어 죽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을 죽일 수 있을 만큼의 강자는, 이 세계에는 더 없으니까요.
 
질리:... ...
 
간부:중앙 관리 체제를 빌려주세요.
 
:질리의 얼굴에 자포자기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사실은, 이런다고 나이아가 살아 돌아올리가 없다는 것은 알고 있을 터입니다.
다만, 눈을 통해 파고든 악신 때문에 이성적인 생각은 불가능한 거겠죠.
-
샤벳은 조용히 당신을 바라봅니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이네요.
 
:당신 역시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까지 흘러갔는지 가늠할 수 없겠지만요.
이 이상 얻을 수 있는 자료는 없어보이니, 이만 이동합시다.
 
앙헬 에스메랄다 ,마지막으로 교주실로 향합니다
 
:두 사람이 교주실에 들어서자마자, 무언가 잘못 밟기라도 했는지 자동으로 홀로그램 입체 영상이 재생됩니다.
방 전체에 검은 우주, 그리고 반짝이는 별들이 투영됩니다.
굵직한 중년 남성 목소리의 나레이션이 들려옵니다.
"저 행성은 사실은 잠든 신들의 요람입니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행성 외에도 6개의 거대한 행성들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즉, 일곱 악신들이 그 악신의 찌꺼기가 다녀간 흔적에 이끌려 모여들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수많은 세계선의 크리쳐 사태, 그리고 그 끝으로 이어지는 멸망의 유력한 사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하나의 행성이 끝이 아닙니다.
 
:총 7개의 행성들이 차츰차츰 가까워집니다.
3D 그래픽 영상들이 두 사람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아가며 각기 다르게 생긴 행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가오는 행성들에 관한 정확한 정보,
이것들은, 우주에서 다가오고 있는 신의 모습이었습니다.
SANC 1D3/1D5
 
샤벳 아드복트: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앙헬 에스메랄다: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샤벳 아드복트:
rolling 1d3
 
(
3
 
)
 
 
=
3
 
앙헬 에스메랄다:
rolling 1d3
 
(
2
 
)
 
 
=
2
 
:"그 열쇠는 특이점의 영웅입니다."
나레이션이 끝남과 동시에, 밖에서부터 사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사이렌 소리와 함께, 질리의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질리:안전 지대의 시민들에게 알립니다. 긴급 소집 중이니, A시 광장으로 지금 당장, 모이세요.
불응하는 자는 강경처벌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알립니다. 광장으로 전부 모이세요.
 
앙헬 에스메랄다:일이 터지기 직전인것 같네요
 
샤벳 아드복트:최악의 상황에 직면해버렸군.
우선은 나가보지, 여기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나.
 
:입고있던 의복을 벗고, 두 사람은 거리로 향합니다.
질리가 직접 무언가를 공지하는 일은 없었던 것인지, 당황한 표정으로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저 멀리서부터 안드로이드 군단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표정 없는 얼굴의 안드로이드들이 어물쩍거리는 시민들을 하나씩 끌고 데려갑니다.
망설일 시간이 없겠군요.
어떻게든 질리와 저 대군을 제압해야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그나마 다행입니다 안드로이드라니
 
:안심인 점은- 당신은 중앙 관리 체제를 제압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점이겠죠.
기억하고 있겠죠?
샤벳에게도 설명해주도록 합시다.
 
앙헬 에스메랄다:샤벳, 그나마 일이 순조로워졌습니다
잘 들으세요
 
앙헬 에스메랄다 ,중앙 관리 체제의 정체와 약점을 설명해줍니다
 
:그 설명을 들은 샤벳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샤벳 아드복트:그럼, 내가 AOC 옥상으로 갈테니, X 제약회사 쪽을 부탁해도 되겠나?
 
앙헬 에스메랄다:결국 제 결전의 장소는 항상 그곳이군요
알겠습니다
 
샤벳 아드복트:...안전하게 잘 다녀오길 바라지.
또 잃고 싶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앙헬 에스메랄다:...
진짜 이 상황에 두근거리게 하시깁니까?
 
앙헬 에스메랄다 ,피식
 
앙헬 에스메랄다:제가 할 말입니다
 
:거리에는 안드로이드 군단이 가득합니다.
X 제약회사까지 가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마찰이 일어날 수 밖에 없겠는걸요.
---
당신은 X 제약회사까지 가는 길동안, 총 84 마리의 안드로이드를 상대했습니다.
몸 여기저기에 생채기가 나고 부상을 입긴 했지만, 크리쳐이니만큼, 아주 치명적이진 않습니다.
어떻게든 제약회사에 도달하고, 당신은 계단을 따라 옥상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녹슨 금속음과, 여기저기 부서진 벽이 살벌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던 중-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당신의 옆에 있던 벽이 무너지며 무언가 빠르게 튀어나옵니다.
튀어나온 시커먼 것은 그대로 당신을 붙잡고, 끝없이 아래를 향해 낙하하며, 당신을 끌고 내려갑니다.
발버둥을 쳐도 당신의 힘을 아득히 상회하는 근력에 빠져나가지도 못한 채, 당신은 지하 깊은 곳에 도달합니다.
.... 여긴, 당신이 깨어난 곳이군요.
 
:차가운 바닥을 걸어오는 구두소리가 앞 뒤에서 들립니다.
간신히 몸을 추스른 당신의 앞에는 질리가 서있습니다.
인기척을 느껴 뒤를 돌아보면,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있습니다.
 
