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지평선

[COC 플레이로그] 크리그어 3부 (예아&네오) 본문

COC 플레이 로그 (캠페인)/크리그어, 100시간 연대기 (예아&네오)

[COC 플레이로그] 크리그어 3부 (예아&네오)

CB_PL_ 2022. 9. 12. 01:49

시나리오 링크(인포): https://dear-heresy.postype.com/post/9356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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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괜찮으신가요? 저기요?"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몇 번이나 되묻습니다.
이런, 너무 얼빠져 있었네요.
너무 터무니없는 상황에 던져지다보니 잠깐 넋을 놓은 것 같습니다.
눈 앞의 사람은 진심으로 당신을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이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당장에 떠오른 질문들을 좀 해야겠는걸요.
 
:가령, 지금이 언제인지, 여기는 어디인지...
기억상실로 오해받기 좋은 질문이지만, 그만큼 확실한 질문들이요.
 
김예아 :그...지금이 언제고 여기는 어디죠?
 
:"그... 네? 에... 허리케인이라도 만나셨나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던 행인은 주섬주섬 휴대폰을 꺼내 날짜를 보여줍니다.
당신이 죽은 날로부터 정확히 100년 후입니다.
"여기는 중앙관리체제가 있는 안전지대 중심부잖아요. 제일 번화가에 있으시면서 왜 그러세요?"
 
김예아 :(100년?)
 
김예아 , 혼란스러움의 머리 짚
 
:100년이나 지났다고요? 잠깐, 그러면, 다시 생각해봅시다.
당신, 어떻게 살아있는거죠?
그때 분명, 백치의 신을 쓰러트리고...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하여튼, 죽은 건 확실했는데 말이죠.
그리고, 또 다른 의문입니다.
100년이나 지났다면, 어떻게- 방금 그 화면에 네오가 등장 할 수 있었던거죠?
 
:인간으로 돌아갔다면 수명은 한참 전에 끝났을텐데 말이에요!
 
김예아 :기술 발전했다고 수명도 늘어났나?
아님 크리쳐? 음-
 
:어느쪽이어도 미심쩍은 건 똑같네요.
당신을 살피던 행인은 잠시 후 작게 숨을 내쉬고 시간을 슬적 확인하더니 짧게 말합니다.
"이만 가봐야겠네요. 오늘 죽은 아내가 돌아오기로 했거든요."
 
김예아 :네?
 
:당신의 반응에 뭐가 문제냐는 듯이, 행인은 당신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봅니다.
"정말, 왜 그러세요. 죽은 사람은 장례로부터 1년 후에 돌아오는게 당연하잖아요?"
......이 세계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거죠?
 
김예아 :( 나 없는동안 진짜 기술의 발전을 한건가?)
(아니면 또 이상한 종족이랑 뭐 했나??)
 
:어느 쪽이든 정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흐릿하던 정신이 맑아질수록, 당신이 알던 세계와 이 세계의 간극이 또렷하게만 다가옵니다.
궁금한 것이 많지 않나요, 예아?
 
김예아 :어!
많아!
근데! 나 너무 눈에 띄지 않아 그럼?
(군복입고있음)
 
:뭐, 언제는 아니었다고요.
 
김예아 :에-
 
:그래도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만 생길 뿐, 해가 되지는 않을겁니다.
주변에 질답을 하러 다녀볼까요?
 
김예아 :오케이-!
이왕이면 사복이면 좋았을걸-
 
:당신은 한동안 주변을 돌아다니며, 온갖 질문을 하고 다닙니다.
알아낼 수 있던 정보는...
 

 
김예아 :Wo...
누가 이렇게 만들었지?
 
:누구긴요.
화면에서 대차게 연설하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벌써 잊어버린거에요?
 
김예아 :에ㅔ
(또 머리 짚)
 
:여러모로 충격적인 상황임은 다름 없네요.
SANC 1/1D3
 
김예아 :
SAN Roll
기준치: 74/37/14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니까-
다시 정리해볼까요?
 
김예아 :예!
 
:100년이 지난 지금, 이 세계는 낙원과도 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죽은 사람들은 돌아오고, 바라는 것은 이루어지며, 노력은 반드시 보답받습니다.
추위에 떠는 일도, 굶주리는 일도 없습니다.
범죄자는 즉결처분. 한번 처분당한 이는 돌아오지 못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시대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크리쳐의 멸종이겠고요.
 
김예아 :Wo...
 
:그리고, 이 상황을 만들어낸 장본인은-
예상컨데 네오입니다.
더 짧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겠습니다.
무슨 이유에선지 독재자처럼 굴고, 조금 많이 미친 것 같은 네오가 만든 이상향 속에서,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보다,
100년이나 지났는데 어떻게 그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이 이상향 위에 군림하고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크리쳐인가, 라고 생각해봐도...
* 지능 판정
 
김예아 :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4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는 분명히 인간입니다.
100년이나 전의 기억이지만, 생생합니다.
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던 피는 눈물과 섞여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팔로 억지로 당신을 붙잡고 있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크리쳐라면 멀쩡했어야죠.
멀쩡하진 않더라도, 그런 몰골이었을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는 말은 결국, 지금의 그도 인간이라는건데....
 
:그렇다면 어떻게?
행인들에게 그 의문을 쏟아내봐야 이상한 사람을 보는 시건만 돌아올텝니다.
그들이 알리가 없죠, 물론.
 
김예아 :(고장난 강아지 상태)
으으으음...
만날...수 있나?
 
:할 수 없다고 해도 해봐야죠.
당신은 그런 사람이지 않나요?
 
김예아 :그치!
근데 질문!
나도 지금 인간이야?
 
:궁금하면 냅다 날카로운 물건이라도 주워서 배에 꽂아넣어보는건요?
...하하, 농담입니다.
 
김예아 :미쳤나?^^
 
:100년전에 죽었던 사람이 당당하게 지금 서있는 것을 생각하면,
아마도 인간은 아니겠죠.
 
김예아 :음...
 
:인간보단, 크리쳐가 어울릴겁니다.
 
김예아 :하긴- 인간으로서 죽지 못한다고 했으니-
크리쳐도 나쁘지 않아!
(초 긍정)
일단 목표! 네오를 만난다!
그 과정에서 도움 받을 만한 사람을 만나면 도움 요청!
이정도인가?
 
:그렇겠죠.
어디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위치는 수소문 해서 찾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김예아 :이참에 만나면 옷 좀 사달라고 할래. 군복 그만 입고싶어.
어쨌든 저쨌든.
위치라...
아무나 붙잡고 네오라는 사람이 어디있는지 아냐고 물어봐?
알려나?
 
:해보기 전엔 모르죠.
 
김예아 , 지나가는 사람 한명을 잡습니다.
 
김예아 :저기- 네오라는 사람이 어디있는지 아나요?
 
:그렇게 물으면, 질문을 받은 행인은 도시 중심부에 있는 가장 높은 건물을 가리킵니다.
아- 저곳은...
AOC의 건물입니다.
 
김예아 :(또오오!!)
 
:행인이 손을 거두며, 작게 중얼거립니다.
"그런데,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수 있으려나? 댁이 그분의 뭐라도 되슈?"
 
김예아 :같은 최강의 인류였던 사람? 직장동료? 파트너?
어쨌든 친한 사이!
지금도 그럴지는 모르겠지만요!
 
:행인은 당신을 이상한 사람 보듯이 쳐다보다가, 갈 길을 가버립니다.
음, 역시 100년이나 지나서 그런지 당신을 못알아보는 사람도 있나봅니다.
 
김예아 :믿어줄거라 생각도 안했지만 슬프네.
 
:한때는 세계를 구한 영웅이었는데 말이죠.
 
김예아 :영웅 대접이 아주 안 좋다 이말이야!
물론 그걸 원하고 한짓은 아니지만.
 
:어쩌겠습니까.
위치도 알았겠다, 지체하지 말고 그를 찾아가봅시다.
 
김예아 , AOC 건물로 갑니다.
 
:AOC로 가는 길, 당신은 새로운 안전지대의 사람들을 지나쳐갑니다.
죽음에서 돌아온 자- 안드로이드의 연인인 사람, 네오를 신처럼 추앙하는 사람, 발달된 기술의 힘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
여러 사람들이 있지만, 하나같이 그의 체제에 바대하는 사람이나 불평을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마치, 모두가 반드시 행복해지는 꿈을 꾸는 것 같습니다.
 
김예아 :반대하면 범죄자 취급 받나.
그럴 애는 아닌것 같은데.
 
:작은 생각을 담은 채, 당신은 걸어나가 마침내 AOC 건물의 입구에 도달합니다.
 
:한층 더 세련된 외관으로 단장한 AOC 건물의 입구는 답지 않게 위압감까지 안고 있습니다.
괜스레 긴장되는 마음을 꾹 눌러 담고 입구로 진입하려 하면,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그 앞을 지키고 선 사람들이 당신을 제지합니다.
네오를 만나보기 위해서라면 이 벽을 넘어야겠죠!
 
김예아 :으음-
어떻게하면 들어갈 수 있죠?
 
:"따로 약속을 잡으신 것이 아니라면 들어오실 수 없습니다."
 
김예아 :(깐깐하다)
네오랑 친한 사람이더라도 안되나요?
(안될거 같지만.)
 
:무리는 잠시 웅성거리다가도,
"안됩니다."
라는 답을 내놓습니다.
 
김예아 :아님 네오한테 말이라도 전해줘요.
김예아가 살아돌아왔다고.
 
김예아 , 아무렇지 않게 미소지으며 말합니다.
 
김예아 :이말 전해주면 들어가게 해줄것도 같은데?
뭐...내가 아는 네오라는 선에서...
 
:당신의 앞을 가로선 무리 중 한 명이 눈치를 보다가 어딘가로 연락을 넣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올라오시라고 하네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당신의 앞에서 비껴섭니다.
 
김예아 :아~ 오예~!
이럴줄 알았어!
안녕!
 
김예아 , 문 지키던 사람들한테 손 흔들면서 갑니다.
 
:건물 내부의 모습은 당신이 기억하던 것과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구경할 시간까지는 널널하지 않겠죠.
당신은 엘리베이터에 몸을 맡기고 위로, 더 위로 올라갑니다.
엘리베이터는 빠른 속도로 높은 곳을 향해 치솟습니다.
엘리베이터의 모든 면이 유리로 되어있어, 뒤를 돌면 야경을 감상할 수 있겠어요.
* 관찰 판정
 
김예아 :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가장 높은 건물보다도 높은 하늘, 검은 상자가 허공에 떠있습니다.
청색 전류가 흐르는 물건은, 마치 감시카메라 같습니다.
...
 
김예아 :?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면, 수행원이 당신을 안내합니다.
최고층의 가장 안쪽 방, 소장실이 있던 곳은 이제 네오가 차지했습니다.
문득, 영문 모를 불안이 목구멍까지 차오릅니다.
 
김예아 :그 소장이 없어져서 좋긴한데...
 
:수행원이 문을 열면,
자그마치 100년만에, 두 사람이 재회합니다.
전면 유리창을 향해 돌아선 뒷모습이 낯익습니다.
인기척을 느끼고 천천히 돌아보는 네오의 얼굴에는 화면과 똑같이 안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100년이라는 세월은 정말 실감나지 않습니다.
 
