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지평선

[COC 플레이로그] 팬텀 블루 미스트! 제 2부 ~안개 속 살인자~ 본문

COC 플레이 로그 (캠페인)/팬텀블루미스트!(시계초&럭시오)

[COC 플레이로그] 팬텀 블루 미스트! 제 2부 ~안개 속 살인자~

CB_PL_ 2022. 11. 23. 10:38

*시나리오 링크: https://muddywater.postype.com/post/4769108

* 실제 탁에서는 (입맛대로) 제목부터 쇽쇽 개변해버렸습니다. 그런고로 로그에서는 블루 미스트가 아닌 이명의 괴도가 나타납니다. 환영해주세요.

* 알뇌탁입니다. 이미 1년전에 플레이를 했었으나, 당시의 로그가 남지 않기도 했고(보이스-텍스트 병행) 외전 플레이 전에 다시 내용을 복기할 겸 다시 플레이 했습니다.

* 세션 룸 제목이 원 제목과 달랐습니다 (안개 속 살인자 > 바다의 살인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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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사건 이후로도 벌써 반년이 지났습니다.
팬텀 골든 델핀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지만, 강한 빛이 있으면 어둠도 따라오기 마련이죠.
어느 순간부터, 괴도를 향한 소문이 도시에 퍼져나가기 시작합니다.
아주, 악질적인 소문이 말이에요.
"또 꽃이 발견됐어."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건,
 
 
:팬텀 골든 델핀이 연쇄살인범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한 달 전부터 도시 여기저기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은, 그 방식도 대상도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별개의 사건으로 취급되었습니다만,
현장에는 언제나 꽃잎이 노랗게 칠해진 델피니움이 떨어져 있는 게 아니겠어요?
팬텀 골든 델핀이 자신의 상징으로 델피니움 꽃을 쓰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물론, 살인자가 단순히 사칭했을 수도 있겠지만...
범죄자를 어떻게 믿겠어요?
 
 
:이제 고시의 사람들은 팬텀 골든 델핀을 두려워하고, 미워합니다.
이에 대해 어떤 감상을 품든 간에-
당신은 훌륭하고, 믿음직하고, (본인은 아니라하지만) 정의로운 경찰이잖아요!
자자, 어서 출동합시다!
 
시계초 :(ㅡ"ㅡ?)
 
 
:(^^.)
"아, 잠깐만, 선 안으로 넘어오지 마세요. 현재 감식중이거든요."
물론, 신입인 당신이 할 일은 현장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모두 각자의 자리가 있는 법이잖아요.
무슨 짓을 해도 현장으론 들여보내주지 않겠죠...
그렇게 서 있다 보면, 사람들이 심각한 얼굴로 오갑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시계초 :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잡음 사이에서 몇가지 키워드가 들려옵니다.
'동일범', '불일치', '한 명이 아닌', '자료는 저쪽 차에', '일반 밥부터'......
그들은 현장 밖으로 나갔습니다.
생각해보니까 슬슬 밥시간이었군요.
잠깐 쉬고 와도 되냐고 물어나볼까, 하는 마음으로 현장 근처에서 벗어나오면, 저쪽에 타고온 경찰차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문도 안 잠궈뒀네요.
 
 
:위험하긴 하지만, 경찰차를 터는 간 큰 도둑이나 간 큰 꼬맹이도 없을테니까요.
그러고보면 아까 지나간 사람들이 자료가 차에.. 어쩌구, 했었죠?
살짝 구경이라도 해볼까요?
 
시계초 , 나도 경찰이니까 하는 마음에 자료를 봅니다.
 
 
:자료.. 자료... 아! 잔뜩 쌓인 서류철 사이에서 연쇄 살인사건의 사건파일을 획득합니다.
겸사겸사 작은 알파벳이 새겨진 초콜릿도 몇개 찾았습니다.
 
시계초 , 남의 것이니 초콜릿은 내버려두고 자료를 봅니다
 

[ 델피니움 살인사건 ]

●월 ●일, ■■■가에서 신원 불명의 사체 발견. 교살로 추정. (중략) 사체 옆, 꽃잎이 노랗게 칠해진 델피니움 다발이 발견되었다.

●월 ●일, ■■■거리에서 신원 불명의 사체 발견. 날붙이에 찔린 흔적 다수 존재. 지갑이 사라졌으며 (중략) 사체 옆, 꽃잎이 노랗게 칠해진 델피니움 다발이 발견되었다.

●월 ●일, ■■■건물에서 신원 불명의 사체 발견. 소사체. (중략) 사체 옆, 꽃잎이 노랗게 칠해진 델피니움 다발이 발견되었다.

●월 ●일, ■■■골목에서 신원 불명의 사체 발견. 심한 타박상 존재. 몸싸움의 흔적이 보임. (중략) 사체 옆, 꽃잎이 노랗게 칠해진 델피니움 다발이 발견되었다.

●월 ●일, ■■■번지에서 신원 불명의 사체 발견. 현재 감식 중이나 독살 추정. (중략) 사체 옆, 꽃잎이 노랗게 칠해진 델피니움 다발이 발견되었다.

 
시계초 :(그러고보니 델피니움은 자연적으로는 노란색이 없었지.)
 
 
:공통점이 전혀 없는 사건에서의 유일한 공통점은 노란색으로 덧칠된 델피니움 꽃다발입니다.
이 도시에서 노란색과 델피니움이 뜻하는 바는, 오직 한 가지!
팬텀 골든 델핀입니다.
...정말 그가 범인일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자신을 나타내는 단서를 현장에 흘리고 다닐 것 같진 않은데,...
......범행 전에 예고장을 보내는 그 기행을 생각해보면 확신이 서지 않네요.
 
 
:파일을 다 읽고 보면,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 도시의 지도가 첨부되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시계초 :음...
 
 
:살인 사건이 벌어진 장소들이 동그란 선으로 표시되어 있네요.
한 곳에 몰려있지 않고, 도시 여기저기로 퍼져있는 것이 되려 기묘합니다.
 
시계초 :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 장소들, 어쩐지 위치가 신경쓰이지 않나요?
마치 어떤 규칙 위에 배열된 것 처럼요.
선으로 이어볼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슥삭... 선 하나로 장소들을 잇다보면,
확연한 별 모양이 나옵니다.
단순히 장난으로 치부하기엔 기시감이 드는걸요.
 
 
:피에 젖은 제단과 바닥에 그려진 기이한 마법진의 기억이 당신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리고 별의 중앙에 있는 건...
캔디랜드.
모두가 사랑하는 이 도시의 랜드마크, 놀이공원입니다.
...... 우연...이겠죠?
놀라운 우연의 연속에 놀라고 있던 차,
 
 
:당신이 들어있는 차의 창문을 누군가 강하게 두드립니다.
올려다보면, 경감님입니다.
아니, 이 시간이면 서에 있으셔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시간도 없이, 실시간으로 구겨지는 표정과 마주합니다.
더 혼나기 전에 돌아갈까요...
 
시계초 :...
 
시계초 , 자료를 두고 차에서 내립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귀 따가운 고함과 잔소리가 들려옵니다.
아아... 온 세상에 잔소리가 가득해요...
 
시계초 :(으으으음....;;;)
 
 
:우여곡절 끝에, 오늘의 업무가 끝났습니다.
퇴근이다!
 
시계초 , 어차피 집근처니까... 하면서 주섬주섬 짐챙겨서 걸어서 갑니다.
 
시계초 :(할배 늦게오니까 어...)
 
 
:터덜터덜 집까지 가는 길 위에 걸음을 올립니다.
거리는 가깝긴 하지만, 어둑어둑한 길과 돌아가면 기다려줄 집안 잔업을 생각하면...
조금 쓸쓸할지도 모르겠네요.
...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가로등 하나만 달랑 켜진 음침한 골목으로 들어섭니다.
항상 이 골목을 지날때면 수상한 사람과 만나는 건 아닐까 불안했었단 말이죠.
 
 
:오늘은 가뜩이나 가로등의 상태도 좋지 않은지 내내 점멸합니다.
깜빡, 깜빡...
... 오늘따라 선선하게 불던 바람이 스산하게 느껴집니다.
 
시계초 :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부스럭.
어두운 골목 깊은 곳에서부터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시계초 :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곳에서부터, 길게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지나가는 소동물이라고 하긴 큽니다.
... 사람이 있는게 확실한걸요.
여기로 지나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시계초 :음?
 
 
:천천히 길을 걸어나가며, 인기척의 정체를 확인하려 들면, ...
 
 
:누군가가 비틀거리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목격합니다.
벽을 짚은 손은 온 체중을 지탱하고 있는 듯, 당장이라도 꺾일 것 같고, 허리는 잔뜩 숙이고 있습니다.
검은 후드에 모자까지 푹 눌러쓴지라, 얼굴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가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디선가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깜빡,
가로등이 명멸합니다.
 
 
:이내 그 사람이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ㅡ:... 형사님-......
 
 
:안도하는 듯한, 쉰 목소리로 당신을 부릅니다.
... 확실히, 당신을 부르고 있어요.
그나저나, 이 목소리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
당신이 채 반응하기도 전에, 그는 그대로 쓰러집니다.
 
시계초 :????
 
시계초 , 다가가서 상태를 봅니다.
 
 
:쓰러진 사람의 근처로 다가가면, 훅하고 지독한 냄새가 풍겨옵니다.
녹슨 쇠 냄새같은... ...피냄새?!
슬적 건드린 검정 일색의 옷은 축축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에 묻은 것을 확인하면, 확실하게 피입니다.
... 이거 뭔가 엄청 곤란한 일에 휘말린 것 같은데...
아니, 그 전에, 괜찮은걸까요?
 
시계초 :으으음...
 
시계초 , 대충 다친곳이 없는 지 봅니다,
 
 
:주변이 너무 어두워서 정확한 확인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마침 집 근처기도 하니, 이대로 집으로 데려갈 수도 있겠습니다.
아-... 근데 낯선 이를 막 집에 들이기엔...
근처 응급실로도 갈 수 있겠지만, 많이 다친게 아니라면 당신의 자산만 축날테고요,
경찰에 신고?
...하기엔 당신을 보고 안도했던 것 같은데!
 
시계초 :(우리집에 경찰이 두명이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 어떨까 나레이션. 한명은 심지어 서장인데, 돈 걱정이 있겠나)
 
시계초 , 어차피 집에 나밖에 없을테니...하며 쓰러진 사람을 들어올려서 집까지 대리고갑니다.
 
 
:(저런 철밥통 부자.)
 
시계초 :(뭐요.)
 
 
:(큼.) 쓰러진 사람을 옮기는 것은 꽤 힘든 일입니다.
특히나 그 사람이 피와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있다면 더욱이요.
그나마 집에서 가까워서 다행이었죠.
드르륵, 집의 현관 문을 열고 들어서면 불이 꺼져 있어 어두운 집안이 당신을 반깁니다.
딸깍, 불을 키고, ...
이 사람은 어디에 내려둘까요?
 
시계초 , 소파에 일단 눕힙니다.
 
 
:소파에 그를 눕혀놓고 나면, 밝은 빛 아래인 덕에 그를 더 확실히 살펴볼 수 있게 됩니다.
검은 후드와 모자에, 검은 숏컷 헤어의, 20대 중반 정도 되어보이는 얼굴의 여성입니다.
...
역시 어디서 본 것 같은데요?!
 
시계초 :ㅡ"ㅡ?
(뭔데)
 
 
:반년 전, 가장무도회를 기억하나요?
그때, 당신에게 다가와서는 수사를 같이 해도 되냐고 조르고, 지하까지 동행했다가...
...당신을 거하게 속인 바로 그 사람이요!
살짝 손을 들어 왼쪽 얼굴의 반절 정도를 가려보면, 가면을 썼던 그 인상이 또렷하게 떠오릅니다.
...근데 그때랑 다르게 지금은 귀걸이가 없네요,
 
시계초 :-?
 
시계초 , 일단 상처가 있나 확인합니다.
 
