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지평선

[COC 플레이로그] 벨버리 스토어 EP1. Call of Loop Tie 본문

COC 플레이 로그 (캠페인)/벨버리 스토어 (지나+질리&나이아)

[COC 플레이로그] 벨버리 스토어 EP1. Call of Loop Tie

CB_PL_ 2024. 3. 24. 19:09

시나리오 링크: https://26osori.postype.com/post/7039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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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파란 하늘이 가득찬 곳
그곳에 당신이 있습니다.
당신의 시야에는 아득하게 떠 있는 거대한 적란운의 선명한 경계선만이 가득 차 있습니다.
불투명한 선을 경계로 하늘과 바닥이 맞닿아있고, 거대한 거울처럼 바닥은 하늘을 비추고 있습니다.
꿈 치고는 제법 생생한 걸요.
푸른 색채 탓에 눈이 멀 것처럼 아른거리면, 저 멀리 안개처럼 뿌연 인영이 흔들립니다.
 
 
:아, 누군가가 서 있었군요.
얇은 몸은 거대한 구름을 바라보다가, 당신을 발견한 듯 고개를 갸웃하고서 빙글 몸을 돌립니다.
 
???:-오랜만에 손님이 왔네.
안녕! 좋은 아침이야.
아니.... 아침인가?
좋은 밤일지도 모르겠네.
 
질리:...넌, 누구야?
 
 
:이상한 상황인 것치고는 생각보다 평범한 첫마디에, 다소 경계어린 답변을 돌려주었습니다.
그러나, 소녀는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듯, 대답하지 않습니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소녀는 곧 퍽 쓸쓸하게 입을 엽니다.
 
???:뭐, 어차피 곧 있으면 사라지겠지만...
저기, 그래도 정말... 내 목소리가 들린다면 말이야...
 
 
:부러 가볍게 질문하는 투지만, 수면에 번지는 물결처럼 작은 소녀의 목소리는 어딘가 서글프게 일렁입니다.
작은 입술이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만... 잘 들리지 않습니다.
 
질리: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볼로타이를.... 찾아줬으면 해.
 
 
:말을 마친 소녀는 입꼬리를 올려 웃습니다.
얼굴은 잘 안 보이지만,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당신을 바라보던 그 얇은 체형의 뒤로 어느 순간 거대한 무언가가 떠오릅니다.
세상을 가로 덮치듯 밝아오는 여명처럼 떠오른 것은, 강렬한 색채입니다.
주황빛과 보랏빛을 머금은 그것은 찬란하게 반짝이며 당신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따듯하게, 그리고 포근하게, 빛은 당신을 감싸안으며 알 수 없는 안도감을 선사합니다.
 
 
:당신은 저도 모르게 감각이 없는 팔을 들어 그것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하지만, 닿을 리 만무한 손은 허공을 훑고 무너집니다.
몽롱함이 닥쳐오고, 시야는 검게 물들어갑니다.
그리고, 당신은......
 
질리:(.........)
 
질리 , 휴대폰을 들어올려 집어던지려다가... 그동안 사망한 휴대폰들을 생각하며 얌전히 알림을 끕니다.
 
 
:익숙한 천장, 익숙한...........알람소리.
갑자기 치솟는 분노 게이지는 당신이 방금 막 잠에서 깨어났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시킵니다.
그래요, 방금 그건 꿈이었겠죠....
 
 
 
:그리하여... 맑고 화창한 날입니다!
잠은 좀 잘 잤나요?
기분은 어떤가요?
와, 내일이면 주말이에요!
무진장 들뜨지 않나요?
아, 프리랜서에게 주말이 무슨 소용이냐 싶지만요.
 
질리:.........
 
질리 , 일어나자마자 기본이 나빠졌는지 인상을 팍 쓰며 안경을 씁니다.
 
질리:잘자기는 개뿔... 이제는 하다하다 이상한 꿈도 꾸냐고...
알림은... 예아 그새끼가 바꿨겠지, 안봐도 뻔해...
아니, 그 악신새끼일 수도 있어...
 
질리 , 그렇게 중얼거리며 짜증냅니다.
 
 
:아이, 참. 날씨도 좋은데 인상펴고 웃어봐요.
웃으면 없던 좋은 일도 생길지 누가 알아요?
 
질리:(피겠냐)
(피겠냐고)
 
 
:그나저나~ 뭔가 생생한 꿈을 꾼 것 같았는데.
뭐랬었죠?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달랬던가?
 
질리:뭐였더라... 볼로타이였나-...
...적어도 생김새는 제대로 얘기해달라고...
 
 
:꿈의 내용을 찬찬히 되짚다 보면, 순간 몸이 오싹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얼핏, 누군가 웃는 소리를 들은 것도 같...은데....?
 
질리: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왠지 온 몸에 간질간질한 느낌이 듭니다.
꼭 누가 간지럼이라도 태우는 것 처럼!
 
질리 , 몸을 부르르 떨며 탈탈 텁니다.
 
 
:탈탈 간지러움을 털어내고 나면 새삼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상한 일이야 늘상 겪고 있다지만, 악몽 대신 이런... 요상하고 생생한 꿈을 꾸는 건 또 처음이라고요.
아무튼, 자자. 이제 일어나 볼까요?
하루를 시작해야죠.
모름지기 하루의 시작은 일정을 정하고부터 시작이랬죠!
침대 옆, 책상의 위에 놓인 캘린더부터 확인합시다.
 
질리 ,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기지개를 핍니다. 그리곤 캘린더를 확인합니다. 오늘 약속이 뭐있더라-...
 
 
질리 , 그러고보니, 레이디 그레이가...하며 생각해봅니다.
 
 
:그러고보니 저런 사람에게 우편을 보내기로 했더랬죠?
하도 이상한 일을 많이 겪은 당신이 여기저기 알아본 끝에 들은 '자칭 전문가'의 이름입니다.
전자 메일은 거들떠도 안 본다 그래서 직접 우편으로 자문을 구할 계획입니다.
내용이야 이미 써두었으니 가서 우표를 붙이고, 보내기만하면 끝!
....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여기에만 기댈 수는 없죠.
어떤 이상한 일은 인간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계속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조사는 해봐야 할거에요.
 
질리:(영 감이 안잡히면 예아한테 물어보지뭐)
(어차피 오늘 만나잖아)
 
질리 , 그나저나 편지 뭔가 낭만은 있네- 같은 실 없는 생각을 하며 티켓을 확인합니다.
 
 
:NEVER 앱을 확인하면, 오늘 가기로 한 전시회의 티켓을 볼 수 있습니다.
<고대 마법사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 그의 업적을 기리다> 라는 이름의 전시회네요.
이번에 헝가리의 작은 마을에서 그의 시신을 찾으면서, 그가 이룩해 낸 수많은 업적을 모아 전시해 놓은 곳입니다.
왜 가기로 했었더라아....
 
