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지평선

[COC 플레이로그] 폴리스 블루 미스트! ~VS 명탐정~ 본문

COC 플레이 로그 (캠페인)/팬텀블루미스트!(시계초&럭시오)

[COC 플레이로그] 폴리스 블루 미스트! ~VS 명탐정~

CB_PL_ 2022. 12. 4. 16:58

*시나리오 링크: https://dear-heresy.postype.com/post/7205754

* 실제 탁에서는 (입맛대로) 제목부터 쇽쇽 개변해버렸습니다. 그런고로 로그에서는 블루 미스트가 아닌 이명의 괴도가 나타납니다. 환영해주세요.

 

본문

더보기
 
-
 
 
 
:좋은 아침입니다!
 
당신은, 오늘도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기상합니다.
 
식사는 바싹 구운 토스트에 크림치즈와 블루베리 잼을 바른 것으로, 달달한 음료 한잔을 곁들이며 짧은 아침의 여유를 즐깁니다.
 
적당한 포만감은 하루를 윤택하게 만들어주죠.
 
따스한 햇볕, 기분 좋은 날씨, 오늘은 뭘 해도 잘 풀릴 것 같다는 자신감이 충만해집니다.
 
켜둔 TV에서는 아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괴도 팬텀 골든 델핀의 이름도요.
 
뻔하죠 뭐.
 
 
시계초:으음...
 
 
 
:또 어떤 미술관에서 어떤 작품을 훔친걸까요?
 
그간의 경험을 되살려볼 때, 슬슬 아나운서가 분통을 터트리며 책상을 두들길 타이밍입니다.
 
...만,
 
뒤이어 들려오는 내용은 당신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뜻밖의 소식'입니다.
 
배경은 누군가의 기자회견, 수많은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채로, 당당한 태도의 남성이 꼿꼿하게 앉아서 말합니다.
 
 
J:제가 반드시 잡아 보이겠습니다. 명탐정의 이름을 걸고,
 
팬텀 골든 델핀을요!
 
 
 
:...음?
 
 
시계초:(흔한 명탐정물 대사)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뜻밖의 내용을 듣고, 뒤늦게 TV 내용에 집중이 갑니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이는, 명탐정 J.
 
그는 사건 해결을 위해 오랜 시간 해외에서 일하던 탐정입니다.
 
학생시절 소년 탐정으로 활동하다, 성인이 되자 해외 각국 비밀 협회의 스카웃 제안도 거절하고 홀연히 사라진 천재 명탐정이죠.
 
그런 그가 이곳에 돌아온 이유는 단 하나!
 
 
 
:괴도, 팬텀 골든 델핀을 잡기 위해서입니다.
 
"팬텀 골든 델핀에게는 라이벌이 있는데, 알고 계십니까?"
 
기자 하나가 자리에서 일어나 묻습니다.
 
그 말에 양 손등을 겹친 채 턱을 괸 명탐정이 느긋하게 웃으며 대꾸합니다.
 
거들먹거리는 태도입니다.
 
 
시계초:누구 맘대로 라이벌이래. 허, 참내.
 
 
J:그런 신참 형사로는 한참 부족하죠.
 
그런 좀도둑 하나 잡지 못하는 경찰이라니, 무능하잖아요?
 
 
시계초:(빠직)
 
 
J:훔친 것을 돌려받은 적은 있어도, 완전한 포획엔 실패했으니까요.
 
이 나라를 대표하는 명탐정으로서, 더는 손 놓고 있을 수 없더군요.
 
물론, 저라면 할 수 있으니까요.
 
 
시계초:(놓친게 아니라 풀어준거에 가깝지만 말이다.)
 
 
J:IQ 200의 천재적인 두뇌로, 제가 반드시 잡아 보이겠습니다.
 
명탐정의 이름을 걸고!
 
 
 
:... 어째 여러 장르가 섞인 것 같지만, 분명 기분탓이겠죠.
 
아아-
 
아침부터 밥맛이 뚝 떨어졌습니다.
 
어째 찝찝하지 않아요?
 
당신을 얕보는 듯한 태도 하며, 쉽게 잡을 수 있을 것처럼 말하다니.
 
팬텀 골든 델핀을 시궁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당신은 문득, 괴도에게 당하며 엉망으로 농락당한 지난 날을 회상합니다.
 
분하긴 해도, 괴도의 능력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당신은 괴도를 쫓느라 바닥을 구르고, 흙먼지를 잔뜩 묻힌 채로 소리를 치고, 무력하게 키스도 당하고, 기타 등등....
 
 
시계초:(마지막은 빼!!)
 
 
 
:하하, 그렇게 생각해보면 이번 기회에 잡혀서 혼이 나는 것도 괜찮지 않겠어요?
 
절-대 개인적인 사감은 아니지만요!
 
물론이요!
 
그러거나 말거나, 별세계 이야기입니다.
 
그래봐야 탐정은 공권력을 초월할 수 없는 존재.
 
경찰을 이겨먹는 탐정은 만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오지 않나요!
 
 
 
:분명 이런 걸 진심으로 신경쓰는 경찰은 없을 거예요.
 
 
시계초:애초에 탐정이랑 경찰이 같냐고.
 
 
 
:역시 그렇죠?
 
뭐, 그대로만 흘러가준다면 참 좋았겠지만 말이에요...
 
출근하고 보니 상황이 예상과는 많이 다릅니다.
 
당신은 입에서 불꽃을 내뿜으며 분개하는 선배들과 마주합니다.
 
눈은 이글거리고, 주먹 쥔 손은 벽과 책상을 탕탕 치고 있습니다.
 
이러다간 기물이 남아나지 않겠는걸요.
 
 
 
:과장을 조금 보태서, 근무하는 서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소란입니다!
 
 
시계초:......
 
 
 
:"그 해외파 녀석! 명탐정인지 뭔지는 몰라도 경찰을 무시하다니!"
 
"본때를 보여줘라, 시계초!"
 
"혼쭐을 내줘!"
 
"다시는 우리 나라 경찰에게 그딴 소리를 못하게 만들어!"
 
"맞아, 맞아! 괴도에게 어울리는 사람은 너밖에 없다는 걸 보여줘!"
 
 
시계초:아니, 왜 저랑 어울린다고 얘기하시는건데요?!!!
 
 
 
:....잠깐, 마지막은 관련 없는거잖아요!
 
아침의 기자회견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경찰을 우습게 보는 말에 동조하는 사람들과 명탐정의 거만함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피를 나눠 싸우고 있습니다.
 
당신의 주변에서는 어서 뭔가 해봐라, 뭐든 해서 경찰의 위신을 지켜달라, 하는 원성이 자자합니다.
 
아니, 그렇게 말해도 갑자기 어떻게...
 
그때,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시계초:?
 
 
 
:문을 연 사람을 알아본 주변인이 하나둘씩 술렁입니다.
 
여태까지의 소란과는 아주, 아주 다른 느낌으로요!
 
그 사람은 망설임없이 서 내부로 걸어들어옵니다.
 
저벅, 저벅,
 
발자국 소리가 차츰차츰 가까워집니다.
 
그와 동시에 사람들이 물러서서 길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꼭 바다가 갈라지는 모습같군요.
 
고위층 간부라도 찾아온걸까요?
 
그렇게 생각한 탐사자가 시선을 돌리면...
 
 
 
:두둥!
 
만화에 나올 것처럼 묵직한 효과음이 들리는 착각과 함께 눈이 마주칩니다.
 
특이한 스타일의 옷, 손끝으로 안경을 살짝 치켜올리는 그는 태연하게 걸어오며 당신에게 인사합니다.
 
명탐정 J! 어째서 이런곳에?!
 
 
시계초:...오늘따라 일진이 안좋네.
 
 
J:잠시 실례하죠.
 
갑작스런 방문에 놀라셨나요?
 
시계초 님과는 한번쯤 만나보고 싶었어서 말이죠.
 
공식적으로 수사에 들어가기 전에요.
 
 
 
:동료 경찰들이 명탐정의 뒤에서 꾹 쥔 주먹을 들어올리며 파이팅! 하고 들리지 않는 응원을 보냅니다.
 
 
시계초:(그러지말라고!)
 
 
 
:어째 분위기가 신캐릭터에게 밀리지 말라고 히로인을 응원하는 것처럼 흘러갑니다.
 
 
시계초:.......
 
저 하나 만나겠다고 굳이 이곳까지 온 이유가...
 
 
J:그야, 시계초님은 다른 누구도 아닌 그 팬텀 골든 델핀의 대적자라고 소문이 자자하니까요.
 
탐정의 호기심이 미치치 않을리가 있겠어요?
 
 
시계초:(마음대로 가져다 붙인거라고...)
 
대적자라고 해봤자... 만난 횟수가 그리 많지는 않은데요.
 
 
J:겸손떠실 필요 없습니다.
 
기자회견에선 그렇게 말했지만, 다른 경찰들 보단 훨씬 나으신 처지니까요.
 
 
시계초:(뭔가 빡침)
 
그건 상당히 실례되는 말이네요. 다른 경찰분들도 충분히 시민의 안전을 위해 힘써주시고 계십니다.
 
 
J:그런 것 치고는 그런 도둑 하나 못잡아서 안달이고요.
 
뭐, 아무튼 말이죠.
 
 
시계초:(아 이런놈이랑 대화하기 싫은데...)
 
 
J:저는 앞서 의뢰받은 일이 끝나는 대로 팬텀 골든 델핀 포획에 힘을 다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이미 후보를 추린 상태고요.
 
 
시계초:으음...
 
 
 
:그는 그렇게 말하곤, 주머니에서 사진 몇 장을 꺼내 당신 앞으로 내밉니다.
 
낯선 얼굴의 증명사진들 사이로 어쩐지 익숙한 분위기의 사람이 끼워져 있습니다.
 
탐정은, 당신을 떠보듯이 유들유들한 목소리로 묻습니다.
 
억양은 평이하지만, 내용은 심상치 않네요.
 
 
J:이 중에 괴도의 얼굴이 있습니까?
 
 
 
:-!
 
틀림 없습니다.
 
증명사진이라 조금 딱딱한 표정이긴 하지만,
 
저 얼굴에 이렇게 저렇게 괴도 옷을 입히고 가면을 씌우면 분명 당신이 아는 '그 괴도'가 되겠죠.
 
... 이걸 어쩔까요?
 
확 불어버릴까요?
 
 
시계초:...
 
 
 
:아님, 그간의 미운 정을 봐서라도 지켜줄까요?
 
 
시계초:(개한테 빚 받을게 있긴한데... 그렇다고 아니라고 하기에는... 아니 근데...)
 
 
시계초 , 미운 정을 봐주기로 합니다. 이딴게 경찰이라고 속으로 자책하면서요.
 
 
 
:o O (이딴게 ... 경찰?)
 
 
시계초:(왜)
 
글쎄요. 기억이 안나네요. 워낙 그때 정신이 없었던 상황이라서요.
 
 
 
:당신이 그렇게 대답을 하면, 명탐정의 눈매가 예리해집니다.
 
꼭 당신의 대답 그 너머를 노려보는 듯한 눈빛과 잠깐 눈이 마주치고 있노라면,
 
"앗, 명탐정님! 여기 커, 커, 커피 드세요-... 푸엣취!"
 
신참으로 보이는 경찰 하나가 후다닥 뛰어오다 재채기와 함께 휘청! 하며 미끄러집니다.
 
