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지평선

[COC 플레이로그] 캘버리를 향해 걷는 100시간 본문

COC 플레이 로그 (캠페인)/크리그어, 100시간 연대기 (예아&네오)

[COC 플레이로그] 캘버리를 향해 걷는 100시간

CB_PL_ 2023. 1. 8. 19:59

시나리오 링크(인포): https://posty.pe/vvlia9

* 크리그어 페어로 플레이한 탓에 해당 시나리오의 네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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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ㅡ치직, 칙.
 
아아, 아. 연합정부 소속 안전지대에서, 이 방송을 듣고 있을 생존자 여러분에게 알립니다.
 
여러분은, 파이로젠 바이러스, 통칭 좀비 바이러스로부터 생존한, 인류의 희망입니다.
 
아시다시피 아직까지 좀비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생존자 여러분은 아직 좀비가 되지 않은 '감염자'를 보실 경우 속히 처단해 주십시오.
 
지금 여러분이 듣고 있을 곳에서 가장 가까운 안전지대는 캘버리 교도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좀비의 특성을 감안해 생존자 여러분은 최대한 해가 지고 움직여 주십시오.
 
 
 
:낮에 움직이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곳은 좌표는 xxx.xxx.xxx.
 
다시 한 번 반복합니다. 생존자 여러분은 캘버리의 안전지대로 와주십시오. 그곳의 좌표는-...
 
 
 
:뚝,
 
당신은 몇 번도 더 들은 라디오의 방송을 끄고,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오늘 쉬어가기로 한 폐공장의 창고 한 구석은 어둑합니다.
 
유일한 광원인 벽 꼭대기에 위치한 환푸우에서 정오의 햇빛이 비치고, 당신의 옆엔 네오와 로버트가 곤히 잠들어 있습니다.
 
...
 
10월 27일,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동일한 질병 증세를 보였습니다.
 
 
 
:학자들은 곧 이 질병이 전례없는 바이러스의 감염이 원인임을 알아냈고, 파이로젠 바이러스가 명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미디어는 이 바이러스를 좀비 바이러스라고 불렀고, 최초 감염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이를 좀비 사태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 오늘은, 그 좀비 사태로부터 1년 7개월 12일째.
 
저번 임무 도중 낙오된 당신과 네오는 이 절망적인 세계를 해쳐나가며 안전지대로 향하는 여정을 해오고 있습니다.
 
당신은 문득, 잠든 네오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상태가 좀 이상하네요.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김예아: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네오가 중얼거리는 말을 주의 깊게 들어보았지만,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의 표정은 마치 악몽이라도 꾸는 것 같아 보입니다.
 
 
김예아 , 그것을 보고있다가 옆에 붙어서 토닥해줍니다.
 
 
 
:당신이 몇 번 그를 토닥이다보면, 얼마안가 눈을 번쩍 뜨며 잠에서 깨어납니다.
 
어쩐지 엄청 놀란것 같은 표정이네요.
 
 
김예아 , 고개를 갸웃합니다.
 
 
김예아:왜?
 
 
네오 샤프슈체:...-그냥 좀, 기분 나쁜 꿈을 꿔서.
 
지금 몇시야?
 
 
김예아 , 시계를 확인합니다.
 
 
 
:지금은 아침 11시 48분. 곧 정오가 될 시간입니다.
 
 
김예아:곧 정오가 돼.
 
 
네오 샤프슈체:-그래?
 
그럼 이제 내가 보초 설테니까, 좀 자고 있어.
 
 
김예아:...- 알았어.
 
 
 
:당신의 대답을 들은 네오는 당신의 한쪽 손을 꼭 잡은 채 한참동안 당신을 바라보다가, 슬슬 행동에 의문이 들 때 즈음에 입을 엽니다.
 
 
네오 샤프슈체:... 항상 말하는 것 같긴 한데, 무슨일이 생겨도 너무 무리하지 말고, 꼭 살아야 해. 알았지?
 
 
 
:대체 무슨 꿈을 꿨길래 이러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걱정어린 말을 하며 당신을 보며 웃습니다.
 
 
김예아:...-갑자기?
 
 
네오 샤프슈체 , 어깨를 한번 으쓱입니다.
 
 
네오 샤프슈체:밖에 상황이 상황이잖냐.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김예아:그렇긴해도-...
 
 
네오 샤프슈체:얼른 자, 피곤할거 아냐.
 
 
네오 샤프슈체 , 잡고 있던 손을 놓아주고 머리를 톡톡 쓰다듬습니다.
 
 
김예아:우...이상한 얘기만 하고.
 
...-너가 굳이 말 안해도 살거야.
 
내가 구한건데 안 살아있을리가...
 
...그래도 너 없으면 딱히 안 살아도 될것 같기도하고...
 
 
네오 샤프슈체:어허.
 
 
김예아 , 그렇게 말하며 네오한테 기댑니다.
 
 
김예아:몰라... 그냥 그때가서 생각할래.
 
 
김예아 , 눈을 감습니다.
 
 
네오 샤프슈체 , 가만히 기대고 있는 걸 지켜보다가, 몇 번 토닥이며 작게 속삭입니다.
 
 
네오 샤프슈체:생각할게 뭐 있어, 살 사람은 살아야지.
 
너 혼자서도 잘 할거라고 믿을테니까, 괜히 이상한 생각 하지 마.
 
뭐, 나도 쉽게 죽을 생각은 없지만서도-...
 
 
김예아:그래도- 나는 너랑 다른애들 살리고싶어서 그렇게 노력한건데... 당사자들이 없으면 무슨소용이야...
 
더군다나 생사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게 지금은 너밖에 없는데-...
 
물론 살아달라고 하면 열심히 살겠지만...
 
 
네오 샤프슈체:그럼, 열심히 살면 되겠네.
 
나는 따지고보면 너 하나 살리자고 그랬던거니까.
 
 
김예아 , 뭔가 분하다는 표정을 짓다가 머리로 네오를 꾹 누릅니다.
 
 
네오 샤프슈체 , 뭐하는거람, 싶은 표정으로 잠깐 쳐다봤다가 웃어 넘깁니다.
 
 
김예아:몰라, 진짜로 그때가서 생각할래.
 
잘거야-...
 
 
네오 샤프슈체:...그래, 잘 자라.
 
 
 
:무언가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감각과 함께, 당신은 눈을 감은 채 스르르 잠에 빠져듭니다.
 
...
 
...
 
 
ㅡ 6월 8일 7:00 pm.
 
 
 
:누군가가 한창 잘 자고 있던 당신을 흔들고 밀며 깨우고 있습니다.
 
느리게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은 익숙한 얼굴들이네요.
 
 
네오 샤프슈체:아, 이제야 일어났네.
이제 밤이야, 이동해야지.
 
 
김예아 , 졸린눈을 손으로 비비며 하품을 늘어지게합니다.
 
 
김예아:벌써-? 잘때는 시간이 왜이렇게 빠른지...
 
 
네오 샤프슈체:다 그렇지 뭐.
 
 
네오 샤프슈체 , 주섬주섬 통조림에 든 식량을 건넵니다.
 
 
네오 샤프슈체:자, 먹고 출발하자.
 
 
김예아:네엥...
 
 
 
:충분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배를 곪지 않을 정도의 식사를 챙긴 뒤, 일행은 창고를 떠납니다.
 
어둠이 깔리고 달빛이 내려앉고, 넓은 공장 부지는 황량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따금 이 공장 유니폼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은 좀비들이 앞을 보지 못한 채 목적 없이 배회하는 것이 보입니다.
 
두 사람은 숨을 죽인 채 살금살금, 폐공장 지대를 빠져나옵니다.
 
 
김예아:
기준치: 65/32/13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당신이 한 발을 내딛자, 당신의 발치에서 부스럭, 하는 소리가 납니다.
 
이런, 누가 이런 곳에 과자 봉지를 버렸담!
 
근처에 있던 좀비 두 마리가 일제히, 소리가 난 쪽을 돌아봅니다.
 
 
김예아:
민첩
기준치: 75/37/15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두 말 할 것도 없이, 짧게 시선을 주고 받은 당신과 네오는 죽을 힘을 다해 좀비를 피해 달립니다.
 
등 뒤에서 로버트가 잽싸게 따라오는 소리와 좀비들의 비명, 그리고 신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
 
얼마나 달렸을까요? 다행이도 좀비들을 따돌리는 데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은 짐들을 들고 달리느라 가빠진 숨을 몰아쉽니다.
 
그런 와중에도 당신을 슬 훑어보던 네오는 의례적인 말투로 한마디를 건넵니다.
 
 
네오 샤프슈체:다친 데는 없지?
 
 
김예아:다쳤을리가...보자마자 달렸는데.
 
 
네오 샤프슈체:하긴.
 
 
네오 샤프슈체 , 스흡, 하고 숨을 삼키며 호흡을 정리합니다.
 
 
네오 샤프슈체:이만 이동하자, 괜히 계속 여기 있다가 좀비 꼬일라.
 
 
 
:두 사람은 지도를 보고, 언제나와 같은 긴 여정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뻥 뚫린 흙길과 초원은 이따금씩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제외하고는 고요합니다.
 
오늘따라 달이 밝아서, 다른 조명 없이도 길이 잘 보이네요.
 
 
네오 샤프슈체:이 길을 따라가다보면 마을이 하나 있어.
 
조금 서둘러서 가면 동 트기 전에 거기까지는 갈 수 있겠지.
 
 
김예아:으음...
 
뭐, 열심히 걸으면 도착하겠지-
 
 
김예아 , 기지개를 피며 말합니다.
 
 
네오 샤프슈체:그때까지 아무 문제 없이 간다면의 가정이긴 해.
 
 
김예아:그런 불길한 얘기는 하지말자.
 
 
김예아 , 주변을 슬쩍 봅니다.
 
 
김예아:맨날 밤에만 다녀서 그런지 이제는 밤눈이 밝아진것 같아.
 
 
네오 샤프슈체:이러다가 사태 끝나고서는 아침에 눈부셔서 못 돌아다니는거 아닌가 몰라.
 
 
김예아:그게 좀비 아니야?
 
 
네오 샤프슈체:... 그런가?
 
하긴 이 사태 이전의 창작물들 보면 좀비가 낮에는 뜨거워서 불타죽는다니, 빛을 싫어해서 밤에만 나타난다느니 하는 설정이 있었지.
 
 
김예아:사실 좀비가 아니라 뱀파이어아닌가 싶긴하다.
 
내가 뱀파이어면 네오 피 먹어야지.
 
(^^)
 
 
네오 샤프슈체:-?
 
내가 그렇게 헌혈을 막 해줄 것 같냐?
 
 
김예아:목 물어버리면 그만 아니야?
 
 
네오 샤프슈체:그러니까, 순순하게 물려줄 생각은 없단거지.
 
 
김예아:나 힘으로 이길 수는 있고?
 
 
네오 샤프슈체:짬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긴 한데.
 
 
김예아:양손목 붙잡으면 아무것도 못할것 같은데.
 
 
네오 샤프슈체:습.
 
한 마디를 안 져요, 아주.
 
 
김예아 , 웃습니다.
 
 
김예아:한마디로 안지면 그게 예아겠니.
 
 
네오 샤프슈체:덕분에 누가 사칭해도 못 알아보지는 않겠어.
 
 
김예아:날 사칭할...가치가 있을까?
 
 
네오 샤프슈체:음-
 
세상은 넓고 미친놈은 많다잖아?
 
 
김예아:ㅡ.ㅡ
 
 
네오 샤프슈체:가끔은 그럴 필요가 없는 짓을 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니까, 있다면 있겠지?
 
 
김예아:움...
 
하긴- 크리쳐들도 사람 네오 사칭하고 나 사칭하고 그러는데.
 
 
네오 샤프슈체:(큼)
 
그래도 인간은 크리쳐보단 덜하니까 뭐...
 
솔직히 파트너 된 지 얼마 안됐을 땐 그런 녀석들 마주치면 어쩌나 식겁했다고.
 
 
김예아:에이-
 
...좀 문제긴 하겠네.
 
 
 
:한참을 그리 대화하며 걸어가다보면, 두 사람이 걷던 도로가 흙길에서 아스팔트 도로로 바뀌어가고, 문명의 흔적들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 이스트 베일에 어서 오세요. ] 라고 적힌, 핏작국이 말라붙어있는 간판이 새벽 어스름 너머로 보입니다.
 
 
네오 샤프슈체:늦지 않게 잘 도착했네.
 
여기 마을에서 쉴만한 곳을 찾아보자.
 
 
 
:두 사람은 마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한때 주민들이 살았을 마을의 거리는 을씨년스럽게 텅 비어있습니다.
 
이제는 사람이 살지 않을 빈 주택들이 일렬로 세워져 있고, 거리에는 드문드문 보이는 형체를 알 수 없는 시체 덩어리들과 쓰레기들이 널려있습니다.
 