질리 , 원래는 그쪽에 관심은 없지만... 에리슨이 "일이 바빠서 못갈것 같으니까 너가 대신가서 뭐 있는지 봐줘."라는 부탁때문에 가게되었습니다.
 
질리:" 너가 다른 애들보다 상세하게 잘 얘기해줘. "...라고 했던가.
 
 
:어쩐지 신뢰받는 기분 아닌가요?
음음, 나쁘지 않아요.
제가 다 뿌듯한걸요!
 
질리:(니가 왜)
(정보원이니까- 하면서 이런건 꼭 나한테만 부탁하더라-)
 
 
:정보원이라 해도, 실없는 부탁이랑 뭔 상관이냐 싶기도 하지만요.
 
질리:(그러니까 말이야.)
 
질리 , 대충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일단 머리부터 어떻게 한 뒤에- 안먹으면 혼날테니 아침밥을 먹으러 부엌으로 갑니다.
 
 
:부엌으로 내려온 당신은 냉장고에 고히 보관되고 있던 밀키트......보다도 더 간편한 '이미 완성된 음식'을 꺼내 전자레인지에 쏙 집어넣습니다.
역시 직접 하는 것 보다 남이 해준 음식 먹는게 좋다니까요.
전자레인지가 돌아가는 동안 건조기에 돌려두고 잔 빨랫거리나 정리할까 싶어 기기를 열어보면...
아아니이거왜이래.
양말에 웬 분홍 딸기가 잔뜩입니다.
 
질리:.........
 
 
:이런... 양말을 산 기억은 없을텐데 말이에요.
혹시나 싶어서 집어든 다른 양말도 똑같습니다.
전부 분홍 딸기가 그려져 있어요.
오늘 신고 갈 양말에도......
 
질리 , 반쯤 해탈...해도 짜증나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다시 양말을 던지듯 집어넣고 방으로 가 양말들을 확인합니다.
 
 
:.....이런! 이쪽도 마찬가지네요.........
어쩔 수 없이 오늘은 딸기 양말을 신거나... 양말을 포기하는 수 밖에 없어보입니다.
 
질리:(쓰으으읍)
(신이 새끼들아 왜 나한테 이런 시련을)
 
질리 , 아직 안 뜯은 양말이 있는지 봅니다.
 
질리:
기준치: 65/32/13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없다.)
 
 
:글렀네요.
 
질리:(ㅈ같네)
........
 
 
:운명을 받아들입시다.
 
질리:죽어도 싫어!!
이거 신을바에는 차라리 리프트 탄다!!
 
 
:오 .
생각해보면 언젠간 스키장 한 번 가자고 최근에 누구누구가 조르지 않던가요?
 
질리:.......
(다 저리가. 나쁜놈들아)
 
 
:아무튼, 정말 결단을 내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밥도 먹고, 일정을 소화하려면 빠릿빠릿 움직여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거든요.
 
질리:...
 
질리 , 결국 그양말을 신고 대신 발목까지 오는 신발을 신기로합니다.
 
 
:고이고이 숨겨진 딸기.
 
질리 , 옷 갈아입고- 양...말신고 가방 챙기고~ 부츠를 신은뒤 나갑니다.
 
 
:딸기의 외출.
 
질리:(닥쳐)
 
 
:아하하.
아무튼, 오늘 하루도 힘차게 출발! 합니다.
 
 
:우체국은 이른 오전이지만, 어째서인지 근처에 유독 사람들이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주차장에는 119 차량이 정차하고 있네요.
무슨 일이라도 생긴걸까요?
 
질리: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구경꾼A: 뭐야, 무슨 일이에요?
 
 
구경꾼B: 우체국에서 사무를 보던 직원이 갑자기 쓰러졌대요.
옆에 있던 사람이 놀라서 119 불렀기는 한데, 그리 심각하진 않은가봐요.
 
 
구경꾼E: 아, 그러고보니 아까 봤어?
나 BJ 려려 닮은 사람 봤다?
 
질리 , 근처에서 기웃거리기
 
 
구경꾼G: 진짜? 헐, 혹시 닮은 사람이 아니라 본인이면 어떡해?
아직 주변에 있을 것 같은데 가서 사인 해달라고 할까?
 
 
구경꾼E: 하지마, 너 그거 잘못하면 스토킹된다?
 
 
:... 그런 이야기들이 들려왔습니다.
기웃기웃 주변을 서성이다보면, 안쪽의 상황이 보이는 위치에 도달합니다.
우체국 밖으로 119 대원들이 나오며, 몸조리 잘하라는 가벼운 당부를 남기고 있습니다.
아, 상황 정리가 끝났나봅니다.
대원들이 구급차를 타고 떠나면, 주변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조금씩 접혀 갑니다.
들어가서 이제 할 일을 할까요?
 
질리 , 이제 조금 어수선 분위기가 잦아들자 그제서야 들어갑니다.
 
 
:금방 일상의 모습을 되찾은 우체국입니다.
소란의 주인공인 듯 보이는 직원 한 명이 구석에서 물수건을 갖고 쉬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질리 , 가만- 지켜보다가...다가가 말을 걸어봅니다.
 
질리:저기- 괜찮나요?
 
 
:당신이 말을 걸어오면, 직원은 놀란 듯 눈을 깜빡이며 이쪽을 바라봅니다.
목에 걸고 있는 명찰에는 '사무엘 그리예드'라고 쓰여 있습니다.
음음, 저게 이름인가보군요!
 
사무엘 그리예드:아- 네, 괜찮습니다.
 
질리:(음-)
 
사무엘 그리예드: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무엘 그리예드 ,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질리:혹시... 쓰러지셨다는게 그쪽인가요?
 
사무엘 그리예드 , 그 말을 듣자, 무안한 듯 흠흠큼! 하는 소리를 냅니다.
 
사무엘 그리예드:어쩌다보니... 참, 하하...
최근 피곤한 일이 많아서 컨디션 관리를 못 한 모양이에요.
 
질리:많이 힘드셨나보네요.
구급차가 간걸보면 심한건 아니였나보네요?
 
사무엘 그리예드:네, 현기증이 잠깐 나서 넘어지긴 했지만, 상처가 난 것도 아니고 심한 병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요.
-아, 그러고보니 우체국엔 볼일이 있으셔서 오신거겠네요.
오래 쉴 수는 없을테니 슬슬 업무로 돌아가봐야할텐데...
제가 바로 업무 봐드릴까요?
 
질리:그래주시면 감사하죠.
 
 
:그렇게, 어쩌다보니 안면을 트게 된 직원, 사무엘의 도움을 받아 우편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보내는 것은 그동안 당신이 겪은 이상한 일들을 차곡차곡 눌러 쓴 엽서입니다.
급한대로 집에 남아있던 편지지에 냅다 쓴 것이다만, 우표를 붙이니 꽤 괜찮네요.
저정도면 답신을 보내주지 않을까요?
 