 
:목숨이 위험할 정도의 깊은 상처는 딱히 보이지 않지만, 팔다리 곳곳에 잔상처가 가득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컨대, 정신은 잃었지만 위급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는 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깨지 않을까요?
 
시계초 :음...
 
시계초 , 구급상자를 가지고와서 잔상처를 간단하게 치료합니다.
 
시계초 :이정도면 되겠지...
그러엄...
(주방으로)
 
 
:간단한 처치도 끝냈고, 알아서 깰 것 같으니까...
막간을 노려 간단하게라도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사다 둔 재료도 있으니까, 준비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슥삭, 하고 짠!
 
시계초 , 1인용 소파에 앉아서 먹습니다.
 
시계초 :(언제 일어날 생각이지. 할배오기전에는 일어나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식사를 다 하고, 뒷정리까지 거의 끝마쳐갈때 즈음,
부스럭... 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져 있던 이가 몸을 일으킵니다.
 
 
:일어나자마자 휙, 휙 주변을 둘러보더니, 경악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네요.
그러다가 당신과 눈이 마주치고,
방금까지의 당황함은 어디 갔냐는 듯 살짝 여유를 되찾습니다.
 
시계초 :허참. 경찰 집에 와서 그렇게 태평해도 되는거야? ;;
 
럭시오: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쓰러져 있다 일어났는데, 길바닥이 아닌게 다행인거죠.
그, 음... 이렇게까지 해주실 줄은 전혀 몰랐지만요?
 
시계초 :경찰이니까?
물론 옷차림만 보면 범죄자 같지만 말이야.
 
럭시오:아, 음, 이건... 그게요...
 
럭시오 , 아..하하, 하고 멋쩍게 웃습니다.
 
럭시오:그나저나, 덕분에 살았어요.
정말 어떻게 되는 줄 알았는데. 역시 제가 사람보는 눈은 좋다니까요.
 
시계초 :(니 주웠을때는 너가 걔인줄 몰랐으니까)
이미 주운 사람 다시 길바닥에 던져둘 수는 없잖아?
경찰서랑은 가까워도 병원이랑은 거리가 꽤 되기도 하고.
 
럭시오:그러니까요, 제가 사람 잘 봤다니깐.
보통은 길가에 사람 쓰러져 있으면 신고부터하지, 이렇게 데리고 들어오진 않잖아요.
 
시계초 :방금 퇴근한 사람한테 다시 경찰서가는 것 만큼 끔찍한건 없어.
가끔 다른 이유로 가긴 하지만...(서장실)
그나저나 왜 그러고 있는거야?
지금 소문 난건 알지?
 
럭시오:(( ㅇㅏ ))
저, 저 아직 사람 죽인 적 없어요?! 의심하시는거 아니죠??
 
시계초 :(어깨 으쓱)
근거 없는 딱히? 의심은 안하지.
 
럭시오:(휴...)
그게... 말하자면 긴데요-......
지난 번 사건 기억하세요?
뭐, 저 알아보시는 거 보면 기억하시는 것 같지마는- 혹시나 싶어서요.
 
시계초 :날 농락했을때? 기억하지. 기억하다마다.
 
시계초 , 흐릿눈으로 봅니다.
 
럭시오:( )
아-... 하하하.....
 
럭시오 , 슬적 눈을 피합니다.
 
럭시오:그, 그때 그건 어쩔 수 없었어요, 체포 당하면 곤란한 입장이라구요.
하여튼, 그때 그 사교도들 말이에요,
아직 남아있단 말이죠.
야수회는 그때 경찰분들이 열~심히 해주셔서! 해산되기는 했지만!
사교도들이 어디 한 둘이여야죠.
덕분에 살인자라는 누명도 쓰고- 타겟도 되어버려서-
 
럭시오: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답니다, 흑흑.
 
럭시오 , 눈물을 닦는 것 처럼 손짓하며 연기합니다.
 
시계초 :(흐릿눈2)
그래서 지금은 걔네들한테 당해서 어두운 골목을 걷다가 날 발견하고 안심해서 그대로 기절했다? 이말이야?
 
럭시오: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당했다기보단 쫓기고 있던거지만요.
정말로, 형사님 아니었으면 지금쯤 의식의 제물로 바쳐진다거나, 거기서 살해당했다던가...
아무튼 그러지 않았을까요?
 
시계초 :'쫓기고'?
그럼 언제든지 너를 쫓던 애들이 여기로 올 수 있단 얘기네?
 
시계초 , 현관과 럭시오를 번갈아서 봅니다.
 
시계초 :환자 아니니까 잘가.
 
럭시오:( )
방금까지 쫓기다 온 사람을 내쫓다니... 매정하셔라...
 
시계초 :매정하고 나발이고.
여기 경찰이 두명이나 사는 집이라고.
 
럭시오:... 두명이요?
 
시계초 :할배가 내가 근무하는 경찰서 서장이야.
 
럭시오:헤엑.
...그치만? 아직 제 정체는 모르실거잖아요?
 
시계초 :내가 생김새는 말해줬었는데.
 
럭시오:헐. 그걸 그새 말해버렸어.
 
럭시오 , 한 손을 들어 입을 슬 가리며 말합니다. 미스터리와 비밀은 괴도의 가오인데...
 
시계초 :누구씨 때문에 그날 빡쳐서 말이야.
 
럭시오:힝이에요.
저 정도면 엄청 무해한건데.
 
럭시오 , 빵실 웃어보입니다. 이거봐요. 무해하지 않아요?
 
시계초 :ㅡ"ㅡ
(말을 말자...)
 
럭시오:아무튼!
좀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데, 들어줄래요?
 
시계초 :들어보고.
 
럭시오:저 진짜 진지하게 부탁하는건데도요?
못 도와준다 하시면 이번엔 정말로 죽어버릴지도 ...
 
시계초 :어떤 부탁이든 들어보고 결정할 시간을 주는게 예의 아니냐.
 
럭시오:하긴, 그 말도 맞네요.
아까 말한 그 사교도 무리 있잖아요-...
걔들이 또 뭐 꾸미는 것 같은데, 막는 것 좀 도와줘요!
혼자서 어떻게든 하려고 했는데 무리더라고요.
(헤헤.)
 
시계초 :(무모한건지 생각이 없는건지 그냥 자신감이 넘치는건지...)
간도 크다...
 
럭시오:간이 크달까-
저 아니면 누가 하겠어요?
형사님도 아시잖아요, 경찰의 힘만으로는 어떻게 안 되는 일들도 있다는거.
 
시계초 :신입은 모르겠네요. 경찰된지 꽤되긴했지만.
 
럭시오:신입이면 더 절실하게 느끼지 않아요?
 
럭시오 , 팔을 슬 들어올리며 연극톤으로 말을 이어갑니다.
 
럭시오:눈 앞에 현장이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설움!
아무리 멋진 추리를 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슬픔!
자본주의에 찌들어있는 윗ㅅ...음, 이것까진 잘못 말하면 큰일나겠네요.
 
시계초 :난 아직 직접 수사를 해본적은 없어서 글쎄다.
 
럭시오:그럼 이번 기회에 저랑 같이 해보시면 되겠다. 그쵸?
 
시계초 :(그짓을 하고 당당하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거냐는 표정)
 
럭시오:(^^)
저번에 그건 미안했어요,
그러니까, 딱 한번만 더 믿어주시는 건 어때요?
따아악, 한 번만?
 
시계초 :(고민)
믿는 대신 조건 하나.
그때처럼 내 믿음을 무너트리는 순간 니가 살인자든 아니든 상관없이 경찰서 유치장에 넣는다.
 
럭시오:어머나. 역시 깐깐하셔라.
그래도, 뭐. 좋아요!
이번엔 끝까지 믿으실 수 있게 잘 해볼테니깐요.
 
시계초 :(여전히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보기)
 
럭시오:(!^^)
 
 
:정말 이 녀석을 믿어도 될까... 이리저리 엉겨오는 불신의 눈과 해맑게 웃는 눈이 마주치는 그 순간,
쨍그랑!
불현듯 창문이 깨집니다.
누가 돌이라도 던진걸까요? 아니면 난데없이 바람이라도 강하게 분 걸까요?
산산조각난 유리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불길한 느낌에 휩싸이던 그때,
 
시계초 :
회피
기준치: 60/30/12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은 것 같은데, 뭔가가 당신의 뺨을 스치고 날아가 벽에 박힙니다.
창 쪽을 돌아보기가 두려워집니다.
스친 뺨에 화끈한 고통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와, 손을 들어 그곳을 만져보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이거, 어쩌면 혹시...
 
럭시오:위험해요-!
 
 
:불현듯 그가 당신을 힘껏 누르며 몸을 숙입니다.
삽시간에 덮쳐오는 무게에 당신은 저도 모르게 짧은 숨을 내뱉습니다.
여전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유리가 깨지고, 무언가 벽에 박히고, 전등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누군가가 총을 쏘고 있습니다. 당신의 집을 향해서-...
 
시계초 :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럭시오:아-... 역시 대화를 너무 오래했어요, 여기까지 그새 쫓아온 것 같은데...
... 저기, 형사님.
제가 여기서 구해드리면, 의심 안하고, '정말로' 믿어주실 수 있으세요?
 
시계초 :너가 지금 이런 상황을 만든 원인인건 알고있지?
 
럭시오:아이 참, 저 나름 여기까지 오면서 안 들키려고 잘 떼어내고 왔는걸요?
쟤들이 이상할 정도로 잘 쫓아오는 거에요.
 
시계초 :흠...
 
럭시오:쫓기던 그대로 여기 왔으면 이미 둘 다 죽었을 지도 모르는걸요.
제가, 도와달라고는 해도 같이 죽자고는 안해요.
사람 죽는 건 보기 싫거든요.
 
시계초 :흠흠...
내가 말한 조건 기억하지?
그거 어기면 진짜 이번에는 안봐줄테니까 그렇게 알아.
 
럭시오:이런 상황에도 역시나 깐깐하시네요...
조금은 유해지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시계초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대답을 듣고는 당신을 잠시 바라보던 럭시오는 몸을 슬며시 들어올리더니,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던집니다.
그것과 거의 동시에, 당신의 눈 위로 피묻은 장갑을 낀 손이 다가와 앞을 가리고,
팅, 하는 소리와 함께 눈부신 빛이 주변을 확 감싸안습니다.
섬광탄이군요!
곧, 빛이 내려앉으면, 모든 집에서 불이 켜지고 동시다발적으로 기웃거리기 시작합니다.
이렇게까지 시선이 쏠리면 뭔들 할 수 없겠죠.
 
 
:이쪽을 향하던 총알 세례가 멎고, 상황이 종료됩니다.
 
럭시오 , 총총 뛰어나가서 창 밖을 휘이익 둘러봅니다.
 
럭시오:음~ 이제 안전해진 것 같네요!
 
시계초 , 난장판이 된 집안을 보며 망연자실과 ㅈ됐다라는 표정으로 서있습니다.
 
럭시오 , 뒤돌아서 눈 마주쳤다가, 주변을 슬 돌아봅니다.
 
럭시오:일단 청소부터 할까요?
저 이런 잡일 잘하니까, 금방 치울 수 있을거에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조건도 조건이지만 믿고 도와주신다 했던거 안 잊을거니까, 꼭 지키시는거에요?
 
시계초 :믿고 말고보다 지금 이 눈앞에 있는 상황이 더 믿을 수 없겠다...
유리창 값은 받아낼거다.(바라봄)
 
럭시오:어머나. 지금은 돈 없는데.
 
시계초 :(ㅡ"ㅡ)
 
럭시오:아까 보셨잖아요, 저 쫓아오던 애들이 얼마나 독한 것들인지.
그런 상황에서 돈까지 챙길 여유가 있었게요?
 
시계초 :언젠간 받아낼거다. 기억할거야.
 
럭시오:그래요, 빚으로 달아둔 셈 치죠.
....랄까나... 그래서 말인데요...
제가 원래 살던 곳도 상태가 영 말이 아니라서 말이죠! 수리라던가, 뭐, 그런거로 해결될 수준이 아니라서~
몇일만 신세져도 괜찮을까요?
 
