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지평선

[COC 플레이로그] 크리그어 2부 (예아&네오) 본문

COC 플레이 로그 (캠페인)/크리그어, 100시간 연대기 (예아&네오)

[COC 플레이로그] 크리그어 2부 (예아&네오)

CB_PL_ 2022. 9. 12. 00:34

시나리오 링크:https://dear-heresy.postype.com/post/727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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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잿빛 세계를 밝히는 휘황찬란한 청색 네온 사인.
회사의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언제나와 같습니다.
몇 일 내내 연속된 파견 근무를 나가느라 지친 탓에, 아주 잠깐의 쉬는 시간에도 다른 것을 즐길 여유가 통 나지 않습니다.
이러다 창 밖 보는 취미가 생길 지경입니다.
 
김예아:지이-루해
 
:오늘은 전광판에서 무슨 광고를 하나- 한참을 들여다보게 되네요.
가만히 창 밖을 바라보던 당신은, 대형 스크린에서 반짝이던 광고가 멎는 것을 보았습니다.
앵간하면 광고가 꺼질 일이 없을텐데- 하고 미지근한 생각을 하고 있으면, 화면에 <긴급 속보> 라는 단어와 함께 낯선 아나운서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대본을 몇 번 고쳐 잡은 뒤 가까스로 말합니다.
 
김예아:-?
 
:"최강의 인류들로 구성된 특수 전투 부대 AOC는 - ..."
"오늘 자정, 본부에서 A급 범죄자들의 공개 처형식을 거행합니다."
죄목은 본부의 주요 기밀 및 전력 탈취.
 
김예아:에-
 
:안전지대 곳곳에 파견된 대원들의 조속한 귀환을 요구하는 바이며-......
 
김예아:간도 크네-(남말할 처지 아님)
 
:아나운서의 뒤로 익숙한 AOC 건물과 함께 처형이 예정되어 있다는 'A급 범죄자'들을 촬영한 영상이 지나갑니다.
지금쯤 다들 술렁술렁 하겠는걸요.
* 지능 판정
 
김예아: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4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지목된 범죄자들은, 놀랍게도 AOC 대원들입니다.
그리고, 죄목 중 '주요 기밀 탈취' 부분은 당신과 네오와도 연관이 있겠죠.
어렴풋이, 이것이 경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예아:(크흠)
(탈취까지는 아닌데)
 
:똑바로 말을 듣지 않는다면 두 사람도 얼마든지 처형해버릴 수 있다는 의미일테죠.
 
김예아:(그래봤자 지들은 건물안에 있을거면서)
(멀쩡히 일해주는거에 감사해야할판이라고)
 
:일을 멀쩡히 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말이죠. 짜증나는데 아주 조금의 일탈은 괜찮겠지, 같은 이야기를 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이제와서 생각하면 대책없는 짓이었네요.
 
김예아:으음-
 
:곰곰 생각해보면, A급 범죄자라며 영상이 지나간 이들은 하나같이 무고한 자들입니다. 당장에 방금까지도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에요.
... 진심으로, 경고용이라고 하기엔 스케일이 너무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예아:진짜 너무하네.
 
:자꾸 눈치 주는 것도 스트레스 받는데 꾹 참고 남아줬더니만, 참.
 
김예아:그니까 말이야.
 
:이제 좀 덜 그러나 싶었지만,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당신의 괴로울정도로 날카로운 감은 뾰족하게 경보를 울려댑니다.
 
김예아:아--
 
:어떻게 엮여주든 망한건 매한가지라는걸요!
그때, 당신은 갑작스럽게 머리가 쭈뼛 서는 감각을 느낍니다. 뭔가 불길한 느낌이...
 
김예아:음-
 
:타이밍 좋게 휴게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건 네오입니다.
그리고선 들어오자마자 한다는 말이-
 
네오 샤프슈체:방금 속보 봤냐?
 
김예아:아주 잘 봤다!
얌전히 돌아와주니 호구 잡고있던데-
 
네오 샤프슈체:그러니까 튈 수 있을때 튀랬는데.
뭐, 만약 그랬다면 더했겠지만서도.
 
김예아:그때는 이게 최선이였으니까.
 
네오 샤프슈체:그래서, 어쩔거야?
아까 보니까, 범죄는 무슨, 말 잘듣던 애들만 주루룩 모아뒀더만.
 
김예아:그니까.
 
네오 샤프슈체:대놓고 본보기로 쓸 속셈이라는 거잖아.
그만 두라고 말리러라도 가봐야할까?
결국 경고 대상은 우리일텐데.
 
김예아:말린다고 말려지나?
그래도 말해보기는 해야할것 같은데.
어휴 진짜 지들이 먼저 시작했으면서 우리한테 왜이러는지.
 
네오 샤프슈체:아니면 이번 기회에 아주 탈주 각을 세워버리던가.
 
김예아:이참에 윗대가리들 다 죽이고 나가고싶다!
(희망사항)
 
네오 샤프슈체:아, 동감.
...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지금은 안될 것 같지만.
너 혼자 다 못할거잖아.
 
김예아:그치.
크리쳐라면 몰라도 지금은 인간이니까.
 
네오 샤프슈체:그 크리쳐라는 녀석은 목줄 잡혀있지요-
 
네오 샤프슈체 , 자기 목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김예아:아놔.
 
네오 샤프슈체:딱히 나는 불만 안 가지고 있지만서도.
여하튼, 한번 따지기라도 해볼까는 하는데, 넌 어쩔래?
 
김예아:따지려 갑시다- 계속 여기서 밖 구경만 하기 싫다-!
 
네오 샤프슈체:야, 차라리 밖 구경만 하고 있는게 낫지.
또 한창 뺑이 돌래?
 
네오 샤프슈체 , 킥킥 웃으면서 앞장섭니다.
 
김예아 , 따라갑니다.
 
:두 사람은 휴게실을 나와, 엘리베이터에 올라탑니다.
저런 결정을 내는 수뇌부는 최상층에 있습니다.
아마도 CCTV를 통해 두 사람이 그곳으로 향한다는 사실을 다 보았겠죠. 달리 찾아가겠다고 보고 할 필요도 없을겁니다.
두 사람을 태운 엘리베이터는 빠른 속도로 위로, 위로 올라갑니다.
... 언제였던가, 이렇게 끝없이 위로 올라가던 기억이 있었는데 말이죠.
 
김예아:(기억해내고싶지는 않은걸?)
 
:띵- 하는 소리가 나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립니다.
조용하고 어두운 복도가 두 사람을 반깁니다.
이렇게 어두울 곳이 아닌데, 무슨 일인지 참.
복도를 걸어나가며 어떻게 말로 구워삶을지 생각하던 참에, 갑자기 옆에서 함께 걷던 네오가 당신의 팔을 잡아당깁니다.
 
김예아:?
 
:그리곤 검지를 입가에 가져다대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보냅니다.
 
네오 샤프슈체:여기, 문 열린 방. 소강당이거든?
조용히 안쪽 한번 봐봐.
 
김예아:?
 
김예아 , 소강당 안을 봅니다.
 
:소강당 안에는 전투복을 입은 AOC 대원들이 빽뺵하게 열을 맞춰 정면을 보고 있습니다. 각 잡힌 자세와 특수한 제복, 확실하게 두 사람이 입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은 문득 깨닫습니다. 이 사람들은 전부 당신과 같은 최강의 인류라는 사실을요.
...
안전지대 외곽에 있어야 할 텐데 말이죠.
 
김예아:-?
 
:총 100구역으로 나누어진 안전지대의 최전방을 담당하는 200인의 특수부대원. 언제나 2인 1조로 활동하며, 하나하나가 일당백인 최대 전력입니다.
평소같았다면, 외곽에서 크리쳐와의 공방 때문에 바빴을텐데.
당신과 네오야, 약간의 반항끼를 첨가한 지옥의 뺑이를 도느라 이곳에 있다고 쳐도,
저들은 어쩐 일로 이곳에 모인 걸까요?
* 관찰 판정
 
김예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바쁘게 눈을 움직이던 당신은 군인 중 한 명이 딴짓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한 손은 뒤로 한 채 휴대폰으로 스도쿠를 하고 있네요.
과연 딴짓의 솜씨도 최강.
그들 앞으로 뒷짐을 진 사람이 걸어 올라갑니다.
창백한 인상의 남자가 탁상 위에 놓인 마이크를 고쳐잡자, 거슬리는 굉음이 울려 퍼집니다.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AOC의 최고 권력자인 소장입니다.
 
김예아:(Wo)
 
:소장은 본론을 이야기 하기 전, 간단한 연설을 진행합니다.
연설을 하는 내내, 어쩐지 땀을 흘리며 손수건으로 그것을 연신 닦아내는군요.
 
소장:이번 처형식에 관해서는 다들 보도를 통해 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들이 저지른 행위가 다름 아닌 안전지대의 정부에 반하는 테러나 마찬가지인 만큼,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본보기를 보이고자 극단적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누군가가 질문합니다.
 
김예아:(지랄)
 
:"안전지대의 최전방을 일반 부대에게 맡기고 중심부로 전원 집합할 만큼의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상층부에서는 대규모 폭동이라도 일어나니라 생각하는 겁니까?"
소장은 다시 한번 땀을 훔치고는 마이크를 고쳐잡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번 바닥으로 추락한 마이크가 또 요란한 소리를 빚어냅니다.
그는 벌벌 떠는 손으로 마이크를 탁상 위에 올리고 말합니다.
 
소장:유감스럽게도 그렇습니다.
요즘 안전지대 정부의 대 크리쳐 정책에 반항심을 품은 불순한 단체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전력이 이탈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만큼,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최강의 인류인 여러분을 선보이는 것으로 위기감을 줄일 시기입니다.
이번 처형식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모든 언론이 주목할 것이고, AOC와 정부의 힘을 보여줄 좋은 기회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겠습니다.
당신들의 임무는 본부, 더 나아가 안전지대 전부를 지키는 것입니다.
 
소장:의심하지 마십시오. AOC야 말로 정의 입니다.
 
김예아:(지랄...2)
 
:마지막 말만큼은 기묘할 정도로 확고하게 들렸습니다.
연설이 끝난 뒤, 소장은 전원 AOC 본부를 돌여 반란분자가 침입하지는 않았는지 순찰할 것을 명한 뒤 자리를 뜹니다.
이런, 여기서 몰래 듣고 있던걸 들키면 곤란해질지도요.
당신들만 부르지 않았다는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죠.
잠깐 몸을 숨기는 게 좋겠습니다.
 
김예아 , 몸을 숨깁니다.
 
:당신을 따라 네오도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나면, 소강당의 문이 열리고 군복 무리가 걸어나옵니다.
마침 옷도 똑같겠다 몰래 섞여서 빠져나가면 될지도요.
숨은 자리에서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으면, 네오가 팔로 당신을 툭툭 치고 속삭입니다.
 