교주:아아, 저를 기억하시나요?
정말로... 다시 만나뵙고 싶었습니다!
 
:바로, 그 옛날 구출 당시, 당신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본 사람입니다.
그는 황홀한 표정으로 연구소에 있는 크리쳐들의 실험관을 매만지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아...분명 기억에 계신 분이군요
 
교주:기억해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정말 다행이도, 모든 크리쳐가 증발되어 사라지는 순간에도, 이 크리쳐들이 보호되어 있던 덕에, 당신을 부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정말로 다행이지요.
음, 오, 그렇죠. 뭔가 궁금하신건 없으신가요?
성심성의껏 대답해드리겠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저를 불렀다니, 정확히 무슨 말이십니까
 
교주:말그대로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평범한 부활이 아닌거 같긴 했지만..
 
교주:이곳은, 어떤 선행 조건으로 인해 생성된- 당신이 죽은, 영웅이 없는 세계입니다.
평행세계라고 할 수 있겠죠.
앞서 말했듯, 저희의 차원에서 당신은 불의의 사고로 죽어버렸기 때문에, 다른 차원에서 당신을 데려왔습니다.
당신은 특이점의 영웅,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크리쳐이자 인간이니까요!
 
:그 말을 듣고, 당신은 깨닫습니다.
제복이 당신이 알던 디자인이 아니었던 이유, 무기의 사용 방식이 낯설었던 이유가-
이곳은 당신이 알던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였기 때문입니다.
SANC 1D3/1D5
 
앙헬 에스메랄다: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3
 
(
3
 
)
 
 
=
3
...그렇다면, 제가 원래 있던 세계는 어떻게 된겁니까
 
질리:멸망했겠지. 전부.
 
교주: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앙헬 에스메랄다:...
 
교주:크리쳐가 지구에 나타난 모든 지구가 멸망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당신이 살아있던 곳들이 전부.
 
:SANC 1D8/1D10
 
앙헬 에스메랄다:
SAN Roll
기준치: 52/26/10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8
 
(
6
 
)
 
 
=
6
 
교주:저희는 시간을 돌리는 능력을 지닌 상급 크리쳐, 델타에게서 능력을 추출하여, 종교 내 연구원들의 인력을 총 동원, 시공간을 헤집고 열어 당신을 소환할 아티팩트를 개발해냈습니다.
다만, 이 아티팩트를 발동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필요했죠.
그래서, 안전지대에 테러를 일으켰습니다.
그 목숨을 제물 삼아, 당신을 부르기 위해서요.
 
:SANC 1D10/1D20
 
앙헬 에스메랄다:
SAN Roll
기준치: 46/23/9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20
 
(
8
 
)
 
 
=
8
 
교주:소환에 성공하고, 저희는 이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당신을 아무도 찾아오지 못하는 연구소에 봉인했습니다.
다가오는 신들의 정체는 크리쳐들의 진정한 신.
그들은 '특이점' 그 자체인 당신을 화신으로 삼고 싶어합니다.
저희는, 당신이 모두의 죽음과 멸망을 발판 삼아 외계 신의 일부가 되어 영원히, 영원히- 군림해주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당신은 가장 강하고, 가장 위대하시니까.
 
앙헬 에스메랄다:...미쳤어...미치셨군요...
 
:SANC 1D20/1D30
 
앙헬 에스메랄다:
SAN Roll
기준치: 38/19/7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20
 
(
8
 
)
 
 
=
8
 
:큰 충격으로 인해 눈앞에 환각이 어른거립니다.
유리 안에 박제된 당신은 영원히 죽지 못한 채 멍하니 우주 아래를 굽어보고 있습니다.
귀로부터 들어온 신들의 목소리가 뇌를 지나 흘러들어옵니다.
"어때, 영원한 건 좋지?"
음성은 애달픈 신도들의 구걸로 바뀝니다.
우리를 구했잖아 그러니 우리의 요청을 들어줘 당신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칠 수 있어 그걸로 당신이 완벽해진다면 세계의 질서를 위해 홀로 살아남아 마지막 남은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해 그리고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혼자 고통 받는 거야
 
:뒤에서부터 나타난 수많은 손들이 당신의 팔을, 몸을, 다리를 잡아당깁니다.
하늘거리는 소매가 드러나면서 보이는 이리저리 비틀린 관절들이 기괴합니다.
붉게 거품이 올라오거나 썩은 흔적이 역력한 팔들이 대부분입니다.
크리쳐를 동경한 나머지, 스스로 팔에 크리쳐 세포를 억지로 주입한 후유증입니다.
 
교주:여기까지 왔는데, 설마 반항하실 생각은 아니겠죠?
당신을 소환하느라 일으킨 화재 때문에 몇 명이 죽었는데.
그걸 의미없게 만들 생각인가요?
아, 물론...
이미 늦었지만요.
아무것도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교주:정해진 각본대로 여기는 멸망하고, 당신은 가장 먼저 도달하는 신의 선택을 받는겁니다.
 

 
:이곳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검은 장소.
눈을 떠도, 감아도, 오로지 검은 어둠만이 당신을 반깁니다.
누군가는 이 장소를 무의식의 결정체라고 부를 것이고,
누군가는 이 세계의 진정한 정체라고 부를 것입니다.
당신은 누워있습니다.
천장에는 어째서인지 당신의 모습이 비칩니다.
 