허공으로 붕 뜬 컵은 슬로우모션으로 빙글 돌며 뜨거운 갈색 액체를 허공에 흩뿌립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넋을 놓고 그 광경을 지켜봅니다.
 
 
 
:네, 거하게 커피를 엎질렀네요.
 
으아악! 하는 사람들의 단말마가 울려퍼집니다.
 
순식간에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고, 탐정의 손에 들려있던 사진과 함께 시선들이 흐트러집니다.
 
명탐정은 커피가 쏟아진 코트를 벗고 탈탈 털고 있으며, 괴도를 찾던 분위기는 엉망이 되었습니다.
 
어쩐지 교묘한 수법인걸요.
 
...
 
 
 
:설마 이 녀석, 괴도?!
 
 
시계초:(그놈이다.)
 
(아무리봐도 그놈이다. 내가 몇번 당했는데.)
 
(한달동안 시달렸었다고)
 
 
 
:그런 생각으로 얼굴을 확인해보아도,
 
짜잔.
 
평범한 신참입니다.
 
 
시계초:(음)
 
 
 
:의외네요.
 
 
시계초:(귀걸이만 달랑주고 뭐하자는...)
 
 
 
:겁 먹은 표정으로 코트를 닦아주겠다며 일주일 전에 빤 대걸레를 들고 오는게, 그냥 긴장해서 실수한 것 같네요.
 
 
시계초: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시선이 엎어진 커피잔으로 향합니다.
 
저 사람이 괴도가 아니라면, 무언가 저것에 손을 써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커피잔의 안쪽 벽면에, 검은 가루가 묻어있습니다.
 
 
시계초 , 확인합니다.
 
 
 
:그 검은 가루를 손끝으로 살짝 쓸어서 향을 맡아보면...
 
...후추?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아니, 누가 커피에 후추를 넣어요...
 
일부러 재채기를 유도하도록 넣어둔 걸까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당신의 뒤통수에 딱딱하고 차가운 무언가가 맞닿습니다.
 
...이거...
 
... 아무리 생각해도 총이죠?
 
총 맞죠??
 
 
시계초:...?
 
 
 
:오싹한 긴장이 순간 목 뒤에서부터 척추를 쭉 훑고 지나갑니다.
 
어떤 미친 사람이 경찰서 한복판에서 총을 디밀고 있는거죠?!
 
총을 든 사람은 당신의 귓가에 나직하게 중얼거립니다.
 
"소리치치 말고, 천천히 따라와."
 
 
시계초:...
 
 
시계초 , 고개를 살짝 돌려서 얼굴을 확인합니다.
 
 
 
:몸을 돌려 얼굴을 확인하려 했지만, 당신을 습격한 이는 당신이 그러리라 예상한 것처럼 몸을 틀며 되려 당신의 팔을 등 뒤로 잡아 돌리며 제압합니다.
 
...아야!
 
 
시계초 , 갑작스럽게 제압을 당하여 인상을 씁니다.
 
 
시계초:(아오 이게 뭔데.)
 
 
시계초 , 하는 수 없이 따라갑니다.
 
 
 
:제압당한채로 어쩔 수 없이 끌려간 곳은...
 
탕비실입니다.
 
끌려가는 도중 힐끔, 최대한 조심히 시선만 돌려보아도, 푹 눌러 쓴 경찰 모자 덕분에 낯선 이의 정체를 확인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어리둥절한 채로 탕비실 안에 밀려 들어가면,
 
철컥, 문을 걸어잠근 이는 당신의 손목에 차가운 무언가를 가져다 댑니다.
 
잠깐, 이거 수갑?!
 
 
시계초:??!!
 
 
 
:거부할 틈도 없이 당신의 양 손목에 쇠고랑이 매달립니다.
 
이 사람은 무슨 배짱으로 총과 수갑을 들고 설치는 걸까요.
 
심지어 여긴 경찰서인데!
 
한창 당황하고 이으면, 경찰 모자를 푹 눌러쓴 사람은 묵묵히...
 
뒤통수에 대고 있던 당근을 치워버립니다.
 
 
 
:...응?
 
잠깐, 당근?
 
총이 아니었단 말인가요?
 
 
시계초:(아 그래 예상은 했지만)
 
 
 
:낯선 이는 언제 협박했냐는 듯, 제 옷으로 당근을 싹싹 닦아내며 웃습니다.
 
이어지는 행동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매끄럽습니다.
 
경찰 모자를 치켜 올리며 우아하게 인사하는 그 모습은 과장스럽지만, 절대 낯설지 않습니다!
 
 
럭시오:간만이에요 형사님!
 
 
시계초:아...그래. 예상은 했지만.
 
 
럭시오:팬텀, 음, 아니다. 오늘은 폴리스 골든 델핀! 수상하게 등장~
 
 
시계초:그건 또 무슨 소리야?
 
 
럭시오:오늘은 괴도로서 찾아온게 아니니까요.
 
옷만 봐도 아실거면서!
 
 
 
:이 자식, 오늘은 장난이 좀 과했네요!
 
그보다, 본인이 수상한건 잘 아는군요.
 
 
시계초:수상한건 잘 알아서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근데, 수갑은 뭐냐?
 
 
럭시오:음, 일종의 보험?
 
또 '그때'처럼 형사님이 과격하게 행동하시면 이 힘없는 괴도는 휘둘릴 수 밖에 없게 되니까요, 흑흑.
 
 
럭시오 , 우는 척 합니다.
 
 
럭시오:아, 오늘은 괴도 아니지 참.
 
 
시계초:맞을 짓 하고 다니는게 누구더라-?
 
아주 경찰한테 성추행도 하고.
 
 
시계초 , 발로 럭시오를 찹니다.
 
 
럭시오:에이. 좋은게 좋은거잖아ㅇ-
 
엄마야!
 
 
럭시오 , 뒤로 세발자국 물러납니다.
 
 
럭시오:역시 과격하시다니깐!
 
 
시계초:뭐. 왜.
 
그래서, 오늘 경찰 행세까지 해가면서 제발로 경찰서로 찾아온 이유는 뭐야?
 
너 잡겠다고 난리인 탐정 한 명 온 마당에.
 
럭시오:아~ 그거야, 꼭 해야하는 일이 있어서 말이에요.
 
탐정은 뭐.
 
설마 제가 잡힐거라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시계초:아니?
 
뭘 어떻게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잘 피해다녀서 잡힐것 같지는 않은데.
 
전 처럼 섬광탄이나 던지겠지.
 
 
시계초 , 노려봅니다.
 
 
럭시오:이야. 전적으로 신뢰받는 기분인걸요.
 
하여튼, 그 해야하는 일 때문에 말인데요...
 
협조 좀 부탁해요!
 
 
시계초:뻔뻔하기 그지없네.
 
 
럭시오:사실, 싫으셔도 할 수 밖에 없을걸요?
 
 
시계초:언제 뒤통수 칠지 모르는 놈한테? 이미 한번 당한 사람한테?
 
 
럭시오:최근에 경찰 내부에서, 불온한 소문이 돌지는 않았나요?
 
고위측 간부가 찾아오는 일이 잦아졌다거나,
 
사라지는 사람이 있다거나,
 
자금이 부족하다거나?
 
 
시계초 , 떠올려봅니다.
 
 
 
:...음-....
 
딱히 그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요.
 
 
시계초:...그런가?
 
 
럭시오:오, 이런. 우리 형사님, 너무 말단이셔서 모르시는군요?
 
 
시계초:아 말단이라 죄송하네요.
 
 
럭시오:어쩔 수 없죠. 제가 말씀드리는 수 밖에!
 
사실은, 경찰측에서 아주 나쁜 놈들과 손을 잡고 위험한 물건을 은폐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어서요.
 
 
시계초:음-...?
 
 
럭시오:위험한 물건에 뭐가 있겠어요?
 
뻔하다면 뻔하지만~
 
불법 약물이 유통되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그 모습을 두고 볼 수 없던 정의로운 임시 경찰!
 
전부 찾아내 훔치기로 했답니다~
 
 
시계초:...
 
(얼탱)
 
 
럭시오:그러니까-
 
협력 부탁해요!
 
 
시계초:......
 
 
럭시오:형사님은 정의의 편이잖아요, 그쵸?
 
 
시계초:(그냥 넘어갈 수도 없고)
 
아니라고 전에 말한것 같은데.
 
자, 그럼. 조건.
 
이번에는 뒤통수 치지 말기. 나 속이지 않기. 오케이?
 
 
럭시오:제가 순순히 알겠다고 하면 믿어 주실거에요?
 
왠지 안 믿으실 것 같은뎅.
 
 
시계초:솔직히 못 믿을 것 같긴한데. 일단 믿어준다고 해줄게.
 
 
럭시오:그럼 좋아요!
 
이번엔 정말 뒤통수 안 칠게요~
 
 
시계초:완전히 나쁜 놈이면 못믿겠는데, 그건 또 아니니까.
 
 
럭시오 , 꽃받침 이쁜척 하면서 쳐다봅니다.
 
 
럭시오:역시 형사님이 최고라니까요~
 
 
시계초:제발 그 무도회때 이후로 너랑 엮이고 싶지 않다고 빌었는데...
 
 
럭시오:자, 그럼 협력 약속도 받았으니까~
 
좀 강경하게 대응한 건 미안해요.
 
 
럭시오 , 쫑알거리면서 수갑을 풀어줍니다.
 
 
시계초 , 수갑이 풀리자 손목을 만지작합니다.
 
 
시계초:하다하다 괴도한테 제압 당하고 수갑채워지고...
 
이럴려고 경찰한건 아닌데...
 
 
럭시오:에이. 살면서 이런 경험도 하고 그러는게 재밌는거죠.
 
 
시계초 , 발로 찹니다.
 
 
시계초: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럭시오:(엄마야)
 
회피
기준치: 65/32/13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아야! 하는 인위적인 비명소리가 탕비실에 울립니다.
 
정말이지.
 
 
럭시오:하여튼-...
 
이 나라 경찰들한테 잠깐 기대를 하나 싶으면 꼭 이렇게 배신당한다니까요.
 
흑흑.
 
 
시계초:물에 빠지면 주둥이만 둥둥 떠다니겠어 아주.
 
 
럭시오:입이라도 뜨면 다행이죠.
 
적어도 입으로 숨을 쉴 수 있으니까 익사는 안하겠어요.
 
 
시계초:입도 잠기게 얼굴눌러버려야겠다.
 
 
럭시오:... 폭력경찰!
 
 
시계초:니는 아닌줄 알아?!
 
 
럭시오 , 꺄아아 하는 소리를 내며 세발자국 멀어집니다.
 
 
시계초:니가 할말이야? 너가 더 하거든??
 
 
럭시오:그치만 저는 경찰이 아닌걸요!
 
 
시계초:그래도 객관적으로 봤을때 니가 심한지 내가 심한지 생각해봐.
 
 
럭시오:그래도 전 귀엽잖아요.
 
 
시계초:...
 
(대답할 가치가 있는지 생각중)
 
 
럭시오:(윙크☆)
 
 
시계초: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럭시오:꺅! 폭력경찰! 폭력경찰!
 
회피
기준치: 65/32/13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시계초 , 잡아서 벽에 꾹 누릅니다.
 
 
럭시오:(아와와왁)
 
이러다 괴도 죽겠네--
 
저 이번엔 진짜 착한 일 하려고 온건데도!
 