김예아:?
 
네오 샤프슈체:아무리 봐도 말로 한다고 안 통할것 같지?
 
김예아:그럴거같아.
 
네오 샤프슈체:평소에도 또라이같았는데,
지금은 그냥 미친놈같애.
 
김예아:그냥 머리가 돈 거 같아.
 
김예아 , 그러면서 자기 머리 근처에 대고 손가락을 빙빙 돌립니다.
 
네오 샤프슈체:... 이렇게 된거, 회사 어디에 처형 될 애들 모여있을 것 같은데,
찾아서 구하고, 이번에야말로 도망갈까?
 
김예아:그럴까? 우리때문에 걔네는 무슨 고생이냐.
 
네오 샤프슈체:얘기 들어보니까 탈주자는 더 있는 것 같지만서도.
그 탈주자들도 좀 돌아와서 애들 구하는거 도와주면 좋으련만.
 
김예아:그니까-
그럴일은 없겠지만.
우리같은 애들 아니면 누가 도와주겠어?
 
네오 샤프슈체:그치?
그럼 가자, 더 늦기전에.
 
김예아:오케이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강당에서 나오는 무리에 섞여들어 최상층을 빠져나갑니다.
순찰을 하라는 명령이 내려왔었으니...
당당하게 뒤지고 다녀도 되겠어요!
 
현재 시각 오후 2시 45분, 순찰 시작.
 
:AOC 본 건물의 높이는 최상층을 제외하면 총 36층이 있습니다.
이 중 어디에 그들이 잡혀있는지는 몰라도, 찾아야겠죠.
그대로 처형당하게 두긴 좀 그렇잖아요?
엘리베이터를 타며, 요원들끼리 도란도란 나누는 대화들이 몇 들립니다.
 
김예아:어휴 높기도 해라
 
:그들에게도 물어볼까요? 이번 연설이라던가, 궁극적으로 AOC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같은 것들을요.
 
김예아 , 넉살좋게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툭툭 건듭니다.
 
김예아:안녕~
^^
 
:불려진 대원은 약간 떨떠름해하는 표정을 짓다가도 꾸벅 인사합니다.
"무슨 용무신가요?"
 
김예아:그냥- 이번 연설이 어떤가- 싶어서?
뭐, 연설은 항상 재미없었지만 이번에는 뭔가 좀 달랐잖아?
 
:"아-... 뭐... 별 생각 없습니다, 솔직히 월급이 좋으니까 그냥 있는거잖아요? 그냥 무슨 하고 싶은 일이 있겠거니 하고 있습니다."
 
김예아:음-
 
:한 대원의 그런 대답을 들은 다른 대원이 슬적 말을 얹습니다.
"나는 솔직히 별로였어. 예전 AOC는 인류를 지킨다! 라는 멋진 마음가짐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 요즘은 글쎄..."
"이런 정의를 따르기 위해 들어온 건 아니거든. 내가 지켜야 하는게 뭔지, 내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
 
김예아:그러게나 말이야~(웃음)
나도 너랑 같은 이유로 들어왔거든-!
근데 요즘은 - 이러고있으니 일하고싶지 않더라고.
 
:"그치, 대부분 그렇게들 생각하고 있을거야. 몇몇 빼면."
 
김예아:몇몇?
 
:"그러고보니, 그거 알아? 근래 들어 시체도 안 남기고 사망했다는 대원이 많아진거."
 
김예아:오-
 
:"사측에선 사망이라고 못박고 있지만, 사실 전부 탈영병이라는 소문도 있어."
"윗 물이 고여 썩어가니 흘러내리는 걸 참을 수 없었던거지."
"나도 콱 탈영해버릴까봐."
 
김예아:그럼 그렇게 말하는거보면 여기가 싫은거 같은데, AOC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어, 예전처럼. 사람을 지킨다는 목표 하나만 보던 곳으로."
 
김예아:음-...
(그거 이미 글렀던데)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띠링 소리를 내며 엘리베이터가 멈춰섭니다.
멈춰선 엘리베이터에선 우르르 군복 무리가 빠져나갑니다.
아, 슬슬 당신도 내릴 층을 정하는게 좋지 않겠어요?
계속 엘리베이터에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김예아:어디 갈래?(네오 바라봄)
 
네오 샤프슈체:그을쎄다. 솔직히 드문드문 보는 것 보다 1층부터 싹 살펴보는게 좋긴 한데,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걸릴테니까.
너는 뭐, 감 오는 층 없어?
근래 들어서 갑자기 감 좋아졌던 것 같더니만,
 
김예아:음-
 
김예아 , 자신의 감을 믿고 어디층으로 가면 좋을지 생각합니다.
 
:한... 21층? 정도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예아:21층?
 
김예아 , 그렇게 말하며 21층 버튼을 누릅니다.
 
:엘리베이터는 무소음으로 21층까지 이동합니다.
...
...
...
띵, 소리를 내며 열린 문 너머엔 짙은 어둠깔린 복도가 나타납니다.
왜 불도 안켜고 이러고 있대요??
 
:아니 그전에, 아직 낮 아니던가요?
 
김예아:-?
뭔데
 
:의문을 품으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뭐 하는 거야? 여태 무기도 안 챙기고, 빠릿빠릿하게 움직여!"
라며, 지나가던 상관이 잔소리를 하곤 두 사람에게 탄환이 가득 든 총을 넘겨줍니다.
 
김예아:(뭔데요)
 
:이건... 두 사람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대 크리쳐 살상탄과 라이플입니다만은....
소장의 연설을 생각해보면, 상대는 사람일텐데요?!
 
김예아:(ㅇㄴ)
 
:아니 뭐, 물론, 위력은 대단하지만, 이건 절대 대인용 무기는 아닙니다.
사람의 행동은 계산으로 쫓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네오 샤프슈체:아무래도, 우리 모르는 사이 뭔가 일이 잔뜩 일어난 모양인데?
그것도 본부 여기에?
 
김예아:그니까. 뭐가 있던거지?
 
:그런 짧은 대화를 주고 받으며 복도 모퉁이를 도는 순간,
크리쳐와 마주칩니다. 전투입니다!!
 
김예아:아니!
 
:예? 여기서요? 갑자기요?
 
김예아:(그니까)
 
:당황스럽지만, AOC 본부 한복판에서 크리쳐와의 전투입니다.
소리를 들은 다른 대원들이 지원을 올 법도 한데, 오지 않습니다.
아니 그전에, 이 크리쳐들, 어디로 들어온거죠?
혼란스러운 와중, 당신은 깨닫습니다.
.... 이 크리쳐, 처음 보는 형태입니다.
 
김예아:?
 
:상급인걸까요?
 
김예아 , 일단 쏘고 생각합니다.
 
김예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20
 
:탕! 쏘아진 총알은 크리쳐들의 무리 안으로 깊게 파고듭니다.
... 그래도 수가 여전히 많이 남은 듯 보입니다. 27 마리 정도 남은 것 같아요.
 
김예아:어휴어휴
 
네오 샤프슈체:많기도 하지, 참.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5
 
:무리가 우르르 쓸려나가건 말건, 남은 크리쳐들은 온 힘을 다해 두 사람에게 공격을 하러 달려듭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네오는 당신의 앞을 가로막고 서서 공격을 대신 맞아주고요.
얼굴 가득 고통 찬 인상을 팍 쓰면서도, 당신에게는 공격이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참,
좋은 파트너 뒀네요.
 
김예아:괜찮지???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피해: 20
 
네오 샤프슈체:걱정할 시간에 제대로 죽이기나 해!
 
김예아:아 이거 쓰기 힘들다고!!
 
네오 샤프슈체: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8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2
 
김예아:겨우 잡았네.
 
:후두두 처리된 크리쳐?들의 시체는 바닥을 구릅니다.
네오는 온 표정으로 질색을 표하며 크리쳐에게 물린 부위를 손으로 덮고 있네요. 아팠나본데요.
 
김예아:괘앤찮?
 
네오 샤프슈체:아-마?
여차하면 죽었다 살아나지 뭐.
 
김예아:미치겠다. 나도 이랬나?
 
네오 샤프슈체:비슷했지.
 
김예아:음- 일단 이번 감은 실패한것 같은데?
 
네오 샤프슈체:뭐, 그렇긴 한데...
미심쩍은걸 알아냈으니까 충분한 것 같기도 해.
 
네오 샤프슈체 ,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를 툭툭 발로 칩니다.
 
네오 샤프슈체:평소에 보던 크리쳐들이랑은 너무 다르지 않아?
 
김예아:맞아. 많이 달랐지?
 
네오 샤프슈체:어쩌면, 크리쳐가 아닐지도 모르지.
아예 신종이거나.
 
김예아:너처럼 그거 마시고 된걸수도.
 
네오 샤프슈체:그랬으면 생체형이나 나 같은 알파형이 되어야지,
이건 처음보잖아?
 
김예아:하긴-
 
김예아 , 크리쳐의 시체를 봅니다.(뭐있나?)
 
:* 관찰 판정
 
김예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뭔가 해파리 처럼 생겼다는 생각을 문득 합니다.
만져보면 찐득한 것이, 반액체 상태의 생체형 크리쳐 같기도 하고요...
잘 모르겠네요.
 
김예아:으으음-
 
:끔찍하게 생긴건 맞지만, 크리쳐를 오래 보아온 탓인가 볼 만 한 것도 같습니다.
 
김예아:하긴-
 
네오 샤프슈체:뭐, 크리쳐든 아니든.
아까 상관 바빠보이던거 보면, 여기 말고 다른 곳도 비슷할 것 같지 않아?
 
김예아:그럴거같은데?
 
네오 샤프슈체:.... 어떡할래, 다 돌면서 혹시 있을 저것들 처리하면서 조사 할래,
아니면 그냥 감 오는 대로 층 돌아볼래?
 
김예아:음- 마지막으로 감을 믿어볼래.
 
네오 샤프슈체:좋아, 그럼.
 
:이번에 감이 말하는 곳은... 9층입니다!
 
김예아:9층으로 갑시다~
 
김예아 , 네오 끌고 엘베에서 9층 누릅니다.
 
:띵-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은 9층에 내립니다.
여기도 분명 낮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어두컴컴한 복도가 반겨줍니다.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요?
 
김예아:여기 전체가 무슨일?
 
:아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 층에는 복도 전체에 해괴한 문양과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것입니다.
 
김예아:에-?
 
:붉은색 물감 내지는...
냄새나 점도로 볼 때 피로 추정되는 부분도 있고....
여러모로 꺼림칙합니다.
 
김예아:으-
 
네오 샤프슈체:뭐... 기분은 좀 나쁜 곳이지 되버리긴 했지만, 둘러봐야겠지?
 
김예아:그치.
크리쳐가 있으면 처리해야하고.
 
네오 샤프슈체:솔직히 없었으면 좋겠지만.
 