질리 , 안 보내주면... 뭐, 어쩔 수 없다는 마음입니다.
 
질리:(이러고 살...수는 없지만.)
 
질리 , 사무엘에게 인사를 한 뒤 우체국을 나섭니다.
 
 
:우체국을 나서고 다음 일정을 생각하던 차, 문득 눈에 들어온 것은 자판기입니다.
아아니, 정확히는 자판기보다 그 앞에 서 있는 사람이요.
붉은 머릿결을 옆으로 비껴 묶은 그는 나른한 눈매로 자판기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어째... 좀 흐리멍텅한 눈이네요.
손에는 동전을 쥐고, 자판기 이곳저곳에 쿡쿡 찌르며 고개를 갸웃갸웃하고 있습니다.
...자판기 사용법......모르나...?
 
질리 , 그냥 못본채하고 지나가기에는... 엄청나게 신경쓰이고 찝찝한지 그사람에게 다가갑니다.
 
질리:저기, 뭐 뽑으시려고요?
 
???:아......
 
??? ,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며 뜸을 들이다가... 오렌지 주스를 손으로 슬적 가리킵니다.
 
질리 , 그것을 보고 자기 동전으로 오렌지 주스를 뽑아서 줍니다.
 
 
:덜커덩,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나온 오렌지 주스를 건네주면, 그는 양 손으로... 아주 소중하게... 오렌지 주스를 받아들고 바라봅니다.
 
질리 , 같이 바라보다가 추가로 자판기 쓰는법을 알려줍니다.
 
??? , 나른한 표정으로 그 이야기를 끝까지 들은 뒤, 슬그머니 고개를 숙여 인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도 한참을...부담스러울 정도로 빤히 당신을 바라보던 그는, 어느순간 눈을 깜빡이는 사이에 사라져버렸습니다.
우앗?!
 
질리:...뭐지.
 
질리 , 손으로 눈을 비빕니다.
 
 
:...뭐어어......
이것도 이상한 일?
 
질리:....
(자판기 쓸줄 몰라서 오렌지주스 못먹고 죽은 귀신이었나)
 
질리 , 일단-...예아 만나러 식당으로 갑니다.
 
 
:오늘의 점심!
왜인지 엄청나게 신이 나서는 좋은 곳을 발견했다며 냅다 약속을 잡아버린 예아와의 일정입니다.
좋은건 알겠는데 이쪽 의견도 좀 들어주면 좋겠단 말이죠.
 
질리:(진짜 어이없네)
(니만 좋냐 나도 좀 좋자)
 
 
:그렇게 만나기로 한 가게 앞에 가면, 기다리고 있던 예아가 이쪽을 보며 팔을 들어 붕붕방방 흔들고 있습니다.
저 활기찬 녀석을 어쩌면 좋을까요.
 
질리 , 보자마자 냅다 한숨부터 쉽니다.
 
김예아 , 서서 기다리는 것도 지루했는지 곧장 질리에게 다가갑니다.
 
김예아:드디어 왔네! 엄청 기다렸어!
 
질리:지금 약속시간되기 20분전인데?
 
김예아:하지만 난 어제 밤부터 이 순간만을 기다렸는걸!
 
김예아 , 허리에 양 손을 챡챡 올리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질리:도대체 무슨 식당이길래 그렇게 열과 성을 내시죠?
 
질리 , 얼척이 없다는 듯 팔짱을 낍니다.
 
김예아:여기가 비프 브루기뇽이 진짜 맛있거든요~
이만큼 잘하는 곳을 본 적이 없다구.
그래서 꼭 한 번 먹여야겠다고 생각했지!
 
질리:다 먹을 수 있는지부터 생각해야할것 같은데.
 
김예아:남으면 내가 마저 먹지 뭐.
 
질리:야채도 먹어.
 
김예아:아니면 사람 한 명 더 부를까?
 
질리:누구부르게.
 
김예아:시계초.
 
질리:어제 출장갔다며.
 
김예아:...아?!
그랬던가?!
 
질리:멍청이...(중얼)
 
김예아 , 으으음- 하는 소리를 내며 고민하다가 어깨를 으쓱입니다.
 
김예아:몰라, 일단 가서 먹자.
 
질리:예- 예.
 
 
:자리를 잡기 위해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앗.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구조입니다.
아앗.
 
질리:(아쒸)
 
 
:잠시 잊고 있던 딸기 양말의 존재가 떠오릅니다.
아아아앗.
 
질리:(아!!)
기준치: 65/32/13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설마... 설마 아직도...?
불안한 마음으로 느릿하게 신발을 살며시... 벗어보면...
다행스럽게도, 딸기가 사라졌습니다.
어느새 일그러졌던 표정을 풀고 편한 마음으로 신발을 벗고 있으면, 예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옵니다.
 
질리 , 엄청나게 많은 감정이 들어간 안심의 한숨을 쉽니다.
 
김예아: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질리:이상한 일때문에.
 
김예아:아~
이번엔 뭐였는데?
 
김예아 , 쿡 옆구리를 찌르며 물어봅니다. 말해봐말해봐
 
질리:모든 양말에 딸기 무늬가 생겼었어.
 
김예아 , 그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살짝 내려서 양말을 확인합니다.
 
김예아:잉, 지금은 없네.
 
질리:뭘 아쉬워해.
 
질리 , 정강이를 찹니다.
 
김예아:으악!
 
김예아 , 맞은 정강이를 손으로 감쌉니다. 물론, 엄살입니다.
 
질리:아직까지 있엇으면 집으로 뛰쳐갈거였다고.
 
김예아:그건 안되지- 일부러 약속까지 잡아서 부른건데-
암튼, 들어가자.
내가 가서 자리 찾을테니까 주문 하고 올래?
 
질리:예-예-
 
 
:예아가 자리를 찾으러 포르르 뛰어(신났네요.)가는 모습을 보며, 당신은 키오스크로 주문을 합니다.
기왕 추천받은 메뉴가 있는 김에 그걸로 시켜볼까요? 아니면... 적당히 다른 것으로?
 
질리 , 잠깐 고민하면서 보다가 부르기뇽이 사이드로 있는 세트메뉴로 합니다.
 
 
:주문을 띡띡 마치고나면 쟈르륵 번호표가 나옵니다.
 
질리 , 번호표를 가진채 에아가 있는 쪽으로 갑니다.
 
질리:(예아)
 
 
:예아가 찾아둔 자리는 적당히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시야가 트인 자리입니다.
제법 센스 있네요.
 
질리 , 그 자리에 자연스럽게 앉아 예아 음식의 번호표를 줍니다.
 
김예아 , 번호표를 받아들고 종알거리기 시작합니다.
 
김예아:왜인지 모르겠지만 항상 내가 올 때마다 이 자리는 남아있더라.
 
질리:아무리 생각해도 이런집에서 브루기뇽을 파는게 뭔가 안어울리는데...
 
김예아:뭐 어때, 맛만 좋으면 된거지.
 