 
시계초:(꾸우욱) 착한 일중에 협박도 포함이야?
 
 
럭시오:우아아ㅏㄱ-
 
그,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구요!!
 
 
시계초:어쩔 수 없는 일이 참- 많다. 그치?
 
 
시계초 , 한참 벽에 누르다가 풀어줍니다.
 
 
럭시오 , 풀리자마자 곡소리를 내며 눌리던 부분을 꾹꾹 눌러댑니다.
 
 
럭시오:정말, 두 번 협력 구하다간 정말 죽겠어요-...
 
 
시계초:죽어.
 
 
럭시오:엣, 너무해!
 
 
시계초:(어깨 으쓱)
 
 
럭시오:(힝...)
 
...하여튼요.
 
이제 슬슬 그만 놀고 계획부터 말씀드릴게요.
 
 
럭시오 , 끄으으 하는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한 번 키고, 한 층 밝아진 목소리로 말합니다.
 
 
럭시오:일단 첫번째!
 
시선 끌 사람을 찾는다!
 
아까전에 그 명탐정이 저를 포획하기 전에 앞서 의뢰받은 일이 있다고 했잖아요?
 
 
시계초:그치?
 
 
럭시오:그게 이 불법 약물 추적이거든요.
 
그래서, 그 사람이 시선을 먼저 끌게 만들거에요.
 
귀국하면서부터 저를 걸고 넘어지는 기자회견이라니, 시선끌기도 그만한게 없잖아요?
 
뭐, 달갑진 않지만요.
 
 
시계초:그렇겠지.
 
 
럭시오:차라리 형사님이 그런 말 하신거면 몰라.
 
 
럭시오 , 히히, 하고 웃습니다.
 
 
시계초:내가 널 잡겠다고 하겠니. 난 너랑 더 이상 엮이기 싫어.
 
대적자이니 라이벌이니...
 
 
럭시오:헤엥. 전 좋던데.
 
 
시계초:(얼탱)
 
 
럭시오:어쩐지 특별한 사이가 된 기분이고요.
 
 
시계초:난 사양.
 
 
럭시오:하여튼 두번째~
 
솔직히 이건 쬐금 위험할 뻔 했는데,
 
형사님이 말단이라 다행이지 뭐에요.
 
아무래도, 높으신 쪽에서는 물건 운반에 경찰을 동원하겠다는 정신나간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경찰들이 출근하기 전에 이곳에 잠입해서, '약간'의 서류 조작으로 형사님이 그쪽으로 파견되게 했어요.
 
 
시계초:...-?
 
 
럭시오:그리고 세번째~
 
현장에서 증거 확보하기!
 
 
시계초:(강제로 업무 변경)
 
 
럭시오:솔직히 경찰측에 제출해도 묻힐게 뻔하니까,
 
제가 알아서 알릴게요!
 
 
시계초:...(오웬이 그 서류 봤을것 같은데...)
 
 
 
:정말, 잡혀가야 하는 쪽이 누구인지...
 
저쯤이면 혼자서도 알아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시계초:(지금 또 이용당하는거 아니야?)
 
 
 
:그러거나 말거나, 럭시오는 도로 모자를 꾹 눌러쓰고 손을 흔듭니다.
 
양 손에는 탕비실에 구비되어있던 믹스커피가 5개씩 들려있습니다.
 
이 괴도, 뭘 훔치는거야?!
 
 
럭시오:같이 나가면 의심받을지도 모르니까 형사님은 5분 뒤에 나오세요~
 
아, 저는 형사님과 이런저런 관계라고 오해받아도 좋긴 하지만~
 
형사님은 싫으실거잖아요?
 
 
시계초:당연히 싫지.
 
 
럭시오:그쵸?
 
그럼 먼저 나가볼테니까, 현장에서 뵈요!
 
폴리스 골든 델핀, 화려하게 퇴장!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탕비실의 문이 닫힙니다.
 
경찰과 도둑의 협업이라니,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그 계획에 휘말린 당신도 어쩌면 경찰실격일지도요...
 
 
시계초:(아무리 생각해도 이용당하는거 같은데.)
 
 
 
:그럼에도 그 제안을 거부할 수 없던 이유가 있다면,
 
그래도, 나쁜 일은 아니니까 그런거겠죠.
 
하여튼, 못말리는 괴도입니다.
 
 
시계초:(한숨)
 
 
 
:날이 지나고 지나 찾아온 어느 날.
 
럭시오가 말한 대로, 당신은 현장이 될 항구 앞 창고에 배치되었습니다.
 
상부에서는 '도난의 위험이 있는 고 예술품을 지켜야 한다'라는 명령을 내렸고, 당신 외에도 여러 경찰들이 함께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럭시오:형사님, 좋은 저녁이에요!
 
 
시계초:(한숨)
 
 
 
:뻔뻔하게 웃는 일일경찰, 폴리스 골든 델핀입니다!
 
아까까진 옆자리에 다른 동료가 있었는데, 어디로 갔는지 한가한 표정의 럭시오가 대신 휘파람을 불고 있습니다.
 
 
시계초:분명 다른 사람이 있었던거 같은데...
 
 
 
:당신의 말을 들은 럭시오는 잠깐 눈웃음을 짓는가 싶더니, 그늘진 표정을 지으며 말합니다.
 
 
럭시오:아, 그 분... 참 좋은 분이셨죠.
 
 
 
:...어쩐지 스산한데요.
 
 
시계초:뭔데.
 
 
 
:정말이지, 잡혀가야하는게 누구인지 모르겠네요.
 
당신의 표정을 슬 확인한 럭시오는 곧 기분 좋게 웃으며 덧붙입니다.
 
 
럭시오:농담이고, 차 안에서 못다잔 잠을 자고 있으실거에요.
 
정말이지, 아직 늦은 밤도 아닌데 잠이 많으신 분인가봐요~
 
 
시계초:으음...
 
(누가봐도 니 짓이구만 하는 표정)
 
 
럭시오:^^!
 
 
 
:몸을 돌리면, 천천히 해가 가라앉는 바다가 보입니다.
 
이 부근은 물류 창고가 수십 개 가까이 자리잡고 있어, 어느 창고에서 거래가 이루어질지, 어떤 경찰이 동원될지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오고가는 검은 자동차들을 수상하게 지켜 볼 수 밖에 없겠어요.
 
... ...
 
코를 자극하는 짠내에 익숙해질 무렵, 한가롭게 창고 문 앞을 지키던 럭시오가 문득 말합니다.
 
 
럭시오:그나저나, 칙칙하게 이런 곳에서 거래라니.
 
기왕이면 멋지게 카지노 같은 곳에서 하면 안됐던 걸까요?
 
 
 
:갑자기 웬 카지노람.
 
 
시계초: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저게 뭔 소린가 싶었지만, 팟칭! 하고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엉뚱한 소리지만, 제법 말이 되지 않나요?
 
어쩌면 거래 장소는 전혀 다른 곳일 수도 있습니다.
 
창고를 지키고 있다고, 창고에서 거래하리라는 생각 자체가 고정관념 아니겠어요?
 
정보의 냄새를 맡은 자들을 위한 미끼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저 멀리에서 뱃고동 소리가 중후하게 울립니다.
 
 
시계초: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컨테이너 박스 하나가 통째로 배에 옮겨지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수상한데요!
 
 
시계초:저걸 옮긴다고?
 
(의심스러운 표정)
 
 
럭시오:음-
 
따라 탈까요?
 
 
시계초:...(이탈해도 되나?)
 
 
럭시오 , 슥 표정을 보더니 방긋 웃으며 말합니다.
 
 
럭시오:이탈 들킨다고 잘리기야 하겠어요?
 
 
시계초:...(끄응)
 
그래, 타자.
 
 
럭시오:좋아요, 출발~!
 
 
시계초 , 주위를 둘러보다가 몰래 탑니다.
 
 
시계초:
은밀행동
기준치: 45/22/9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몰래 선박 안으로 잠입하려고 했는데...
 
앗! 선박을 지키던 동료 형사에게 들켰습니다!
 
... 어떻게 둘러댈까요?
 
 
시계초:...아, 서장...님한테서 명령이 들어왔는데, 선박 내부를 한번 봐달라고 하셔서요.
 
(눈치)
 
(할배 미안)
 
 
 
:당신의 말을 들은 그는 잠시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가 싶다가도,
 
"하긴, 시계초씨면 서장님한테 직통으로 연락올만도 하네요."
 
"고생이 많아요..."
 
라며 되려 위로해줍니다.
 
 
시계초:...네에.
 
 
 
:... 아니, 잘된 일이긴 한데...
 
어쩐지 찝찝하군요.
 
 
시계초:(뭔가 기분이 나쁘다.)
 
 
 
:그래도 덕분에 선박 안으로 무사히 들어왔습니다.
 
 
시계초:서장을 팔아먹었다.
 
...할배라면 이해해줄거야.
 
 
럭시오:원래 상사는 막 팔아먹고 그런거에요.
 
선배도 막 팔아먹고.
 
알바생의 삶에서도 그러는데 경찰이라고 다를까.
 
 
 
:이곳은 물류 운반만을 취급하는 선박으로, 특별한 시설은 없습니다.
 
갑판으로 올라가보려고 해도 계단, 엘리베이터가 전부 셔터로 가로막혀 있네요.
 
아무래도 특별한 열쇠가 있어야만 오갈 수 있나봅니다.
 
어쩔 수 없이 더 깊은 내부로 들어가면, 한 층을 전부 채우는 창고와 마주합니다.
 
창고에 빽빽하게 놓인 컨테이너들은 비슷비슷한 생김새라, 어느게 경찰 측에서 넘긴 것인지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아니, 애초에 여기가 정말 정답이 맞긴 한걸까요?
 
 
 
:어두침침하고 음산한 실내를 형광등이 비추고 있습니다.
 
군데군데 녹슬은 흔적과 허름한 내부 덕분에 이 창고는 한층 더 수상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주변을 경계하며 몸을 숨기기에는 좋겠네요.
 
 
시계초:허어...참.
 
 
럭시오:엄청 넓네요-
 
다 뒤져보다간 날 새겠는걸요?
 
 
시계초:그러게나 말이다...
 
 
 
:그렇게 짧은 대화를 주고 받으며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기우뚱, 하고 배가 한 번 흔들림과 함께 아무것도 잡지 못한 몸이 위태롭게 휘청거립니다.
 
아무래도 배가 항구를 떠나 출항한 것 같습니다.
 
 
시계초:(오우)
 
 
 
:이런, 도망칠 곳도 없이 바다 위에 갇힌 셈이 되었네요.
 
목적지도 모르는데!
 
 
시계초:하아...젠장.
 
 
 
:그리고 한번 더 기우뚱,
 
배가 한번 흔들리자, 럭시오가 시간차를 두고 당신쪽으로 부드럽게 넘어지더니 폭 하는 소리를 내며 기대옵니다.
 
... 일부러 이러는거죠, 이거?
 
 
시계초 , 밀어냅니다.
 
 
럭시오 , 흐늘흐늘 밀려납니다.
 
 
럭시오:아이, 참. 형사님 까칠하시기는.
 
 
시계초:(얼탱)
 
일부러 넘어진거 알거든>
 
 
럭시오:그래도 그럴 땐 그냥 받아 안아주는거에요.
 
 
럭시오 , 쿡쿡 찌릅니다.
 
 
시계초:싫거든.
 
 
럭시오:까칠한 사람은 인기 없대두요.
 