시계초 :진짜 간 큰놈일세.
 
럭시오:안될까요?
 
시계초 :(끄으응...)
...나말고 곧 올 할배한테 말해.
 
럭시오:헤에에.
그럼 형사님은 허락하신거죠?
네에~! 그렇게 전해드릴게요~!
한 사람한테 허락 받았으면 두번째는 일도 아니죠!
 
시계초 :(그냥 내쫓을까.)
 
럭시오:자자, 얼른 청소부터 할까요~
 
럭시오 , 그리 말하며 움직이려다가 멈칫, 그 자리에 멈춰서서 잠깐 제 몸을 내려다봅니다.
 
럭시오:그러고보니까 저 옷에 피 묻은것도 어떻게 해야하는데...
 
럭시오 , 빤히 쳐다봅니다.
 
시계초 :도와주고 남의 집에 신세지는 주제에 요구하는 것도 많아.
 
럭시오:그치만 이대로 청소까지 하다간...
여기저기 피 묻히고 다닐지도 모르잖아요?
이미 저쪽은 난리인데.
 
럭시오 , 손가락으로 잠깐 신세졌던 소파를 가리킵니다.
 
시계초 :(이마탁)
그냥 길바닥에 두고올걸...
 
럭시오:(어머나)
 
시계초 , 어느 방 안으로 들어가더니 옷을 몇개 들고와 럭시오에게 던지고 어느 방문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시계초 :갈아입고와.
 
럭시오:네에~ 다녀올게요~!
 
럭시오 , 받은 옷가지에 피가 묻지 않게 조심히 들고선 가리켜진 방 안으로 들어갑니다.
 
 
:...
 
시계초 :(방은 아니고 화장실)
 
 
:완벽하게 휘말렸네요.
 
시계초 :(진짜 짜증난다)
 
 
:이제와서 다시 쫓아내기엔 늦었고요.
 
시계초 :(이제와서라도 쫓아내자)
 
 
:나가라고 그러면 또 엄청 들러붙으면서 이래저래 조잘댈 것 같은데...
그나저나, 저쪽보단 지금 눈 앞에 놓인 것부터 어떻게 해야하지 않겠어요?
묻은 피는 그냥 뒀다가는 저대로 스며들어서 굳어버릴테고...
유리조각이라던가...
 
시계초 :(나레이션 너도 닥쳐)
 
 
:어머.
그래요, 잔뜩 약이 오른 당신에겐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신경 쓸 겨를이 없는거겠죠.
그럼 내면으로 들어가볼까요?
뭐, 도와달란대서 조건을 내걸고 수락하긴 했지만...
어떻게 도와달라는걸까요?
뭔가 단서라던가, 정보라던가, 알려줄만한 건 없을까요?
 
시계초 :(그거 지도)
 
 
:맞아요! 바로 그거에요. 어떤지 미심쩍은 기분이 들던 그 지도!
우선은 나올 때까지 청소라도 하면서 기다렸다가 알려주면 될 것 같아요.
...
안에서 물소리가 나는 걸 보면 꽤 걸릴 것 같으니까요, 청소나 하고 있읍시다.
 
시계초 :(저걸 진짜)
 
시계초 , 한숨을 한번 쉬며 난리난 것들을 치웁니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까지 흘러간걸까... 속으로 한탄하며 청소를 시작합니다.
소파에 묻은 피를 북북박박 닦아내고, 유리를 쓸고 주워서 쓰레기 봉지에 담고,.....
뒤를 돌아봤다가 한창인 난리통을 보고 한숨 쉬기를 두번 정도 했을까요,
 
럭시오:짠~
 
럭시오 , 해맑게 등장! 합니다.
 
럭시오:이제 저도 청소 도와드릴게요 ~
 
시계초 , 빗자루를 집어서 던집니다.
 
럭시오 , 엄마야, 하는 소리를 내며 쇽 피합니다.
 
럭시오:던지지 말고 건네주시면 안될까요? 저 저렇게 던져지는거 잡을 자신이 없단말이에요,
 
시계초 :내 알빠?
치우기나해.
 
럭시오:네네- 그러도록 합죠-
 
럭시오 , 빗자루를 주워들고 샥샥 바닥을 쓸기 시작합니다.
 
 
:여태 촐랑거리던 것 치고는 청소는 잘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심지어 꽤 속도가 빠르네요.
 
시계초 :-그래서.
내가 뭘 도와줘야 하는데?
 
럭시오:그을-쎄요-
걔들이 뭔가 꾸미고 있다는 건 알겠는데,
쫓겨다니는 거로도 바빠서 정확히 어디에서 활동을 하려는지는 아직 못 알아냈어요.
그것부터 알아봐야 될 것 같은데, 공권력으로 어떻게 되기는 할까? 싶긴 해요.
 
시계초 :자료 중에 미심쩍은거 하나있었는데.
 
시계초 , 낮에 본 지도에 대해 얘기합니다.
 
럭시오 , 이야기를 듣고선 그 자리에 서서 뭔가 곰곰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잠깐 짓습니다.
 
럭시오:응, 역시 도시를 무대로 거대한 마법진을 치려는게 분명해요.
마법진의 꼭지점마다 제물을 바치고, 최종적으로는-
가운데에 있는 캔디랜드에서 의식을 거행하려는거죠.
마침 이번 토요일이 달이 뜨지 않는 그믐이기도 하고,
그 녀석들이 의식을 치른다하면 분명 그 날일거에요.
 
시계초 :음...
 
 
:그렇다면 캔디랜드에 잠입이라도 해야하는걸까요.
경찰 측에 이야기 해봐야 믿어주는 사람은 많아봐야 한 명 일테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문득 럭시오가 씩 웃어보입니다.
...뭔가 꿍꿍이가 있어보이는 불길한 웃음인걸요?
 
럭시오:형사님, 이번주 토요일에 뭐 할거 있으세요?
혹시 일정 없고, 계획 없고, 한가하시면~
저랑 데이트는 어떠세요?
 
시계초 :(에 무리 라는 표정)
 
럭시오:(헤에에~)
혼자보단 둘이 좋잖아요, 네?
 
시계초 :데이트 말고 '수사'라고 해.
 
럭시오:아이 참, 낭만도 없으셔라.
그래요, 수사 겸 데이트.
됐어요?
 
시계초 :(얼탱)
 
럭시오:(^^)
 
시계초 :니 알아서해라...
 
럭시오:와아-!
 
시계초 :(자포자기)
 
럭시오:그럼 토요일날 기대할게요!
 
럭시오 , 빵긋 웃으며 말하고선, 다시 청소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결전의(?) 토요일이 올 때 까지...
어쩌다보니 임시 동거인이 생겨버렸습니다.
정말, 저런 사람을 내쫓지 못한 본인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있어도 된다고 허락한 오웬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마땅한 일자리도 없는건지 당신이 언제 퇴근을 하던, 웃는 낯으로 당신을 반겨주거나, 앞치마까지 챙겨입은 채 주방에서 톡 튀어나와 인사를 하고 돌아가거나, 심지어는 소파에 늘어져서 자다 일어나며 맞이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살짝씩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적어도, 그동안 빨래나 청소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었다는 점이 조금은 편했습니다.
 
 
:...아마도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토요일 오전이 찾아왔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날은 화창하기 그지 없습니다.
구름은 없고, 하늘은 푸른, 선선한 가을 날씨입니다.
성인 둘이서 주말 하루를 비워 놀이공원에 간다......
데이트라면 데이트가 맞지만 말이에요, 영 내키진 않습니다.
어쩐지 놀아나고 있다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니까요!
 
 
:마음은 어떻든, 이미 잡아버린 약속, 무르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럭시오와는 캔디랜드 정문 앞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출발지도 같은거 같이 가도 되지 않나, 싶었지만,
할 일이 있다며 뛰쳐나갔었죠.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에요...
그나저나, 놀이공원에 가는 일정이니, 어쩔 수 없이 사복을 입을 수 밖에 없겠군요.
 
 
:너무 신경을 쓰면 분명 놀릴 것 같고...
편하게 입기엔 그건 그거대로...
아아- 시작부터 놀아나고 있는 기분이에요!
아니, 놀아나는 게 분명해요!
 
시계초 , 나갈 준비를 합니다.
 
시계초 :
기준치: 65/32/13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음, 뭔가 잊어버린 기분이 드는걸요.
아, 서랍이 조금 열려 있었네요.
서랍을 들여다보면, 저번 사건 이후, 선물...이랄지, 어쨌든 괴도에게서 받았던 금빛 델피니움 귀걸이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이 질긴 악연의 시작을 상징하는 물건이기도 하죠.
어쩐지, 챙겨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계초 , 주섬주섬 챙깁니다.
 
 
:귀걸이를 챙겨들고, 약속 장소인 캔디랜드까지 이동합니다.
캔디랜드의 정문에는 거대한 호박 조형물이 여기저기 장식되어 있습니다.
다가오는 할로윈을 테마로, 벌써부터 죽은 자의 명절 준비가 한창이네요.
주변을 둘러보면, 이른 할로윈 코스튬을 입은 사람들이 즐겁게 매표소로 향하고 있습니다.
 
럭시오:형~사~님~!
 
 
:말끔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정문쪽에서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럭시오는 딱 보기에도 본격적인 데이트룩입니다.
마치 오늘, 데이트만 하러 온 사람처럼요!
...아니, 아침에 나갈 땐 저 옷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럭시오:기다리느라고 목 빠지는 줄 알았어요, 참.
데이트 상대를 기다리게 했으니까, 역시 뭔가 간식이라도 사주시려나~
 
시계초 :(얼탱2)
 
 
:뻔뻔스레 웃는 낯짝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이 모든 게 그저 당신을 놀리기 위해 벌인 계획이 아닌가 싶어집니다.
아니, 그럴리는 없지만요.
...아마도요.
당신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어도, 럭시오는 마냥 기분이 좋아보이기만 합니다.
 
럭시오:자자~ 그런 표정 짓지 마시구! 들어갈까요~?
 
럭시오 , 옆에 챡 달라붙어서 팔짱낍니다.
 
시계초 , 팔짱 낀것을 뺍니다.
 
시계초 :그냥 들어가
 
 
:캔디랜드 안으로 들어서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이야... 이래서야 수사는 제대로 할 수 있을런지...
옆에 있는 럭시오는 그저 신난 듯 보이기만 하지만요.
 
럭시오:사교도들이 뭘 꾸미는지 알려면 이곳저곳 다 돌아보는게 좋겠죠!
저희 어디부터 갈까요-?
롤러코스터? 바이킹?
회전목마나 게임존도 좋은데 말이에요~
아~ 간만에 오니까 막 설레고 그런다니까요~
 
시계초 :놀러온거 아니다.
 
럭시오:네, 알아요, 물론이요!
 
시계초 , 믿기전에 신용은 할 수 있는지를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럭시오:그래서, 어디부터 갈래요?
 
시계초 , 어깨를 으쓱입니다.
 
럭시오:딱히 떠오르는 거 없으시면- 회전목마부터 타러가는건 어때요?
저 그거 완전 좋아하거든요. 귀엽잖아요.
 
시계초 :응. 그건 너 혼자 타. 난 죽어도 안타.
다른거면 몰라도 그건 안 타.
 
럭시오:에- 왜요?
 
시계초 :별로, 안좋아해.
 
럭시오:헤엥.
그럼 혼자서 타죠 뭐.
안 좋아하신다는데~ 타기 싫으시다는데~ 제가 아-무리 좋아해도 봐드려야지 어쩌겠어요~
 
시계초 :어어 그래라.
(동요하지 않음)
 
 
:조금 삐진 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뭐 어때요.
회전목마에는 알록달록한 말과 마차가 가득합니다.
할로윈이라 그런지, 조금 으스스한 음악이 흘러나오네요.
 
