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지평선
[COC 플레이로그] 팬블미 타임시커 3부 ~죽음을 훔치는 괴도~ 본문
*시나리오 링크: https://muddywater.postype.com/post/13477812
* 실제 탁에서는 (입맛대로) 제목부터 쇽쇽 개변해버렸습니다. 그런고로 로그에서는 블루 미스트가 아닌 이명의 괴도가 나타납니다. 환영해주세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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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어디인지, 당신은 모릅니다.
???:우와, 이거 진짜 멀미나는데요.
:그가 누구인지, 당신은 모릅니다.
골든 델핀: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당신이 이 사람을 알 리가 없습니다.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데.
???:괜찮아요? 이름 모를 괴도님.
:그는 미소를 지어냅니다.
골든 델핀:
:당신은 그제야, 자신이 만화에나 나올 법한 화려한 옷을 입었다는 걸 눈치챕니다.
골든 델핀:네, 괜찮습니다.
???:음, 그럼 다행이네요.
골든 델핀 , 그말을 듣고 잠시 말이 없더니 이내 대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말합니다.
골든 델핀:-골든 델핀입니다.
??? , 헤에, 하는 소리를 내며 당신을 슥 훑어봅니다.
???:이름이랑 어울리는 옷이네요.
골든 델핀:...그건 보면 알겠죠.
???:뭐, 그렇긴 해요.
골든 델핀:그렇죠, 유명하죠.
???:괴도, 많이 좋아하시나봐요? 그렇게 차려 입으실 정도면.
골든 델핀:-...그건 스스로 생각해보세요.
???:에이, 매정하게스리.
골든 델핀:저도 저만의 사정이 있습니다. 너무 매정하게 생각하지는 말아요.
???:...
골든 델핀:...
시계초:사실- 제가 왜 여기있는지도 몰라요.
???:음-
??? , 생글생글 웃어보입니다.
시계초:-...저도 몰라요. 직접 만난적도 없고.
???:...직접 만나본 적이 없다고요?
시계초:괴도라고 추정되는 사람은 있어요.
??? , 당신의 말을 듣고, 삽시간에 표정이 굳어버립니다.
???:잠깐, 죽었다고요?
:당신은 그 가면무도회를 똑똑히 기억합니다.
시계초:-가면무도회때, 괴도가 나타난다는 소식에 잠입수사를 했는데. 그때, 같이 움직였던 사람이 괴도옷을 입고있었어요.
:당신의 말을 들은 그는 한숨을 깊게 내쉬며 손으로 입가를 덮습니다.
시계초:
???:... 기억하는 거랑 다른데... 무슨 일이 생긴거지?
시계초:-?
???:...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네요-!
??? , 어두워졌던 표정을 풀고, 확 웃으며 말합니다.
???:뭐, 복장은 별로 중요하진 않고,
시계초:-그쵸.
???:그럼 갈까요,
??? , 수갑에 매인 팔을 짤랑짤랑 흔듭니다.
시계초 , 고개를 끄덕이다 아 하는 소리와 함께 말합니다.
시계초:그쪽은, 이름이 뭐죠?
???:제 이름이요?
??? , 장난스런 미소를 짓습니다.
럭시오:럭시오라고 해요, 럭시오 크리타스.
시계초:-마음대로.
럭시오 , 수갑이 걸리지 않은 쪽 손을 내밉니다.
시계초 , 그 손을 잡습니다.
:악수를 하기 위해 맞잡은 손이 가볍게 위 아래로 흔들립니다.
시계초:-...?
시계초 , 고개를 갸웃이다가도 다시 원래의 자세로 돌아옵니다.
럭시오:그럼 이제 정말 가볼까요,
시계초 , 고개를 끄덕입니다.
:두 사람은 사이좋게 나란히, 무작정 앞으로 걸어나갑니다.
시계초 , 그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이며 말합니다.
시계초:왜요?
럭시오:아,
시계초:...? 그런가요?
럭시오:제가 여기 갑자기 떨어지기 전까지 같이 있던 친구가 있거든요,
시계초:음-...
럭시오 , 잠시 빠아안히 쳐다보다가 장난스럽게 말합니다.
럭시오:원래 귀여운 건 하나로 대충 뭉뚱그려서 '귀엽다' 라는 키워드로만 떠오르는 법이라잖아요.
시계초:...
럭시오:...음, 대답 없는 것도 딱 그대로네요, 정말.
시계초:뭐가 그래도인데요.
럭시오:아까 말한 닮았다던 사람이요.
시계초:음-...
럭시오:네, 엄청이요.
시계초:...그럼 그냥 같은 사람... 이라고 하기에는 난 그쪽을 모르니. 같다고는 못하겠네요.
럭시오:솔직히, 닮은 사람은 있어도 같은 사람은...
시계초:네, 같이 움직여줄 사람도 없고,
럭시오:... 혼자는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시계초:-몰라요. 그냥 그러고 싶었어요.
럭시오:... 엄청 정의로우신 분이네요.
:럭시오는 밝은 목소리로 말하는 것 치곤, 은근히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등 뒤에서 부우우웅--- 하는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옵니다.
시계초:-?
배달부:지각이다, 지각!!! 너무 늦으면 여왕님한테 목도 썰리고 월급도 썰리고 말아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려온 오토바이는 두 사람의 옆으로 쌩~ 하고 지나갑니다.
시계초:...(그 관문은 무슨 관문이었을까...)
:... 피자냄새도 뒤늦게 지나갑니다.
시계초:... 사교도를 너무 봐서 내가 이상한 꿈을 꾸고있나...
:문득, 어떤 목소리가 기억을 타고 떠오릅니다.
:...... 바로 옆에 선 럭시오를 돌아보았을 때, 어쩐지 닮은 것 같다는 기분이 드는 이유가 뭘까요?
시계초:...왜 그렇게 보고있는거죠.
럭시오:아니, 어쩐지 좀 웃겨서요,
시계초:하긴-...그렇네요. 근데 뭔가...
럭시오:뭐, 하여튼요.
시계초:그래야할 것 같네요. 딱히 다른 방법도 없고...
:달리 방법도 없으니, 두 사람은 사라진 배달부를 따라 걸어나갑니다.
시계초:...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앨리스가 된 기분... 옷때문에 더 그런것 같아...
:배달부를 따라갔더니, 그곳에 있는 것은 광장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당신을 바라보곤,
신입경찰:선배~! 도와주세요!!
시계초:-?
:음, 어딘가 익숙한 신입경찰입니다.
신입경찰:그게, 제가 이게 첫 배정 사건인데...
:흐음. 많아봐야 20대 중반? 상당히 젊어보입니다.
시계초 , 럭시오봤다가 신입경찰을 봤다가 침묵합니다.
시계초:...(어떻게 반응해야할까.)
럭시오 , 팔꿈치로 쿡 찌릅니다.
럭시오:선배되신 입장에서, 도와줘야하지 않겠어요?
시계초:...무슨일인데?
신입경찰:연쇄 살인 사건이에요!
시계초:(())
신입경찰:.....~...
신입경찰 , 눈을 데굴 굴리며 발장난을 칩니다. 제가 범인을 안 잡는게 아니라 못 잡는거거든요....
시계초:...피해자가 누군데?
신입경찰:아, 그건 직접 가서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시계초 , 가리킨 쪽을 바라보다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시계초:...그...미술관 때, 걔?
신입경찰:아~ 역시 기억해주시는구나!
시계초:...그때 내가 알기론 너가 괴도-
신입경찰:에이. 그럴리가요!
시계초:그런곳은 또 뭔데...
신입경찰:말 그대로에요.
시계초:...
시계초 , 럭시오를 가리킵니다.
신입경찰:오, 그걸 제가 말하면 스포일러라서요.
시계초:-?
신입경찰:아,
시계초:(럭시오봄)
:어쩐지 또 묘-한 기시감이 느껴집니다.
시계초:...
:묘한 감각에 사로잡혀 있노라면, 손목이 살짝 당겨집니다.
럭시오:현장, 보러 갈까요?
시계초 , 잠깐 아무런 행동없이 럭시오쪽을 보는 듯 하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럭시오:그나저나, 별 일이네요.
시계초:
:확실히, 어느 가을에 그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정말 혼자였던가요?
시계초 , 계속 떠올리다가 머리를 부여잡습니다.
럭시오 , 힐끔힐끔 쳐다보는가 싶더니, 머리를 부여잡는 걸 보고 말을 걸어옵니다.
럭시오:괜찮으세요?
시계초:...-네. 아마도요. 뭔가 기억할려고 했는데...
럭시오:맨날 혼자 다니셨다니까, 그때도 혼자셨지 않을까 싶긴 한데,
시계초:...그러게요. 혼자였으면...좀더 덜 위험했을것 같다고 생각은 했었던 적이 있었어요.
럭시오:'지금은' 남아있는 게 없다뇨.
럭시오 , 한 손으로 꽃받침 예쁜척 하고 쳐다봅니다.
시계초:... 그래요. 정정할게요. 여기 오기전에는 주변에 아무도 안 남아있었어요.
럭시오 , 헤헤, 하고 웃다가도 살짝 묘한 표정을 지어냅니다.
럭시오:혼자 있으면, 많이 외롭겠네요.
시계초:...솔직히, 네. 그런편이었죠. 이제는 정말 가족도, 친구도 전부 없어졌으니까요.
럭시오:...
시계초:같이 나갈 수 있다면요.
럭시오:에이, 말 섭하게 하시네.
시계초:...그런뜻은 아니였지만, 그래요. 같이 나가요.
:그렇게 찜찜한 기분을 안고, 현장에 도착합니다.
:파티를 하고 있었다더니, 아닌 게 아니라 현장은 제대로 된 무도회장이었습니다.
:참석자들은 술렁거리며 무도회장 안에 모여 있습니다.
시계초 , 일단 현장쪽으로 가봅니다.
:사건이 일어난 현장은 중앙의 큰 공간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너무너무 끔찍한 시체에요..." 라며 몸을 떨고 있습니다.
럭시오:음, 이거 인형이네요.
:그리고 럭시오 뿐인 듯합니다.
시계초:...
:지금까지 발견된 피해자들도 다 인형이었던 걸까요?
시계초:인형이네요.
시계초 , 다가가서 확인해봅니다.
:요상하게도, 팬텀 골든 델핀의 옷을 입은 천 인형입니다.
시계초:
:인형 아래쪽에 노란 델피니움 꽃 몇 송이가 짓눌려 있음을 알게 됩니다.
:왜이리 익숙한 걸까요?
시계초:...
럭시오:...꽃이랑 살인사건이라.
시계초:...그러게요.
럭시오:혹시 ㅎ-..큼, 시계초 당신도 꽃 좋아해요?
시계초:음... 좋아한다보다는... 그냥 꽃이 있는게 당연했었어요.
럭시오:아, 하긴 그렇네요.
시계초:다들 그래요.
럭시오:... 시계라고 부르는 게 더 이상해요.
럭시오 , 키득거립니다.
시계초:...그렇게 놀림도 많이 받았고요.
럭시오:앗.
시계초:진짜 꽃 아니냐는 소리도 할정도로, 무채색옷을 입으면 다 보라색으로 물들기도해요.
시계초 , 망토의 끝을 보여주며 말합니다.
시계초:다 안물든게 신기할 따름이네요.
럭시오:아~ 왠지 좋은 향기 난다 했더니!
시계초:원하지는 않는데, 그렇게 되더라고요.
럭시오:그래도 나름 좋을 것 같은걸요.
시계초:하긴-...그렇죠.
럭시오:많이 좋아하죠.
시계초:음-...
럭시오:그리고, 무엇보다-
시계초:그렇네요.
럭시오:그쵸~
시계초:무슨 일 하시는데요.
럭시오:... ...
럭시오 , 스윽 시선을 피합니다.
시계초:음,
시계초 , 딱히 추궁은 하지 않습니다.
럭시오:요즘 월세도 비싼데... 취업이 여간 힘들어야...죠...
시계초:그렇긴하죠.
럭시오:하, 하여튼, 마저 조사하러 갈까요?!
시계초 , 고개를 끄덕입니다.
시계초 , 참석자들 있는 쪽으로 갑니다.
:술렁거리는 참석자들 사이에서, 유독 시선이 가는 그룹이 있습니다.
시계초 , 일단 여성분쪽 부터
:당신이 다가서도, 여인은 겁먹은 표정으로 뭔가를 중얼거릴 뿐, 반응하지 않습니다.
시계초:
시계초 , 말을 겁니다.
시계초:괜찮으신가요?
:여인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덜덜 떨고 있습니다.
시계초:
:앗.
시계초:....
럭시오:음-
럭시오 , 잠시 여인이 사라진 쪽을 봤다가, 당신을 다시 봅니다.
럭시오:이번엔 제가 안심시켜볼게요.
시계초:이번에는 좀 맡길게요...
시계초 , 그리 말하며 따라가자는 듯한 손짓을 하며 여성이 간 쪽으로 향합니다.
:여성이 도망친 쪽으로 가면, 벽에 기대고 서서 심호흡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럭시오:아름다운 아가씨, 잠시만 실례할게요.
:라고 말하며, 무해한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시계초:(Wow...)
:여인은 그 말을 듣고 겁먹은 눈으로 주변을 살피다가 조금씩 진정하기 시작합니다.
붉은 드레스의 여성:그게, 저기... 끔찍한 장면을 목격해버려서...
럭시오:끔찍한 장면이요?
붉은 드레스의 여성:개, 그 무섭고 사나운 개가 들어왔었어요!
시계초:개요?