:그야, 당신과 네오, 두 사람은 이렇게나 그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서로를 응시하고 있는걸요.
잠시간의 침묵.
그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습니다.
 
김예아 :...
 
네오:어서와.
 
김예아 :안녕.
 
:길어지던 침묵을 먼저 깬 것은 네오입니다.
그는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오며, 감회에 젖은 듯한 표정을 지어냅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표정을 읽어내기가 어렵습니다.
가느다란 머리카락 몇 가닥이 그의 이마를 타고 내려오나 싶더니, 안대 위에 안착합니다.
 
네오:오랜만이네.
그동안 참 보고싶었어.
 
김예아 :오랜만이야.
그때 이후로 100년이나 지났다며?
세상 많이 좋아졌더라?
너무 많이 바뀌여서 혼란스럽더라.
너가 이렇게 만든거야?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네.
 
김예아 :그때는 군복때문에 시꺼멓게 보였는데, 지금은 그렇게 입고있어서 시꺼멓네.
나도 달라진게 없지?
나도 내가 왜 지금 살아있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크리쳐인가 싶어. 이 세계에 내가 유일한 크리쳐가 되겠네 하고있지만.
 
:당신의 말을 가만히 듣고있던 네오는 손을 들어올리며, 대화의 단절을 전합니다. 그리곤,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 듯 싶더니, 그대로 손 모양을 바꿔 옆을 가리킵니다.
 
네오:오느라 힘들었을텐데, 식사라도 하면서 천천히 이야기하자.
따라와, 식당으로 안내해줄게.
 
:그는 그 말을 한 뒤, 당신의 옆을 스쳐지나가, 문을 열고 앞장섭니다.
 
김예아 , 따라갑니다.
 
:-....
식당으로 향하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수행원들이 문을 열어주고, 각자의 자리에서 의자를 빼줍니다.
어색한 기분입니다.
새하얀 테이블보가 깔린 직사각형의 식탁 위로, 섬세하게 세공된 은색 식기들이 하나 둘 올라갑니다.
따뜻한 스프와 바게트, 소스와 아스파라거스가 어우러진 폭립 스테이크와 풍미가 훌륭한 와인까지.
접시마다 담기는 것은 전부 식욕을 돋우는 것들이라, 당신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킵니다.
 
:그러고보니, 식사를 꽤 굶은 것 같아요. 기억이 하나도 안나는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먹은 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앞에 앉은 네오는 포크와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썰며 먼저 식사를 시작합니다.
접시가 가볍게 눌리며 테이블 시트가 약간 구겨집니다.
디너 테이블의 끝과 끝, 확실한 거리감 사이에서 먼저 입을 뗀 사람은 네오입니다.
 
네오:어디서부터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네.
벌써 100년이나 되었던가?
 
김예아 :그렇지?
 
네오:네가 목숨바쳐 구해낸 안전지대는 내가 잘 보호하고 있으니까, 안심해도 돼.
나 아니면 네 유지를 이을 사람이 또 누가 있겠어.
 
김예아 :으음- 열심히 하고있구나-
약간 책임전가한 기분이네-
나도 그때 내가 죽을줄 몰랐어서.
(이걸 말이라고)
 
네오:상관없어, 내가 하겠다고 한 일이야.
 
김예아 :음-
(오물오물 꿀꺽)
 
네오:이 세계에선, 아무도 굶지 않고, 아무도 외로워하지 않고, 아무도 죄를 범하지 않아.
전부 내 통제와 계산 하에 굴러가고 있으니까.
 
네오 , 식사를 다 하지 않았음에도 식기를 내려놓고, 예아를 바라봅니다.
 
김예아 :음- 한때 최강의 인류였으니까 이정도는 쉬운가보네?
 
네오:그런 셈이지.
 
김예아 :오호~?
잘 살고있어서 안심이 되네.
나 죽고나서 어떻게 되나- 하고 생각하긴 했거든.
 
네오:명색이 최강의 인류였는데, 이 정도도 못할리가.
너도 불가능하다는 걸 해냈잖아. 그럼 이제 내 차례인거지.
 
김예아 :으음-
 
네오:너는 세상을 구하고, 나는 그 세상을 유지하고.
네가 무슨 생각을 하며 싸웠을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정의는 이거야.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서라면, 다소 희생이 필요할 지도 모르지.
 
:문득 당신은 가벼운 현기증을 느낍니다.
만찬 속 와인의 도수가 높았던가요?
화끈거리는 체온, 약간의 구토감.
확실한 몸의 이상신호를 느끼는 가운데, 네오는 말을 멈추지 않습니다.
 
네오:네게는 나름 고마워하고 있어.
그 사건이 아니었다면 이런 평화를 생각해볼 겨를도 없었겠지.
그러니까,
 
:휘청,
당신은 기울어지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대로 스프 그릇에 뺨을 처박습니다.
새하얀 크림 스프 위로 붉은 포도주가 흐릅니다.
아니, 아니죠.
이건, 피입니다.
눈, 코, 입, 양 귀에서부터 미친 듯이 피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팔도, 다리도, 마치 육체의 주도권을 잃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네오:그만 좀 찾아와.
누누이 말했잖아, 아무리 나라해도 너를 계속 죽이는 건 힘들다고.
 
:그는 당신이 스프 위에 코를 박거나, 의자째로 넘어지거나, 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
당신이 완전히 의식을 잃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어딘가에 통화를 거는 네오의 모습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당신에게 조금의 눈길도 주지 않습니다.
...
 

 

 
:당신은 거친 호흡과 함께 눈을 뜹니다.
깜빡, 깜빡.
이곳은 가정집입니다. 커튼 위에는 색색의 싸구려 전구가 당신의 눈꺼풀과 함께 깜빡이며 알록달록한 빛을 내고 있습니다.
TV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선 B급 클리셰 SF 영화가 방영되고 있습니다.
이런, 주인공은 악당의 계략에 당해 스프 그릇에 얼굴을 쳐박고 죽어버렸네요.
 
네오 샤프슈체:뭐야, 그새 자다 깬거냐?
영화 별론가봐?
 
:머그잔에 담긴 커피를 홀짝이며, 소파에 기대 선 네오가 물어옵니다.
무심코 손을 들어 뺨을 만져보면, 시트자국이 선명하게 만져집니다.
내내 누워있었나봐요.
 
김예아 :??
(혼란스러운 표정)
 
네오 샤프슈체:슬슬 일어나 임마,
케이크 준비해야지.
모처럼 크리스마스라고 휴가도 받았는데, 파티 한번은 해봐야 하지 않겠어?
 
:당신을 재촉하는 목소리가 잠결처럼 몽롱합니다.
꿈을 꿨던가요.
무슨 일이 있었던가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문득, 이대로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개를 돌려 바라본 창 밖에는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 관찰 판정
 
김예아 :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허공에 뜬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익숙하다면 익숙하고, 어색하다면 어색할 눈알은 노란빛으로, 그리고 파란 빛으로 빛나고 있어요.
한참을 그것을 바라보고 있으면, 천천히 기억의 파편이 돌아옵니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당신에게는 할 일이 있습니다.
그때, 네오가 머그컵을 건네며 말합니다.
 
네오 샤프슈체: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어.
밖에 나가서 놀고싶은거야?
추울텐데.
 
김예아 :어, 응? 어... 그런건 아닌데.
 
김예아 ,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네오 샤프슈체:일 안하고 있으니까 불안하기라도 하냐?
일 중독이야 그거,
 
김예아 :아니 일 안하는건 좋은데?
그냥 뭔가 할일이 있던거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나.
 
네오 샤프슈체: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었나보지.
 
김예아 :뭔가 엄청난 꿈을 꿨는데 기억도 안나고.
 
김예아 , 건네주는 머그컵을 받습니다.
 
네오 샤프슈체:기억나면 그때 좀 들어봐야겠는걸.
 
김예아 :좋은 꿈은 아니였던거 같은데, 괜찮?
 
네오 샤프슈체:어떻게 세상 살면서 좋은 말만 듣고 사냐,
 
:건네받은 머그컵에서는 따뜻한 온기가 퍼져나옵니다.
어쩐지 그리우면서도, 위로를 받는듯한 감각에 마음이 절로 녹아드는 기분입니다.
이걸로도 괜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할 일이 있다는 사실이 마음 한 켠을 쿡쿡 찌르며 불안을 피워냅니다.
이대로만 있을 수는 없다는 불안이 목 끝까지 차오릅니다.
 
:따뜻한 풍경, 온기, 평화.
그 사이에서 당신만 냉기를 품은 기분입니다.
마치,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마냥.
 
김예아 :...
음-
 
김예아 , 소파에 늘어진채로 앉아있습니다.
 
김예아 :아- 이러고 있는거 나답지 않은데-
 
네오 샤프슈체:뭐, 휴일이잖냐.
농땡이 피운다고 잔소리 할 사람도 없는걸 뭐.
 
김예아 :그 얘기가 아니라 딴거였지만.
뭐어...
나 잠깐 밖에 나갔다올게?
 
네오 샤프슈체:추울텐데?
그냥 안에 있지.
 
김예아 :찬바람좀 쐬고 와야겠어. 머리가 안굴러가.
자다 일어나서 머리가 굳었어.
 
네오 샤프슈체:그럼 가서 세수라도 하고 오던가.
 
김예아 :그걸로 해결될게 아니야.
찬바람 쐬고 와야할 그거임.
내 감이 말하고 있어. 바람 쐬면 기억 날거라고.
 
네오 샤프슈체:안 그래도 될텐데.
까짓거 기억 좀 못하면 어때?
 
김예아 :지금 그거때문에 양심 아파 죽겠어.
 
김예아 , 소파에서 일어나서 현관문으로 향합니다.
 
:당신이 현관문으로 향하면, 소파에 기대 서 있던 네오가 당신이 앉아있던 자리 옆에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당신을 돌아보지도 않고, 마치 무언가를 알고 있는 사람처럼, 그는 천천히 읊조립니다.
 
네오 샤프슈체:후회할텐데.
 
김예아 :난 후회 안해.
그건 너가 잘 알잖아?
 
네오 샤프슈체:하지만 아무리 너라고 해도 아프고, 괴로워지는 건 원치 않을거잖아.
가끔 도망쳐도 돼.
쉬어도 되고.
어파치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다, 라는 결말은 멀어진지 오래고.
알잖아, 그런 결말은 동화에만 있다는거.
넌 너를 위해 싸운다고 했지?
 
네오 샤프슈체:그럼, 너는 뭘 원하고 있는거야?
무엇을 원하고 있어서, 멈추지 못하고 싸우고 있는거야?
 
김예아 :도망치는건 내 전문이 아니라 윗대가리들 전문이야.
쉬어도 되겠지만 난 멈추지 않아.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이 아니더라도.
무엇을 원하고 있냐고?
내가 만족하는 결말.
내가 만족하는 결말을 볼때까지 멈추지 않을거야.
 
김예아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서 말이야.
 
:당신이 말을 마치자, 실내의 모든 조명이 일제히 꺼집니다. 문 앞의 조명을 제외하고요.
소파에 앉은 그는 당신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는, 정말 혼자만의 싸움입니다.
현관문은 오늘따라 단단하고 굳게 잠겨있지만, 당신이 손잡이에 손을 대는 것 만으로도 쉽게 열립니다.
* 듣기 판정
 
김예아 :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문 밖으로 걸음을 내딛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문이 닫히기 직전,
당신은 작은 목소리를 듣습니다.
 