:새카만 몸에 반사되는 모습은 없습니다.
그 검정의 위에서는 진물이 흐르고, 곳곳에서 눈알이 튀어나와 번들거리다가 밀려들어갑니다.
검정을 뚫고 내장덩어리 같은 것이 호흡할 때 마다 튀어나오고 들어가기를 반복합니다.
이것이 당신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말을 하고 싶어도, 입을 열면 죽어가는 크리쳐의 앓는 소리만 흘러나올 뿐입니다.
전신이 검은 피투성이로, 꼼짝도 할 수 없습니다.
 
:죽고, 죽고, 또 죽어간 끝에 남은 것은 결국 이런 결말입니다.
그때, 천장의 화면 위로 글씨가 드러납니다.
 

 

 
:물론,
재개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지불할만한 재화도 없습니다.
당신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곁을 지켜주는 이 하나 없이 그저 호흡합니다.
그렇게 십 년이 흐릅니다.
아니, 백 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천 년, 만 년, 일억 년, 어쩌면 몇 초였을지도 모르는 순간이 지나갑니다.
발걸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처음보는 얼굴의 인영이 가까이 다가와, 당신의 곁에 앉습니다.
그는 혐오스러워하는 기색도 없이, 차분한 표정으로 당신에게 물을 주고 담요를 덮어줍니다.
그 사람은 입을 열고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허먼 니세르:누가 그러는데, 제가 세상을 구했대요.
그냥 당연한 일을 한 것 뿐인데.
어쩌면 그 행동도 그저 프로그래밍된 성격과 행동 양상에 따라 한 일이었는지도 모르죠.
..-그래도, 누군가를 위해 행동하는 순간엔 여태까지 중에서 제일 살아있다고 느꼈어요.
어쩌면 저는, 줄곧 영웅 같은 게 되고싶었는지도 몰라요.
...
 
허먼 니세르:영웅의 삶은, 많이 힘든가요?
 
:당신이 대답하지 않아도, 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그저 그 자리에 앉아, 열흘 동안 당신의 곁을 지킵니다.
어쩌면 10분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흐르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허먼 니세르:이만 가야할 것 같아요.
함께 있어서 즐거웠어요.
그리고,
이거 드릴게요.
 

 
:띠링, 경쾌한 소리와 함께 코인의 갯수가 올라갑니다.
당신은 도로 눈을 감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하고 싶지 않은 나날들이 다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방문합니다.
 
미고:이런, 주무시고 계셨군요.
안 좋은 타이밍에 찾아뵈었네요.
그래도 다시 뵈어서 정말 기쁩니다.
정말 멋진 활약상이었어요.
특히, 샤벳님에게 맞서 싸워 활약할 때에는, 아무리 저라도 손에 땀을 쥐고 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보잘 것 없지만, 상영료입니다.
 

 
:달그락,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
 
나이아:쉿, 방해하지 말자. 질리, 이쪽으로 와.
 
질리:간만에 얼굴 보고 대화하고 싶었는데 아쉽네.
 
나이아:너는 그래도 그 뒤로 오래 봤잖아.
난 그때 헬기가 마지막이었다고.
 
질리:그거랑 이게 같아? 따지고 보면 애초에 네가 죽-......
... 너 진짜...-
 
나이아:자자, 화내지 말고.
이쪽이야.
 

 

 
:얇은 담요 위로 두툼한 이불이, 또 베개가 생기고, 작은 그릇에 물과 빵, 통조림이 쌓입니다.
그로부터 하염없이 긴 시간이 또 흐르고............
당신은 문득 잠에서 깨어납니다.
당신의 곁에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샤벳이 앉아있습니다.
당신 몫의 통조림을 까서 먹고 있네요.
 
샤벳 아드복트:일어났나?
뭔가, 그 표정은. 언제부터 여기있었는지 궁금한가보군.
나야 뭐,
늘 곁에 있지 않았나.
... 범위에 따라 애매해지려나.
어디까지 진짜로 인정해줄텐가?
 
:갑갑하던 목의 감각이 탁, 풀립니다.
앓는 소리밖에 나지 않던 목에선, 점차 당신의 목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대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괴물:...
뭘 이런데까지 찾아오고 그러십니까
 
샤벳 아드복트:내심 기대하지 않았나?
 
샤벳 아드복트 , 살짝 미소짓습니다.
 
괴물:정말.. 너무 잘 알고 계신다니까요
 
샤벳 아드복트:파트너니까.
 
괴물 ,마지못해 미소로 추정되는 표정을 짓습니다
 
샤벳 아드복트:내가 너를 모르면 누구를 알겠나.
 
괴물:그건..듣기 좋은 말이네요
약속은 못지킨거 같아 미안하지만요
 
샤벳 아드복트:나야말로 미안하다.
제정신이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네게 큰 해를 입혔잖나.
 
괴물:하하.. 뺨 맞은게 제일 아팠으니까
그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샤벳 아드복트:...... 못하는 말이 없군.
 
괴물:그야, 당신의 파트너인걸요
 
샤벳 아드복트:그래, 그렇지.
그래서 다시 묻는거다만,
어디까지 인정해주겠나?
 
괴물:원래 세계랑, 소환된 세계, 미래를 말하시는건가요?
 