당신과 네오는 이따금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거리들을 걷다, 주변에 좀비들이 없는 집 한 채를 발견합니다.
 
저 집이라면 좀비와 싸울 필요 없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예아 , 그집으로 들어갑니다.
 
 
 
:일행은 조심스레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평범한 가정집 안은 이미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엉망으로 어질러져 있습니다.
 
집 안을 둘러보니 거실이었을 공간에 널브러진 도끼와 세 개의 방, 그리고 주방이 보입니다.
 
 
김예아 , 널브러진 도끼를 들어봅니다.
 
 
 
:꽤나 큼직한 손도끼입니다.
 
드는데 무리는 없겠지만, 무기로 쓰기엔 영 익숙하지 않네요.
 
평소였다면 나무를 다듬는 데나 쓰였겠지만 이런 상황이니 만큼, 사용처는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 증거로, 손잡이와 도끼날에 핏자국이 검붉게 말라붙어 있습니다.
 
 
김예아:(질리는 도끼를 꽤 다루던데... 나는 영-)
 
 
김예아 , 주방으로 들어갑니다.
 
 
 
:엉망진창이 되어 있는 주방입니다.
 
문이 열려 있는 냉장고는 텅 비어있고, 검게 변한 핏자국 탓에 더러워진 식탁과 조리대 위에는 식칼과 쇠톱이 놓여 있습니다.
 
쇠톱의 날 사이사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점들이 굳은 피와 엉겨 붙어있습니다.
 
주반 구석에 놓인 큼지막한 검은 쓰레기통에선 악취가 풍겨오네요.
 
 
김예아:오...
 
이 살점은 과연 동물일까 인간일까.
 
전자는 그럴 수 있다지만, 후자면...
 
 
네오 샤프슈체:... 솔직히 인간이여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긴 해.
 
 
김예아:그래도 인간으로서의 본능적인 그런...
 
 
네오 샤프슈체:비인도적이긴 하지.
 
거부감도 들고.
 
근데 뭐, 아까도 말했었지만,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걸 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니까.
 
 
김예아:그렇지-
 
그래도 상상은 하기 싫다.
 
 
김예아 , 그리말하며 첫번째 방으로 갑니다.
 
 
 
:이 방은 서재로 쓰이던 방인 모양입니다. 한쪽 벽면을 책장이 차지하고 있고, 그 반대편에 책상이 놓인 아담한 구조입니다.
 
 
김예아 , 슬쩍 둘러보다가 액자를 봅니다.
 
 
 
:아마도, 이 집에 살고 있었을 가족들의 사진입니다.
 
사진 속에는 젊은 부부와 두 아이가 행복하게 웃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지금, 살아 있을까요?
 
 
김예아:(그런거까지는 생각하지 않기로 하자.)
 
 
김예아 , 책상을 봅니다.
 
 
 
:책상 서랍 안은 부러진 연필이나 다 쓴 펜 따위만 들어있습니다.
 
책상 위도, 서랍 안도, 먼지만 가득합니다.
 
 
김예아 , 메모패드를 봅니다
 
 
 
:낡은 메모패드에는 구겨진 종이뭉치들이 껴 있습니다.
 
전에 이 집에 살던 사람들이 작성한 것 같네요.
 
종이뭉치 곳곳에는 피로 보이는 얼룩이 묻어있습니다.
 
 
김예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건, 이 집에 살던 생존자의 마지막 기록인 것 같습니다.
 
곳곳에 묻은 얼룩으로 읽기 힘들었지만, 드문드문 멀쩡한 페이지들이 있었습니다.
 
 
김예아 , 그것을 보다가 마지막 문장을 보고 종이를 접어 주머니에 넣습니다.
 
 
김예아:네오-
 
다른 방 갈때 문열기전에 한번 안에 소리 확인해야할것 같아.
 
 
네오 샤프슈체:응? 뭘 봤길래 그래,
 
 
김예아:집 주인이 좀비가 된 자식을 방에 격리시킨것 같아.
 
 
네오 샤프슈체 , 책장에서 노트를 몇 권 꺼내 들고선 돌아봅니다.
 
 
김예아 , 메모패드에 있던 내용 대충 요약해서 말해줍니다.
 
 
네오 샤프슈체:... 생각보다 위험한 곳이었네,
 
지금 나가기엔 벌써 해도 떴고, 여차하면 문이라도 잠그고 있어야겠는걸.
 
 
김예아:응, 그래야할것 같은데?
 
거기는 뭐 있었어?
 
 
네오 샤프슈체:딱히 중요해보이는 건 없었어.
 
해봐야 여기 집 주인이 생물학 전공자였겠거니 하는 정도?
 
 
김예아:으음...그래서 좀비를 관찰한거구나.
 
 
김예아 , 옆에서 들고있는 노트를 봅니다.
 
 
 
:텅 비어있는, 사용하지 않은 새 노트입니다. 이런건 뭐하려고 챙기는거람.
 
 
김예아:그건 왜?
 
 
네오 샤프슈체:새삼스레 일기라도 쓸까 싶어서 그런다.
 
 
김예아:(엥?한표정)
 
 
네오 샤프슈체:뭐. 왜.
 
 
김예아:아ㅏ니야.
 
 
네오 샤프슈체:...그으으으래.
 
 
김예아 , 방을 나서 두번째방 들어가기전에 문에 귀를 대봅니다.
 
 
 
:... 안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드문드문 뭔가가 바닥에 쓸리는 듯한 소리도 나는 군요.
 
 
김예아 , 손짓으로 여기안에 있다는 사인을 보냅니다.
 
 
네오 샤프슈체 , 잠깐 뭔가 고민하나 싶다가, 서재에서 의자를 가져와 문고리 틈새에 걸어 문을 막습니다.
 
 
네오 샤프슈체:정황상 한참 굶은 좀비 넷에 원래는 일반인이었으니까 이정도로 충분하지 않을까.
 
 
김예아:그렇겠지?
 
 
김예아 , 세번째방으로 갑니다.
 
 
 
:다른 방보다 비교적 깔끔한 방입니다.
 
옷가지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옷장과, 킹사이즈의 침대가 놓여 있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침대에서 잘 수 있겠네요.
 
 
김예아:오 침대.
 
 
네오 샤프슈체:이건 또 간만이네.
 
 
네오 샤프슈체 , 방 안으로 개를 들여보내고, 문을 잠근 뒤 짐을 내려놓습니다.
 
 
김예아 , 옆에서 같이 짐 내려놓은뒤 침대에 대자로 눕습니다.
 
 
 
:당신이 침대에 눕자, 로버트도 침대 위로 폴짝 뛰어오르더니 당신의 옆에 누워 몸을 둥글게 웅크립니다.
 
 
김예아 , 옆으로 몸돌려서 로버트를 끌어안습니다.
 
 
네오 샤프슈체 ,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침대에 슬 걸터앉아 말을 건넵니다.
 
 
네오 샤프슈체:오늘은 내가 먼저 보초 설테니까, 자고 있을래?
 
 
김예아:어어...침대에 누우니까 일어나기 싫어-...
 
 
네오 샤프슈체:그럴거 같더라.
 
 
김예아:웅...
 
 
김예아 , 로버트를 끌어안고있다가 몸을 반대쪽으로 돌려 네오의 허리를 양팔로 끌어안습니다.
 
 
네오 샤프슈체 , 그 모습을 가만 쳐다보다가,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습니다.
 
 
네오 샤프슈체:개 두마리 데리고 다니는 느낌 드는거 알아?
 
 
김예아:몰라?
 
나 개야?
 
 
네오 샤프슈체:가끔 좀 그래보여, 좋은 의미로.
 
 
김예아:난 꼬리없는데.
 
 
네오 샤프슈체:행동거지가 그렇다는거지.
 
하여튼, 이만 자. 이따 교대할 때 피곤하다고 그러지 말고.
 
 
김예아:예에-
 
 
김예아 , 그리 말하며 침대에 똑바로 눕습니다.
 
 
네오 샤프슈체:... 잘자,
 
 
 
:오랜만의 포근한 감촉에 금세 몸에서 기운이 쭉 빠져나가고 졸음이 다가옵니다.
 
반쯤 잠에 취한 채 바라본 네오의 표정은 어딘가 지쳐보이고, 조금은, 슬퍼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답지 않네요, 뭔가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
 
입을 열 새도 없이 당신은 꾸벅, 잠에 들어버립니다.
 
 
ㅡ 6월 9일 6:11 pm.
 
 
 
:당신은 창 틈새로 비치는 햇빛에 눈을 떴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오랜만에 침대에서 자서 그런지 더할 나위 없이 개운한 기분입니다.
 
창밖을 보니 노을지는 하늘이 붉습니다.
 
분명 눈을 감을 땐 동이 터오던 시간이었는데.
 
...그렇다는 건, 해가 떠있을 내내, 네오가 당신을 깨우지 않았다는 것이군요.
 
 
김예아:-?
 
 
김예아 , 벌떡 일어나서 주위를 봅니다.
 
 
 
:당신이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면, 당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는 네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김예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아무래도 당신이 일어난 것도 모르고 있는 것 같은걸요.
 
... 졸고 있는건가?
 
 
김예아 , 잠시 의문을 가집니다.
 
 
김예아:네오?
 
 
 
:당신이 이름을 부르자, 네오가 흠칫 놀라며 뭔가를 급히 정리하고서는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네오 샤프슈체:... 일어났어?
 
 
김예아:뭐해?
 
그리고...왜 안 깨웠어?
 
 
네오 샤프슈체:아, 음. 옆 방에 좀비들 있잖냐, 영 불안해서 잠이 안오더라고.
 
그래서, 그냥.
 
 
김예아:안졸려...?;;
 
 
네오 샤프슈체:아직은.
 
... 뭐... 일어났으면 슬슬 갈 준비 하자,
 
아직 갈 길이 멀잖냐.
 
 
김예아:뭐...그래야하긴하는데...갈 수 있겠어?
 
 
네오 샤프슈체:왜, 못 갈것 같다고 하면 내일 출발하게?
 
그럴 시간 없는거 알잖아.
 
 
김예아:으으음...
 
 
김예아 , 불안하다는 표정을 짓다가 얌전히 침대에서 일어납니다.
 
 
 
:말은 저렇게 잘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여기서 더 있다가 갈 시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라도 빨리 안전지대로 돌아가는 것이 좋으니까요.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당신과 네오는 다시금 안전지대를 향해 걷는 길 위에 오릅니다.
 
길을 걷는 블럭들마다 집들 사이로, 좀비들이 느릿하고 목적없이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좀비들을 피해 조심조심 걸으며 마을을 거의 다 빠져나오자, 마을 외곽 즈음에 위치한 꽤나 큼직한 마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김예아:오-?
 
 
네오 샤프슈체:잠깐 저기 들렀다 갈까?
 
식량이라도 남아 있으면 챙기는 게 좋을테니까.
 
 
김예아:나도 그 생각했어.
 
 
네오 샤프슈체:그럼 들렀다가자, 좀비 있을지도 모르니까 조심하고.
 
 
김예아:예엡~
 
 
 
:마을을 빠져나가는 곳에 위치해 있는 꽤나 큼직한 마트입니다.
 
이미 많은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빼곡히 늘어진 진열대가 휑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그나마 물건들이 올려진 선반 둘이 있고, 한쪽 벽에 붙은 문에는 창고라 써있는 팻말이 보입니다.
 
 
김예아 , 첫번째 선반을 봅니다.
 
 
 
:장난감 코너입니다.
 
곰인형, 유니콘 인형, 비비탄 총...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당신은 그 선반을 지나쳐가다가 '노래하는 곰돌이'라는 태그가 붙은 인형을 발견합니다.
 
 
김예아 , 곰돌이를 봅니다.
 
 
 
:곰돌이 인형의 등 뒤에 버튼이 하나 달려 있습니다.
 
무심코 쿡, 버튼을 누르자, 어둡고 고요한 매장 안에 동요가 울려 퍼집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주의 부모 앉아서 감사 기도 드릴 때-
 
아기 잘도 잔다- - 아기 잘도 잔다- ...
 
잔잔한 동요 소리를 가만히 듣던 당신은, 불현듯 그 소리가 꽤 크다는 것을 깨닫고 인형의 버튼을 눌러 노래를 껐습니다.
 
 
 
:... 주변에 좀비가 없던 것이 다행이네요.
 
 
김예아 , 괜히 가사가 싫어서 내려놓습니다.
 
 
김예아:(옆 두번째 선반을 봄)
 
 
 
:당신이 동요를 듣고 내려놓는 것까지 전부 지켜보던 네오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그 인형을 도로 챙깁니다.
 
 
김예아:왜.
 
가져가는...
 
 
네오 샤프슈체:그냥?
 