네오 샤프슈체:잘 다녀와.
 
:-
 
:이번에야말로 거센 기침과 함께 눈을 뜹니다.
시야가 어둡고, 여긴 정말......
엄청나게 춥네요!
 
김예아 :아놔!!!
외곽인가?
 
:누워있는 바닥은 이상할 정도로 불편하며, 퀴퀴한 냄새까지 납니다.
어둠에 양 눈이 익숙해지기까지 약간 시간이 걸립니다.
익숙해진다고 해도, 여전히 팔다리가 무거워 마음껏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김예아 :...
 
김예아 , 누워있는 상태로 주변을 둘러봅니다.
 
:* 건강 판정
 
김예아 :
건강
기준치: 90/45/18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주변을 둘러보려고 해도, 몸이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잠깐, 이거 팔 아닌가요?
설마 지금, 시체 더미 위에 올라가 있는건가요?
SANC 0/1
 
김예아 :
SAN Roll
기준치: 73/36/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상하게도 시체는 전혀 부패하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씨름하던 그 때,
팟! 하는 소리와 함께 손전등같은 조명이 켜집니다.
작은 조명을 든 사람은 무언가를 찾는 듯 시체 더미를 뒤적거리고 있습니다.
 
김예아 , 어떻게든 인기척을 내봅니다.
 
:당신이 인기척을 내자, 손전등의 빛이 당신을 향해 쏘아집니다.
 
김예아 :(내 눈)
 
:시체를 밟는 낯선 발걸음 소리 끝에 보이는 것은,
저 낯익은 이목구비는 분명,
 
나이아:여기 숨어있었네? 한참 찾았어.
 
김예아 :이야- 이 얼굴이 이렇게 반가울줄은 몰랐네.
나 지금 몸아파 죽을거같아서 못 일어나겠다.
 
나이아:그래서 찾아왔으니까 조용히 하고 좀 기다려.
 
:그 말을 하며 나이아는 당신이 입은 군복의 소매를 걷어내고, 느릿하게 주삿바늘을 꽂아넣습니다.
따끔한 감각이 손목에서부터 시작해 온 몸에 퍼져나갑니다.
혈관안에 이물질이 들어오는 차가운 감각에 소름이 다 돋는 것 같습니다.
 
나이아:해독제니까, 시간 좀 지나면 나아질거야.
 
:그 말을 증명하듯, 시간이 지나갈 수록 뻣뻣하기만 하던 당신의 몸에 점차 힘이 돌아옵니다.
그제서야 몸을 일으키고 주변을 둘러보면 보이는 것은-
산더미같은, 시체의 산입니다.
SANC 1/1D3
 
김예아 :와우- 이건 뭐냐?
SAN Roll
기준치: 73/36/14
굴림: 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나이아:뭐... 보이는 대로?
 
김예아 :이자식도 아주 사람을 막굴리네.
 
나이아:인간은 아니고, 따지자면 인형이긴 해.
 
김예아 :음?
 
나이아:이제 이 도시에선 흔한 일이야.
 
김예아 :아 그걸 안물어봤네.
죽은 사람은 장례식을 하고 1년후에 다시 살아난다던데.
이게 그 잔해인가?
 
나이아:맞아.
죽은 사람들을 억지로 인형에 덧씌워서, 죽은 것도 사는 것도 아니게 만들어버렸지.
결국 기계는 부서지기 마련이고, 이게 그 잔해야.
 
김예아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그쪽도 그런 경우인가?
 
나이아 , 싱긋 웃습니다.
 
나이아:눈썰미가 좋다고 해줬으면 좋겠니?
아무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김예아 :뭐가 중요한데 지금?
 
나이아:네가 해줘야 할 일이 있어.
 
김예아 :뭔데?
 
나이아:너만 할 수 있는 일이야.
 
김예아 :그러니까 뭔데?
 
나이아:하늘에 떠있는 검은 박스, 봤지?
 
김예아 :그치?
 
나이아:그 안에 이 도시를 관리하는데 쓰는 '중앙 관리 체제'가 들어있어.
그걸 부숴줬으면 해.
 
김예아 :에-
 
나이아:더이상 이 도시에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하나같이 숙청당하거나, 내쫓겼거나, 순응했거든.
 
김예아 :100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째든 오랜만에 일어난 사람한테 바로 그걸 시키네. 딱히 거절은 안하겠지만 말이야.
 
나이아:뭐... 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한다만.
어쩌겠어?
걔한테 대항 할 수 있는게 너 말고 더 있겠냔 말이지.
 
김예아 :음-
이참에
잠깐 인생 한탄좀 할게.
아이고- 그래 어떤지 너무 쉽게 들어가게 해준다했어.
그리고 걔가 소장실을 쓰고있고
식사를 하자고 할때 뭔가 싸했는데 지 감을 안믿어서 이렇게 되지, 아주.
 
김예아 :최강의 크리쳐는 무슨. 이 빡대가리가 어디가 최강이여.
...끝났어.
 
나이아:^^.
뭐, 더 궁금한건 없고?
내가 해줄 수 있는 만큼은 말해줄 의향 있어.
 
김예아 :으음-
 
나이아:이래뵈도 너한테 온 희망을 걸었거든,
 
김예아 :에, 니 희망은 좀 부담스러운데?
(장난)
어째든, 궁금한거라-
100년 사이라고 해야하나? 일단 내기준에서는 100년이니까. 째든 , 그 사이에 뭔일이 있던거야?
 
나이아:말하자면 긴데,
한번만 말할거니까 들어.
 
김예아 :예엡
 
나이아:너가 죽은 이후에, 안전지대가 단번에 평화로워진건 아냐.
크리쳐는 전부 사라졌지만, 인간들이 기승이었지.
다들 열심히 살아보려고 했어. 그건 아마 걔도 같을거고.
하지만, 끝끝내 분쟁이 일어났고, 분쟁은 테러와 전쟁으로 이어졌어.
그때부터였어, 걔가 이상해진게.
어쩌면 그 전 부터 이상했을지도 모르지만?
 
나이아:아무튼.
걔는 스스로 안전지대의 관리자를 자처하더니, 반대하는 인간들을 싹 잡아서 숙청해버렸어.
단 한명도 남기지 않고 전부.
그리고? 이 모양 이 꼬라지가 된거지.
 
김예아 :그럴거 같았어.
어쩐지 다들 반발하지도 않더라.
묘-하게 독재자 같더니 진짜 독재자 되었네.
다음 질문.
아직도 AOC가 있던데 지금은 뭘하고있어? 예전에는 크리쳐 잡고다녔는데, 지금은 크리쳐가 없잖아?
난 아직도 옛날 군복입고있고-
 
김예아 :이게 맞냐- 인생!
 
나이아:뭐... 치안 유지 겸, 숙청 부대가 된지 오래지.
애초에, 지금은 AOC라고 불리지도 않아. 네 기억 속에서나 그렇게 불리는거야.
 
김예아 :아놔-
그럼 질리랑 넌 지금 거기서 일하고있어?
 
나이아:나는 안하고 있지만, 질리는- 그렇지.
어쩔 수 없어. 거역할 수는 없으니까.
 
김예아 :왜?
네오가 하라고 시키던?
 
나이아 , 어깨를 으쓱입니다.
 
나이아:그것 말고 이유가 더 있겠냐?
 
김예아 :하이고, 걘 뭔 죄냐.
걔나 너나, 다른 사람들은 그럼 지금 다 로봇인거야?
아님 다른 무언가야?
일단 다시 살아돌아오고 남은 잔해들은 이거다 하면.
그럼 돌아간 사람들은?
 
나이아:지금 이 도시에 사는, '인간'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해?
아니다, 더 쉽게 몰어봐줄까?
'그 날' 살아남았던 사람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해?
이별의 아픔은 세기를 건너 넘어왔지.
지금 이 도시에는 이미 죽었어야 할 과거의 잔재가 아주 많아.
그건 나도 그렇고, 얘네들도 그렇지.
 
:나이아의 말을 듣고 주변을 둘러보면, 어느새 다가온 인간- 아니, 안드로이드 들이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나같이 고통과 절망을 가득 담은 표정을 하면서도,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나이아:전부, 우리를 사랑했던 이들에 의해 살아난 것들이야.
그들이 바란대로, 우리는 살아났지만,
실상은 입력한 데이터에 따라 움직이는 고철일 뿐이지.
 
김예아 :...
 
나이아:분명 다들 죽은 자가 돌아오면 행복하리라고 믿었을거야.
하지만, 내가 본 건-....
대충 알겠지?
 
김예아 :...그렇네.
 
나이아:난 내가 진짜 그가 아니라는걸 알아.
하지만, 내 안에 쓰여진 프로그램은 그의 행동을 따라하도록 만들어졌고,
그렇기 때문에, 질리가 불행해하는 모습은 더 보고싶지 않거든.
과거의 잔재들은 과거로, 현재의 존재들은 미래로.
돌려놓길 바라는거야.
 
김예아 :음-...
잠깐 딴 소리인데.
날카로운거 있냐?
 
나이아:그건 왜?
 
김예아 :잠깐 나 자신한테 실험해보게.
 
나이아 , 어깨를 으쓱하고는 숨겨두고 있던 단도를 건넵니다.
 
김예아 :그걸 숨겨두고 사네- 아무리 안드로이드라도 너무 닮았다.(칭찬임)
 
김예아 , 단도를 받아서 장갑을 벗더니, 자신의 손등을 찌른뒤 다시 단도를 뺍니다.
 
:푹, 하고 꽂힌 단도를 타고 피가 흐릅니다. 섬찟한 고통에 당신은 저도 모르게 숨을 크게 삼킵니다.
단도가 뽑혀나가며, 크게 남은 상처에선 피가 튀겨 흘러내립니다. 바닥에 붉은 웅덩이를 만들고-
당신의 눈 앞에서, 믿기지 않는 속도로 상처가 재생되어갑니다.
 
김예아 :음~ 아주 좋아.
 
:10초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만에 상처는 말끔하게 사라집니다.
 
김예아 :그래~ 이래야지! 그때 최강의 크리쳐 되기로 마음 먹었는데~
이렇게 해줘야지!
 
김예아 , 밝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단도를 돌려줍니다.
 
:나이아는 단도를 돌려받지 않습니다.
 
나이아:너가 써.
무기도 없을거 아냐.
 
김예아 :음, 그래!
내가 네오를 만나고 이렇게 죽은게 처음 같지 않아서.
몇번째 만남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째든.
네오가 나 계속 이렇게 죽이는거 알고있었어?
 
나이아:최근에 알았어.
네가 살아 돌아온 것도, 걔가 그렇게 과민반응 하는 것도.
그러니까, 네 기대와는 다르게도 이번이 첫번째 만남이야.
 
김예아 :아쉽네-
하긴- 계속 죽은줄 알았던 사람이 계속 오면 그럴만도 하지 싶지만.
그래도 좀 아팠으니 보복은 하고싶네.
일단 궁금한거는 이정도야!
아, 마지막 질문.
100년전이기도 하고 지금 너는 기계라고 해서 별 기대는 안하고 있지만.
 
김예아 :그날 내가 신을 죽인뒤 너랑 질리랑 그 외 살아남은 사람들은 있던거지?
 
나이아:...
 