:* 관찰 판정
 
김예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복도에 펼쳐진 문양과 그림을 가만 들여다보니, 한 사무실 안쪽으로 연결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곳이 중심부인 것 같은데요.
 
김예아 , 총총(물리)걸음으로 가서 사무실 문을 엽니다.
 
:사무실의 문을 열면,
사무실 내부 전체를 빼곡하게 매우고 있는 새빨간 것과 마주합니다.
이건, 주문진? 애니메이션에서나 보던 것 같은데...
그것보다도 훨씬 기이한 모양새입니다.
SANC 0/1
 
김예아:-?
SAN Roll
기준치: 78/39/15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네오 샤프슈체:
SAN Roll
기준치: 73/36/14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으.)
 
김예아:
정신
기준치: 85/42/17
굴림: 7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공간을 중심으로, 대단한 마력의 흐름이 이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진짜 주문진인가본데요? 실제로 작동하는-?
방의 중심- 주문진의 중심에는 네모난 상자가 놓여져 있습니다.
 
김예아:?
 
김예아 , 상자 살펴봅니다.
 
:상자를 살펴보기 위해서 손을 대면, 순간 흐르던 마력이 크게 흐트러지며 어지럼증을 선사합니다.
주문이 흐트러지는 낌새가 보이자, 바닥과 천장의 틈새에서 시커먼 촉수와 정체모를 관절들이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으-!
 
김예아:?!
 
:그것을 목격한 네오는 벙쪄서 상자를 짚고 있던 당신의 손을 툭 쳐서 치우고, 상자를 원래 있던 모양대로 돌려놓습니다.
그제서야, 비집고 튀어나오던 이질적인 것들은 사르르 사라져갑니다.
 
김예아:뭔...뭔?
 
네오 샤프슈체:... 낸들 알겠냐?
건드리면 안된다는 건 알겠지만.
 
김예아:어우 머리야.
상자는 별로 상관없을 줄 알았는데.
 
네오 샤프슈체:엄청 상관 있어보이지 않았어?
 
김예아:감을 믿었지.(당당)
 
네오 샤프슈체:....
그으으래애애.
 
김예아:계속 망하고있지만.
이제 감은 안믿어야겠어.
 
네오 샤프슈체:망했다는 것 치고는, 쏙쏙 이상한 곳을 잘 찾아오고 있지만 말이야.
 
김예아:그렇긴해.
 
네오 샤프슈체 , 슬적 진을 들여다보며 이게 무슨 의미일까, 같은 말을 합니다.
 
김예아:
교육
기준치: 90/45/18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오컬트
기준치: 5/2/1
굴림: 44
판정결과: 실패
 
:그냥 슥 본다고 해서 알 수 있을리가....
다만, 위화감을 느낍니다.
이 진에 쓰인 글자들, 전부 반대로 쓰여져 있는데요?
 
김예아:-?
 
네오 샤프슈체:...- 반대로 쓰여진 글자는 보통 '역주문'이라고 해.
이거, 뭔가를 부른다기보단, 쫓아내는 쪽인 것 같은데.
 
김예아:음...
뭘 쫓아낼려는걸까?
 
네오 샤프슈체:그건 모르지.
 
김예아:우리 본부에 이상한거라도 붙었나?
검은 색 신이라던지.
 
네오 샤프슈체:아마?
 
김예아:(?)
 
네오 샤프슈체:뭐... 어떤걸 쫓아낼 작정인지는 몰라도,
스케일도 존나 큰걸 보면, 누가 혼자 준비했다기 보다는...
회사 단위로 했다고 보는게 맞겠지.
...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거야, 대체.
 
김예아:그니까.
우리 내쫓나?
 
네오 샤프슈체:우릴 내쫓을거였으면
아까 그 강당에 있던 사람들 싸-악 모아서 우리 조지라고 명령했겠지.
안그러냐?
 
김예아:하긴 그렇겠네
 
네오 샤프슈체:뭐... 일단은 뭔가 수상하다는 건 알았지만, 이건 본 목적이 아니니까 넘어가고.
다음은 어디로 갈래?
 
김예아:이제 순서대로 싹보자.
감 더 믿어야될까?
 
네오 샤프슈체:적어도 뭔가 사건이 일어난 곳으로는 찾아왔잖아?
그러다보면 언젠가 찾겠지
 
김예아:음-
그럼 다음 감은...
 
:30층, 어떤가요?
 
김예아 , 네오 끌고 엘베를 타서 30층 딱 누릅니다.
 
:* 가기전에 정신력 판정
 
김예아:
정신
기준치: 85/42/17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기 전, 기묘한 마력의 흐름을 느꼈습니다.
지금에서야 확인할 수는 없겠지만, 무언가 숨겨진 것이 있는 느낌이....
엘리베이터는 천천히 올라, 이내 30층에 도착합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마자-
"이 층은 순찰할 필요 없다."
라며, 낯선 상관이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김예아:(반항심듬)
왜요?
 
:"알 필요 없다. 여기 말고 다른 층을 순찰해라."
 
김예아:(흐릿눈)
 
김예아 , 두 상관 너머의 층을 살펴봅니다
 
:상관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것은 여태까지와 마찬가지로 어두운 복도입니다.
드문드문 9층에서 본 것과 비슷한 진의 흔적이 보이기도 하고...
9층과 비슷한 마력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김예아:(오호)
 
:여기에 분명 뭔가 있겠는데요?
 
김예아:(기절시켜버릴까?)
 
:네오도 같은 느낌을 받은 것인지, 당신에게 조용히 속삭입니다.
 
네오 샤프슈체:처리할까? (ㅋㅋ)
 
김예아:(야 너두?)
 
네오 샤프슈체:(야 나두.)
 
김예아 , 불안한 미소를 짓습니다.
 
김예아:^^
너클
기준치: 75/37/15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7
 

:빡! 하는 소리와 함께 눈 앞의 상관을 후려 갈깁니다.

 
:냅다 얼굴에 너클 낀 주먹을 맞은 상관의 고개가 휙 돌아가며 피가 찰팍, 바닥에 흘어집니다.
상관은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소리치지만-
 
:바로 옆에서 날아오는 주먹을 한대 더 맞고 그대로 기절.... 한 것 같습니다.
안 죽었겠죠...?
 
김예아:에이
안죽었자
 
네오 샤프슈체:... 나 힘조절 잘못한 것 같긴 해.
 
김예아 , 그렇게 말하며 일단 살아있는지 맥박을 확인해봅니다.
 
:...
...
...
음, 살아있어요.
 
김예아:음 다행!
묶어 놓을까?
 
네오 샤프슈체:그러는게 좋지 않겠어?
아, 잠깐만.
 
김예아:ㅇ?
 
네오 샤프슈체 , 옷 주머니 수색은 못 참습니다.
 
김예아:
 
김예아 , 같이 수색합니다.
 
:뒤적뒤적하던 도중, 네오가 아- 하는 소리와 함께 네모난 무언가를 꺼내듭니다.
 
김예아:-?
 
:오, 높은 등급의 ID 카드입니다. 유용하게 쓸만하겠는데요.
 
김예아:
개이득
 
네오 샤프슈체:이제 묶어서 어디 숨겨두고 들어가자.
아까 고함소리 듣고 누가 올지도 몰라.
 
김예아:라져~
 
김예아 , 주변에 묶을 만한걸 찾아서 두 상관(이였던것)을 묶습니다.
 
:어제까진 상관이었습니다.
이젠 상관없습니다.
 
김예아:(ㅇㄴ)
 
김예아 , 적당히 묶어놓고 어디 숨겨놓을 만한 곳에 넣어드린뒤 못나오게 막습니다.
 
:그렇게 상관을 처리해버리고 안으로 들어서면...
여기는 본래 사무용으로 사용하던 곳이었을텐데, 지금은 불이 전부 꺼져 있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달지, 문도 전부 잠겨있고요.
 
김예아:어휴 지들이 어둠의 자식들이여?
 
:* 지능 판정
 
김예아: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생각해보면, 기이할정도로 9층과 유사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시점에서...
9층에 쓰인 그 이상한 상자처럼, 진의 중심을 지탱하는 무언가가 이곳에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략적인 구조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층의 중심은 D04호 사무실입니다.
원래같았으면 상관의 ID카드가 필요하겠지만~
이미 구해뒀지요.
 
김예아 , 그쪽 사무실로 향합니다.
 
:평소라면 들어가지 못했을 사무실 안으로, ID카드를 이용해 들어섭니다.
사무실 안은 다른 곳 보다 온도가 낮고, 안에 있던 데스크 및 설비들이 전부 비워진 상태입니다.
방 전체에 걸쳐 빼곡하게 아까 본 것과 같은 거꾸로 적힌 주문진이 그려져 있으며,
그 중심에는, 손목과 발목이 묶인 채 쓰러져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오늘 아침, 뉴스에 나온 얼굴들입니다.
 
김예아:오 여기있었네?
 
네오 샤프슈체:어째 영 상태가 좋아보이진 않지만.
뭐, 예상한 일이긴 하지.
 
김예아:그렇지.
이제 풀어줘야겠지?
 
네오 샤프슈체:그래야겠지, 그러려고 온거고.
... 위치상 아까 그 상자랑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네가 걔들 풀어줘. 뭔가 나오면 내가 처리해볼게.
 
김예아:오케이
 
김예아 , 다가가서 묶은 애들을 풀어줍니다.
 
:묶여있는 이들을 풀어주고, 중앙에서 끌어내면, 주변에 모여있던 마력이 일렁이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와 비슷한 순간, 주변에 처음 보는 형태의 크리쳐- 아니 어쩌면 크리쳐가 아닐지도 모르는 이질적인 것들이 공중에서부터 하나하나 소환되어 나타납니다.
기절해있는 듯 보이던 사람이 하나, 중앙에서 벗어나자 정신을 차리더니,
두 사람을 보곤 사색이 되어 외칩니다.
"여긴 왜 온거야? 여긴 함정이란 말이야!"
그리고 그 순간,
 
김예아:?
 
:주변에서 소환되어 곧장 달려들던 괴물들의 머리가 일제히 터져나갑니다.
그 파괴력, 탄환 특유의 굉음, 분명히 대 크리쳐 살상탄입니다.
하지만, 한번에 다수를?
반사적으로 돌아본 맞은편, 사무실의 문가에는 AOC 제복을 입은 여섯 명의 대원들이 라이플을 든 채 서 있습니다.
 