시계초 :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머, 저기 목 없는 말도 있네요.
일부러 저렇게 만든거겠죠?
평범한 회전목마는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며 돌아갑니다.
탑승을 거부한 당신을 두고 말 위에 올라탄 럭시오는 당신과 눈이 마주칠 때 마다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곤 했습니다.
가끔은 형사님- 하고 부르기까지 했는데...
시선이 모여드는게 영 부담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정말이지!
 
시계초 :(......)
 
 
:회전목마에서 멀어진 두 사람은 (조금 많이 이르다며 럭시오가 불평하긴 했지만,) 선물가게로 향했습니다.
귀여운 캔디 마스코트의 상품이 가장 많이 진열되어 있는, 온갖 물건이 있는 선물 가게입니다.
키링, 가방, 인형, 우산 같은 것들 말고도,
어딜가나 있는 해파리 인형, 하프물범 인형, 돌고래 인형 등도 보입니다.
맛 좋은 캔디와 젤리도 팔고 있고요.
럭시오는 불펼하던 것 치고는 신이 나서 선물 가게 안을 슬 둘러보다가,...
 
 
:당신에게 늑대 귀 머리띠를 허락도 없이 씌워버립니다.
 
럭시오:역시 어울릴 것 같았어요.
 
시계초 :... 마음대로 씌우지마.
 
시계초 . 뺍니다.
 
럭시오:왜요, 귀엽잖아요.
 
시계초 :별개다 귀엽댄다.
 
럭시오:저랑 딱 하루만 몸 바뀌어서 살아봐요.
이런 일상이 안 귀엽고 배기나!
 
럭시오 , 당신의 손에서 머리띠를 쇽 뺏어서 다시 씌워줍니다.
 
시계초 :(다시 빼서 제자리에 둠)
 
시계초 , 제자리에 두고나서 열쇠고리가 걸려있는 것들을 보다가 금색 검 열쇠고리를 집어듭니다.
 
럭시오:아아~ 이럴 때 아니면 머리띠 또 언제 쓰고 다녀본다고, 참.
 
럭시오 , 아쉬워하지만 세번은 안합니다. 대신, 돌고래 인형 하나를 안아듭니다.
 
시계초 :이건 할배나 줘야겠다-
 
럭시오:본인은 살 거 없어요?
 
시계초 :별로.
이런걸 살 수도 없잖아.(장난감 검 가리키며)
 
럭시오:왜요, 살 수도 있지.
뭐- 싫음 말구요!
나중에 뭐라도 하나 살걸- 하고 후회해도 난 몰라요.
 
시계초 :진짜가 있는데 굳이?
 
럭시오:어머나? 살벌한 발언?
 
시계초 :사람은 안죽인다.
 
럭시오:그건 당연한 말이잖아요.
그치만, 말 잘못했다가 그거로 맞을 생각 하면 무섭다구요.
 
시계초 :그럼 말 잘못 안하면 되겠네.
 
럭시오:그렇긴한데,
저한테서 말 빼면 뭐가 남느냔말이죠!
화려한 말재간 만한 재능 흔치 않거든요!
 
시계초 , 럭시오의 말에 어깨를 으쓱이며 보라색깔 오르골 열쇠고리를 집어듭니다.
 
 
:선물가게에서 이런저런 물건을 사들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미니 사파리입니다.
원래는 동물이 있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몬스터 존이 되어있습니다!
우리마다 몬스터 분장을 한 아르바이트생들이 돌아다닙니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마다 창문을 쾅쾅 두드리거나, 기어올라오거나,... 상당히 리얼한걸요.
 
시계초 :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가 흐르는 고기를 뜯어먹고 있는 좀비...로 분장한 아르바이트생과 마주칩니다.
저렇게까지 연기를...?
 
럭시오:이렇게 보니까 또 새롭네요.
예전엔 저렇게 알바하고 있는 쪽이 저였는데 말이죠.
 
시계초 :dma?
음?
 
럭시오:저거 은근 보수도 좋은거 알아요?
인형탈이랑 분장 알바 만한게 없다니까요~
 
시계초 :알바를 안해봐서 모르겠는데.
 
럭시오:인생 2%정도 손해보셨네요.
저런 것도 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추억이거든요.
 
시계초 :2%정도는 손해봐도 돼.
그리고, 훈련하느라 굴려진 입장에서 알바할 시간도 없었다.
 
럭시오:정말 딱 성격이랑 비슷하게 사실것 같다고 생각은 했다만...
 
럭시오 , 말을 중간에 멈추고 헤헤, 하며 웃습니다.
 
시계초 :불만사항은 니랑 그렇게 잘 대화한 할배한테나 해라.
 
럭시오:아, 그분은 쬐금 무서워서.
 
시계초 :ㅡ"ㅡ
 
럭시오:말 잘통하는거랑은 별개로, 권력차에서 오는 분위기 차이가 있달까~
 
럭시오 , 살짝 눈치보다가 방긋 웃습니다.
 
럭시오:전 그래서 형사님이 더 좋다니깐요!
비록 잘 믿어주지도 않으시고 깐깐하신데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절 싫어하시는 것 같지만!
재밌어서 좋아요.
 
시계초 :내 입장에서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보면 왜 싫어하는지 알게될거야.
 
럭시오 , 뭔가 말하려다가 말고 헤엥, 하는 소리를 내며 마냥 웃기만 합니다.
 
 
:미니 사파리.... 가 아니라 이 기간만큼은 몬스터 존인 곳에서 빠져나와, 다음으로 향한 곳은 푸드코트입니다.
푸드코트도 할로윈을 맞아, 특별 음식을 마련한 모양입니다.
손가락 모양의 감자튀김이나, 눈알 사탕, (아마도 토마토인 것 같은)'피' 주스, 뼈가 그대로 붙어있는 스테이크!
꾸물거리는 벌레 젤리가 유난히도 리얼해보입니다.
물론, 평범한 음식도 팔고 있어요.
 
시계초 :(ㅇㄴ...)
 
 
:아무리 먹는 걸 좋아한다지만 저건 좀... 당신은 평범한 음식을 시켜 먹습니다.
럭시오는 이런건 또 놓칠 수 없다며 요상한 음식을 시켜먹었지만요.
비위가 강한건지 아니면 그냥 얼굴에 싫은 티가 안나는건지, ...혹시 정말 마음에 들었던건지, 웃는 낯은 사라지지 않은 채로요.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이렇게 노는 것도 싫은 건 아니다만... 이래서야 정말 그냥 데이트라고 해도 믿겠는걸요.
수상한 일이라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아요.
문득 든 의심을 담아 럭시오를 바라보면, 그는 고개를 돌리고 휘파람을 휘휘 불어댑니다.
 
럭시오:이상하네요- 이쯤 되면 슬슬 뭔가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말이에요.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는 품에 돌고래 인형을 안고, 팝콘통을 매고 있는데다가, 언제 받아온건지 모를 풍선까지 손목에 걸고 있는게...
누가봐도 온전히 캔디랜드를 즐기러 온 관광객일 뿐인데도요.
 
시계초 :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의식의 결행이 곧......"
"제물은 준비했나?"
"방해받지 않게 조심해서......"
인파 사이에서, 너무마도 신경쓰이는 대화가 들립니다.
럭시오의 안색도 순간적으로 확 뒤바뀝니다.
 
럭시오:방금 그거... 저만 들은거 아니죠?
 
시계초 :어, 나도 들었어.
 
 
:주변을 둘러보자, 어째서인지 노골적으로 수상해보이는 검정 일색의 사람 두 명이 걷고 있습니다.
저승사자나 사신 분장이라도 한 걸까요?
할로윈 코스튬이라고 생각한다면, 그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조금 전 들은 대화로 미루어보면......
 
럭시오:정말, 타이밍이 너무 좋은걸요!
 
 
:여기서 바로 체포니 뭐니 했다간 되려 역풍을 맞을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가장 좋은 방법은, 조용히... 미행하는거겠죠.
떠들석한 놀이공원이니 웬만하면 미행을 들키진 않을테지만, 그만큼 따라가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시계초 :일단 따라가야할 것 같은데.
 
럭시오:당연하죠,
혹시라도 들키면 큰일날지도 모르니까, 조용히 따라가는 게 좋겠지만요.
 
럭시오 , 탕탕, 손으로 총 쏘는 시늉을 합니다.
 
럭시오:저번에 기억하죠?
 
시계초 :기억 못할리가.
유리창 값으로 얼마가 나갔게?
 
럭시오:...아하하....... 빠, 빨리 쫓아가죠! 이러다 놓지겠다~!
 
시계초 :
기준치: 65/32/13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수상한 사람들을 따라가다가, 그만 키 작은 아이와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콩, 하는 소리와 함께 넘어진 아이는...
이내 크게 울기 시작합니다.
우악!
얼른 달래지 않으면 큰소리를 들은 그들이 이쪽을 바라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계초 :잠시만, 아이야? 괜찮아? 놀랬지? 이거라도 먹을래?
 
시계초 , 주머니에서 사탕 하나를 꺼내서 건네줍니다.
 
 
:아이는 사탕을 받아들곤 잠시 훌쩍이다가,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합니다.
탓탓, 옷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낸 아이는 곧 앞서나가다가 뒤를 돌아본 부모님을 쫓아 포르르 뛰어나갑니다.
휴.
 
시계초 :
기준치: 65/32/13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조심조심, 수상한 이들을 따라가다보면 저쪽에서 직원이 호객을 하는 것이 슬적 보입니다.
커플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를 한다나 뭐라나...
걸리면 곤란할 것 같으니 서둘러서 숑숑 지나갑시다.
 
시계초 :
기준치: 65/32/13
굴림: 893471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 어디까지 가려는걸까요, 저 사람들?
우르르 지나가는 단체 일행도 지나치고, 이벤트랍시고 사람들을 습격하는 인형 탈 알바생도 지나치고, 거의 캔디랜드의 반절은 주파한 것 같은데!
그들은 내내 걷고 있습니다.
초반엔 생글생글 웃고 있던 럭시오도 조금 지친 안색을 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미행을 포기하고 제압이라도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할 때 즈음,
 
시계초 :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그들은 여전히 '일정한 보폭'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걷고 있습니다.
...잠깐만, 뭔가 싸한 기분이 드는데요...
 
시계초 :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저 사람들! 우리가 미행하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거에요!
보기 좋게 허를 찔렸는데요?!
 
 
:당신이 그 사실을 눈치채자, 앞서 나가던 두 사람은 서로를 잠시 돌아보나 싶더니,
곧 전력으로 뛰어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사방이 확 트인 캔디랜드에서 벗어날 곳이 없는 건, 이쪽도 그렇지만 저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계초 :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순간 삐끗, 발이 미끄러집니다.
넘어지겠다! 하는 순간, 럭시오가 당신의 팔을 잡아 끌며 달립니다.
그리곤 특유의 장난기 넘치는 표정으로-
 
럭시오:하여간 형사님도 참,
이런데서 누우면 입 돌아가요~
 
 
:라며 농을 던집니다.
 
시계초 :그걸 지금 상황에 말이라고-
 
럭시오:그런 걸 따질 때에요?
형사님 잘 하시는 거 있잖아요,
달려요!
 
시계초 :(한숨)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한참을 걸어서 그런지 영 말을 듣지 않으려 하는 다리를 이끌고 달리고, 달려서,
수상한 자들의 덜미를 낚아채기 직전-!
그들은 대기열이 하나도 없는 대관람차 안으로 들어가버립니다!
두 사람이 따라 들어가려고 해도, 성인 넷은 하중 상 위험할 수 있다며 직원의 만류를 받습니다.
결국, 닭 쫓던 개처럼 수상한 이들이 관람차를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가는 걸 보고만 있게 되었어요......
 