샤벳 아드복트:나의 모습을 하고 있던, 그렇지 않더라도 나를 자칭했던 모든 것들 말이다.
 
괴물:정말....엄청 넓군요
 
샤벳 아드복트:그래서 물어본 것 아니겠나.
 
괴물:하하..
누구든, 무엇이든
샤벳으로서 절 찾아오셨다면, 응당 인정해 드려야겠지요
 
샤벳 아드복트:그 기계도 포함해서 말인가?
 
괴물:좀 찔리긴 하네요
 
샤벳 아드복트:그러라고 한말이다.
 
괴물:원래는 샤벳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다시 생각하니, 융합해 계셨지 않았습니까?
 
샤벳 아드복트:100년이나 붙어있었으니 말이야.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괴물:그러면 일부라고 해도 샤벳이지요
과즙이 5% 들어갔다고 해서 오렌지 주스가 아니게 되는건 아니잖습니까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샤벳 아드복트:그걸 진즉 생각해서 면전에 대고 말해줬다면 참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인정받았으니, 상관없겠지.
 
괴물:아무래도 시간이 없었잖습니까? 이해해 주십시오
 
샤벳 아드복트:그래, 이해해주마.
... 네 말대로, 그것들은 일부던, 전부던, 결국엔 나였다.
변하지 않는 사실이지.
그리고, 지금 내 앞에 있는 너 역시,
그리워마지 않는 나의 파트너가 아니겠나.
 

 
:짤그랑, 금속음 소리와 함께 모든 동전이 모입니다.
 
샤벳 아드복트:결말까지는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샤벳의 손 끝이 당신에게 닿는 순간,
흉측하던 신체의 말단부터 세포의 갈래가 나뉘며 교차되고, 또 얽히며, 인간의 신체로 변해갑니다.
내장을 뒤덮고 수복하는 피부, 또렷한 눈동자.
겹쳐 잡은 손끝이 천장을 향합니다.
 
샤벳 아드복트: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손이 닿은 자리부터 당신은 빨려들듯이 천장 안으로, 아니, 밖으로 향합니다.
샤벳은 당신화 함께 가지 않습니다.
대신, 당신을 향해 웃으며 말합니다.
 
샤벳 아드복트:네가 날 구해주지 않았나.
그러니, 나도 널 구할 것이다.
 

 
:단순하고 명료하지만, 너무나도 잊기 쉬운 사실.
당신을 망치는 건 당신을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지만,
당신을 구하는 것은 소수의 깊은 인연입니다.
세계를 구하고 싶다고 생각한 작은 계기가 떠오릅니다.
아, 그래.
나는 그저, 모두 함께 이곳에 살아있었으면 했구나.
 
:* 광기 해제.
 
:...
수백명의 안드로이드가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머리가 깨질 것 처럼 아파옵니다.
누군가가, 아니, 무언가가 당신에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목소리의 출처는 당신이 쓰러졌던 연구소 뒷편, 실험관들이 나란히 선 자리입니다.
가까이 걸어간 당신은 데로록 굴러가던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리고, 눈앞에는 모든 실험관의 입구를 여닫는 개폐 버튼이 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하하..이런 날이 다 오는군요
모두 나오도록 하세요
 
앙헬 에스메랄다 ,버튼을 누릅니다
 
:당신이 버튼을 누르면, 모든 실험관이 일제히 열리며 몇십 체의 크리쳐들이 탈출합니다.
그들은 일제히 당신의 앞에 몸을 숙이고 복종하는 자세를 취합니다.
우리들의 왕이시어, 무엇이든 좋으니 명령해주세요.
모든 크리쳐들은 당신으로 말미암아 그 존재를 긍정받습니다.
지금부터는, 함께 싸울 시간입니다.
제약회사를 탈출해 거리로 나오면, 허공을 빙글빙글 돌며 반짝이는 중앙 관리 체제가 보입니다.
 
:상자가 절반으로 나뉘어 갈리며 푸른 빛을 내뿜자, 천지가 진동하는 소리와 함께 행성이 더 빠르게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종말, 멸망, 세계의 끝이 다가온다는 절망, 패닉, 압도적 공포, 가늠할 수 없는 긴장감이 안전지대에 내려앉습니다.
...
이곳에서 쉴드를 파괴하기엔 지금 소지한 무기로는 사거리가 부족합니다.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탄환이 닿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주변엔 높은 건물이라고는 보이지 않고, X 제약 회사는 반쯤 부서져 있습니다.
 
:* 직면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직면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직면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직면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스스로를 직면합니다.
스스로의 정체를, 그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당신이라는 생명체를 받아들입니다.
그 존재를 긍정해준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끔찍한 괴물도, 선망의 대상이 된 영웅도, 평범했던- 누군가의 파트너도 전부 당신이라고,
그렇게 말하는데까진 아주 많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자신의 존재를 직면한 순간, 체내의 크리쳐 세포가 박동합니다.
 
:지금이라면, 당신이 원하기만 한다면, 되고자 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을것만 같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다리를 변형시켜서 목표와 높이, 사정거리가 맞도록 뛰어오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그 후 체공하며 쉴드를 향해 라이플을 겨눕니다
 
:목표를 향해 라이플을 겨누는 당신의 시야에, AOC 옥상에서 똑같은 타이밍에 허공을 향해 총을 겨누는 샤벳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동시에 발사된 두 발의 탄환이 쉴드에 때려박히고, 당신은 가볍게 땅바닥을 딛고 앉습니다.
여태까지 알지 못했던 경지가 보입니다.
당신은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때마침,, 샤벳에게서 무전이 옵니다.
 