나이아 , 싱긋 웃습니다.
 
:그 미소가 말하는 바는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도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끔찍한 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이라고는-
크리쳐인 자와, 크리쳐 였던 자. 그 정도가 전부겠죠.
 
김예아 :음- 그래.
뭐 기대한건 아니야.
애초에 누굴 살릴려고 그런게 아니라.
 
나이아:뭐... 엑스트라에 불과하다고는 생각되지만, 도시 사람 전부가 몰살당한건 아니니까.
그래서, 부탁은 들어주겠다는 거지?
 
김예아 :그래!
 
나이아:좋아 그럼,
방법을 알려줄게. 이번에도 한 번만 말할거니까 잘 들어.
 
김예아 :예엡!
 
:나이아는 지도를 펼치고, 답지않게 차근차근 세세하게 설명을 시작합니다.
 
나이아:중앙 관리 체제에는 반경 1km 정도의 쉴드가 쳐져 있어. 그걸 부수려면, 안전지대의 남쪽과 동쪽에 있는 약점을 찾아서 부숴야만 해.
민간인에게 방해받거나 목격되지 않는 곳, 그리고 탄환의 사정거리 내에 있는 곳은-
정부 건물, 그러니까- 네 입장에선 AOC 건물인 곳과 X제약 회사의 옥상, 두 곳이야.
 
김예아 :X제약회사 오랜만이네-
 
나이아:지금 위치는 전 AOC 건물의 지하야. 그러니까, 여기부터 시작해서 올라가면 돼.
제약때문에 이 이상 도와줄 수는 없으니까, 앞으로는 혼자 싸워야할거야.
 
김예아 :괜찮아.
꿈에서 혼자 싸울 각오하고 왔거든.
 
나이아:...- 아,
깜빡할뻔 했네.
 
김예아 :으?
 
나이아 , 옆에 있던 다른 안드로이드를 시켜, 라이플을 한 정 건네줍니다.
 
나이아:익숙하지?
 
김예아 :아~ 그리웠어!
 
나이아:이젠 탄환도 더이상 생산되지 않아서, 기회는 몇번 없어.
다른 곳 말고, 쉴드를 깨는데에만 써야해.
 
김예아 :오케이~
라이플 쏘며 적 소탕하던 시절이 그리워지네.
이번에는 쉴드만 깨야한다는게 아쉽지만
 
나이아:나도 그립다, 그 옛날이.
 
김예아 , 라이플을 받습니다.
 
나이아:꼭 해낼 수 있길 바랄게.
잘가.
지금의 걔는 네 생각보다도 훨씬 강할테니 조심하고.
 
김예아 :안녕, 만나서 반가웠어. 비록 기계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까 좋네!
 
:...자, 무기도 받았고, 임무- 라고 해야할지, 목표도 생겼습니다.
남은 것은 목표 완수를 위해 달려가는 길 뿐이겠네요.
* 지능 판정
 
김예아 :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길의 끝에 당신이 싸우게 될 존재는, 분명 네오일겁니다. 다만, 어째서인지-...
이 모든 상황에, 제 3자가 끼어있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야, 그렇잖아요. 어찌되었건 군인에 불과했던 그가 이렇게까지 도시를 발전시키고, 중앙 관리 체제같은 것을 만드는 법을 알리가요.
문득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이름은- '미고' 라는 하나의 단어였습니다.
 
김예아 :그놈이 도와줬나보군.
 
:이제 지체하지 말고 움직입시다.
구 AOC 건물- 현재의 정부 건물이라 불리는 이곳은, 100년정과 마찬가지로 총 36층이며,
당신이 위치한 곳은 지하 1층의 안드로이드 폐기 창고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손 쉽게 올라간다면 참 좋겠지만,
계단 뿐인 지하에서 1층으로 올라감과 동시에 시련은 시작됩니다.
당신을 막아서는 것은 건물을 서성이던 안드로이드들입니다.
 
:인간과 닮았으면서도, 닮지 않은 모습.
이질적인 동시에 자연스러운 모습을 한 그들은 하나같이 당신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받았을텝니다.
...
여태까지는 싸우고, 죽이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었죠.
하지만, 이번만큼은- 당신이 원한다면 그러지 않아도 될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하시겠나요.
 

 
김예아 :헬로우~! 너희 네오랑 대화 되나? 그래도 네오한테 전해줘.
이 시대의 최후의 크리쳐, 김예아가 살아돌아왔다고!
 
:안드로이드들은 대답하지 않고, 당신을 공격해옵니다.
 
김예아 , 최대한 피하고, 방어하며 지나갑니다.
 
김예아 :
rolling 1d3
 
(
3
 
)
 
 
=
3
rolling 1d8
 
(
3
 
)
 
 
=
3
기준치: 65/32/13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신
기준치: 85/42/17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멈춰서 움직이지 않는 엘리베이터를 빠르게 포기하고, 계단을 따라 올라갑니다.
계단은 당신의 발이 닿을 때 마다 하얗게 색이 빠지고, 마치 공간이 일그러지는 것 처럼 빠진 색이 주변으로 퍼져나갑니다.
7층 정도 위로 올랐을 까, 일그러진 공간이 당신의 앞길을 막습니다. 어쩔 수 없지만, 다른 계단을 찾아서 돌아가야겠습니다.
-
다른 길을 찾기 위해 멈춰선 층을 뒤지던 당신은 자료를 획득합니다.
현재의 안전지대를 관리하고 안드로이드를 운영하는 것- 중앙 관리 체제라는 기계에 대한 자료입니다.
 
:내부 구조는 당신이 가진 지식으로는 알아볼 수 없지만, 막대한 마력이 소모된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그래요, 최소한 작은 나라의 국민이 가진 마력의 총량만큼은 있어야-......
중앙 관리 체제가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하는지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그게 안전지대 시민들의 마력을 원동력으로 삼아 돌아가고 있던 건가요?
문득, 올라오며 마주친 안드로이드들을 떠올립니다.
생명을 운용하기 위해 생명을 소모한다.
네오답지 않은 기이한 발상이군요.
 
:SANC 0/1
 
김예아 :
SAN Roll
기준치: 72/36/14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음....
진짜 뭐때문에 이상해진거지?
 
:자료를 두고 주변을 수색한 끝에, 다시 올라갈 수 있는 길을 발견합니다.
계속 올라가도록 해요.
 
김예아 :
rolling 1d8
 
(
4
 
)
 
 
=
4
기준치: 65/32/13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건강
기준치: 90/45/18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발 밑에서 바스러지는 데이터와 공간 조각이 불안하기 그지 없습니다.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해온 것인지,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올라가는 길이 가로막힙니다.
어쩔 수 없이 층 안으로 들어선 당신은- 군복을 입은 사람과 조우합니다.
그는 당신을 보고 크게 놀라며 뒤로 넘어집니다.
 
김예아 :어라-
 
:거의 유령이라도 본 듯한 반응입니다.
"또, 또 살아나 버린건가요-"
당신과 마주한 사람은 패닉에 빠진 듯 머리를 감싸쥐고 주저 앉습니다.
"이상해, 이건 이상하다고요. 당신의 시체를 처리한 건 나였는데, 분명히 죽은 걸 확인했는데, 그 시체에 불을 지른 것도 난데-"
"바람에 날려버린 재가 아직도 손에 만져지는 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난거죠? 당신, 사람은 맞아요? 대체 정체가 뭐야?!"
... 재로 만들어버린 사람이 살아났다고요?
 
:믿을 수 없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더는 회복력이라고도 부를 수 없을 정도인걸요?
 
김예아 :나? 내가 누구냐고?
 
:SANC 1D3/1D5
 
김예아 :
SAN Roll
기준치: 71/35/14
굴림: 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3
 
(
2
 
)
 
 
=
2
내가 누굴까.
인류를 구하고 죽은
그리고 지금 이시대에 유일하게 남은
알파형 크리쳐라고 할 수 있지!
 
김예아 :알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어째든 인간은 아니야.
난 지금 바쁘니 이만 가볼게.
겁에 질려있든 날 막든 알아서해.
 
:군인은 당신을 막지 않습니다. 되려,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고 있을 뿐입니다.
그나저나, 기이하네요. 불에 타도 살아나는 크리쳐라니.
정말, 회복력이라는 말로도 설명이 안됩니다.
하여튼, 마저 올라가야죠.
 
김예아 :그냥 불사신이 되었는데?
rolling 1d8
 
(
5
 
)
 
 
=
5
기준치: 65/32/13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외모
기준치: 60/30/12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옥상으로 향하던 중, 자료실의 문이 열려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뭔가 유용한 정보가 있을지 않을까 싶어, 잠시 그곳에 들립니다.
* 자료조사 판정
 
김예아 :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약 100년 전에 있던 일이 적힌 자료를 획득합니다.
100년전, 크리쳐를 신으로 모시던 사이비 종교의 테러로 인해 신정부와 안전지대는 한번 더 괴멸되었습니다.
절망에 빠진 인류를 구원한 것은 네오라고 하네요. 그는 직접 무너진 도시를 수복하고, 죽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되살려냈습니다.
 
김예아 :음-
 
:... 무언가 위화감이 들어 자료를 천천히 살펴보면,
 
김예아 :음-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안전지대가 파괴된 날짜와 정상적으로 동작하기 시작한 날짜가 너무나도 가깝습니다.
적어도 평범한 수단은 아니라는 것 쯤이야, 금방 알아챌 수 있겠어요.
이런건 이상합니다.
네오가 꼭, 옛 정부나 AOC의 상관들과 같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SANC 0/1
 
김예아 :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낯설어. 같이 그놈들 욕하더니. 지금은 그놈들 같은 짓을 하고 있다니.
좋아. 너가 그런거라면.
나도 100년이랑 똑같은 짓을 해줘야겠네.
 
김예아 , 올라갈 길을 찾습니다.
 
김예아 :
rolling 1d8
 
(
8
 
)
 
 
=
8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1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기준치: 65/32/13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날 몇번이고 죽여도.
난 다시 올라갈거야.
내가 만족하는 결말을 볼때까지 말이야!
 
:* 갑작스럽지만 민첩 판정
 
김예아 :
민첩
기준치: 90/45/18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퍽,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당신의 뒤통수에 강한 충격이 가해집니다. 갑작스런 고통에 저항하지 못하고 휘청이며 넘어지면, 누군가가 당신의 등을 밟으며 머리를 향해 라이플의 총구를 들이냅니다.
바닥에 붙은 시선을 돌려 누군지 확인하면,
당신과 같은 AOC 군복을 입은 채, 차가운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마지막 크리쳐, 질리와 마주칩니다.
 
김예아 :음- 반가운 재회는 아니네.
 
질리:방금 너를 보면 제거하라는 명령이 떨어져서 말이야.
무슨 짓을 한거야?
 
김예아 :글쎄? 몇십번이나 되살아나서 여기로 오고있어서?
 
김예아 , 능글 맞은 미소를 지으며 말합니다.
 
김예아 :난 내가 만족하는 결말을 보고싶어서~
지금 하는 꼬라지가 전 AOC 상관들이랑 아주 똑같아.
마음에 안들어.
그래서 손좀 볼려고.
그리고, 나한테 희망을 걸어준 애가 있기도 하고.
죽일거야?
 
질리:...
 
질리 , 잠시 고민한 뒤에, 총구를 치우고 밟은 발을 치웁니다.
 