질리:흠-
 
질리 ,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같은 표정입니다.
 
 
:두 사람은 음식이 나올 때까지 소소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직원: 주문 번호 0301번 손님~!!!
 
 
:귀를 쩌렁하게 울리는 목소리에 슬적 번호표를 확인하면...
아, 당신의 번호인 것 같아요.
음식이 나온 모양인데, 받으러가면 되겠습니다.
 
질리:나 다녀온다-
 
김예아:으응- 다녀와아-
 
질리 , 번호표를 가지고 그쪽으로 갑니다.
 
 
:카운터로 뚜벅뚜벅 걸어가보면...
잉? 이미 사람이 있습니다.
 
질리:(응?)
 
 
직원: 방금 시키신 메뉴가 맵기 조절이 가능한데요...
 
 
:심지어는 그 사람과 대화를하고 있습니다.
아니, 저기요!
여기 0301이 있는데요!
 
질리 , 다시 확인합니다.
 
 
:번호표를 다시 확인해보니...
이럴수가 세상에나 마상에나!
O3O!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뭐에요 이거!
 
질리:.........
 
 
:이런 귀여운 이모티콘으로 무마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질리 , 짜증이 확올라왔지만...공공장소니 참기로 합니다.
 
질리 , 기다릴까- 하는 생각도 미쳐 하지 못한채 바로 카운터로 다가가 번호표를 보여줍니다.
 
질리:저기- 번호표가 잘못 나와서요.
 
 
:당신이 대뜸 나타나서 그리 말하자, 대화를 하던 두 사람의 시선이 이쪽을 향합니다.
윽.
 
질리:(아 맞다..)
 
 
:직원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번호표를 확인하더니...
 
 
직원: 앗... 기기에 문제가 있었나보네요... 다시 뽑아드릴테니 잠시 기다려주세요,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고서는 급히 '사장님!!!'이라고 외치며 가게 안쪽으로 뛰어들어갑니다.
 
질리 , 순간 예의없는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슬쩍 대화하고있던 손님을 봅니다.
 
 
:슬적... 시선을 돌리고보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까만 사람과 눈이 마주칩니다.
어쩜 눈 색도 검은... ....
....응?
잉??
엥???
 
 
:왜 얼굴이 익숙하죠?!
 
질리:....
 
 
:이쪽을 보며 싱글생글 웃는 미소는 미묘하게 거리감이 느껴지면서도 잘 만들어진 조각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데서 마주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도 못한...
'악신' 나이아입니다.
진짜 왜 여기서 이러고 있죠?!?!?
 
질리 , 눈앞에 있는 놈이 나이아라는 것을 인지하자마자 서서히 눈살을 찌푸립니다.
 
질리:...너 왜 여기있어?
 
나이아:안될 것도 없으니까?
 
질리:그렇다고 있을 이유도 없잖아?
 
질리 , 그렇게 말하며 눈을 가늘게 뜬채로 노려봅니다.
 
나이아:가끔은 나도 좀 아무것도 안하고 쉬고 싶어서 말이지.
 
질리:니가?
 
나이아 , 가볍게 어깨를 으쓱입니다.
 
나이아:'가끔'.
 
질리:흐음-.......
 
질리 , 슬쩍 눈을 바라보다가 어쩐지 눈이 제대로 마주치고 있는 느낌이 들자 의문이 듭니다.
 
질리:식사도 안하는 놈이...
 
질리 , 그렇게 말하며 시선을 내리다가 문득 볼로타이를 봅니다. 쟤가 왜 저걸 하고있지?
 
 
:문득 꿈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라 볼로타이를 빤히 보고 있으면, 이상한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검은색이 아니야...?
이 녀석 취향이라면 완전히 검정색이여도 부족할 것 같은데, 미묘하게 보랏빛을 띄고 있습니다.
마치 진짜 보석처럼요.
 
질리:...그건 뭐야?
 
질리 , 볼로타이를 가리키며 말합니다.
 
나이아:그냥, 뭐.
그런게 있어.
 
나이아 , 빙긋 웃으며 대답을 은근히 피합니다.
 
질리:...?
 
질리 , 왠지 반응이 이상해 다시 노려봅니다.
 
질리:뭔짓하고있지 너?
 
나이아:아아니. 아무것도?
이번엔 정말로 선량하다고.
 
질리:..........
 
질리 , 묘하게 소름돋습니다.
 
 
:웃는 꼴이 영 믿음직스럽지 않습니다.
저 검댕이라면 무슨 짓을 하고 있어도 아닌 척 할테잖아요?
우우. 믿음이라고는 전혀 가지 않는다아.
 
질리:내가 그말을 믿으라고?
 
나이아:그럼 무슨 짓을 하고 있길 바랬어?
이런, 말을 하지.
 
질리:-...아하...그냥 말을 말자.
 
나이아:^^!
 
질리 , 안맞을거 알지만 그래도 정강이를 발로 찹니다.
 
 
:안 맞을거라 생각하고 휘두른 발 끝에 물리적인 힘이 느껴집니다.
뭐지?
놀라서 시선을 굴리면, 아욱, 소리를 내며 몸을 살짝 굽히는 나이아의 모습이 보입니다.
...진짜 뭐지?
 
질리:...?
 
질리 , 맞으니까 되려 당황한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뭐야?
 
 
:그 모습에 의문을 표하고 있노라면, 직원이 등장합니다.
양 손에는 두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음식이 들려있습니다.
 
 
직원: 번호표가 뽑히지 않아서, 순서를 바꿔서 준비했어요.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질리:...아, 괜찮습니다.
 
질리 , 직원이 오자 급하게 표정 관리를 하며 음식을 받습니다.
 
나이아 ,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는 듯 싶다가도, 웃는 낯으로 음식을 받곤 먼저 떠나갑니다.
 
질리:아.
 
질리 , 뒷통수 뚫리게 쳐다보다가 그만두고 음식가지고 자리에 갑니다.
 
 
:자리로 돌아오고나면, 앞에 (많이 뜨거워보이는) 음식을 둔 채 당신을 기다리며 휴대폰을 보고 있던 예아가 고개를 듭니다.
 
김예아:왜 이렇게 늦었어? 무슨 일 있던건 아니지?
 
질리 , 어쩐지 불편하고 짜증나있는 표정으로 음식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습니다.
 
김예아 , 표정을 슬 보더니 살짝 눈치봅니다.
 
질리:... 한동안 안보이더니-... 하아...
 
김예아:한동안 안 보여? 누구?
 
질리:악신.
 
김예아:아.
아하.
 
질리:걔 여기 있었어.
 
김예아 , 뭔가 곰곰 생각하는 듯한 표정이 됩니다.
 
김예아:...이상한 짓 안했지?
 
질리:...안했어.
대신- 번호표가 이상했지.
 
김예아:잉? 번호표가 왜?
 
질리:0301번이 아니라 이모티콘이 있었어.
 
