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지평선
[COC 플레이로그] 1인분 할로윈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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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0월 31일, 할로윈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날씨가 별로긴 합니다만, 파티가 어딘가요?
샤벳:그래서 가자고 한거잖나.
샤벳 , 휴대폰으로 지도를 슥슥 둘러봅니다.
샤벳:앞으로 1.2km 직진.
앙헬 에스메랄다:네엡,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샤벳 , 잠깐 슬 쳐다보다가, 쿠키과자를 하나 까서 앙헬 입 앞에 가져다 댑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와앙
앙헬 에스메랄다:이거 꽤나 호사네요
샤벳:놀러가는건데 기분이 나쁘면 그거대로 문제 아닌가?
앙헬 에스메랄다:그렇긴 합니다만,
샤벳:...
앙헬 에스메랄다:음?
앙헬 에스메랄다 ,말실수했나 해서 살짝 곁눈질
샤벳:아무것도 아니다. 이거나 더 먹어라.
샤벳 , 과자하나 더 물려줍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저야 좋지요
앙헬 에스메랄다 ,와압 하고 받아먹습니다
:분위기는 좋지만, 전면창 너머로 보이는 하늘은 영 새카맣습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니.. 불길하기 그지 없군요.
:응? 귀신...?
:대체 무슨 일이냐고 말해보기도 전에,
앙헬 에스메랄다:
:두 사람을 노리고 있는 듯한 눈을 하고 있는 이 사람.
:원래부터 그럴 생각이었는지 아님 저항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면 여기는 저택 지하감옥같이 생긴 철창 안입니다.
:그럼 혹시 여기....?
앙헬 에스메랄다:(...?)
:그렇게 다가온 드레스 차림의 샤벳은 당신이 있는 철창 안에 양복 차림의 샤벳을 던지듯이 집어넣고, 다시 문을 닫아 잠궈둡니다.
샤벳?:허튼짓 하지 말고 거기 가만히 있어라.
:가만히 있으란다고 가만히 있기엔... 어쩐지 상황이 영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어쩌지
앙헬 에스메랄다 ,일단 샤벳부터 깨워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샤벳, 샤벳 정신차리세요
:샤벳은 별 다른 반응없이 흔들거리다가, 어느 순간 움찔, 하고 눈을 뜨더니 부스스 일어납니다.
샤벳 , 주변을 잠깐 둘러봤다가, 한숨을 느릿하게 내쉽니다.
샤벳:...어째 평범하게 쉴 날이 없네.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그러게말입니다
샤벳:-?
샤벳 , 그 말을 듣고서야 자신의 옷을 확인합니다.
샤벳:...?
앙헬 에스메랄다:그런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쪽은 신부복장이였으니
샤벳:어쩐지 기분나쁘군.
앙헬 에스메랄다:하하....별건 아닙니다, 샤벳은 괜찮으신가요?
샤벳:머리가 조금 아픈 것만 빼면, 괜찮은 것 같다.
앙헬 에스메랄다:다행입니다..
샤벳:그러는게 좋겠지, 뭔지도 모를 곳에서 계속 있을 마음은 없으니 말이다.
앙헬 에스메랄다 ,철창부터 확인합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곧게 이어진 철창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아무래도 진짜 철인거 같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천장 확인
앙헬 에스메랄다:
:거미줄이 잔뜩 쳐져있는 천장입니다.
:이거 다시 보니 스티로폼으로 만든 모형이네요.
앙헬 에스메랄다:..
앙헬 에스메랄다 ,민망한듯 손부채질
앙헬 에스메랄다:흠흠..
샤벳:o O (저런거에... 사람이 놀라기도 하나...?)
앙헬 에스메랄다:어두워서 그랬습니다, 어두워서요
앙헬 에스메랄다 ,변명합니다
샤벳:...그런가?
샤벳 , 고개를 살짝 기울입니다.
샤벳:떨어지기만 하는 모형이 아니라 움직이는 사람이었으면 기절을 했겠어.
앙헬 에스메랄다:...됐으니까, 우선 탈출구부터 계속 찾아봐요
샤벳 , 어깨를 으쓱입니다. 그러지.
앙헬 에스메랄다 ,바닥 확인
앙헬 에스메랄다:
:가짜 해골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상당히 오래전이네요..
샤벳:이정도의 곰팡이면, 여기다 두고 아주 오랫동안 방치하고 있던 모양인데.
앙헬 에스메랄다:흐음.. 일단 더 찾아봐야겠네요
앙헬 에스메랄다 ,벽 확인
앙헬 에스메랄다:
:빨간 칠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벽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아, 스태프 전용 통로가 있었네요
샤벳:더 볼 것도 없는 것 같으니, 바로 나가도록 할까.
앙헬 에스메랄다 ,문을 엽니다
:문을 열고, 통로를 따라 나오면... 갇혀있던 철창의 바깥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아쉽습니다, 그래도 어디로 진행할지는 알겠네요
:조명은 이곳저곳이 깨져있는데다가,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탓에 천장 틈새의 빛에만 의존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겠군요.
앙헬 에스메랄다 ,철창 1부터 순서대로 확인합니다
:첫번째 철창은 문이 열려있는 철창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자세히 살펴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어두침침한 가운데, 침낭 베개 밑에서 열쇠뭉치를 찾아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열쇠뭉치는 언제나 환영이지요
앙헬 에스메랄다 ,챙깁니다
:두번째 철창은 잠겨있습니다. 안쪽은 영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데요...
앙헬 에스메랄다:
샤벳:여긴 무기고의 용도로 쓰이는 것 같다.
앙헬 에스메랄다:무기고? 실탄말이십니까?
샤벳:.... 어두워서 기종은 잘 모르겠다만,
앙헬 에스메랄다:그 정도면 좀 불안해집니다만..
앙헬 에스메랄다 ,열쇠뭉치를 사용해봅니다
:열쇠 뭉치에 걸린 열쇠들 몇개로 달깍거리다 보니, 짠! 자물쇠가 풀리고 문이 열립니다.
앙헬 에스메랄다:휴가나와서 다시 보니
샤벳:반갑다기보단 악몽이 떠오를 것 같지만 말이다...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샤벳 , 주변을 슬 둘러보다가 장검 하나를 챙겨듭니다.
샤벳:'그 일' 이후로 총은 영 손에 안 잡아서 잘 쓸 자신이 없으니, 이정도가 좋겠지.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앙헬 에스메랄다 ,산탄총과 탄약, 단검 하나를 챙깁니다
앙헬 에스메랄다:그러면.. 남은 곳이..
:마지막 남은 철창으로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하면,
:그러니까, 좀비라고 불리는, 그거 말이에요.
앙헬 에스메랄다:
=
샤벳:이것도 그녀석 짓인가.
앙헬 에스메랄다:그러게 말입니다..
샤벳:...빨리 갈까, 더 보고 있어봐야 기분만 나빠지는데.
앙헬 에스메랄다:네, 그럽시다
앙헬 에스메랄다 ,일단 나갑니다
:찝찝함과 불쾌감을 뒤로하고, 조금 더 걸어나가면 출구가 나타납니다.
:밖으로 나오면 보이는 것은 유원지의 모습입니다.
:길을 따라 내려가려고 해도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듯한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어서 넘어갈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시체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
:그냥 죽은 것도 아닙니다.
:유원지의 자랑으로 알려져 있던 [정원]의 위치거든요.
앙헬 에스메랄다:어째 기분이 묘하네요
샤벳:...
앙헬 에스메랄다:그렇기도 하네요..
샤벳:피차일반이다.
앙헬 에스메랄다 ,씁쓸한 표정으로 정원부터 확인
:정원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이 공간에는 사람 시체와 함께 바닥을 채우고 있는 [전단지]가 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전단지 확인
:종이가 좀 찢어져 있긴 하지만 아주 못 읽을 정도는 아니네요.