김예아:(불안감을 감지)
 
:지원인가-? 하고 순간적인 안도감이 드는 것도 잠시 급격하게 몰려온 불안감은 다음 장면을 예상하기에 이르릅니다.
당신이 반응을 채 보이기도 전, 괴물이 없는 방 안으로 여섯 명의 대원들은 일제히 총을 겨누고, 발포합니다.
타깃은-
당신의 옆에 서서, 대응 사격을 하려던 네오입니다.
---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당신의 주변으로 또다시 붉은 액체가 튑니다.
어쩐지 익숙한 상황이 아닌가요?
누군가의 세상이 한 바퀴 돌고, 그 순간이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펼쳐집니다.
살상탄에 가슴이 꿰뚫린 네오가 주저앉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요?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붉은 선혈을 머금은 입가를 오므리고 펴며 말을 전하려고 하지만, 치미는 혈액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대로 쏟아냅니다.
그와 동시에 쿵! D04호 사무실 문가에 두꺼운 철책이 연달아 3개나 내려옵니다.
혼란스러운 상황, 그리고 요란한 소리에 정신이 팔려 저항 한 번 하지 못한채 상황에 빠트려지고 말았습니다.
...
6명의 대원 앞에, 소장이 나타납니다.
내려온 철책의 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더니,
 
:탕, 철책 너머로 권총을 발사합니다.
명백한 확인사살을 위해 쏘아진 탄은 당신의 옆에 주저 앉아있던 이의 머리를 관통하여 지나갑니다.
그 순간 소장의 표정에 드러난 감정은-
명백한 공포, 그리고 혐오입니다.
 
김예아:...허. 겁쟁이 같으니라고.
 
소장:먹잇감을 문 건 둘 뿐인가 보군요.
뭐, 됐습니다. 이정도면 충분하죠.
그동안 수고 정말 많으셨습니다.
당장 목숨은 보전해드리겠지만, 자정까지 이곳에 있어줘야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소장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자리에서 사라집니다.
한참을 철책 안쪽을 바라보던 대원들도 소장을 따라 사라집니다.
 
김예아:죄다 비겁한 놈들.
니들이 그러고도 사람이냐??!!!! 크리쳐가 니들보다 똥오줌 더 잘가리겠다!!!!
 
김예아 , 철책을 발로 찹니다.
 
김예아: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내가 되주겠어.
 
:철책 바깥, 멀어져가던 소장은 당신의 말을 듣고 잠시 멈춰섰다가,
 
소장:거기 죽어있는 크리쳐랑 다르게, 나는 사람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소장직에 있을리가요.
 
:라는 말을 남기고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김예아:개 지랄하고 자빠졌네.
 
:... 그래서, 이제 어쩌죠?
완전히 갇혀버린 신세가 되어버렸는데 말입니다.
 
김예아 , 힘으로 철책을 뜯어볼려고합니다.
 
:꿈쩍도 않습니다.
크리쳐였을 때면 몰라, 인간으로 돌아온 지금은 그때와 같은 파괴력을 선보일 수가 없습니다.
아쉬울지도요.
 
김예아:이건 진짜 아쉽네.
신체강화 뭐 그런거 없어?
(짜증)
 
김예아 , 네오 상태를 확인합니다.
 
:눈을 반 정도 내리깐 채 그대로 사망한 상태입니다. 뚫려버린 가슴께에서는 여전히 피가 분수처럼 샘솟고 있고, 확인사살이라는 이유로 머리에도 관통상이 나있습니다.
항상 매고 있던 머리끈은 머리에 쏘아진 총알에 덩달아 휘말린 것인지 끊어지고 살짝 탄 채로 저만치에 떨어져 있습니다.
... 근래에 이렇게까지 끔찍하게 죽은 적이 있던가요?
아무리 다시 살아날 크리쳐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동료의 처참한 시체입니다.
SANC 1/1D3
 
김예아:(머리짚)
SAN Roll
기준치: 78/39/15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너 1부때도)
 
김예아 , 눈 감겨줍니다.
 
:의미가 있나 싶지만, 살며시 눈을 감겨줬습니다.
피만 아니었으면 자는 거라고 정신승리라도 했을텐데 말이에요.
.... 여하튼, 이젠 둘러볼 곳도 없네요.
동료는 소생까지 시간도 걸릴테고,
철책은 당신의 힘만으로는 꿈쩍도 하지 않으며,
다른 이들은 아직 정신을 차리려면 먼 것 같으니까요.
 
:... 어쩔 수 없지만 시간을 죽이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현재 시각 오후 7시 15분. AOC 본사 30층, D04호 에 갇힘.
 
:...
소장이 떠난 뒤, 시체를 지키며 앉아 하릴없이 시간을 버리고 있자면,
의식을 찾은 듯 한 사람 하나가 제 머리를 짚으며 일어납니다.
어디서 본 것 같이 생겼는데...
...아, 누군가 하고 생각해보니, 한 때- 그러니까, 당신이 크리쳐가 되었었기도 전에 만났던 인연?입니다.
이름이 나이아였던가요.
 
김예아:.!
 
김예아 , 철책을 흔들며 말을 겁니다.
 
김예아:거기 자다 일어나시분-?
정신이 듭니까? 예?
 
김예아 , 그냥 냅다 가서 발로 깝니다.
 
:냅다 발로 까버리면, 까인 사람은 신경질적인 눈으로 당신을 쳐다봅니다.
그러다가 곧, 차분하게 눈을 감았다 뜨고선, 어디서 많이 본... 미소를 띈 채 대답합니다.
 
나이아:이 미친 인간은 대체 뭐가 문제길래 방금 막 깨어난 사람을 발로 까고 그러실까-?
 
김예아:아- 아직도 제대로 정신 못차린것 같아서 깨워드린겁니다^^
 
나이아:지랄도 적당히 해야 지랄이지.
 
김예아:니는 아닌줄 알어?
일단 나중으로 미루고
저희 지금 여기 갇혀잇는데 어떻게 생각해?
 
나이아:어떻게 생각하긴, 일이 꼬여도 제대로 꼬였구나 싶지.
 
김예아:아마 너가 이꼴인거는 전적으로 100% 나 때문일거야!
(당당)
 
나이아:그건 아닐걸.
이래뵈도 탈영범이라.
(싱긋)
 
김예아:오 언젠간 그럴거 같았지만.
진짜일 줄이야.
 
나이아:안 그러게 생겼나, 싶기도 하지만.
너랑 쟤 이야기, 상부가 묻으려다 못 묻은건 알지?
 
김예아:(몰?루 짤 포즈)
 
나이아:(아는게 뭐야.)
 
김예아:(주먹이요.)
(너클낌)
 
나이아:(허어.)
때려보던가, 그럼 입 닫고 아무 말 안하게.
 
김예아:입 닫게? 윗대가리들 머리 밟고싶지는 않고?
어쨌든 계속 말해봐!^^
 
나이아 , 딴청피웁니다.
 
김예아 , 옆에 아직 의식 없는 애들이 누군지 확인합니다.
 
:모두 회사를 다니면서 한번쯤은 본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정확히는, 크리쳐가 되기 전에요.
완전 초창기 멤버들이라는 말이죠.
 
김예아:(음-)
아저씨- 딴청 피우지 말고 얘기해보시죠?
탈출 안할겁니까?
 
나이아:뭐...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으니까?
 
김예아:지 멋대로인거는 하루가 다르게 똑같아^^
 
나이아 , 싱긋 웃어보입니다. 궁금하면 부탁해보던가. 간절하게.
 
김예아:내가
무슨
말 할거같아?
 
나이아:그을쎄에.
 
김예아:지랄도 적당히 해야 지랄이지.
불어.
이상황에 그 말이 나오냐.
 
나이아:~
 
김예아:어떤 상황에서도 도움이 안돼. 도움이.
 
김예아 , 네오 살아있나 확인하기.
 
:여전히 죽어있습니다.
어쩐지 회복이 좀 더뎌진 것 같기도 하고요...?
 
김예아:오우 쉣
 
:하여튼 당장에 도움은 안됩니다.
 
김예아:뭘 하면 순순히 말할건데?
원하는게 뭡니까 검댕이씨?
 
나이아:글쎄다-
그러고보니, 저쪽도 크리쳐?
 
나이아 , 네오를 슬적 쳐다봅니다.
 
김예아:크리쳐 였던것
 
나이아:?
 
김예아:다시 인간되고 있어.
(앞뒤 설명 안하기)
 
나이아:...아, 뭐.
진심인지 농담인지는 넘어가고.
 
김예아:진담인데^^
어쨌든
 
나이아:하던 얘기나 마저할까?
 
나이아 , 쭈우욱 기지개를 킵니다.
 
나이아:좀 뻐근하네.
 
김예아:계속 이 바닥에 누워있었으니까.
 
나이아:하여간, 소장이란 인간은 배려심은 커녕 양심도 없다니까.
 
김예아:인정-
 
나이아:하여튼,
너희 둘 이야기랑 같이 크리쳐 실험에 대한 이야기도 퍼졌었거든?
 
김예아:
 
나이아: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 그것 말이야.
그걸 들으니까, 크리쳐 대원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어.
배신감, 증오심, 복수심. 그것 말고 더 있을리가 있겠어?
 
김예아:하긴-
 
나이아:그래서 다 탈영했어.
(싱긋)
 
김예아:그중 너도 포함?
 
나이아:나는~
그냥 파트너 따라서?
 
김예아:파트너 어디 계신데요?
 
나이아:적어도 여긴 없어.
 
김예아:허어ㅓ
 
나이아:걔 만큼은 안전하게 있었으면 좋겠거든.
그러니까, 위험한 일은 내 차지.
 
김예아:어머나~
(?)
사랑이네.
(??)
 
나이아:그런 편이지.
역시, 본인 빼고 다들 인정한다니까.
 
김예아:근데 여기 잡혀있으면 어쩌려고?
지금 그쪽도 잡혀계시는데.
그리고 파트너 만나야하지 않을까? 다시 않만나고싶어?
 
나이아:만나고야 싶지, 물론.
하지만, 재차 말하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다니까?
소장이 왜 번거롭게 이런 함정을 팠다고 생각해?
원하는 게 뭐라고 생각해?
 
김예아:뭔데?
 
나이아:시간끌기에 불과해.
...아- 참. 이야기 하자면 긴데.
한번만 말할거니까 들어.
 
김예아:뭔데?
 
나이아:AOC에서 한 크리쳐 실험은, 인간이 건드리면 안되는 분야까지 너무 깊게 들어갔어.
그 연구랑, 신을 부르는 소환 의식에 큰 차이가 없을 지경까지 간거지.
결국, 찾아오기 시작한거야, 그 신이라는 녀석.
별 다른 이유 없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으니까.
 
나이아:아마 그게 나타나면, 존재만으로도 이 안전지대의 인간들은 싹 쓸려나갈걸.
멸절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그게 다가오고 있는 걸 눈치챈 정부랑, AOC랑 결탁해서-
뭔가 꿍꿍이를 꾸미고 있기는 한데~
아마 여기 사람들 싹 고기방패로 던져두고 지들만 튈 속셈이겠지?
 
나이아:저지하기엔 이미 늦었으니까.
 