럭시오:아음... 그래도, 관람차는 한 바퀴 돌고 내려올거니까, 여기서 기다리면-
 
 
:"네~ 순서대로 줄 서서 타주세요! 이쪽 관람차 들어가실게요~"
 
시계초 :아, 잠시만-
 
 
:운도 나쁘지! 우르르 몰려온 단체 탑승자 때문에, 그만 인파에 떠밀려 다음 관람차에 타게 되었습니다.
저희 타는거 아니에요! 라고 말할 새도 없이, 문이 닫혀버립니다.
쿵,
좁은 공간에 둘만 남겨져 버렸네요.
 
시계초 :...되는게 없네.
 
럭시오:...그러게요, 결국 이렇게 둘만 남아버렸어요-
 
 
:이런 순간에 저런 농담은 좀 그만둬주면 좋을텐데 말이에요.
암담한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관람차는 점점 더 높이 올라갑니다.
꼭대기까지 도달하려면 꽤 시간이 걸리겠죠.
내려가는데도 그만큼 시간이 더 들테고요.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사교도의 음모가 진행되고 있으리라 생각하면, 상당히 초조해집니다.
괜스레, 관람차가 빨리 움직이길 바라게 됩니다.
 
시계초 :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꽤 높은 곳까지 올라온건지, 창 밖으로 캔디랜드의 정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저마다 화려하게 할로윈 장식을 달고 있는데, 유독 한 곳만 잠잠하기 그지없네요.
귀신의 집, 이라는 낡은 간판이 달린 것이 보입니다.
... 뭔가 의식을 벌이기 위해서는, 아무리 그래도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겠죠.
그러니까, 어쩌면......
거기까지 생각할 때, 당신은 분명 앞에 앉아있었을 럭시오가 어느새 옆에 와서 앉아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심지어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당신에게 손을 뻗어, 더듬거리기 시작하는 거 아니겠어요?!
 
시계초 , ??한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시계초 :뭐해??
 
럭시오:형사님, 혹시-...
 
 
:바로 근처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신경쓰이기 그지 없습니다.
말 끝을 늘이면서 뜸을 들이는 것이, 분명 일부러 분위기를 잡는 것일텝니다.
...
그만 좀 떨어져주면 좋겠는데, 그는 오히려 더 당신에게 가깝게 다가옵니다.
당황스러움이 스멀스멀 등을 타고 올라오고 목을 붙잡으려고 할 때 즈음,
럭시오가 웃음 소리를 내며 떨어지더니 뭔가를 들어올립니다.
 
 
:... 당신이 가지고 나온 금빛 델피니움 귀걸이의 한쪽입니다.
 
럭시오:아직 갖고 있으셨네요!
기뻐라~ 역시 형사님하고도 잘 어울릴거라니까요?
 
럭시오 , 귀걸이를 살짝 당신의 한쪽 귀에 가져다 댑니다.
 
시계초 :(내가 이럴줄 알았어.)
 
시계초 , 귀걸이를 들고 자신의 귀에 가져다댄 손을 잡아서 멀리 떨어트려놓으며 말합니다.
 
시계초 :오늘은 그냥 가지고 나와야할것 같아서 그런거고.
 
럭시오:어쨌든 버리지 않았던거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쁘다구요.
솔직히, 제가 한 짓도 있고, 악감정 많이 쌓이셨을 것 같아서...
버리면 어쩌나- 하고 전전긍긍한 때가 없다곤 말 못하겠거든요.
 
시계초 :ㅈㄴ 신경쓰여서 못버렸다고는 말 못해)
 
럭시오 , 잠깐 눈을 마주치고 있다가, 가볍게 웃습니다.
 
럭시오:혹시, 저 많이 싫어요?
 
시계초 :...
몰라.
 
럭시오: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아요.
저도 제가 심한 짓 여럿 했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으니까요?
 
시계초 , 끄응 거리는 소리를 내다가 말합니다.
 
시계초 :싫었었어.
지금은 나도 몰라.
 
럭시오:그래요?
그럼, 이건 일단 가지고 있으세요.
 
럭시오 , 손에 귀걸이를 쥐여줍니다.
 
럭시오:선물로 줬던건데, 이렇게 홀랑 가져가면 좀 그렇잖아요.
대답하신 것 보니까 버리실 것 같지도 않고!
안심이에요.
 
시계초 :...
 
시계초 , 조용히 받다가 한쪽 귀에 받은 귀걸이를 합니다.
 
럭시오:아, 맞아, 생각해보니까-
 
 
:이어지던 말은 끝까지 다 내뱉어지지 못합니다.
왜나하면,
덜컹, 하는 소음과 함께... 관람차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거든요!
 
 
:창 밖으로 본 다른 관람차들은 멀쩡합니다.
오직, 두 사람이 타고있는 관람차만이 거세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중심을 잡기도 힘들 정도로요!
 
시계초 :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딛고 선 바닥이 지나치게 세게 흔들리는 탓에 그만 중심을 잃고 넘어지지만, 럭시오가 그런 당신을 붙잡아 멈춰줍니다.
평소같았으면 장난스러운 말이 날아왔을 타이밍이지만...
언뜻 본 그의 표정은 무척 심각합니다.
 
럭시오:형사님, 밖을 보세요.
저 아래쪽이요.
 
시계초 , 그말을 듣고 럭시오가 말한 아래쪽을 봅니다.
 
 
:관람차의 바로 아래,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검은 후드의 사람이 있습니다.
이쯤되면 사교도는 거의 정체를 숨길 생각도 없다고 봐야겠죠!!
무슨 술수를 쓰는건지, 이만큼이나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두 사람이 탄 관람차만을 정확하게 노려 흔들고 있습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주먹이 쥐고 떼어내려는 듯이요.
 
럭시오:아-... 이거 상황이 많이 안 좋은데요~
당장이라도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겠어요.
 
 
:안 그래도, 당장에 귓가에 들리는 소리가 소름끼치기 그지 없습니다.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었어야 할 나사가 튕겨 나오고 떨어져나오는, 지독한 끼기긱 소리가 들립니다.
저들은 정말로,
두 사람을 죽일 생각인겁니다.
 
시계초 :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이런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리가요!
상대는 우리를 떨어트릴 작정이고, 우리는 여기서 빠져나갈 방법이라곤 없습니다.
운행중인 관람차의 문이 열릴리가 만무한데다가...
설령 빠져나가더라도, 그 이후는 어쩌겠어요.
죽음의 공포가 훅 끼쳐오던 그때, 작은 한숨 소리가 들립니다.
이런 상황에도, 럭시오는 가볍게 웃고 있습니다. ... 이런 상황에 여유가 난다고?
 
럭시오:이것까지 알려줄 생각은 정말 없었는데...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어쩔 수 없네요.
형사님,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믿어줄거에요?
음, 아니다. 믿는게 좋을거에요.
 
시계초 :지금 이상황에서 살 수 있는거면 믿고말지.
 
럭시오:역시 그렇죠?
역시 인간은 인간이네요.
자, 한번밖에 말 못할 것 같으니까 잘 들어요.
그 귀걸이 말인데요,
사실 비밀이 하나 있어요.
어디로든 마음껏 이동할 수 있는 마법의 도구! 라는 거죠.
 
럭시오:귀걸이에 손을 가져다대고, 가고 싶은 곳을 상상한다음에,
힘을 불어넣는다는 느낌으로, 확!
직접 해보면 무슨 말인지 알거에요.
한 번에 한 명인데다가, 그리 멀리까지는 못가지만...
지금 상황에선 그것 밖엔 방법이 없을 것 같아서요.
... 다른 곳에 악용하면 안돼요? 꼭 위험할 때만 쓰는거에요, 지금처럼?
 
시계초 :누가 악용하겠냐.
 
 
:두 사람이 탄 관람차는, 이제 한 번만 더 흔들리면 떨어질 것 처럼 위태롭습니다.
아래에서 연신,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옵니다.
직원들이 주변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있으니, 관람차 한 칸이 떨어지더라도 인명피해는 없을 것 같네요.
물론, 우리가 무사히 탈출한다면의 이야기입니다.
 
럭시오:자, 준비 되셨어요?
 
시계초 , 고개를 끄덕입니다.
 
 
:럭시오가 왼손을 들어 제 귀에 달린 귀걸이를 잡습니다. 당신 역시, 손을 들어 귀걸이를 잡습니다.
힘을 불어넣는다, 라고 했었죠.
 
시계초 :
rolling 1d3
(
1
)
 
=
1
 
 
:스르르, 귀걸이를 향해 힘이 흐르는 것이 느껴집니다.
두 사람의 귀걸이에 은은한 금빛이 돕니다.
필경 안전할 캔디랜드의 다른 곳을 떠올릴 때,
럭시오가 남는 손으로 당신의 손을 잡아옵니다.
 
럭시오:아무래도 안심이 안돼서요.
... 손을 잡고 있으면, 같은 곳으로 가게되겠죠.
혹시라도 실패하더라도, 거기가 천국이든, 지옥이든 말이에요.
 
 
:이런 와중에도 그는 지독한 농담을 하며 웃습니다.
 
럭시오:길 잃어버리지 마세요, 형사님.
 
시계초 :잃어버릴리가. 난 천국도 지옥도 안갈거야. 아직 죽을 때가 안되었다고.
 
 
:직후, 관람차가 종잇장처럼 뜯겨 나와 아래로 떨어집니다.
쾅!!
 
 
:깜빡,
당신이 눈을 뜨면, 그곳은 여전히 캔디랜드의 한복판입니다.
어느덧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네요.
노을에 물든 할로윈 오브젝트는 더 기이하게 보이고요.
사람들은 웅성거리며 관람차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사상자는 없다고 합니다.
...어쩐지 얼떨떨하지 않나요?
 
 
:짧은 백일몽을 꾼다면 이런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어요.
 
럭시오:위대한 대마술을 체험해본 감상이 어때요?
 
 
:럭시오는 아직도 당신과 손을 잡고 있습니다.
뭐랄까, 마술이라기보단 그야말로 마법이었지만요.
 
시계초 :...그동안 잘 빠져나간게 이것 때문이었구만?
 
럭시오:뭐, 그런 셈이죠!
... 마술의 트릭은 막 알려주는 게 아니라고는 하지만,
어쩐지 형사님한테는 알려줘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솔직히, 이거 아니었으면 분명 거기서 죽었다구요.
그러면 좀 곤란해진다구요.
 
시계초 :...뭐. 그럼 이건 고맙다고 해둘까?
 
럭시오 , 헤헤, 하고 소리를 내며 웃습니다.
 
럭시오:그나저나~
아마, 우리를 무사히 제거했다고 생각하고 있을거에요.
더 방해가 들어오기 전에, 본거지를 알아내는게 좋겠어요.
혹시, 지금까지 캔디랜드를 보면서, 신경쓰이던 곳은 없어요?
어디라도 좋아요.
형사님의 감이 가리키는 곳을 말해주세요.
 
시계초 :아, 아까 관람차 탔을때 수상한 곳 봤었어.
 
시계초 , 그렇게 말하며 아까본 귀신의 집을 가리킵니다.
 
럭시오:음~
그럼 당장 가볼까요?
 
시계초 :그래, 빨리 처리하는게 좋겠지.
 
럭시오:좋아요, 출발-!
 
 
:그렇게 두 사람이 찾아간 곳은, 상당히 낡은 외관의 귀신의 집 앞입니다.
문에는 '수리 중'이라는 표지판이 덩그러니 걸려 있네요.
캔디랜드 구석에 위치해있고, 주변에 별다른 어트랙션도 없는 터라 사람의 인적이 아주 드뭅니다.
겉으론 특별한 게 없고, 문에 귀를 대봐도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문을 열어보면,
잠기지 않았는지 쉽게 스르르 열립니다.
 
럭시오:아- 유감이네요,
잠겨있었으면 제가 또 솜씨를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시계초 :락픽?
 
럭시오:딩동댕, 정답!
그래도, 뭐.
귀찮은 일 하나 덜었다고 생각하면 그리 유감이 아닐지도요.
들어갈까요?
 
시계초 :그래 들어가자.
 
 
:들어선 귀신의 집 안쪽은 지독히도 어둡고, 어쩐지 텁텁한 냄새가 풍겨오는 듯 합니다.
손전등 같은 것을 들고온 것은 아니니... 핸드폰 플래시로 만족해야겠군요.
 