김예아 , 자리에서 일어나 먼지를 툭툭 텁니다.
 
김예아 :고마워,
 
질리:인사는 필요 없어.
보내줄 때 가. 나는 너 못본거야.
 
김예아 :이제 나한테 희망 걸어주신 나이아한테 보답할 수 있겠네.
 
질리:...
반란이지?
 
김예아 :글쎄~?
알아서 생각해.
 
질리:... 그 녀석이 믿는걸 내가 안 믿을리가 없잖아.
어쩌면, 상관 없는건지도 모르고.
 
김예아 :이건 말해주고 갈게. 너가 불행하지 않았으면 좋겠대. 비록 자신이 로봇일지라도.
 
김예아 , 손을 흔들며 갈길을 갑니다.
 
질리:...
 
질리 , 한참을 가는 길을 쳐다보다가 뒤를 돌아갑니다.
 
김예아 :
rolling 1d8
 
(
1
 
)
 
 
=
1
기준치: 65/32/13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관찰 판정
 
김예아 :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계단을 타고 오르던 도중, 안드로이드 무리와 조우합니다.
필시, 당신이 가는 길을 막으려는 것이겠죠.
아까처럼 싸우지 않고 지나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들을 부숴버리고 나아갈 수도 있을테고요.
이번엔, 어떡하시겠습니까?
 
김예아 , 그냥 지나갑니다.
 
김예아 :
rolling 1d3
 
(
1
 
)
 
 
=
1
rolling 1d8
 
(
2
 
)
 
 
=
2
민첩
기준치: 90/45/18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기준치: 65/32/13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쾅, 닫힌 문을 열고, 당신은 옥상에 도달합니다.
엄중한 보안장치가 되어있던것 같은데, 알바인가요.
회청색 세계 위, 눈이 휘날리는 허공에는 정육면체의 기계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주 익숙한 뒷모습입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이곳은 클리셰 SF 세계관.
죽은 사람은 필요에 의해 안드로이드로 되살아나는 세계입니다.
그런 세계에, 최강의 군인이었던 당신만이 없을리가 없잖아요?
지금의 안전지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중앙 관리 체제라면, 그걸 수호하는 자가 누구인지는 자명합니다.
 
예아 :꼭 한번쯤 만나보고 싶었어, 내 원본인- 예아.
아니, 붙어보고 싶다고 하는 게 더 좋겠지?
 
:당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가볍게 웃습니다.
허름한 AOC 군복을 입은 당신과는 대조적으로,
깨끗한 군복에 검은 코트를 걸친 당신의 복제는 조금도 놀라지 않은 듯 오른쪽으로 길게 스트레칭합니다.
이번 전투는, 피할 수 없겠네요.
 
김예아 :어허~?
설마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날 만들줄이야?
 
예아 :그야 최강이니까?
다들 여기 있는데, 혼자 죽어있을 수는 없잖아. 안그래?
 
김예아 :혼자 죽어있었어도 괜찮았는데!
 
김예아 , 평소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합니다.
 
김예아 :뭐라해야할까~ 신기하고 놀랍지만...
그거랑 별개로.
원본이 왔으니.
이제 물러나줘야겠네?
아무리 날 본따 만든 안드로이드라고 하더라도.
진짜를 이길 수 는 없을거야!
 
김예아 :왜냐면 난 최초의 알파 크리쳐이자, 세계를 구한 영웅이거든.
 
예아 :나도 순순히 질 생각은 없어. 받은 명령이 있으니까.
네가 세상을 구한 영웅이라면, 나는 세상을 수호하는 영웅이겠지.
그렇게 만들어졌고, 그래야만 하니까.
원본을 뛰어넘는 레플리카도 있다는 걸 알려주겠어!
 
김예아 :할 수 있으면 해봐!
내가 이겨주겠어!
그 누구도 아닌 내가!!
이 게임의 승자는 나야!!
rolling 2d3
 
(
1
 
+
2
 
)
 
 
=
3
 
 
김예아 , 스킬: 눈의 검을 사용하여 레플리카를 향해 돌진해 단도로 내리 찍습니다.
 
김예아 :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피해: 2
rolling 1d5
 
(
5
 
)
 
 
=
5
 
예아 :
회피
기준치: 75/37/15
굴림: 7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이 들고 있던 단도에 푸른색과 녹색의 아우라가 내려 앉습니다.
숨을 한번 후- 내쉬고 빠르게 돌진하여, 안드로이드의 몸통에 단도를 깊게 꽂아넣습니다.
단도는 두툼한 군복에 막혀 깊게 들어가지 못하였지만, 녹빛으로 일렁이던 아우라가 상처로 파고듭니다.
안드로이드는 비명을 지르지 않습니다. 물론, 혈액도 튀지 않습니다.
찌릿 거리는 소리와 함께 청빛의 스파크만이 튀길 뿐입니다.
당신이 언제나 지어보이던 미소를 띄운 채, 안드로이드는 들고 있던 검을 역수로 쥐고 당신을 향해 찔러내립니다.
 
예아 :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2
 
김예아 :
회피
기준치: 75/37/15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지근거리에서 찍힌 단도는 당신의 어깨에 푹 박혀 들어옵니다. 군복 덕에 그리 깊지는 않지만, 생긴 상처에선 혈액이 새 나옵니다.
 
김예아 , 흡하는 소리를 내며 숨을 깊게 들이 마십니다. 그리곤 다시한번 스킬:눈의 검을 사용하여 레플리카에게 단도를 휘두릅니다.
 
김예아 :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피해: 7
 
:안드로이드는 눈에 띄게 속도가 늦춰진 당신의 공격을 손쉽게 피합니다.
그리고선, 곧장 당신의 몸통을 붙잡고, 그대로 엎어치려는 듯 자세를 잡습니다.
 
예아 :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김예아 :
크기
기준치: 65/32/13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예아 :
rolling 1d3+1d4
 
(
1
 
)
+
(
4
 
)
 
 
=
5
 
김예아 , 자신을 엎어칠려고 하자 급하게 스킬:얼음의 방패를 아용합니다.
 
김예아 :
rolling 1d5
 
(
4
 
)
 
 
=
4
 
:안드로이드에 의해 엎어쳐지기 직전, 단단해진 피부가 피해를 줄여줍니다.
금속과 금속이 맞닿는 불쾌한 소리가 납니다.
바닥과 부딪힌 당신의 위로 스파크를 몸에 두른 안드로이드가 보입니다.
 
김예아 , 그상태로 안드로이드를 향해 스킬:눈의 검을 사용하여 단도를 찌르며 일어납니다.
 
김예아 :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rolling 1d5
 
(
5
 
)
 
 
=
5
 
예아 :
회피
기준치: 75/37/15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녹빛 아우라를 품은 단도가 쇄골 위치를 관통합니다.
깊게 박힌 단도는 그것을 당겨 빼는 동안에도 파괴를 일삼으며, 끝내 푸른 전기와 함께 뽑혀나옵니다.
단도가 닿았던 곳엔 녹빛으로 부식된 흔적이 남고, 그 안으로 흘러들어갑니다.
상대는 피를 흘리지 않습니다. 비명을 지르지도 않습니다.
부서진 회로가 눈에 들어옵니다.
 
:안드로이드는 그대로 차가운 옥상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무너져 갑니다.
가동이 멈춰가며, 그것은 말합니다.
 
예아 :정말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술 셈이야?
안드로이드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는데도?
네가 만족하고 싶어서 싸우는 거란 사실은 알아.
하지만, 꿈을 꾸는 세계가 뭐가 나쁜건지, 난 이해할 수 없어.
비참한 현실보다, 꿈이 낫다는 생각은 없는거야?
 
:당신과 같은 신념은 아니겠지만, 저 안드로이드도 자신 만의 정의를 위해 이곳을 지키고 있었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멈출 이유는 되지 않겠지만.
방해가 없으니, 이곳의 쉴드를 부술 수 있겠어요.
 
김예아 , 무너져가는 안드로이드에게 다가가 말합니다.
 
김예아 :맞아. 꿈이 낫다고 생각 될때가 있지.
내가 사실은 인간이였다고 깨달은 순간이나.
그냥 방주에서 수호자가 될지 영웅이 될지를 골라야할 순간이나.
네오에게 죽고 꿈을 꾸고 있었을 순간이나.
하지만, 꿈은 꿈일 뿐이야.
이제는 깨어나야할 시간이야.
 
김예아 :그게 모두가 원하는 것이든
원하지 않는 것이든.
이게 나만의 구원이야.
난 인류의 영웅이자,
인류의 구원자야.
 
김예아 , 차분한 미소를 지으며 안드로이드를 향해 말합니다.
 
김예아 :그러니까 이제는 쉬고 있어도 돼.
인류를 수호하는 김예아씨.
진짜 예아가 왔으니까.
여기를 지키면서 외롭지는 않았다면 좋겠네.
 
김예아 , 그렇게 말하며 쉴드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예아 :... 잠깐만.
줄게 있어.
 
김예아 :
 
예아 ,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당신에게 건넵니다.
 
예아 :미고의 전언이야. 나를 부수는 사람에게 전해주라고 했어.
그리고, 좋은 말 고맙지만- 알아야 할 게 있어.
만나봐서 알겠지만, 네오는 너를 진짜라고 생각하지 않아. 나 역시 인정받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잘 생각해봐. 이상하지 않아?
100년전에 갑자기 사라진 크리쳐들,
그리고 아무리 죽여도, 심지어 불태워버려도 끊임없이 살아나는 너.
 
예아 :하나 물어볼게.
너는 내가 가짜란 걸 알고 있지?
그렇다면, 반대로,
너는 네가 진짜라고 생각해?
 
김예아 :글쎄.
 
:안드로이드는 당신에게 질문을 넘기고, 물건을 건네주기 위해 들었던 손을 내립니다.
더이상 번쩍이는 푸른색의 스파크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기계에겐, 저것이 죽음의 형태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는 눈을 감지도, 편하게 눕지도 못한 채 작동을 정지했습니다.
 
김예아 :이미 죽은 자에게 말해도 소용없지만.
난 널 나를 본따 만든 안드로이드라고만 했지. 가짜라고는 하지 않았어.
너도 나야.
단지 조금 다를 뿐이지.
나이아도 마찬가지고. 다른 안드로이드들도 마찬가지야.
모두 또다른 자신일 뿐이야.
 
김예아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지.
난 날 원본이라 칭하긴 했지만.
사실 진짜는 이미 오래전에 죽었어.
첫 알파형 실험체 다시 태어난 시점부터.
진짜는 죽었어.
난 최강의 크리쳐이자 영웅 김예아야.
 
김예아 :난 그저 수많은 예아들중 하나일 뿐이야.
 
김예아 , 그렇게 말하며 안드로이드의 눈을 감겨주고 편하게 눕혀줍니다.
 
김예아 :진짜로 수고했어. 비록 안드로이드지만 부디 편안한 잠이길 바랄.
 
김예아 , 그리곤 미고의 전언을 확인합니다.
 
:지지직, 불쾌한 노이즈 소리가 들립니다.
곧, 턱,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영상의 화면이 밝아집니다.
명백하게 인간이 아닌- 그렇다고, 크리쳐도 아닌 모습이 화면에 들어찹니다.
미고입니다.
 