붉은 드레스의 여성:파랗고... 날카로운 개들이었어요.
시계초:(럭시오봄)
:럭시오는 어쩐지 진지한 표정으로, 손으로 입을 살짝 가린 채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시계초:여기가 시간과 관련이 없다고했는데... 개가 시간과 관련이 있으면 나타나는 개인가요?
붉은 드레스의 여성:...그렇게 듣긴 했어요,
시계초:음...알겠습니다.
시계초 , 셜록홈즈를 보러갑니다.
:셜록홈즈의 옷을 입은 남성은 당신이 가까이 다가오자, 마치 거드름을 피우는 것처럼 가슴을 쭉 펴고 당당한 자세로 섭니다.
셜록홈즈 복장의 남성:당신, 제법 총명해보이시는군요.
시계초:그런가요.
셜록홈즈 복장의 남성:저는 타인의 모습만 봐도 그정도는 금방 알아차릴 수 있거든요.
시계초:그럼 그게 뭔지 알려주실 수 있겠네요.
셜록홈즈 복장의 남성 , 훗, 하는 소리를 내며 웃습니다.
셜록홈즈 복장의 남성:물론이죠.
시계초:음...
럭시오:...
럭시오 , 당신의 귀에 대고 속삭입니다.
럭시오:좀 바보 같죠?
시계초:네.
럭시오 , 싱글생글 웃어보입니다.
럭시오:네에, 좋은 추리시네요~
셜록홈즈 복장의 남성:그런 개가 있을리가 없잖습니까.
시계초:실제로 목격자가 있다면요?
셜록홈즈 복장의 남성:장치를 보고 놀란거겠죠, 아니면 쇼의 일원이던가요.
시계초:음...
럭시오 , 가만히 듣다가 팔꿈치로 툭툭 치고, 입모양으로 말합니다.
럭시오:'그냥 가죠, 말이 안 통할 것 같아요.'
시계초 , 고개를 끄덕인뒤 셜록홈즈옷을 입은 남자를 향해 말합니다.
시계초:네, 알겠습니다. 이만 가볼게요.
:셜록홈즈 복장의 남성은 끝까지 자신의 추리가 맞을거라며 거드름을 피웁니다.
시계초 , 사슴 사면을 쓴 사람쪽으로 갑니다.
:당신이 가까이 다가오자, 사슴뿔이 달린 가면을 쓴 사람은, 가면 너머로 당신을 빤히 응시합니다.
사슴가면을 쓴 사람:■■■■■.
시계초:... ...
시계초:...
:그는 고개를 느릿하게 옆으로 기울이며 말합니다.
시계초:... ...
시계초 , 그말을 듣고 럭시오를 바라봅니다.
:누가봐도 긴장한 표정으로 당신과 눈이 마주칩니다.
럭시오:그..
시계초 ,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뒤 그것과 거리를 둡니다.
럭시오 , 슬금슬금 쫓아갑니다.
럭시오:어으, 소름끼쳐라.
시계초:...
시계초 , 말이 신경쓰였는지 고민에 빠진듯한 모습입니다.
럭시오:저런 사람이 왜 이런 파티에 있는지 몰라요, 참.
럭시오 , 옆에서 쫑알거립니다.
시계초:... 여기있는 사람은 다 가짜라고 했으니까...
럭시오:설마 아까 그 바보 탐정씨 말이 맞다는 말은 아니죠?
시계초:그게 아니라...
럭시오 , 고개를 살짝 기울입니다.
럭시오:누구요?
시계초:... 그때 저한테 귀걸이를 준 사람을 죽인 사교도요.
럭시오:어머.
시계초:뭔가...여기에 있을것 같은데... 아닌것 같기도 해서요.
럭시오:여기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죠.
시계초:아직 확실하지는 않으니까 집어넣어둘려고요.
시계초 , 그렇게 말하며 뒷말을 아낀채로 말을 돌립니다.
시계초:다른 곳 조사해볼까요?
럭시오:-?
시계초:-...그냥 개인적인 원한.
시계초 , 그리 말하며 오케스트라쪽으로 갑니다.
럭시오:복수라도 하려고요-? 그런거 막 하면 안 좋은데?
럭시오 , 그렇게 말하며 총총 따라갑니다.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와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시계초 , 만찬 테이블로 갑니다.
:새하얀 테이블 보 위, 무수한 접시가 올려져 있고, 당연히 모든 접시엔 무언가가 가득 올려져 있습니다.
시계초:
:당신은 문득, 이미 가면을 쓰고 있음에도 가면을 쓰는 듯한 감각을 느낍니다.
시계초:...-
시계초 , 럭시오를 바라봤다가 다시 음식을 바라봅니다.
시계초:...
럭시오:-?
럭시오 , 가볍게 웃습니다.
시계초:...배고파서가 아니라..
럭시오:저는 아무것도 못 들었는걸요.
시계초:...그쪽이랑 닮은 목소리였는데.
럭시오:... 저 아무말도 안했는데요?
럭시오 , 어머어머 하는 소리를 내며 주먹을 쥐고 콩, 팔을 칩니다.
시계초:...그럼 이말 하신 적 있으세요?
럭시오:음-
럭시오 , 잠깐 눈을 굴리다가 대답합니다.
럭시오:아뇨?
시계초:음...그런가요.
럭시오:좋아요.
시계초 , 계단쪽으로 갑니다.
:붉은 양탄자가 깔린 계단입니다.
럭시오:여긴 이번에도 못가네요.
시계초:전에 와본적 있나요?
럭시오:아, 음.
시계초 , 계단을 한번 바라보다가 다시 럭시오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시계초:그때도 이렇게 되어있었나요?
럭시오 , 잠시 눈치를 봅니다.
럭시오:그-럴걸요?
시계초:으음-...
시계초 , 가면과 마스크때문에 무슨 표정인지 알 수 없습니다.
시계초 , 딱히 더 별말하지 않고 액자쪽으로 몸을 돌립니다.
:칼날처럼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 이글거리는 눈, 박동하는 푸른 피부를 가진 이계의 공포.
시계초:
:액자 옆에 팻말이 붙어있습니다.
:120도를 초과한 둔각에선 나타날 수 없다.
시계초:
:당신은 문득, 하나의 기억을 떠올립니다.
시계초:... ...
럭시오:생각해보면, 이 세계엔 팬텀 골든 델핀이 엄청 많네요~
럭시오 , 흘끔, 당신을 바라봅니다.
럭시오:그런데 '진짜' 팬텀 골든 델핀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요.
:...
:게다가,
시계초:... ...
:... 결론은 자명합니다.
:아니면, 상황을 바꾸었거나.
:당신은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시계초 , 무언가 깨달은듯 럭시오를 바라봅니다.
시계초:...
럭시오:-?
시계초:그쪽이... 괴도지?
럭시오:헤에.
시계초:그냥, 갑자기.
럭시오 , 싱긋, 미소짓습니다.
럭시오:맞아요, 정답이에요.
시계초:기시감은 자꾸...느끼는데... 그게 뭔지는 잘...
럭시오:그렇게 말하셔도 저, 아는대로 다 말해주고 그러진 않을거거든요?
시계초:(고개 갸웃)
럭시오:아까 그 경찰이라던가,
럭시오 , 당신의 복장을 쭉 훑어봅니다.
럭시오:당신 옷도 그렇고.
시계초:...다른건 몰라도 이건 진짜 모르겠거든요.
시계초 , 그리 말하며 모자를 벗습니다.
럭시오:익숙해지면 편해요.
시계초:...
럭시오:에헤이, 그 모자가 괴도의 트레이드 마크라구요.
럭시오 , 쇽, 손에서 모자를 뺏어서 도로 씌워줍니다.
시계초:...
럭시오:그래요?
럭시오:그러니까~
시계초:...
럭시오:이제서야 말하는 건데, 이 사건은 그저 연막에 불과한 것 같거든요.
:그 순간, 벌컥 문이 열리며 낯선 목소리가 끼어듭니다.
:문을 열고 들어선 것은, 단정한 복장에 안경을 쓴 남성입니다.
:......
시계초:...그게 누군데요.
J:아아- 오랜만입니다,
시계초:...그러니까- 누구냐고요.
J:이런, 모르는 척 하시다니. 섭한걸요.
시계초:... ...
J:자, 모두 주목하세요!
J , 손가락 끝으로 안경을 치켜 올리며 씨익 미소짓습니다.
시계초 , 럭시오를 바라봅니다. 그쪽은 알고있나요.
럭시오 , 그저 웃습니다. 음, 아뇨, 글쎄요? 저런 인간 모르겠는데요?
시계초:... ...
J:지금까지 22번째의 희생자를 낸, 이 전대미문의 끔찍한 연쇄 살인사건은 몇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붉은 드레스의 여성:살인마는 바로 그 사냥개에요!
시계초:(사냥개?)
붉은 드레스의 여성:제가 똑똑히 봤어요, 사냥개가 그림에서 튀어나와서 사람을 물어뜯었어요.
:여인이 가리키는 액자를 향해 시선이 쏠립니다.
시계초:...?
J:이런, 레이디께서 착각하신 모양이군요.
시계초 , 그냥 이 모든 상황이 어이없고 영문을 알 수 없어 저 탐정이라는 사람이 하는 말은 반쯤 흘려듣고있습니다.
시계초:
:당신은 문득 옆에 선 럭시오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그곳을 돌아봅니다.
시계초:...-?
:태연하게 말하는 명탐정 J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J:하지만, 어떻게든 피해자들을 직접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건 사냥개가 맞습니다.
J , 거기까지 말하고 잠시 침묵을 지키며, 싱긋 웃습니다.
J , 곧, 시선을 돌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J:사냥개를 끌고 와, 피해자를 습격하도록 종용한 사람이 바로 진범이지요.
시계초:?
J:유일한! 한 명이지요.
J , 당신을 향해 팍! 손가락을 가리킵니다.
J:범인은 바로 당신입니다!
시계초 , 그말을 듣고 자기 자신을 가리키며 고개를 갸웃입니다.
J:당신 외의 다른 괴도들을 전부 제거하고, 형사를 독차지하기 위해서 이런 범행을 꾸민거군요!
:...음?
시계초:...?
:네???
시계초:... 제가 형사인...
:저런 오해는 어떻게 해야 할 수 있는거죠?!
럭시오:세상에나,
시계초:... ...
:...이 사람은 왜 한 술을 더 뜨고 있는거죠?!
시계초:......그쪽은 내편을 좀 들어줘야죠.
붉은 드레스의 여성:사냥개의 주인이라니... 정말 뛰어난 발상이세요.
셜록홈즈 복장의 남성:흐, 흠. 꽤 하는 군. 과연, 탐정이라고 불릴 정도의 인물은 됐어.
사슴가면을 쓴 사람:■■■, ■■■.
사슴가면을 쓴 사람 , 양쪽 발굽으로 박수를 친다.
시계초 , 가면을 쓰고있지만 왜인지 표정을 알 수 있을 것만 같은 아우라를 풍깁니다.
:분위기는 삽시간에 명탐정 J를 추앙하며, 당신을 적대하기 시작합니다.
시계초:......
:어이없어하는 당신에게, 명탐정 J가 다가옵니다.
J:... 당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 명탐정의 목소리 너머로, 사람들의 '체 포 해' '체 포 해' 연호가 들립니다.
시계초:......
J:본인 입으로 말씀하셨네요.
시계초 , 목소리에서 억울함이 느껴집니다.
J:'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계초:...- 그렇게 말해도 난 뭐가 뭔지...
J:... 저는 탐정이라 체포 권한이 없습니다.
시계초:...
J , 누그러진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보다가, 숨을 크게 들이신 뒤 외칩니다.
J:범인을 연행하겠습니다, 모두 협조해 주십시오!
시계초:......
:그리 말하며, 부드러운 손길로 두 사람을 인도합니다.
럭시오:공범...
시계초:그냥 얌전히 따라와요...
:그 말들을 뒤로 하고,
시계초: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시계초:......
:소리는 점차 가까워집니다.
:팽팽하게, 수갑의 줄이 힘껏 당겨집니다.
시계초:
:와작!
:파티장의 문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에 의해 한바탕 아수라장이 벌어집니다.
럭시오:사냥개가 엄청 빨리 쫓아오고 있어요-!
:하지만, 어디로 도망칠 수 있죠?
시계초:
:당신은 언젠가, 이런 상황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시계초 , 그것을 기억해낸뒤 럭시오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시계초:이쪽으로!!
시계초 , 그리 말하며 그림이 있는 방향으로 틉니다.
:럭시오는 잠시 멈칫 했다가도, 익숙한 듯 따라붙습니다.
:노란색과 보라색의 꽃잎이 당신의 시야를 가립니다.
럭시오:여기 꽃이 핀 건 처음 보네요.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 나란히 누운 럭시오의 얼굴이 보입니다.
럭시오:처음이라고 해도, 여기 온 건 이번이 두번째지만요.
:......
시계초:...
럭시오:그건- 잘 모르겠네요.
럭시오 , 대답하며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뜹니다.
럭시오:... 진짜 편안하네요, 평생이라도 누워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시계초:...
시계초 , 몸을 일으킵니다.
럭시오 , 덩달아서 몸을 일으킵니다.
럭시오:벌써 출발하게요?
시계초:...뭔가, 계속 누워있고싶지는 않아요.
럭시오:음... 하긴, 사냥개가 언제 쫓아올지 모르긴 하니까요.
시계초 , 고개를 끄덕입니다.