 
:팟, 하고 켜진 불빛을 앞세워 나아가면, 터벅, 터벅, 발소리가 심하게 울립니다.
원래라면 정상적으로 영업했을 건물이지만, 지금은 먼지와 거미줄로 엉망이 되어있습니다.
아니, 거미줄은 인테리어인가? 조금 혼란스럽습니다.
플래시를 여기저기 비춰보면 이쪽을 노려보며 굳은 귀신 인형들과, 덜컥거리다 마는 도깨비의 기계장치, 어딘가 허술한 오브젝트들이 있습니다.
 
럭시오 , 주변을 슬 둘러보며 걷다가, 별안간 미소지으며 입을 엽니다.
 
럭시오:형사님은, 귀신 무서워해요?
 
시계초 :본적도 없어서 별로?
본적이 있어야 무서워하든 하는데...난 유령 촬영 영상에 나온다는 귀신도 못봐서.
 
럭시오:아하하, 역시 그런가요.
확실히,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어떻게 무서워하란건지.
확연하게 눈에 보이는 위협이 더 무섭죠.
... 그래서인지, 전 사람이 제일 무섭더라고요.
누구나 살면서 나쁜 짓 한번쯤은 저지른다지만, 도를 넘은 사람들이 종종 있잖아요.
어긋낫 길을 계속 걸어가서, 무슨 수를 써도 다시 뒤로 돌아갈 수 없게 되버린 사람들.
 
럭시오:...제가 상대하는 족속들이기도 해요.
평범한 방법으로는 막을 수도 없죠.
 
시계초 :난 내 할배만큼 무서운 사람은 없어.
도를 넘은 사람들은 내선에서 해결할 수 있을 만큼 하면 그만이야.
범죄자도 이미 많이 봐서 무섭지도 않아.
귀신은 아까말했지만 보지도 못하고, 곤충이나 높은 곳을 무서워하지도 않아.
...좀 예외가 있지만.
...난 어느순간부터 떠날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게 무서워.
 
시계초 :오웬도 똑같아. 나이가 이미 80은 넘었다고는 하지만 가끔 그렇게 행동할때마다 심장이 철렁해.
 
럭시오:...그런가요,
그래도,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는데도 다 이유가 있는거겠죠.
...그나저나- 형사님도 참 보통 사람은 아니다 싶은거 알아요?
방금까지만 해도 사람한테 죽을 뻔 한 사람 치고는,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달까.
 
시계초 :... 이번이 처음이 아니거든.
 
럭시오:어머, 그건 몰랐는걸요.
 
시계초 :딱히 숨길만한 건 아니지만,
어릴때 어떤 놈 때문에 집에 큰 화제가 났어.
그때 부모님이고 누나고 반려동물도 전부 불탔지. 나를 두고.
경찰이랑 소방관도 와서 화제를 진압했지만 그래도 살아남은건 나밖에 없었고...
그때 혼자남은 날 입양해서 키운게 오웬이야. 그때면 60대 겠네.
 
럭시오 , 조용히, 뭔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시계초 :-뭐, 그런거야. 갑자기 진지한 얘기가 됐네...
 
럭시오:가끔은 진지한 이야기도 좋지 않아요?
저 사실, 항상 혼자만 활동하다보니까... 누구랑 이야기할 일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렇다고, 어디가서 할만한 이야기들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잖아요, 허구한 날 상대하는 게 이런 것들인데.
...뭐... 물론, 이런 것들 상대하자고 제가 하는 짓들이 옳은 일은 아니라는거, 알고 있긴 한데요,
어쩔 수 없었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양심은 아직 남아있어서 좀 힘들다고 해야하나...
 
시계초 :... 난 뭐라고 못하겠다.
하지만 난 딱히 너가 옳지 않은 걸 한다고 생각은 안해.
그게 너가 생각하는 너의 최선의 선택이었어?
괴도일.
 
럭시오:그건-
... 잘 모르겠어요.
피하려고 했으면, 피할 수 있는 운명이었으니까요.
그래도 기왕 발 들인거, 끝까지는 해봐야죠.
 
시계초 :그럼 그게 너의 최선의 선택이고, 너가 할 수 있는 것을 한거라면 그게 너의 선의인거겠지.
내가 말했잖아. 난 내가 정의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난 정의로운 것보다는 책임질 수 있는 선의를 더 우선시해.
남들이 아니라고 해도 말이야.
그게 너가 책임 질 수 있는 선의이고 그걸로 인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거면 된거야.
내 선인은 그렇게 말했어.
 
럭시오 , 당신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빠집니다.
 
럭시오:책임이라...
어쩐지 어깨가 무거워지는걸요,
 
시계초 :물론 책임질 수 없다고 하면 그냥 도망쳐도 돼.
누구나 도망칠 권리는 있잖아.
 
럭시오:어머, 제가 도망치면 곤란한건 형사님 아닌가요?
'도둑질'하는 괴도에게 책임이 무슨 의미겠어요~ 네? 형사님.
 
럭시오 , 가볍게 웃습니다.
 
시계초 , 어깨를 으쓱입니다.
 
시계초 :골든 델핀 말고 럭시오라는 사람에게 말하는거야.
 
럭시오 , 헤에, 하는 소리를 내고, 잠시 침묵에 빠집니다.
 
럭시오:... 역시 처음 볼 때 부터 확신했지만, 형사님은 좋은 사람이에요.
괴도 일에 손을 안 댔더라면 저, 경찰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는걸요.
형사님 같은 사람이랑 일하는건 엄청 즐거울 것 같아요.
...
좀 마음이 편해졌어요-!
역시 사람은 사람이랑 교류를 하고 살아야한다니까요?
 
시계초 , 어깨 으쓱
 
시계초 :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모퉁이 너머에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립니다.
방해물, 처리, 도망, 수색.
띄엄띄엄 들리는 단어는 불길하기 그지없습니다.
...아, 이쪽으로 오는 것 같은데요.
럭시오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고요.
 
시계초 , 럭시오의 팔을 붙잡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바로 옆에 거대한 항아리 오브젝트가 보입니다.
뚜껑이 열려있긴 하지만, 이렇게 어두우니 안을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들키진 않을거에요.
성인 둘이 들어가도 무리가 없을 크기고-
점점 말소리가 가까워집니다!
 
시계초 , 냅다 럭시오를 들어올려서 안에 넣고 자신도 안에 들어갑니다.
 
 
:급하게 몸을 숨기고 나면, 바깥에서 말소리가 웅웅 울립니다.
얼떨결에 항아리 안에 집어넣어진 럭시오는 놀란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다가 손으로 슬 입을 가리곤 중얼거립니다.
 
럭시오:... 형사님 이런 취향?
의외인걸요-
 
시계초 , 럭시오의 귀를 잡아당기며 속삭입니다.
 
시계초 :급한 상황에서 그말이 나오냐-
 
럭시오:(헤헤.)
 
 
:뚜벅, 뚜벅, 가까워진 발소리와 함께 대화가 들려옵니다.
"수색조를 더 풀어. 캔디랜드에서 나가기 전에 처리한다. 번번이 쥐새끼처럼 구는 그놈을 이번에는 꼭 잡아 죽여야겠어."
"근데 그 녀석, 동료가 있던 것 같던데요. 항상 혼자 행동하지 않았었습니까?"
"그게 무슨 상관이야? 동료가 있다면, 같이 죽여버리면 그만이다."
바로 옆에서, 작게 숨을 삼키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나, 그뿐입니다.
 
 
:곧 발소리가 멀어지고, 주변이 조용해집니다.
 
시계초 :
크기
기준치: 65/32/13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앗, 습, 아......
낀 것 같은데요.
 
시계초 :....
(깰 수도 없고.)
음...
 
시계초 , 럭시오를 슬쩍 보다가 귀걸이에 손을 가져다댑니다.
 
럭시오:-?
잠깐, 어디가려고요? 갑자기 그걸?
 
시계초 :기다려봐-
 
시계초 , 항아리 밖을 생각합니다.
 
시계초 :
rolling 1d3
(
3
)
 
=
3
 
시계초 , 항아리 밖으로 나오자 항아리 안에 있는 럭시오를 들어올려 꺼내줍니다.
 
럭시오 , 어라? 싶은 표정입니다.
 
럭시오:...아- 혹시-?
응, 사람이 체격이 좋아도 가끔은 문제라니깐요.
 
럭시오 , 피식 웃습니다.
 
시계초 :그거 성희롱이야...;;
 
럭시오:어머? 먼저 사람을 냅다 들어서 좁고 어두운 곳에 집어넣은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걸요.
 
시계초 :그럼 그대로 쟤네들한테 들켜도 되고?
 
럭시오:아, 그건 곤란하죠.
 
시계초 :급한 상황에 그런거 가릴 틈이 있겠냐.
누구처럼 근거없는 행동은 안하거든?
 
럭시오:에- 저도 나름 근거있게 행동하는데,
뭐, 아무튼요.
 
럭시오 , 갑자기 항아리 안쪽을 뒤적이더니 뭔가 시커먼 것을 꺼내듭니다.
 
럭시오:아마 여기가 본거지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한번만 마주치고 끝나진 않을 것 같은데,
변장이라도 하는 건 어때요?
 
럭시오 , 짜잔~ 하고 항아리 안에서 꺼낸 검은 천을 펼칩니다.
 
시계초 :대충 뒤집어쓰고 안들킨다면 뭐...
변장
기준치: 5/2/1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천을 쇽 뒤집어 쓰...잠깐, 어디가 머리를 내놓는 구멍이죠...?
검은 천 안쪽에서 이리저리 엉키고 얽히며 버둥댑니다.
결국, 럭시오가 도와주고 나서야 간신히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럭시오:음- 이정도면 충분하겠는데요!
자, 마저 갈까요?
 
시계초 :그래그래.
 
 
:조금 전보다 살짝 더 긴장한 채로, 변장을 마친 두 사람은 걸음을 옮깁니다.
모퉁이를 돌면서부터는 일반적인 귀신의 집이 아닌 괴이한 광경이 나타납니다.
모독적인, 도통 지구에 존재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지 않는 모양의 조각상과 석상이 당신을 내려다봅니다.
공기는 더욱 무겁게 내려앉아, 숨을 쉬기도 힘들어질 정도입니다.
그리고, 또 다시 사교도들이 지나갑니다.
두 사람과 똑같이 검은 후드를 푹 눌러쓴 모양새네요.
 
 
:최대한 조용히, 그 옆을 지나가면...
별 탈 없이 통과합니다.
휴, 다행이네요...
-
이윽고, '직원 전용'의 표시가 붙은 철문이 나타납니다.
귀를 기울여보면 안쪽에 꽤 넓은 공동이 있으리란 추측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인기척이 꽤 있거든요.
철문을 열기 위해 손잡이에 손을 올리고 돌리려는 찰나,
럭시오가 당신의 손을 잡으며 제지합니다.
어쩐지 미묘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던 그는 조용히 속삭입니다.
 
럭시오:...어쩌면 말이에요,
이 문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형사님도 돌이키지 못할 길을 걷게 되는걸지도 몰라요.
여기까지 어울려주신 건 정말 고맙긴하지만,
... 돌아가시는게 어때요?
 
시계초 :-?
 
럭시오:그러니까, 음. 저 혼자서도 할 수 있으니까요.
괜히 위험한 일에 휘말리지 않는게 어떻겠냐는거에요.
혹시나 해서, 아마 안 하실 것 같지만, 정말 설마 싶어서 말하는거긴 한데, 제 걱정은 안하셔도 돼요.
항상 혼자 잘 해왔는걸요.
 
 
:아무래도 진심같아보입니다.
지금까지 실컷 휘두른 주제에, 새삼스레 신경이라도 쓰인 걸까요?
...하지만, 그의 말대로,
이 문을 넘어서면 당신의 삶이 크게 변하리라는 직감이 듭니다.
한 번 있었던 일은 다시 일어나기 쉽고,
'기이하고 비상식적인' 사건에 엮일수록, 당신의 일상은 뒤틀리고 말 것입니다.
 