샤벳 아드복트:쉴드 파괴 완료. 방해가 좀 있었지만 어떻게든 해냈다. 그쪽 상황은 어떤가?
 
앙헬 에스메랄다:위험하긴 했지만.. 덕분에 약속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실드 파괴 완료
 
:그렇게 연락을 주고 받던 중,
팅- 소리를 내며 어디선가 날아온 탄환에 의해 휴대용 기기가 박살납니다.
 
:총을 내리며 질리가 이쪽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옵니다.
부서진 잔해 위로 코트자락이 흩날리고,
저 너머에 뒤따라 오는 교주의 모습이 작게 보입니다.
쉴드가 부서졌음에도 중앙 관리 체제는 흉흉하게 빛나며 더욱 더 빠르게 행성을 이쪽으로 끌어옵니다.
... 생각해보니, 그때 중앙 관리 체제를 멈출 수 있었던 것은,
미고가 준 특수한 탄환이 있던 덕이었죠.
 
:그렇다는 말은-
이 모든 일을 막기 위해서는 중앙 관리 체제와 연동된 질리를 살해해야만 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다른 누군가한테도 비슷한말을 했었기에 대답이 에상은 됩니다만
..그만두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질리:아니. 없어.
있을 거라고 생각한거야?
아님 이제와서 말로 설득이 될거라고 생각한거야?
 
앙헬 에스메랄다:그건 아닙니다..
그래도 모르잖습니까?
이게 제 최선입니다
 
질리:그럼 나도 내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야지.
이미 늦었어. 나도, 이상황도.
 
:이제, 대망의 최종전입니다.
당신은 크리쳐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였습니다. 더이상, 능력을 사용할 때 거부감은 없습니다.
당신 안의 크리쳐 역시, 기꺼이 당신에게 힘을 빌려주겠죠.
 
앙헬 에스메랄다 ,기습적으로 거리를 좁혀 총검으로 찌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눈의 검
 
앙헬 에스메랄다:
총검
기준치: 85/42/17
굴림: 4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9
rolling 1d8
 
(
6
 
)
 
 
=
6
 
질리:
단도
기준치: 95/47/19
굴림: 4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두 사람이 휘두른 날붙이가 교차하며 금속이 부딪히는 기분 나쁜 소음을 냅니다.
녹색빛의 산이 둘러진 총검의 날과 맞닿은 단도에서 치익, 하는 괴상한 소음이 들려옵니다.
질리는 그것을 듣고 살짝 인상을 쓰는 듯 하더니, 몸을 뒤로 물렸다가, 바닥을 딛으며 가속을 받고 공격해옵니다.
 
질리:
단도
기준치: 95/47/19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9
 
앙헬 에스메랄다:
직면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근접전(도검)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8
 
(
3
 
)
 
 
=
3
 
:달려드는 질리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움직이지만, 거리가 아주 가까워졌을 때, 그가 갑자기 방향을 틀며 측면을 노리고 공격을 가합니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채 반응하지 못한 채, 당신의 몸과 팔이 날붙이에 그어져 붉은 피를 튀깁니다.
금속끼리 부딪히는 소음을 마지막으로, 그는 다시 한 번 몸을 크게 뒤로 물립니다.
 
질리:알아, 이런다고 나이아가 돌아오지 않는 다는 것쯤은.
하지만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인데?
어차피 나이아는 이런 날 용서하지 못할 거고,
죽음 뒤에는 지옥의 끝자락만이 반겨줄 텐데.
그럴거라면 차라리 한명이라도 더 길동무로 삼겠어.
그러면 적어도, 그 인파에 묻혀서라도 얼굴 한 번 더 볼 수 있겠지.
 
질리:소중한 사람을 잃어본 적 없는 너라면, 이해 못할테지만.
 
:교주가 그 순간, 품에서 마도서를 꺼내 영창합니다.
질리의 눈에서부터, 검은 것이 얼굴을 타고 흘러나오기 시작하더니,
그것이 점점 쌓이고 부풀어오르며, 그의 육체를 집어 삼킵니다.
그 속에서는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이 들려옵니다.
... 어쩌면,
당신과 샤벳의 것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SANC 1/1D2
 
앙헬 에스메랄다:
SAN Roll
기준치: 30/15/6
굴림: 50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2
 
(
1
 
)
 
 
=
1
 
:괴로운 울부짖음 소리와 함께, 크게 팽창한 검은 것은 당신을 향해 그 몸을 휘두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회피
기준치: 60/30/12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8
 
(
6
 
)
 
 
=
6
 
:HP - 5
검은 것의 안에서부터 죽어가는 크리쳐의 비명소리가 들려옵니다.
내장덩어리 같은 것이 밖으로 튀어나오고, 들어가기를 반복합니다.
검은색 위로 떠올랐던 눈이 당신을 응시하고, 다시 그 속으로 사라집니다.
끔찍하네요.
 