미고:김예아 님에게.
... 마침내 여기까지 도달하셨군요.
저는 지구에 남았습니다만, 네오씨에게 끊임없이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제 존재 자체가 그분에겐 위협이겠지요.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또 다른 강자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제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면, 이 기기는 마지막 안드로이드가 회수해 당신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그러니, 이걸 보고 있으시다면 저는 이미 죽었다는 뜻이겠죠.
 
미고:그리고, 당신은 여전히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고 있고요.
그런 당신에게 몇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김예아 :음?
 
미고:이미 과거가 된 이야기입니다.
 
:화면 너머, 미고의 등 뒤에서 잠긴 문을 조금씩 비틀어 여는 소리가 들립니다.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영상 속 미고에게선 후회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되려 편안해보입니다.
한 점 불안이 있다면, 당신에게 전할 말을 전부 하지 못할까 서두를 뿐.
지금이 그에게 목숨이 아깝다는 감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미고:당시의 저는 두 분의 소원을 하나씩 들어드리고자 했습니다.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당신은 분명히 소원을 빌었습니다.
살고 싶다고, 죽고 싶지 않다고 외쳤어요.
안타깝게도 당신에겐 육체가 남아있지 않았지만요.
그런고로, 그건 이룰 수 없는 소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부순 악신은 사라져가며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미고:... 가장 끔찍한 형태로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크리쳐는 아자토스에 의해 한순간에 기화했습니다.
그리고 대기로 흩어져, 당신의 영혼체와 결합했죠.
그러니까, 당신의 육체는 크리쳐입니다.
크리쳐가 된 인간이 아니라,
인간이 된 크리쳐요.
 
:그 말에 당신이 무슨 반응을 하건, 홀로그램 영상 속 미고는 덤덤하게 당신을 응시합니다.
 
김예아 :음...
 
:그러니까 지금, 이 몸은 당신의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거겠죠.
자, 여기서 한 가지 묻겠습니다.
한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육체일까요, 영혼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죠?
당신은,
누구인가요?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됩니다.
 
미고:이미 아실지 모르겠지만,
안전지대는 아자토스의 찌꺼기가 소멸한 이후에도 인간들끼리의 분쟁으로 인해 괴멸되었습니다.
그때, 네오님은 힘을 원한다고 하셨습니다. 안전지대를, 나아가 인류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그 소원을 들어드릴 수 있었지만--
--저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중앙 관리 체제. 그건 제가 직접 만든 시스템입니다.
 
미고:재료는 방주와, 아자토스의 찌꺼기였죠.
 
김예아 :아...
 
미고:거기에 네오님의 눈을 사용해, 그 분이 힘을 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 분의 상태가 그렇게까지 피폐해져 있었을 줄은.
파훼된 아자토스의 찌꺼기가 그 분을 집어삼킬 줄은-......
... 그 이후로, 네오님은 변했습니다. 제가 살해당한다면, 그 원인 역시 네오님이겠죠.
 

 
:원숭이 발. 소원을 가장 끔찍한 형태로 이루어준다는 동화 속 이야기처럼, 이것은 가장 절망적인 형태로 완성된 꿈입니다.
언젠가의 대화가 꿈결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내일을 생각하고,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웃고 떠들던 시절이 아득하게 멀어져갑니다.
이곳에, 당신이 알던 이는 없습니다.
100년전, 당신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그 모든것들의 그림자들만이 이곳에 남아, 자신을 없애 달라 부르짖고 있습니다.
 
미고:전 아직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무슨 소원을 빌지는 대략 예상이 가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두었습니다.
 
김예아 :눈치는 빠르네-
 
:빔프로젝터가 분해되며, 하나의 탄환을 내밉니다. 끝부분이 열쇠처럼 생긴 그것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탄환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미고:쉴드를 부순다고 해도 중앙 관리 체제는 당신의 힘으로는 멈추지 않아요.
그 장치는 하나의 열쇠입니다.
그리고, 짐작 가능한 범위 내인 것은,
중앙 관리 체제가 가동을 멈추면 연결된 네오님 역시 죽어버립니다.
100년이나 흐른 지금, 그 분과 체제는 완전히 융합되었거든요.
 
:마침내 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뒤에서부터 무거우면서도 느긋한 구두굽의 소리가 들리자, 미고는 온화하게 웃으며 녹화 종료 버튼에 손을 올립니다.
이것이,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는 유언입니다.
 
미고:저희의 시간은 인간과 다릅니다.
생명이나 목숨에 관한 견해 역시 그렇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까요.
미고는 넘치는 지식욕을 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그만입니다.
저 역시 미고답게 제 욕심을 채웠을 뿐이죠.
그래서, 저는 인간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고:그건 제가 종족의 수치라거나 모자란 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처해서 이 거대한 흐름의 끝을 보고자 몸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뒤집힌 먹이 사슬도 재밌는 이야기에요.
덕분에 원하는 만큼 지켜보았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영웅의 일대기에 한 획을 그은 자가 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당신들을, 당신들이 그려내는 이야기를 정말로 좋아했어요.
 
미고:그럼,
안녕히.
 
:끔찍한 파열음과 함께, 일그러진 노이즈가 발생합니다.
홀로그램 영상은 그것으로 끝납니다.
안드로이드 예아 역시 가동하지 않으니, 당신은 빈 옥상에 홀로 남았습니다.
깡통이 된 안드로이드와 빔프로젝터를 응시하고 있으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허무와 고독이 일순간 몰려듭니다.
답지 않네요.
SANC 0/1
 
김예아 :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김예아 , 눈을 감고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쉽니다.
 
김예아 :뭐. 이런 고독도 나쁘지 않지.
 
김예아 , 원래 할려던 일을 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김예아 , 열쇠 탄을 챙긴뒤 라이플을 이용해 쉴드를 부숩니다.
 
:탕- 쏘아진 총알은 가차없이 쉴드를 파괴합니다.
한 순간, 거대한 스파크가 튀었다가 잦아듭니다.
...
할 일을 마친 당신이 발을 또 옮기기 전, 분해된 빔프로젝터에 불이 들어옵니다.
 
:영상은 제대로 보이지 않고 일그러졌지만, 그 너머에서부터 넘어오는 목소리 만큼은 선명합니다.
못 알아들을리가요, 이건 네오의 목소리인데.
"여전히 포기하지도 않고 잘 싸우네."
"다음은 X제약 회사지?"
 
김예아 :맞아!
잘 아네.
 
:"슬슬 지루하지 않게 최종보스가 등장하면 되겠다 싶어서."
"기다리고 있을게."
 
김예아 :그래.
거기서 봐.
 
:"재미없게 도망치는 일은 없길 바래."
 
김예아 :내가 도망치겠어? 설마~
 
:넘어온 목소리는 지루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 끝이 다가옵니다.
X 제약 회사.
당시의 두 사람에게는 그곳의 결투가 마지막 같았지만,
이제 와 돌이켜보면, 그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이 지독한 운명의 시작이요.
 
:X 제약 회사로 갑시다.
 
김예아 , X 제약 회사로 향합니다.
 
:X 제약 회사로 향하는 길, 민간의 손길이 닿지 않게, 당신만을 위해 마련된 레드카펫과 같은 길이 당신을 반깁니다.
수많은 안드로이드들이 길을 막고선 길.
당신은 그 길을 어떻게 지나왔나요?
싸웠나요, 아니면 피했나요?
 
김예아 :피했지.
 
:당신은 54 체에 달하는 안드로이드들의 무리를 빠져나가며,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재생력 덕에,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모습이지만,
정신은 어떨지 모르겠군요.
X 제약회사에 도착하면, 당신을 반기듯이 모든 문이 열려 있습니다.
그 때 갔었던 곳들을 기억하나요?
지금은, 어떻게 바뀌어있을지 의문입니다.
 
김예아 , 가벼운 발걸음으로 관리실로 향합니다.
 
:관리실의 문도 열려있습니다...만,
마치 당신을 놀리는 것 처럼, 재생되는 CCTV 영상이 모두 하나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언제였나, 당신이 크리쳐의 본능을 억누르지 못하고 시민들을 습격했던, 바로 그 날의 영상.
영상 속 당신은 이성을 잃고 미친 듯이 날뛰고, 네오는 필사적으로 당신의 폭주를 막습니다.
그 모습이, 지금과는 정 반대인걸요.
 
김예아 :하! 네오,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내가 이걸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거라고 생각해?
 
:그 외에도 저장된 파일이 수십, 수백, 수천입니다.
 
김예아 :이런걸로 내가 흔들릴거라고 생각하면 착각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없어.
 
김예아 , 지하로 내려갈 수 있는 장치를 찾아 사용합니다.
 
:개폐 장치의 버튼을 누르면, 저 멀리서 둔탁한 소리가 들립니다.
 
김예아 , 저장된 영상 파일들을 봅니다.
 
김예아 :네오~ 좀 더 기다려~
 
:수많은 파일들을 뒤지다, 당신은 익숙한 얼굴을 발견합니다.
아-주 옛날의 나이아와 질리의 영상입니다.
크리쳐와의 전투가 끝난 뒤, 다친 질리를 업은 나이아가 황급히 제약회사의 내부에 들어옵니다.
그는 미친듯이 질리에게 쓸 약을 찾다가, 그가 결국 죽어버리자 그 옆에 주저앉은 채, 그 몸을 끌어안습니다.
바보 같아요,
어차피 살아날텐데.
 
:두 사람을 바라보던 당신은 지난 날을 떠올려봅니다.
뭐, 어쩔 수 없었던거겠죠.
그만큼 소중했다는거니까.
나이아와 질리, 두 사람은 지난 100년간 정말 행복했을까요?
당신은 결코 알지 못할 이야기입니다.
 
김예아 :음-...
 
김예아 , 지하 4층으로 향합니다.
 
:남자가 엎드린 채 죽어있던 테이블, 편지를 발견했던 서럽, 전투를 펼쳤던 바닥. 무엇 하나 흔적도 남지 않은 장소입니다.
구할만한 것이 있다면 약 정도일텐데....
지금의 당신에게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
 
김예아 , 이제 옥상으로 향합니다.
 
:옥상의 문은 활짝 열려있습니다.
차가운 눈보라가 문 안으로 침입하고, 당신을 가장 차가운 냉기가 반겨줍니다.
옥상으로 들어서면, 난간에 기댄 네오가 당신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아니라, 훨씬 오래 전 부터 당신을 기다려 온 것만 같아요.
그의 등 뒤로, 불길한 빛을 뽐내는 박스가 보입니다.
인사합시다.
 
:당신이 모르는, 당신만 알지 못하는 악의에게.
 
김예아 :안녕.
그때 이후로는 오랜만이지~?
 
김예아 ,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미소로 네오를 말합니다.
 
네오:그래, 오랜만이야.
그 말도 벌써 몇번째인지.
 
김예아 :그래~ 난 잘 모르겠고~
안드로이드 예아 잘봤어!
 
네오:관람하라고 둔건 아니지만, 알고 있어.
애초에 내가 어떻게 연락했다고 생각해?
 
김예아 :글쎄~ 그런거 까지 세세하게 생각하는편은 아니라서.
자- 내가 왔어! 이말도 몇번째인지는 내알빠 아니야.
이제 어쩔거야?
또 나를 죽일거야?
 