김예아:(끄응-)
 
나이아:일단, 역주문에 쓸 아티팩트가 모자라서 인간으로 대신하려 한 것 같아.
아마 이대로 여기 갇혀있다가는 마력이고 뭐고 다 빨아먹혀서 죽을지도 모르지.
 
김예아:넌 뭔데 이런거 잘 알고있냐?
 
나이아:글쎄-?
그냥 관심이 많았다고나 할까?
 
김예아:(의심병)
그으래?
그래도 일단 탈출 시도 정도는 해봐야하지 않겠니?
 
나이아:방도는 있고?
 
김예아:(생각중)
음-
 
:마땅히 생각나는 방법이 없습니다.
다른 통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곳을 나가려면 저 철책을 치워야 할텐데,
크리쳐 정도의 힘이 아니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크리쳐.... 아마도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고 있는 듯한 이는, 아직까지도 죽어있는 상태고요.
이렇다 할 아이디어도 제시하지 못하고, 끔찍한 침묵이 분위기를 잠식해갑니다.
그러던 무렵,
 
:철책 너머로 누군가가 나타납니다.
 
김예아 , 경계합니다.
 
:살짝 절뚝이는 걸음걸이,
회색 중절모,
두꺼운 정장 코트까지.
몸을 꼭꼭 감싼 이는 지팡이에 의지한 채 서서 당신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ㅡ:이런, 어떻게 된 건가 살펴보러 왔는데.
 
:모노클 속 침침한 눈은 더듬더듬 당신의 얼굴을 훑습니다.
아픈 다리를 두어번 주무른 이는, 옆에 있던 의자를 끌어당겨 앉더니 그대로 건너편의 당신에게 말을 건넵니다.
 
김예아:-?
 
ㅡ:저는 여러분이 크리쳐라고 부르는 것들을 만들었습니다.
 
김예아:예?
 
ㅡ:인간들은 저희 종족을...
 
미고:'미고' 라고 부르더군요.
믿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인간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김예아:(-?)
(고개 갸웃)
 
미고:선천적으로 다리가 하나 없이, 그리고 비교적 멍청하게 태어난 탓에 동족에게 비웃음을 샀지만-...
이런 저라도 부정당할 이유가 없다는 걸 가르쳐 준 사람이 있거든요.
예, 사람이라고 해야겠지요.
저는 인간이 만든 영화를 보고 변했습니다.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었고, 부족한 지식이나마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몇몇 인간은 제가 본 게 고작 클리셰 SF 영화일 뿐이라고 하더군요.
 
미고:하지만 말이죠. 그런 작품에도 감화되는 자가 있다는 걸 아십니까?
 
김예아:누군데?
 
미고:바로 앞에 있지 않습니까.
흔한 구조, 뻔한 전재, 유치한 연출.
B급이라고도 하죠.
하지만, 그 끝에는 결국 인간을 사랑하게 되어버리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위대한 겁니다.
 
김예아:으음-...
 
미고:비록, 이 땅에 정착한 이후로 인간들이 보여준 모습은...
솔직히, 실망스럽기 그지없었지만, 그래도 믿고 기대하며 여러분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인간들조차 저를 비웃더군요.
영화 속 이야기는 그저 영화일 뿐이라고요.
그런 환상적인 감동을 선사할 세계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 이야기가 아름다웠던 이유는 기술과 과학이 아니라 사람에게 있었음에도.
 
미고:...
저는 줄곧,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다 버릴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반짝이는 용기를 보여줄 사람을,
오로지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어리석고도 사랑스러운 만용을,
다시 한번 그날의 감동을 제게 보여줄 사람을.
 
:철책의 아래쪽 틈새로 무언가가 굴러들어옵니다.
작은 쇠붙이들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김예아:?
 
:곧 당신은 새파란 수정 목걸이와 열쇠를 손에 넣습니다.
 
김예아 , 이게 뭐냐는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미고:오늘 자정, 소환된 무지성의 신으로 인해 인류는 멸망합니다.
예방 차원에서 여러 차례 경고했으나, 인간들에게 제 말은 제대로 전해지지 못했거든요.
이곳을 오래, 아주 오래 사랑했지만, 이만 떠나볼까 합니다.
어디에 있든 저는 그날 저를 바꾼 메시지를 잊지 못할거에요.
그러니... 작별 선물입니다.
누구에게 전해야할까 고민했는데,
 
미고:역시 첫번째 인간 알파인 당신에게 드리는 편이 좋을 것 같더군요.
 
김예아:그렇게 말하니 뭔가 기분이 안좋네.
원해서 첫번째가 된게 아니였어서.
뭐 어쨌든.
보고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너가 말한 사람이
내가 되면 좋겠네!
 
김예아:이렇게 된 이상 그냥은 못가게 되버렸네.
 
:차가운 물체를 손에 쥐면, 푸른 수정은 희미하게 빛을 발합니다.
용도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열쇠는... 이곳을 빠져나가는 데 쓰면 될 것 같군요.
 
김예아:그, 가기전에
이거 어떻게 쓰는지는 알려주면 안돼??
(푸른 수정 보여주며)
 
:벌레의 날갯짓과도 같은 소리에 웃음소리가 겹쳐 들려옵니다.
 
미고:그때가 되면 알게 되실겁니다.
어쩌면, 모르는 채로 죽어갈지도 모르지만요.
 
:그 말을 남기고, 미고는 떠나갑니다.
...
...
 
김예아:내가 지금 누굴 만난거냐?
일다아안...
나갈 수 있게 되었네?
어쩌다보니...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긴서론을 들으면서...
 
:중얼중얼, 푸른 수정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혼잣말을 하던 당신의 등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김예아:?
 
:곧장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것은 누가봐도 피로와 고통 탓에 표정이 구겨진 네오입니다. 이제야 일어났군요.
 
김예아:와- 다시 인간되신분 정신이 드십니까?
 
네오 샤프슈체:.... 일어나자마자 또 뭔소리야.
... 아직 인간 아니야. 나도 인간이면 참 좋겠다만.
 
김예아:아, 아니구나.
회복속도가 느리길래.
 
네오 샤프슈체:그럴 줄 알았어. 왜 그런 말 하나 싶었네.
 
김예아:일단... 동료 한명 추가되었어.
(지멋대로)
 
네오 샤프슈체:?
 
김예아:(나이아 가리킴)
 
:나이아는 당신이 자신을 가리키자, 싱글생글 웃어보입니다.
 
나이아:나 아직 같이 간단 말은 한번도 안했는걸?
 
김예아:파트너 보고싶다며- 탈출 도와줄게.
 
나이아:여기서만 나가면 알아서 찾을 수 있어.
 
김예아:체엣
매정하다.
 
네오 샤프슈체:...뭐... 그래서,
나 죽어있는 동안 무슨 일 있었어?
 
김예아:음-
소장이 우리를 여기에 가뒀고
얘한테서 지금 이ㅅㄲ들이 무언가 소환하고있다는걸 들었고
미고라는 사람이 수정하나랑 열쇠주면서 탈출 도와줬어
오케이?
 
네오 샤프슈체:대충은, 오케이.
 
김예아:그래서- 우리의 계획은 바뀌는건가요?
 
네오 샤프슈체:... 막을 수 있을까?
솔직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김예아:으으으음-
 
네오 샤프슈체:회사와 개인. 어느 쪽이 더 강하겠어?
 
김예아:회사지.
 
네오 샤프슈체:... 평소같으면 이런 말 안할 것 같긴 한데,
할 수 있는게 없는 것 같아.
마치 큰 벽에 막힌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김예아:으음-...
 
김예아 , 고민에 빠집니다.
 
:할 수 있는게 없다라.
당장에 상활을 보면 그렇습니다.
미고는 말했습니다, 오늘 자정, 무지성의 신이 이곳에 당도해, 멸망을 부르리라고.
회사라고 생각했던 상대 뒤엔 더 큰 절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도 아마, 같은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신을 이길 수 있을리가.
 
:...
무작정 신과 부딪히는 것은 사실상 죽겠다는 선언과도 같을겁니다.
그러니, 우선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죠.
9층에서 느꼈던 기시감을 기억하나요?
분명 그곳엔, 무언가가 숨겨져 있을겁니다.
 
:역주문이 발동된 두개의 층에서 하나가 함정이었다면,
다른 하나는 옳은 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 그래야만 합니다.
 
김예아:일단, 9층으로 다시 돌아가야할것 같아.
우리 거기서도 역주문 있었잖아?
여기가 함정이라면 거기는 함정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있을거야.
 
김예아 , 그렇게 말하며 열쇠로 철책을 엽니다.
 
네오 샤프슈체:다른 무언가라.
그게 상황을 타개할 열쇠라면 좋겠네.
 
네오 샤프슈체 , 비척비척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김예아:(나이아봄) 그쪽은 뭐, 알아서 탈출 열심히 하세요~
손 휘적휘적)
 
:나이아는 대충 손을 휘적거리더니,
 
나이아:적어도 한명은 얘들 수습을 하고 가야하지 않겠니?
 
:라는 말을 하며 웃어보입니다.
 
김예아:오 지 생각만 하던 사람이 달라졌어.
파트너가 뭔짓한거야?
 
나이아:헛소리 할 시간이 없을텐데~
 
김예아:아 예예
 
김예아 , 문 따고 방을 탈출합니다.
 
김예아:드디어-!
 
:바깥으로 빠져나오면, 아까보다 배로 어두워진 복도가 두 사람을 반깁니다.
9층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향하지만, 이런. 전력이 나간건지 아니면 고장이 난건지,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계단을 통해야겠네요.
 
김예아:이자식들이...
 
김예아 , 말은 이렇게 하지만 계단으로 갑니다.
 
:9층까지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크리쳐도, 인간도 아닌- 말 그대로 괴물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앞길을 막았거든요.
자그마치 100 마리.
그 짧은 거리를 내려가며 마주친 괴물의 수입니다.
 
김예아:맞아 이거?
 
:죽을 고비를 한 두번은 지난 것 같아요.
거듭된 전투에 체력도, 정신도 너덜너덜해집니다.
...
마침내 9층에 도착하면-
* 관찰 판정
 
김예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복잡한 진의 문양, 약간의 주문, 그리고 착시를 이용해 가린, 숨겨진 이공간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것도요.
숨겨져 있던 이공간에 다가가면, 수정 목걸이가 푸르게 빛납니다.
이것 덕분에 찾을 수 있었던 걸까요?
 
김예아:오-
쓸모있네
 
:여기까지 온 이상,
돌아갈 이유는 없습니다.
이공간으로 들어가도록 합시다.
물론, 이것은 평범한 입장은 아닐겁니다.
따지고 보자면, 두 사람은 불청객이고, 공간을 강제로 찢으며 들어가는 것일테니까요.
 