 
시계초:필요없대도?
 
 
럭시오:나중엔 필요하게 될걸요?
 
두고 봐요.
 
 
시계초:필요할지는 그때가서 봐야알지.
 
 
 
:두 사람은 다시 창고 안을 걷기 시작합니다.
 
... ...
 
그러던 어느 순간,
 
덥썩!
 
누군가가 당신의 어깨를 억센 손길로 붙잡습니다.
 
 
시계초:-?
 
 
 
:강한 힘에 몸이 한 번 뒤로 쏠렸다가 바로 서면,
 
언제 도망간건지 저만치에 숨어버린 럭시오가 보입니다.
 
아니, 누가 오면 먼저 숨지 말고 말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시계초:(배신자!!!)
 
 
 
:재빨리 동료를 버린 매정한 괴도는 둘째치고, 우선은 상황을 모면해야겠군요.
 
당신을 붙잡은 사람을 바라보는 럭시오가 놀란 듯 눈을 크게 뜹니다.
 
깜빡, 깜빡, 분위기가 싸하게 내려앉습니다.
 
... 아아- 좀 불길한걸요...
 
 
시계초:...
 
 
 
:살짝을 긴장을 머금고 돌아본, 당신을 붙잡은 사람은...
 
 
 
:명탐정 J입니다!
 
 
시계초:(아, 두번째로 만나기 싫은 사람이다.)
 
 
 
:여전히 날 선 눈을 한 채로, 명백하게 '당신이 수상하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시계초:(한숨)
 
 
J:이런. 정말 시계초님이셨군요.
 
왜 이런 곳에 계십니까?
 
설마, 당신도 '그들'과 내통해서 약물을 빼돌리려던 건 아니겠죠?
 
 
시계초:서장님한테서 명령이 들어왔거든요.
 
선박 내부가 수상하니 안을 좀 살펴달라고요.
 
 
J:상사의 명령이다, 라. 흔한 변명이군요.
 
거짓말하지 말고 제대로 말씀하시죠.
 
 
시계초:정말입니다. 평소에 서장님이 저한테 부탁하는 일이 많으세요.
 
동료들도 아는 사실입니다.
 
 
J:제가 똑같은 말을 두번 해야겠나요?
 
 
시계초:그럼 말을 바꿔드릴게요.
 
여기에 탑승 '목적'은 약물 유통에 대해 알아내는겁니다. 그리고 서장님의 명령인 것도 사실이고요.
 
서장님이 이런 불법에 손댈정도로 더러우신 분은 아니거든요.
 
그뿐입니다.
 
이제 됐나요?
 
저 또한 그분처럼 더러운 사람은 아니고요.
 
 
시계초:제가 왜 굳이 경찰씩이나 되서 당신이 말한 '그들'과 내통해서 약물을 빼돌리죠?
 
 
J ,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보다가, 어깨를 으쓱입니다.
 
 
J:그래요, 믿어줄게요.
 
 
시계초:단순히 제가 여기있다는 것만으로 유통에 참여햇다고 의심하시는건 너무 과한 추리같네요.
 
 
J:원래 모든 추리는 의심에서 시작되는 법입니다.
 
그나저나, 이곳의 조사가 목적이시라면, 역시 협조하는 편이 좋겠지만...
 
저와 내기를 하시는 것은 어떠십니까?
 
실은, 알고 있거든요.
 
 
시계초:(왜 하나같이 다 이러는걸까.)
 
 
J:당신과 팬텀 골든 델핀이 사실은 '은밀한' 사이라서 숨겨주고 있다는 사실을요.
 
 
시계초 , 그말을 듣고 인상을 구기며 말합니다.
 
 
시계초:저는.
 
그놈이랑.
 
엮이고.
 
싶지.
 
않아요.
 
 
J:네네, 말은 그러시겠죠.
 
뭐, 그런 이유에서,
 
 
시계초:마음대로 은밀한 사이니 뭐니 하는건 하지 말아주실래요? 그놈이랑 아무런 사이도 아니거든요??
 
 
J:괴도를 포획하려면 우선 당신을 떼어내는 게 우선이라는 결론이 나와서요.
 
 
시계초:(한숨)
 
허참...
 
그래서요.
 
 
J:당신이 저보다 먼저 불법 약물이 유통되고 있는 컨테이너를 찾는다면, 저는 괴도를 포기하고 물러나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먼저 찾아낸다면,
 
시계초님은 괴도와 관련된 일에서 손을 떼주셔야겠습니다.
 
 
 
:저 멀리에 숨은 럭시오(팬텀 골든 델핀 본인)이 몸을 배배 꼬고 있습니다.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듯... 한 연기군요.
 
 
시계초:...
 
 
 
:... 어째 한 사람을 두고 싸우는 치정극 같은 구도가 되어버렸는걸요.
 
절대 아닌데도요!!
 
 
시계초:저한테는 별로 상관없는 내기 같은데요?
 
아까도 말했지만 그놈이랑 그만 엮이고 싶은게 제 소원이거든요.
 
당신이 먼저 찾든 제가 찾든 상관없어요.
 
뭐... 편들어주는 건 아니지만.
 
아무리 당신이 자신감 넘치게 괴도를 잡겠다고 말씀하셔도 쉽게 잡지는 못할거예요. 그건 장담해요.
 
 
J:글쎄요, 그건 해봐야 아는 일이겠죠.
 
그럼, 먼저 움직여보도록 할게요.
 
무운을 빌어드리죠.
 
 
J , 피식 웃으며 이야기 하곤 떠나갑니다.
 
 
시계초 ,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그렇게 탐정이 떠나고나서야, 럭시오가 총총 달려옵니다.
 
 
럭시오:세상에, 형사님.
 
그런 내기에 응할 정도로 저를 좋아해주셨었군요!
 
 
시계초:누가 응했대. 지멋대로 얘기하고 간거고만?
 
 
럭시오:헤헤.
 
저도 알아요, 다 보고 듣고 있었는걸요.
 
그래도, 전 저런 탐정보단 형사님이 좋으니까-
 
응원할게요!
 
 
시계초 . 기병도로 럭시오의 등을 칩니다.
 
 
럭시오:(악!)
 
폭력경찰!
 
 
시계초:말이나 못하면.
 
 
럭시오:여하튼,
 
저한테서 손 떼시면 안돼요!
 
 
시계초:손 뗄건데.
 
 
럭시오 , 한쪽 팔을 붙잡으며 매달립니다.
 
 
럭시오:제가 안 놓아줄거거든요-
 
 
시계초 , 자기 팔을 잡는 것을 때어냅니다.
 
 
 
:굳이 내기가 아니더라도, 수색은 해야하는 것이 현실이지만요.
 
그런 마음으로 크게 주변을 둘러보면, 아까 선박으로 향하던 것과 같은 파란색 컨테이너는 4개 있습니다.
 
 
시계초 , 1번 컨테이너를 봅니다.
 
 
 
:어두워서 안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물건들이 상자 안에 들어있거나, 검은 암막 커튼을 두르고 있습니다.
 
 
시계초:흠...
 
 
시계초 , 안에 있는 내용물들을 확인합니다.
 
 
 
:상자 안에 든 것은 ...
 
익숙한 물건들입니다.
 
조각상, 그림 등 다양한 종류의 미술품은 하나같이 전부 신문에 도난 품목으로 실렸던 것들입니다.
 
다른 상자를 열어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계초:-?
 
 
 
:아무래도, 불법 약물 뿐만 아니라 다양한 품목들이 경찰의 허가 아래 거래되고 있던 것 같습니다.
 
 
시계초:허어...
 
 
럭시오:이야...
 
 
시계초:이것들이 참.
 
 
럭시오:저보다 더한데요?
 
 
시계초:너도 자기가 하는 짓에 자각은 있군.
 
 
럭시오:당연하죠!
 
나름 긍지가 있다구요.
 
그나저나, 여기 있는 건 훔쳐가도...
 
 
시계초:안돼.
 
 
럭시오:되팔기 좀 어렵겠죠?
 
 
시계초:당연하지. 신문에도 실린건데.
 
 
럭시오:좀 아쉽다.
 
보석같은 거였으면 스리슬적...
 
 
시계초 , 손목을 잡고 1번 컨테이너를 빠져나옵니다.
 
 
럭시오 , 질질 끌려나갑니다.
 
 
시계초 , 그대로 2번으로 갑니다.
 
 
 
:이쪽은 평범한 서류들로 가득한 컨테이너입니다.
 
적어도 '겉보기'에는 수상한 점이 없는 것 같은데......
 
 
시계초: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서류를 하나하나 둘러보던 당신은 익숙한 인장과 마주칩니다.
 
이건...
 
경찰서 고위 간부의 인장입니다.
 
해당 서류에는 컨테이너 1과 3 안의 물품 반출입을 허가한다는 내용이 쓰여있습니다.
 
어떻게 봐도 '증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시계초:오호-?
 
(오웬 인장은 없겠지)
 
 
 
:(아마도요?)
 
 
시계초:(없어야해)
 
 
 
:딱히 안 보이는 걸 보면 없는 것 같습니다.
 
 
시계초 , 일단 챙깁니다.
 
 
시계초 , 서류를 챙겨서 3번 으로 갑니다.
 
 
 
:나무박스들이 잔뜩 쌓여있습니다.
 
박스의 뚜껑을 열어 내부를 확인하면,
 
투명한 봉투 안에 밀봉된 새하얀 가루들이 수북하게 담겨 있습니다.
 
이 컨테이너가 범인이구나!
 
찾았다, 하는 안도감에 한숨을 내쉬면, 한참 그 가루를 바라보던 럭시오가 고개를 내젓습니다.
 
 
럭시오:이것도 불법적인 약은 맞지만, 제가 찾던 건 아니네요.
 
 
시계초:음-?
 
 
럭시오:그건 이것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흉악한 물건이에요!
 
뭐, 이것도 위험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이 선박 자체가 불법 유통용 선박인가봅니다.
 
 
시계초 , 4번으로 갑니다.
 
 
 
:4번 컨테이너는 안이 텅 비어있습니다.
 
바닥에 무언가 묵직한 것들이 쓸린 듯한 자국이 남아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특이점은 없습니다.
 
이번건 허탕인가보네요.
 
다른 컨테이너를 수색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탕!
 
귀를 찢는 듯한 총성이 들려옵니다.
 
 
 
:뒤이어서 낯선 목소리와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쥐새끼가 숨어들었다! 찾아내!"
 
아무래도 선박에 숨어 들어온 게 발각된 것 같습니다.
 
인원은....
 
발소리로 미루어보아, 아마 4-5명 남짓입니다.
 
 
시계초:...
 
 
 
:또한, 아까의 총성으로 알 수 있지만, 상대는 총을 소지하고 있고요.
 
곤란한데요!
 
아직 약물을 찾지 못했잖아요!
 
이래서야 밖으로 나갈수도 없을 뿐더러, 후에 나간다고 해도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할텝니다.
 
...
 
바깥에선 목소리가 계속 들려옵니다.
 
 
 
:"이 녀석, TV에 나오던 그 놈 아니야?"
 
 
시계초:-!
 
 
 
:"명탐정이랬나? 냄새를 맡고 기어들어온 건가?"
 
"아니, 이건 제일 중요한 약물이 담긴 컨테이너잖아. 이걸 빼돌리려던 거군?"
 
"어떻게 이 컨테이너를 찾아냈지?"
 