 
:...차라리 눈을 돌리는 게 쉽진 않을까요?
당신이 없어도 이 넓은 세계의 누군가는,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겁니다.
당신 앞의 괴도처럼요.
... 어떻게 할까요?
 
시계초 :...위험한 일에 휘말리지 않는게 어떻겠냐? 이거지?
 
럭시오 , 조용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시계초 :그렇게 따지면 이미 휘둘리지 않았나?
 
럭시오:그렇긴 한데...
 
시계초 :지난번에 집에 총알이 날라와서 우리집 살림 다 부셔먹힌적이 있는데.'
 
럭시오:...아아니- 그러니까요,
이제 그런 일, 더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잖아요.
안전하고, 편하게 살고싶지 않아요?
 
시계초 :음...
경찰한테 안전하고 편하게 살고싶지 않냐고 하면 소용 없는 거 알아?
물론 이런 일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항상 안전하지 않고 편하지만은 않게 살았어.
근데 이제와서 돌아가기에는-
아깝지. 날 죽이려고 한 애들인데.
복수 정도는 하고 싶어. 내가 위험해지더라도 말이야.
 
럭시오:... 그러다가 진짜 죽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제가 설득한다고 마음이 바뀔 사람은 아니잖아요, 그쵸?
 
시계초 :그렇지.
난 안 죽을거야.
지옥도 천국도 가지 않을거야. 아직 죽을 때가 되지 않았다고.
내가 정의로워서 이걸 계속하겠다는 건 아니야.
이게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선의야.
이걸로, 나도 만족하고 다른 이도 안전하면 그걸로 된거지. 뭘 두려워해야해?
 
 
:당신이 자신의 뜻을 내비치면, 러시오는 어째서인지 아연한 얼굴을 합니다.
기뻐하지도, 안도하지도 않은, 당황한 듯한 얼굴이요.
진심으로 저런 표정을 짓는 건 처음보는 듯한 기분도 드는걸요.
그러나, 그는 곧 평소처럼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럭시오:그럼 어쩔 수 없죠,
제 위대한 계획에 동참해주시는 거에요?
 
시계초 :그런거지 뭐.
 
 
:그는 당신에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합니다.
계획은, 아주 간단합니다.
 
럭시오:이 문 너머에는 그때처럼, 소환 의식을 위한 제단이 있을거에요.
지난번엔 마법진을 지우고, 경찰을 통해서 체포하는 걸로 어떻게든 해결했지만, 이번엔 그것만으론 부족하겠죠.
마침-
저한테 폭탄이 있어요.
제단 자체를 무너트릴 거에요. 그러면 다시는 아무것도 부를 수 없게 되겠죠.
시선은 제가 끌테니까, 폭탄은 형사님이 던져주세요.
 
럭시오:탈출은- 귀걸이를 쓰면 되겠죠.
 
시계초 :...
(사격과 투척훈련때 폭망한걸 생각하는중)
노....력...해볼게.
 
럭시오 , 가볍게 미소짓습니다.
 
럭시오:믿을게요.
 
시계초 :믿지마. 이건 진짜 믿지마.
 
럭시오:에이, 그런 말 마시고요.
믿지 않으면 될 것도 안된다니깐요?
그리고, 남인 저도 믿는데, 본인이 본인을 못 믿으면 어떡해요.
 
럭시오 , 그리 말하며 손에 폭탄을 쥐여줍니다.
 
럭시오:그냥 던져서 맞추기만 하면 돼요. 장치는 다 해뒀으니까.
자, 들어갈까요?
 
시계초 :-그래 알았어.
 
 
:끼이익.
문을 열자, 넓은 공동이 드러납니다.
그때 그 건물의 지하에서 보았던 것과 똑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기이하고, 모독적인 형태를 한 제단이 당신을 마주봅니다.
사람 여럿이 기괴하게 꼬인 모양의 화로에서 불이 타오르고, 제단은 여전히 피와 살점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그리고, 꽤 많은 수의 사교도들이 몰려 있습니다.
 
 
:다들 검은 후드를 쓰고 있고, 두 사람이 들어와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입니다.
곧 있을 모독적인 의식에 흥분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 역시 먼 곳보단, 가까운 곳이 좋겠죠.
당신은 최대한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로 걸어서, 제단과 가까운 위치까지 이동합니다.
아아- 긴장되네요.
인파를 중앙에 두고, 반대편에 있는 럭시오와 눈이 마주치면, 그는 당신에게 살짝 윙크를 합니다.
 
 
:믿는댔던가요.
 
시계초 :(100분에 5번은 성공했으니까...할 수...있겠지?)
 
 
:자신은 없어도, 그 믿음에 최대한 부응해주는게 도리겠죠.
건너편에 있는 럭시오는 당신의 긴장한 기색을 눈치챈 듯, 살짝 미소지어 보입니다.
긴장 풀라는 듯한 느낌인걸요.
곧 이어, 그가 입 모양으로 숫자를 셉니다.
3, 2, 1.
 
골든 델핀:안녕하세요~! 금일 캔디랜드를 찾아주신 여러분!
특별 게스트, 팬텀 골든 델핀이 왔습니다!
 
 
:펑! 색색의 종이가 흩날리며, 공동의 한가운데에서 괴도가 등장합니다.
옷은 또 언제 갈아입었는지, 당신이 익히 아는 바로 그 모습으로요.
얼굴의 반을 가리는 가면, 한쪽 귀에서 흔들리는 금빛 델피니움 꽃 귀걸이, 펄럭이는 하얀 망토와 장갑!
"네, 네 녀석!!"
"괴도가 왔다!!"
 
시계초 :(아놔!)
 
 
:아우성치는 사교도들 사이에서, 괴도는 언제나의 당당한 얼굴입니다.
 
골든 델핀:아이 참, 절 향한 러브콜이 얼~마나 몰아닥치는지!
정말 곤란했다니까요~
하-지-만-!
괴도는 모두의 것!
야수회 여러분들에게만 시간을 쏟기엔 바쁘고 비싼 몸이랍니다~
 
 
:하지만,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괴도가 누구보다도 당당하고 화려하게 나서는 것은,
그 이면에 반드시 감춰야만 하는 게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마술의 기본 법칙 말이에요,
자, 이제 움직이세요!
제단으로 다가가서,
 
골든 델핀:그러니, 질긴 악연은 이쯤에서 끝내기로 해요-!
 
 
:폭탄을 터트립시다!
 
시계초 , 폭탄을 제단쪽으로 던집니다.
 
 
:콰-앙!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요란한 소리가 울립니다.
당신이 던진 폭탄이 제단의 정중앙에 부딪히며, 눈부신 불꽃과 함께 터진 것입니다!
바로 가까이에 있는 당신에게도 그 뜨거운 열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피와 살점으로 얼룩진 제단에서 비명이 터져나옵니다.
저 제단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까요.
 
 
:그러나, 그런 끔찍한 일도 이제는 일어나지 않을겁니다.
거대한 제단의 구조물이 뿔뿔이 흩어지더니, 그대로 이쪽을 향해 기울어집니다.
 
시계초 :
회피
기준치: 60/30/12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어깨를 스쳤는지, 순간 날카로운 고통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이럴때가 아니에요!
어서 탈출해야한다구요!
귀걸이를 사용한다면, 당신은 바로 발을 뺄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아마 그게 현명한 방법이겠죠.
 
 
:벌써부터 "한패가 있었다!" 라며 사교도들이 이쪽을 노려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대로 가도 괜찮은걸까요?
귀걸이를 잡은 당신의 눈에, 사교도에게 손목을 붙잡힌 팬텀 골든 델핀이 눈에 들어옵니다.
당황하는 기색이 여실히 느껴집니다.
저래서야 도망칠 수 없을 거예요!
 
 
:그리고 때마침, 당신의 발치에 데굴데굴 굴러온 제단의 잔해, 벽돌이 있습니다.
.... 자, 어떻게 하실래요?
 
시계초 , 벽돌을 들어올려 손목을 붙잡은 사교도에게 던집니다.
 
 
:깡!
괴도의 손목을 붙들고 있던 사교도가, 당신이 던진 벽돌에 부딪혀 쓰러집니다.
손이 떨어지면, 그 찰나의 순간, 괴도는 도망칠 수 있을거에요.
훌륭해요! 무사히 괴도를 구해냈군요.
이제, 당신도 이곳에서 도망칠 시간이에요.
귀걸이에 손을 올리고, 마지막으로 마주한 건 이를 가는 사교도의 얼굴입니다.
 
---:절대, 절대로 용서 못 한다.
 
 
:그는 당신을 정면으로 노려보고 있습니다.
 
---:네놈들 전부, 절대로-......!
 
 
:팟,
텔레포트가 발동합니다.
 
 
:깜빡,
당신이 눈을 뜨면, 그곳은 여전히 캔디랜드의 한복판입니다.
깊은 밤, 사람들이 한곳에 뭉쳐 퍼레이드를 보고 있습니다.
흥겨운 음악이 흐르고, 퍼레이드 마차 위에서 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춤을 춥니다.
조금 전까지 있었던 일들은 당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되었습니다.
 
럭시오:... 위험할 수도 있었는데, 왜 저를 구해줬어요, 형사님?
 
 
:오, 아뇨. 한 명 더, 괴도가 있었군요.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 그는 당신의 옆에 서 있습니다.
다시 평상복을 입고 있으나, 표정만큼은 괴도일 때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자신만만하고, 뻔뻔한, 언제나 무대 위에 올라선 배우와 같은.
 
시계초 :사람 구하는 일에 위험하고 안위험하고가 어디있어?
너가 괴도이기전에 똑같은 사람이라고 얘기했잖아.
 
럭시오 , 대답을 듣고서는 피식, 웃어버립니다.
 
럭시오:살짝 바보같은 구석도 있으시네요.
덕분에 얼굴 팔리셨잖아요.
저 때문에, 형사님도 그들에게 아주 유명해진거에요. 정말로.
 
 
:퍼레이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폐장 시간이 가까워졌는지, 캔디랜드가 마지막 불꽃놀이를 쏘아올립니다.
아주 먼 곳에서 터지는, 붉고, 노랗고, 푸른 빛무리를 보며 사람들이 탄성을 내지릅니다.
저 빛무리 아래에서 로맨틱한 말을 하는 건 정석적인 연출이죠.
문득 눈이 마주치면, 럭시오가 무어라 속삭입니다.
 
시계초 :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럭시오: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그래도,
...이제 다시는 만나지 않는게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이어진 마지막 한 마디는, 주변의 소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또렷하게 들렸습니다.
 
럭시오:안녕, 형사님.
 
 
:누군가 중심을 잃었는지, 인파가 한 번에 기우뚱합니다.
당신은 중심을 잡기 위해 잠시 시선을 뗍니다.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고개를 돌리면 럭시오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빛무리가 서서히 잦아듭니다.
펑, 펑......
 
 
:... ...
이제 어쩔거에요?
그는 당신에게 작별을 건네고는 사라졌습니다.
어쩌면, 이대로 보내주는 것이 그가 바라는 행동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로 이대로 보내줄 생각인가요?
... 어쩌고 싶으세요?
 
시계초 , 그렇게 말하는 럭시오의 행동이 짜증이 난것인지 그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봅니다.
 
 
:... 역시, 이렇게 헤어지는 건 말도 안됩니다.
지금까지 실컷 당신을 흔들어놓은 건 바로 그 괴도였는데 말이에요.
당신은 포기하지 않고, 퍼레이즈가 끝나고 빛이 잦앙들고, 폐장 안내 방송이 흘러나와 모든 인파가 스러질 때까지 그를 찾아다닙니다.
어쩌면, 이미 돌아갔을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너무 피곤했어서, 이제 그만 쉬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신은 팬텀 골든 델핀을, ...-럭시오를 찾아 헤맵니다.
당신이 경찰이기에, 괴도를 쫓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이게 겨우 그런 이유만은 아니라는거,
이제 알고 있잖아요?
 