:두 사람은 꽃밭을 지나, 계단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시계초:
:계단의 옆, 탑의 벽에 크고 작은 액자들이 걸려 있습니다.
시계초:
:무수한 초상화의 공통점을 깨닫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초상화의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관은 깊은 땅속에 묻히고, 그 위로 흙이 덮였습니다.
■■:어떤 것으로도 죽은 자를 부활시킬 수는 없는 법입니다.
:초상화가 이어집니다.
■■:하지만, 다른 시간선은 어떨까요?
:또 다른 초상화가 이어집니다.
■■:함께 하겠다는 결정은 바로 당신이 했거든요.
:수많은 초상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미련을 남기고,
:흡사 영화처럼, 초상화들은 빠른 속도로 되감겨갑니다.
■■:이번에 포기한 것은 당신도 아니고, 괴도도 아닙니다.
시계초: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KP:크툴루의 부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어쩌면 처음엔 눈치채지 못할 만큼 가벼운 시작일겁니다.
KP:시간을 뛰어넘은 당신과, 처음으로 기이한 일에 맞닥뜨린 팬텀 골든 델핀이 있습니다.
KP:그 박물관에 있었던 도 하나의 보석.
시계초:
KP:당신이 지금껏 해온 이성 판정을 기억하시나요?
시계초:
:당신은, 이제서야 진실을 마주합니다.
:하지만,
:이제 그도, 그리고 당신도,
:아주 많은 이야기와 세계를 거쳐 왔을지도 모릅니다.
럭시오:...... 형사님,
:럭시오는 수갑을 건드리는 대신, 그저 웃습니다.
럭시오:얼른 끌어올려 줄래요?
시계초 , 그말을 듣고 아무말 없이 끌어올려줍니다.
:럭시오를 끌어올리고 나면, 붕괴는 멎고, 두 사람은 안전해집니다.
럭시오 , 어쩐지 어색한 표정으로 빤히 쳐다보다가, 손을 뻗어 당신의 가면을 벗깁니다.
럭시오:...역시 맨 얼굴이 훨씬 좋다니까요.
시계초 , 인상을 쓰고있지만 울것같은 표정을 지은채로 럭시오를 바라봅니다.
시계초:... ...
럭시오:왜 그런 표정을 짓고 그래요,
럭시오 , 수갑이 채워지지 않은 손을 들어, 가볍게 뺨을 따라 쓰다듬습니다.
시계초 , 그말을 듣고 어이없다가도 웃는 표정을 지으며 말합니다.
시계초:진짜... 여전하네...
럭시오:당연하죠! 제가 누군데요,
시계초:...-나도, 그렇게 생각해.
시계초 , 자신의 뺨을 쓰다듬는 손위에 자신의 손을 포갭니다.
럭시오:괜찮아요, 이젠 제가 있잖아요.
시계초 , 그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럭시오:.. 마저 올라갈까요?
시계초:...-
시계초 , 잠시 바라보다가 끌어안습니다.
시계초:조금만...
럭시오 , 피식 웃습니다.
럭시오:그래요, 잠깐만 더 이러고 있는거로 해요.
시계초:...응.
:두 사람은 한참이나 그렇게, 서로의 온기를 품에 안은 채 시간을 보냈습니다.
:풀어낼 것도, 넘어야 할 것도 많습니다.
:두 사람이 서 있는 곳은 높은 탑입니다.
시계초:
:개가 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은 이제껏 까맣게 잊고 있던 '그것'을 기억해냅니다.
:만일 이것으로 관문의 출구를 열 수 있다면,
시계초:
:사냥개는 120도 이상의 '둔각'의 시간은 걷지 못한다고 하죠.
시계초 , 시간을 5시로 맞춥니다.
:찰칵, 찰칵,
:... ...
럭시오 , 주변을 슬 둘러봅니다.
럭시오:온통 검은색 밖에 없네요,
시계초:...그러게나 말이다...
럭시오:이런 김에, 저희 일단 무작정 걷고 생각할까요?
시계초:딱히 어떻게 해야할 방도가 없으니까...그래야할것 같다.
:두 사람은 뚜벅뚜벅, 어둠 속을 걸어나갑니다.
시계초:
:그러던 중,
시계초:...-
럭시오 , 손가락으로 실을 딩- 하고 튕겨봅니다.
럭시오:뜬금없이 실이라니.
시계초:길잡이면 뭐라도 나왔으면 좋겠네.
럭시오:동감이에요.
시계초:...-아. 그때 너 떠나고 나서?
럭시오:네, 그때요.
시계초:지금은 다르니까 괜찮잖아.
럭시오:다른 건 모르겠지만-
럭시오 , 방긋 웃으면서 은근슬쩍 기대옵니다.
시계초 , 수갑이 채워지지 않은 다른 손으로 머리를 뚝 누르며 쓰다듬습니다.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실을 따라 걷다보면,
시계초 , 천을 걷어냅니다.
:천을 걷고, 밖으로 나가자,
:천 겉면에는 작은 팻말이 붙어있네요.
시계초:...익숙한데?
:커다랗고 휘황찬란한 귀걸이를 한 여인이, 베일을 쓴 채 눈을 내리깔고 있습니다.
시계초:...우리가 지금 여기서 나온거지?
럭시오:아마도요?
럭시오 , 그림을 손끝으로 살짝 쓸어봅니다.
럭시오:이것도 저희가 모르는 미지 중에 하나겠죠?
시계초:그렇겠지?
:그나저나, 아리아드네의 그림이 판매되었으나 아직 이동되지 않았다면,
:마력이 담긴 고대종의 수정을 처분해야 합니다.
럭시오:이게 그 운명이라는 거겠죠.
시계초:그렇지.
럭시오:뭐, 하여튼,
시계초:할 일 하러 가야지. 별 다른 선택지가 있었나?
럭시오:선택지는 많겠지만, 최선은 이쪽이겠죠.
시계초:내가 못할리가.
럭시오:헤엥. 그렇긴 하네요.
시계초:너무 믿지마.
:두 사람은 아주아주 익숙하게 박물관을 걸어나갑니다.
:지금 진행중인 테마는 '변화하는 아름다움' 입니다.
:그것들을 가만히 바라보던 럭시오가 문득 입을 엽니다.
럭시오:그러고보니까, 형사님하고 제대로 퍼레이드를 본 적이 없네요.
시계초:- 듣고보니 그렇네.
럭시오:... ...
시계초:...그렇네. 한번쯤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싶긴 하네.
럭시오 , 대뜸 손을 들더니, 새끼 손가락을 폅니다.
럭시오:나중에 퍼레이드 한번 꼭, 끝까지 보기로 약속해요.
시계초 , 그걸 바라보다가 새끼손가락에 자신의 손가락을 걸으며 말합니다.
시계초:그래. 안 잊어버릴게.
럭시오:자~ 그럼 얼른 들어갈까요?
시계초:좋아.
:두 사람은 마침내 목표지인 테마 전시관에 들어섭니다.
럭시오:아,
:럭시오는 대뜸 당신에게 손을 뻗어, 몸을 더듬기 시작합니다.
시계초:뭔데-
:팟! 하고 럭시오가 당신의 품 속에서 꺼낸건, 적외선 탐지 선글라스 두 개 입니다.
럭시오:짜잔~
시계초:그게 왜 내 품에서-
럭시오:정말이지, 괴도 옷 다 차려 입고 그러시면 곤란해요.
럭시오 , 그리 말하며 선글라스 하나를 건내줍니다.
시계초:불편한것 밖에 없어보이는 옷 입혀져있는데 그런거 생각할 틈이 있겠어?
시계초 , 그렇게 말하며 선글라스를 받습니다.
럭시오:멋지니까 상관없어요.
:선글라스를 쓰고, 한층 어두컴컴해진 시야로 고개를 들면, 역시나 죽음의 붉은 줄이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시계초:-아. 이건 다시 하기 싫었는데.
:이리저리, 두 사람은 서로에게 거의 밀착한 채 붉은 줄 사이를 하나하나 지나갑니다.
시계초:(모자는 진짜 버리고 올걸)
:순간 몸이 중심을 잃고, 그대로 넘어질 뻔 했지만, 간신히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섰습니다.
럭시오:다른때면 몰라도 지금은 넘어지시면 안되는거 알죠??
시계초:누가 몰라서 그래?
럭시오:그게 어려워요?
시계초:너는 5년동안 한몸처럼 살았고-
럭시오:좀 친근하게 말이라도 걸어봐요,
시계초:닥ㅌ 스ㅌㄹ인지도 아니고
럭시오:네네-
시계초:
:반짝,
럭시오:잠깐 눈 좀 감아보실래요? 지금부터는 업계 비밀이거든요.
시계초:이미 보여줄거 다 보여줘놓고선.
럭시오:아, 손목은 최대한 제쪽으로 붙어주시면 고마울 것 같아요.
시계초:(안 감고 손목 최대한 럭시오쪽으로 붙어붐)
럭시오 , 빤히 바라봅니다. 눈 안 감아요?
시계초 , 안 감을거라는 굳은 의지를 보입니다.
럭시오:헤엥. 정말이지 말 안 듣는 형사님이라니까.
시계초:이정도는 괜찮잖아?
럭시오:정말 잠깐이면 되니까 눈 감고 있어주세요.
시계초 , 허참하는 표정이지만 저렇게 부탁하니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눈을 감습니다.
:당신이 눈을 감으면 끼릭거리는 소리와 탈깍 거리는 소리, 뭔가 부딪히고 잘리고 이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다가...
럭시오:이제 눈 뜨셔도 돼요!
:깜빡, 눈을 뜨면, 의기양양한 표정의 럭시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럭시오:어때요? 진짜 잠깐이었죠?
시계초:그렇네.
럭시오:에헤이. 비밀이에요, 비밀.
시계초:ㅡ"ㅡ
럭시오:왜요?
시계초:첫번째. 우리 관계 숨기느라 죽을것 같은데, 넌 괴도일 한다고 숨길 생각없어보인다.
럭시오:음-
럭시오 , 싱글생글 웃습니다.
시계초 , 모자 집어던집니다.
럭시오 , 욥, 하는 소리를 내며 모자를 잡습니다.
럭시오:에헤이. 모자 없으면 멋이 안 산다니까요.
럭시오 , 모자를 다시 머리 위에 씌워주고, 가볍게 입을 맞추고 떨어집니다.
럭시오:선물은 자주 해줄테니까요,
시계초 , 입을 맞추고 떨어지는 것을 보고 끄응...거리다가 한숨을 한번 쉽니다.
시계초:...-그래. 내가 봐준다.
럭시오:와아~ 형사님 최고~
시계초:그러면 이걸 어떻게 처분 해야할까...
럭시오:그러니까 말이에요. ... 일단 가지고 돌아가서 생각할까요?
시계초:... 그럴까.
럭시오:뭐, 언젠가는 어떻게할지 떠오르겠죠.
:정말 어쩌면 좋을까, 두 사람의 고민은 돌아가는 길의 발자국 하나하나에 묻어납니다.
시계초:... ...
:그것은 입을 몇 번 벙긋거리더니, 당신에게 손을 내미는 것 아니겠어요?
시계초:(줘도 되는건가?)
시계초 , 잠시 망설이다가 다이아몬드를 건넵니다.
:다이아몬드를 건네받은 아리아드네는 천천히 실타래의 실을 풀어냅니다.
:아주 획기적인데요!
시계초:Wow...
:아리아드네는 옆으로 살짝 비키며, 두 사람이 들어올 공간을 남겨줍니다.
럭시오:... 정말, 이건 정말로 신기한 일인걸요.
시계초:...정말 세삼스러운 상대에게 도움을 받네.
럭시오:어쨌건 해결! 이긴 하지만요.
시계초:너가 훔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뭐 인연이 있는거라고는 그냥 스쳐지나간것 밖에 없는데.
럭시오 , 고개를 한번 끄덕입니다.
럭시오:그럼 슬슬 돌아가요,
시계초:그래야겠네.
:액자 안으로 들어서기 위해 팔을 뻗던 그때, 회화관 입구에서부터 작은 소란이 들려옵니다.
시계초:-!
:저때의 럭시오는 당신을 선배라 부르며 동경하고 있었죠.
럭시오:얼른 들어가요,
시계초:아니 속이고 싶어서 속인줄 알아?
시계초 , 그렇게 말하며 들어갑니다.
:심지어 범죄는 럭시오가 하는 짓이 범죄라구요.
:총성과, 개 짖는 소리입니다.
시계초:
:"제, 젠장... 어디로도 도망칠 곳이 없어!"
:팟,
시계초:
=
:당신은 숨을 죽이고, 시계탑 안에서 그 광경을 지켜봅니다.
시계초:-...
:그리고, 어느 순간,
시계초:-!!
:사냥개가 달려들어 시계판을 부숴버립니다.
시계초:
:쾅, 하고 이어서 사냥개가 시계탑의 곳곳을 부술듯이 달려들고, 뛰어다닙니다.
럭시오:형사님,
시계초:...노력할게.
럭시오 , 피식 웃습니다.
럭시오:이젠 못하겠다곤 안하시네요.
시계초:이 상황에서 못쏜다고 얘기하면 안될거 같지 않아?
럭시오:그렇긴해요-
:탁, 탁. 걸음이 미친곳의 끝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사교도 :네 녀석들, 그 보석을 어디에 숨긴거냐!
시계초:그 멍청한 뇌로 잘 찾아봐. 아마 평생 못찾겠지만.
:와득, 우득, 끔찍한 소리가 곳곳에서 들립니다.