 
네오 샤프슈체 ,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웃습니다.
 
 
네오 샤프슈체:자세히 보면 은근 귀엽잖냐.
 
 
김예아:ㅡ"ㅡ
 
맘대로해.
 
 
 
:다른 선반에는 생존에 필수적인 식품들이 있던 선반입니다.
 
생존자들이 다녀갔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빼곡했을 선반이 휑합니다.
 
드문드문 있는 것들도 쓰레기들이네요.
 
 
김예아:
기준치: 65/32/13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쓰레기 더미들 사이에서 멀쩡한 참치캔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운이 좋네요!
 
 
김예아 , 주섬주섬 챙깁니다.
 
 
 
:주섬주섬 가방 안에 챙겨넣었습니다. 그래도 수확이 있어서 다행인 것 같아요.
 
이제 남은 곳은 창고인데, 어쩐지 지난번에 들린 집에서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여기도, 저 닫힌 문 너머에 좀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김예아: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돌연 불쾌하고 익숙한 소리를 듣습니다.
 
아, 이 소리... 좀비 소리인데요.
 
그 소리의 근원지는 창고 안입니다.
 
 
김예아:...
 
창고 안에 좀비 있는 것 같아.
 
 
네오 샤프슈체:나도 소리 들었어.
 
... 어쩔래, 포기하고 갈거야?
 
안에 좀비 들어있었다고 아무도 안 털었을 것 같긴 한데.
 
 
김예아:그렇긴하지만...
 
음...
 
강행?
 
 
네오 샤프슈체:해보자는거지?
 
내가 먼저 문 열고 진입할테니까, 뒤 따라서 와.
 
 
김예아:오케이
 
 
 
:그리 말한 네오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선, 끼익- 창고의 문을 밀어 엽니다.
 
창고의 문이 열리자 좀비의 희뿌연 눈이,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고 문의 입구를 향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반응을 하기도 전에, 네오가 먼저 공격을 감행하며 달려듭니다.
 
 
김예아:
야구배트
기준치: 75/37/15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퍽, 퍽, 하는 두번의 타격음이 창고 안을 울립니다.
 
간단하게 처리했네요.
 
처참히 짓뭉개진 좀비의 시체는 뒤로 하고, 당신은 창고 안을 돌아보았습니다.
 
널찍한 창고에서 그나마 멀쩡한 상자 세개를 발견합니다.
 
 
김예아 , 순서대로 열어봅니다.
 
 
 
:첫번째 상자에는 옷가지들이 들어있습니다.
 
유행이 지난 옷들을 무더기로 세일할 때 쓰였던 상자인가봅니다.
 
 
김예아:음...
 
(고민하지만 그만둠)
 
 
김예아 , 적당히 쓸만한 옷들을 주섬주섬한뒤에 다음 상자를 열어봅니다.
 
 
 
:두번째 상자 안에는 단백질 바 한 무더기가 들어있습니다.
 
잘만 하면 족히 몇 주는 버틸 수 있을 정도의 양입니다.
 
창고를 열길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예아 , 득템! 하며 챙긴뒤 다음 상자를 엽니다.
 
 
 
:마지막, 세번째 상자에는 누군가에겐 정말 절실할 ... 술병들이 들어있습니다.
 
와인이에요.
 
 
김예아:...
 
(옆에 봄)
 
 
 
:문득 누가 생각나서 옆을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네요.
 
분명 방금까지 옆에 있던 네오는 어느새 저만치에서 죽은 좀비의 시체를 뒤지고 있었습니다.
 
 
김예아 , 고민하다가 술병하나를 짐 깊숙히 집어넣고 다시 상자를 닫습니다.
 
 
김예아:(총총총 네오에게 가기)
 
단백질 바 한 무더기를 득템했어.
 
 
네오 샤프슈체:그래?
 
창고 열어보길 잘했네.
 
 
네오 샤프슈체 , 중얼거리면서 시체에서 권총을 찾아 꺼내 듭니다.
 
 
네오 샤프슈체:오, 총.
 
 
김예아:오-
 
탄약은?
 
 
네오 샤프슈체 , 탄창을 꺼내 확인합니다.
 
 
네오 샤프슈체:네 발 정도 남았네.
 
소리가 커서 쓰긴 좀 힘들겠지만서도, 챙겨서 나쁠건 없겠지.
 
 
김예아:뭐, 그렇지.
 
총이 편하긴하지만...
 
 
네오 샤프슈체:권총용 소음기 하나 갖고 있을걸.
 
 
네오 샤프슈체 , 아쉽다는 듯이 중얼거리며 외투 안주머니에 총을 집어넣습니다.
 
 
네오 샤프슈체:다 둘러본거면 이제 슬슬 나갈까?
 
 
김예아:그래-
 
 
 
:마트의 밖으로 나오고보면, 어느새 동이 터오고 있습니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나 지난건지 모르겠네요.
 
마트 안에서 밤이 될 때 까지 기다려야할까 고민하던 차, 네오가 작게 한숨을 쉬곤 말합니다.
 
 
네오 샤프슈체:너, 혹시 피곤하냐?
 
아니면 낮이여도 좀 이동하는게 어떨까 싶은데.
 
이 앞으로도 계속 도로만 있을거라 좀비가 많진 않을거 같거든.
 
 
김예아 , 슬쩍 밖을 보다가 네오를 보며 말합니다.
 
 
김예아:'나'는 상관없지만,
 
너는?
 
안피곤해?
 
 
네오 샤프슈체:나야 뭐, 하루이틀 밤샘하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 멀쩡해.
 
 
김예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항상 말은 멀쩡하다고 하죠.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는 어쩐지 조급해보이기도, 불안해보이기도 합니다.
 
좀 아파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김예아:...괜찮은거 맞지?
 
 
네오 샤프슈체:어어, 괜찮아.
 
... 뭐, 나야 둘째치고, 너도 괜찮다니까, 가자.
 
 
네오 샤프슈체 , 한 발 앞서 마트 밖으로 걸어나갑니다.
 
 
김예아 , 불안하다는 표정으로 네오 옆에 붙어서갑니다.
 
 
김예아:너야말로 괜찮다고만 하지말고.
 
 
네오 샤프슈체:진짜 괜찮다니까 그러네.
 
 
 
:그렇게 두 사람은 짐을 챙겨 동이 터오는 거리로 나왔습니다.
 
드문드문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숨을 죽여 이동하며, 드디어 마을을 벗어나고, 고속도로가 나왔습니다.
 
... 해가 이렇게 떠있을 때 이동하는 건 정말로 오랜만이에요.
 
머리 위로 작열하는 태양이 뜨겁습니다.
 
... ...
 
오늘따라 유독,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만이 감돕니다.
 
 
 
:평소같았으면 네오가 먼저 뭔가 말을 걸어왔을텐데, 오늘따라 조용하네요.
 
안색이 영 별로던데, 역시 아파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색한 침묵이 감도는 가운데, 길게 늘어졌던 그림자는 점점 짧아져 갑니다.
 
정오가 가까워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 ... 그렇게, 얼마나 더 걸었을까요. 그 긴 시간동안 아무 말이 없던 네오가 입을 엽니다.
 
 
네오 샤프슈체:슬슬 한 번 쉬었다 갈까?
 
마침 괜찮지 않을까 싶은 곳도 보이는데.
 
 
네오 샤프슈체 , 그리 말하며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김예아 , 그말을 듣고 가리킨 방향을 바라봅니다.
 
 
 
:그가 가리킨 곳에는 조금 멀리, 도로 위에 주유소가 보입니다.
 
 
김예아:아-
 
그러는게 좋을듯?
 
 
네오 샤프슈체:...별 일 없으면 좋겠네.
 
 
김예아:그런말 하지마.
 
내가 너는 쉬게 하겠어.
 
 
네오 샤프슈체:그으으래.
 
 
네오 샤프슈체 , 댕글 눈을 굴립니다.
 
 
ㅡ 6월 10일 11:00 am.
 
 
 
:이곳은 관리인 한두 명을 둔 작은 무인 주유소였나 봅니다.
 
근근이 널브러진 시체들은 보이지만, 좀비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잠깐이더라도 쉬어가는 것이 좋을테니, 조금만 둘러보고 짐을 풀까요.
 
주유소에는 무인으로 사용할 수 있는 주유기 몇 대, 그 옆에는 자판기와 주유소에 딸린 작은 사무실이 있습니다.
 
 
김예아 , 주유기를 봅니다.
 
 
 
:평범한 주유기입니다.
 
기름을 챙겨가는 것이 좋으려나- 하는 고민이 살짝 드네요.
 
 
김예아:기름이라-...
 
(있긴있어?)
 
 
김예아 , 슬쩍 고민하다가 짐 많은건 싫어서 그만둡니다.
 
 
김예아:(자판기 보러감)
 
 
 
:이미 생존자들이 자판기를 뜯어서 내용물을 다 가져갔는지, 깨지고 망가진 자판기는 텅 비어있습니다.
 
 
김예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혹시 남은 것이 없나 하고 자판기를 뒤져보았지만, 나오는 건 부품 잔해들과 쓰레기뿐이었습니다.
 
이잉.
 
 
김예아:이잉
 
 
김예아 , 사무실로 들어갑니다.
 
 
 
:사무실에 들어가기 위해 문고리를 잡고 돌려보았지만, 문이 잠겨 있어 열리지 않습니다.
 
하나뿐인 창문엔 블라인드가 쳐져 있어서 안이 보이지 않고요.
 
열쇠를 찾아야할까 고민하던 차,
 
턱, 하고, 피투성이인 손 하나가 당신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당신의 옆에 서 있던 로버트가 깜짝 놀라며 멍멍 짖어대기 시작합니다.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당신이 시체인 줄만 알았던 그는, 이미 감염된 지 몇 시간이 지난 듯, 코와 귀에서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하반신은 뜯어먹혀 두 다리가 보이지 않고, 찢어진 배 아래로 근육과 장기가 드러나 보입니다.
 
처참한 몰골의 그 생존자- 아니, 감염자라고 하죠.
 
당신의 발목을 붙잡은 감염자의 손가락들은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한쪽 눈은 파먹혔는지 보이지 않고, 간신히 뜬 나머지 눈으로 당신을 올려다보며 애원합니다.
 
 
 
:"목이 너무 말라요, 물, 물 한 모금만, 제발-......"
 
그가 당신의 다리를 향해 나머지 한쪽 손도 뻗으려던 찰나,
 
콰직, 하고...
 
뻗어진 손을 짓밟으며 앞으로 나선 네오가 당신을 뒤로 밀어냅니다.
 
무어라 반응하기도 전에, 그는 감염자를 향해 들고 있던 쇠파이프를 내리칩니다.
 
퍽, 퍼억, 하는 소리가 울립니다.
 
 
 
:외마디 비명도 곧 그치고, 고깃덩이나 다름없는 시체를 내리치는 둔탁한 소리만이 주변을 메웁니다.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그의 팔에는 평소보다도 힘이 더 들어가 있고, 슬적 바라본 눈에는 핏발이 서 있습니다.
 
이젠 사람의 형체를 분간할 수 없게 뭉개진 육신에서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튀어댑니다.
 
이미 죽었을 것이 분명하건만, 몇 번이고 그것을 내리치던 것을 반복하던 네오는, 이내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며 당신을 돌아봅니다.
 
 
네오 샤프슈체:... 다친데 없지?
 
 
 
:당신을 바라보는 그 표정은 살기를 띄었던 아까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두 눈만은 붉게 충혈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은, 당신이 기억하던 모습과는 다르게 섬뜩하고, 이질적입니다.
 
SANC 0/1
 
 
김예아: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이 그에게 무어라 말을 꺼내려는 찰나, 끼익, 하는 문 열리는 소리가 옆에서 들어옵니다.
 
거의 동시에 옆에 있던 로버트가 짖어댑니다.
 
 
 
???:...-와, 장난 아닌데?
 
 
 
:사람의 말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반쯤 열린 사무실의 안쪽에 한 30대 쯤 되어보이는 남성이 서 있습니다.
 
 
 
???:저기, 일단 들어와서 이야기할래요?
 
밖은 또 언제 좀비들이 올지 모르잖아요.
 
 
김예아 , 그 사람을 봤다가 네오를 봤다가 혼란스러운 듯한 눈치로 일단 고개를 끄덕입니다.
 
 
김예아:로버트 조용-...
 
 
 
:왕왕 짖어대던 로버트는 당신의 말을 듣고 낮게 그르릉거립니다.
 
음, 뭐, 조용해졌으니 된거죠.
 
당신과 일행은 그 남자를 따라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습니다.
 
작은 사무실이라 세 사람과 개 한마리 만으로도 방이 꽉 찹니다.
 
당신과 네오가 짐을 풀고 자리에 앉으면, 남자는 자신을 소개합니다.
 