김예아:그게 가능해?
 
질리:몰라, 출력오류인것 같다고는 하는데...
아무리봐도 이상한 일중 하나같단 말이지.
 
질리 , 그렇게 말하며 그렇게 열과 성을 내던 브루기뇽을 입에 넣습니다.
 
 
:어쩐지 살짝 기대하는 듯 보이는 예아의 표정을 보며 음식을 입에 넣으면...
사르르 입 안에서 고기가 녹아내리는 듯 하며 깊은 맛을 풍기고, 채소들이 춤을 추... 아아니, 끝내주게 어우러지는...
식당의 외관과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고급진 맛이 느껴집니다.
이게... 천국의 맛?
어느 곳에서는 HQ라고 불릴 것 같고 어느 곳에서는 5성이라고 불릴 것 같은 황홀한 맛입니다.
 
질리:(HQ?)
...맛있네.
 
질리 , 말을 이렇게 건조하게 하고 애써 침착해지려고 입을 다물고있지만 누가봐도 맛있는거 먹어서 좋아보이는 표정입니다.
 
김예아:그치! 짱이지! 완전 최고지!
 
질리:...뭐어- 그렇게 말하는 건지 알것 같네.
(다시 한번 더 냠)
 
김예아:역시 사람을 맛있는 걸 먹어야해. 응.
 
김예아 , 빤히 표정을 보며 중얼거립니다.
 
질리:아니, 맛있는거 먹고 사는데...에리슨 요리 잘하잖아. (냠)
 
김예아:그래도 가끔은 밖에 나와서 이것저것 먹는 것도 좋잖아?
직접 하기에는 조금 부담되는 것도 먹어볼 수 있구.
....가끔 실패도 하지만...
 
질리:으으음...뭐 가끔은... 괜찮긴하지.
 
김예아:그치그치~
그럼~ 기분 좋아보이는 김에~
나 부탁 하나만 들어줘!
 
질리:...뭔 부탁.
 
질리 , 갑자기 팍 식은 표정입니다.
 
 
:저게 본 목적이었던걸까요.
눈까지 반짝반짝 빛나는걸 보면 거절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김예아:이번에 SCC 이벤트라는 걸 한다고 그러더라구.
 
질리:그래서?
 
김예아:이벤트 같이 참여해주라.
솔직히 사인은 관심없... 아니 사실 조금... 음...
 
질리:...너가 그런거에 관심이 있던가-...
 
김예아:굿즈 귀여워서 갖고 싶단 말야.
별사탕 키링 준댔다구.
 
질리:...날 기여코 사람 많은 곳에 끌어들일려고-...(손가락질)
...그래서- 계속 말해봐.
 
김예아:SCC 라이브 이벤트는 아니구, 사전 홍보 이벤트라서 사람 그렇게 안 많을거야.
....아마?
자자, 이거 봐봐.
 
김예아 , 휴대폰을 들어서 곧장 뭔가 잔뜩 보여줍니다.
 
질리 , 아마가 신경쓰이지만 얌전히 봅니다.
 
 
:SCC Live 홍보 이벤트! 라는 제목의 홈페이지입니다.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으면 추첨을 통해 굿즈 교환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당첨자 중 1등부터 10등까지는 유명 먹방 BJ 려려의 사인도 받을 수 있다고 안내되어 있습니다.
...밥을 왜 사주나 했더니...
정말로 이게 본 목적이었네요.
 
질리:...왜 갑자기 잘 부르지도 않는데 밥먹자 하더라...
 
김예아:추첨제라서 될지 안될지 모르겠단 말야.
딱 한번만. 응?
 
질리:...그으래. 딱한번만이다. 다음은 없어.
 
질리 , 휴대폰을 들어 응모사이트를 봅니다.
 
김예아:야호!
 
 
:워, 마침 신청일도 오늘까지네요.
...근데 진짜 언제부터 이런걸 좋아했다고?
사람... 아니, 악마 취향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질리:(그러니까-)
 
질리 , 일단 신청합니다.
 
 
:신청을 하고나면, 당첨자는 내일 메일로 안내 될 것이라는 안내창이 뜹니다.
뭐, 되면 좋고 아님 말고. 딱 그 정도겠죠.
 
질리:(안돼라-!)
 
김예아:되면 꼭 연락 해주기다?
 
질리:예에-
 
질리 , 대화하고 응모하는 사이 거의 다 먹어갑니다.
 
 
:식사도 괜찮고, 뭐,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는 해도 일상적인 상황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고,
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중간에 끼어들었던 검댕이가 좀 신경쓰이기는 하는데...
...기억에서 지워버릴까요?
모르는 척 모르는 척.
 
질리 , 좀이 아니라 엄청이지만...일단 지워버리기로 합니다.
 
질리 , 손으로 머리 위를 휘적휘적합니다.
 
 
:깡!
...한다고 기억이 지워질리는 만무했지만요.
괜히 더 신경쓰이게 되어버렸습니다.
젠장!
 
질리:....
 
질리 , 그냥 다른 생각을 하기로합니다. 전시회 생각하자.
 
 
:... ...
헉.
생각해보니 전시회 시간이 언제였죠...?
 
질리:...
 
질리 , 휴대폰을 들어 확인합니다.
 
 
:.......
입장까지 30분 남았습니다.
여기서 전시장까지는 걸어서 40분...
으악!
 
질리:...
 
 
:떠들다보니 시간도 잊고 있어버렸어요!
 
질리 , 뛰어갑니다.
 
 
:급하게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일정이 있었다며 뛰어나가는 당신의 뒤에 대고 예아가 소리칩니다.
 
김예아:뛰다가 넘어지지 말고-
다음에 또 부를게~!
 
질리:어차피 일로 부를거잖아!!
 
김예아:그거 말고 부를 일이 뭐가 있겠어-!!
 
질리:그건 맞지만!!
 
질리 , 그렇게 말하며 전시회장까지 뛰어갑니다.
 
 
 
:전력으로 달려와 간신히 티켓을 끊고 입장에 성공했습니다.
헉헉 소리를 내며 숨을 고르고 있는 당신의 주변으로 전시회장 특유의 클래식한 음악이 들려옵니다.
...이번에 보게 된 것은 다른 전시와 병설된 작은 규모의 전시입니다.
번역 뿐만 아니라 활발한 예술 활동을 해온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는 특유의 몽환적인 화풍과 색상 선정으로 코어한 팬층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것 치고는 전시장이 제법 고요하지만요.
입구부터 시작하여 제 1 전시장제 2 전시장시청각실이 있습니다.
 
 
:어디부터 둘러볼까요?
 
질리:(진짜 머네...)
 
질리 , 숨을 좀 더 고르다가 제 1전시장부터 천천히 봅니다.
 
 
:제 1 전시장은,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의 삶을 연도별로 정리해 놓은 곳입니다.
뭐 이리 업적이 많은지 벽에 글씨가 빼곡하군요.
 