사교도 :아니, 아니지. 굳이 그것일 필요도 없어,
사교도 , 총을 확 치켜 들며 광기에 찬 눈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사교도 :네 녀석의 귀걸이라도 받아가겠어!!
:탕,
:항상 따라오던 무게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시계초:...-아.
:총에 맞은 건 사슬일 뿐이니까요.
:날뛰는 사냥개들이 일으킨 돌진의 여파에 순간, 시계탑이 흔들립니다.
럭시오:자, 잠깐만, 우아아아악ㅡ!
:귀에 익은 비명을 지르며 럭시오가 탑의 가장자리에서 기우뚱거립니다.
:떨어진걸까요? 아님, 흩어져서 사라진걸까요?
사교도 :노린건 네놈인데, 떨어진 건 다른 쪽이군.
:사교도는 탑 아래를 흘끗 바라보다가, 당신을 노려봅니다.
시계초:(아하.)
사교도 :팬텀 골든 델핀.
사교도 , 큭큭거리며 음침하게 웃습니다.
사교도 :유언 정도는 들어줄까?
:...
시계초:무엇이 나를 발버둥 치게 하냐고?
시계초:한자리에서 기사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것 말이야.
:평화로운 일상 이면에 도사린 그늘을 매양 의식하고 마는 것,
:하지만,
럭시오:팬텀 골든 델핀ㅡ!
:가까이에서 들리는, 단단한 성량의 목소리.
럭시오:얼른 저 녀석을 쏴버려요ㅡ!!
:지금은 당신이 괴도입니다.
시계초 , 뻔뻔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권총을 사교도를 향해 들어올립니다.
시계초:마지막 할말은... 들어줄 가치고 없겠네. 잘가, 길고긴 악연을 좀 끊어보자고.
시계초 , 그대로 사교도를 향해 쏩니다.
:탕!
사교도 :...-지금 장난하자는거야?!
:사교도의 그 고성이 경악의 비명으로 바뀌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으드득,
시계초 , 주위를 둘러보며 럭시오를 찾습니다.
:탑의 가장자리에서, 낑낑거리는 소리와 함께 손이 하나 올라와, 벽돌을 붙잡습니다.
럭시오:저, 저 좀 살려주세요-......
:가녀린 목소리로 애원하는 그는, 역시나 럭시오입니다.
시계초 , 그것을 보고 손을 잡아 올립니다.
시계초:너 게속 매달려있었어?
:주우욱, 힘이 쭉 빠진 그를 끌어올리면,
시계초 , 그말을 듣고 등을 토닥여줍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서야, 울음이 그쳐갑니다.
럭시오:...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하고, 잠긴 목소리로 그가 중얼거립니다.
시계초:- 그렇게 무서웠어?
럭시오 , 당신의 품 속으로 더 파고들며, 작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시계초:예전에는 죽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말하더니- 너가 나없으면 못사는거 아니야?
럭시오:그건-...
시계초 , 웃음 소리를 내며 품에 파고드는 럭시오를 꾹 끌어안습니다.
럭시오:... 지금은 죽고싶지 않아요.
시계초:나랑 헤어지기 싫은 건 아니고?
럭시오:...그건 당연한거잖아요.
시계초:나는- 평생 같이 살려고했는데 말이야.
럭시오:... ...
시계초:그래도. 한번쯤은 꿈꿔봐도 되잖아.
럭시오:...꿈이라...
시계초:그래, 떨어지지마. 떨어지더라도 상관없어.
럭시오:... 가끔은 기다리기만 하지 말고 찾아와줘요,
시계초:음- 그래. 주인이 찾아와달라고 하는데, 사냥개한테 다른 선택지가 있겠어.
럭시오:...그걸 몰라서 물어요?
시계초:...-아하.
럭시오:...
럭시오 ,피식 웃습니다.
시계초:어쨌든 무사해서 다행이네.
럭시오:형사님이 제 마음도 모자라서 이름까지 훔쳐가버리셨지만요.
시계초:니 이름 딱히 훔쳐갈 생각없으니까 다시 가져가.
럭시오:안 그래도 되찾아올 생각이었어요.
시계초:그리고 굳이 이름 말고 본인을 훔치면 되는데 뭐가 문제야?
럭시오:... 정말이지,
럭시오 , 몇 번 꾸물거리더니 당신의 품 속에서 쏙 빠져나와서, 몸을 일으키고선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럭시오:자, 그 말대로, 이 괴도가 또 많은 것을 훔치러 왔어요.
시계초 , 그말에 웃으며 당신이 내민 손을 잡고 일어납니다.
시계초:그럼 이번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나의 괴도님.
시계초 , 그리 말하며 자신의 모자를 럭시오의 머리에 푹 눌러서 씌어줍니다.
:이제 시계판도, 종도 없는데, 청명하고 맑은 종소리가 퍼져나갑니다.
:방법을 모르는 당신의 손을 괴도가 살며시 잡아 끕니다.
:당신은 아주 오랜만에 경찰복을 입고 있네요.
시계초:...와. 경찰복이 괴도복보다 편하네.
럭시오:짜잔,
시계초:좋아, 그럼. 가볼까? 우리가 있어야하는 시간으로.
:손을 꼭 맞잡은 두 사람은, 시계탑의 바깥으로 발을 디딥니다.
:당신은 문득, 뺨에 와닿는 차가운 감촉을 느낍니다.
럭시오:어쩐지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는 느낌이지 않아요?
시계초:음- 잘 모르겠는데. 난 봄에 그런걸 느껴서.
럭시오:뭐, 어떤 계절이건요.
:두 사람은 위로, 더 위로 올라갑니다.
시계초:
:받침대가 미묘하게 불안정한데요!
시계초:왁!!
:럭시오는 그제야 뭔가 중요한 걸 깨달았다는 얼굴로 말합니다.
럭시오:그러고보니까 하늘을 걷는 마술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어요.
시계초:그건 미리 말해!!!
럭시오:미안해요- 새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두 사람은 빠른 속도로 아래를 향해 떨어져갑니다.
럭시오:그래도, 괜찮아요!
:출렁거리는 푸른 물이 점차 다가옵니다.
럭시오:자, 눈을 감아요, 형사님.
시계초 , 그말을 듣고 눈을 감습니다.
:두 사람은 그대로, 거칠게 출구에 때려 박힙니다.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은 캔디랜드의 한복판입니다.
:사교도들이 미래를 바꾸기 전과 거의 흡사한 세계입니다.
:거기까지 떠올리면, 장난스레 당신을 툭 치는 럭시오가 있습니다.
럭시오:어때요. 아무 문제 없었죠?
시계초:...-
시계초 , 무언가 말을 할려고 했으나 그만둡니다.
시계초:그래, 아무일 없이 돌아왔네.
:단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말이죠...
시계초:(내꺼야.)
:(어머나.)
시계초 , 그렇게 생각하며 가만히 럭시오를 껴안습니다.
:곰곰 생각해보면, 이 시간선의 당신이 힘을 내서 혐의를 풀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럭시오:이야, 여기저기에 괴도가 많네요~
시계초:잊을리가. 그 모두가 사랑하는 괴도는 내가 가져갔는데.
럭시오:아이 참,
시계초:스스로의 행동을 되돌아봐. 누가 못하는 말이 없나.
럭시오:아하하, 잘 모르겠는걸요~
럭시오 , 배시시 웃으며 말합니다.
시계초:경찰한테 마음에도 없는 소리하면서 꼬신게 누군데.
시계초 , 그말을 하며 괜히 짜증났는지 팔로 목을 조르는 시늉을 합니다.
럭시오:그치만 정말 꼬셔질거라곤 생각 못했다구요.
럭시오 , 어차피 그런 시늉만 할 걸 아니까,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시계초:내 첫키스 뺏어간 괴도가 말은 많아요-
럭시오:헤헤.
시계초:(아직도 억울한듯)
럭시오:그래도 절대 못 잊을거잖아요,
시계초:니가 한짓의 복수지 뭐-
럭시오:헤엥.
시계초:난 평생 써먹을거야.
럭시오:헐. 뒤끝쩔어요.
시계초:너가 내 첫번째 다 뺏어갔잖아.
럭시오:형사님도 제 첫번째 많이 뺏어가셨는걸요?
시계초:너야 말로 말은 많아요-
럭시오:저한테서 말 빼면 뭐가 남겠어요?
:조금은 투닥거리면서도, 사이좋게 선 두 사람의 머리 위에서 불꽃놀이가 터집니다.
럭시오:시계초,
시계초:당연한 소리를 하네.
럭시오:아이 참, 형사님도 당연한 소리 하시네.
:그게 전부입니다.
럭시오:그나저나, 장 봐둔 거 없을텐데, 내일 아침은 어쩌죠?
:같은 말이나 하고 있네요.
시계초:-...
:가방을 들고 전력으로 도망치는 소매치기 한 명을, 두 사람은 쉽게 발견합니다.
럭시오:헤에에. 천재 대괴도 앞에서 감히 주름을 잡다니.
시계초:당연하지.
:당신은 변함없이 훌륭하고 믿음직한 경찰입니다.
:도둑의 목덜미를 덥석 낚아채기 3초 전!
ED. 꼼짝마! 경찰이다!
시계초, 럭시오, 생환.
드디어 사건해결입니다!
다음엔, 또 어떤 사건이 있을까요?
귀걸이의 시간 이동 능력은 여전하지만, 더는 쓰지 않고 봉인하는 게 좋겠습니다.
사냥개가 직전의 사냥감을 다 소화하고 말았거든요.
자, 그럼, 그동안 수고한 당신에게 주는 작은 선물입니다.
캠페인 엔딩! | SAN +1d5+5
수고하셨습니다!
총천연색의 세계는 당신이 눈을 깜박거릴 때를 틈타 빠르게 모습을 바꿔냅니다.
일상적인 도시였다가, 어딘가 그리운 바닷가였다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정글이 되었다가, 하늘을 찌를 듯이 뾰족한 고성이 되었다가, 결국엔 낯선 마을로 변합니다.
그 모든 변화는 지극히 비정상적이고도 자연스럽게 당신에게 스며듭니다.
처음 이곳에 있었을 때부터 당신과 함께 있던 사람입니다.
그는 어디서나 볼 법한 평범한 옷을 입은 평범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와 당신의 손목을 은제 수갑이 단단하게 잇고 있다는 사실만 유일하게 평범하지 않습니다.
눈이 마주쳤을 때,
기준치: | 65/32/13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러나 이성 저 너머의 감각이 속삭이는 듯 합니다.
낯설지 않은 얼굴, 낯설지 않은 목소리.
지독한 기시감이 듭니다.
예전에 만난 적이 있던 걸까요?
스쳐지나감 이상의 관계가 있었던 걸까요?
유독, 그에게서 시선을 떼기가 힘듭니다.
아니, 시선을 떼고 싶지 않습니다.
겉보기에는 태연해 보입니다.
한 가지, 당신의 옷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만 제외하고요.
기준치: | 30/15/6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이곳이 어디인지, 그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당신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었습니다.
그야, 이런 화려한 옷을 입었던 건 이 도시에 단 한 사람밖에 없으니까요.
팬텀 골든 델핀.
오래전에 사라진 괴도 말이에요.
그나저나, 멋진 괴도님, 제게서 훔쳐갈 건 아무것도 없답니다?
...-이참에 이름을 물어도 될까요? 그렇게 화려하게 차려입었으니, 당연히 괴도의 이름이 있겠죠.
팬텀 골든 델핀이요.
뭐, 역시 코스튬이겠지만요.
이런 곳에 진짜 괴도가 나타날리가 없잖아요.
세상 일은 모르는거니까요.
'진짜' 괴도 얼굴 딱 한번만 보면 소원이 없겠어요.
유명하잖아요, 여러모로.
그런 것도 대답 못해줘요?
매정한 사람은 인기 없는데.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요.
그 사정이 대체 뭐에요?
이 말을 한다고 믿을 지는 모르겠네요.
저도 그 괴도가 누군지도 모르고요.
그냥, 어떤 '관문'을 지나고 나니... 옷은 그 괴도의 옷을 입고있고...
...지금 그쪽이 눈앞에 있을 뿐이에요.
그게 답니다.
...진짜 괴도는 아니니까 시계초라고 부르세요.
그래요, 시계초.
근데, 노리고 입은 게 아니면, 왜 그러고 있는걸까나요~
역시 그 괴도 좋아하시는구나?
그 괴도 옷을 입고있던 사람한테 귀걸이를 받은게 다인데...
물론-...이미 죽은 사람이여서 물어보지도 못하고요.
언제요?
당신의 품에서 숨을 거두었던 그가 진짜 괴도였는지는, 아직도 확실하지 않습니다만은,
마지막 순간에 필사적으로 당신에게 귀걸이를 넘겼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공간을 이동케 하는 힘이 있었죠.
그가 정말로 팬텀 골든 델핀이었다면, 당신에게 유지를 넘겼다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그사람과 지하로 내려가서-... 인질들을 구출하고...
그뒤로 그 무도회의 주최한 사교도중 한명이 그사람을 총으로 쏴 죽였어요.
... ...그때 이 귀걸이를 받고 숨을 거두었고.
그 사교도는 이상한 말만 하고 도주했어요.
뭔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는 것 같은데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3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래서- 뒤늦게 귀걸이가 어떤건지 알게되고 난이후로는...사교도만 쫓는 형사가 되었고...
그 사교도가 만든 관문을 통하니...여기네요.
이런 옷을 입고...
관문을 통해 들어왔는데 갑자기 이상한데에 뚝 떨어졌으니까, 역시 나가는 길을 찾아야겠죠?