 
 
???:이게 얼마 만에 만나는 생존자인지 모르겠네.
 
 
 
쥬드:쥬드라고 합니다.
 
 
김예아:그으...예아라고 합니다.
 
 
네오 샤프슈체:... 네오 샤프슈체입니다.
 
 
 
쥬드:그나저나, 무슨 생각으로 낮에 돌아다니던거에요?
 
낮에 좀비들 많이 돌아다니는거 아실거면서.
 
 
김예아:(네오봄)
 
얘가아...
 
빨리가자고해서.
 
 
네오 샤프슈체:결과적으로는 시간 절약도 되고 괜찮았다고 생각하는데.
 
 
김예아:ㅡ"ㅡ
 
그래도 위험한건 별개야
 
 
 
쥬드:그러다 한방에 훅 가고 그러는 거 아닌가 싶은데요?
 
뭐, 아까 그 모습 생각하면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요.
 
 
김예아:그으으...
 
어음...
 
(너무 오랜만에 네오 말고 다른 사람이랑 대화해서 뇌정지)
 
 
네오 샤프슈체 , 옆에서 가만 지켜보다가 두어번 토닥입니다.
 
 
네오 샤프슈체:그런데, 그쪽은 일행이 따로 없으십니까?
 
 
 
쥬드:원래는 같이 다니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전부 감염자가 되거나 죽은 바람에 지금은 혼자 다니죠.
 
혹시 다른 일행이 습격할까 걱정이시라면 안심하세요. 정말로 혼자니까.
 
 
김예아:(네오봄)(개불안하다는 표정)
 
그럼, 그쪽은 지금...안전지대로 가는건가요?
 
일단 저희는 그쪽이 목적지라서.
 
 
 
쥬드:캘버리 교도소 말이라면, 네, 그 안전지대로 향하던 길입니다.
 
낮이라서 잠깐 여기서 쉬어가려던 참이었죠.
 
이렇게 보니까 목적지도 같겠다, 이따 밤에 같이 움직이실래요?
 
여러명인게 서로 뒤 봐주기도 좋을거 아니에요?
 
 
김예아:저는 상관없어요! 오랜만에 다른사람이라 반갑기도하고요!
 
 
 
쥬드:그럼 자기 전에 식사 좀 하실래요?
 
기왕 이렇게 일행이 생긴 김에 아껴두던 것 좀 까야겠어요.
 
 
김예아:저희도 좀 음식이 있긴한데-
 
잠시만요.
 
 
김예아 , 네오 붙잡고 잠깐 몸을 살핍니다.
 
 
네오 샤프슈체:-? 왜그래 갑자기.
 
 
김예아:가만히 있어봐
 
 
김예아 , 상처라던지 없을것 같지만 물린 자국이 잇는지 봅니다.
 
 
 
:순순히 얌전하게 있으니만큼 편하게 수색을 해나가지만, 딱히 상처나 물린 자국같은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살짝 어이없어하는 듯한 표정만 돌아오네요.
 
 
김예아 , 의심의 눈으로 보다가 얌전히 놓아줍니다.
 
 
네오 샤프슈체:진짜 왜 그런거야?
 
 
김예아:내가 정말 왜그러는지 한 5분동안 다시 생각해봐.
 
5분이면 지금 자기행동 다시 돌아볼 수 있을 시간이라고 생각해.
 
 
네오 샤프슈체:..- 아, 대충 왜인지 알겠는데,
 
그냥 감기 걸린 정도니까 신경 쓰지 마.
 
물린적 없어.
 
 
 
:두 사람이 그러고 있는 사이, 쥬드는 자신의 짐 안에서 무화과 몇 개를 꺼내 가져옵니다.
 
 
김예아:.!
 
 
 
쥬드:이런 세상에서 과일 같은건 아무래도 귀하잖아요?
 
일행이 된 기념으로.
 
 
 
쥬드 , 가져온 무화과를 내려놓습니다.
 
 
김예아 , 눈 댕글해집니다.
 
 
김예아 , 잠시 고민하다가 가방 깊숙히 있던 술 한병을 꺼냅니다.
 
 
김예아:뭐- 일단 챙겨두긴했는데...이럴때 쓸줄 몰랐네요.
 
여차하면 위험한 상황때 불지를려고 했는데...
 
 
네오 샤프슈체:- 뭐야 언제 챙긴건데, 그거?
 
 
네오 샤프슈체 , 살짝 들뜬 눈치입니다.
 
 
 
쥬드:이야, 와인이라. 이렇게 귀한걸 나누게 되다니.
 
 
김예아:사실 많았는데
 
(네오봄)
 
(등짝 한대 때림)
 
 
네오 샤프슈체:(악)
 
 
김예아:얘가 술고래라서.
 
한병만 몰래 챙겼죠-
 
 
네오 샤프슈체:그래도 취하지는 않을 정도로 알아서 잘 마시거든?
 
 
 
쥬드 , 하하, 하고 웃습니다.
 
 
 
쥬드:마침 사무실 안에 종이컵도 좀 남아있었으니까,
 
 
 
쥬드 , 종이컵을 들고와서 와인을 나누어 따르고, 컵 하나를 들어올립니다.
 
 
김예아:와아
 
 
김예아 , 같이 들어올립니다.
 
 
네오 샤프슈체 , 잔을 들어 장단을 맞춰줍니다.
 
 
 
쥬드 , 가볍게 미소짓고선 컵을 맞대며 말합니다.
 
 
 
쥬드:인류의 미래를 위하여.
 
 
 
:세 사람은 음식과 와인을 나누며 두런두런 대화를 이어갑니다.
 
먹을 것도 충분하고, 간만에 술도 마시니, 기분이 좋습니다.
 
음, 아니, 술 기운이 올라서 그런건가요?
 
작은 만찬이 끝난 후, 당신은 짐을 치우고 바닥에 쓰러지듯 누웠습니다.
 
알코올 탓에 흐리멍텅해진 시야에서, 등을 돌린 채 노트에 무언가를 적어내리는 네오가 어렴풋이 보입니다.
 
당신은 무언가 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머리를 무겁게 누르는 술기운과 몰려오는 졸음이 입을 눌러닫습니다.
 
 
 
:당신의 뺨을 챱챱 햝아올리는 로버트를 마지막으로 감각이 잠에 푹 빠져듭니다.
 
 
ㅡ 6월 10일 6:49 pm.
 
 
 
:깜빡, 잠에서 깨어나니 창 밖이 어둑합니다.
 
머리가 아프고 숙취가 느껴지는 게, 평소보다 더 오래 잔 것 같습니다.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걳은 당신이 잠에 들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는 네오의 모습입니다.
 
밤새 그 노트에 뭔가를 적어내린 모양인데요.
 
 
김예아:...네오?
 
 
 
:당신이 그의 이름을 부르자, 그는 한참동안 반응이 없다가, 느릿하게 당신을 돌아봅니다.
 
 
네오 샤프슈체:... 일어났어?
 
 
 
:상당히 피곤해보이는 표정입니다.
 
 
김예아:...또 안잤어?
 
 
네오 샤프슈체:... 괜찮으니까 가자.
 
시간 없어.
 
 
김예아:...
 
너-...
 
솔직히 말해봐.
 
감염... 된거지... 그렇지?
 
 
네오 샤프슈체:물린적 없대도.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일어나, 출발 해야지.
 
그 사람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김예아:기억 안나? 그때 그 미친놈이 말한거.
 
물리는 것만 감염되는건 아니라고.
 
 
네오 샤프슈체:... 내 말 못 믿어?
 
괜찮으니까, 가자고.
 
 
김예아:......
 
 
 
:그 말을 한 네오는 더이상 대화를 이어갈 마음이 없는 듯 먼저 일어서, 짐을 들고 밖으로 나갑니다.
 
두 사람의 사이에 끼어있던 로버트가 문이 닫히는 소리가 멎고서야, 낑낑거리며 당신에게 머리를 비비적거립니다.
 
 
김예아:...괜찮아. 괜찮을거야.
 
...모르겠지만 말이야.
 
 
김예아 , 네오가 나간 문을 바라보다가 짐을 챙겨서 로버트를 대리고 나옵니다.
 
 
 
:기어코 또 다른 밤이 찾아온 지금, 새로이 쥬드를 포함한 일행은 길을 걸어나갑니다.
 
아스팔트 도로 위에 세 사람과 개 한마리의 밤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묵묵히 길을 걸어나가던 당신이 문득 옆에서 걷는 네오를 돌아보니, 그가 인상을 살짝 쓴 멍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끊임없이 중얼거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쩐지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것 같은 모습입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당신의 옆으로, 어느새 쥬드가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쥬드:저 친구 정신이 좀 이상해보이는데요.
 
 
 
:네오의 눈치를 살짝 보며 속삭인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을 이어갑니다.
 
 
 
쥬드:내가 이래봬도 다른 나라 여행을 많이 다녀서 조금씩 배운 말이 많은데, 저 친구 말하는 걸 들어보니까...
 
라틴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등, 내가 못알아듣는 그외의 언어들도 많거든요.
 
 
김예아:...
 
 
 
쥬드:완전 미쳤거나, 아니면, 뭐, 한 20개국어 정도 할 줄 아는 천재거나 둘 중 하나 인 것 같은데?
 
 
김예아:... ...
 
 
 
:확실히, 거짓말을 하는 눈치는 아닙니다.
 
 
김예아:쥬드, 그...
 
제가...무슨말을 하든 일단 들어줄 수 있어요?
 
 
 
쥬드:물론 들어줄 수야 있죠.
 
말해봐요.
 
 
김예아:...제랑 쟤가...원래 연합부대 소속이었어요.
 
물론 지금은 낙오가 된지 1년이 넘었지마안-...
 
그래서... 일이 있기도 했고... 특히 저희는 특수한 임무를 많이 맡아서...감염자나 좀비에 대해 좀 더 잘 아는데...
 
지금...네오가... ...
 
상태가 이상하더라도 좀... 모른척...해줄 수 있나요?
 
절 믿고.
 
 
김예아:군부대 소속이고- 연차만 있었으면 중위 그 이상도 갈 수 잇던 사람이라서.
 
위험한 상황이되면 일단 사람 호위는 가능해서요.
 
그러니까아... 나중에 무슨 일 있어도 제가 알아서 할테니까
 
그으...좀 봐주실수 있나?해서요.
 
 
 
쥬드:아, 그런 걱정이면 안해도 돼요.
 
뭐, 이런 세상에서 제정신인게 더 신기하잖아요?
 
나나 당신도 어디 한 구석은 미쳐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김예아:뭐어...그렇긴하죠.
 
 
 
쥬드:그나저나, 부대 소속이었다라,
 
파견병이었나요?
 
 
김예아:네에...보통 그랬죠?
 
 
 
쥬드:이야, 그럼 여기저기 많이 다녔겠네요.
 
군인이면 관광은 많이 못했겠지만.
 
 
 
:그렇게 말한 쥬드는 이어서 자신이 여행을 다니며 본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어떻게 생존해왔는지도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옆을 돌아보면, 걸음 속도가 느려져 조금 뒤쳐져 있는 네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로버트도 걱정되는지 당신을 바라보다가도, 뒤를 돌아보며 그에게 달려갔다가, 다시 이쪽으로 달려오기를 몇 번 반복하기도 합니다.
 
당신이 입을 열려던 차, 쥬드가 당신의 집중을 잡고 말을 건넵니다.
 
 
 
쥬드:그나저나, 너무 내 얘기만 한 것 같은데,
 
이제 당신 이야기를 좀 해보지 그래요?
 
뭐, 이전엔 어떻게 살았는지나, 생존하면서 생긴 일화 같은 것들 말이에요.
 
 
김예아:...- 어떻게 살았는...지라,
 
어...음...
 
좀비사태전에부터... 군부대에 들어와서 활동했었어요. 그때도 네오랑 같이 활동을 했고요...
 
둘다 이쪽이 익숙하고...나름 재능도 있어서 였긴하지만요.
 
그래서 군부대에서도 잘 지내고 살았는데에... 갑자기 좀비사태가 일어나고-... 특수한 임무는 거의 저희 둘이 했던거 같아요.
 
첫번째 안전지대...에덴으로 생존자를 구출하러 가기도 했었어요.
 
 
김예아:물론 좀 힘들었지만...
 
 
 
쥬드:아, 에덴 이야기라면 나도 좀 들은게 있어요.
 
결국 생존자는 구출하지 못했다던데, 맞아요?
 
 
김예아:네- 그렇...죠.
 
...이미 갔을때는 전부 감염자가 되어있었어서요.
 
안타깝게도...
 
 
 
쥬드:오.. 상심이 크셨겠는데요.
 
 
김예아:그래도오...! 얘는 구출했으니 됐다-하고있긴해요. 그리고, 이런 상황에 사람을 구하는건 쉽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고요.
 