질리: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정보원 짬빠 다 어디감)
 
 
:(달려오느냐고 힘이 다 빠졌나보죠.)
빼곡한 업적표를 보니 괜히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대충 뭔가 중요해 보이는 것만 훑어보자구요.
 
 
질리:음...
 
질리 , 하나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한채 고개를 갸웃입니다.
 
질리:...아니 날 보낼거면 관련해서 얘기라도 해주던가...
 
질리 , 제 2 전시장으로 갑니다.
 
 
:제 2 전시장에는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가 번역한 것으로 알려진 책들의 표지와 조각들이 유리상자 안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가 쓰던 깃펜, 직접 만든 책상 각도 조절기 등도 복원되어 있네요.
벽면에는 그가 작업한 미술 작품들이 다수 걸려있습니다.
....봐도 뭔지 잘 모르겠지만요.
 
질리:(음-...)
....
(에리슨!!)
 
질리 , 그만두기로 합니다.
 
 
:멍한 표정으로 작품을 보던 당신은, 마지막으로 전시장의 바닥과 천장이 닿을 듯한 규모의 그림을 보게 됩니다.
이 작품에만 제목이 없네요?
 
질리:-?
 
 
:당신이 서 있는 것과 똑같은 크기의 사람 그림자가 화면 가운데에 그려져 있고, 특유의 몽환적인 배경과 어지러운 색상 조합이 거대한 배경을 먹어치우듯 채우고 있습니다.
사람 그림자의 곁에는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서 있습니다.
사람을 압도하듯 거대한 몸을 가진 그것은 거대한 파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솟은 것인지, 그 '인간이 아닌 무언가'에게 손을 뻗은 사람 그림자는 그대로 우뚝 멈춰 서 있습니다.
그 그림을 가만히 바라보던 당신은 문득 그 사람 그림자가 자신이라는 터무니 없는 생각을 그러쥐게 됩니다.
'저것'은 무엇인가.
 
 
:'저것'의 몸을 덮은 것은 털인가 비늘인가.
'저것'에게 닿는다면 어떻게 될까.
충동적으로, 그림 밖의 당신도 그 그림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촉감을 생생하게 손에 익혀두고 싶다는 생각에-
탁-
두텁게 칠해진 물감과 손이 닿는 감각에, 당신은 저도 모르게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물러섭니다.
 
 
:....방금 뭐였죠?
 
질리: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질리 , 순간적으로 놀랐지만 금방 평정심을 찾습니다.
 
질리:... 음.
...음...
 
질리 , 어쩐지 미묘한 감각에 그림에 닿았던 손을 쥐었다폈다 하다가 빠르게 제 2 전시장을 나와 시청각실로 향합니다.
 
 
:어쩐지 뒤를 돌아 전시실을 빠져나가는 당신의 등을 향해 시선이 꽂히는 것도 같지만...
에이, 기분탓이겠죠.
 
질리:(기분탓이여야해-...)
 
 
:시청각실은 주변이 온통 검은 벽으로 둘러쌓여있고, 한가운데에 놓인 큰 영상에서 비디오가 재생되고 있습니다.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의 시선을 발견한 사람의 인터뷰와 그의 시신을 발굴해내는 작업 과정을 소개하는 영상입니다.
 
질리 , 영상을 봅니다.
 
 
:근처에 놓인 의자에 앉아 쉬면서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갑자기 영상에 지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노이즈가 생깁니다.
마침 옆에 빔 프로젝터와 재생을 위한 노트북이 보이네요.
 
질리 , 뭐지? 하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주변에 사람이 없는것 같으니... 빔프로젝터를 확인합니다.
 
 
:빔 프로젝터의 빔이 프로젝터 스크린을 조금 벗어나 있는 것 같습니다.
누가 건드린걸까요?
 
질리 , 똑바로 놓으면서 노트북을 봅니다.
 
 
:노트북에서는 영상을 재생하고 있습니다.
뒤로가기, 처음으로, 역재생 과 같은 다양한 버튼이 있습니다.
 
질리 , 뒤로가기를 누릅니다.
 
 
:앗. 영상 선택창으로 나와버렸습니다.
 
질리:(아)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폴더 내에 영상은 하나 밖에 없지만요.
 
질리 , 주변 눈치를 보다가... 다시 영상을 틉니다. 그리고...영상 맨 뒤로 이동한 뒤 역재생 해봅니다.
 
 
:영상 속 목소리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역재생됩니다.
이런 장난을 치며 좋아할 나이는 지난 것 같지만서도...
 
질리:(조용히해!)
 
 
:...얼핏, 이상한 소리가 하나 들린 것 같습니다.
 
질리 , 그러면서도 조금 찔린표정입니다.
 
 
:지직거리는 음성 사이로, 어떤 남성이 속삭이는 듯한 소리로,
"순수한 호기심은 사랑마저 에두른다."
...라고 말했습니다.
 
질리:...
?
 
질리 , 고개를 기울입니다.
 
질리:뭐지...
순수한 호기심은 사랑마저 에두른다...
 
질리 , 그말을 곱씹어보지만 딱히 수확은 없는채 그냥 시청각실을 빠져나옵니다.
 
 
:이쯤이면 둘러볼 것은 다 둘러본 것 같습니다.
슬슬 돌아갈까, 싶어 걸음을 옮기다보면...
 
질리: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딘가 가벼우면서도 들어본 적 없는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깃털처럼 가벼운 것이, 옷깃이 스치는 소리 같기도 합....니다....?
왠지 불길한 기분이 되어서, 발소리의 주인을 향해 고개를 틀면...
...
바지?
 
질리:...
 
 
:바지가 서 있습니다.
 
질리:예?
 
 
:바지가 있네요.
바지.... 음.... 바지...............?
왜 바지가 이런 곳에?!?!?
바지는 말 그대로 '서 있습니다'.
입고 있는 사람은 없고, 바지만 바닥에 우뚝 솟아 있습니다.
바지는 약간 기울어진 채, 당신의 뒤에 우두커니 서 있을 뿐입니다.
 
질리 , 가방 끈 붙잡은채로 가만히 있다가 슬-쩍 다가가봅니다.
 
 
:당신이 슬-쩍.... 가까이로 다가가면........
팡!! 소리와 함께 펴진 바지가... 달려듭니다!!!
으, 으아아악!!!
 
질리:아니 뭔데?!!!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바, 바지와의 전투입니다!!!!!
 
질리: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뭔데, 뭔데?!!
 
질리 , 급하게 냅다 바지를 발로찹니다.
 
질리:
비무장
기준치: 67/33/13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흐물거리는 바지는 공격이... 통하는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채이는 감각이 거의 없습니다.
무, 뭔데!!
차례가 돌아온 바지는....
바지는....!
주변을 정신 없게 콩콩 뛰어다니며 시선을 교란하고 있습니다!
 
질리:...
 
질리 , 좀 얼탱이 없어보입니다.
 