어차피 팔도 이 모양이고, 따로는 못 다닐 것 같으니까요.
아- 이거 아무한테나 막 말해주는거 아닌데.
음, 잘 부탁한다고도 할까요?
악수도 하고?
... 어쩐지 이렇게 잡은 손의 감촉이 어색하지 않은 느낌이 듭니다.
저도 여기서 탈출하고 싶거든요.
주변의 풍경은 걸어도 걸어도 바뀌지 않고, 똑같은 모습만 무한히 반복됩니다.
이런 곳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는지조차 의문이 듭니다.
당신의 옆에서 함께 걷는 럭시오는 계속 걸으면서도, 힐끔거리며 당신을 바라보곤 합니다.
뭔가 마음에 걸리는 거라도 있는건지, 다른 이유가 있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음...
그냥, 누구 닮아서요.
분위기도 그렇고, 꽤 비슷하셔서.
저도... 뭔가 익숙한 기분이 드는데... 그쪽이랑 비슷한 분을 만난기억이 없네요.
기시감이라고 해야할지...
(대답 안함)
그 사람이랑 처음 만났을 때도 비슷한 말을 자주 했었는데,
한결같이 대답을 안하든, 혼내든 그랬거든요.
참, 그냥 인정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저랑 그렇게 비슷한가요?
아무래도 흔치 않죠.
기억을 잃었다던가 하는 거면 또 몰라.
...
그나저나, 사교도를 쫓는다고 했었죠?
혼자 다니시는거예요?
그 죽은 사람을 대신에서 제가 대신 해주고있는 거 뿐입니다.
그때, 같이 행동하는 걸 제대로 거절했었으면, 아마 죽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요.
아니다, 애초에 그런 상대들이랑 대적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할텐데.
솔직히, '대신' 해주고 있다는 게 이상하잖아요. 것도 목숨까지 걸고.
그리고-
... 예상일 뿐이긴 한데, 거절했다고 해도, 언젠가 비슷한 이유로 죽었을지도 모르잖아요?
굳이 남의 죽음에 책임을 지시는 것 같은데.
아- 역시 빨리 돌아가야겠는걸요, 당신 보고 있으니까 친구가 너무너무 보고싶어진다.
아마 지금쯤 저때문에 엄청 곤란해하고 있을 것 같거든요.
그 사람도 혼자 돌아다니다가 큰일나기 전에 가봐야지.
뭔가 걱정되는게 많은가보네요.
그렇게 계속 걸어가보면,
배달부는 헬멧을 쓰고 있어서 얼굴이 보이진 않았지만, 특이하게도 헬멧에 토끼귀가 달려 있습니다.
어딘가 키치한 느낌인걸요.
기준치: | 65/32/13 |
굴림: | 1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열 번 시키시면 피자 한 판 무료로 드리거든요~"
"어디보자~ 이번이 아홉번이니까,"
"네, 다음 주문 하실 때엔 꼭! 쿠폰 사용하신다구 말씀하셔야 해요!"
파인애플 피자의 향이 머릿속에서 슬금슬금 떠오릅니다.
그때 그 배달부, 역시 괴도였던거겠죠...
아니, 잠깐, 그 와중에 이 사람은 왜 또 웃고 있는거고요?
방금까지만 해도 엄청 진지한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토끼같은 배달부가 지나가면, 사람이 안 웃고 배겨요?
- 아니예요.
저 배달부가 사라진 방향으로 가볼까요?
어느새, 발 아래의 보도블록이 비눗물에 비친 것처럼 몽환적인 무지개색으로 변해갑니다.
은제 수갑의 사슬은 청령한 소리를 내고,
평범한 럭시오는 나직이 휘파람을 붑니다.
...아주, 아-주 이상하네요.
꼭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들어온 것 같아요!
각양각색의 옷차림을 한 (평상복부터 파티복까지 복잡하게 섞였습니다.) 사람들이 난감한 얼굴로 웅성거리는 게 아니겠어요?
"또 피해자가 나타났어요... 이게 몇 번째인지..."
"대체 범인이 언제 잡힐까요?"
"경찰관님, 어떻게든 해주세요!"
사람들 사이에 갇힌 경찰 한 명이, 당황한 듯 그들을 진정시키고 있습니다.
갑자기 반색하며 이쪽으로 다가오네요.
연쇄 살인이 될 줄 몰랐단 말이에요,
위에서는 마구 쪼고 있는데, 어쩔 줄은 모르겠고,
앗, 헉,.. 모자 떨어트렸...
선량한 얼굴이지만 잔뜩 긴장한 듯, 모자는 여전히 삐뚤어져 있고, 겉옷의 단추도 한 두개쯤 풀어져 있습니다.
럭시오는 저 경찰을 보자마자 웃음을 참는 기색입니다.
(혼란)
무슨 일인지 물어보자구요.
조금 전에 피해가자 발견됐는데...
그게, 벌써 22번째 피해자거든요.
...2번째가 아니라?
22번째?
다른 현장은 정리 되었는데, 이번엔 아직이거든요.
저-기 저쪽 집에서 발견되었어요.
한창 파티가 열리는 도중이었다나봐요.
(가리킴)
그때 선배같은 사람 만나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요~
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싶으니까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는거에요.
여긴 그런 곳이거든요.
여기는-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고,
아무것도 될 수 없는,
그런 곳이거든요.
이쪽은 누군지 알아?
미안해요 선배!
그 수갑 안 풀리게 조심하고요.
기준치: | 65/32/13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거듭된 기시감은 조금씩 형체를 갖추어 나가는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완전한 모양이 되기 전에 와르르 부서지고 맙니다.
...뭔가 떠오르는 것도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네요.
줄을 당긴 건 럭시오네요.
이렇게나 피해자가 많은 연쇄 살인이라니.
여태 당신이 맡은 사건도 비슷했나요?
기준치: | 80/40/16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사교도들이 연쇄 살인 사건을 일으켜 피해자들을 제물로 썼었죠.
놀이공원 귀신의 집에 도사린 사교도를 물리치기 위해 상당히 고생했었습니다.
'귀걸이'가 아니었으면 죽었을지도 모르고요.
혼자서 사건을 해결하는 건 언제나 어려웠습니다.
... ...
혼자 처리하기엔 무척이나 위험한 일이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그때, 도와준 사람이 정말 없었던가...
어두운 골목에서 당신을 부르던 사람, 깨진 유리창, 추락하는 관람차, 누군가와 함께 숨었던 항아리 안......
... 더 떠올리려니 머리만 아파옵니다.
으으.
기억이 잘 안나서.
가을에...혼자 연쇄 살인사건을 해결할려고 갔었는데...
혼자였었는지...아니였는지... 잘 모르겠어서.
왠지 누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지 않아요?
지금은...주변에 남아있는 게 없네요.
제가 있잖아요?
(애써 외면)
여기서 나가면, 제가 같이 있어드릴게요.
혼자보단 둘이 낫잖아요?
언제까지 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절대로' 같이 나갈거에요.
건물의 1층을 차지한 홀은 천장이 아주 높고, 천장에서부터 뻗은 샹들리에가 내려온 구조입니다.
문과 창문도 보이고요.
위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거대한 액자가 하나 걸려있고, 중앙에는 춤을 출 수 있는 큰 공간이 있습니다.
사이드로 만찬 테이블이 보입니다.
한쪽 구석에는 오케스트라가 있지만, 지금은 곡을 연주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건 현장이라 그런지, 아무도 춤을 추고 있지 않네요.
폴리스 라인이 쳐진 가운데, 누운 피해자의 주변에 흰 테이프가 달라붙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피라곤 한 방울도 없습니다.
당연합니다, 피해자가...
천으로 된 인형이었으니까요!
피해자가 인형으로 보이는 건 아마도 당신,
...(어쩌라는건지)
일반적인 성인의 크기로, 이렇게 쓰러져 있으니 정말 사람처럼 느껴지네요.
인형의 배가 찢어져 솜과 천이 튀어나와 있습니다.
찢어진 자국을 자세히 보면, 날카로운 이빨이 사정없이 물어뜯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6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저런 색이 실제로 있을 수는 있는걸까요?
애초에, 죽은 사람과 생화가 함께 있으니 꽤나 기묘하게 느껴집니다.
...
당신은 다시금 기시감을 느낍니다.
당신이 맡은 사건 중, 꽃과 관련된 연쇄 살인 사건은 없었는데 말입니다.
묘하네요.
뭔가...익숙한 것같은데...
이름부터가 꽃이름이기도 하고...
이름은 영 익숙하지가 않아서 몰랐어요.
그래서 시계라고 부르는 사람이 더 많았어요.
어쩐지 지금 몇시냐고 물어봐야 할 것 같고.
이 망토처럼.
꽃 향기도 풍기고 다니고,..
보라색이 잘 어울리기도 하시고,
솔직히 이상한 냄새 나는 것 보다야 꽃향기가 더 좋잖아요.
그쪽은 좋아하시나요?
꽃.
여러모로 의미가 깊거든요.
아~까전에 말했던 그 친구랑 '꽃'을 주고 받은 적도 있었고,
제가 일방적으로 선물 한 적도 많아요.
예쁘잖아요.
역시 눈이 즐거운게 제일이죠.
식물은 볼때 항상 눈이 즐거우니까요.
아마 지금 일 아니었으면 꽃집 같은거 차렸을지도 모르겠다니까요~
알바?
월세집에서 살아본적은 없지만...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과,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 사슴 뿔이 달린 가면을 쓴 사람입니다.
가서 한명씩 말을 걸어볼까요?
애초에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있어요.
... 뭔가를 본 것은 아닐까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저어...
전혀 괜찮아보이지 않네요.
기준치: | 45/22/9 |
굴림: | 99 |
판정결과: | 대실패 |
(...)
여인이 도망쳐버렸습니다...
많이 겁먹은 것 같아보이던데, 사건 당시 목격자라던가 하지 않을까요?
쫓아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럭시오는 당신을 한 번, 여인을 한 번 보더니,
안색이 좋아보이지 않는데, 무슨 일이 있으셨던건가요?
여기까지 어떻게 온건지 모르겠어요,
여긴, 여기는 시간과는 무관한 곳인데-....
그 피해자들!
전부 개에게 물려 죽은 사람들이에요!
개가, 그 개가 사람을 힘껏 물어 찢는 걸 봤어요, -
...
(관문 들어오기전에 들은 개 짓는 소리를 떠올림)
아아, 무서워요-... 그 개가 결국 우리를 다 잡아먹고 말거라고요!
저, 저도 정확히는 몰라요,
그런 괴물같은 것들을, 알고 있을리가 없잖아요-...
일단, 이야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당신조차도 제가 도달한 진실은 아직 모르실겁니다.
그래, 이 세계의 진실을 유일하게 아는 사람, 그게 저라고 하면 되겠군요.
이렇게 묘하게 개연성이 떨어지는 연쇄 살인 사건은 흥미 위주에 불과합니다.
모두 같은 옷을 입은 피해자라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건 분명히 서프라이즈 기획일겁니다.
전 그 쇼의 진실을 깨달았고, 제 2의 트루먼이 될테죠.
근데, 이게 다 쇼라면, 피해자를 공격했다던 개는 어떻게 설명이 되는건가요?
다 잘 만들어진 장치겠죠.
그저 쇼의 조미료일 뿐입니다.
... 엄청난 자신감이네요.
... 어쩐지 묘하게...
소름이 돋습니다.
■■■■■■■■■■■■?
기준치: | 50/25/10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순간적으로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 ...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저거,
가면이 맞는거겠죠?
...
갈까요?
사람들 다 무서워서 도망갈 일 있나!
...음...
누가 생각나서요.
저는 당사자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사교도... 그 이름값을 생각하면?
... 역시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지도요.
만약 만난다면...
끝까지 말 안해주는거에요?
그 외에도 구색을 갖춘 많은 악기를 든 악단이 있습니다.
단정한 턱시도를 입고 있네요.
지금은 사건이 일어난 상태라, 연주를 하고 있진 않습니다.
허기를 좀 느낄 수는 있겠지만, 이곳의 음식은... 아무래도 먹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파리 떼가 꼬이는 썩은 것,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활활 타오르는 것, 역한 유황 냄새가 훅 끼쳐오는 것.
병 와인에서는 녹색 연기가 흘러나오고, 후르츠 펀치엔 붉은 피와 함께 도마뱀의 눈알이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상당히 역한 광경입니다.
기준치: | 64/32/12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
"역시 맨 얼굴이 더 나아요."
기억을 스치는 장난스럽지만 다정한 목소리는, 당신의 옆에 선 이의 목소리와 확연히 닮아 있었습니다.
깜빡,
눈을 감았다 뜨면, 아까의 역한 것들은 온데간데없고 평범하게 맛 좋은 음식들이 차려져 있습니다.
혹시 배고프세요?
뭐, 시간이 많은 건 아지미나, 뭐라도 좀 먹고 싶은거면 그래도 되지 않을까 싶긴 한데.
...
혹시라도 공복에 움직이다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째요.
...뭔가 들은 기분이...
...-아~
아이 참, 아무리 제가 목소리가 좋으셔도 그렇지,
환청까지 들으신거에요?
"역시 맨 얼굴이 더 나아요."
라고.
일단...다른 곳 가볼까요.
어째서인지 중간에 툭 끊어져 있습니다.
위로 올라갈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겠어요.
...
주변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전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럭시오는 계단을 잠시 쳐다보다가, 어깨를 으쓱입니다.
그렇죠 뭐.