 
김예아 , 왔다갔다하는 로버트를 보다가 다시 쥬드를 봅니다.
 
 
 
쥬드:하긴, 동물이 감염이 되지 않는다 해도, 돌봐주는 사람 없이는 결국 죽겠네요.
 
그럼, 그 개와는 그때부터 계속 같이 다닌거네요?
 
 
김예아:네에- 처음에는 네오랑 좀 많이 일이 있었는데 친해지기는 금방 친해지더라고요,
 
그리고...많이 짖기도해서 훈련도 해야했고요...(흐릿)
 
 
 
쥬드:훈련이 꽤 성공적이었나봐요, 지금은 잘 안 짖는거 보면.
 
 
김예아:훈련도 있고, 자기가 짖으면 저희가 위험하다는걸 알았는지 어느순간 안 짖었어요.
 
 
 
쥬드:기특한데요?
 
 
 
쥬드 , 개의 머리를 쓰다듬으려다가 으르릉거리는 것을 보고 손을 거둡니다.
 
 
김예아:아- 그리고 저희 둘 한테만 호의적이여서 조심해야해요.
 
 
 
쥬드:그...래보이네요, 하하.
 
 
 
:새벽이 가까워져오고, 두 사람이 한창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어디선가 털썩,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김예아:.!!
 
 
 
:이어서 로버트가 짖어대고, 뒤를 돌아본 당신의 눈에 바닥에 쓰러진 네오의 모습과 그 옆에서 짖고 있는 로버트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김예아:네오!!
 
 
김예아 , 달려가서 네오를 붙잡고 일으킵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그를 일으키며 살펴보면, 온몸에 열이 올라있어 뜨겁고, 힘겹게 신음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 며칠 잠도 안자고 있는다 싶더라니, 이럴 줄 알았습니다.
 
 
김예아 , 한숨을 쉬며 안아들어올립니다.
 
 
 
:꽤 무겁습니다.
 
 
 
쥬드:이런, 어디 좀 쉬어갈 곳이 필요하겠는걸요...
 
건물을 찾아보죠,
 
 
김예아:그래야겟는데요
 
 
김예아 , 주위를 둘러봅니다.
 
 
 
:당장에 주변에는 건물이 보이지 않습니다.
 
좀 걸어야 할 것 같은데...
 
짐도 짐이고, 의식이 없는 사람은 무거운 법입니다.
 
쥬드에게 물건을 좀 들어달라고 부탁할까요?
 
 
김예아:그으...물건 좀 들어주실 수 있나요-...
 
 
 
쥬드:아, 예, 물론이죠.
 
 
 
:쥬드에게 물건을 건네고, 건물이 나올 때까지 일행은 계속해서 걸어나갑니다.
 
얼마나 걸었는지- 마침 동이 트려 할 때 즈음, 저 멀리에서부터 건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좋든 싫든 저기서 쉬어가야 할 것 같아요.
 
 
ㅡ 6월 11일 5:03 am.
 
 
 
:가까이로 가서 본 건물은 초등학교였습니다.
 
불에 타 거꾸로 뒤집힌 스쿨버스와 낡고 망가진 놀이터를 지나, 직사각형 모양의 학교 건물로 가까이 다가가면, 어둑한 교실 안을 느릿하게 배회하는 검은 그림자들이 보입니다.
 
 
김예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 그 중 한 교실은 좀비가 없습니다.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될 것 같아요.
 
 
김예아 , 어떻게든 어거지로 들어갑니다.
 
 
 
:일행은 창문을 열고 교실 안으로 들어와, 교실의 책상들을 한데 밀어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쥬드:일단 해가 뜨고 있으니까, 우리도 좀 쉬고 있죠.
 
 
김예아:그러죠.
 
 
 
:네오를 바닥에 조심히 내려 눕혀놓고, 당신은 그 옆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의 몸은 뜨겁고, 표정을 찡그린 채 간간히 내뱉는 호흡은 불규칙합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스멀스멀 불안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 과연, 무사히 캘버리로, 안전지대로 갈 수 있을까요.
 
이런저런 걱정 탓에 유독 잠이 안오는 밤이었습니다.
 
 
ㅡ 6월 11일 2:48 pm.
 
 
 
:부스스, 당신은 옆에서 들려오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문득 눈을 뜹니다.
 
언제 잠들었던건지는 몰라도, 깊은 잠에 빠지진 않았었나봐요.
 
눈을 뜨고 일어나려고 보니, 뭔가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네오가 당신의 옷자락을 붙잡은 채, 몸을 떨며 신음하고 있습니다.
 
몸 상태가 나아지기는 커녕 더 안 좋아진 모양입니다.
 
아프다는 말이라도 하면 좋을텐데, 입술을 꾹 깨물고 버티고 있네요.
 
 
김예아:네오? 아파? 괜찮아?
 
말할 수 있겠어?
 
 
김예아 , 자신의 옷자락을 잡은 손을 잡아주며 말합니다.
 
 
 
:... 대답이 없네요.
 
붙잡은 손은 잠에 들기 전 보다 뜨겁고, 식은땀 탓에 살짝 축축합니다.
 
주변에 소란이 일어난 탓인지 잠에서 깬듯 몸을 일으킨 쥬드가 말을 한마디 얹습니다.
 
 
 
쥬드:내가 전문가는 아니긴 한데, 꽤 심각해 보이는데요...
 
 
김예아: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러고보니 이곳은 초등학교였죠. 양호실을 찾아가면 약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김예아:...-잠시만 기다려.
 
 
김예아 , 그렇게 말하며 야구배트를 들고 일어납니다.
 
 
 
:당신이 일어나는 것을 본 쥬드도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같이 탐색을 갈 생각인 듯 보이네요.
 
 
김예아 , 교실로 나와 양호실을 찾으러 갑니다.
 
 
 
:교실 밖으로 나와 복도를 조금 걷다보면, 저만치서 6 마리의 좀비가 이곳으로 달려옵니다.
 
 
김예아 , 야구배트로 휘두릅니다.
 
 
김예아:
야구배트
기준치: 75/37/15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당신의 옆에서 쥬드도 쇠지렛대를 휘두르지만, 공격이 먹히진 않았습니다.
 
좀비들은 우르르 몰려들며 두 사람을 공격해옵니다.
 
 
김예아:
회피
기준치: 75/37/15
굴림: 3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미친듯이 달려드는 좀비들 중 한마리가 넘어지며 다른 좀비들에게 짓밟힙니다. 아랑곳 않고 곧 일어나 달려들지만. 그것들의 공격은 당신에게 닿지 않았습니다.
 
 
김예아:
야구배트
기준치: 75/37/15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휙! 휘두른 무기에 맞고 좀비 한 마리가 쓰러집니다.
 
옆에서도 쥬드의 공격에 맞은 한 마리의 좀비가 쓰러집니다.
 
 
김예아:
회피
기준치: 75/37/15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과 쥬드는 달려드는 좀비들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해갑니다.
 
다만, 쥬드가 틈새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좀비 한 마리에게 공격을 당하네요. 물리지는 않았지만, 상처가 생긴 듯 보입니다.
 
 
김예아:
야구배트
기준치: 75/37/15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2
 
 
 
:휘둘러진 배트에 맞은 좀비 한 마리가 나가 떨어집니다.
 
퍽, 하고 벽과 부딪히는 소리가 살짝 징그럽습니다.
 
이어서 쥬드 역시 한 마리의 좀비를 처리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달려들던 나머지 두 마리의 좀비는 바닥에 쓰러진 다른 좀비의 시체에 걸려 넘어지는 등, 제대로 공격을 하지 못합니다.
 
 
김예아:
야구배트
기준치: 75/37/15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8
 
 
 
:퍽, 퍽, 하는 소리를 내며 각자 남은 두 마리의 좀비를 한 마리씩 처리했습니다.
 
...이제 이동할 수 있겠어요.
 
 
 
쥬드:이야, 실력 좋으시네요.
 
 
김예아:많이 해봤으니까요
 
훈련도 받았기도했고-
 
 
 
쥬드:이거, 계속 같이 동행하다보면 안전하게 캘버리까지 가겠는걸요.
 
자, 그래서 어느쪽으로 갈건가요? 수색하러 가야죠.
 
 
김예아:...양호실을 찾아야해서...
 
 
김예아 , 주위를 둘러봅니다.
 
 
 
:오후의 강렬한 햇살이 복도에 비칩니다.
 
일렬로 늘어진 교실을 지나 수색을 하다보면,
 
캐비닛과 사물함, 학교 약도가 눈에 들어옵니다.
 
 
김예아 , 약도를 먼저 봅니다.
 
 
 
:군데군데 묻은 핏자국과 그을림 사이로 희미한 글씨들이 보입니다.
 
 
김예아:음-...
 
굳이 다 안봐도 될것같기도하고...전투는 생략하고싶으니...
 
바로 양호실로 갈게요.
 
 
 
쥬드:상관없어요, 급하게 약이 필요해서 나온걸거 아니에요?
 
 
김예아:맞아요-
 
 
 
:두 사람은 곧장 양호실로 향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정돈되지 않은, 크지 않은 양호실엔 환자용 침대와 큰 서랍, 상자, 싱크대가 보입니다.
 
 
김예아 , 서랍을 열어봅니다.
 
 
 
:이미 누군가가 사용한 흔적이 있지만, 남은 약들이 있습니다.
 
포장을 뜯지 않은 소염 진통제, 해열제, 소화제, 제산제 등, 가지각색의 약 상자들이 들어있습니다.
 
 
김예아 ,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일단 챙길 수 있을만큼 챙깁니다.
 
 
 
:이게 도움이 된다면 좋겠네요.
 
 
김예아:(제바아알...)
 
 
김예아 , 옆에 있는 상자를 봅니다.
 
 
 
:책상 밑의 큼직한 상자 안에는 붕대와 소독솜, 소독약등이 들어있습니다.
 
전부 다 챙기는 건 어렵겠지만, 언젠간 쓸모가 있겠죠.
 
 
김예아 , 이것도 챙깁니다
 
 
김예아:(주섬주섬)
 
 
 
:쥬드도 당신이 채 다 챙길 수 없었던 것들을 챙기고 있습니다.
 
 
김예아:(아무도 안와서 이런게 남아있었네)
 
 
 
:어떻게 생각하면 그만큼 위험한 장소라는 말도 되겠죠.
 
 
김예아 , 침대를 일단 봅니다.
 
 
 
:좀비 사태 이후 환자들을 뉘였는지 꽤나 오래되고 정돈되지 못합니다.
 
네오를 여기에 뉘일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거점을 옮겨오긴 좀 어렵겠죠.
 
이불이라도 가져가서 깔아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예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침대들을 살피던 당신은 침대 아래의 서랍에서 안 쓴 수건들을 발견합니다.
 
물만 있다면 물수건이라도 만들어서 올려줄 수 있겠는걸요.
 
 
김예아 , 이불을 둘둘 몸에 말고 수건하나를 들어 옆 싱크대로 갑니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싱크대의 손잡이를 돌려보면,
 
놀랍게도 물이 나옵니다.
 
싱크대 아래에는 작은 양동이도 있네요.
 
두 사람은 좀비와 싸우며 더러워진 얼굴과 손을 씻고, 양동이에 물을 담았습니다.
 
약에 물까지, 수확이 꽤 많네요.
 
덕분에 들어올 때와는 다르게 짐이 양 손 가득합니다.
 
 
 
:둘러볼 곳도 다 둘러본 것 같으니, 이만 돌아갈까요.
 
 
김예아 , 총총걸음으로 네오가 있는 교실로 갑니다.
 
 
김예아:
기준치: 65/32/13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탁, 하고 당신의 주머니에서 약 상자 하나가 떨어졌습니다.
 
... ...
 
다행히도 소리가 작아서 좀비가 이쪽을 돌아보지 않네요.
 
 
김예아:(ㅇ,ㅇ)
 
 
 
:진짜 다행이에요.
 
 
김예아:(심장 철렁)
 
 
 
:좀비에게 발각당하기 전에 서둘러 움직입시다.
 
 
김예아 , 빨리 교실로 갑니다.
 
 
 
:서둘러서 교실로 돌아오면, 어느새 깨어난 로버트가 벌떡 일어나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꼬리가 축 쳐져 있는 걸 보면, 네오의 상태가 안 좋은 것을 보고 기분이 안 좋아졌나봐요.
 
 
김예아 , 일단 짐을 내려놓은뒤 바닥에 이불을 깔고, 그 위에 네오를 다시 눕혀줍니다.
 
 
김예아:네오?
 
 
 
:불러도 대답이 없습니다. 앓는 소리만 조금 나고 마네요.
 
얕은 잠이라도 자고 있는건지. 약을 먹이려면 완전 깨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예아 , 네오를 잡고 흔듭니다.
 