질리 , 다시한번 발로 찹니다.
 
질리:
비무장
기준치: 67/33/13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채이는 감각이 없습니다!
정신 사나워서 그런가?!
왠지 몸이 평소처럼 움직이지 않는 느낌입니다!!
 
질리:(진지하게 임하고싶지 않아!!)
 
 
:바지는 진지한 모양인지, 한참을 콩콩 뛰어다니다가... 당신을 향해 몸을 던집니다!!
 
질리:
회피
기준치: 80/40/16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에게 달라붙으려는 듯 날아들던 바지를 휙 피해냅니다.
우, 우악.
잡히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상상도 안되고요.
 
질리:(먹히는거 아니야?)
 
질리 , 그래도 몸을 돌려 다가온 바지를 발로 다시 차봅니다.
 
질리:
비무장
기준치: 67/33/13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슈슉. 슉. 슈슈슉. 그건 바지의 잔상이었습니다.
바지는.......
어, 저거 왜 저런대요?
갑자기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질리:-?
 
 
:안에서 뭔가를 웩 뱉어내고 하늘하늘 바닥을 향해 늘어지.....
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튀어나온 것이 당신에게 날아들었습니다!
악!!
 
질리:뭔데?!
기준치: 65/32/13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날아든 그것은 당신의 팔에 챱! 달라붙습니다.
으아?!
 
질리:으악?
...
 
 
:이미 붙어버린거 어쩔 수 없...죠.
신명나게 전투를 하던 바지를 보면... 바지는 얌전해졌습니다.
아, 설마 이게 바지를 움직이던건가?
그런 마음으로 내려다 본 것은... 웬 책입니다.
 
질리 , 약간 맥 빠진 모습입니다.
 
 
:이상한 글자들이 잔뜩 적혀 있는 책은, 접착제로 붙인 것 마냥 팔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거 왜 이런대...
 
질리:...
 
질리 , 책을 펼쳐봅니다.
 
질리:
언어(모국어)
기준치: 80/40/16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문득, 책에 쓰인 글자가 눈에 훤히 들어옵니다
당신은 저도 모르게 그 글자들을 하나하나 읽어내려가기 시작합니다.
팔에 붙은 책을 떼어내진 못할 망정, 읽고 있다니.
정말 이상하고 우스운 모습일 것입니다.
그런데...
시선을 뗄 수가 없습니다.
 
 
:책의 내용이 머릿속으로 들어와 멋대로 안착하는 기분이 듭니다.
뭔가, 뭔가 이상합니다.
속에 담긴 내용이 머리를 거칠게 휘어잡는 기분입니다.
 
질리: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 큰일이에요.
당신의 눈은 계속해서 마도서를 훑으며 내용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있습니다.
마치 게걸스럽게 마시듯이, 글자를 계속해서 읽어내려갑니다.
분명 이해할 수 없는 문장들인데, 무슨 내용인지 알 것 같습니다.
 
질리: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2
(
1
)
 
=
1
 
 
:그만, 그만!
이제 그만 읽어야 할 것 같은데!
아무리 눈을 감으려 힘을 주고, 고개를 돌리려 목에 힘을 주어도, 팔에 딱 다라붙은 마도서는 당신의 시선을 독보적으로 사로잡습니다.
 
질리: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 감각에 사로잡힌 당신의 몸에서 진땀이 흐르고, 책을 들고 있던 손이 잔약하게 떨리며 땀이 차던 그때,
"이런... 괜찮으세요?"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긴장감 따위는 하나도 없이 나른한 그 목소리를 들으면, 어지럽던 머리가 이상하게도 차분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쪽, 고개 들어보시겠어요?"
마치 치과 선생님 같은 말이 들려오고나면, 부드러운 손길이 당신의 턱을 잡고 가볍게 위로 들어올립니다.
 
질리 , 갑작스럽게 누군가 자신의 턱을 잡자 몸을 크게 움찔합니다.
 
 
:들어올려진 시선에 보이는 것은- 붉은 머릿결을 옆으로 비껴 묶은 사내... 오늘 아침 자판기에서 본 그 사람입니다.
그는 당신의 팔에 붙은 책과 당신을 번갈아 쳐다봅니다.
그리고는 곤란하는 듯이 뒷목을 긁적거리다가, 한숨을 폭 쉬고는 느적지근하게 말합니다.
 
???:음.... 따라오시겠어요?
그거... 떼어야 하니까요. ...어떻게든...
 
질리 , 잠깐 벙찐표정으로 바라보다가 그 말에 아. 하고 소리내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의 인도를 받으며 전시회장 밖으로 나오면, 어느새 노을이 지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벌써 시간이...
 
질리:(앗...)
 
 
:아직 불이 켜질 시간은 아닌지, 가로등은 큰 길에 있는 것만 켜져 있습니다.
그러나 사내는 아랑곳않고 어두운 골목길을 소리없는 발걸음으로 쇽쇽 누빕니다.
이런 곳에 이런 데가 있었나...? 하는 곳을 잘도 찾아 요리조리 훑고 지나가다 보면, 어느샌가 도착한 곳은 평범한 거리의 한 가게입니다.
 
 
 
:낡은 고동 나무 옆으로 난 쇼윈도를 살피면, 오렌지 빛 조명이 켜져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주는 가게 내부가 보입니다.
들어서면 왼편에 카운터가 보이고, 오른편으로 낮은 천장 아래 책장들이 빼곡하게 벽을 막고 있습니다.
먼지 냄새 짙은 서점, 그 정도의 인상이네요.
당신을 이곳으로 데려온 사내는 카운터에서 의자를 꺼내오며 어디선가 가져온 오렌지 주스를 컵에 따라줍니다.
 
???:...전시회 구경은... 잘 하셨나요?
 
질리:어...그, 네...
 
???:... ...
...물어보고 싶은 말이 많으실 것 같은데...
 
질리:(엄청 많지만)
 
???:우선 책부터 떼는 게...
 
질리:...네에...
 
??? , 책이 들러붙어있는 것을 잠시 바라보다가,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며 말합니다.
 
???:...잠시 구경하고 계세요.
 
질리:...네.
(이상태로 구경을...)
 
질리 , 그렇게 말하며 가게을 둘러봅니다.
 
 
:슬그머니 일어나서 가게를 주욱 둘러보면...
오래된 책들이 책장에 꽂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존을 정말 잘 해놓은 것 같지만, 오래된 책들은 티가 나기 마련이니까요.
'벌꿀 오소리는 신경쓰지 않아', '해결하자 요통! 바나나퀵과 함께하는 만점 스트레칭 교본', '이것만 있음 완벽하다! 최고의 참치김밥 만들기!' 같은 이상한 센스의 제목을 가진 책들이 있습니다.
 
질리:......
(궁금하긴하지만 그만둡니다)
 
질리 , 고개를 돌립니다.
 