앙헬 에스메랄다:물리지 않게 조심해야겠네요
샤벳:조금도 다치지 말고 제압해라, 인가.
앙헬 에스메랄다:그게 좋겠습니다, 가능한 조심하지요
앙헬 에스메랄다 ,검은 형체들도 확인합니다
:멀리서 흔들, 흔들, 움직이는 검은 형체들의 정체는, 좀비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근처에 있긴하지만.. 아직 감지되지 않은듯 하니
샤벳 , 고개를 작게 끄덕입니다.
샤벳:후각과 청각이 좋댔던가. 청각은 몰라도 후각에 걸리지 않는 게 관건일것 같다.
앙헬 에스메랄다:그렇다면 가능한 탁 트인 곳은 피해야겠네요
앙헬 에스메랄다 ,라고 말하며 관람차 확인
:관람차는 아주 천천히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습니다.
:...
앙헬 에스메랄다 ,돌아봅니다
:소리의 근원지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면,
앙헬 에스메랄다:
=
샤벳:
:빠르게 굴러오는 휠을 어떻게든 피하려고 하지만, 순간적으로 발이 꼬입니다.
:그는 아주 진중하고도 평온한 표정으로, 당신을 잡고 있던 팔을 놓곤, 손에 든 도끼를 관람차 쪽으로 확 집어던집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이걸 고맙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샤벳?:내가 분명, 나가지 말라고 했을텐데.
앙헬 에스메랄다:당신이 제가 아는 샤벳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말을 듣고 날선 눈으로 당신을 흘겨보던 그는 수류탄을 꺼내 들며 핀을 틱, 뽑습니다.
샤벳?:예나 지금이나 말 하나는 잘 하는군.
:휘둘러진 손 끝에서 검은 물체가 날아가고,
:역시 남은 길은 재감금이겠죠!!
:당신이 기절한 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신의 옆에 사이좋게 쓰러져 있던 샤벳의 얼굴에 아까까진 없던 상처와 반창고가 몇개 생겨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앙헬 에스메랄다 ,문 손잡이쪽을 산탄총으로 날려버립니다
:산탄총이 발포되는 엄청난 소리와 함께 문 손잡이가 떨어져나갑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열린 문을 발로 힘껏 걷어차서 엽니다
:쾅! 열리면 보이는 것은 아까 그 되다만 공원에서 좀 떨어진 곳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그럼, 깨워볼까요?
앙헬 에스메랄다 ,샤벳 샤벳 정신차리세요
샤벳 , 앓는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가, 살짝 당황 섞인 표정으로 주변을 슬 둘러봅니다.
샤벳:... 면목이 없다. 너무 평화에 익숙해졌는지, 나도 전같지 않구나.
앙헬 에스메랄다:괜찮습니다, 다치신곳은 괜찮으신가요?
샤벳:...
앙헬 에스메랄다:그렇게 말하셔도 말입니다? 어떻게 걱정을 안하겠습니까
샤벳:더 걱정한다고 나아질 상황은 아니잖나,
앙헬 에스메랄다:민간인이 하실 소리는 아닌거 같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허리 쿡쿡 찌르며 웃음
샤벳 , 가만히 쿡쿡 찔리다가, 주먹쥐고 팔을 한대 툭 칩니다.
샤벳:그런 말 하면 자진 입대 해버리는 수가 있다.
앙헬 에스메랄다:그러면 후임인가요? 하하.. 제발 말로만 해주세요 말로만
샤벳:고민 좀 해보지.
샤벳 , 말은 그러지만, 농담이라는 듯이 미소짓습니다.
샤벳:이제 그만 떠들고 갈까, 계속 이러고 있다가 또 마주치면 곤란해질 것 같으니 말이다.
앙헬 에스메랄다:네, 이번에는 다시 잡히지않도록 주의해야겠네요
:좁은 공간을 빠져나와, 조금 걸어가면 보이는 것은 큰 호수입니다.
:원래라면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있어야 하지만, 반쯤 부숴진 상태라 건널 수 있어 보이지가 않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일단 안내소부터 가볼까요?
앙헬 에스메랄다 ,안내소로
:병아리와 원숭이 그림이 붙어있는 공원 안내소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공책부터 확인
:공책 안에는 한 사람이 꽤 오랜 시간 동안 적어놓은 설명과 일기가 쓰여 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이거... 샤벳의 글씨체인데요!
앙헬 에스메랄다:아무래도 본인이 작성한듯 한데..
앙헬 에스메랄다 ,책 확인
:Peri Psychēs 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음..
앙헬 에스메랄다:뭔가를 꾸미고 있는 거 같고, 영혼과 관련된거 같습니다만
샤벳:영혼에, 결혼식과 비슷한 행위라.
앙헬 에스메랄다:복장을 보니
샤벳:......
앙헬 에스메랄다:음..
샤벳 , 인상씁니다.
샤벳:말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마라.
샤벳 , 한대 퍽 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아야... 진짜로 치시면 어떡해요...
앙헬 에스메랄다 ,아야야..
샤벳:... (너무 쎄게 때린건가?)
앙헬 에스메랄다:쓰읍......
샤벳:......
샤벳 , 살짝 빨개진 얼굴로 쳐다보다가 온 힘을 담아 한대 더 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허리를 굽히고 부들거립니다
샤벳:...볼거 다 봤으면 가지,
앙헬 에스메랄다:으윽....네, 손 정말 매우시네요..
앙헬 에스메랄다 ,오리배로 향합니다
:머리가 떨어진 오리배 하나가 물위에 떠 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샤벳:상황이 이렇지만 않았다면 즐길만 했겠다, 싶군.
샤벳 , 먼저 오리배 위로 쇽 올라타고 손짓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작게 피식하고는 올라탑니다
:두 사람은 사이좋게 페달을 꾹꾹 밟으며 호수를 건너가기 시작합니다.
:첨벙! 하는 소리와 함께 다 썩어가는 팔과 몸통이 기어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타지 말걸
:중심추가 되어줄 것 따위는 없는 오리배가 확 기울고, 그대로 두 사람은 물 속으로 풍덩 빠져버립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샤벳:
:찝찝할 정도로 찐득한 물의 감촉이 느껴집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잠깐, 이러다간 좀비에게 물리기 전에 물에 빠져 죽을 것 같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하하..또 만났네요
:당신의 말에 그는 그저 인상을 찌푸릴 뿐, 대답하지 않습니다.
샤벳?:말 한번 지독하게도 안 듣는군.
앙헬 에스메랄다:그건.. 죄송하네요
:당신의 그 말에, 드레스 차림의 샤벳은 확 표정을 구기며 당신을 노려봅니다.
샤벳?:그럼 선택지를 줄까.
앙헬 에스메랄다:저항하지 않겠답니다, 대신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샤벳?:이 상황에 대화가 필요한가?
앙헬 에스메랄다:당연하지요, 갑작스레 좀비라니
:드레스 차림의 샤벳은 잠시 할 말을 고민하는 가 싶더니, 작은 한숨과 함께 입을 엽니다.
샤벳?:너희 둘에겐 갑작스러운 일이겠지만, 나한텐 이게 일상이다.
:그는 대답을 건네다가, 갑자기 총구를 틀어 당신의 뒤쪽을 향해 발포합니다.
샤벳?:여기서는 길게 대답하기 힘들테니, 장소부터 이동하지.
:그리 말하고선, 총구로 쿡쿡 두 사람을 찌르며 앞장서게 합니다.
:슬슬 시간이 늦어지기 시작하는건지, 해가 지고 있습니다.
:이게 일상이라는 말이 거짓말은 아닌가봅니다.
샤벳?: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 여기서 얌전하게, 안전히 기다리고 있어라.
앙헬 에스메랄다:뭘 준비하시는겁니까?