김예아:
rolling 1d3
 
(
2
 
)
 
 
=
2
 
네오 샤프슈체:
rolling 1d3
 
(
2
 
)
 
 
=
2
 
김예아 , 안으로 들어갑니다.
 
현재 시각 오후 10시 55분. 진상에 근접.
 
:...
간신히 침입한 공간은 거대한 도서관과도 같습니다.
이곳은 평범한 도서관이 아닌, 사이버 데이터가 빼곡한 도서관입니다.
수록된 데이터는 어림잡아도 테라, 페타, 엑사, 제타, 요타바이트를 넘어선 용량으로,
현실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크기입니다.
SANC 0/1
 
김예아:
SAN Roll
기준치: 77/38/15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네오 샤프슈체:
SAN Roll
기준치: 72/36/14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넓네, 그것도 엄청.
 
김예아:그러게.
 
네오 샤프슈체:여기에 뭔가 도움이 될만한게 있을까?
 
김예아:으음...
감을 믿어볼까?
(?)
 
네오 샤프슈체:그래도 좋지.
 
김예아:(내 감은 어디를 말하고 잇는가)
 
:감각적으로, 당신은 이 거대한 도서관에 꽂혀있던 수많은 백과 청의 데이터 조각 중 하나를 꺼내듭니다.
 
 
김예아:오...
(네오한테도 보여줌)
 
네오 샤프슈체 , 슥- 하고 보더니, 한숨을 쉽니다.
 
네오 샤프슈체:그러니까 결국은, 크리쳐 연구하다가 짠- 신을 불러버렸습니다-
이 상황이라는 거잖아.
 
김예아:그렇지?
 
네오 샤프슈체: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커졌는지...
솔직히 좀 지치지 않냐?
 
김예아:윗대가리들이 적당히를 몰라서.
 
네오 샤프슈체:가뜩이나 저번 그 임무 뒤로 영 마음이 편치 않은데,
그런 와중에 이런 사건까지 안겨주면-
사람이 안 미치고 배기나, 그치?
 
김예아:그치.
 
네오 샤프슈체:(끄으응.)
뭐 다른건 더 없나 좀 둘러볼까?
 
김예아:그래.
 
:두 사람은 도서관의 안을 거닐며, 간혹 문서를 꺼내 읽는 등 조사를 이어갑니다.
문서들은 전부 수많은 분야에 대한 정보였습니다.
꼭, 아카식 레코드에 들어온 기분이 듭니다.
세상 모든 정보를 기록하고 정리해두었다는 도서관 말입니다.
그렇게 조사를 이어가던 중,
하나의 기이한 장면을 발견합니다.
 
:거대한 도서관의 중앙 광장,
그곳에 수백명의 아이들이 무기질적인- 캡술과도 비슷하게 생긴 요람 안에 잠들어 있습니다.
 
김예아:---?
 
:그 중심에는 새하얀 존재가 가만히 눈을 감은 채 서 있습니다.
자고 있는걸까요?
아닙니다.
그는 눈을 감은 채, 이 어마어마한 도서관을 단신으로 관리하며,
계속해서 빈 공간을 채워넣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지자, 그는 스르르 눈을 뜨며 말합니다.
 
[ ]:누구신가요?
이곳에 어른이 들어올 자리는 없습니다.
아이와 데이터만으로도 이 방주는 이미 만원이니까요.
 
김예아:그 여기에 들어올려고 온건 아닌데?
다른 이유때문에 왔어.
 
[ ]:무슨 이유죠?
 
김예아:(대충 상황설명과 한께 이유를 말하기)
 
[ ]:요지는, 신을 막을 방법을 찾고 싶으시다는건가요?
 
김예아:응!
 
[ ]:불가능합니다.
 
김예아:(단호해)
 
[ ]:어떤 인간이여도, 우주에서 온 신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인류는 선택했습니다.
미래를 향한 방주를 남기기로.
이 아이들이 그 미래입니다.
학문, 예술, 정치 등, 분야별로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아이들을 선별하여 실어두었습니다.
그들은 최후의 인류이자 최초의 인류가 될 것입니다.
 
[ ]:이 방주에 누구를 실을지에 관해선 의견이 분분했지만,
썩어버린 정치인들조차 인류의 미래를 위해 제 목숨을 포기했다는 점은 흥미로웠습니다.
 
김예아:허어...
 
네오 샤프슈체:그러니까, 결론은 어차피 못 이길 싸움이니까, 일찌감치 포기하고 도망갈 길을 파뒀다, 이거네?
 
[ ]:어떤 면에서 보면, 그렇습니다.
 
김예아:아아ㅏㄱ...
얘네는 맨날 이런것만 생각 잘해요-
 
네오 샤프슈체:남겨진 사람들은 다 죽으란거고?
 
[ ]:인류의 잔존을 위한 피치못할 희생입니다.
 
김예아:(어이없다는 표정)
정말 막을 방법이 없어?
 
[ ]:없습니다.
 
김예아: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 ]:아주 잠깐의 시간만 들여도 충분히 연산해낼 수 있는 문제입니다.
아무리 강한 자들이 모인다고 한들, 승률은 0.001%도 되지 않습니다.
 
김예아:으음...
막는 방법 말고
돌려보내는 방법도?
그것도 없어?
 
[ ]:마찬가지입니다.
 
김예아:(또 고민에 빠짐)
이걸 어떻게 해야...
 
[ ]:...
여러분의 침입을 감지, 제 관리자에게 송신했습니다. 강제 보안 해체로 방주 운용에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외부로부터 무작위로 발생한 CCTV 영상 메시지가 1건 있습니다.
 
김예아:뭔데?
 
:그의 손 짓 한 번에 인터페이스 위로 화질 나쁜 영상이 재생됩니다.
-
AOC의 수뇌부, 그리고 정부 요인들이 둥글게 둘러앉은 회의실이 촬영된 영상힙니다.
상당히 흐트러진 분위기 입니다.
어찌나 거센 회의가 오갔는지, 어떤 사람의 관자놀이에선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흘이라니. 턱없이 부족합니다. 어떻게든 막아야 합니다."
 
:"여태 이야기를 귀로 듣긴 들은겁니까? 방법이 없다니까요."
"적어도, 이 사실을 아는 자들과 그 가족만큼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조치를-"
"안됩니다, 이번 만큼은 책임을 지지 않으면-"
"조용히!"
가장 높은 직책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일어섭니다.
"우리는 어찌나 무지한 인간들이었습니까.
 
:후회가 막심합니다.
명예도, 부도, 원력도,
재해 앞에서는 다 아무 소용 없는것을...
지금까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 말에 모두가 침묵합니다.
그 자리에 있는 이들은 뒤늦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과욕이 불러일으킨 재앙을, 책임지지 못한 불편한 죄책감을.
입을 뗀 자는 계속해서 말합니다.
"남은 시간은 앞으로 사흘, 저는 책임지고 이 자리에서 물러나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류에게 저지른 대죄를 속죄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남은 시간 동안은.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전원, 인류와 함께 죽어주십시오.
 
:적어도 수 천년의 지식과 가능성의 씨앗을 품은 우리의 아이들만이라도......남길 수 있도록."
-
 
김예아:...
 
[ ]:추가 전송된 메시지가 32건 있습니다.
169건 있습니다.
429건 있습니다.
일괄 확인 요청,
 
:그 말이 끝나자, 두 사람의 주위로 청색의 스파크가 일며 수백개의 화면이 나타납니다.
LOADING - . . .
하나하나 재생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영상은 저절로 흘러갑니다.
지나치게 많은 화면은 화면 위에 걸쳐지며 또 다른 화면을 만들어내고,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음성이 귀를 괴롭힙니다.
-
어떤 영상에는 AOC에서 발생하는 괴물을 하나하나 처리하는 대원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어째서 자신이 방주에 탑승할 수 없냐고 항의하는 고위층 인사가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방주에 딸을 태우고 흐느껴 우는 과학자 부부가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최상층 구석에 쳐박혀 머리를 감싸쥐고 벌벌 떨고 있는 소장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AOC 대원들에게 "우리를 지켜라!" 라고 연호하는 정부 사람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도망치는 AOC 대원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패배하고 죽어버린 AOC 대원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비명을 지르는 시민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도심에까지 소환된 괴물들이 주위 사람들을 무분별하게 공격하는 상황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최전방에서 생체형 크리쳐와 싸우는 일반 대원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아직 아무것도 모른 채 평화를 누리는 안전지대 외곽 지역의 주민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당신의 가족이, 지인이, 친구가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살아남은 AOC 대원들이 수백, 수천 마리의 괴물에 맞서 싸우는 영상이 보입니다.
 
:누구가가 말합니다.
"AOC를 위해서 싸우는 게 아니야. 나는-...."
그 다음은 잡음이 섞여 들리지 않습니다.
마지막 영상의 화면은 두 사람의 시야를 꽉 채울 정도로 커집니다.
AOC의 옥상. 그 위로 검은 번개가 내리치더니, 하늘이 개벽합니다.
무언가가 내려앉고 있습니다.
 
:고작 일부가 드러났을 뿐인데도, 안전지대 하늘의 1/4가 덮입니다.
그 이름은 무지성의 신.
목도한 것 만으로도 미쳐버릴 것 같은 충격적인 공포.
당신은 인간의 멸망을 예감합니다.
SANC 1D3/1D5
 
김예아:
SAN Roll
기준치: 77/38/15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3
 
(
2
 
)
 
 
=
2
 
네오 샤프슈체:
SAN Roll
기준치: 71/35/14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3
 
(
3
 
)
 
 
=
3
 
:...
 
[ ]:설정값 변경.
푸른 수정의 주인인 여러분을 방주의 수호자 자격으로 동승 허가합니다.
승인 및 입력 완료까지 앞으로 10분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메세지의 앞에 팝업 메시지가 발생합니다.
 
 
현재 시각 오후 11시 40분. 최후의 지령 전달.
 
:인간이 감히 생존할 인간의 기준을 재단하고 정하는 것만큼 오만한 일이 있을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신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임이 분명합니다.
당신의 신념은 어느곳을 향하고 있습니까?
이대로 방주의 수호자가 되어 미래를 덧씌우겠습니까,
아니면,
다시 돌아가서 현실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겠습니까?
 
네오 샤프슈체:... 아무래도 이게 마지막 임무가 될 것 같은데.
어떡할래?
 
김예아:음- 너는?
 
네오 샤프슈체:글쎄... 고민 좀 해보고싶은데, 시간이 없네.
 
김예아:난 정했어.
처음부터 단한번도 마음 바뀐적 없었어.
 
네오 샤프슈체:그래?
내가 믿고 따를만한 각오야?
 
김예아:내가 언제 한입에 두말해?
 
네오 샤프슈체:하긴.
 