 
김예아:네오, 아픈건 아는데, 잠시만 일어나봐.
 
 
 
:그렇게 흔들어 깨우고서야 그가 느릿하게 눈을 뜹니다.
 
입을 몇 번 벙긋거리긴 하지만, 목소리가 들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태 함께 해온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아마 당신의 이름을 부르려고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예아:약 먹자.
 
아픈거 아니까 약먹어.
 
 
김예아 , 그렇게 말하며 가져온 약을 뒤적거립니다.
 
 
김예아 , 해열진통제를 꺼내 네오쪽으로 다시 옵니다.
 
 
김예아:약 먹을 수 있어?
 
 
 
:눈을 빙글 돌리던 네오가 작게 끄덕이며 손을 내밉니다. 알아서 먹을테니까 줘보라는 느낌이네요.
 
 
김예아 , 약을 한알 주워줍니다.
 
 
김예아:(쥐어줍니다)
 
 
 
:약을 쥐여주자, 네오는 입 안에 약을 털어넣습니다.
 
뒤이에 작은 한숨을 쉬더니, 그대로 폭 쓰러지듯이 누워버리네요.
 
 
김예아 , 머리에 물수건 챱 올려줍니다.
 
 
 
:... 적당히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습니다.
 
이제 상태가 호전되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겠네요.
 
 
김예아:(제발제발제발)
 
 
 
:당신이 네오를 간호하는 것을 가만 바라보던 쥬드가 나지막이 말합니다.
 
 
 
쥬드:... 이런 사람을 데리고 이동하긴 힘드니까, 이 친구가 좀 괜찮아질 때 까지 기다려야겠네요.
 
 
김예아:...네, 그래야겠네요.
 
 
 
쥬드:...그나저나-
 
당신은 그를 어디까지 믿습니까?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신이 저도 모르게 의아한 표정을 지어내면, 쥬드는 머리를 몇 번 긁적이더니 말을 덧붙입니다.
 
 
 
쥬드:당신들이 굉장히 소중한 관계인건 잘 알겠지만... 상황이 상황이잖아요.
 
이런 때 일수록 끝까지 믿을 건 자신 한 사람 밖에 없지 않겠어요?
 
내가 왜 혼자 다니겠습니까?
 
 
김예아:...
 
 
김예아 , 네오를 바라보다가 쥬드를 바라봅니다.
 
 
김예아:...-네오는
 
네오는...몰라도...전... 다 믿을 수 있어요.
 
이런 상황에 믿을건 자신밖에 없는건 맞지만...그래도 다 믿을 수 있어요...
 
 
 
쥬드:...그래요?
 
뭐, 그런거면 상관 없겠죠.
 
먼저 다시 눈 좀 붙일테니까, 그쪽도 좀 자둬요.
 
 
 
쥬드 , 그리 말하고 자리를 갈무리하고 눕습니다.
 
 
김예아:...
 
 
 
:... 이런 상황일수록, 서로 더 의지하고 역경을 헤쳐나가는 것.
 
그게 당신과 네오가 줄곧 해오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계속해서 마음 한 구석이 먹먹한 느낌이 드는 것은, 아무리 부정해도 사라지지 않는 진실입니다.
 
...
 
시간이 조금 지나고, 네오의 상태를 살피면 아까보다 열이 내리고 한결 편해진 얼굴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상태가 점차 호전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긴장이 풀리며 피로가 몰려옵니다.
 
생각해보면, 밤새 걸어온데다가 제대로 잠도 못자고 전투까지 했었으니까, 피곤한게 당연하네요.
 
당신은 아까처럼 네오의 옆에 자리를 잡고 잠을 청합니다.
 
...지금 잠이 든 그는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다가, 당신은 천천히 잠에 듭니다.
 
 
ㅡ 6월 12일 5:33 am.
 
 
 
:당신은 잠결에 들려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 목소리는-... 쥬드와 네오의 목소리인 것 같은데요.
 
희미하게 눈을 떠보니, 교실엔 당신과 로버트만 누워있습니다.
 
두 사람은 밖에 나가서 복도에서 대화하고 있는가 본데요.
 
 
김예아: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쥬드:...-그렇지 않으면 말해버릴거야, 네가-...
 
 
 
:...? 뭘 말한다는걸까요?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 게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결국 잠이 깨버려, 자리에서 일어난 당신이 둘을 말리러 나가야할까 생각한 순간,
 
탕-! 타앙- 탕-! 하고, 귓가를 찢는 총성이 울려 퍼집니다.
 
당신이 황급히 교실 문을 열고 나가자 보이는 걳은 새벽 어스름이 깔린 복도,
 
그리고 총을 든 네오와, ... 총에 맞아 눈도 채 감지 못한 채 즉사한 쥬드입니다.
 
 
 
:당신과 마주친 네오의 당황한 눈동자가 잘게 흔들립니다.
 
 
네오 샤프슈체:... 하나하나 설명할테니까, 아무 말 하지 말아봐.
 
...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아, 그런데, 설명을 할 시간이 있을까요.
 
어둑한 복도 너머로 총성을 들은 좀비들의 무리가 복도 양쪽에서 당신과 네오를 향해 미친듯이 달려옵니다.
 
한 마리, 두 마리-... 어림잡아도 스무 마리는 넘어보입니다.
 
교실 안으로 다시 들어가려 고개를 돌렸지만, 운동장 쪽에서도 좀비들이 학교 건물로 달려오는 것이 보입니다.
 
도망가기엔 이미 늦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 많은 좀비를 다 처리하기엔-...
 
 
 
:절망적인 상황에 사고가 정지하고, 시야가 선명하게 모여듭니다. 머리가 아파오는 기분이 듭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포기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 -
 
돌연, 네오가 당신의 손을 잡아 끌며 캐비닛으로 달려갑니다.
 
 
 
:쾅, 소리를 내며 캐비닛의 문을 열고,
 
당신의 품에 로버트를 안겨주더니,
 
둘을 캐비닛 안으로 밀어넣은 뒤, 문을 잠가버립니다.
 
당신은 무어라 저항할 새도 없이 네오에 의해 캐비닛에 갇혀버립니다.
 
 
김예아:네오? 네오!!
 
 
 
:당신이 그의 이름을 부르며, 문을 열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문 손잡이에 뭔가를 끼워넣기라도 했는지, 문은 쾅쾅거리는 소리만 낼 뿐, 열리지 않습니다.
 
당신과 덩달아 갇힌 로버트가 매섭게 짖어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캐비닛에 가로로 작게 난 틈을 통해 네오의 표정이 보입니다.
 
어쩐지 슬퍼보이면서도, 얕게 미소짓고 있습니다.
 
 
네오 샤프슈체:금방 돌아올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김예아:네오!!
 
 
네오 샤프슈체:아무 소리 내지 말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어.
 
위험하니까.
 
 
 
:그리 말한 그가 꺼내드는 것은, 어제의 그 곰인형입니다.
 
당신이 뭐라 더 말을 할 찰나도 없이, 어느새 복도를 가득 메운 좀비들 사이로 네오의 모습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좀비들의 외마디 비명소리들 사이에 노랫소리가 복도에 이질적으로 울려퍼집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주의 부모 앉아서 감사 기도 드릴 때-
 
아기 잘도 잔다- - 아기 잘도 잔다- ...
 
 
 
:노랫소리가 점점 멀어져가고, 좀비들이 소리를 따라서 일제히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입니다.
 
이제 복도에서 좀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
 
새벽의 캐비닛 안은 춥고 어둡습니다.
 
그나마, 로버트에게서 느껴지는 온기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
 
 
 
:마트에서 인형을 챙길 때부터, 이럴 생각이었던걸깍요?
 
그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요?
 
심란한 당신의 마음을 알아챈건지, 로버트가 낑낑걱리며 당신의 얼굴을 햝아올립니다.
 
 
김예아 , 멍하니 캐비닛 밖을 바라보다가 벽에 기댄채로 주저앉습니다.
 
 
 
:...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저 멀리서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터벅, 터벅, 하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마침내-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캐비닛의 문이 열립니다.
 
열린 문 앞에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네오가 서있습니다.
 
 
네오 샤프슈체:... 잘 기다리고 있었어?
 
 
 
:코와 입에서 흐르는 피를 손으로 대충 닦아내며, 당신을 보고 웃는 그를 보자, 당신의 머릿속에 이스트베일의 그 서재에서 보았던 문장이 스쳐지나갑니다.
 
'좀비는 감염자를 건드리지 않는다.'
... 자길 믿으라고 했으면서,
 
여태 거짓말을 하고 있었군요.
 
하지만, 대체 언제부터?
 
감염자는 24시간이면 좀비로 변해버립니다.
 
 
 
:그렇다면, 그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인가요?
 
혼란스러운 표정의 당신을 보고, 네오는 몇 번 콜록대며 피를 토해낸 후에야 입을 엽니다.
 
 
네오 샤프슈체:... 끝까지 거짓말 할 생각이었는데, 뭐...
 
이제 어쩔래? 여기서 죽어줄까?
 
 
김예아 , 불안정한 호흡을 내뱉으며 네오를 바라봅니다.
 
 
네오 샤프슈체 , 습관적으로 토닥여주려는 듯 손을 뻗다가 멈칫합니다.
 
 
네오 샤프슈체:... ... 괜찮아?
 
 
김예아:... ...몰라.
 
그냥 이게 다 꿈이었으면 좋겠어.
 
 
김예아 , 숨을 헐떡이며 눈물을 흘립니다.
 
 
네오 샤프슈체:... 울긴 왜 우냐-...
 
옷에 다 피 묻어서 닦아줄 수도 없는데.
 
 
김예아:안 울 수가 있냐고...
 
제일 생각하기 싫은 상황이 지금인데...
 
 
네오 샤프슈체:......
 
 
네오 샤프슈체 , 작게 한숨을 쉽니다.
 
 
김예아:그냥... 정말... 아픈거라고 생각하고싶었는데... 진짜로... 잠깐 쉬면 나을 수 있는거라고 생각하고 싶었는데...
 
 
네오 샤프슈체 , 피 묻은 제 손을 몇번 쥐락펴락하다가, 손을 뻗어 토닥여줍니다.
 
 
김예아:...언제부터...감염됐어?
 
 
네오 샤프슈체:... 말하자면 긴 이야기기도하고,
 
지금은, 좀 곤란해.
 
 
김예아:... ...
 
 
김예아 , 살짝 멍한 얼굴로 눈물을 흘리며 바닥만을 바라봅니다.
 
 
네오 샤프슈체:... 이런 상황에 염치 없는건 알지만, 부탁이 있는데 말야.
 
딱 한번만 더, 날 믿어줄 수 있어?
 
해야하는 게 있어, 그걸 다 하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말해줄게.
 
그러니까, 그때까지만 믿고 기다려줄 수 있어?
 
 
김예아:...뭔데.
 
뭘 해야하는지도... 못 말해줘?
 
 
네오 샤프슈체:...매번 네가 자고 있는 동안 하던게 있어. 그걸 마무리하는거야.
 
그렇게까지 밖에는 말해줄 수 없어.
 
 
김예아:... ...
 
 
김예아 , 로버트를 내려주며 고개를 숙인채 옷 소매로 눈물을 닦습니다. 시선은 그대로 아래로 둔채로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김예아:...-믿...을게.
 
 
네오 샤프슈체:... 고맙다.
 
 
네오 샤프슈체 , 짧게 심호흡을 하고, 일어나서 손을 건넵니다.
 
 
네오 샤프슈체:그럼, 이만 가자.
 
아직 갈 길이 머니까.
 
 
김예아 , 말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네오의 손을 잡고 일어나, 두 사람은 짐이 남아있는 교실로 향합니다.
 
그 뒤를 따르는 로버트가 연신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며 불안함을 표현합니다.
 
...
 
교실에 도착하고, 당신이 짐을 챙기는 동안, 네오는 죽은 쥬드의 짐 중에서 쓸만한 것을 찾아 챙깁니다.
 
이제, 시체를 뒤지는 것 쯤이야 아무렇지 않잖아요?
 
그게 설령, 자신이 죽인 생존자라고 해도, 마찬가지일겁니다.
 
 
 
:인간성을 잃어가는 그가 낯설게만 느껴지는 것은 비단 그가 감염자가 되었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ㅡ 6월 12일 6:21 am.
 
 
 
:학교를 빠져나오자 동이 트고 주위가 환해지고, 쭉 이어지던 아스팔트 도로 대신 초원에 난 흙길이 보입니다.
 
원래 도로였을 길 위에 자동차로 지나간 듯 풀들이 눌린 흔적이 있습니다.
 
정말로, 캘버리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길을 걸으며 한참을 말이 없던 네오가, 어느 순간 입을 엽니다.
 