샤벳?:알 거 없다.
앙헬 에스메랄다:..알겠습니다, 밖에서 또 뵙지요
샤벳?:대담한 말이군.
:그 말을 끝으로, 문이 닫힙니다.
:어쩐지 당신 옆에 서 있는 샤벳은 생각이 많아보이는 표정입니다. 여태까지 단 한마디도 안하고 있던데, 뭘 그렇게 고민하는건지 물어봐도 되겠어요.
앙헬 에스메랄다:샤벳,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십니까?
샤벳:... 아까 일기에서 본 그 내용이랑, 지금 상황을 좀 연결해서 생각해보고 있었다.
앙헬 에스메랄다:그렇지요
샤벳:확실히 그런거겠지.
샤벳 , 뭔가 또 조용히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아마 아까의 일기에 적힌 의식이 목적이 아닐까 합니다만
샤벳:...별건 아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별 게 아닌게 아니잖습니까
샤벳 ,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살며시 끄덕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총은 너무 시끄러울거 같고..
샤벳:... 그것도 소리가 크긴 하다만...
앙헬 에스메랄다:
:쾅!
앙헬 에스메랄다:예상보다 시끄러웠지만.. 일단 나왔으니 된 것입니다
:그렇게 나오고나서야 볼 수 있었던 건물 내부의 모습은, 음식점의 모습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다른 의미로 예상 외의 장소네요
:그런 말을 중얼거리며 이어질 목소리를 기다리지만, 말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아...
샤벳:...
샤벳 , 작게 심호흡을 한 번 합니다.
샤벳:괜찮다. 여기서 이 얼굴을 볼 줄 몰라서 조금 당황했을 뿐이다.
:말은 그렇게 해도 아는 사람의 시체를 보는 건 괜찮다는 말로 덮일 일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어떻게 해드릴 방법이 없군요, 미안합니다
샤벳:... 네가 왜 사과를 하나, 잘못한 것도 없는데.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샤벳:...
샤벳 , 살짝 눈을 돌려 시선을 멀리 둡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냐만서도, 시체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앨범을 확인
:폴라로이드 앨범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음..
:샤벳은 아무말 없이 앨범 안의 사진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고 있습니다. 어쩐지 슬퍼보이는 표정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저희 이곳에서 샤벳..그러니까 드레스 입은 쪽말고
샤벳:...아직은, 그렇지.
앙헬 에스메랄다:그렇다면 죽었겠네요
샤벳 , 흠칫하고 작게 동요합니다.
샤벳:... 만약 그렇다면 마주칠 일이 없으면 좋겠군.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샤벳:.....
샤벳 , 잠깐 흘겨보듯이 바라보다가, 시선은 앨범 쪽으로 한 채로, 한 손만 살며시 뻗어 손을 붙잡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잡힌 손을 따스하게 마주잡아줍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이만 여기서 나가죠, 샤벳
앙헬 에스메랄다 ,건물 밖으로
:건물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문을 열고 주변을 둘러보면, 저 멀리서 걸어오고 있는 하얀 형체가 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샤벳을 데리고 급히 카운터 뒤로 숨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샤벳:
앙헬 에스메랄다 ,샤벳의 몸이 카운터로 완벽히 가려지지 않을걸 발견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이런.. 샤벳, 싫은 소리는 나중에 듣겠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샤벳을 약하게 밀어서 바닥에 눕듯이 넘어지게하고 본인은 그보다 살짝 위에서 카운터 옆 벽을 짚고 버팁니다
:당신의 갑작스런 행동에 샤벳이 뭔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지만, 곧 이어 들리는 딸랑- 하는 소리와 문 열리는 소리에, 다시 입을 닫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자, 지금입니다 어서요!
앙헬 에스메랄다 ,샤벳의 손을 잡고 일으켜세워줍니다
:두 사람은 이 틈에 서둘러서, 그리고 동시에 조용히, 건물을 빠져나갑니다.
:가게에서 빠져나와 걸어가다보면 나오는 것은 검게 그을린 흔적이 남은 서커스 천막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젠장..
샤벳:
:달려드는 것들을 어떻게든 피하고, 처리해나갑니다.
앙헬 에스메랄다:..미안합니다 샤벳
샤벳:아까도 비슷한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잘못한게 없는데 왜 사과를 하는건가.
샤벳 , 슬적 천막 안쪽을 봤다가, 고개를 돌려 눈을 마주치며 말합니다.
샤벳:안에서 좀 버티는 건 어떤가?
앙헬 에스메랄다:..그게 좋겠습니다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은 천막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걸어 잠급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백스테이지를 확인해봅니다
:백스테이지는 무대용 장비들로 빼곡하게 차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쨍그랑, 무언가 옆으로 떨어집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위험했네요..
:위험했던 상황에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면,
앙헬 에스메랄다:...?
앙헬 에스메랄다 ,주변을 급히 살펴봅니다
:주변을 살펴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어느 순간, 기둥의 반대편에서 샤벳의 앓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샤벳:... 이쪽이다.
앙헬 에스메랄다:거기 계십니까?
샤벳:역시, 내가 너무 느슨하게 지냈던 것 같다. 겨우 이런거에도 반응이 늦을 줄은...
앙헬 에스메랄다 ,똑똑똑! 급히 두들깁니다
샤벳:크게 다치진 않았으니까 조급해하진 마라,
앙헬 에스메랄다:...정확한 상태를 말해주십시요
샤벳:별 거 아니다, 흔히 생기는 타박상 정도야.
:일부러 걱정하지 말라고 저러는건지, 아니면 진짜 별 거 아닌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앙헬 에스메랄다:...믿겠습니다, 그러니 아니라면 각오해두세요
앙헬 에스메랄다 ,일단 출구를 찾기로 합니다
:어쩌다보니 홀로 남아서 탐색하게 되었네요.
앙헬 에스메랄다 ,작은소리에 집중합니다
:멀리서는 무슨 소리인지 파악하기가 힘듭니다. 그렇다고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따라가면, 깊숙한 안쪽으로 향하는데...
앙헬 에스메랄다 ,뒤 돌아서 무대용품부터 뒤져봅니다
:인형극을 위한 무대용품들인 것 같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마침 필요한 물건들이 있군요
앙헬 에스메랄다 ,성냥으로 촛불에 불을 붙여서 소리가 들린 쪽으로 들고 갑니다
:촛불에 불을 밝히고 들어가면, 아릿한 시야 속에 소리가 점점 가까워집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가봅니다
:소리를 따라 가던 중, 흐르는 촛농이 어딘가로 뚝, 떨어집니다.
:SANC 1d2+1/1d4+1
앙헬 에스메랄다:
=
:충격받을 시간도 없이, 뒷편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사라락, 하는 천이 흩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일단 주변에 숨습니다
:주변애 몸을 숨기고 나면, 하얀 실루엣이 손전등을 들고 근처로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천천히, 당신이 직전까지 서있던 자리로 걸어간 하얀 실루엣- 샤벳은, 좀비의 앞에서 슬며시 몸을 낮춰 앉더니 말을 건내기 시작합니다.
샤벳:... 앙헬, 이제 이 일에도 끝이 다가왔다.
샤벳:네가 바라던 살아달라는 말이, 과연 이런 식으로 이루어져도 되는지, 사실은 잘 모르겠다.
샤벳:말이 길어졌군.
:마지막, 사과의 말까지 건낸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무언가를 준비합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슥, 들어올려진 팔 끝에는 권총이 들려 있었습니다.
:희미하게 나는 이 냄새, 그리고 저 속도...
앙헬 에스메랄다:
앙헬 에스메랄다 ,드레스 샤벳에게 걸리더라도, 일단 정장 샤벳쪽으로 향합니다
:서커스 천막 안, 그리고 밖, 모든 곳이 불에 타기 쉬운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는 당신에게 무심한 시선을 던지는 한 편, 기침을 내뱉고 있는 정장 차림의 샤벳을 팔에 들고 있습니다.