앙헬 에스메랄다:..어쩌피 저나, 당신이나 지옥에 못간다니까요
둘다 지옥에 있었거나 있는 사람들인데..
총검
기준치: 85/42/17
굴림: 3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1
rolling 1d8
 
(
1
 
)
 
 
=
1
 
:검은 덩어리는 공격을 피하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피하지 못합니다.
부풀어오르고, 팽창하며, 그것은 점점 크기를 키워갑니다.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가 귀를 따갑게 찔러댑니다.
검은 덩어리에서부터 날카로운 가시들이 튀어나와 당신에게 날아듭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근접전(도검)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날아드는 가시를 하나하나 각개격파 해나갑니다.
기체처럼, 액체처럼, 그것들은 눈 앞에서 부서져나갑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총검
기준치: 85/42/17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rolling 1d8
 
(
7
 
)
 
 
=
7
 
:콱, 하는 소리와 함께 당신의 총검이 검은 것에게 꽂힙니다. 무언가 단단한게 안에서부터 걸리는 느낌에 이어, 고통에 찬 비명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당신이 조금 몸을 뒤로 물리면, 검은 덩어리는 크게 요동치더니, 스르르 바닥으로 녹아내리듯이 쓰러져갑니다.
 
:* 듣기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미약한 흐느낌 속에서, 당신은 군데군데 들리는 사람의 언어를 들을 수 있습니다.
"나이아......"
"나도, 데려가-... 곁에, ...같이..."
"파트너,...잖아......"
그리고 마침내, 사라집니다.
사로잡혀 괴로워하던 이는 당신의 손으로 끝냈습니다.
 
:나이아도, 질리도, 분명 당신에게 고마워할거에요.
교주였던 존재는 질리의 폭주에 휘말리며 사망한 것이 보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가볍게 묵념합니다
 
:물론, 그토록 심한 짓을 한 것은 맞지만,
그 기반에는 무한한 동경과 열망만이 있었겠죠.
악의는 없었을겁니다.
...
질리가 사망하고서도, 중앙관리체제는 멈추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제 하늘은 거대한 행성으로 가득 찬 상태입니다.
 
:* 정신력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생각해보면, 샤벳이 체제와 연동되었던 것은 10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이어져 있었던 덕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미고의 도움이 없는 지금, 저것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
멀지 않은 곳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오데트를 업은 콘라드가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콘라드 신:상황은 좀 어때요? 막을 수 있겠어요?
 
앙헬 에스메랄다:..힘들겠습니다..
혼자선 무리입니다
 
:당신의 대답을 듣자, 오데트가 콘라드에게 내려달라는 제스처를 취한 뒤,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옵니다.
그는 그것조차 숨이 찬 듯 한참을 헐떡거립니다.
바닥이 난 생명력과 변해버린 외형은 분명 당신을 원래 있던 차원에서 이곳으로 끌고 오느라 오데트의 능력을 추출, 변형 및 확대하면서 일어난 비극이었습니다.
 
오데트:상황은 조사 보고랑 드론 촬영으로 대충 확인했어.
크리쳐가 존재하는 세계라면 어디서도 멸망의 법칙은 깨지지 않았고, 당신이 여기 사람이 아니라는 것까지.
... 어쩌면 해결 방안이 있을지도 몰라.
멸망의 법칙은 깨지지 않았다는 말, '크리쳐가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는 다르다는거잖아.
그곳에 모든 답이 있겠지.
그리고......
 
:무언가를 설명하려는 듯 입을 열던 오데트는, 문득 입을 다시 닫고 침묵을 잠시 지킵니다.
 
오데트:... 기억 나?
원래 있던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있었던 일.
 
:그 말에 기억을 되짚어봅니다.
유일하게 기억나는 것은, 꽃이 핀 넓은 들판과 -... ...
오데트는 당신의 얼굴을 물끄러미 응시하더니 말합니다.
 
오데트:그쪽이 정말 멸망한 것이 아니라면,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
 
:그 말에 당신은 무의식적으로 샤벳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말은 이어집니다.
 
오데트:이곳 사람도 아닌 당신이 여길 구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할 필요는 없어.
누군가를 구하고, 돕고, 살리는 것은 의무가 아니야.
그 누구도 강요할 수 있는 것도 아니야.
세계 멸망과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걸려있다고 한들, 가장 중요한건...
당신 그 자체.
...
 
오데트:당신을 불러온 건 내 능력이니까, 돌려보내는 것도 내가 해야 마땅해.
그러니, 나는 신경쓰지 말고 당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선택을 해봐.
 
콘라드 신:...- 오데트, 그 이상 능력을 쓰면...
 
오데트:이건 내 권리, 그리고 내가 정하는 마지막이야.
 
:오데트의 능력도 한계에 다다르고, 당신이 고를 수 있는 곳도 단 한군데 밖에 없습니다.
선택의 시간입니다.
이 순간에도 행성은 다가오고, 도움을 구하는 목소리가 발목을 잡습니다.
하지만 결국 어디에서, 누굴 위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는 온전히 당신의 몫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누구는 100년을 기다렸는데
제가 그것보다 긴 시간을 못 버티겠습니까?
영웅이라면서요?
이름 값을 해야지요
 
앙헬 에스메랄다 ,머나먼 곳, 그 가능성을 찾아서
 
오데트:... 새로운 좌표를 찾아, 셀 수 없이 많은 경우의 수를 뚫고 나아가야 해.
나는 한없이 약해져 있으니까...... 안타깝지만 나 혼자서는 할 수 없어.
 
:창백한 안색으로 잠자코 있던 콘라드가 오데트의 손을 양 손으로 감싸 잡으며 말합니다.
 