 
네오 샤프슈체:내가 잠에서 깼을 때, 쥬드가 우리 가방을 뒤지곡 있었어.
 
내가 감염자인걸 눈치채고, 짐을 훔쳐 달아나려고 한거지.
 
막아보려고 했는데,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더라고.
 
되려 나를 협박하더라, 내가 감염자인걸 알리겠다면서.
 
..뭐, 결국 덕분에 들키긴 했지.
 
 
김예아:...
 
굳이
 
걔 때문이...아니라도...
 
 
네오 샤프슈체:... 이미 눈치 챘는데, 아닐거라 믿고 싶었다,
 
그렇게 말하고 싶은거, 맞지?
 
 
김예아:...응.
 
 
네오 샤프슈체:... 눈치는 빨라서는.
 
 
김예아:... ...나도 그냥 속고싶었어...
 
맨날... 눈치만 잘 채고...
 
해결은 못하고...
 
 
네오 샤프슈체 , 조용히 어깨를 톡톡 토닥여줍니다.
 
 
네오 샤프슈체:... 말했던 대로, 하던 일이 끝나면, 지금 말하지 못한 것도 전부 알려줄게.
 
솔직히 듣고 힘들어할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아는 게 좋잖아.
 
모르고 휘둘리는 것 보다, 알고 발버둥치는게 낫지.
 
 
네오 샤프슈체 , 착잡한듯, 중얼거리다가 한숨을 푹 내쉽니다.
 
 
김예아:...예전에는 해결이라도 했지, 지금은... ...
 
 
네오 샤프슈체:내가, 3일전인가 즈음에 했던 말 기억해?
 
 
김예아:...
 
...기억 안나.
 
 
네오 샤프슈체:하여간, 맨날 다른 것만 기억하고 그건 다 까먹지?
 
무리하지 말고, 살아달라고.
 
일단 살아야 뭐든 할테니까.
 
 
김예아:...
 
 
네오 샤프슈체:...어떨때는,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기도 하고.
 
 
김예아:... ...근데, 나혼자 살아봤자...
 
뭐해...
 
 
네오 샤프슈체:나머지 네 명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아직 모르잖아?
 
살아있을거라고 생각하자고.
 
그리고, 얘도 있잖냐.
 
 
네오 샤프슈체 , 로버트의 머리를 와바박 쓰다듬습니다.
 
 
김예아:...그래도... 너는 없는데...
 
가장 살리고 싶은 사람이 없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네오 샤프슈체:...
 
 
김예아:내가 누구때문에 신이랑 싸운건지는 알기나해?
 
 
네오 샤프슈체 , 뭔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가도, 한숨만 푹 내쉽니다.
 
 
네오 샤프슈체:알지, 알긴 하는데- ...
 
어쩌겠어, 일이 이렇게 된걸.
 
 
김예아:...진짜, 짜증나.
 
 
 
:당신의 말에, 그는 말을 이어가지 않습니다.
 
그저 입술을 꾹 깨물고, 무언가를 인내하는 듯한 모습만 보입니다.
 
... 그렇게, 각자 다른 생각과 불안감을 품고, 두 사람은 계속 걸어나갑니다.
 
한참을 걷고, 또 걸어나가, 정오가 될 때쯤, 저 멀리 언덕 위로 십자가가 보입니다.
 
언덕을 오르고 보니, 작고 오래되어 보이는 교회가 나옵니다.
 
아까 보인 십자가는 교회 지붕에 달린 것이었나봅니다.
 
 
 
:교회의 가까이까지 가보면, 좀비들을 막기 위해 창문에 나무 판자를 덧댄 흔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꽤나 오래 전의 것인지, 먼지가 끼어있습니다.
 
네오는 지도를 펼쳐보더니 당신에게 말합니다.
 
 
네오 샤프슈체:조금만 더 가면 캘버리긴 한데,...
 
...여기서 잠깐 쉬었다가, 해가 지면 이동하자.
 
 
김예아 , 말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교회의 정문을 열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예배당 끝에 걸린 십자가입니다.
 
인기척이 하나 없는 예배당 안은 고요합니다.
 
예배당 맨 앞에 짐을 푼 네오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네오 샤프슈체:난 해야하는 게 좀 있어서, 안쪽 살펴보는 건 부탁해도 될까?
 
 
김예아:... ...
 
 
김예아 , 고개를 끄덕입니다.
 
 
 
:네오가 노트를 꺼내드는 것 까지 보고, 당신은 몸을 돌려 예배당 쪽으로 향합니다.
 
예배당의 정면에는 단상이 있고, 위에 달린 십자가를 중심으로 양 옆에는 피아노와 계단이 있습니다.
 
 
김예아 , 단상을 봅니다.
 
 
 
:나무로 된 단상은 가슴께까지 오는 높이입니다.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아 먼지가 쌓인 단상 위에는 성경이 놓여있습니다.
 
성경의 사이에는 펜이 하나 끼워져 있습니다.
 
그것을 따라 책을 펼치면, 한 구절에 밑줄이 쳐져 있습니다.
 
구원, 구원이라.
 
그 단어가 얼마나 덧없는 희망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당신은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짓습니다.
 
 
 
:하지만, 믿는 것에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구원을 바랬던 이들이, 진정으로 구원을 찾았기를, 당신은 바라고 있나요?
 
 
김예아:(이젠 모르겠어. 예전에는 구원 받았으면 했지만... 나도 받지 못한 구원을 그들도 받을 수 있을까? 결국 날 구원한건 소중한 사람들이었는데... 이제는... 다... )
 
 
김예아 , 피아노를 봅니다.
 
 
 
:뚜껑이 닫힌 그랜드 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습니다.
 
피아노 위엔 사람들이 사용했을 찬미가와 달력이 놓여 있습니다.
 
날짜마다 엑스표가 쳐진 달력은 지금으로부터 일 년 전의 것입니다.
 
달력을 넘기면 달마다 교회의 중요 행사들이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좀비 사태가 터진 이후부턴 각 날짜칸마다 엑스 표지가 쳐져 있는 게,
 
마치 이 교회 안에서 생존한 일수를 센 것 같습니다.
 
 
 
:엑스 표시가 끊긴 날짜는, 좀비사태가 일어나고 대략 한 달 후입니다.
 
이 칸은 엑스 표시 대신 동그라미가 쳐져 있네요.
 
 
김예아 , 십자가를 봅니다.
 
 
 
:예배당 중앙에 걸린 십자가입니다.
 
높고 까마득하네요.
 
십자가의 뒷면에 열쇠가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김예아 , 열쇠를 집습니다.
 
 
김예아:(집을 수 있나?)
 
 
 
:살짝 높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사히 열쇠를 손에 넣었습니다.
 
 
김예아 , 그상태로 계단쪽으로 갑니다.
 
 
 
:좁은 나선계단입니다. 위층의 다락방으로 향하는 것같습니다.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는 '기도실'이라는 팻말이 있습니다.
 
 
김예아 , 올라가봅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보이는 문은, 돌려도 열리지 않습니다.
 
열쇠가 필요할 것 같은데...
 
마침 십자가 뒤에서 찾았던 열쇠를 꽂아보면, 딱 들어맞습니다.
 
잠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엄청난 악취가 느껴집니다.
 
슬프게도, 당신은 이 악취가 아주 익숙합니다.
 
지독하게도 맡아온, 시체가 썩는 냄새입니다.
 
 
 
:눈쌀을 찌푸리고 들어선 어둑한 기도실 안에는 열 명 정도 되는 사람들, 아니, 이제는 썩어 백골이 되어가는 시체들이 가득합니다.
 
그 중앙에는 향로가 하나 보입니다.
 
아무래도 이 사람들은 이 교회에서 삶을 이어가다가, 이곳에서 마지막 기도를 올리고 단체로 생을 마감했나봅니다.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구원을 바라면서요.
 
 
김예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시체들 사이에서 작은 적색의 보석이 박힌 팔찌를 하나 발견합니다.
 
그 작은 보석엔 조그마한 십자가가 새겨져 있네요.
 
 
김예아:..
 
 
김예아 , 줍습니다.
 
 
김예아 , 주운 뒤 아래로 내려갑니다.
 
 
 
:계단을 내려가고, 예배당을 가로질러 네오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면, 이제는 익숙한 뒷모습이 보입니다.
 
언제나처럼, 노트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어내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 아직 다 못했나봐요.
 
그 옆에는 바닥에 배와 턱을 대고 엎드려서 꼬리를 내린 로버트가 있습니다.
 
저쪽도 어쩐지 울적해보이네요.
 
 
김예아 , 로버트에 옆에 앉아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멍을 때립니다.
 
 
 
:멍하니 앉아서 한참을 시간을 보내다보면,
 
어느 순간, 네오가 손을 멈추더니 펜을 내려놓습니다.
 
그리곤, 아주 오랜만에 진심으로 기뻐하는 듯한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그러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한 목소리로 당신에게 전합니다.
 
 
네오 샤프슈체:...완성이야, 이제 끝났어.
 
그러니까-...어디부터 말해야 할까.
 
뭐가 제일 궁금했어?
 
 
김예아:... 감염.
 
왜 됐어?
 
 
네오 샤프슈체:이 사태를 해결하고 싶어서.
 
언제였는지 기억도 잘 안나긴 하는데, 엄청 예전에, 연구소 폐허를 지난 적이 있었잖아?
 
그때 이후로 꿈에 나타나는 녀석이 있었어.
 
항상 같은 제안을 했고.
 
내가 감염되는 대신에, 이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만드는 공식을 알려주겠다고.
 
 
김예아:... ...
 
 
네오 샤프슈체:... 솔직히 별로 수락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 ...
 
... 누군가는 나서서 해결해야만 하니까.
 
 
김예아:... ...
 
그럼...적고있던게... 치료제 공식?
 
 
네오 샤프슈체 , 말 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네오 샤프슈체:저게 완성이 되기 전에는,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는 게 조건 중 하나였어.
 
... 그래서, 지금까지 아무 말도 안하고 있던거야.
 
 
김예아 , 입술을 꾹 깨뭅니다.
 
 
 
:그의 목소리에선 한 점의 거짓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애초에, 이 시점에서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을겁니다.
 
지금 들은 모든 것들은, 진실입니다.
 
기분이, 어떤가요?
 
 
김예아 , 아무말 없이 고개를 푹 숙입니다.
 
 
김예아:그럼, 나한테 무너지지말라고 한것도 이거 때문이었어?
 
네오 샤프슈체:... 그렇지,
 
비단 이것때문이 아니었더라도 했을 말이긴 하지만.
 
그나저나-...
 
 
네오 샤프슈체 , 손목시계를 슬적 보곤 말을 이어갑니다.
 
 
네오 샤프슈체:아무리 생각해도 24시간은 너무 촉박한 것 같아서, 시간을 좀 늘여달라 했었거든?
 
그게 딱 100시간이었는데-...
 
이제 16시간 정도 남았어.
 
 
김예아:...
 
 
네오 샤프슈체:캘버리까지는 하룻밤 정도면 충분할테고, 최대한 빨리 가자-, 라고 하고 싶긴 한데...
 
내가 좀 쉬어야 할 것 같아서, 해가 지고나서 출발할까 하는데.
 
 
 
:네오가 당신에게 힘들다는 티를 내는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인 것 같습니다.
 
...하긴, 힘들만도 하죠.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로 그 '치료제'를 적어내느냐고 몇 날 몇 일을 밤을 지새웠으니까요.
 
그럼에도, 그는 당신의 의견을 구하듯, 당신의 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예아:... ...알아서 해.
 
 
김예아 , 그렇게 말하며 네오를 꾹 끌어안다가 놓아줍니다.
 
 
네오 샤프슈체:... 그럼, 조금만 쉴게.
 
너무 늦기 전에 깨워줘.
 
 
 
:말을 마친 네오는 예배당 한 켠에 옷가지 몇 개를 펼쳐놓고, 그 위에 쓰러지듯이 눕습니다.
 
깜빡, 깜빡, 눈이 두어번 닫혔다 열리기를 반복하고,
 
이내 닫힌 채로 움직임을 멈춥니다.
 
 
김예아:... 이제 마음대로 사라지고, 하지마.
 
 
 
:... 대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예배당 안은 고요하고, 공기 중에 부유하는 먼지들이 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창틈 사이로 오후의 나른한 햇빛이 비쳐들어옵니다.
 
한참을 붙들고 다녀서 조금 헤진 노트를 품에 안은 채 바닥에 웅크려 곤히 잠든 네오의 모습은 어느때보다도 평안해보입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6시간이랬던가요.
 
내일, 그리고 그 이후에는,
 
 
 
:무엇을 하던, 혹은 하려고 하던, 항상 차있던 옆자리가 비어있겠죠.
 
당신은 언제나처럼 잠든 네오의 옆자리에 누웠습니다.
 