:이곳에 와서, 처음보는 얼굴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목적이야 어찌되었든 고맙습니다
:당신의 말을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변의 물건들이 타는 소리에 묻혔을지도 모르지만, 동요하는 듯한 표정이 잠시 스쳐지나갑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일단 죽을 수는 없으니 따라 나갑니다
:...
:그런다고 이 일이 해결될리가 없죠.
앙헬 에스메랄다 ,흔적을 따라갑니다
:풀숲을 헤집고 흔적을 따라 걸어가면, 앞으로 보이는 [공동묘지]와 함께 저 멀리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공동묘지로 향합니다
:공동묘지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묘비 밑에 있는 무덤이 몇 개 파내진 상태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예상은 했지만서도, 정말 고요하네요..
앙헬 에스메랄다 ,건물로 향합니다
:작은 크기의 건물은 종교적으로 예배를 드리는 공간 같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창문 확인
:나비모양의 창문입니다. 푸른 유리가 끼어있어서, 푸른 밤의 빛이 고스란히 안으로 들어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앙헬 에스메랄다 ,잠시 멍때리다가 도리도리 하며 정신차리기
앙헬 에스메랄다:그 때랑은 상황이 다르지요
앙헬 에스메랄다 ,복도를 확인
:복도에는 떨어진 공책이 하나 있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의식의 정체가 이거군요.. 살짝 예상은 했습니다만
앙헬 에스메랄다 ,예배실로 향합니다
:예배실의 문은 닫혀있고,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들어갑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어두운 예배당 내부의 모습입니다.
샤벳: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문을 알고 있는 건 나 뿐이다.
앙헬 에스메랄다:...그거야 어려운것은 아닙니다만
샤벳:...그래, 이제 곧 마지막이니 상관 없겠지.
앙헬 에스메랄다:굳이 저희 둘입니까?
샤벳:이곳에 남은 이들과 의식을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나.
앙헬 에스메랄다:하하.. 결국에 저는 얻어 걸리신거군요
샤벳:...... 그런 셈이지.
앙헬 에스메랄다:그러면 이렇게하면서까지 왜 살고싶으신건가요
샤벳:...
샤벳 , 시선을 살짝 아래로 낮춥니다.
샤벳:... 이곳에서는 실상, 매일이 장례식이고, 내일은 또 다른 누군가의 기일이었다.
샤벳:아무리 나라지만, 솔직하지 못한 것조차 똑같군.
:조용히, 침묵이 찾아옵니다.
샤벳:...... 더는, 혼자 버티고 싶지 않아서,
앙헬 에스메랄다:...마지막 질문입니다
샤벳:내 기억과 감정 정도만이 옮겨가는 것 뿐이니, 큰 문제는 없을거다.
앙헬 에스메랄다:그러니까 기억도 혼합이 되는거네요?
샤벳:...그런거지.
:조용히 읊조리던 그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예배당 입구를 바라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앙헬 에스메랄다 ,살짝 그러나 조롱의 의미는 없이 웃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그렇다면 전 괜찮습니다
샤벳:...사정을 듣고나니,
앙헬 에스메랄다:네, 좋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 ,말을 늘이다가 웃던 표정을 살짝 굳히곤 말을 잇습니다
앙헬 에스메랄다:대신, 꼭 샤벳일 필요는 없겠지요
:당신의 말에, 두명의 샤벳이 동시에 당신을 바라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왜 그렇게들 보십니까?
샤벳:뜬금없으니까 그런 것이란 생각 안드나?
앙헬 에스메랄다:그야..
샤벳:... 합일 의식은 상성이 맞지 않는 상대와 하게 된다면, 성공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진다.
샤벳 , 슬픈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앙헬 에스메랄다:..죄송합니다, 그래도 말입니다
:당신은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샤벳:... 꼭 죽은 사람이 돌아온 것만 같구나.
:두 사람은 기묘하게도, 결혼식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당신은 그곳에, 샤벳과 함께 서 있습니다.
샤벳:...사람은, 사랑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
:한글자 한글자, 내뱉어지는 말을 타고 감정이 섞여듭니다.
샤벳:... 역시, 상성이 맞지 않는 사람과는 함께하기 어렵나 보군.
앙헬 에스메랄다:다시한번 미안합니다, 그리고 잘 가세요 샤벳
샤벳 , 잠시 눈을 마주치다가, 미소지으며 고개를 돌립니다.
샤벳:앞으로도 행복한 날이 많기를 바라마.
:...
샤벳:좋은 아침이다, 앙헬.
:새로운 아침인사. 그 목소리는 당신이 아주 잘 아는 것입니다.
Ending . 1인분의 사랑
생환 보상 | SAN + 1d6 +1d4
수고하셨습니다!
-
죽은 자들이 돌아온다거나, 악령이 나타난다거나, 온갖 으스스한 전설이 가득한 날이죠.
물론, 믿거나 말거나인 전설 따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대다수지만요.
악령을 속이기 위함이라는 이유는 언젠가부터 놀고먹기 위한 파티로 변질된지 오래니까요.
그리하여, 당신과 샤벳은 할로윈 특별 행사가 열리는 유원지를 향해 운전중입니다.
날씨는 별로 좋지 않지만요.
언젠가 파티 한 번 갔으면 했었던거 같기도 합니다만
기분도 좋고 말입니다
샤벳이 함께신데 그럴일이 있을리가요
날이 갈수록 말하는게 점점...
분명 아침일텐데도요.
이러다가 비라도 오는건 아닐지...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 검은 하늘엔 검은 구름이 뭉게뭉게 몰려있습니다.
그러다가, 쾅!
난데없이 벼락이 내리칩니다.
구름도 빠른 속도로 이쪽으로 우글우글 몰려들고 있습니다.
정말 괜찮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 찰나, 두 눈 앞을 하얗게 만들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번쩍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얗게 점멸하던 시야가 차츰차츰 돌아오고 나면, 차나 두 사람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길도 그대로고요.
조금 놀라긴 했지만, 가던 길을 따라 계속 앞으로 달려나가다보면, 도로 중앙에 흰색 물체가 서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아니아니, 자세히보니 결혼식에서나 입을법한 예복을 입은 사람입니다.
손에는 시뻘건 소방도끼를 들고...
잠깐, 근데 왜 길 중앙에서 저러고 있는거죠?
잘못하면 사고난다구요!
도로에서 비킬 생각이 전혀 없어보이는 사람 탓에, 급히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붉은 소방도끼가 차의 보닛에 쾅! 소리를 내며 박힙니다.
보닛 위로 올라타며 도끼를 다시 뽑아드는 사람의 얼굴을, 가까이서 다시 자세히보니,
...저 얼굴은.. 샤벳인데요?
아, 물론, 당신의 옆에서 놀란 눈으로 창 밖을 보는 것도 샤벳입니다.
기준치: | 77/38/15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저 하얀 복장은 아무래도 결혼식 때나 입는건데...
장갈한 매무새에, 베일까지 두르고 있지만, 군데군데 찢어져 있거나 피가 묻어있습니다.
예식복을 입은 그는 보닛 위에서 두 사람을 한참이나 살피듯 바라보곤, 도끼로 전면창까지 박살내더니-...
음, 그때부터 기억이 안나네요.
곰곰 다시 생각해보면, 당신은 갑작스런 습격에 맞서려다가 도끼 손잡이 부분으로 머리를 가격당했습니다.
아프다는 사실은 잘 알겠네요.
HP -1
이번엔 기어코 서양판타지 세계로 떨어졌구나, 같은 생각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니, 두개골로 만든 촛불이-
오, 이거... 자세히보니 뒤에 LED를 연결한 가짜 촛불이네요.
기억을 찬찬히 더듬어봅니다.