김예아:날 실험체로 만든것도, 이렇게 신을 소환하게 내버려둔것도, 같은 편을 쏜것도 전부 마음에 안드니까.
적어도 신한테 죽게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내손으로 직접 처리하고 싶어.
이미 여기에 안붙을 정까지 다 붙었는데.
이제와서 떠나기에는 미련이 많아서 말이야.
 
네오 샤프슈체:솔직히, 고민해보고 싶다고 말은 했지만, 나도 답은 정해져 있었어.
살더라도 현 시대를 살아야지.
내가 아끼고, 지키고 싶었던 것이 있었던.
 
김예아:AOC를 위해서 싸우는 게 아니야.
나는 언제나 나를 위해서 싸웠어.
이번것도 마찬가지고.
자, 가볼까?
 
네오 샤프슈체:좋아, 얼마든지.
 
김예아:죽는거 영웅으로서 죽는것도 나쁘지 않지.
 
네오 샤프슈체:인간답게 죽는것도 나쁘지 않을테고 말이야.
 
:결의에 찬 말을 주고 받는 두 사람에게, 방주의 관리인은 지독한 무표정을 한 채로 말합니다.
 
[ ]:예아님과 네오님의 신체 능력, 그리고 적의 능력을 대조했을 때, 승률은 0.000194% 입니다.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가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김예아:이미 목숨 많이 버렸어.
괜찮아.
미고였나?
걔가 말한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다 버릴 수 있는 사람이
내가 되어 보일려고.
 
김예아:무모해보이지?
원래 나는 그래. 내 목숨 아까운줄 모르지.
 
김예아 ,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말합니다.
 
[ ]:저는 당신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많은 정보의 기록관에서조차, 당신들을 이해할 방안을 찾을 수 없습니다.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에 기대보는 것도 인류의 미덕이라 한다면,
보내드리겠습니다. 부디, 멋진 종말 여행 되시기를.
 
:관리인의 말이 끝나자, 당신의 앞에 하나의 문이 생겨납니다.
그것을 통하면 다시 현실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직감적으로 깨닫습니다.
한번 돌아간다면 이곳으로 돌아올 수는 없을겁니다.
하지만, 돌아올 생각도 없을텝니다.
백색의 문은 망설임없이 열리고,
두 사람은 안전한 방주의 품에서 빠져나가,
 
:자신을 위한 전쟁터로 향합니다.
 
현재 시각 오후 11시 55분. 처형 집행.
 
:방주에서 빠져나온 두 사람은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지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저 거대한 신이 AOC 위에 완전히 내려앉는다면, 그땐 모든 게 늦습니다.
모든 것이 진절머리나도록 싫어졌음에도, 이 도시에 다시 한 발을 내딛습니다.
당신의 머리는 빠르게 회전합니다. 가장 빠르게 저것에게 닿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때 창 밖에서 두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김예아:?
 
:헬기를 운전하는 중인 나이아와, 그의 파트너 질리입니다.
 
김예아:미친놈들인가?
 
:둘 다 큰 부상을 입었음에도, 아랑곳 않고 헬기의 사다리를 창가쪽으로 던집니다.
 
김예아:저걸 조종하고있네??
 
질리:저쪽까지 갈 생각이지?
근처까지는 데려다 줄 수 있으니까, 올라 타.
 
김예아:라져~
 
질리:너희만 데려다주고 우리는 시민들을 대피시키러 갈거야.
그때까지만 부탁해.
 
김예아:잘 부탁해
 
김예아 , 네오한테 손짓한 뒤 사다리를 잡습니다.
 
:당신을 따라, 네오도 헬기의 사다리를 붙잡습니다.
사다리를 따라 올라가는 동안, 헬기는 거대한 신이 있는 방향으로 비행합니다.
위로, 더 위로.
하늘 위에서 잿빛 도시를 내려다보면, 어두컴컴한 도시의 곳곳에서 연기가 치솟는 것이 보입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메어리칩니다.
그야말로 인류 멸망에 걸맞는 풍경입니다.
 
:SANC 1/1D3
 
김예아: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네오 샤프슈체: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김예아:
rolling 1d3
 
(
1
 
)
 
 
=
1
 
:이런 멸망을 불러온 신에게, 시간 끌기가 통하지 않을 것은 알고 있습니다.
아마, 헬기에 탑승한 모두가 아는 사실일겁니다.
하지만, 아무도 지적하지 않습니다.
지켜내고자 하는 각오는, 이겨내고자 하는 마음은, 거짓이 아닌 진짜니까요.
그 마음이 있는 한, 이것은 헛된 행동이 아닙니다.
적어도, 당신들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헬기가 옥상 부근까지 접근하면, 네오가 당신을 붙잡습니다.
 
네오 샤프슈체:저번처럼. 알지?
이번엔 받아줄 생각 말고, 받아질 생각만 해.
 
김예아:어ㅓㅓ 노력해볼게?
 
네오 샤프슈체 , 후우- 하고 심호흡을 한 번 합니다.
 
네오 샤프슈체:갈까?
 
김예아 , 질리랑 나이아한테 손인사를 한뒤 고개를 끄덕입니다.
 
:결의에 찬 눈빛을 주고 받고, 두 사람은 장애물 하나 없는 하늘로 뛰어내립니다.
헬기는 점점 멀어지고, 가속도가 붙은 몸이 한없이 바닥으로 추락하면-......
당신과 네오는 맨몸으로 전장에 뛰어듭니다.
때는 자정, 장소는 옥상.
하늘 가득히 차지한 무지성의 신은 안전지대를 집어삼키기위해 악몽같은 몸체를 부풀립니다.
두 사람은 1년전 그날처럼 전투태세를 갖춥니다.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최강의 적이었던 서로가 등 뒤를 지키고 있다는 점일까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공포조차 힘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승리의 길은 없습니다.
집중하세요. 자정 이후의 내일을 그리세요.
반드시 찾아올 아침을 소망하며,
맞서 싸우세요.
 
김예아 , 숨을 크게 한번 들이마십니다.
 
김예아:가보자!
 
김예아 , 신에게 공격을 합니다.
 
김예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3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1
 
:쏘아진 총알이 맞았는지, 타격은 얼마나 주었는지 조차 가늠이 가지 않습니다.
검은 형체의 백치의 신은 그저, 그 자리에 존재하며 위협을 가합니다.
 
네오 샤프슈체: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7
 
:쏘아진 두 발의 총은 굉음을 내며 하늘을 납니다.
거대한 신의 육체가 지상을 향해 뻗어집니다.
의식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몸부림에 가까운 움직임일 뿐임에도,
스치는 것 만으로도 치명타겠죠.
 
김예아:오우
 
:휙, 하고 당신을 향해 빠르게 검은 촉수가 날아들지만,
그보다도 재빠른, 크리쳐 특유의 속도로 네오가 당신을 밀쳐내벼 공격을 피해냅니다.
 
네오 샤프슈체:내가 최대한 버텨볼테니까, 넌 공격에만 집중해.
죽더라도 너 살리고 내가 죽을거니까.
어차피 죽어봐야 살아나지만.
 
김예아:(끄응-) 알았어. 그렇다고 너무 무리하지는 마라
 
네오 샤프슈체:너야 말로.
 
김예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2
 
네오 샤프슈체: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9
 
:쏘아진 총알은 전과 마찬가지로 허공을 향해 날아갑니다.
유의미한 타격을 입히고 있길 바래야겠죠.
 
:하늘에서부터 떨어지는 신의 발버둥에도, 네오는 당신을 지켜가며 착실히 피해냅니다.
---
하늘에서 굉음이 내려옵니다.
아까 말했던가요, 시간을 끌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
신은 점점 이 땅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김예아:아씨...
 
:얼마나 더 시간이 남아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해냈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요.
 
김예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피해: 17
 
네오 샤프슈체: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8
 
:끝없이 이어지는 검은색의 몸부림은 그 수를 점점 늘리고, 크기는 점점 커져갑니다.
슬슬 피하는 것이 가빠지는가 싶은 순간-
 
:채 이름도 부르지 못하며, 네오가 당신을 밀치고 대신 공격에 직격 당합니다.
귓가를 스치며 지나가는 풍압과, 끔찍한 소리가 생생합니다.
다시 그가 깨어날 때까지 얼마나 시간을 버텨야할까요?
머릿속에서 최선의 상황을 찾기 위해 생각을 재단하고 있으면,
당신의 어깨 위로 손이 턱 얹어집니다.
혈흔이 그대로 남은 몸으로, 분명이 소생시간이 한참 걸려야 할 네오가 당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습니다.
 
:믿고 있으라는 눈이군요.
 
김예아 , 그걸 보고 다시 신에게 공격합니다.
 
김예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4
 
네오 샤프슈체: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1
 
:끝없이, 쏘아진 총알은 신을 향해 날아갑니다.
할 수 있다고, 이길 수 있다고, 믿음을 굳게 먹습니다.
 
:공격을 쏟아붇고 있지만, 신의 기색은 사그러들 모양새가 보이지 않습니다.
과연 신은 신이다, 이건가요?
 
김예아:짜증나네?
 
:날아오는 수십의 움직임 사이, 당신에게 다가오는 공격들을 네오가 대신하여 맞습니다.
공격으로 인해 사지가 떨어져나가도, 평소라면 보일 수 없었을 재생력으로 버텨냅니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최대한 빨리 끝내야만 합니다.
 
김예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2
 
네오 샤프슈체: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8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2
 
:거대한 신의 괴성이 퍼져나가기 시작합니다.
땅을 울리고, 정신을 흔드는 소리가 안전지대 전역을 강타합니다.
그 울음의 의미는 무엇이었나, 생각할 겨를조차 없습니다.
다시금 공격을 위해 자세를 잡으면, 한박자 늦게 찾아온 신의 악의가 두 사람을 습격합니다.
미처 피하지 못한 공격에, 온 몸에 강한 충격이 몰려듭니다.
꼭 내장과 온 뼈가 뒤틀리고, 부서지는 듯한 감각이-
 
:HP - 11
강렬한 고통에 쓰러진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려 하지만, 말을 듣지 않습니다.
양 다리와 한쪽 팔엔 감각 자체가 전해지지 않습니다.
문득, 승리는 불가능하다는 방주 관리자의 목소리가 뇌리를 스칩니다.
쓰러진 두 사람의 위로, 다시 한 번 신의 발버둥이 내리쳐오기 시작합니다.
인간은 물론이요, 알파형 크리쳐도 너덜너덜한 몸으로 저 공격을 맞는다면, 살 수 없을텝니다.
 
:라이플의 탄환은 어느새 다 떨어진 뒤입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질끈, 눈을 감습니다.
 
:죽음을 직감한 순간,
두 사람을 향해 내리치던 끈적한 검은 촉수가 굉음과 함께 궤도를 틉니다.
요란한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면, 잿빛 하늘 위로 수십대의 전투기가 떠있습니다.
그 중 하나의 문이 열리더니, 나이아가 고개를 내밉니다.
* 관찰 판정
 
김예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고개를 내민 나이아의 뒤쪽, 문 열린 헬기의 몸체 부분에 질리가 소장의 머리에 총을 대고 협박하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소장은 벌벌 떨다가, 눈을 꾹 감고 외칩니다.
 