눈을 감았다 뜨면, 이 모든 것이 꿈이기를 바라면서.
 
 
ㅡ 6월 12일 7:05 pm.
 
 
 
:언제 잠이 들었던걸까요.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당신을 내려다보며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네오의 모습입니다.
 
 
네오 샤프슈체:잘 잤어?
 
 
김예아:...아마.
 
몰라.
 
 
김예아 , 몸을 일으키며 말합니다.
 
 
 
:해가 지는 시간인지, 아직 잠이 덜 깨 흐릿한 시야에 보이는 주변은 온통 붉은 빛으로 일렁입니다.
 
 
네오 샤프슈체:이제 마지막이야.
 
... 준비하고, 출발하자.
 
 
 
:그렇게 말하며 당신을 바라보는 네오의 눈시울마저도 붉게 보이는 것은 아마 노을 탓이겠죠.
 
두 사람은 끼니를 해결하고, 함께 걷는 마지막 길에 오릅니다.
 
... 밤이 찾아오고,
 
별이 하나둘씩 떠오릅니다.
 
자동차나 건물의 불빛도, 공장의 매연도 없는 밤하늘은 밝고 선명합니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올려다본 하늘엔 쏟아질듯이 별들로 가득해서,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안전지대가 정말로 가까워졌는지, 이따금 지나치는 표지판들은 캘버리 교도소로 향하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둘은 언제나처럼, 한참을 걸어갑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손목시계를 들여다 본 네오는 웃으며 말합니다.
 
 
네오 샤프슈체:시간 안에 도착했네.
 
 
ㅡ 6월 13일 5:52 am.
 
 
 
:고개를 들면, 저 멀리 지평선 너머에선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있고, 그 반대편으로는 캘버리 교도소, 목적지인 안전지대가 보입니다.
 
이 길고 긴 여정의 끝이 보여요.
 
작게만 보이던 캘버리는 이제 꽤나 시야에 가까워졌습니다.
 
 
김예아:... ...
 
 
네오 샤프슈체:이제 한 시간 정도 남았는데.
 
... 해 뜨는 것까지만 같이 보고 갈래?
 
 
김예아:... ...
 
 
김예아 , 말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두 사람은 주변의 적당한곳에 앉아, 해가 떠오르는 지평선을 바라봅니다.
 
꼭 맞잡은 손에서 전해져오는 냉기가, 꼭 그가 이제 인간이 아니라는 것처럼 말하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차오릅니다.
 
저 먼 초원의 지평선 너머로, 밤의 장막이 서서히 걷혀가고,
 
주변이 차츰 따뜻한 빛으로 물들어갑니다.
 
...
 
이 시간이 영원하다면,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흐르고, 동이 튼 주변은 점점 환해져갑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0분 남짓.
 
네오는 손목 시계를 확인하더니, 당신에게 들고 있던 노트를 건네줍니다.
 
 
네오 샤프슈체:자, 가져가.
 
가져가서, 어떻게든 이 사태를 끝내.
 
 
김예아:... ....
 
 
김예아 , 떨리는 손으로 노트를 받습니다.
 
 
네오 샤프슈체:... 너라면 혼자서도 잘 할수 있을거라고 믿을게.
 
그러니까, 허튼 생각 말고 끝까지 살아남아야해.
 
 
김예아:... ...
 
 
김예아 , 네오의 말에 점점 울상인 표정으로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김예아:그럼 너는...
 
 
네오 샤프슈체:난 여기 남아야지.
 
또 에덴 같은 사태가 일어나면 안되잖아?
 
 
김예아:그래도... 그래도... ...
 
너를 제일먼저... 돌려놓고...싶어.
 
 
네오 샤프슈체:위험하잖냐.
 
...여기서 기다릴테니까,
 
준비가 되면 그때 찾으러 와.
 
꼭 첫번째가 아니어도, 언젠가 기회가 생기면, 그때 찾아와도 늦지 않아.
 
 
김예아:... ...
 
 
김예아 , 네오를 붙집고 소지품을 뒤적거립니다.
 
 
김예아:(권총)
 
(이나 무기)
 
 
 
:외투 안 주머니에 넣어뒀던 권총이 있었죠. 당신이 그것을 찾아내면 네오는 살짝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어냅니다.
 
 
네오 샤프슈체:그건 왜, 뭐하려고.
 
 
김예아:...
 
 
김예아 , 권총을 가져갑니다.
 
 
김예아:압수.
 
 
네오 샤프슈체:... 굳이?
 
 
김예아:...내가 얼마나 너랑 같이 있었게?
 
 
네오 샤프슈체:...
 
 
네오 샤프슈체 , 피식, 웃습니다.
 
 
네오 샤프슈체:진짜로, 눈치만 빨라서는.
 
 
김예아:내가 그냥 울면서 안전지대로 갈줄 알았지?
 
 
네오 샤프슈체:그냥 그래줬으면 좀 좋아?
 
 
김예아:...그러면 자꾸 넌 왜 가버리냐고.
 
나보고는 말없이 가지말라고 그렇게 화냈으면서.
 
 
네오 샤프슈체:... 그러게나 말이다.
 
천성이 어디 한군데 잡혀있질 못하는 사람이라 그런가?
 
 
네오 샤프슈체 , 농담하듯이 말합니다.
 
 
김예아:그러지를 말라고... 왜 자꾸 다 가버리는거야...
 
차라리 내가 죽었으면 하는데, 아버지도 시계초도 너도... 다른 애들도... 왜 자꾸 날 두고가는건데...
 
남겨진 사람이 어떤 입장으로 사는건지는 생각 안하나보지?
 
 
네오 샤프슈체:뭐.. 그런걸 신경쓸 새도 없이, 너는 살았으면 좋겠으니까?
 
적어도 나는 그래.
 
 
김예아:신경 안 쓸 수 있겠어?
 
죽은 사람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잖아?
 
 
네오 샤프슈체:뭐, 그렇긴 하다만...
 
너도 같은 마음이었을거 아냐,
 
나한테 소중한, 아끼는 사람은 살아줬으면 좋겠다-
 
내가 희생하더라도, 그 사람만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예아:그래도-... 그래도... ...
 
 
네오 샤프슈체:많이 겪어봐서 알잖아?
 
어떤 일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너무나도 사랑해서 일어지는 비극이라는거.
 
사랑때문에 일어나는 희극이 있으면, 비극도 있는 법이야.
 
... 그걸 알고, 받아들여주면 좋겠어.
 
겸사겸사 극복하면 더 좋고.
 
 
김예아:극복했으면 이미 그 구출작전때 극복했지-...
 
 
네오 샤프슈체:그런가-
 
 
김예아:걔가 옥상에서만 안 떨어졌어도 안 힘들어하는데...
 
 
네오 샤프슈체:...-하여튼, 슬슬 시간 되가는데,
 
더 이러고 있다간 내가 너 물어버릴지도.
 
 
김예아:... ...
 
 
김예아 , 멋대로 네오 손목 잡아서 아까 주운 팔찌를 끼어줍니다.
 
 
네오 샤프슈체 , 멋대로 채워진 팔찌를 한 번, 당신을 한 번 봅니다.
 
 
네오 샤프슈체:...이건 뭐야?
 
 
김예아:... 죽지말라고.
 
부적.
 
 
네오 샤프슈체:헤에.
 
 
김예아:자살하면 나도 자살할거야. 하지마.
 
 
김예아 , 의심의 눈초리로 노려봅니다.
 
 
네오 샤프슈체:알았어, 안할테니까 너도 그런 말 하지마.
 
어차피 권총도 가져갔으면서.
 
 
김예아:다른거로 죽을지 누가알아.
 
너라면 그럴거 같아.
 
(ㅡ"ㅡ)
 
 
네오 샤프슈체:들켰다.
 
(ㅋㅋ)
 
...알았어. 약속할게, 너 올때까지 안 죽고 있을게.
 
그러니까 너도 잘 살고 있어야 해?
 
나 진짜 너 올때까지 기다릴거니까?
 
 
김예아:진짜지?
 
 
네오 샤프슈체:진짜로.
 
좀 과장인가 싶지만, 우리가 구한 세계를 걸고 약속할게. 됐지?
 
 
김예아:그럼 안아줘.
 
 
김예아 , 그러면서 팔을 벌립니다.
 
 
네오 샤프슈체 , 아무말 없이 웃다가 꼭 끌어안고선 등을 두어번 토닥입니다.
 
 
김예아 , 꾹 끌어안고있다가 고개를 돌려서 뺨에 짧게 입을 맞추고 떨어진뒤에 얼굴이 보이지 않게 끌어안습니다.
 
 
네오 샤프슈체 , 잠깐 흠칫했다가 픽 웃음소리를 냅니다.
 
 
네오 샤프슈체:...-잘 지내야해.
 
나 없다고 울지 말고.
 
 
김예아:... ...노려어억...해도 울것 같아.
 
 
네오 샤프슈체:그럼 울더라도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울어.
 
그럼 다들 너가 잘 살고 있는 줄 알겠지, 웃으면서.
 
아마 나도 그럴거고.
 
 
김예아:...알았어어-...
 
네오 샤프슈체 , 안고있던 팔을 스르르 놓아줍니다.
 
 
네오 샤프슈체:이제 가, 진짜 시간 없어.
 
 
김예아:...안녕. 금방 올게.
 
빨리올게. 딱 기다려.
 
나 믿어주기로 한거 약속지켜야지-
 
 
네오 샤프슈체:응, 믿고 있으니까, 빨리 와야 해.
 
 
김예아:...
 
 
김예아 , 네오의 손을 잡고있다가 놓아주며 교도소쪽으로 몸을 돌립니다.
 
 
 
:맞잡았던 손이 툭, 떨어지고, 당신은 등을 돌려 안전지대로 달음박질합니다.
 
뿌옇게 시야를 가리는 눈물을 닦아내며, 옆으로 따라붙는 로버트와 함께 높은 콘크리트 벽 앞으로 달려갑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애써 눈물을 삼키고,
 
똑똑,
 
문을 두드리면, 문 너머에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잠시 후, 높은 철문이 당신 앞에서 열립니다.
 
 
 
:한 발, 그리고, 다시 한 발.
 
들어선 곳은 다른 사람들이 있는 안전지대입니다.
 
무심코 돌아본 뒷편, 저 멀리에 그리워질 사람이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 거리에선 들릴리가 없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습니다.
 
당신이 무언가 더 행동할 새도 없이, 쿵. 문이 다시 닫힙니다.
 
비로소, 당신은 안전지대에 속하게 됩니다.
 
 
 
:수많은 생존자들이 당신을 반기지만, 당신 곁에 항상 함께하던 이는 없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한 것이 정말 오랜만인데,
 
어째서인지,
 
그 어느때에도 느낀 적 없는,
 
사무치는 외로움을 느낍니다.
 
...
 
 
 
:시간은 빠르게 흘러, 당신이 안전지대에 합류하고 수 주가 지났습니다.
 
연합정부는 노트의 내용이 치료제를 만드는 공식이라는 사실을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몇몇 학자들이 이 공식을 본 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오늘,
 
처음으로 노트의 공식을 사용한 실험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치료제의 이름은 노트의 작성자인 네오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하네요.
 
 
 
:그 과정동안 수십개의 사본이 만들어지고, 오늘에야 비로소,
 
노트의 원본이 당신의 손에 돌아왓습니다.
 
그동안 겨를이 없어서 펼쳐보지도 못했던 노트는 여러 사람들의 손을 타 처음보다 더욱 낡고 너덜거립니다.
 
당신은, 이제야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흔적을 복기합니다.
 
한 장, 그리고 한 장.
 
노트를 넘기면, 당신이 알아볼 수 있는 모국어로 적힌 것 외에도 온갖 언어로 된 공식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도달한 마지막 장,
 
그곳에 적힌 것은.....
 
미안해.
 
끝내 하지 않았던 한 마디입니다.
 
 
ED1.이것은 모두 너를 위한 선택.
 
 
수고하셨습니다.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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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아:(우는중)
 
ㅜㅠ
 
(네오오오오............)
 
 
BlueReas:진짜 ㄹㅇ 난 과몰입 오타쿠다 쉬부럴
 
 
김예아:(이로서 이 탐사자는 제일 소중한 사람에게 제일 큰 트라우마를 건들여지고 엔딩을 맞이햇습니다)
 
 
큐브 (GM):(^^,,)
 
 
김예아:(원본에서 내가 질리 안죽일게...시계초 안죽일게...)
 
(어차피 안죽일거지만)
 
 
큐브 (GM):(원본 봄)
 
아저씨.. 저쪽에서도 하루하루 생사의 갈림길인데도
 
 
김예아:(거기서는 딱히 접점없잖아요)
 
 
큐브 (GM):그쵸
 
(^^!)
 
 
김예아:(아진짜 나 눈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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