두 사람이 가기로 한 유원지는 호수를 중앙에 두고, 간단한 놀이기구를 몇개 둔 소소한 곳입니다.
다만 이번에 할로윈 특집으로 유령의 집을 설치하고, 이벤트를 진행중이기에 그걸 보자며 놀러가는 길이었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철창 너머에서 하얀 것이 또 다른 하얀 것을 이쪽으로 질질 끌고 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무슨상황인가 하니, 아까 두 사람을 습격했던, 하얀 드레스 차림의 샤벳이 기절한 샤벳을 끌고 오는 것이었습니다.
분명 일상복을 입고 있었을텐데, 어느새 양복으로 갈아입힌 것 같아요.
아니, 근데, 왜?
아이러니하게도, 똑닮은 두 사람은 한쌍의 커플같은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슥 돌아본 그 얼굴은 역시나 샤벳과 똑같지만, 기묘해보이는 눈빛이나 고생한 흔적이 군데군데 남아서, 어쩐지 좀 달라보이지않나, 싶습니다.
그는 당신과 잠깐 눈을 마주치고는, 몸을 돌려 걸어가며 말합니다.
금방 돌아올테니.
일단, 나가는 길이라도 찾아두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잘 어울리십니다?
아까 그 녀석 짓인가?
그나저나, 다친 곳은 없나?
따로 다친 곳도 없고, 속박된 곳도 없으니 우선 둘러볼까요?
진짜 철로 되어있는건지, 앵간한 힘으로는 휘거나 부러지지 않습니다.
틈새도 좁아서 나가긴 힘들 것 같고, 바깥에 보이는 사람도 없어서 도움을 청하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기론 힘들것 같네요
기준치: | 77/38/15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어두워서 뭐가 더 있는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뭔가가 눈 앞으로 떨어집니다.
사람 팔이네요?
... 우악!
아, 음, 잠깐.
좀 멋쩍네요..
하하..
기준치: | 77/38/15 |
굴림: | 3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곰팡이가 잔뜩 피었네요...
아무리 유령의집 컨셉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오래된 것 아닌가요?
바닥의 한 켠에는 락카로 쓰인 글자가 있습니다.
5년전의, 10월 31일이 적혀 있습니다.
곰팡이도 진짜같고 말입니다
천장에 거미줄도 그렇고, 곰팡이나 먼지도 그렇고, 손길이 거의 닿지 않고 있었다고 볼 수 있겠군.
기준치: | 77/38/15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 냄새 사이로 희미한 페인트 향이 납니다.
... 보통은 반대 아닌가요?!
자세히 살펴보니, 벽 한켠에 문고리가 하나 있습니다.
아주 작게 [ STAFF ONLY ] 라는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잠겨있지도 않고... 나갈 생각이라면 이쪽이겠어요.
나갈 수 있겠습니다
이대로 아예 밖으로 갈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그래도, 거의 다 지워져가고는 있지만, 바닥에 그려진 '이 쪽으로 가시오' 표식 덕에 나가는 길을 찾아야 할 수고는 조금 던 것 같습니다.
미로처럼 생긴 길을 걸어나가다보면, 3개의 긴 철창들이 보입니다.
혹시 모르니까 슬적 살펴보고 갈까요?
안에는 침낭과 태양열 충전식의 램프가 놓여있습니다.
오래된 책과 라디오, 테이프들도 있습니다.
거처 내지는 휴식처의 느낌이 물씬 나네요.
기준치: | 77/38/15 |
굴림: | 7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음, 어딘가엔 쓰지 않을까요?
기준치: | 77/38/15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총기류도 그렇고, 둔기나 도검류도 마련되어 있어.
아주 작정하고 모은 느낌이 강하다.
이걸로 열리면 좋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서 보니, 정말로 앵간한 무기 종류는 다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수류탄도 있네요.
이걸 반가워해야할지
그래도, 적당히 챙기는 게 좋겠스빈다
그러면, 그건 제가 맡지요
기준치: | 77/38/15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깡, 깡, 하는 철창과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도 함께 가까워집니다.
불안한 느낌을 한가득 안고 본 철창의 안쪽엔, 인간 몇명이 하염없이 안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아니, 잠시만요. 인간이라기엔 어폐가 있습니다.
몸 군데군데가 썩어있고, 시선은 허공을 향하고. 입에서는 이상한 그르르륵 하는 소리가 나며, 피에 젖은 몸에선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
꼭, 살아있는 시체 같습니다.
SANC 1/1d2+1
기준치: | 66/33/13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2+1
(
)
+1
2
3
.. 정말 예상을 뛰어넘는군요
이런걸 보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더 모르겠군.
...
어쩐지 좀 거북하기도 하고.
..밖에도 저런게 없으리라고 생각되지는 않지만요
그러니까, 두 사람이 나온 곳은 유원지에 위치한 유령의 집이 맞았던거에요.
하지만,
세상은 뭔가 다릅니다.
유원지 안에는 적막이 감돌고, 하늘은 새빨갛게 물들어서 시간대를 알 수 없을 만큼 자욱한 안개가 끼어 있습니다.
어딘가에서는 연기도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그나마 나있는 길을 따라가려면, 한참을 돌아서 굽이굽이 내려가야겠네요.
그 길을 따라 걷는 와중에도, 사람은 단 한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 ...
어느정도 걷다보니, 안개가 조금씩 걷히며 시야가 차차 환해집니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SANC 1d2+1/1d4+1
기준치: | 63/31/12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4+1
(
)
+1
3
4
짐승에게 뜯어먹힌 것 마냥 신체 일부가 유실된 시체가 대부분이며, 짐짝마냥 길가 곳곳에 나뒹굴고 있습니다.
자세히 볼 필요도 없습니다. 기분만 거북해질 뿐이에요.
그저, 트여있는 길을 따라 꾸역꾸역 걸어가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렇게 시체들의 길을 걸어나가던 중, 텅 빈 공터같은 곳과 마주합니다.
풀은 다 시들었지만, 이곳은 계절마다 다른 꽃이 피었던 곳입니다.
그 중앙에는 녹슨 [관람차]가 세워져 있습니다.
묘하다기보단, 확실히 나빠.
분위기며, 환경이며 익숙한...그.. 하하...인데
나오는 장소들이 어찌 데이트 코스네요
하하... 이런걸 원한건 아니였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저 멀리에는 흔들거리는 [검은 형체]들이 보입니다.
전단지의 최상단엔, '좀비 대피 행동 요령' 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습니다.
...어렵군.
가능한한 피하는 쪽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게 원을 그리며 도는 녀석도 있고, 한 선으로 쭉 걸어가고 있는 녀석도 있습니다.
아직 이쪽을 눈치채진 않은 것 같으니, 괜히 관심끌만한 짓은 하지말고 피해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금 더 조심히 움직이지요
전기도 없을텐데 어떻게? 라는 생각이 들지만, 의문은 금방 풀렸습니다.
관람차 창문마다 보이는 피묻은 사람들의 손바닥 자국들, 덜컹거리는 관람차 안에는 빽빽하게 좀비떼가 들어서 있습니다.
그 안에 갇혀서 죽지도 않고 발을 구르다보니 그 동력으로 인해 돌아가고 있는 겁니다.
관람차 안의 눈들이 도로록 굴러서 두 사람을 바라봅니다.
멀리하는게 좋겠어요.
무슨 일이 벌어지기 전에, 다른 곳으로 향하는 길을 확인하고 조심스레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등 뒤에서 뭔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느리고 크게 삐걱, 삐걱, 하는 소리를 내던 그것은 갑자기, 쿵, 하는 거대한 소리를 냅니다.
관람차에서 떨어져나온 휠이 이쪽으로 맹렬한 속도로 굴러오는 것과 마주합니다.
우악!