소장:... 전원, 표적에 사격 개시!
 
:안전지대의 총 전력, 살아남은 AOC 대원들이 괴물에 맞서 싸웁니다.
벼락이 내리치고 땅이 쪼개지는 듯한 폭발음, 그리고 어마어마한 화력에 거대한 신도 움직이지 못하고 멈칫합니다.
행동을 멈춘 틈을 타 몇몇 대원들이 전투기에서 뛰어내리며 계속해서 사격합니다.
"포기하지 마! 할 수 있다고 믿어, 끝까지 싸워!!"
찢어질 듯 날카로운 함성이 울려퍼집니다.
당신은 깨닫습니다.
 
:당신은 홀로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와 동시에 깨닫습니다.
... 이 전력으로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BGM을 꺼주세요.
 
:눈 앞이 어둡습니다.
시야는 점점 흐릿해지고, 많은 것이 불타는 향만 코끝에 머뭅니다.
굉음에 가까웠던 소리는 점차 흐려져, 이제는 먼 곳의 소리가 되어갑니다.
누군가 당신의 손 위에, 제 손을 겹쳐 올리는 것이 느껴집니다.
...
 
 
김예아:...글쎄.
지금까지 난
세계를 위해서도
AOC를 위해서도
네오나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싸웠어.
 
:당신의 목소리에 반응하듯, 목걸이 끝에 매달려있던 푸른 수정에 뜨겁게 열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주변의 시간이 멈춘 것 처럼, 느리게 흘러갑니다.
 
 
김예아:난 언제나 무모해.
잔소리해도 제대로 듣지도 않고
명령하더라도 항상 제멋대로지.
그러니까, 이번만큼은 끝까지 싸우고싶어.
살아있고싶어,
크리쳐도 아닌 인간으로서의 나로.
 
:당신의 귓가에 목소리가 울립니다. 보이지 않기 시작한 눈을 대신하여, 목소리는 질문을 읊어줍니다.
 
 
김예아:... 어.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난 그걸 이겨낼거야.
난 그럴려고 살고있는거야.
힘을 거머쥘거야.
날 그렇게 만든놈들도
 
김예아:소장도
망할 신도
전부 내손으로 부실거야.
 
:수정이 한층 더 달아오릅니다. 뜨거운 감각이 목걸이를 타고 이어집니다.
 
 
김예아:...
 
김예아 ,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김예아:그렇게 되는거면 인간으로서 죽지 못하는건 내 운명인가보네.
그럼 운명을 받아들여야지.
뭐, 인간이 아닌 삶도 재미있으니까.
받아들일거야.
 
:수정은 불에 타는 듯한 열을 내뿜습니다. 닿은 살갗은 녹아내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아프지 않습니다. 되려 충족되는 기분입니다.
 
 
김예아:음-
이미
1년이상을 헤어졌엇는데
그보다 더 길어도
상관없겠지.
소중한 사람들이여도
 
김예아:잘 모르겠어.
지금 중요한건 나자신이고.
지금 나는 지금 눈앞에 있는 일에 집중하고 싶거든.
 
:당신의 주변으로 증기와 함께 세찬 바람이 휘몰아칩니다. 열기는 당신의 몸으로 전이되어 갑니다.
 
 
김예아:지금 저 무지성의 신을 죽일 수 있는 힘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다시 이곳에 못오게 하기 위한 힘.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힘.
결론적으로는 저 신을 몰아내는게 필요해.
 
:질문에 대답한 순간, 수정은 철컥 소리와 함께 네 조각으로 나뉘며 작은 바늘을 드러냅니다.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수정이 당신에게 말합니다.
아니 어쩌면, 당신 내부에 남은 크리쳐 세포의 목소리일지도 모릅니다.
온 세상이,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김예아:나는 언제나,
나 자신을 위해서 살고
나 자신밖에 없어.
그게 설령
자신까지 잃을 지라도
자유를 논하는것도 이제는 지겨워.
 
김예아:그러니까 이번 만큼은 내 감을 믿어볼래.
 
김예아 , 바늘을 사용합니다.
 
:-
명심하세요.
당신이 무슨 각오로 임했든,
누구를 위해 싸우고자 마음먹었든,
목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당신은 영웅입니다.
 
 
:바늘이 몸에 주입된 순간, 피가 뜨겁게 끓어오릅니다.
단순명료한 이야기. 이것으로 당신은 다시 알파형 크리쳐가 됩니다.
하지만 전과는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힘이 찾아옵니다.
수십, 수백번을 죽어도 죽지 않는 그 모든 생명력이 단 한순간에 집역된,
셀 수 없이 많은 목숨을 포기해야만 얻을 수 있는 끔찍한 힘이,
지금의 당신에게 주어집니다.
 
:광기가 치솟습니다.
이 세계를, 곁에 있는 존재를 파괴하고 싶어.
하지만, 그만큼 강한 의지가 치솟습니다.
 
김예아:영웅이라...
그래, 최강의 인류 예아보다는
도시를 지킨 영웅 예아가 더 좋을 것 같네.
 
김예아 , 눈에 띄게 밝은 미소로 그렇게 혼자 중얼거립니다.
 
:고출력의 힘을 채 감당하지 못한 당신의 몸이, 그릇이 부서져 갑니다.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마음을 다잡으세요.
자신을 놓지 마세요.
마지막까지도, 원하는 바를 위하여.
가장 이기적이면서도 가장 이타적인 소원을 위하여.
 
:일어서세요.
 
김예아:그리고, 나자신을 위하여.'
 
:또다시 찾아온 데우스 엑스 마키나. 혈관을 타고 흘러온 기계 장치의 신이 당신을 장악합니다.
바늘이 꽂힌 자리 주변에 수백 개의 새파란 인터페이스 창이 발생합니다.
근력, 정신력...? 이게 다 무슨소리죠?
인터페이스 위에 적힌 단 하나의 문장만이 당신을 독촉합니다.
 
 
김예아 , 헬기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나이아의 이름을 외치며 말합니다.
 
김예아:저기까지 태워줘!!!
 
:당신의 말을 듣고, 헬기는 빠른 속도로 당신의 위까지 날아옵니다.
촤라락 하는 소리와 함께 사다리가 내려오고,
당신이 그것을 잡음과 동시에 헬기는 검은 백치의 신을 향해 날아갑니다.
그 움직임엔, 조금의 망설임도 없습니다.
곧, 헬기는 신의 옆까지 다가섭니다.
이곳까지 온데엔 하나의 목표가 있는 탓이겠죠.
 
:자, 최후의 임무를 마무리 합시다.
 
김예아 , 심호흡을 한번 하더니 주먹으로 신을 큰 공격을 합니다.
 
김예아:
rolling 100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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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9
 
:----
 
:마지막 일격. 그 타격의 충격이 퍼져나갑니다.
거센 충격으로 인해, AOC 본부가 붕괴합니다.
신의 절명과 함께 하늘을 차지하던 악몽을 산산조각납니다.
충격의 여파로 인해 당신의 몸 역시 튕겨져 나가, 아래로 추락합니다.
주변에 타닥거리는 불길의 소리가 들립니다.
완전히 기력을 다한 몸에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떨어지는 당신의 손목을 잡습니다.
절벽과도 같은 건물 위, 당신의 손목을 붙잡은 이는 네오입니다.
떨리는 팔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 분명한데도, 당신을 잡고 놓지 않습니다.
놓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이 맞겠죠.
표정에선 어렴풋이, 절박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당신은 무의식적으로 깨닫습니다. 마지막 전투를 마친 네오에게서 더이상 크리쳐의 힘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잿빛 도시에는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것으로 다시 원점이네요.
회색 도시, 눈보라, 겨울.
크리처인 나와, 인간인 너.
죽어가는 나와, 살아갈 너.
큰 힘에 대한 반동으로 당신의 몸은 발 끝에서 부터 잘게 가루가 되에 흩날리고 있지만,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되려, 꿈을 꾸는 것처럼, 몽롱합니다.
네오가 당신을 보며 무어라 말하지만, 잘 와닿지 않습니다.
당신은 이번에야말로, 정말 끝이 왔음을 직감합니다.
눈이 내립니다.
살아남은 안전지대의 눈입니다.
이 세계는 영원히, 겨울일 것만 같습니다.
 
:당신이 보지 못할 봄은 언젠가 찾아오겠죠.
마침내 되는 것은, 타고 남은 재일까요, 세상에 내려앉는 눈일까요.
자, 작별인사를 읊을 시간입니다.
 
김예아:안녕, 잘있어.
 
:네오가 당신을 놓은게 먼저였을까요, 당신의 손끝까지 먼저 흩어져버린 것이 먼저였을까요.
당신은 이제 어느곳에도 존재하지 않음에도,
재가 흩날리는 눈밭을 양손으로 꼭 쥐며, 그 속에서 당신을 찾는 그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인식 속에 다가옵니다.
머지않은 미래, 안전지대는 영웅의 이름을 칭송하며 역사에 기록할 것입니다.
당신은 오래오래 기억될 거에요.
ED 3. 안녕, 잘 있어.
 
:...
 
:... -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간신히 제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면, 요란한 색의 조명이 눈을 찌릅니다.
당신은 눈밭이 아닌 번화가 한복판에 누워있었습니다.
머리가 깨질 것 처럼 아프고, 구토감이 밀려옵니다.
 
:"괜찮으세요?"
누군가가 말을 걸지만, 그 얼굴은 두 겹, 세 겹으로 겹쳐집니다.
하늘을 나는 승용차가 빠르게 그 옆을 스쳐 지나가고, 드론이 거리 한복판에 신문을 배부합니다.
가장 높은 건물 꼭대기에 걸린 전광판에, 네오의 얼굴이 걸려 있습니다.
잠깐,
누구라고요?
 
:애초에, 여긴 어디죠?
이 초등학교 과학 상상화에 나올 법한, 과하게 발전된 SF 도시는 도대체 뭔가요?
당신이 당황하거나 말거나, 전광판 속 네오는 낯선 모습입니다.
그는 오른눈에 안대를 차고, 달라붙는 검은 코트를 입은 채 무표정에 가까운 눈으로, 입만 느슨하게 미소지으며 말합니다.
"크리쳐 사태 종식 이후 100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 마침내 선포합니다."
"안심하십시오, 시민 여러분. 세계는 영원히 '안전'할 것입니다."
 
:ㅡ그날로부터 세월이 흘러,
마지막 이야기의 배경은 100년 후.
준비되었다면 무대 위로 올라오세요.
영웅에게 걸맞는 최후를 준비해두었습니다.
 
And, 나를 두고 영웅이 된 너에게.
 
3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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