콘라드 신:... 나를 써, 오데트.
그게 네가 고른 정답이라면, 전적으로 너를 믿을게.
 
오데트:고마워, ...하지만, 둘로도 부족할거야.
차라리 뭔가 다른 대책을...
 
:그때, 구석에 숨어있던 어떤 사람이 손을 듭니다.
"저기, 여태까지 지켜봤는데요, 저라도 괜찮으면 써주지 않으실래요?"
아주 평범한, 처음보는 얼굴입니다.
"당신이 싸우는 거 계속 숨어서 지켜봤어요.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그 사람의 말을 끝으로, 우물쭈물대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대피소에서 빠져나옵니다.
"지켜야할 가족이 있으니까, 내 목숨 하나로 끝난다면......"
 
:"정말로 할 수 있는거죠? 정말이죠...?"
"어차피 멸망때문에 죽는다면, 걸어보는게 나을 것 같아요."
주변으로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오데트는 놀란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다가도, 고개를 작게 젓습니다.
 
오데트:아직 부족해.
앙헬은 안전지대의 테러로 소환됐으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필요한지는 알고 있지?
 
:그때, 안드로이드들이 걸어옵니다.
진압용 인력인가 싶어, 경계해 총을 들어도, 그들은 빈손입니다.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부디 저희의 전력도 써주세요."
"어차피 질리씨의 명령에 의해 원치 않게 사람들을 해친 몸입니다."
반대편에선 종교에 속했던 사람들 일부가 아주 조금씩 나옵니다.
"저희는 그저 당신을 존경한다는 이유만으로 종교에 들어갔으나, 뜻이 맞지 않아 테러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미력하게나마 저희 단체가 속죄하게 해주세요."
 
:...
좋게 말하면 희생양,
나쁘게 말하면 자살 희망자들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그들은 당신을 믿고 뒤를 잇습니다.
후세가 존재한다면, 그들 역시 영웅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오데트:... 이정도면 충분하겠어.
...
 
오데트 , 짧게 심호흡합니다.
 
오데트:시작할게.
 
:오데트가 문을 천천히 엽니다.
하나 둘씩 사람들은 바닥으로 쓰러지고,
곧 A시의 거리에는 평온한 표정으로 눈을 감은 시체들로 가득 찹니다.
허공에 반짝이는 선이 긴 직사각형을 이루고, 짙은 나무색의 문짝이 달립니다.
손잡이는 정교하고 아름답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문이 완성되었을 때, 거리에 남은 사람은 오데트와 당신, 둘 뿐이었습니다.
 
오데트:크리쳐라는 매개가 곧 멸망으로 이어지는 이유를 찾아.
당신이라면, 분명 할 수 있어.
 
:오데트의 입가에서 피가 흐릅니다.
그는 당신을 향해 전에 본 적 없던 밝은 미소를 보여주고는, 콘라드의 옆으로 천천히 눕듯 쓰러집니다.
이제 당신은 홀로 남았습니다.
문을 열까요?
 
앙헬 에스메랄다:
또 약속 못 지키겠네요..
다음에는 뺨으로 안 끝날텐데..하하..
 
앙헬 에스메랄다 ,문을 열어봅니다
 
:문고리를 잡아당기는 순간, 당신은 깨닫습니다.
... 이 문, 힘이 부족합니다.
아무리 잡아당겨도 열리지 않는데다가, 이대로 있다간 사라지고 말겁니다.
* 정신력 판정
 
앙헬 에스메랄다: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한가지 사실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강력한, 무생물의 에너지원을.
허공에서 빛나며 행성을 끌어당기는 중앙 관리 체제.
비록 저걸 이용한 사람은 반드시 파멸을 맞이했지만, 이 상황에 저것보다 더 적합한 것은 없을 겁니다.
문을 완성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지금,
 
:당신에게 선택권은 없습니다.
자, 중앙 관리 체제를 받아들이고 문을 열겠습니까??
아니면, 마지막 남은 존엄성을 선택하겠습니까?
 

 
앙헬 에스메랄다:..진짜 죽겠네
오른쪽 눈이였던가요?
근접전(도검) Roll
기준치: 100/50/20
굴림: 9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앙헬 에스메랄다 ,억눌린 고통을 참으며 짓눌린 입술에서 피가 흐릅니다
 
:뽑혀나온 눈알이 손바닥 위를 구릅니다.
그리고 곧, 그것은 푸른 빛과 함께 허공으로 떠오릅니다.
그 빛은 중앙 관리 체제와 이어지고, 복잡한 형태의 사각형 기계는 모습을 재조합해, 빛나는 작은 구체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정신과 중앙 관리 체제가 연동됩니다.
아자토스의 정신 침식이 시작됩니다.
머릿속으로 중앙 관리 체제의 연산이 밀려들어옵니다.
 
:SANC 1d100/1d200
 
앙헬 에스메랄다:
SAN Roll
기준치: 29/14/5
굴림: 39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200
 
(
84
 
)
 
 
=
84
 
:* 광기 : 악인 이 시작됩니다.
새하얗게 빛나는 빛의 기둥 속, 입고 있던 제복의 바람막이가 겉부분부터 녹아내려 길게 늘어집니다.
그 기장과 모습은 마치, 새하얀 코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흐릿해진 정신 너머로, 주변에 있던 모든 이들의 시체가 보입니다.
그들은 분명, 당신의 곁에 있습니다.
그리고,
 
:샤벳이 당신의 앞에 서있습니다.
먼 거리를 달려 온 듯, 땀에 젖은 채 이 상황을 황망하게 지켜봅니다.
 