시계초 , 회전목마쪽으로 갑니다.
 
 
:회전목마. 럭시오가 좋아한다고 했었죠.
정말로 그곳에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막연히, 그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움직입니다.
그 추리는 아주 엉터리인데다가, 운에 맡긴 결론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로 훌륭한 형사는 목표를 잡는 데에 노력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법이잖아요.
당신은, 앞으로 걸어나갑니다.
 
 
:그리고 정말로, 회전목마의 앞에서,
 
럭시오:......기억력이 좋으시네요, 형사님.
 
 
:당신은 럭시오와 마주칩니다.
 
럭시오:한 번 더 타고 싶었는데, 폐장 시간이 되버려서, 탈 수 없게 되어버렸어요.
아쉬운거 있죠.
... ... 혹시 체포하러 오신건 아니죠?
저 오늘 나름 착하게 군데다가, 딱히 형사님 뒤통수 친 일도 없던 것 같은데...
이번만 봐주시면 안될까요?
 
시계초 :내가 이런상황에서까지 체포할걸 생각하는 엄청 매정한 사람은 아니거든?
제대로 얘기라도 하자고 온거야.
 
럭시오:... 무슨 이야기를요?
솔직히, 저는 정말 전할 말은 다 전하고 온 것 같은데.
 
시계초 :내가 아니거든?
왜 내 주변에 있는 놈들은 다 하나같이 지 할말만 하고 먼저가는 지 참...
너 할 말만 하고 가면 다야? 그렇게 굴리고 흔들어놓고서 이제 안녕. 하고 가면 내가 같이 안녕이라고 하면서 보내줄 것 같아?
 
럭시오:....하지만-...
 
럭시오 , 작게 한숨을 쉽니다.
 
럭시오:그래요, 제가 조금 이기적인 방식으로 안녕을 고하긴 했어요.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시계초 :어쩔 수 없는 선택? 그럼 나는 뭐가 되는거야?
 
럭시오:......
 
럭시오 , 입을 몇번 뻐끔거리다가, 몸을 돌려 얼굴을 숨기고선 말을 이어갑니다.
 
럭시오:제 별명인 골든 델핀에서 델핀은, 꽃의 이름을 딴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돌고래를 의미해요.
돌고래의 특징 중 하나는, 헤엄치는 속도가 엄청 빠르다는거에요.
그 애들의 몸에는 아무것도 붙어있지 않고, 엄청 매끈해서, 물 속에서도 빠르게 움직일 수 있거든요.
따개비 같은 것들이 몸에 붙어있으면, 아무리 날렵한 돌고래여도 결국은 뒤쳐지고 말거에요.
자연에서 뒤쳐지고, 도태된다는 건, 곧 죽음을 의미해요.
... 그건, 인간들도 마찬가지에요.
 
럭시오:누구보다 날렵하고, 은밀하게, 아무것도 붙지 않은 홑몸으로.
이런 일을 할 때는 그게 편해요.
... 솔직히, 여태까지 제가 형사님을 엄청 이용하기는 했어요.
좀 미안했긴 한데... 그게 유리했거든요.
그런데, 뭐랄까...
... 너무 많이 미안해졌어요.
 
럭시오:더는 휘두르고 싶지 않기도 하고, 이대로 계속 같이 있다가는...
... 형사님이 제 약점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건, 정말로 좋지 않은 일이고요.
 
럭시오 , 살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봅니다.
 
럭시오:괴도는 언제나 가볍고, 군더더기 없이 매끄러운게 좋아요.
저 빛나는 별의 바다를, 누구보다도 빠르게 헤엄쳐 나가야 하니까.
누군가의 옆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하고, 누군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 자리에 멈춰서 애태우는건,
괴도가 할 일이 아니에요.
...어쨌든, 정말로 미안해요.
사교도 건은 걱정하지 마세요. 어떻게든 시선을 끌어볼테니까요.
 
럭시오:형사님에게까지 접근할 일은 없을거에요. ...없게 만들거에요.
... 돌아갈 때도 따로가 좋겠죠.
집까지 데려다주지도 못하고... 데이트 상대로는 완전 실격이네요.
 
시계초 , 잠시 인상을 쓴채로 보다가 럭시오를 향해 손짓합니다.
 
시계초 :나는 너랑 정반대야.
난 한자리에 머물러서 다른 사람을 기다려야 해.
그게 내 동창이든, 오웬이든, 누구든지.
하지만, 한자리에 머무니 눈에 자꾸 들어오는 것들이 있어.
너처럼, 자꾸 머무는 걸 그만두는 사람들이.
자꾸 떠날것 처럼, 다시는 안돌아올 것 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시계초 :그런 사람들을 보고도 나는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어.
그러니까 붙잡는 것 정도는 해도 되잖아?
차라리 처음부터 나 말고 다른 사람한테 가던가.
아니면 그때 이후로 나한테 나타나지를 말던가.
그렇게 혼자 헤엄쳐 나갈거면 정이라도 주지 말았어야지.
너도 니 멋대로 했으니까 나도 한번즈음은 멋대로 해도 되지?
 
시계초 :그럼. 만약 수색이랑 별개로 정말 이게 데이트라고 생각했으면 가까이 와.
이건 부탁이 아니라 강제야. 와.
 
 
:흠칫, 등을 보이고 서있던 럭시오가 당신의 말에 동요합니다.
느릿하게 당신을 돌아본 그 표정은 미소가 떠있지만, 동시에 눈물이 방울져서 천천히 흐르고 있습니다.
한 발, 그리고 또 한 발.
그는 당신을 향해, 그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눈물 만큼이나 느리게 다가옵니다.
딱 한 발. 손이 닿기까지, 딱 한 발만을 남기고, 그는 멈춰섭니다.
어느새 울상이 된 표정으로, 울음에 잠긴 목소리로, 그는 말합니다.
 
럭시오:... 미안해요.
 
 
:부스럭,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품속에서 손으로, 무언가 들려나옵니다.
 
시계초 , 무언가 들려나온 손의 반대쪽 손을 잡고 들어올려 자신의 뺨에 가져다댑니다.
 
시계초 :솔직히 말해. 정말 내가 좋아서 데이트니 뭐니 그렇게 말한거야?
 
럭시오 , 멈칫, 물건을 든 손을 허공에 그대로 든 채 당신을 바라봅니다.
 
럭시오:... 처음 제안을 했던 그때는 순전히 장난이었어요.
지금은-...
....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에요.
 
시계초 :사람 마음 그렇게 흔들어놓고서 처음은 장난이었다라...
 
시계초 , 자신의 뺨에 가져다댄 손을 조금 움직여 손바닥에 짧게 입을 맞춥니다.
 
시계초 :내 첫키스랑 첫데이트 다 뺏어가놓고 장난? 참 대담한 괴도였네.
 
럭시오:..-아, 저기, 그건, 그러니까 말이에요,--
 
럭시오 , 어버버 거리다가 작게 한숨을 쉬곤, 뭔가 결정한 듯한 표정을 지어냅니다.
 
럭시오:마, 맞아요, 네, 다 장난이었어요.
그냥, 이용하기 편하고 좋으니까, 멋대로 휘둘렀던거였다고요.
... 지금도 그럴거라는 생각은 없어요? 네?
그냥, 체포 당하기 싫으니까 가지고 노는거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의심은 없는거에요?
 
시계초 :얼탱이가 없어서 그런거 생각할 틈도 없었다.
나한테는 다 처음 겪은 일들이었는데 그런 의심할 새도 없이 화났지.
지금은 뭐-
글쎄. 이제는 별 생각이 없어. 대신 떠날거면 작은 복수 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
 
시계초 , 그리 말하며 럭시오의 입에 짧게 입을 맞춥니다.
 
 
:짧막하게 입을 맞추고 스르르 떨어지면, 눈에 띄게 동요하고 있는 표정의 럭시오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 대단하신 괴도님의 저런 표정을 본 사람은 당신이 유일하겠죠.
다만, 이 뒤에 남은 것이 이별인 것을 떠올리면,
짧은 키스의 감촉은 대중이 흔히 말하는 것처럼 달콤하다기보단, 아주 씁쓸하게만 느껴집니다.
그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려나요.
어느새 가라앉아, 슬퍼보이는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스칩니다.
 
시계초 , 동요하는 표정을 보고 잠시 미소짓다가 슬퍼보이는 표정으로 다시 바뀌자 럭시오를 보며 말합니다.
 
시계초 :다른 사람 당황하게 만드는게 생각보다 재미있네.
 
시계초 , 그렇게 말하며 한번더 럭시오의 입에 입을 맞춥니다. 아까보다 더 오랫동안. 조금 오랫동안 입을 맞추다가 스르르 떨어지며 잡고있던 손을 놓아줍니다.
 
럭시오 , 놓여진 손을 한 번, 당신을 한 번, 돌아보고서는 작게 중얼거립니다.
 
럭시오:... 제가 나쁜 물 들인 것 같잖아요, 정말...
 
시계초 :맞는것 같은데.
 
럭시오:...아- 마지막으로 나쁜 짓 해서 어떻게든 정 떼고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까지 해버리시면, 별 소용 없게 되버리잖아요.
... 싫었다는 건 아니지만.
 
럭시오 , 말은 그리 하면서도, 내내 손에 들고 있던 물건- 섬광탄의 핀을 틱, 뽑아내며, 눈을 감습니다.
 
 
:예상했던 상황에, 당신은 눈을 감았습니다.
번쩍- 밝은 빛이 닫힌 눈꺼풀 너머에서 비쳐들어옵니다.
맹렬하게 비쳐오는 빛과 함께 다가온 것은, 마지막 이별의 포옹과 안녕히, 라며 작별을 고하는 목소리였습니다.
빛이 사그라들고나면 눈 앞에 남은 것은 일전에 선물 가게에서 럭시오가 샀던 돌고래 인형 뿐입니다.
아마도, 이 넓은 별의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가 남기고 가는 마지막 선물일겁니다.
....칠칠치 못하게, 매번 이렇게 흔적을 남기고 사라져야 직성이 풀리는 걸까요, 참.
 
 
:...
그 후, 집에 가는 길 내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이곳에 왔을 때의 길을 거슬러서,
집으로 돌아갔을 뿐입니다.
...
캔디랜드에서의 일 이후, 연쇄살인사건은 흐지부지하게 종결되었습니다.
 
 
:더는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거든요.
럭시오가 말하고 간대로, 야수회의 사교도들은 당신을 노리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조용하고, 잔잔하며, 평화롭습니다.
팬텀 골든 델핀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딱 그때부터였습니다.
모든 신문은 앞을 다투어 도시의 유명한 괴도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정말 괴도가 살인사건의 범인이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추측 투성이의 기사를 냅니다.
괴도가 사라진 이유를, 오직 당신만이 알고 있네요.
 
 
:노랫소리 사이에서 춤을 권했던 일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얄밉게 성명서를 보냈던 일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나서는 도움을 청했던 일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괴도는, 더이상 당신에게 접촉하지 않습니다.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를 토대로 아무리 조사를 해보아도, 모두 허탕으로 돌아갑니다.
금빛 바다의 괴도는, 금빛의 돌고래는, 저 넓은 밤하늘을 헤엄쳐, 당신에게서- 그리고 이 도시에서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이따금, 밤하늘을 보면 그리움이 몰려옵니다.
당신 몫까지 시선을 끌다가 다치진 않았을까, 지금은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을까,
 
 
:혹시 외롭진 않을까.
...
적어도, 괴도가 당신의 평정심은 갖고 달아나버린 것만은 명확하네요.
밤하늘을 바라보며, 그날의 괴도를 떠올립니다.
당신이 제 약점이 될까 두렵다는, 힘없는 목소리로 떨어진 고백을 떠올립니다.
......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ED2. 괴도, 완전히 실종!
 
사랑스러운 당신을 위한 선물 | SAN + 1d3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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