한 번도 본 적 없으나 소름이 돋는 생명체가 그려진 그림입니다.
비록 그림이지만, 당장에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생생합니다.
기준치: | 63/31/12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재버워키 사냥개.
120도 이하의 시간 모서리에서 등장한다.
시간에서 시간으로 이동하며, 불운한 여행자를 추적한다.
한번 사냥감으로 인식된다면, 그들이 배를 채우기 전까지는 끝없이 쫓길 것이다.
...
라고 적혀있습니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절대로 잊혀지지 않은 그 가면무도회 날,
그 장소에서 괴도의 복장을 했던 사람의 인원수가...
아마 23명이었죠?
그리고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놀랍게도 22명입니다.
이제 이곳에 괴도의 옷을 입은 사람은 당신 '한 명'이 유일하네요!
당신한테 귀걸이를 줬다던 그 사람이 정말 괴도여서 그런걸까나요.
이미 그때 죽어버려서.
...만약 정말 그런거면 이렇게 피해자가 많은건 남은 조각까지 전~부 없애려는 시도일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그 반대일지도 모릅니다.
기시감이 쌓일수록, 당신의 예리한, 형사로서의 감은 한가지 결론에 다가가는 듯합니다.
당신은 사교도를 저지하기 위해 관문을 통과했었잖아요?
그런데 이 세계엔 사교도는 없고, 오로지 오래전에 죽은 괴도와 관련된 흔적만 가득합니다.
당신의 기억에는 없는 흔적들도 있었죠.
기준치: | 63/31/12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당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팬텀 골든 델핀'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요?
당신, 사교도를 쫓으면서 더 말이 안되는 상황을 많이 보아왔잖아요?
무언가가, 당신의 기억을 건드렸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적어도 당신의 무의식은 '팬텀 골든 델핀'을 기억할 것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그와 당신이 밀접한 연관이 있었거나, 사교도를 상대하는 데에 그의 도움이 필수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어쩌면 둘 다일 수도요.
문득 고개를 돌렸다가, 럭시오와 눈이 마주칩니다.
어렴풋이 흐트러지던 기시감이 순간, 하나로 묶이는 기분이 듭니다.
괴도의 옷을 입지 않아도, 사이에 쌓인 추억이 없어도,
당신의 옆에 선 그가 바로 금빛 바다의 괴도라는 사실을요.
갑자기 또 왜 그러세요?
골든 델핀.
갑자기요?
아무래도 저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시는 것 같아 보이지만?
뭐, 제가 기억하고 있으니까 된거겠죠.
그냥 괴도인것만 딱 알아차린...거라고 해야하나.
그나저나, 기억도 없으신 와중에 얼마나 제 생각을 많이 하신건지,
여기저기에 제가 진짜 많은거 알아요?
웃음 참느냐고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토끼 헬멧 배달부라던가,
솔직히 피해자가 괴도 옷 입은 것도 그렇고,
솔직히 불편해.
이참에 좀 익숙해져봐요,
혹시 알아요? 나중에 도움될지.
적어도 모자라도 없으면 편할것 같은데.
넣어둬요, 넣어둬.
그리고 계속 그쪽 나온건 나도 모르는 일이에요.
장난은 좀 제치고 생각하자면, 전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어쩌면, 내 도움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갑자기 날아와서 놀라긴 했지만?
이렇게 부를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필요한게 아니면.
간절했던만큼, 겉으로 그렇게 티가 난거죠.
결론은, 확실하게 도와드리겠다는 거에요.
정말 중요한건 -
"사람들을 모두 모아주시죠! 범인을 알아냈으니까요."
......에?
갑자기?!
셜록홈즈 복장의 남성이 컨셉이 겹치지 않냐며 분통을 터트리지만, 그에게는 조금의 눈길도 주지 않고, 그저 중앙으로 걸어옵니다.
당당한 발걸음, 흔들리지 않는 시선.
주변 사람들이 일제히 입을 모아 감탄합니다.
"설마, 저 사람은......"
"명탐정 J?!"
아니, 그게 누군데요!
2라운드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뭐, 하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모르는 척 하셔도, 이번엔 시작과 동시에 당신의 패배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이미 모든 진실을 알아냈으니까요!
첫째,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짐승에 물린 것처럼 큰 상처가 있다.
둘째, 똑같은 괴도의 옷을 입고 있다.
셋째, 몸 아래에 노란 델피니움 생화가 떨어져 있다.
이상으로 추론할 수 있는 건ㅡ
바로 저 그림에서요!
그 액자에는 오래된 성이 그려져 있습니다.
하늘엔 달이 떠있고, 뾰족한 탑이 솟아 있어요.
성 밖에 그려진 건 묘지일까요?
그러나, 어디에도 '사냥개'는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저 그림엔 사냥개가 없는걸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5/37/15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는 어쩐지, 연신 경계하는 기색을 폴폴 풍기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이 깊고 날카로운 상처 자국은 커다란 짐승이 아니라면 낼 수 없으니까요.
동시다발적인 목격 증언도 확보했고요.
그러나,
우린 그 사실을 잊으면 안됩니다.
모든 사냥개에게는 주인이 있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이곳에,
피해자들과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팬텀 골든 델핀!
에??
저기, 이쪽이 형사인데요!
괴도의 옷을 입고 있긴 하지만, 이쪽이 형사라고요!
데...
어떻게 그러실 수가......
아무리 제가 좋으셨어도 그렇지, 남을 해치면서까지 사람을 얻으려 하다니,
정말 실망이에요, 흑흑.
이런 얼레벌레 연쇄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되다뇨.
말도 안된다고요.
.........
날카롭게 날이 선 눈과, 가면 너머의 눈이 똑바로 마주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
그는 잠시 주변을 흘겨보더니,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그러나 제 추리대로라면, 그 사냥개는 당신을 쫓고 있어요.
대체 뭘 숨기고 있는겁니까?
그렇게 말하셔도 난 그쪽이 누군지도 모르고 숨기고있는 것도 없어요.
만약 알고지낸 사이였어도 제 대답은 똑같아요. 전 지금 옆에 있는 분도 괴도라는 걸 좀전에 기억했다고요. 기시감은 있는데 기억이 안난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시계초씨.
이미 일어난 일을, 일어나지 않았던 것으로 돌리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런 짓을 하면 분명히 어딘가 꼬여버려요.
당신이 느끼는 기시감,
그것의 정체지 않겠어요?
그 권한은, 당신에게 있죠.
시계초씨.
이 세계에서, 사냥개들을 어서 쫓아내주세요.
공범도 함께 가겠습니다.
사람들이 일제히 길을 비켜납니다.
아닌데요?
저 아무것도 안했거든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그러나,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당신이 뒤를 돌아보려는 순간,
럭시오가 당신을 끌어당기며 바닥을 구릅니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직전까지 당신이 있던 공간을 사냥개의 이빨이 물어 뜯습니다.
"재버워키다!! 재버워키가 나타났다!!!"
사람들이 일제히 도망칩니다.
명탐정 J는 사람들의 틈에 밀려 여러분에게서 멀어집니다.
조심하라며 입을 벙긋거리는데, 곧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팟, 다급하게 일어난 럭시오와 당신은 개를 피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슬적 뒤를 돌아본 럭시오가 사색이 된 채 말합니다.
문은 사람들로 가득하고, 창문은 너무 높고, 계단은 도중에 끊어져 있는데도요!
기준치: | 80/40/16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수갑에 연결된 누군가와 방향이 자꾸 엇갈린 탓에, 아예 안고 뛰었었죠.
커다란 액자의 그림이 커튼처럼 일렁였고,
당신은 그림에 손을 뻗었더랬습니다.
...
당신은 탈출구를 깨닫습니다.
목표로 하는 것은 커다란 액자. 하늘엔 달이 떠있고, 뾰족한 탑이 솟아있는 오래된 성.
당신은 그림에 손을 뻗습니다.
이번에도 손은 그대로 쑥 들어가집니다.
숨을 삼키고, 그림 속으로, 두 사람은 뛰어듭니다.
당신은 델피니움 꽃이 가득한 꽃밭에 누워 있습니다.
은은한 향기가 당신을 감싸안습니다.
아주 편안하고, 안온한 기분이 들어요.
머리 위로는 빙글빙글 도는 나선 계단이 탑의 꼭대기로 향하는 광경이 펼쳐집니다.
그림 속에서 보았던 뾰족한 탑일까요.
하지만, 당신은 이 꽃밭이 낯설지 않습니다.
조금 느낌은 다르지만,
처음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왜, 처음이 아닌 것 같을까요.
낯설지가 않는...
이번엔 진짜로요.
올라갈까요?
기준치: | 75/37/15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것들은 전부 초상화입니다.
다만 정적인 자세로 앉은 일반적인 초상화가 아닌, 생동감 있는...... 인물화에 더 가깝나?
기준치: | 50/25/10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 초상화들은 전부, 당신과 팬텀 골든 델핀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어느덧, 초상화가 소곤거리며 당신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당신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아니면 그저, 이 탑에 다시 도달한 사람이 당신이었기 때문일까요?
이번에 당신이 무덤이 아닌 탑에서 시작하게 된 건, 귀걸이를 사용해도 이동할 수 없었던 건, 이미 그곳으로는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비석이 보입니다.
당신은 그 비석에 적힌 이름을 알고 있습니다.
팬텀 골든 델핀의 무덤.
그는 철저하게, 확실하게, 사망했습니다.
적어도,
이 시간선에서는 그렇다는 뜻입니다.
좀비로 가득한 놀이공원을 돌아다니는 당신과 괴도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둘은 더할나휘 없이 호흡이 딱딱 맞습니다.
오래 함께한 사람들처럼.
맞아요, 당신은 사실 혼자가 아니었어요.
검은 캔버스, 푸른 달빛, 그리고ㅡ
달과 별이 빛나는 바다를, 당신과 괴도는 헤엄쳐갑니다.
그림에서부터 불어온 밤바람이 당신의 뺨을 간지럽힙니다.
발 아래 닿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어쩐지 두렵지 않았습니다.
약점을 공유한다는 게,
무섭지 않았습니다.
어떤것은 아주 크고, 어떤 것은 아주 작습니다.
어떤 것은 익숙하고, 어떤것은 익숙하지 않습니다.
무게를 덜어내고,
의지하고 싶어지고.
불완전한 탈출구를 찾으며 당신에게 수갑을 채우는 괴도와, 잠옷을 입은 당신.
고성 지하에 쓰러진 괴도의 얕은 숨.
불꽃놀이, 사교도에 둘러싸인 두 사람, 관람차에 갇힌 두 사람, 깨지는 유리 조각.
피를 흘리며 도망치는 괴도와, 그를 받아안는 당신이 지나갑니다.
이윽고, 괴도는 명화를 훔치고, 당신은 화가 나 소리치는군요.
올바른 시간선을 바꾸고, 팬텀 골든 델핀을 살해하고, 사냥개들을 불러온 것은-......
기준치: | 50/25/10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마치, 나레이션을 읊는 것처럼요.
크툴루의 부름에는 비밀과 수수께끼, 공포가 가득합니다.
여러분은 굳은 의지를 가진
'탐사자'
로서 기이하고 위험한 곳들을 여행하고, 사악한 음모를 파헤치고, 밤의 공포에 맞서게 됩니다.
그리고 이성을 무너트리는 존재들, 괴물들, 광기에 찬 사교도를 발견합니다.
오래전에 잊힌, 기이한 서적을 읽고 인간이 알아서는 안 될 비밀을 발견합니다.
동료들과 함께, 세계의 운명을 정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비의 날갯짓이 대륙을 건너 태풍이 되듯,
찻잔 속의 소용돌이가 르뤼에를 드러내는 해일이 되듯,
어떤 행동은 나와 너, 그리고 세계마저 바꾸어냅니다.
마지막 초상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둘은 힘을 합쳐 사교도들의 손에서 귀걸이를 지켜냅니다.
사교도가 체포되자, 모든 일은 일단락된 듯 보입니다.
그러나 그때, 사라진 보석이 있었습니다.
희미한 빛 속에서도 찬란한 광채를 품고 있는 황금빛의 다이아몬드.
마력이 담긴 고대종의 수정.
그것이 잔당의 손에 도달한 순간, 진정으로 모든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1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 판정에는 사실,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환각이나 환상, 원래는 존재할 수 없었던 덧씌워진 기억들.
무수한 거짓을 '뚫고 보려는' 경우, 탐사자가 자발적으로 선언하는 판정입니다.
안녕하세요, 탐사자님. 당신의 진정한 현실을 인지해주세요.
기준치: | 63/31/12 |
굴림: | 55, 4, 14 |
+2: | 극단적 성공 |
+1: | 극단적 성공 |
0: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2: | 보통 성공 |
당신이 발을 붙이고 서 있었던 시간은,
발밑에서, 계단이 무너집니다.
아찔한 높이에서의 추락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끔찍한 고통이 오겠죠.
어쩌면, 괴도의 비석 옆에 당신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새로 돋아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순간, 당신은 위쪽으로 밀려납니다.
확, 하고 아래를 향해 잡아당겨지는 수갑 탓에 팔에 아릿한 고통이 밀려듭니다.
수갑도, 그리고 그곳에 연결된 각자의 손목도, 사람 한 명의 무게를 언제까지고 버틸 수는 없습니다.
...
럭시오는 당신을 뚫어지게 바라봅니다.
두 사람의 시간을 압니다.
우리는 지금껏 몇 편의 이야기를 거쳐 여기까지 왔나요?
최소 다섯 편, 어쩌면 여섯 편,
그리고 어쩌면 더 많이.