아무래도 J가 두 사람보다 먼저 약물 컨테이너를 찾아냈나봅니다.
 
뻔뻔스런 명탐정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J:제가 이정도도 못 찾을리가요.
 
당신들, 운반 과정에 목격자가 있으리라 생각했겠죠. 그래서 파란 컨테이너에 들어있던 약물을 바꿔치기 한거고요.
 
 
시계초:(아하.)
 
 
J:그 덕에 4번 컨테이너에 비닐 쓸린 자국이 남았더군요,
 
그래서 파란색을 제외했습니다. 그럼 남은건 회색, 붉은색, 초록색이죠.
 
붉은색은 눈에 띄는 색이니 만큼 제외했고, 남은 두 색 중에 회색의 컨테이너에 CCTV가 밀집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 컨테이너에만 여닫은 흔적이 많더군요.
 
 
 
:멋진 추리.. 라고 해야할지. 결국 CCTV의 밀집도를 보고 알아낸 것에 가깝잖습니까.
 
역시 허당 탐정?
 
추리 역시 그들에겐 역효과였나봅니다.
 
퍽!하는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뭔가 질질 끌고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똑똑하긴 한데... 어디 한군데 나사가 빠졌나? 당사자 앞에서 추리를 늘어놓다니."
 
 
시계초:(그러게나 말이다,.)
 
 
 
:"이대로 나무 상자에 가둬서 바다에 던져버리자고."
 
아무래도 저 악당들에게는 추리 만화의 '범인의 눈 앞에서 추리를 읊으면 전의를 상실한다' 라는 클리셰가 통하지 않았나봅니다.
 
이대로라면 저 탐정, 망망대해의 미아가 되어버릴 게 뻔해요.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찰나,
 
당신의 귓가에 대고 럭시오가 속삭이며 당신의 손에 뭔가 쥐여줍니다.
 
 
럭시오:형사님, 그 귀걸이 가지고 도망치세요.
 
제가 대강 시선 끌어서 저 사람도 데리고 도망쳐볼게요.
 
 
시계초:뭐라고? 뭘 어쩔려고?
 
 
럭시오:어떻게든 되겠죠.
 
그리고, 위험하잖아요. 한 명이라도 살아야죠.
 
 
시계초:니는 아닌줄 알아? 그럼 저 탐정은?
 
 
럭시오:구할 수 있...을거에요, 믿어볼래요?
 
저, 이래뵈도 신출귀몰한 괴도가 본업이잖아요.
 
 
시계초:아무리 그래도 혼자는 안된다고!
 
그리고 귀걸이 가지고 뭘 하라는건데!
 
 
럭시오:저 여태 혼자도 잘 해왔거든요?!
 
아, 맞다, 그리고 그 귀걸이는, 음...-
 
한번만 말할거니까 잘 들어요?
 
일단 귀걸이 안 잃어버리게 꼭 쥐고 있으시고요-
 
 
 
:속닥속닥, 이야기를 하던 도중,
 
벌컥!
 
 
시계초:-!
 
 
 
:컨테이너의 문이 열립니다.
 
험상궂게 생긴 사람이 나타나 두 사람이 든 컨테이너 안쪽을 보더니 소리칩니다.
 
"이쪽에도 둘 더 있습니다!!"
 
우아악!
 
 
시계초 , 그것을 보고 기병도를 꺼내듭니다.
 
 
 
:당신은 무기를 빼들고 그들과 대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명, 그리고 두명, 정도까지는 어떻게든 할 만 했습니다...
 
주위에서 열댓명의 사람이 더 몰려오기 전까지는요!
 
 
시계초:아 진짜!!
 
 
럭시오:형사님~ 정신 차리세요-
 
 
 
:낯익은 목소리와 함께, 당신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좁고 어두운 장소에서, 당신은 누군가와 등을 맞댄 채 손목과 발목이 구속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기억은 어떤 무리와 전투를 하다가 밀려 괴도와 함께 붙잡히는 순간이었습니다만, 이게 무슨 일일까요.
 
등 뒤에 있는 사람은, 당연하다면 당연한거겠지만, 괴도입니다.
 
힙겹게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펴보니, 발치에 기절한 채로 나동그라져 있는 명탐정 J도 보입니다.
 
(나름) 정의의 편인 세 사람이 한 번에 잡혀버렸네요.
 
 
시계초:하아...
 
 
럭시오:아. 일어나셨다.
 
 
시계초:제발 이 상황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랬는데.
 
 
럭시오:저도 그랬어요.
 
 
시계초:멍청한 탐정이랑 이런 괴도한테 휘말려서 뭔짓이래...
 
 
럭시오:전 그래도 나름 도움 될 것 같은데...
 
제쪽으로 손목 좀 더 가까이 대보실래요?
 
 
시계초:뭔데.
 
 
럭시오:뭐긴요, 탈출극이죠.
 
안 다치게 잘 해볼게요.
 
 
시계초 , 일단 시키는대로 합니다.
 
 
 
:투둑, 툭, 하는 소리가 몇 번 들리는가 싶더니, 곧 당신의 손목에 묶여있던 밧줄이 끊어집니다.
 
뒤를 돌아 확인해보면, 의기양양한 표정의 럭시오와 눈이 마주칩니다.
 
손에 유리 파편이 들려 있는 걸 보면, 저걸 이용한 것 같아요.
 
 
럭시오:짜잔~
 
이제 저도 좀 풀어주실래요?
 
이 밧줄 은근 억세서 아프단 말이에요.
 
 
시계초 , 그것을 바라보다가 럭시오 손에 들린 유리파편을 가져가 자신의 발목에 묶여있던 밧줄을 끊은 뒤 럭시오의 밧줄과 탐정의 밧줄을 끊어줍니다.
 
 
럭시오 , 밧줄이 풀리자 끄으으 하는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한 번 킵니다.
 
 
시계초 , 유리파편을 던져둡니다.
 
 
럭시오:아- 뻐근해서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시계초:그래, 그래.
 
 
시계초 , 손목을 돌리면서 건성으로 대답합니다.
 
 
럭시오:자, 이제 어떻게 나가느냐가 문제인데...
 
 
럭시오 , 문을 몇 번 만지작 거리다가, 흠- 하는 소리를 냅니다.
 
 
럭시오:역시 잠겼네요.
 
 
시계초:문 못 따?
 
 
럭시오:따자면 딸 수는 있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아무래도 도구를 뺏겨버려서요.
 
 
시계초:으음...
 
부순다는 선택지가 있지만...아무래도 소리가 크니까.
 
 
럭시오:밖에 감시도 있을거고요.
 
아 맞아.
 
그러고보니까 중요한 얘기를 안 해드렸네요!
 
 
시계초:?
 
 
럭시오:형사님이 깨어나시기 전에, 바깥에서 저희를 감시하는 사람들의 대화를 쬐~금 엿들었거든요?
 
원래 저 탐정님은 적발된 그 순간에 바다에 던져질 예정이었는데 말이에요-
 
저희의 합류로 인해,
 
함께 내던져지게 되었답니다!
 
 
시계초:...
 
 
 
:... 함께니까 괜찮다, 그런 말이 하고 싶은걸까요?
 
 
시계초:그래서?
 
 
럭시오:에이. 질문이 틀렸잖아요.
 
'근데 왜 아직도 안 던져졌냐' 가 나와야죠.
 
 
시계초:...
 
 
시계초 , 한숨을 푹 쉬며 장단 맞춰주기로합니다.
 
 
시계초:그래.
 
근데 왜 아직도 안 던져졌는데?
 
 
럭시오 , 만족스러워 하는 표정을 지어내고선 말을 이어갑니다.
 
 
럭시오:사실은, 저희를 죽이기 전에 효과를 '실험' 하겠다고, 저희에게 어떤 약물을 먹였어요.
 
 
시계초:( )
 
 
럭시오:아무래도 제가 앞서 말했던 그 '위험한' 불법 약물 같아요.
 
 
시계초:(( ))
 
 
럭시오:그게 일반적인 마약성 물질과는 좀 다른데요,
 
아직까진 아무 효과가-...
 
 
 
:차근차근 조잘거리던 럭시오는 갑작스럽게 표정을 굳히더니 신음을 흘리며 비틀거립니다.
 
당신의 시야 역시 빙글빙글 돌기 시작합니다.
 
휘리릭, 돌아가는 시야의 안으로 텅 빈 약병이 바닥에 구르는 것이 들어옵니다.
 
휘청이며 그것을 주워 확인해보면, 라벨이 뜯겨 성분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여기 담겨 있던 약물이 원인이란 사실은 당연하게도 알게 됩니다.
 
 
 
:어지럼증을 이기지 못하고 당신은 풀썩, 그 자리에 주저 앉습니다.
 
세상이 이상하리만치 선명하고, 깨끗해보이는 동시에, 아주 어지럽게 흔들립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 것 같은 수준입니다.
 
그와 동시에 어쩐이 몸이 가볍고, 힘이 꽉 들어차는 기분이 듭니다.
 
 
시계초 , 짜증섞인 표정으로 어떻게든 정신을 차릴려고 노력합니다.
 
 
 
:세상이 여전히 빙글빙글 돌고, 쨍한 시야가 눈이 아플 지경이긴 하지만,
 
점차 조금씩 적응이 되는 것도 같습니다.
 
 
시계초 , 정신을 차리듯 고개를 털며 천천히 일어납니다.
 
 
시계초:끙...
 
진짜...약 한번 거하게 맥였고만...
 
 
 
:당신이 그리 중얼거리고 보면 저쪽에서 럭시오가 곡소리를 내며 바닥에 드러누워있는 것이 보입니다.
 
아, 하긴. 당신도 이런 상황인데 저기도 마찬가지겠죠.
 
 
시계초 , 다가갑니다.
 
 
시계초 , 다가가서 어깨를 잡고 흔듭니다.
 
 
시계초:괜찮은거 맞아?
 
 
럭시오:(으어아아어ㅏ)
 
오, 온몸이 아파요-... 욱씬거리고 막...
 
아으아어ㅏㅇ....
 
 
시계초:... ...이거 효과가 다 다른 모양인데.
 
 
럭시오:그, 그거, 효과가-..
 
(쓰흐흡-)
 
사람마다 다 다르게 효과가 나오는데 어떤 경우엔 약이 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엔 독약이 되기도 하고 완전 랜덤이라 위험한데 중독성분도 있어서 잘못하면 세상이랑 안녕안녕하게 되는 그런 약인데-
 
 
럭시오 , 와다다다 말하다가 또 앓는 소리를 내며 입을 닫습니다.
 
 
시계초:...알았으니까 말하지 마라.
 
 
 
:두 사람이 그러고 있노라면,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 명탐정 J가 깨어났습니다.
 
 
시계초:일어나셨나요-
 
 
J:아-... 네, 예. 아마도요.
 
 
J , 머리를 짚으며 눈을 이리저리 굴립니다.
 
 
시계초:어떤 상황인지 파악할 정신머리는 가지고있나요?
 
 
J:... 한번만 설명 좀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머리가 너무 아파서-...
 
 
시계초:네- 일단. 그때 그쪽은 머리 한대 맞고 기절하신뒤에 바로 저희도 들켜서 같이 기절했고요. 원래라면 저희를 바로 바다에 던질려고 했는데 그 놈들이 저희를 죽이기 전에 효과를 실험하겠다고 그 불법 약물을 먹였어요.
 