네오:네가 나에게 반한다면, 죽일 수 밖에 없겠지.
뭐... 잘 따라도 너는 그냥 죽일 것 같지만.
말했잖아, 그만 좀 찾아오라고.
지금이라도 돌아가서 죽은 듯이 살면 모르는 척 해줄 수도 있어.
 
김예아 :그리고 나는 항상 같은 말을 하지.
싫어.
내가 왜?
내가 언제 너말 들은 적있어?
앞으로도 안들을 예정인데!
 
네오:그럴거같았어.
시답잖은 소리는 이쯤하고, 이만 시작할까.
이번에야 말로 뭔가 다르길 바랄게.
 
김예아 , 그말을 듣고 싱긋 웃습니다.
 
김예아 :이번에는 다를거야.
 
김예아 , 네오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라이플을 들고 쉴드를 향해 쏩니다.
 
김예아 :
사격(라/산)
기준치: 80/40/16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곧장 쉴드를 노리고 발포하지만, 그 순간 실드를 가로막으며 건물 옥상에서 벽이 솟아 오릅니다.
백색의 육면체로 된 벽은 이질적인 느낌을 내면서도, 눈보라 치는 시야에서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래서야, 쉽게 맞추기 어렵겠습니다.
 
김예아 :
 
네오:어딜노리는건지 원. 상대할 사람은 따로 있지 않아?
 
김예아 :널 죽이는건 나중인데?
(웃음)
 
네오:그래, 몇번쯤 더 죽어야 그 말이 안나올지 보자고.
 
:네오가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면, 허공에서부터 흑백의 노이즈가 피며 라이플이 형성됩니다. 그는 그것을 바로 받아들고, 당신을 향해 발포합니다.
이 굉음과 저 총.... 크리쳐 살상탄이에요!
 
김예아 , 스킬: 얼음의 방패를 사용합니다.
 
김예아 :
회피
기준치: 75/37/15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5
 
(
4
 
)
 
 
=
4
 
:아무리 시간이 오래 지났다고 한들, 당신 뿐만 아니라 네오도 최강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던 자입니다.
노련한 사격은 당신의 팔을 관통하며 지나갑니다.
금속과 금속의 마찰음이 퍼지고, 찌릿한 고통이 왼팔에서 부터 온 몸으로 퍼져나갑니다.
HP - 10
 
김예아 , 숨을 크게 들이 마시며 다시 쉴드를 향해 라이플을 쏩니다.
 
김예아 :
사격(라/산)
기준치: 80/40/16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rolling 2d3
 
(
2
 
+
3
 
)
 
 
=
5
 
:쏘아진 총알은 팅, 소리를 내며 백색의 벽에 가로막힙니다.
눈보라에 차단된 시야에, 백색의 벽이라니.
너무하군요.
네오는 그 자리를 지키고 서서, 다시 한 번 당신에게 총을 발포합니다.
 
김예아 , 다시한번 스킬: 얼음의 방패를 씁니다.
 
김예아 :
회피
기준치: 75/37/15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5
 
(
3
 
)
 
 
=
3
 
:총알이 쏘아지는 굉음에 맞춰, 당신은 몸을 날리며 궤도로 추정되는 장소를 피합니다.
당신이 서있던 자리에서 떨어짐과 동시에, 바닥에 큰 소리를 내며 살상탄이 박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김예아 :오우~ 직접 맞는 입장에서 굉장히 무서운 무기였군?
 
김예아 , 그러면서 라이플로 다시한번 쉴드를 향해 쏩니다.
 
김예아 :
사격(라/산)
기준치: 80/40/16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대로는 아무래도 어렵습니다. 어떻게든 거리를 좁히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일 방법인 것 같습니다.
방해는 그만큼 심해지겠지만, 지금보단 낫겠죠.
네오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라이플을 조준한 채, 지겨움으로 점칠된 무표정으로 당신이 있는 곳을 향해 사격합니다.
 
김예아 , 스킬: 얼음의 방패를 사용한뒤 피합니다.
 
김예아 :
회피
기준치: 75/37/15
굴림: 75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5
 
(
5
 
)
 
 
=
5
rolling 2d3
 
(
2
 
+
2
 
)
 
 
=
4
 
:
rolling 1d9
 
(
9
 
)
 
 
=
9
 
:빠르게 날아온 총알은 당신의 몸통에 직격합니다. 금속화 한 피부 덕에 '죽지는' 않겠지만, 입 밖으로 울컥 빠져나오는 핏덩어리와 한 순간에 감각이 사라진 다리는 말 그대로 죽음만 간신히 피해갔음을 짐작케 합니다.
HP - 11
 
김예아 , 이를 악물고 참으며 쉴드와 거리를 좁힙니다.
 
김예아 :
민첩
기준치: 90/45/18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탓, 감각이 사라지는 몸을 억지로 일으키며 거리를 좁혀갑니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김예아 :
rolling 2d3
 
(
1
 
+
2
 
)
 
 
=
3
 
김예아 , 라이플로 쉴드를 쏩니다.
 
김예아 :
사격(라/산)
기준치: 80/40/16
굴림: 7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까보단 가깝습니다. 이번엔 실패했지만, 다음번엔 반드시!
강한 다짐을 하는 당신의 시야 안으로, 새카맣고, 동시에 보라색인 것이 훅- 가깝게 다가옵니다.
어느새 들고 있던 라이플 대신 검을 들고 달려든 네오입니다.
 
김예아 , 스킬: 얼음의 방패를 사용한뒤 피합니다.
 
김예아 :
회피
기준치: 75/37/15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김예아 :
rolling 1d5
 
(
2
 
)
 
 
=
2
 
:금속과 금속, 그리고 금속과 피부가 맞닿는 소리가 귓가에 울립니다.
몸을 관통하고 들어온 긴 날을 따라, 붉은 피가 따라 흐르고, 눈 쌓인 바닥 위로 퍼져나갑니다.
순간 정신이 흐릿해집니다. 익숙한 죽음의 감각이 당신의 온 몸을 끌어안습니다.
보랏빛과 함께 세상이 빙글, 한바퀴 돌면,
새하얀 눈이 당신의 얼굴에 딯고, 녹기를 반복합니다.
-
 
:깜빡, 눈을 감았다 뜨면 어느새 눈 앞이 가려져 있습니다.
얼마나 쓰러져 있었죠? 눈을 치우고 일어나면, 죽었다 깨어난 당신의 몸에 상처는 없습니다.
아쉽게도, 당신의 적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지만.
묶지 않은 머리는 흩날리며 백과 흑의 잿빛 하늘에 색채를 담습니다.
언제였나, 그 색이 생기를 말하는 색인 적이 있었거늘.
지금의 당신의 눈엔 그저 죽어버린 색에 불과해보입니다.
 
네오:일어났어?
겨우 그거에 또 죽을 줄은 몰랐어.
 
김예아 :솔직히 밸런스가 안맞는다고 생각이 드는데.
뭐 상관없어.
어차피 이길거니까.
 
네오:그만 둘 생각은 없고?
 
김예아 :당연히 없지!
 
네오:너 답네.
그래, 언제까지 버티는지 보는 거, 재밌을지도 모르지.
마저 하지.
 
:당신은 쓰러져 있던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저만치 떨어져 있던 라이플을 집습니다.
움직이는 팔의 감각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마치 금속처럼, 딱딱하게 굳은 오른팔은 원하는 뜻대로- 충분하게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광택이 돌고, 단단한-
이건 금속형 크리쳐군요.
 
김예아 :오호-
 
:눈보라가 맞는 얼굴에도 이질감은 금방 찾아옵니다.
얼굴의 부분부분, 금속이 붙어있습니다.
아무래도 죽었다 깨어나며 뭔가 문제가 생겼나보군요.
 
김예아 :점점 진짜 크리쳐가 되가는건가?
 
김예아 , 그상태로 라이플을 들고 쉴드를 향해 쏩니다.
 
김예아 :
사격(라/산)
기준치: 80/40/16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딱딱한 팔이 마음만큼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덜그럭거리는 팔을 억지로 움직이며 목표를 노려보지만, 어림 없었군요.
이번에도 네오는 장검을 들고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여전히 그 표정에는 지독한 지루함이 묻어나고 있습니다.
 
:... 아니, 어쩌면, 지루함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우선은,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예아 , 스킬: 얼음의 방패를 사용한후 회피합니다.
 
김예아 :
회피
기준치: 75/37/15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rolling 1d9
 
(
1
 
)
 
 
=
1
 
김예아 :
rolling 1d5
 
(
2
 
)
 
 
=
2
 
:당신은 급히 몸을 뒤로 물리며 달려든 네오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냅니다.
흩날리는 검은색과 보라색 사이로, 언뜻 푸른 빛이 흘러보입니다.
 
김예아 :
사격(라/산)
기준치: 80/40/16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rolling 1d9
 
(
5
 
)
 
 
=
5
당신은 백색 벽의 틈새, 쉴드를 향하여 총을 발포합니다.
그러나, 네오의 손 짓 한번에 백색의 벽이 자리를 옮기며 날아오는 총알의 궤도를 막아섭니다.
언뜻 본 그의 표정엔 조금의 짜증이 묻어나기 시작합니다.
 
김예아 :( o(-( )
 
네오:말했을텐데? 상대는 나라고.
 
김예아 , 대답 안합니다.
 
:네오는 살짝 인상을 쓰며, 들고 있던 검을 허공으로 던지고, 다시금 라이플을 형성해 듭니다.
또 살상탄이겠죠.
 
김예아 , 스킬 시전~
 
김예아 :
회피
기준치: 75/37/15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5
 
(
2
 
)
 
 
=
2
 
:
rolling 1d9
 
(
3
 
)
 
 
=
3
쏘아진 살상탄을 당신은 재빠른 속도로 피합니다.
한번 죽었다 깨어나니 차라리 낫군요.
흐릿하던 시야도, 무겁던 몸도, 전부 최상의 컨디션입니다.
저 미친 새끼만 방해하지 않는다면 해낼 수 잇을텐데 밀입니다.
 
김예아 , 라이플을 쏩니다-
 
김예아 :
사격(라/산)
기준치: 80/40/16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사격(라/산)
기준치: 80/40/16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rolling 1d9
 
(
5
 
)
 
 
=
5
이번에도, 한번의 손짓에 공격이 가로막힙니다.
정말이지, 저쪽도 저쪽대로 전력을 다하는가 본데요.
지체할 것도 없이, 이어서 당신에게 살상탄이 쏘아집니다.
 
김예아 , 스킬 시전-
 
김예아 :
회피
기준치: 75/37/15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5
 
(
1
 
)
 
 
=
1
 
:
rolling 1d9
 
(
8
 
)
 
 
=
8
 
김예아 :
사격(라/산)
기준치: 80/40/16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눈보라에 덮인 시야가 하얗게 번집니다. 남은 라이플의 탄환 수가 몇개나 되었었죠? 슬슬 정말로 끝장을 봐야만 할 순간이 왔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눈치챕니다.
 
:백색으로 덮인 시야 너머에서 굉음이 퍼져 들립니다. 가까이에 보랏빛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이번에도 살상탄일텝니다.
 