SANC 1/1d2
기준치: | 59/29/11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2
(
)
1
1
젠장..
뛰어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80/40/16 |
굴림: | 1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다급하게 당신의 이름을 외치는 샤벳의 목소리가 들리고, 쿠당탕, 쿵,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휠을 보고,
다가올 고통이 예상되어 질끈, 눈을 감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무언가가 당신의 허리를 확 끌어당기는 감각이 찾아옵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굴러간 휠은 그대로 나무와 부딪히고 넘어져 바닥에 쓰러집니다.
놀란 마음을 추스릴새도 없이 고개를 돌려서 본, 당신을 구해준 사람은 드레스 차림의 샤벳입니다.
그 궤적을 따라 관람차 밖으로 빠져나오던 좀비 몇몇의 머리가 깔끔하게 터져나갑니다.
맞다면, 그걸 들을리 없다는걸 아실텐데 말이지요
3, 2, 1. 펑!
큰 폭발음과 강한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드레스를 입은 샤벳은 폭발 속에서도 꿋꿋하게 서있습니다. 아마도 빠져나가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듯한 시선처리입니다.
그렇게 폭탄이 터지는 광경을 보며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당신의 머리로 또 한번 강한 충격이 다가옵니다.
아, 맞다. 나오지 말랬는데 나와서 들켰으면...
HP -1
...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나면, 이번엔 좀 좁은 공간입니다.
경비실? 안내소? 그런 느낌인데요.
공간의 크기가 그리 넓지 않아서, 사실, 성인 두 명이 끼어있기엔 꽤 많이 비좁습니다.
...?
이걸 친절하다고 해야할지
잠겨있는 문 따는건 나름 익숙하지요
파괴적인 해결법이었어요. 그만큼 효과도 확실하지만요.
주변에 별 다른 위협 요소도 없어보이네요.
잠들어계신 모습도 좋긴 합니다만, 위험하니까요
친절..? 하게 반창고까지 붙이고 가시던데 말이지요
이상한 부분에서만 친절하군.
크게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으니 걱정은 접어도 괜찮다.
그리고 정말 괜찮으니까.
다시 조우하고 확실하게 알게된건, 나 혼자서는 상대가 안된다는 것 정도인가.
돌아가면 훈련이라도 좀 해야할까 싶네.
사람의 손과 머리가 떠다니는 검은 물은 불길하기 짝이 없습니다.
호수를 둘러싼 주변에는 녹슨 놀이기구들이 모여 있습니다.
나름 규모가 큰 회전목마도 있고, 옆으로 쓰러진 바이킹과 다 허물어진 아동용 롤러코스터, 범퍼카 따위가 있습니다.
어쩐지 기분이 묘하네요.
아무튼, 계속해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 호수를 건너가야할텐데...
대신 가까운 거리에 [오리배]가 하나 있습니다.
작은 부스 형식의 [공원 안내소]도 구석에 있고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트랙션 관리실 같은 공간이 펼쳐집니다.
수많은 CCTV화면은 당연하게도 불이 들어오지 않으며, 책상에 놓은 [공책]과 [책] 정도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쩐지 묘한 내용이네요.
그나저나, 글씨체가 조금 익숙하지 않나요?
기준치: | 80/40/16 |
굴림: | 8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드레스를 입은 그 쪽이 쓴걸까요?
음.. 나머지가
내지는 무슨... 외국어 같은 것으로 쓰여있어서 쉽게 관련 내용을 알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한 페이지에서, 펜으로 적어놓은 번역같은 문장은 읽을 수 있습니다.
'영혼은 모든 생물의 형태' 라는 글귀입니다.
잘 모르겠네요
샤벳이
음..
그러니까
드레스를 입은 쪽이?
나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갸웃)
떠오르는 것은 몇 있다만, 확신은 들지 않는군.
그럴 이유도, 필요도 없고....
그쪽과 이쪽이 하시는거 같은데..
축하드려요?
그, ... 힘조절을 못했나보군. 미안...하다?
...하하하.. 은근 잘 속으신다니까요?
페달을 밟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입니다.
상황만 아니었으면 퍽 로맨틱했겠다만...
그런걸 따질 때는 아니죠,
코스가 계속 음.. 그렇네요
지금은 딱히 가릴 처지도 아니니까...
시꺼먼 물이 영 께림칙하고, 둥둥 떠다니는 시체 조각에 부딪혀서 방향이 틀어지기도 하고,
아무튼 좋지는 않습니다.
그러고보니, 어떤 곳에선 좀비가 물을 무서워한다던가 하는 설화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죠?
여기는 그런 설화는 없는 것 같지만요.
물 아래에서부터 뭔가 보글거리며 다가오는가 싶더니,
우악!
이대로 물 속에 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요, 어떻게든 빠져나가야만 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30/15/6 |
굴림: | 2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점액질 속으로 빠져들어가듯이 물 속으로 굴러들어가면, 아무리 발버둥쳐도 수면 위로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당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좀비가 있습니다.
머리카락이 반 밖에 남아있지 않은 그것은, 자세히 보니 머리 한쪽이 완전히 날아가서 뇌가 ......
SANC 1/1d2
기준치: | 58/29/11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무엇이든 잡고 올라가기 위해 무작정 위로 손을 뻗고 휘적거리다보면, 내뻗어진 손 하나가 당신의 손목을 꽉 붙잡고 위로 끌어올립니다.
언제 여기까지 흘러온건지는 모르겠지만, 건너가려던 반대편의 다리, 끊어진 곳의 위에 서있는 샤벳- 그러니까, 드레스를 입은 쪽의 샤벳입니다.
아무래도 화난 것 같은데요.
드레스 차림의 샤벳은 당신을 그대로 다리 위까지 끌어올려두고, 내려두었던 총을 집어 듭니다.
그는 언젠가 보았던 것과 꼭 닮은, 사냥꾼과 같은 눈을 하고선 그나마 온전히 남은 기둥을 타고 다리 위로 올라오려는 좀비들을 차근차근 하나씩 쏴죽입니다.
새하얀 옷 위로 터져나간 머리에서 튄 더러운 피가 묻습니다.
어느정도 몰려드는 좀비들을 처리하던 그는 갑자기 당신과, 그 옆에 있는 정장 차림의 샤벳을 향해 총구를 들이밉니다.
얌전히만 있었으면 이렇게까지 힘들어질 일도 아닌데 말이다.
딱히 폐를 끼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총구는 치워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부탁을 들어줄 것 같진 않네요.
이대로 순순히 따라올텐가, 아니면 제압 당하고 끌려갈텐가?
많이 당황스러운 상태랍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5년전이었던가, 웬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사람들이 저렇게 변해갔지.
탕, 하는 소리와 함께, 당신의 등 뒤에서 피가 튀깁니다.
가을과 겨울은 해가 짧다고는 하지만... 벌써? 라는 생각도 듭니다.
비록 해의 위치가 정확히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점점 더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 만큼은 확실하게 눈에 보입니다.
세 사람은 낮은 건물이 여럿 있는, 식당가를 걸어나가고 있습니다.
간판들이 떨어지고, 아예 폭삭 내려앉은 건물도 있습니다.
으스스한 분위기에도, 어디선가 들리는 그르륵 하는 소리에도 드레스 차림의 샤벳은 표정이 전혀 변하지 않습니다.
...
세 사람이 들어간 곳은 그나마 멀쩡한 건물입니다.
드레스 차림의 샤벳은 계속 총구를 들이대며 건물의 깊은 안쪽, 아마도 비품실로 추정되는 곳으로 두 사람을 몰아넣습니다.
이거... 순순히 들어가있지 않으면 정말 쏠지도요...
준비가 끝나면 부르러 오겠다.
그래, 밖에서 또 한번 보도록 하지. 과연 그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걸어다닐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바깥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철컥, 하는 무언가 잠기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 이번엔 또 어떻게 나가볼까요.