그리고 그 불법 약물은 사람에 따라 독이되고 약이 될 수 있는데 중독성분도 있대요.
 
저는 일단 걸을 수는 있는데
 
얘는...
 
(럭시오 바라봄)(안봄)
 
이런상태.
 
 
J , 머리를 짚은 채로 늘어지게 한숨을 쉽니다.
 
 
J:죄송하지만 전혀 앞이 안 보여서요.
 
 
시계초:...그래요. 그쪽은 그런 상태네요.
 
(한숨)
 
 
시계초 , 안을 둘러봅니다.
 
 
시계초: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4
판정결과: 보통 성공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99, 45, 37
+2: 어려운 성공
+1: 보통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그래도 당신은 어떻게든 움직일 수 있으니까 다행이네요.
 
어떻게든 나갈 방법은 없을까, 뭔가 도움될만한 것은 없을까, 주변을 둘러보던 당신은 천장에 달린 화재 경보기를 발견합니다.
 
저걸 울린다면, 밖에 있을 사람들이 놀라서 문을 열지 않을까요?
 
 
시계초:오호...
 
 
 
:물론 꽤 높은 천장에 있는데다가 도구도 마땅치 않지만요...
 
그리고 그들이 들어섰을 때 대처를 할 수 있으려면,
 
일단 저 둘이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겠습니다.
 
 
시계초:(결국 기다려야되는건가...)
 
 
시계초 ,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얌전히 괜찮아질때까지 기다리기로 합니다.
 
 
 
:... ...
 
그렇게 30분 뒤...
 
흐늘거리는 시야도 어느정도 돌아오고, 끙끙거리던 두 사람도 어느정도 상태가 호전됩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던 탐정도 시야가 되돌아온 건지, 당신과 럭시오를 똑바로 번갈아 주시하고선...
 
 
J:역시 두 분, 그런 사이셨군요.
 
 
 
:같은 말이나 합니다.
 
 
시계초:와 진짜 짜증나는 말 아무렇지도 않게 하네.
 
 
럭시오:(헤엥)
 
 
럭시오 , 형사님 옆에 딱 들러붙습니다.
 
 
럭시오:저희 사이 좋아보이죠~?
 
 
시계초: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96, 100, 92
+2: 실패
+1: 실패
  0: 실패
-1: 대실패
-2: 대실패
 
 
럭시오:
회피
기준치: 65/32/13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우아아ㅏㄱ)
 
 
시계초 , 럭시오의 머리를 꽉 잡습니다.
 
 
럭시오:아, 타임, 타임!!
 
잘못했어요!!
 
 
J:...예, 사이 참 좋아보이네요.
 
 
시계초 , 잡은 상태로 저 멀리 떨어트린 뒤에야 놓아줍니다.
 
 
J , 손으로 슬적 입을 가리며 쳐다봅니다. 좀 웃는 것 같습니다.
 
 
시계초:멋대로 오해하지 말라니까요???
 
 
시계초 , 럭시오랑 J를 번갈아보며 노려봅니다.
 
 
럭시오:오해라뇨,
 
전 형사님 좋은데?
 
 
J:그렇다는데요?
 
 
시계초:... 둘이 짜고치냐?
 
 
J:역시 라이벌이란 그런법이죠.
 
(끄덕)
 
 
시계초:라이벌 아니라고요.
 
(한숨)
 
 
럭시오:그쵸, 라이벌 보다는...
 
형사님이 너~무 마음에 들었을 뿐인 평범한 관계랄까요?
 
 
시계초 , 럭시오의 팔을 등 뒤로 잡아 돌리며 제압해 그대로 벽에 밀어붙어 누릅니다.
 
 
시계초:
근접전(격투)
기준치: 65/32/13
굴림: 75, 73, 90
+2: 실패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럭시오 , 우아악 하는 소리를 내며 쏙 빠져나갑니다.
 
 
럭시오:폭력경찰!!
 
 
시계초:어쩌라고.
 
(이제는 될대로 되라 시전중)
 
 
럭시오:?!??
 
경찰이 그래도 되는거에요?!
 
 
J:범죄자 상대로는 상관 없죠?
 
 
럭시오:아 헐, 당신 마저!
 
 
J:그렇게 말씀하실 정도로 저희 사이가 좋지는 않을텐데요.
 
 
 
:그리 말하며 자신을 붙잡으려 뛰어드는 J를 피해, 럭시오는 당신의 뒤로 숨어버립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곧, 당신을 중앙에 두고 빙빙 돌며 술래잡기를 시작합니다.
 
아아-...
 
이런 짐덩어리들...
 
 
시계초 , 둘다 머리를 쥐어잡고 떨어트려놓습니다.
 
 
시계초:그냥 다같이 사이좋게 바다에 빠지는게 세상 좋겠네. 아주.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49, 5, 28
+2: 극단적 성공
+1: 극단적 성공
  0: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2: 보통 성공
 
(꽈아아아아악)
 
 
 
:한쪽에선 윽, 하는 솔직하게 아파하는 소리가, 한쪽에서는 우아악 하는 덜 솔직하게 아파하는 소리가 납니다.
 
 
럭시오:그건 좀 곤란해요.
 
저 아직 살 날도 많이 남았고, 해야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럭시오 , 우다다 쫑알거립니다.
 
 
J:피차일반입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많은걸요.
 
 
시계초:내가 이딴 애들이랑 갇혀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시계초 , 잡고있던 것을 놓아줍니다.
 
 
J:...
 
 
J , 럭시오를 잠시 빤히 째려보다가, 시선을 거두며 말합니다.
 
 
J:우선 나가는 것부터 집중할까요, 그럼.
 
 
시계초:진작 그러지.
 
 
J:(어깨 으쓱)
 
 
시계초:니나 얘나 똑같아 아주.
 
 
J:저런 사람이랑 같은 취급 하지 말아주세요.
 
 
럭시오:제가 할 말이거든요?!
 
형사님, 솔직히 저런 밥맛 재수탱이보단 제가 낫지 않아요?
 
 
J:허어, 좀도둑보단 탐정이 낫다고 보는데요.
 
 
시계초:...
 
 
시계초 , 대답할 가치를 못느꼈는지 둘다 한심한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시계초:그래서,
 
자. 일일 경찰.
 
 
럭시오:네에-!
 
 
시계초:가지고 있는 소지품은?
 
 
럭시오:음...
 
 
시계초:다 뺐겼을리는 없다고 보는데.
 
 
럭시오 , 자기 몸 곳곳을 툭툭 건드려보다가 웃으며 대답합니다.
 
 
럭시오:스턴건이랑 라이터, 수갑, 말하지 못할 비밀스런 것 이것저것 여러가지, ....
 
 
시계초:라이터랑 수갑 줘봐.
 
 
럭시오:아아, 중요한거 하나 말 안했어요.
 
 
럭시오 , 주머니 안에 손을 넣었다가,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꺼내며 윙크합니다.
 
 
럭시오:형사님을 향한 제 마음까지~
 
 
시계초 , 발로 깝니다.
 
 
럭시오:꺄아~
 
 
시계초:내놓기나 해.
 
 
 
:옆에서 탐정이 엄청나게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 눈으로 쳐다보고 있습니다.
 
...
 
어휴.
 
 
럭시오:자자~ 여기요~
 
 
시계초:... ... 해명하기도 함들다.
 
 
럭시오 , 옷 안주머니에서 라이터만 꺼내서 건내줍니다.
 
 
시계초 , 안 내놓은거 보고 한숨 한번 쉬면서 라이터를 받습니다.
 
 
시계초 , 라이터를 받아 탁탁 하다가 불이 켜지자 아까본 화재 경보기쪽으로 갑니다.
 
 
시계초:자, 화재 경보기를 울려서 저놈들이 문을 열게 만드는거에 반대하는 사람?
 
 
 
:둘 다 조용합니다.
 
반대 의견은 없네요.
 
 
시계초:그럼 누가 저기에 불을 가져다 댈래?
 
(높이 달린 화재경보기를 가리키며)
 
 
럭시오:누가 한명이 다른 사람 들어줘야겠는걸요?
 
 
럭시오 , 그리 말하며 형사님이랑 눈 마주칩니다.
 
 
시계초:키를 생각하면 내가 올려줘야할것 같거든.
 
 
J:두분이서 하시면 되겠네요.
 
아무리 그래도 그런 관계 사이에 끼어들 마음은 없거든요.
 
 
시계초:다같이 통구이가 되고싶은 꼴 보고싶으면 적당히 해.
 
(럭시오 봄)
 
(니가 알거냐? 라는 표정)
 
(알거냐>할거냐)
 
 
럭시오:형사님만 싫지 않으시다면?
 
 
시계초:지금 상황에 싫고 좋고가 어디있어.
 
 
럭시오:그럼 부드럽게 부탁해요~
 
 
시계초:헛소리하면 떨어트려버릴거다.
 
 
럭시오:어머나.
 
 
시계초:머리부터 떨어지고싶지는 않겠지?
 
 
럭시오:어머어머.
 
이러다 정말 사람 죽이시겠어요.
 
 
시계초:오기나해.
 
 
럭시오 , 네에~ 하고 대답하며 다가갑니다.
 
 
시계초: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57, 96, 19
+2: 어려운 성공
+1: 보통 성공
  0: 보통 성공
-1: 실패
-2: 실패
 
 
 
:당신은 럭시오에게 라이터를 돌려주고, 가볍게 그를 들어올립니다.
 
틱, 틱, 하는 소리를 내며 머리 위, 화재경보기에 열이 전해지면,
 
곧 위이이이잉, 하는 시끄러운 소음이 나기 시작합니다.
 
목표를 완수하고 바닥으로 내려온 럭시오는 곧장 문 옆으로 가서 급습을 준비하고, 이어서-
 
쾅!
 
문이 열리며 두 사람이 뛰어 들어옵니다.
 
 
 
:"무슨 일이냐!"
 
라고 호기롭게 외친 그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 순간, 럭시오가 스턴건을 꺼내 한 사람을 처리합니다.
 
나머지 한 사람은- 당신에게 달려드는데요?!
 
 
시계초: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17, 19, 30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2: 어려운 성공
 
 
 
:하지만, 당신은 달려드는 사람을 가볍게 피하고, 곧장 반격하여 그를 제압하는데 성공합니다.
 
제압된 사람은 끄으으, 하고 신음을 흘립니다.
 
... 이 사람에게서 정보를 뜯을 수 있지 않을까요?
 
 
시계초:(그전에)
 
수갑 좀 줘봐.
 
럭시오:아이 참, 아까부터 수갑에 자꾸 집착하시네.
 
 
럭시오 , 또 옷 안주머니를 뒤적이다가 수갑을 꺼내서 건냅니다.
 
 
럭시오:자요,
 
 
시계초:니한테 안 채운걸 다행으로 여겨라.
 
럭시오:그러실 것 같아서 안 줬던건데요?
 
 
시계초 , 그렇게 말하며 방에 들어온 놈의 손에 수갑을 채웁니다.
 
 
시계초:(노려봄)
 
 
럭시오 , 휘파람을 휘휘 불며 딴청 피웁니다.
 
 
시계초 , 미란다 3원칙을 말하며 제압한 사람을 바라봅니다.
 
 
럭시오:(꺄아~)
 
역시 경찰이 멋있다니까요.
 
 
시계초:(얼탱)
 
 
 
:제압된 이는 날선 눈으로 방 안의 세 사람을 노려봅니다.
 