괴도와 형사의 이야기를,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아꼈다면,
그렇다면,
아직 끝을 내기엔 이르지 않겠어요?
이제 죽는건 지겹거든요.
이제 서로에게 말하지 않은 비밀이 없게 되었으니,
두 사람은 아는 것을 전부 공유할 수 있겠네요.
나는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고,
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까지.
좀 웃어봐요.
그게 더 보기 좋단 말이에요.
그리고, 역시 조용한 것 보다 시끄러운게 좋고,
우는 것 보단 웃는게 좋잖아요?
긴지도 짧은 지도 모를 정도로... 너무 적막해서...
힘들었어.
정말... 주변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어서...
앞으론 절대 외롭지않게 해드릴게요.
여기서 나가고서도, 그리고 그 뒤로도,
계속 같이 있어줄게요.
아니면, 조금만 더 이러고 있을래요?
...많이 힘들었을테니까, 잠깐 휴식 정도는 괜찮겠죠.
어색하고, 익숙하면서도, 낯설었고, 그리웠던 감각입니다.
...
어느덧, 두 사람은 탑의 꼭대기로 올라왔습니다.
저 멀리 있는 출구에서 환한 달빛과 서늘한 밤바람이 동시에 불어옵니다.
수갑이 짤그락거리지만, 아직 종장은 아니지요.
그러니 이번엔, 책을 덮는 것이 아니라 다음 페이지로 넘기도록 해요.
보름달을 제외하면 별이 하나도 뜨지 않은 밤하늘이군요.
이곳은 시계탑입니다.
그러나 이 시계에는 바늘이 없네요. 이래서야 시간을 알 수 없겠는걸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보름달의 거뭇한 자국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 그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챠바바박 소리를 내며, 사냥개들은 벽을 딛고, 각과 시간을 딛으며 이곳을 향해 달려오고 있습니다.
이곳엔 도망갈 곳도 없는데!
절체절명의 순간,
잡동사니가 끝도 없이 들어간다는 괴도의 옷 속에서, '하르피아의 알'이 떨어진 것입니다!
두근, 두근, 맥동하던 알에 금이 가며 깨어난 것은-
두 개의 커다란 시곗바늘입니다.
마침, 이 시계탑에게 딱 맞는 크기네요!
이것을 시계에 끼워 돌리면 시간을 가리킬 수 있을 것입니다.
원하는 시간으로 갈 수 있다면!
음, 오, 물론, 사냥개가 쫓아올 수 없는 시간으로요.
기준치: | 80/40/16 |
굴림: | 7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렇다면, 시곗바늘을 둔각으로 만들어내면, 그 시간은 사냥개가 따라오지 못할거에요.
시계탑에 바늘을 끼우고 돌려서 각도를 만들어내면,
청명하고 맑은 종소리가 띵- 하고 퍼져나갑니다.
개들도 그 소리에 주춤하는 기색이에요.
동시에, 시계판이 검은 구멍으로 변하더니...
두 사람을 호롭! 삼켜냅니다.
어디론가 떨어지진 않습니다.
그저 위와 아래를, 앞과 뒤를, 왼쪽과 오른쪽을 구분할 수 없을 뿐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이동하는 건, 무척이나 까다로운 일이거든요.
이래서야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는데요?
...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인지, 나아가고 있는지, 혹은 돌아가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당신은 어둠 속에서 반짝거리는 은빛 실을 발견합니다.
거미줄과 닮았지만, 만져보면 분명한 실이네요.
실은 어느 방향을 향해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혹시 이거, 길잡이 같은걸까요?
아무것도 없는 곳을 걷는건 상상이상으로 별로야...
어쩐지 기분 나쁘다고 해야하나.
예~전에 색만 다르지 똑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단 말이죠.
진짜 식겁했었다구요.
... 무서웠기도 하고.
일단 무작정 실을 따라가는 수밖에 없기도 하고.
지금은 형사님이 제 옆에 있으니까 안심이에요.
얼마나 걸었는지 슬슬 생각을 되짚어볼 때 즈음, 눈 앞에 네모난 구멍이 나타납니다.
구멍은 흰 천으로 덮여 있어, 밖으로 나가려면 천을 걷어야 할 것 같네요.
그곳은 고즈넉한 분위기의 회화관입니다.
그림이 상하지 않도록, 온도 및 습도는 쾌적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야간 조명을 제외하곤 전부 소등 상태라 간신히 넘어지지만 않을 정도입니다.
흐릿한 불빛 사이로 다양한 액자들이 벽에 걸려 있는 게 보입니다.
뒤를 돌아보면, 두 사람은 천이 덮인 그림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해당 작품은 판매되어 이동 예정입니다.’
,,,
작품명은 《베일을 쓴 아리아드네》.
(그럴줄 알았다)
손에는 막 감다 만 실타래가 들려 있고요.
그 은빛 실이 유난히 익숙한건...
기분탓이 아니겠죠.
신기한 일이 다 있죠, 정말.
그래서 은근히 자주 마주친단 말이지...이 그림...
이 시점은...
당신의 기억이 맞다면, '팬텀 골든 델핀 최초의 등장일'과 가까울 것입니다.
어쩌면 당일일 수도 있고요.
해야 할 일은 자명합니다.
귀걸이가 아닌, 황금빛 다이아몬드.
마침 딱 실타래네요,
다들 운명의 실, 어쩌구, 그러잖아요?
할 일을 하러 가볼까요?
음-
좀 오래된 일이라 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한데,
그때 기억하시죠?
딱 그때처럼만 해보자고요.
너랑 다르게 난 비교적 최근이거든?
그럼 형사님만 믿을게요~
뭐, 수갑을 차고 있어도, 이미 한 번 해낸 일, 두번을 못할리가 없죠.
심지어 이제는 경력직이 두명이라구요.
어렵지 않게 회화관과 조각관을 지나, 사진관을 주파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럭시오가 한 지점에 멈춰섭니다.
그는 가만히 서서, 전시된 사진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특정한 장소를 시간, 그리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촬영한 사진이네요.
세계 각국의, 놀이공원 사진입니다.
제대로 된 기구도 없던, 빈약한 시절부터 점점 현대적인 놀이기구가 세워지는 모습.
퍼레이드와 쇼를 공연하는 모습.
북적거리는 아침 매표소 줄과 손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밤의 가족들.
첫번째 퍼레이드에선 제가 도망가버렸었고,
두번째는 괴물이 섞인 바람에, 음. 솔직히 정신없었잖아요.
다음엔, 진짜 제대로 된 퍼레이드를 보러 가도 좋겠어요.
잊어버리지 말고요.
그 다이아몬드를 우리 손에 넣자고요.
이런 짓 못하게 해줘야지.
테마 전시관의 입구는, 보석이 주제라 화려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심플하기 그지 없습니다.
좋게 말해서 심플, 솔직하게 말해서 휑하다......일까요.
하긴, 보석을 돋보이려면 이런게 나을지도요.
잠깐만요, 형사님.
어쩐지 이 상황도 데자뷰가 느껴지네요.
말을 해.
그때 이후로 꼭 여분의 선글라스를 품에 넣고 다니거든요.
역시 있을 줄 알았어요.
...아 맞다.
(자기 옷 봄)
이런 비밀 도구가 괴도에게서 나오지, 일반인에게서 나올리가 없잖아요?
망토 입는건 자살행위라고.
방범장치가 무력화될 것을 기대하긴 어려울테니까, 여기선 역시...
다시 '그것'을 해내야겠죠.
자, 우리 몸의 유연성을 체크할 시간입니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80/40/16 |
굴림: | 7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하늘거리는 망토와 머리 위로 솟아난 모자까지 일일히 신경쓰려니 불편하기 그지 없습니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80/40/16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럭시오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당신을 꽉 붙잡고 있네요.
망토랑 모자 신경쓰면서 움직이는게 얼마나 힘든줄 알아?
전 완전 한몸 같던데.
나는 오늘 이옷이랑 초면이거든?
망토랑 모자가 알아서 움직여줄지 누가 알아요?
가기나 하자.
기준치: | 75/37/15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의 시야에 보석에 반사된 빛이 들어옵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옐로 다이아몬드'가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귀걸이와는 멀리 떨어진 진열장이라, 그때는 알지 못했었군요.
조심조심, 붉은 줄을 벗어나 진열장 앞에 서면, 럭시오가 씩 미소를 지으며 당신의 옷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듭니다.
같이 사는 사이에.
그럼 칭찬해드릴게요.
겸사겸사 '좋은 것'도 드리고.
몇 분 후, 당신의 손 위로 묵직한 감촉이 올라옵니다.
당신의 손에는, 당연하겠지만 옐로 다이아몬드가 들려 있습니다.
제단의 타오르는 불이 없어서인지, 아직 시간을 뛰어넘는 효과가 발현되지 않아서인지,
이전처럼 시선을 잡아끄는 미혹적인 빛은 없습니다.
뭔짓을 한건지 이번에야말로 볼 수 있었는데-
저 앞으로도 괴도짓 계속 할거란 말이에요. 아무리 형사님이라도 다 알려줄 순 없죠.
(여러의미로 불만이 많아보이는 얼굴)
두번째. 궁금한거는 궁금한거다.
오케이?
모르겠는데요?
뭐, 첫번째거는 자중해볼게요, 두번째거는 좀 어렵지만요.
대신에,
봐주면 안될까요?
그나저나, 그 보석은 어쩔까요?
회수는 성공했지만, 처분은 생각해보질 않았네요.
어디 또 숨겨두기엔...
...경찰들 손에 있었는데도 이런 일이 벌어졌던걸 보면, 영 불안하단말이죠.
부수기에도 마땅치 않고요.
사교도라면 이를 악물고 찾을려고 할텐데.
다시, 시계탑으로 돌아가기 위해 흰 천을 걷으면,
두 사람은 살며시 미소짓는 아리아드네와 눈이 마주칩니다.
...네! 그림과 눈이 마주쳤어요!
(눈 비빔)
-?
와우.
이젠 이 정도로는 놀라기도 어려운걸요.
아리아드네의 시선은 분명히 다이아몬드를 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선 보석에 다시 칭칭 실을 감기 시작하네요.
한 번, 두 번, 세 번......
보석의 반짝임도 몇 번이나 실을 겹쳐 감으니 감쪽같이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비밀을 숨긴 아리아드네는 두 사람에게 윙크합니다.
그 누가 그림 속 보석을 찾을 수 있겠어요.
새삼스럽다는 말엔 완전 동의해요.
뭐 좋은게 좋은거지만.
계속 여기 있어서 좋을 건 없을테니까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회화관은 숨을 곳이 없어서, 빨리 가야 해요. 사진관도 그렇긴 한데…… 경비원을 조각관에서 따돌리면 앞으론 문제없을 거거든요."
빠르게 걸어오는 두 사람은, ......
당신과 럭시오입니다!
새삼스럽달까요.
과거의 두 사람을 본 럭시오가 당신의 등을 툭툭퍽 때립니다.
절 단단히 속여놓고.
그거 범죄라구요.
...
은빛 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어, 돌아오는 길도 문제는 없었습니다.
시계판은 안에서 밀 수 있으니, 나가면 시계탑의 꼭대기겠죠.
그러나, 시계판을 밀어 얼기 전,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는...
기준치: | 45/22/9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쏴라! 무작정 쏴! 괴물이어도 죽일 수 있을테지!"
사교도 몇이 사냥개를 향해 총을 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냥개의 피부를 뚫지는 못하는군요.
탄환은 힘없이 튕겨져 나옵니다.
사냥개의 끔찍한 으르렁거림을 듣자, 어떤 사교도는 다리가 풀려 쓰러지기도 합니다.
사냥개가 바닥을 박차고 뛰어, 그들을 거대한 입으로 물어 뜯고 찢어서 삼킵니다.
허공에 혈향이 짙게 깔립니다.
기준치: | 63/31/12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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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기척을 들키진 않았으니, 시간이 좀 들어도 이곳에서 기다리면......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또 흘러갑니다.
바깥의 상황은 악화되어만 가고,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저기!! 누가 있다!!!"
사교도의 외침과 함께,
쾅!
기준치: | 75/37/15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과 럭시오는 사냥개와 부서져내리는 파편을 피해 시계탑의 한 켠을 향해 달립니다.
도중에 턱, 하고 럭시오가 몸을 낮추며 무언가를 낚아채더니, 당신의 손에 쥐여줍니다.
... 권총이군요.
오늘은 정말로 잘 쏘셔야해요.
못 쏜다고 해도 줄거면서.
그래도 새삼스레, 좋아서요.
아, 익숙한 그 얼굴의 사교도입니다.
그는 이를 갈며, 당신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그게 있어야만, 시간이... 세계가 우리 것이 될텐데!
비명, 그리고 또 다른 질퍽한 소리.
아마도 다른 사교도들이 잡아먹히는 소리겠죠.
그 사이에서, 하, 하는 소리에 이어, 광기에 찬 웃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보석을 찾을 수 없게 숨겼으면... 빼앗으면 그만이잖나?
총성이 울립니다.
당신과 럭시오는 몸을 날려 총을 피합니다.
다행히 둘 다 총에 맞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묘하게 몸이 가볍습니다.
수갑과 수갑을 잇는 사슬이 끊어진 것입니다
당장은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고작 수갑 하나 끊어졌다고, 뭔가 큰 일이 일어나는 게 더 이상하지 않겠어요?
......단단하게 땅에 발을 디딜 수 있는 육체가 있다면 말이에요.