 
:상처주지 않을 수 있다면.
그리운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시야의 절반이 노이즈가 낀 것처럼 혼탁하고 역겹습니다.
바닥에 질리가 착용했던 안대가 떨어져 있습니다.
이걸 쓰면 시야에 익숙해지는데 한결 편해질 것 같네요.
 
샤벳 아드복트:... 앙헬.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네가 왜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거지?
말 좀 해보거라. 설명을 해봐.
... 전부 네가 이런건가?
아니지?
 
:문이 열립니다.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당신은 이제, 헤어져야 함을 직감합니다.
침식되어가는 정신은, 당신이 그에게 인사할 이유도, 자초지종을 설명할 이유도 부여하지 않습니다.
 
샤벳 아드복트:...-지금 어디 가는건가,
잠깐--
대답해!!
 
:그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당신은 문 너머로 걸어들어갑니다.
이 아득한 순례의 처음과 끝을 당신에게 바칩니다.
이것은 틀림없는,
괴물예찬론.
 
ED. 괴물예찬론
 
:당신은 차원의 틈바구니에서 당신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어떤 기분이신가요? 이제, 당신은 정말로 한 차원 위의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제, 필요 없는 것은 제가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강력한 크리쳐이자 가장 강력한 인간인 당신은, 신의 능력을 고스란히 받아냅니다.
그 어떤 중앙 관리 체제의 주인들 중에서도, 가장 완벽하게 융합을 해낸 끝에, 새로운 신화생물이 탄생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당신입니다.
 
:신으로서 완전히 변하고, 생각이 물드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서둘러야합니다.
당신에겐 사명이 있습니다.
... 하지만,
잠깐의, 아주 잠깐의 여유라면, 괜찮겠죠.
허공에 있는 수백 개의 문들 중에서 익숙한 모양의 문이 보입니다.
 
:언젠가 보았던 두 사람의 집, 크리스마스 리스가 달린 현관문입니다.
따스한 온기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입고있던 옷은 어느덧 크리스마스 니트로 바뀌어 있습니다.
거실에서는 TV소리가 들리고, 탁자 위에는 따뜻한 컵이 있습니다.
당신은 그래야 한다고 정해진 것처럼 컵을 들고 들어섭니다.
시시한 클리셰 영화의 일부가 흘러나오고, 샤벳은 소파에서 자고 있습니다.
홀린듯이 자다 깬 그가 이쪽을 바라봅니다.
 
:놀란듯 보이기도 하고, 겁먹은 듯 보이기도 하는 표정이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창문 밖을 봅니다.
창문 밖에는,
당신의 것과 같은 색의 눈이 빛나고 있습니다.
수십, 수백 개의 세계선.
그리고, 어쩌면,
두 사람은 같은 운명을 주고 받으며 빙글빙글 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이건-
당신이 두고온 이에게 보내는 선물입니다.
 
앙헬:그새 잠드셨었군요?
어지간히 재미없으셨나봅니다
 
샤벳 아드복트:아-... 음, 피곤해서 잠깐 졸았을 뿐이다.
 
샤벳 아드복트 , 무안한 듯 시선을 살짝 피하며 말합니다.
 
:당신은, 당신이 들어온 저 문 밖으로 나간다면, 샤벳은 어김없이 괴로워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 날의 당신도, 그랬을까요?
 
앙헬 ,잔에 담긴 코코아를 건넵니다
 
앙헬:안그래도 깨울려고 했답니다, 크리스마스인데 파티정도 괜찮잖아요?
 
샤벳 아드복트 , 컵을 받아들고 양손으로 잡습니다.
 
샤벳 아드복트:파티라... 그래, 언제 한 번 하자고 했었지...
...
 
앙헬:그렇답니다, 엄청 기대하고있는걸요?
 
샤벳 아드복트 ,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하다가, 한숨을 작게 쉽니다.
 
샤벳 아드복트:... 잠시 바람 좀 쐬고 와도 괜찮겠나.
 
앙헬:이런, 밖은 춥답니다
적어도 코코아라도 다 드시고 가시지요
 
앙헬 ,살짝 웃습니다
 
샤벳 아드복트:추위는 익숙하니 괜찮다.
정말, 잠깐만 다녀오마.
 
샤벳 아드복트 , 코코아를 내려놓고 소파에서 일어납니다.
 
앙헬:..어쩌피 말려도 가시겠지요?
그야 샤벳이니까요
 
샤벳 아드복트:... 역시 나를 잘 아는군.
 
앙헬:당신의 파트너인걸요?
 
샤벳 아드복트:......파트너라...
그래, 파트너니까. 당연한 말이었군.
...이만 나가보도록 하지.
 
샤벳 아드복트 , 천천히 걸음을 옮겨 현관문을 엽니다.
 
앙헬:잘 다녀오세요, 샤벳
 
:센서등이 밝아지고, 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다시 꺼집니다.
크리스마스 조명이 반짝이는 방에 당신은 혼자 남겨졌습니다.
그저, 혼자.
새하얀 코트를 입은 사람이 돌아봅니다.
그 사람은 당신입니다.
자, 이제 남은 시간은...
 
END. Time lim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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