"네 녀석들! 이런 짓을 하고도 멀쩡할 수 있을 것 같냐!!"
 
 
시계초:자, 정보를 바른대로 불으면 목숨은 살려줄게.
 
 
 
:여기도 입은 살았군요.
 
 
시계초:
위협
기준치: 55/27/11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지금, 누가 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해? 여차하면 내가 너를 바다로 빠트릴 수도 있는데 말이야.
 
물고기 밥이 되고싶다면 말리지는 않을게.
 
 
 
:히익,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음음, 먹히고 있는 것 같아요.
 
 
시계초:하지만 정보를 불면 목숨을 붙어있는 채로 유치창에 널어줄 수 있어.
 
어때? 죽을래? 아니면 정보를 불래?
 
 
 
:"마, 말하겠습니다!! 살려주세요!!"
 
 
럭시오:...역시 폭력경찰.
 
 
J:확실히, 험악하네요.
 
 
시계초:둘다 조용히해.
 
제일 듣기 싫은 소리가 험악하다는 소리야.
 
 
럭시오:음, 그럼...
 
......
 
아음, 역시 험악하다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아요.
 
 
시계초:너도 같이 바다에 빠지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해.
 
 
럭시오:헤엥.
 
 
시계초:여기서 탈출 할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그, 그건... 대장님에게서 키카드를 받아서 갑판으로 나갈 수는 있는데, 육지 도착 전까지 나갈 방법은 없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럭시오는 뭔가 불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어쩐지 스산해보이는 표정을 지어내며 품 속에서...
 
...권총을 꺼냈습니다?!
 
 
시계초 , '딱히 말리지는 않습니다.
 
 
럭시오:에~ 그거 말고 더 있지 않나요~?
 
 
럭시오 , 머리에 총구를 들이밉니다.
 
 
럭시오:제가 알기론 선박마다 구명 보트 같은 게 달려있을텐데~ 그건 어디있을까나요~
 
 
J:... 저래도 되는거에요?
 
 
J , 시계초를 쳐다봅니다. 말려야 하는거 아닌가요?
 
 
시계초:어차피 저거 꽃나오는 총일걸.
 
 
럭시오:에헤이. 무슨 소리. 실탄이 장전되어 있다구요.
 
 
럭시오 , 입모양으로 말합니다. 조용히 하세요!
 
 
시계초:(어깨 으쓱)
 
 
 
:위협을 당하고 있는 사람은 히이익, 하는 소리를 내더니,
 
"세번째! 세번째 녹색 컨테이너에 구명보트랑 조끼가 있습니다!!"
 
하고 다급하게 대답합니다.
 
 
시계초:오호-
 
 
 
:그, 여기서 나가서 왼쪽으로 .. 회, 회색 컨테이너 존을 지나가면, 녹색 컨테이너 존입니다.
 
"... 어디를 어떻게 해도 괜찮으니까, 여덟번째 회색 컨테이너만은 가만히 둬 주세요!!"
 
"거기엔 이 배를 침몰 시키고도 남을 만큼의 폭탄이 들어있다고요!"
 
 
럭시오:헤에~ 위험한 건 아주 꽉꽉 눌러담고 항해중이였네요~
 
 
시계초:그런거는 왜 들고다니는거야.
 
그것말고는? 더 없어? 중요한 서류가 있는 곳이라던지.
 
(경찰 일은 착실히 하기)
 
 
 
:"서, 서류...라면... 두번째 파란 컨테이너에 전부 모아뒀을겁니다. 다른 곳엔 아마 없을거에요."
 
 
시계초:음...
 
알았어.
 
 
럭시오:(큼큼.) 대장님, 기절시킬깝쇼?
 
 
시계초:대장 이지랄한다.
 
그래. 해.
 
 
럭시오:왜요, 재밌잖아요.
 
 
럭시오 , 그렇게 대답하면서 권총의 손잡이로 제압된 사람의 머리를 빡! 가격합니다.
 
 
 
:머리를 맞은 이는 컥, 하는 소리를 내며 기절해버렸습니다.
 
명탐정 J가 두 사람을 엄청나게 경계하는 눈으로 쳐다봅니다.
 
 
J:... 알고보니 두분 다 악의 조직?
 
 
시계초:경찰인데.
 
 
럭시오:선량한 일일경찰이랍니다.
 
부업으론 괴도 일을 하고 있죠.
 
 
시계초:지랄.
 
 
럭시오:아잉. 말이 심하셔라.
 
하여튼 알 것도 다 알았겠다~
 
탈출해볼까요?
 
뺏긴 물건도 찾아보고요.
 
 
시계초:그래.
 
 
시계초 , 탁탁 옷을 텁니다.
 
 
럭시오:어디... 왼쪽으로 가서 세번째 녹색이랬었죠?
 
자~ 출발 앞으로~!
 
 
시계초:파란색도 가야해.
 
이대로 그냥 가면 나 시말서 써야한다고.
 
 
럭시오:아, 그거라면 제가 슬적 했으니까 걱정 마세요!
 
여기서 나가고 나면 나눠 드릴게요.
 
 
시계초:예예.
 
 
시계초 , 물건 찾을겸 갑니다.
 
 
 
:세 사람은 갇혀있던 곳에서 빠져나와, 컨테이너 사이를 걸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증거도 잘 챙겼다고 하고, 어째 주변도 조용하니, 잘 도망만 칠 수 있다면 좋겠네요.
 
그렇게 생각하며 세번째 녹색 컨테이너 앞에 서면...
 
 
 
:육중한 체격의 소유자가 세 사람을 가로막습니다.
 
당신과 같은 경찰복을 입고 있지만, 그 옷은 인간치곤 지나치게 큰 체구를 감싸지 못하고 여기저기 뜯어져 있습니다.
 
사람이라기보단, 괴물을 연상시키는 끔찍한 외관입니다.
 
이 존재의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는 무언가에 중독된 것처럼 시선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언어가 되지 못하는 말을 중얼거립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끈적한 점액이 모공에서 분비되고 있군요.
 
 
 
:쾅! 그의 손이 짚고 있던 곳이 으스러집니다.
 
갑작스러운 굉음에 놀란 밀수업자들이 여기저기서 뛰쳐나오고,
 
사색이 된 표정으로 그 존재를 향해 총을 쏘아대지만,
 
괴물이 한 번 주먹을 내지르자 힘없이 날아갑니다.
 
...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입니다.
 
SANC 1/1d4+1
 
 
시계초: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계초: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괴물의 발치에 약병 수십개가 굴러다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까 갇혀있던 곳에서 본 것과 같은 종류입니다.
 
...저거 설마...?
 
 
시계초:약 중독인가보군...
 
 
럭시오:거봐요, 엄청 위험하댔죠?
 
 
 
:그 뒤로는 쓰러진 사람들이 보입니다.
 
족히 열 명은 되어보이는 사람들은, 아마 괴물에게 무모하게 덤볐다가 무력하게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괴물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세 사람의 소지품 몇몇개가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시계초 , 달려가서 기병도를 집어들어 검집에서 검을 뽑아듭니다.
 
 
 
:괴물의 괴성이 웅웅 거리며 선박 내부를 뒤덮습니다.
 
으, 저런걸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요..?
 
 
럭시오:아- 이래서 훔쳐서 파기하려던건데-
 
하여튼 돈에 미친 사람들이 문제라니까요,
 
귀걸이도 잃어버리고... 엄청 곤란해요.
 
 
시계초:일단 최대한 할 수 있는 건 해야지.
 
 
럭시오 , 한숨을 푹 내쉽니다.
 
 
럭시오:그래요, 뭐든 해보고 생각해야죠.
 
 
시계초 , 그리 말하며 자세를 잡습니다.
 
 
시계초:
기병도
기준치: 80/40/16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9
 
 
 
:적당히 빠르면서도 묵직한 일격이 괴물에게 피해를 입히며 지나갑니다.
 
공격을 당한 괴물은 그어어 하고 소리를 칩니다.
 
딱히 아파하는 것 같진 않은데...
 
 
럭시오:아-... 진짜 권총도 앞으로 들고 다녀야 할까봐요...
 
 
럭시오 , 주변을 슬 둘러보고선, 쓰러진 사람이 들고 있던 권총을 뺏어 들고 사격합니다.
 
 
 
:탕탕! 총알이 쏘아지지만 괴물은 그것들을 맞으면서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이어서 탐정도 마찬가지로 널브러져 있던 권총을 찾아들고 공격을 감행하지만, 마찬가지로 괴물은 반응이 없습니다.
 
쿵, 쿵,
 
이쪽으로 다가온 괴물은 그 육중한 팔을 휘두르며 당신과, 근처에 서있던 탐정을 공격합니다!
 
 
시계초:
회피
기준치: 60/30/12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후웅, 하는 섬뜩한 소리가,
 
당신의 머리 앞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
 
맞으면 진짜 큰일날 것 같은데요?!
 
 
시계초:...
 
기병도
기준치: 80/40/16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6
 
 
 
:다시 한번 더 묵직한 공격이 괴물을 강타합니다.
 
그에 반응하듯, 괴물이 괴성을 내지릅니다.
 
슬슬 체력이 깎여나가기 시작한 모양인가봐요!
 
이어서 날아오는 권총의 탄환에 맞으며, 괴물은 괴로운 소리를 내지릅니다.
 
그 괴물이 팔을 휘두르려는 찰나,
 
 
시계초: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럭시오:형사님-!! 엎드려요!!
 
 
 
:럭시오가 갑자기 뭔가를 던지고선 이쪽으로 달려오더니, 당신의 몸을 껴안고 바닥을 구릅니다.
 
이어서 거친 폭발음과 함께, 뜨거운 열기가 휩쓸고 지나갑니다.
 
탐정 역시 코트를 꽉 붙잡고 몸을 던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굉음과 함께 신체 절반이 붕괴된 괴물이 쓰러집니다.
 
 
시계초:
건강
기준치: 70/35/14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괴물은 쓰러졌지만...
 
문제가 있다면, 폭발음이 멈추지 않는다는 점과,
 
빠른 속도로 불이 번지고 있다는 점일까요!
 
 
시계초:...
 
 
시계초 , 불을 보자 과호흡이 온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허나 급하게 옷소매로 눈을 가린채로 호흡을 진정시키며 자리에서 일어나 볼과 멀리 떨어집니다.
 
 
 
:번져나가는 불이 폭탄에 옮겨붙고, 터지며,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소음이 이어집니다.
 
타는 냄새, 그리고 뜨거운 열기가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당신을 거진 밀듯이 이끌며, 럭시오가 달려나갑니다. 그 옆으로는 명탐정이 따라붙습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선박이 한 번 크게 기울더니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시계초: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세 사람은 벽에 뚫린 구멍- 바다로 가는 길을 향해 달립니다.
 
언제 훔쳐온건지, 럭시오의 손에 구명보트의 끈이 붙잡혀 있습니다.
 
그러다가 멈칫, 뭔가를 발견한 듯, 그가 잠깐 멈춰서더니, 당신에게 그 끈을 꽉 쥐여줍니다.
 
 
럭시오:먼저 가고 있어봐요,
 
잠깐 다녀올게요.
 
 
 
:그를 붙잡을 새도 없이, 그는 불이 번지고 있는 방향을 향해 달려갑니다.
 
뭔가, 그 바닥에서 반짝이는 것을 본 것 같은데-
 
생각이 더 이어질 새도 없이 무의식적으로 달려나가던 다리는 불이 없는 곳으로 향하고-
 
--
 
첨벙!
 