엄청 살벌한 말을 듣기는 했지만,
성격을 생각해본다면 말만 저렇지, 정말로 큰 상해를 입힐 성격은 아니니까...요?
괜찮겠죠.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쪽에서 우리에게 특별히 큰 상해를 입히지도 않고, 위험한 순간마다 나타나서 도와주는 건 사실이니까.
아마 특정 순간까지 죽어선 안되거나, 살아있어야 한다는 거겠지요
....
아직 풀리지 않은 고민이 있으십니까?
최후의 수단이긴 하다만, 여차하면... 처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해를 끼치진 않으니, 좀 더 지켜봐야지요
그런 일이 없는 것이 제일이겠습니다만..
우선 나가고 고민할 문제지요
발로 강하게 차볼까요?
방법이 없으니 어쩔 수 없겠지.
기준치: | 90/45/18 |
굴림: | 6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힘찬 소리와 함께 문이 벌컥 열립니다.
바닥에 자전거 자물쇠가 처참하게 부서져서 나뒹굴고 있네요.
뭐, 좋은게 좋은거죠.
떨어진 메뉴판에는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져 있습니다.
음, 햄버거 가게였나보네요.
주변을 슬 둘러보면 시체 몇 구와 부서진 테이블과 의자 따위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뭔가 특별히 볼 것은 없어보이는데...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려보면, 한 시체 앞에서 당황한 표정으로 서있는 샤벳을 볼 수 있습니다.
슬적 본 시체의 얼굴은 아주 낯익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모르는 얼굴도 아닙니다.
괜찮으신가요?
샤벳이 그러시면 괜히 저까지 마음이 아파서 말입니다
정확히는, [시체의 상태]와, 그가 안고 있는 [앨범] 정도를 볼 수 있겠어요.
좀비가 튀어나오는 상황에서도 사진기를 들고다닌건가봐요.
이 사람은 주위 사람들을 기록하듯, 여러 사진에 날짜, 설명을 적어두었습니다.
샤벳
저를 보신적은 없지요?
마주치더라도 전 옆에 계속 있을테니까요
이런, 그새 준비한다던 뭔가가 끝난걸까요.
여기서 나가서 달려 도망가는건 아무래도 조금 힘들 것 같고, 안에 숨어서 지나가길 기다리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바닥을 딛고 울리는 발소리, 천자락이 바닥에 끌리며 나는 사라락 소리가 귀를 간지럽힙니다.
혹시라도 숨소리조차 알아채고 오는 것은 아닐까, 저도 모르게 숨을 참아버립니다.
천천히, 가게 안을 거늴며 주위를 살피던 드레스 차림의 샤벳은, 두 사람이 숨어있는 카운터 앞까지 걸어옵니다.
들킨걸까? 하는 불안감은, 멀어지는 발걸음 소리와 함께 천천히 사그라들어갑니다.
그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간 지금이 기회입니다. 이틈에 빠져나갑시다.
한 쪽이 기울어져 있고, 처량한 가랜드가 걸린 형색이 호러 영화의 일부분 같습니다.
문이 열려있긴 하다만, 구태여 들어갈 필요는 없겠죠.
그렇게 생각하며 지나가려던 찰나, 갑자기 주변에 쓰러져 있던 시체 몇 구가 벌떡 일어나더니, 두 사람을 향해 달려듭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5 |
기준치: | 80/40/16 |
굴림: | 1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4 |
다행이도 물리진 않았네요.
그런데, 잠깐 소란스럽게 굴었다고 주변에 있던 다른 시체들도 하나 둘 일어나질 않나, 저 멀리서부터 달려오질 않나,
곤란한 상황이 되어버렸는데요.
여태까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게 되려 행운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저건 좀 많군,
지성이 없는 존재들이니,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없겠죠.
이 큰 천막 안에서 나갈 문이 과연 하나 뿐이겠습니까. 뭐라도 더 있겠죠.
탐색해봅시다.
슥 돌아본 천막 내부에는 관객석에, 시체들과 함께 바닥에 널브러진 무대용 장치들이 있습니다.
이질적이게도 커다란 무대 위는 텅 비어있고, [백스테이지]로 돌아갈 수 있는 문이 하나 있습니다.
분장 도구, 마술 도구, 봉과 링, 여러 나무 상자들.
무대가 있는 쪽을 통해 오고갔을리가 없으니, 백스테이지 어딘가에는 분명 나가는 길이 있겠죠.
그런 생각으로 발을 딱 내딛던 찰나,
기준치: | 80/40/16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살벌한 속도와 크기, 아마 가만히 있었다면 저 아래 깔리고 말았겠죠.
떨어진 것은 근처에 설치되어 있던 것으로 보이는 거대한 크기의 조명용 기둥입니다.
기둥 아래엔 깨진 조명의 유리 파편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뭔가 있어야 할 게 없지 않아요?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면 샤벳이 보이지 않습니다.
샤벳! 어디계십니까!
그리고, 콩콩, 뭔가 두드리는 소리가 이어서 들려옵니다.
... 어떻게든 그쪽으로 갈 방법을 찾아볼테니, 먼저 출구를 찾고 있어라.
어쩐지 직감이 전자일거라고 말하는 기분입니다.
조잡한 연극 무대에서나 쓸법한 판자 따위가 길을 막아서, 크게 움직이기도 힘들어보이는 탓에, 어쩔 수 없이 그나마 길이 튼 곳으로 밖에 걸을 수 없지만요.
그나마 난 길을 따라 걷다보면 [무대용품]이 보입니다. 그리고, 또 어디선가 [작은 소리]가 들리는데요?
앞이 보이지 않아서 무언가 빛을 밝힐 것이 필요해보입니다.
화살통을 가지고 있는 인물의 인형 끝에 와이어가 달려 있습니다.
뭐 도움될 것이 없나 더 뒤적이다보면,
성냥과 촛불이 있습니다.
이건... 철로 된 물건이 맞부딪히는 소리인데요.
이런 소리가 날 이유가 뭐가 있을까요?
그곳에는 억눌린 짐승 소리를 내며 바닥을 기는 존재가 있습니다.
촛농 때문에 고통스러운지, 몸부림을 치다가도, 당신을 향해 달려들려고 하지만,
그 입은 천으로 막혀 있으며, 손과 다리에는 사슬이 묶여 있어 움직이지 못합니다.
손목은 너덜너덜해져서 뼈도 보일 지경에, 아까 봤던 좀비들처럼 신체 일부분이 썩어있습니다.
불빛에 비춰져 드러난 얼굴은, 당신의 얼굴입니다.
기준치: | 57/28/11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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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감적으로, 숨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곧 있으면 이 육체도 너와 같아지겠지.
하지만, 이 영혼 만큼은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이다.
영혼은 모든 생물의 본질이라지 않는가.
그러니까, 이 몸이 죽더라도, 나는 죽지 않는거라고,
...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
네가 슬퍼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 그러고보니, 다른 세계에서 온 너도 보았다,
정말 오랜만에 목소리를 들어보니 좋더구나.
그 사람은 내가 기억하는 너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
... 미안했다.
이 거리에선 잘 안보이는걸요...
확인하려면 가까이 다가가야할텐데,
그래도 괜찮으려나요?
기준치: | 20/10/4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제자리에 서서 한참이나 좀비의 머리에 총을 겨눈 채 서있던 그는, 작은 한숨을 쉬고, 트리거를 당깁니다.
탕, 하는 소리와 함께 하나의 움직임이 멎습니다.
그는 끝까지, 죽어가는 좀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대로 총을 내던지고, 다시금 그 손에 들린 것은 성냥입니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붙 붙은 성냥이 바닥에 닿으면, 빠른 속도로 불길이 옮겨붙기 시작합니다.