육체가 없는 영혼은 한없이 가벼워, 작은 바람에도 쉬이 날리고 별것 아닌 충돌에도 손상됩니다.
공간에서 튕겨 나가면 영영 원래의 몸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쿵-
모두가 슬로우 모션처럼 흔들리고, 중심을 놓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흔들림이 큰 것은,
영혼만이 이곳에 있는 럭시오였습니다.
고작 몇 발자국 헛디뎠을 뿐인데,
당신이 급히 그곳으로 몸을 돌려 달려가려하지만, 사교도가 그것을 방해합니다.
그는 당신과 럭시오의 사이를 가로막으며, 하늘을 등지고 당신에게 총을 겨누고, 발사합니다.
급히 몸을 던져 탄환을 피하고 고개를 들면,
럭시오가 어디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소름끼치는 적막만이 그 자리에 떠다닙니다.
저건 하, 그 형사던가.
아무렴 어때.
사교도의 눈동자에 비친 당신의 모습은, 팬텀 골든 델핀 그 자체니까요.
괴도의 특징을 담은 옷, 그리고 한쪽의 귀걸이.
네 녀석은 처음부터 번번이 우리를 방해했지.
그런 주제에, 아무리 죽이려 해도 끈질기게 절대 죽지 않더군.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몰라도, 지금 이때까지 뻔뻔하게 여기 선 걸 보면 말이야.
무엇이 너로 하여금 이 세계를 구하려 발버둥 치게 하는거지?
고작 네 녀석의 힘 하나로는 아무 것도 바꿀 수 없을 텐데.
당신은, 럭시오의 '무엇'을 모릅니다.
그의 입으로 들은 적이 없고, 들었다 한들 그게 진심인지 확인할 수 없으니까요.
그러나, 당신의 '무엇'은 알고 있습니다.
괴도의 옷을 입고 있는 지금,
당신은 팬텀 골든 델핀입니다.
당연히 딱 하나 밖에 없지.
너희 같은 놈들은 평생 모르겠지만 말이야.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선'을 지키기 위해서지. 그사람이, 그리고 걔가 추구하는 선이자 정의를.
너는 모르겠지. 그리고 앞으로도 모를거고. 목숨까지 버려가면서 지키는 내 심정을. 나 혼자의 힘 하나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더라도 지키고싶은 심정을 너 같은게 알리가 없지.
나는, 그사람처럼 선하지는 않아도, 걔처럼 정의롭지는 않아도, 할 수 있는건 하나 있어.
자, 멍청한 사교도씨.
누가 마지막에 웃고 있나 내기 한번 해볼까?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하고 그릇된 존재를 마주하고 이성이 깎여나가는 감각을 느끼는 것,
번번이 품에서 빠져나가고 마는 얄밉고 불안한 괴도와 관계한다는 것.
언제나 세계는 당신에게 질문하고, 당신은 대답합니다.
그 대답이 불충분할 때도 있을 겁니다.
거대한 백색 공간이 탐사자들의 묘지로 가득 차더라도 결국 구하지 못했던 세계도 있을 겁니다.
당신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고,
둘은 외롭지 않은 숫자니까.
그의 적수들에게 몇 번이나 자신만만하게 소개해왔던 바로 그 목소리로,
그는 당신을 괴도라 부릅니다.
별이 빛나는 밤의 바다를 날아, 원하는 것을 반드시 손에 쥐는 한 마리의 돌고래.
위기에 몰려도 뻔뻔하게 웃어넘기는 괴도에게,
행운은 활짝 웃어줄 것입니다.
당신이 쏜 총에선-
종이 폭죽이 튀어나오며 반짝이 가루가 휘날립니다.
그것을 보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 사교도의 총 역시 반짝이 가루만 흩날릴 뿐입니다.
당신의 바로 뒤에서, 쏜살같이 튀어나와 입을 벌리는 사냥개가 있으니까요.
사교도가 피할 곳은...... 없습니다.
탑 가장자리에서 대체 어느 방향으로 피하겠어요?
외마디 비명,
덥썩,
와그작.
이렇게 마지막 사교도까지 잡아먹고 난 사냥개는, 드디어 배가 찬 모양입니다.
질퍽거리는 발소리를 내며 탑을 한바퀴 돌며 크게 짖은 사냥개는 시간의 틈새를 찢고, 그 안으로 뛰어들어갑니다.
탑의 옥상에는 이제 당신 혼자-
... 혼자?
얼마나 힘들 주고 있었는지, 그 손이 온통 새빨갛습니다.
지금껏 탑에 매달려 있던 걸까요?
기준치: | 80/40/16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는 당신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으아앙, 하고 울음을 터트리며 당신을 꽉 끌어안습니다.
바람이 얼마나 차가웠는지, 탑이 얼마나 높았는지, 이번이 정말 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마나 두려웠는지,
그는 울음 사이로 말을 내뱉습니다.
중간중간 과장이 조금 섞인 것 같지만, 그래도 이젠 안전하니 다행입니다.
훌쩍, 울음소리의 끝을 알리는 소리가 들리고 잠시 뒤,
...예전은 예전이잖아요-...
제가 없으면-...
형사님 혼자 남잖아요.
그럼 슬퍼하실거고...
...그런건 싫어요.
그래도, 저, 진짜 오래 살아서, 형사님 보다 하루 더 살거에요.
그러면 형사님은 마지막까지 절 보다 가실테고, 슬퍼하지 않으실거니까-
저는 남은 하루동안, 형사님이랑 같이 살았던 세계에서 마지막을 즐기다가 형사님한테 돌아갈거에요.
영원한 건 없다잖아요.
......응, 결말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꿈이라면-
평생 같이 있을래요.
절대 떨어지지 않을거에요.
나는 항상 같은 곳에서 널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제가 길이라도 잃으면 어쩌려고 그래요?
오늘도, 하마터면 길을 잃고 헤매게 될 뻔 했는데.
주인만 바라보고 사는 사냥개가.
...근데-
무서워한거랑 별개로.
수갑이 없으면 안된다고 하지 않았어?
수갑이 없으면 영혼이 흩어진다고 했던거 같은데...왜 넌 멀쩡해?
형사님 덕이잖아요.
사교도를 저지하고, 탑에 매달린 민간인을 구한 건, 괴도인 '팬텀 골든 델핀'이니까요.
괴도의 나이나 성별, 국적, 진짜 이름- 그런건 중요하지 않아요.
괴도의 본질은 그 안에 든 사람이 아니라, 괴도의 이름에 있으니까.
난 괴도보다는 경찰이 더 좋다.
그대로 끝내서야, 원본 괴도의 멋이 운단 말이에요.
못하는 말이 없으시다니까요.
당신이 나의 존재를, 그리고 내 죽음을 훔쳐줬으니까,
저는 당신을 위해서,
시간마저 훔쳐드릴게요, 나의 형사님.
동시에, 커다란 보름달이 하나의 출구로 변합니다.
공간에 생긴 균열이라고 하는 게 좋을까요.
처음이 아니니 이것도 벌써 익숙해지는군요.
저 위까지 도달하는 방법은-....
음, 그땐 괴도가 했었는데 말이죠.
꼭 아주 오래전, 춤을 추었던 때 처럼, 부드럽게 당신을 인도합니다.
이제는 익숙한 표정의 미소가 지어지고,
춤을 추듯 가볍게 한 바퀴를 돌고서, 부드럽게 입이 맞닿습니다.
반짝, 하는 작은 효과음이 들리고,
아주 가까워졌다가 살며시 멀어지는 시야에 보이는 두 사람의 복장은 어느새 변한 뒤입니다.
이 뻣뻣한 감촉이 조금은 그리웠을지도요.
(?)
잘못된 시간은 괴도가 홀라당 훔쳐 버렸답니다~
그러니까, 이제 같이 원래의 시간으로 돌아가요.
바람이 거세게 불어옵니다.
둘은 하늘 위에 서 있습니다.
아래엔 거대한 호수가 있고, 종소리는 은은하게, 계속 퍼져나갑니다.
잠시 숨어있던 별들이 하나둘 피어나고, 반짝거립니다.
눈이 내리고 있네요.
이 세계에 눈이 내리는 건 처음봅니다.
그걸 알아챈 럭시오도 잠시 손으로 눈발을 받아보다가 웃습니다.
눈이 오면 맨날 이런 기분이 들더라.
정말 다 해냈다는 느낌.
...
이번엔 또 만나러 가도 되냐고 물어보진 않을게요.
계속 끈질기게 제 삶에 간섭해주셔야해요, 제가 그런 것처럼.
한 발짝씩 걸을 때마다, 분명히 계단도 받침대도 없는 하늘인데, 무언가 당신의 발 아래를 단단-....
기준치: | 80/40/16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악!)
갑자기 훅, 몸이 아래로 꺼집니다.
손을 꼭 맞잡고 있던 탓에, 럭시오도 당신과 함께 쭉 끌려가서는 함께 추락합니다.
지난번 하고 다른데요?!!?
제가 지난번하고 달리, 육체가 완전한게 아니라서...
지금은 못쓰지 뭐에요!
할 수 있는 건 서로를 끌어온고 비명 지르기 정도일까요.
하얀 꽃잎처럼 팔랑이며 내리는 눈, 사냥개처럼 거대한 입을 벌린 호수,
그리고 주변 풍경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어지러운 시야를 원없이 보여줍니다.
여기까지 와서 수영을 해야하는 걸까요?
혹시, 저 호수에 상어가 살지는 않겠죠???
출구는 하나가 아니거든요.
이제 당신의 눈에도 출구가 보입니다.
호수에 비친 커다란 보름달.
물에 비친 달도 어엿한 출구라도, 당신을 힘껏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힘은 아니지만요.
첨벙!
새까만 어둠이 닫힌 눈꺼풀 위를 뒤덮고-...
...
... ...
깜빡.
그러나 구스범스존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깊은 밤, 사람들이 한 곳에 뭉쳐 문라이트 퍼레이드를 보고 있습니다.
조금 이른 크리스마스 테마일까요?
화려한 전구가 달린 썰매 위에서 눈의 요정들이 춤을 추고 있습니다.
즐거운 음악이 흐르면 서서히 꼬이고 비틀린 기억들이 제자리를 찾게 됩니다.
구스범스존은 아무 일도 없이 성황리에 이벤트를 마치고 종료되었습니다.
지금은 크리스마스 존이 되어 산타마을을 운영하는 중입니다.
당신과 럭시오는 평화로운 일상을 보냈고요.
캔디랜드에는,
정말 순수하게 놀러 왔습니다.
"등장, 등장! 팬텀 골든 델핀의 화려한 등장입니다!"
"잠깐! 사칭은 용서할 수 없어요! 저야말로 진정한 팬텀 골든 델핀!"
괴도의 살인 용의가 깔끔하게 풀려서, 도시의 사람들이 다시 팬텀 골든 델핀을 사랑하게 되었단 걸까요.
썰매 위에 등장한 66 명의 괴도 코스플레이어들을 보고 있자니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그래도, 제가 진짜라는거 잊으면 안돼요?
못하는 말이 없으시다니까!
저도 저대로 놀랐거든요?
그리고, 그러는 형사님도 제 첫키스 뺏어가셨으면서?
그래도 싫은건 아니니까 봐줄게요!
뒤끝 있어야지.
그래도 전 다 봐줄건데!
으휴, 에휴, 그래요,
더 사랑하는 쪽이 져주는거랬으니까.
붉고, 노랗고, 푸른 빛 속에서 사람들이 탄성을 지릅니다.
불꽃 아래서 로맨틱한 말을 하는 건 정석적인 연출이죠.
눈이 마주치면, 방금까지 투닥거리던 건 없었던 일인 것인냥, 럭시오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합니다.
제 모든 처음이 되어준 것처럼,
제 모든 마지막도 되어주셔야해요, 꼭이요!
너도 내 마지막이 돼주면 생각해볼게.
그 누구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불꽃놀이가 잦아들고, 사람들이 줄어들고, 폐장을 알리는 방송이 울려도,
럭시오는 당신의 곁에 있습니다.
오히려 태연하게,
어쩐지 좋은 분위기에요.
"도, 도둑이야!! 도둑 잡아라!!"
...... 저쪽에서 목이 터져라 외치는 절규를 듣기 전까지는요.
럭시오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쪽을 쳐다봅니다.
형사님, 신발끈은 꽉 묶으셨죠?
그리고, 이번엔 혼자가 아니고 말이죠!
자자, 어서 출동하자고요!
탁, 땅을 힘껏 박차며 나란히 달립니다.
누가 먼저 도둑을 잡는지 내기하자는 키득거림이 바람과 함께 날아갑니다.
폐가 크게 부풀어 올랐다가 쪼그라들기를 반복하고, 목표가 가까워질수록 아드레날린이 샘솟습니다.
당신은 당당하고 자신있게,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될 괴도와 형사의 일상을 향한 약간의 즐거움과 기대감을 담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참으로 유명한 그 한마디를 내뱉습니다!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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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초:
=
BlueReas:나도 수고했고!!! 시계초도 수고했다!!
:고생많았어요!
BlueReas:우리 럭스도 고생했다!!!(머리 파바밥ㄱ 쓰다듬기)
rolling 1d5+5
(
)
+5
1
6
기준치: | 20200503/10100251/4040100 |
굴림: | 5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저 주사위값은 자컾 성사일입니다. 보자마자 눈치채서 "그걸 기억해?" 하는 반응을 얻어냈지요.
플레이어 분의 특별 신청으로 팬블미 관련 그림들을 백업해두신 포스타입 링크를 동봉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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