 
 
:... 하늘은 맑고, 바다는 푸릅니다.
 
당신과 럭시오, 명탐정 J. 세 사람은 구명보트에 탄 채 바다 위에 있습니다.
 
저만치에선 불이 붙은 선박이 보이네요.
 
 
럭시오:진짜 큰일 날 뻔 했네요~
 
저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요?
 
아무도 보트 먼저 챙길 생각을 안하더라.
 
 
시계초 , 손을 덜덜 떤채로 크게 심호흡하고있습니다.
 
 
시계초:(대답 못하는중)
 
 
럭시오:...
 
아이구, 참.
 
 
럭시오 , 등을 토닥여줍니다.
 
 
럭시오:많이 놀랐어요?
 
이제 안전하니까 안심해요.
 
 
시계초:...-제발 입 좀.
(미간을 꾹 누릅니다.)
 
 
럭시오:다물라고요?
 
그치만, 조용한 것보단 시끌시끌한게 더 좋잖아요.
 
방금같은 일 겪고 조용하면 되려 더 불안해진다고요.
 
 
 
:그런 말을 듣고 있으면, 아, 그래도 안전한 곳에 도달은 했구나, 하는 자그마한 안도감이 머리를 빼꼼 들어보입니다.
 
...이렇게 끝일까요?
 
음, 아뇨. 그러면 좋긴 했겠지만...
 
당신은 저 멀리서, 두 명의 밀수업자가 허우적거리는 광경을 목격합니다.
 
"살려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다시는 안 그럴게요!!"
 
라는, B급 악역의 대사를 외치며 불쌍한 폼으로 이쪽을 향해 헤엄쳐오네요.
 
 
J:흠, 곤란하네요.
 
이 보트에 탈 수 있는 건 세명이 최대 인원인것 같거든요.
 
크기도 그렇고, 부력도 그렇고, 이 이상은 무리에요.
 
 
시계초:그러게나 말이다...
 
 
시계초 , 심호흡이 끝난것인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내뱉습니다.
 
 
럭시오:음- 정원이 문제인거죠?
 
 
럭시오 ,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순간 휘청, 보트가 흔들립니다.
 
많이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지만요.
 
명탐정의 의아한 시선이 럭시오를 따라 올라갑니다.
 
푸른 바다를 등지고 선 럭시오의 경찰복은 여기저기 그을려 흉한 몰골입니다.
 
 
럭시오:이번에 얻은 증거가 있긴 하지만, 경찰의 비리를 증언해줄 증인이 있다면 더 확실하게 많은 것을 청산할 수 있을거에요.
 
정원도 모자르다고 하고, 용건은 끝났기도 하고,
 
탐정이랑 경찰, 괴도가 함께 움직이는 것도 여기까지로 할까요?
 
 
 
:다시 말해, 자신이 내릴테니 증인을 데려가라는 뜻인데...
 
귀걸이를 잃어버렸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려고 저런 말을 하는걸까요?
 
그 순간, 괴도와 눈이 마주칩니다.
 
씨익, 괴도 특유의 미소가 지어집니다.
 
딱, 하는 손가락 튕기는 소리와 함께 럭시오가 자신의 경찰복의 어깨를 쥐고 한 번 빙글 돌면,
 
 
 
:순식간에 노란 델피니움의 꽃잎이 반짝이며 흩날립니다.
 
변신하듯이, 자신의 괴도복으로 갈아입은 럭시오가 당당하게 웃습니다.
 
반짝이는 태양과 바다를 등진 괴도의 모습은 그야말로 금빛 보석, 그 자체입니다.
 
뭐라고 딴지를 걸 틈도 없이 둥실, 하고 괴도의 몸이 천천히 떠오릅니다.
 
풍선과 낙하산을 섞은 것처럼 생긴 가짜 날개가 그를 하늘로 이끌고 있습니다.
 
 
럭시오:괴도의 기술은 자고로 한가지가 아닌 법이죠!
 
헤어지기 전에,
 
어때요. 형사님?
 
같이 가지 않으실래요?
 
 
 
:괴도가 손을 내밀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의 손을 붙잡으면 명탐정은 보트에 증인 둘을 모두 태우고 데려갈 수 있겠지만,
 
당신의 수중에는 그 어떤 공도 남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남는 건 범죄자를 살렸다는 찝찝한 질서로 가득한 선의일 뿐일까요.
 
물론, 그런것도 괜찮다면 말리지는 않지만요.
 
명탐정은 두 사람을 가만히 지켜볼 뿐입니다.
 
 
시계초:.......
 
 
시계초 , 한숨을 한번 쉬며 탐정을 봤다가 밀수업자를 봤다가 럭시오를 봅니다.
 
 
시계초:저 대신 잘 설명해주실 수 있죠?
 
 
J:... 가실건가요?
 
 
시계초:(한숨)
 
가야죠. 뭐. 아무리 범죄자여도 물에 빠진 사람을 그냥 둘 수는 없으니까요.
 
물론 유치창에 넣는다는 사실은 다름없지만요.
 
그리고 저녀석이랑 가는 것도 싫지만요.
 
 
시계초 , 그말을 하며 럭시오의 손을 잡습니다.
 
 
 
:당신은 그리 대답하며 괴도의 손을 잡았습니다.
 
괴도는 가볍게 웃으며, 당신을 끌어올린 뒤 함께 허공으로 떠오릅니다.
 
딛고 선 보트를 차고 오르며 뒤를 돌아보면, 명탐정이 당신을 향해 소리칩니다.
 
 
J:... 한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내 추리로도 알 수 없어요.
 
...팬텀 골든 델핀은, 악인이 아닌겁니까?
 
 
시계초:니 똑똑한 두뇌로 알아서 생각해보세요.
 
...뭐, 적어도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어떤 악인이 사람 구하겟다고 이런 짓을 해?
 
 
 
:당신의 대답을 들은 탐정은 잠시 가만히 서서 두 사람을 쳐다보더니, 곧 몸을 돌려 밀수업자들을 끌어올리는 일에 집중합니다.
 
 
럭시오:작별 인사는 끝나셨나요?
 
 
시계초:예, 예.
 
 
 
:대답과 거의 동시에, 괴도의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가짜 날개의 모양이 바뀌고, 순식간에 두 사람이 하늘로 치솟음과 동시에 보트가 빠르게 멀어집니다.
 
...
 
탁 트인 하늘을 나는 기분은 상쾌하기 그지 없으며, 꼭 꿈을 꾸는 것 같습니다.
 
 
럭시오:음, 저 사실, 누가 같이 나는 건 처음이에요.
 
그러니까 떨어져도 전 모르는거에요?
 
 
시계초:야.
 
 
럭시오:헤헤.
 
그나저나, 늘 훔치는 쪽만 해서 몰랐는데, 경찰 업무도 만만치 않게 어렵네요.
 
뭐, 오늘이라고 안 훔친 것도 아니지만요.
 
이대로 형사님을 훔쳐서 꼭꼭 숨겨버리면 곤란할까나요~
 
 
시계초:이상한 소리 하지말고-
 
 
럭시오:어머? 진심인데요?
 
제가 형사님한테 몇번이나 잡힐 뻔 했었는지 알기는 해요?
 
어떻게보면 제 '라이벌'을 처리하는거라구요.
 
 
시계초:(에휴)
 
그러니까- 난 라이벌이 되고싶지 않았다니까?
 
 
럭시오:하지만 이미 저랑 지독하게 엮인 이상 라이벌 자리는 형사님 말고는 올 사람이 없게 되어버린 것 같은걸요.
 
뭐, 형사님 말고는 제가-
 
...아무것도 아니에요.
 
 
시계초:뭔데?
 
왜 말을 하다가 말아?
 
 
럭시오:진짜 별 거 아니거든요~
 
아, 슬슬 항구가 보이는 것 같은데요?
 
저기 내려드리면 되겠죠?
 
 
시계초:그래, 그래.
 
 
 
:괴도는 어느새 가까워진 항구에 사뿐히 내려앉습니다.
 
부두의 끝에 선채로 괴도는 옷 주머니를 뒤지는 가 싶더니, 당신에게 이런저런 서류뭉치를 건내줍니다.
 
 
럭시오:자요, 나눠준다던거.
 
 
시계초 , 받습니다.
 
 
럭시오:형사님도 고생했으니까, 공은 확실히 챙기셔야해요?
 
그러라고 주는거니까요.
 
아, 그리고,
 
맨 뒤에 오늘 수고한 보상도 살짝 꽂아뒀으니까 확인해봐요!
 
 
시계초:...
 
 
 
:장난스럽게 웃던 괴도는 그대로, 부두의 끝에 뒤로 넘어가더니, 그 아래로 몸을 던집니다.
 
 
시계초:(불안)
 
 
 
:잠깐, 갑자기 바다로 떨어진다고요?
 
급하게 부두의 아래를 내려다보지만,
 
이미 괴도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뒤였습니다.
 
 
시계초:...진짜 무슨.
 
 
시계초 , 저녀석이 말하는 보상이 뭔가-하고 봅니다.
 
 
 
:그 '보상' 이라는 것의 정체는...
 
예전에 가장무도회 사건 때, 그 옥상에서의...
 
'그 순간'을 찍은 사진입니다.
 
심지어 화질도 좋아요.
 
세상에나.
 
 
시계초:((((()))))
 
 
시계초 , 못본걸로 합니다.
 
 
 
:. . .
 
몇일 뒤.
 
. . .
 
좋은 아침입니다!
 
당신은, 오늘도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기상합니다.
 
식사는 바싹 구운 토스트에 크림치즈와 딸기 잼을 바른 것으로, 달달한 음료 한잔을 곁들이며 짧은 아침의 여유를 즐깁니다.
 
 
 
:적당한 포만감은 하루를 윤택하게 만들어주죠.
 
따스한 햇볕, 기분 좋은 날씨, 오늘은 뭘 해도 잘 풀릴 것 같다는 자신감이 충만해집니다.
 
켜둔 TV에서는 아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괴도 팬텀 골든 델핀의 이름도요.
 
뻔하죠 뭐.
 
또 어떤 미술관에서 어떤 작품을 훔친걸까요?
 
 
 
:그러나, 예상을 뒤엎는 내용이 흘러나옵니다.
 
누군가의 기자회견, 익숙한 이가 당당한 모습으로 앉아서 말합니다.
 
 
J:팬텀 골든 델핀은 포기하겠습니다. 시계초님이야말로 그 괴도의 숙적이니까요.
 
그 분께 모든 일을 일임하고, 저는 다시 해외로 떠나겠습니다.
 
 
시계초:(풉)
 
 
:에?
 
 
시계초:(쿨럭쿨럭)
 
 
 
:이게 무슨 소리?!
 
마시던 음료를 풉, 소리와 함께 내뱉거나 말거나,
 
속보가 이어집니다.
 
또다시 노란 리본으로 묶인 델피니움 꽃다발과 함께 예고장이 날아왔다고 합니다.
베짱 가득한 도둑 선언의 주인은 안 봐도 뻔합니다.
 
당신의 원치 않는 라이벌이자, 온국민의 사랑을 받는 그 괴도!
 
 
 
:역시 다음에는 꼭 잡아버리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ED. 그 이름은 팬텀 블루 미스트!
 
 
사건해결! | SAN + 1d5
 
 
수고하셨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