주변에 기름을 뿌려둔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와 눈이 마주칩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과 함께, 등 뒤로 식은땀이 흐릅니다.
도망가야 할 타이밍이네요!!
기준치: | 80/40/16 |
굴림: | 3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 탓에, 불길은 빠르게 번지며, 달려나가는 당신을 뒤쫓고, 끝내는 추월해갑니다.
나아갈 길을 틀어막는 불길은 점점 더 거세져만 가고, 자욱한 연기가 시야를 방해합니다.
뿌연 시야 속, 연신 기침 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은 불에 가로막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데도,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집니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당신의 앞에 새하얀 색과 함께 드레스 차림의 샤벳이 나타납니다.
구하러 가준걸까요?
역시, 두 사람이 다쳐서도, 죽어서도 안될 이유가 있는 걸겁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구할 이유가 없잖아요.
시선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그의 얼굴에 슬픈 표정이 떠오릅니다.
공막의 색은 처음으로 봤을 때보다 더러워진 상태. 그는 입모양으로 말하며 손을 뻗습니다.
뻗어진 손 끝에는 천막의 끝이 보입니다.
나가는 길을 알려주는 것 같아요.
그는 무어라 더 말하지 않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당신도 여기 서있지 말고, 서둘러 나가는 것이 좋겠어요.
불 속에 남아있어봐야 좋을 건 없으니까요.
어쩌다보니 천막을 빠져나와도 혼자입니다.
천막은, 불에 활활 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좀비들을 불러모으는 데에는 최적입니다.
당신을 지나쳐서 불길에 모이기 시작하는 좀비들이 보입니다.
그 틈새로 걸어가면, 멀지 않은 곳에 유원지의 입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곳으로 나간다면 바깥이겠다만...
슬적 주변을 둘러보면, 또 다른 길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바닥에 무언가 질질 끌린 흔적이 있습니다.
흔적은 풀숲 안쪽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여기는 이상하게도 좀비같은 것도 보이지 않고, 안개도 끼지 않아 푸르면서도 검은 밤하늘이 보입니다. 당신이 아는 일상의 모습과 많이 닮았네요.
그 안에는 빈 관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전부 안에서부터 밖으로 깨어진 형태입니다.
...그러고보니, 할로원은 죽은 자들이 돌아오는 날이라고 하죠.
빈 관이 들어있는 묘비들의 주인은 하나같이 5년 전에 죽은 사람들입니다.
여기는 아닌 거 같으니, 저 건물로 가봐야겠네요
익히 알고 있는 성당과 같은 모습보다도 오래된 양식으로 세워진 곳입니다.
문을 열자마자 짧은 [복도]를 중심으로 [예배실]로 가는 문과 양 옆의 [창문]이 보입니다.
나비는, 영혼을 상징한다고도 하던가요.
그치요 좀 뼈저릴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만
정신 차립시다
공책을 집어들면, 그 사이에서 종이가 한 장 떨어져 내려옵니다.
...그래도 시작되지는 않았겠네요.. 그 일기 내용을 생각해보면
혹시 모르니 서둘러야..
샤벳의 목소리입니다. 어느쪽인지는 모르겠지만요.
... 들어갈까요?
그 끝에, 흐린 윤곽으로, 흔들리는 하얀 커튼과, 같은 얼굴을 가진 두 사람이 서있는 것이 보입니다.
텅 빈 객석에는 아무도 앉아있지 않습니다.
유일한, 그리고 모든것을 아는 증인은 당신 뿐.
당신이 들어온 것을 슬적 본 드레스 차림의 샤벳이 정장 차림의 샤벳의 팔을 꽉 붙잡은 채 입을 엽니다.
그러니, 합일 의식을 마치고 내 영혼을 받으면, 그 기억을 통해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가면 되는거다.
백색의 의상, 증인, 축성된 공간. 준비는 전부 해뒀다.
마지막 한가지 절차만 남았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잖나.
몇 가지 질문에는 대답해주셨으면 합니다
이곳에 사람이 남았을 적에 했었어도 되지 않았습니까?
결국은 똑같은 장소, 똑같은 시간, 그리고 똑같은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리고, 의식은 나와 같은 육체가 아니면 확실한 성공을 보장할 수 없으니까.
... 물론, 증인으로 네가 올 것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잔혹한 질문인것은 알지만, 알아야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세상 속에서도 살고자 하는 이들이 있었다. 어떻게든 살아남자며 손을 잡고, 협력하던 이들이 있었다.
...
그리고, 이제 남은 건 나 하나 뿐이다.
그들의 피와 노력, 의지와 열망을 기억하는 것도.
난, 그들이 마지막으로 내뱉었던 소원을 들어주고 싶을 뿐이다.
이제 마지막이라 했는데, 전부 다 털어놓는게 편하지 않겠나?
창문 하나 없는 예배실 안엔 바람이 들리가 없을텐데, 어디서 불어온건지 모를 가벼운 바람에 머리카락이 옅게 흔들립니다.
한참이 지나고서야, 목소리가 다시 이어집니다.
외로워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어.
누군가, 우리가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살아가려 했다는 사실을, ... 우리가 이곳에 서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 위로 받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해.
그러니까, 날 데려가주지 않겠나,
이 마음을, 기억을, 혼을 가지고 살아가주지 않겠나.
영혼이 합일되면 어떻게 되는건가요
꼭,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눈치입니다.
당연하게도, 그곳엔 아무도 없지만요.
샤벳은 괜찮으신가요?
그래, 괜찮을 것 같다.
샤벳은..그러니까 드레스입은 쪽 말입니다
떠나간 이들을, 그리고 본인을 기억해줬으면 하는 거고
저희는 돌아가고 싶은 것이니
별 문제는 없지않습니까?
그러니,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러지 않는 편이 좋지.
... 하지만, 네 제안을 내가 어찌 거절하겠나.
아무리 같은 분이라도, 연인을 위하는건 어쩔 수 없으니까요
예배실의 가장 안쪽, 하얀 드레스를 입은 이의 앞에 섭니다.
흔들리는 하얀 커튼이 그의 손에 의해 찢어지고, 당신을 감싸 안습니다.
그것은 베일 같기도 하고, 할로윈의 유령 행색을 하는 것도 같습니다.
새하얗던 드레스는 곳곳에 더러운 피가 묻어 더이상은 '순백의' 드레스라고 하기는 어려운 상태였지만, 이 예배당은 그를 개의치 않아하는 것 같습니다.
흰색의 의상, 증인, 축성된 땅.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 위에 서서 두 사람은 하나됨을 맹세하고, 입맞춤을 나눕니다.
...
감았던 눈을 다시 뜨면, 그림자도, 빛도 들지 않는 검은 공간입니다.
당신은 그의 모든 기억을 알게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갔고, 아껴왔으며, 잃어갔는지.
그 수많은 기억의 끝에는, 당신이 있습니다.
외로움을 이길 수 있는 생물은 없으니까.
사람을 사랑한 만큼, 슬픔은 커지는 법이지.
내가 살아왔던 세상이 사라지고, 내 세상을 이루던 이들이 사라지는 세상에서, 그 누가 영원히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겠나.
죽은 자를 그리워하는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일테지.
... 그렇게 생각하면, 그 모든 일이, 사랑 때문에 일어난 일인 것 같다.
비탄과 절망, 짙은 슬픔의 틈새로 희미한 기쁨이 스쳐지나갑니다.
그래도... 고맙다,
... 네가 행복했던 기억을 알게 될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깜빡, 다시 눈을 감았다 뜨면 차 안입니다.
여긴... 유원지로 가는 길목이네요.
출발할 때는 아침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해가 떠오르는 새벽녘입니다.
옆 자리에 앉아있던 샤벳이 당신을 바라보며 가볍게 미소짓습니다.
삶은 하나, 샤벳도 한 명, 그리고 당신이 줄 수 있는 것도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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