김예아 , 스킬 시전~
 
김예아 :
회피
기준치: 75/37/15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5
 
(
4
 
)
 
 
=
4
 
:총알은 당신의 발목께를 스치며, 금속과 부딪히는 파열음을 크게 냅니다.
HP - 5
 
김예아 :
rolling 4d3
 
(
2
 
+
3
 
+
1
 
+
3
 
)
 
 
=
9
사격(라/산)
기준치: 80/40/16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시야를 가리며 몰아치는 눈보라 사이로, 흩날리는 흑색의 머리카락의 너머로, 당신은 숨마저 참으며 일격을 날립니다.
막히지 않은 틈새를 통해 탄환은 쉴드에 직격하고, 잿빛 세상에 무기질적인 푸른색 스파크가 크게 번집니다.
두개의 쉴드를 파괴한 지금, 남은 것은 마지막 하나- 중앙 관리 체제 본체입니다.
그것을 향해 마지막 열쇠만을 꽂는다면,
전부 끝날겁니다.
 
김예아 , 중앙 관리 체제를 향해 열쇠 탄을 꽂습니다.
 
:열쇠가 기계에게, 악의에게 꽂히는 순간- 세상이 멈춘 듯이 느리게 흘러갑니다.
내려치는 눈보라 사이로 보이는 것은
하늘 높이 걸려있던 체제가 땅을 향해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하나의 별이 수명을 다해 아래로 추락하듯, 긴 조명이 꼬리처럼 달라붙습니다.
마치 운석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굉음과 함꼐, 주변으로 둥글게 바람이 퍼져나갑니다.
 
:옥상에 선 두 사람의 옷자락과 머리카락 역시 크게 날렸다가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겨울에 어울리지 않는 따스한 바람입니다.
바람에 밀려 눈보라가 잠시 걷어지고,
잠시 개여진 시야로 세상이 보입니다.
안전지대를 이루고 있던 하나의 가짜 세계가 부서집니다.
화려한 조명이 흩어지며 검게 그을린 회색 벽이 드러나고, 관리 체제의 힘 아래 이루어진 것들이 붕괴합니다.
 
:새하얀 빛이 번지며, 당신은 이것이 결말임을 예감합니다.
그 세계를 등지고 섰던 네오는 지긋이 눈을 감더니, 그 자리에 주저 앉습니다.
* 듣기 판정
 
김예아 :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네오:왜, 그 날 죽었던게 내가 아니라 너였을까.
 
:읊조리듯, 그는 말했습니다.
빛으로 화하며 사라지는 뒤틀린 이상향과 함께, 당신 눈 앞에 앉은 그도 조금씩, 빛으로 화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미고가 그랬었죠, 체제의 죽음은 곧 그의 죽음과 같다고.
 
김예아 , 네오에게 다가갑니다.
 
김예아 :안녕, 내가 아는 것과 다른 네오?
 
네오:... 축하해, 네가 이겼어.
 
김예아 :맞아. 내가 이겼어.
드디어 이겼다고 해야할까?
이전 기억은 없어서 말이야.
 
네오:드디어라.
...그래, 드디어 이겨줬네.
고마워, 정말 열심히 싸워줘서.
 
김예아 :그래.
이제는 내가 알아서할게.
너는 그냥 꿈이였다고.
기억이 안난다고 하면 돼.
그저 지독한 긴 꿈을 꾼것 같았다고 말이야.
나도 그저 꿈을 꿨다고 할테니까.
 
네오 , 눈을 감은채, 속삭이듯이 말하기 시작합니다.
 
네오:....- 정말, 긴 시간동안 지독하리만치 끔찍한 꿈을 꾼 것 같아.
그저 지키고싶다는 마음이면 충분했을텐데,
내가 만들고 싶었던 세계는 무슨 세계였을지, 계속 상상하고, 꿈꿨었어.
영웅이 없는 세계는 파멸을 이길 수 없겠지.
...
꿈에 영웅이 나왔어.
 
네오:내가 만든, 끼워맞추고 억지로 엉겨붙여놓은 것들을 풀어내고,
꿈을 깨워줬지.
... 미안해. 그리고, 수고했어.
역시, 너는 영웅이야.
나에게도, 인류에게도.
 
:그는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뜨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매고 있던 안대가 끊어지고, 그 밑으로 흉하게 일그러진 눈가가 보입니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표정 아래에서 재회의 기쁨이 비쳐보입니다.
너와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
너와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
이어지는 말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그저 조용한,
아주 조용한 멸망만이 찾아옵니다.
빛으로 화한 이상향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누군가에겐 악몽같았을지도 모를, 누군가엔 깨고 싶지 않은 환상이었을지도 모를,
꿈에서, 깨어납니다.
 
:...
빛이 완전히 사라진 뒤 드러난 것은 100년전 테러에 의해 황폐해진 안전지대입니다.
한참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검게 그을리고 여기저기 무너진 건물 아래로 새파란 것들이 하나둘 돋아납니다.
응축되어있던 마력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안전지대에는 100년분의 생명력이 넘쳐흐릅니다.
곳곳에서 꽃과 나무, 풀이 자라납니다.
당신의 발치에 핀 민들레가 따뜻한 바람을 타고 흔들거립니다.
 
:엉망이 된 거리에는 가동을 멈춘 안드로이드가 나뒹굴고 있습니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사람들도 보입니다.
갑자기 멈춘 안드로이드를 끌어안은 채 패닉에 빠진 사람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또다시 소중한 사람을 잃었습니다.
정말 이 방법이 옳은 길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절대적인 잣대란 쓸모를 잃은지 오래인걸요.
 
:부모의 손을 잡고 길을 걷던 아이가 떨어지는 분홍색 꽃잎을 주워듭니다.
꽃잎은 당신의 이마 위에도 한 장 내려앉습니다.
자연스럽게 꽃의 출처를 찾던 당신의 시선이 한 폐허 앞에서 머무릅니다.
만개한 벚나무 아래의 시멘트 바닥에는 낯익은 얼굴의 사람들이 앉아있습니다.
질리는, 자신의 어깨에 기댇 채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잠에 빠진 나이아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정리해줍니다.
살랑이는 바람에 연분홍색 꽃잎들이 휘날립니다.
 
:당신을 알아본 그는 말합니다.
 
질리:지난 100년동안, 깨어나지 못할 긴 꿈을 꾸는 것 같았어.
예아, 넌 후회없는 선택을 한 것 같아?
 
김예아 :난 후회 안해.
어떤 결과든 후회한 적 없어.
너나, 나나 둘다 누군가의 구원자잖아?
난 구원한것 뿐이야.
 
질리:너라면 그렇게 말할 것 같았어.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나이아도 분명 후회하지 않았을거야.
그렇게 생각하면 좀 홀가분한 것 같기도 해.
 
김예아 :원망스럽지는 않고?
너가 불행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나한테 이런 부탁을 했잖아.
 
질리:별로.
그것도 걔 나름의 선택이었겠지.
...... 졸리다.
 
질리 , 지긋이 눈을 감습니다.
 
질리:지금 잠들면, 간만에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아.
악몽도 없이.
 
김예아 , 그걸 바라보다 질리 옆에 힘없이 앉습니다.
 
김예아 :나도 잠이나 잘까.
죽는거 말고 진짜 잠.
 
:대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직감했겠지만, 그가 말한 잠은 잠시간의 단잠이 아닙니다.
끝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옵니다.
인간이든 아니든 말이에요.
파트너의 손을 잡고 눈을 감은 채, 질리는 다시 없을 만큼 안락한 끝을 맞이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수명을 다한 크리쳐의 편안한 죽음입니다.
 
:또 하나의 꽃잎이 살랑거리며 잠든 이와 당신의 콧잔등에 내려앉습니다.
...
이상한 일입니다.
죽지 않기 위해 싸워온 이들이,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지 않나요.
삶이라는 긴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는 것은 곧, 더는 바라지 않을 만큼 행복하다는 것, 혹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
다음이 궁금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도 분명 행복할 것을 확신하고 눈을 감는 것.
 
:많이 힘들었나요.
지금까지의 모험담을 돌아볼까요.
돌아보면 거칠고 고된 싸움이었지만, 당신의 발자취는 한평생이라는 기나긴 시간의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부 다 읽었다고, 책을 덮어버리기에는 가장 중요한 '결말'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언젠가는 당신에게도 그런 날이 올 거에요.
 
:굳이 100년의 세월이 흐르지 않아도,
모든 것을 홀가분하게 내려두고 죽음에 몸을 맡기는 날이.
가장 아름다운 결말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미사여구가.
험한 길이라고 해도 조금 더 걸어갑시다.
해야 할 일이 잔뜩 남았는걸요.
아직 이 세상에는, 당신을 필요로 하는 것이 너무도 많고,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이 너무도 많은걸요.
그러니, 조금만 더 살아봅시다.
분명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거에요.
이 세계가 더는 클리셰 SF 세계관이 아니게 된다고 하더라도, 잊지마세요.
이 진부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빛낸 것은 당신입니다.
 
김예아 :열심히 폼 잡았는데, 당연히 그래야지. 난 좀 더 살아볼래.
그래도 앞으로는 조금 도망쳐도 쉬어도 되겠지?
아무래도 나도 힘들었나봐.
일단 지금은 조금만 쉴래.
내일 다시 걸을래.
 
ED. 모든 인간에게.
 
:잠시간의 휴식 후, 당신은 추락한 중앙 관리 체제를 회수하기 위해 안전지대 중심부로 걸음을 옮깁니다.
하지만, 운석이 떨어진 것 처럼 움푹 팬 자리에, 있어야 할 물건은 보이지 않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체제는 보이지 않습니다.
* 관찰 판정
 
김예아 :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주변을 탐색하다가, 새파랗게 돋아난 잔디 위로 무언가 질질 끌린 자국을 발견합니다.
그 자국을 따라 걸으면, 둔탁한 끌린 흔적에 불과하던 것은 50m 쯤 지나자 점차 사람의 발자국 처럼 모양이 변합니다.
그 발자국의 끝에는, 흰 꽃이 만개한 들판 속에, 등을 돌린 사람 하나가 땅을 짚은 채 주저앉아 있습니다.
기다란 보랏빛의 머리와, 창백에 가까운 백색의 옷을 입은 이는 인기척을 느끼고서 천천히,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지나치게 긴 머리카락은 오른쪽 눈만을 드러내고 있으며, 드러난 심장부에는 열쇠 모양 탄환이 꽂혀있습니다.
신체 일부에서는 고압의 전류가 흘러 곳곳에 청색 스파크가 일어납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의 귓가에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하던 미고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당신 눈 앞에 있는 그것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네오와 같은 보랏빛의 눈에 당신을 담은 채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하나뿐인 파트너와 아주 닮은 그가 천천히 입을 엽니다.
그 순간, 당신은 진부하게도 세상이 멈춘 듯한 감각을 느낍니다.
 
:그는 교과서를 읽듯 또렷하고, 기계적인 어조로 말합니다.
 
[ ]:인사하겠습니다.
 
:괴물이라기엔 지나치게 인간적이며,
 
[ ]:저는 구 방주이며,
 
:기계라기엔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 ]:구 중앙 관리 체제입니다.
 
:인간이라기엔 지나치게 끔찍한 존재.
 
[ ]:당신이 원한다면, '네오' 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사람이 아니게 된,
사람이었던 것들.
우리는 그것을 크리쳐라고 부릅니다.
오염되고 일그러진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서서 살아 숨쉬고 있어.
끝까지 맞서 싸운 누군가의 영웅,
지구상에 존재하는 최후의 크리쳐들에게 이 시나리오를 바치며.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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