 
:다른 벽면을 채우고 있는 책장과 한가운데의 진열대에는 잡다한 잡화도 놓여 있습니다.
바느질로 만든 컵홀더, 생화를 말린 찻잎, 일러스트가 그려진 엽서 따위가 있습니다.
 
질리:(오...)
 
 
:카운터에는 방금 꺼낸 오렌지 주스 병과 컵이 있네요.
 
질리:...
 
질리 , 가만 보다가 마십니다.
 
 
:음.
신선하고 시원합니다.
 
질리:(맛있네)
...바지랑 싸우고...거기서 책이 튀어나와서 내팔에 붙는건 뭔...
 
 
:왠지 이상할 정도로 스케일이 커진 이상한 일에 진절머리를 치고 있으면...
딸랑, 가게의 문이 열리며 종소리가 납니다.
 
질리:-?
 
나이아:벨버리- 잡아오라던 거 잡아왔....
...
 
나이아 , 이건 뭐지? 라고 말하는 듯한 눈으로 질리를 바라봅니다.
 
질리 , 마찬가지로 니가 왜 여기오냐는 표정으로 보고있습니다.
 
질리:...(눈 부비적)
...너어-... 왜 여기...
 
나이아:내가 할 말이거든?
 
질리 , 그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다가 팔에 붙은 마도서를 보여줍니다.
 
나이아 , 마도서를 한 번, 질리를 한 번 보고서는 한숨을 내뱉습니다.
 
질리:...누군 좋아서 이꼴인줄 알아?
 
나이아:그래, 누가 좋아서 그 꼴이 되겠니.
뭘 하고 다니길래 그런 걸 붙이는거야?
 
나이아 , 괜히 시비걸면서 가게 안 쪽으로 걸어들어갑니다.
 
질리:아니- 난...
... 근데 내가 이걸 왜 너한테 설명해야하지?
그냥 그런일 있었어.
 
나이아:그래애. 그렇겠지이.
 
질리 , 왜 갑자기 짜증내는지 모르니 기분 나빠합니다.
 
 
:쇽, 새까만 녀석이 괜히 시비를 걸고서는 가게 안 쪽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거기 직원 전용 아냐??
 
질리:(니가 거기 왜 들어가!)
 
 
:그가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안에서 대화소리가 나즈막하게 들려옵니다.
정확히 무슨 대화를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위험하다거나 험한 분위기는 아닌 듯 합니다.
 
질리 , 슬쩍 가까이 가서 대화를 들어볼려고합니다.
 
 
:슬그머니 가까이로 다가가는 순간...
눈 앞에 새하얀 것이 등장합니다.
으아?
 
질리 , 고개를 뒤로 확 뺍니다.
 
 
:붉은 머리의 사내가 입고 나온 것은 온통 하얀색 일색인 수술복입니다.
...네?
 
질리:...?
 
 
:수술복이요?
옆에 거대한 가방을 내려놓는데, 그 안에는 메스와, 돋보기와, 각종 외과수술 도구들이......
 
질리:........
 
???:...분리 작업을 해야해서요.
뭐가... 많이 튈 수도 있고...
 
질리 , 그걸 보고는 표정이 확 안좋아집니다.
 
???:...눈을 감아주시겠어요?
아마... 맨 눈으로 보기엔 좀... 그럴거라...
 
질리:... ...네에...
 
질리 , 믿어도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눈을 감습니다.
 
 
:눈을 슬적 감으면...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됩니다.
책이 달라붙은 부위와 책의 사이를 뭔가 비집고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때, 찢어지는 듯한 비명 소리가 들려와요!!
으아악 이게 웬 소음이야!!
 
질리 , 그 감각에 소름이 돋는지 손을 꽉쥡니다. 그리고 뒤이어 들리는 비명에 몸을 크게 움찔합니다.
 
질리:
기준치: 65/32/13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소름끼치는 감각과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당신은 저도 모르게 눈을 뜨고 맙니다.
방금과 같은 시야가 있을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눈 앞에 있는 것은...
이상한 모습으로 기이하게 팽창해, 당신의 눈 앞에 불쑥 다가와 있는 거대한 책입니다.
그것뿐이라면 차라리 좀 다행이겠는데, 책에 있어서는 안될 것이 붙어 있는 걸 발견합니다.
입? 저거 입이에요??
헐, 저쪽엔 눈도 있는데요...?
 
질리 , 그걸보고는 숨이 턱 막히는 듯한 소리를 냅니다.
 
질리:
SAN Roll
기준치: 54/27/10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책에 달린 입에서 비명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당신은 다시 눈을 꽉 감아버립니다.
내가 본 건 현실이 아니다... 그치만 악몽은 이정도로 가볍진 않았는데...?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질리:(일단 못볼걸 본건 확실해!)
 
 
:그렇게 눈을 꾹 감고 있으면.... 위이이잉하는 소리와 드드드득하는 소리가 끔찍할 정도로 들려옵니다.
우와 진짜 싫어-....
 
질리 , 아예 손으로 눈을 가린채로 계속 움찔거립니다.
 
 
:그렇게 영겁처럼 느껴지는 찰나가 지나고나면,
 
???:...이제 눈 뜨셔도 돼요.
 
 
:하는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진짜 괜찮을까요?
 
질리:....
 
질리 , 슬쩍 손을 내리며 눈을 뜹니다.
 
 
:슬그머니 눈을 다시 뜨면... 왜인지 아깍 입고 있던 흰 옷이 축축해진 사내가 서 있습니다.
질척질척한 것이 묻은 옷을 벗고는 손을 탁탁 털어내네요.
카운터 위에는 아까까지 당신에게 달라붙어 있던 책이 다소곳이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부터 서있던건지 모를 나이아도 옆에 있습니다.
넌 뭔데!
 
질리 , 괜히 나이아를 노려봅니다.
 
나이아 , 눈이 마주치면, 싱긋 눈웃음을 지어보입니다.
 
질리:.........
넌 뭔데.
 
나이아:음-
여기 직원?
 
질리:........
 
질리 , 못믿는 눈치로 붉은머리 남성을 바라봅니다. 저말이 진짜인가요?
 
??? , 나른한 눈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적당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나저나... 누군가가 책에 장난을 걸어둔 모양이에요.
...거기 한 번 보시겠어요?
 
 
:책을 검은 천으로 덮으며, 그는 당신의 팔을 가리킵니다.
그 손짓을 따라 슬적 고개를 내려보면, 방금까지 책이 붙어있던 곳에 붉게 흔적이 남았습니다.
뭔가... 문양 같은 것을 나타내는 듯한 모양의 흔적입니다.
사슬 같아보이기도 하는데, 그리다가 뚝 끊긴 느낌입니다.
반 정도 그린 것 같아요.
 
질리 , 계속 신경쓰이는지 그부분을 매만집니다.
 
 
:만져보면 살짝 화끈한 느낌도 드는 것 같네요.
...괜찮은걸까요?
 
질리:...이게 뭔지 아세요?
 
질리 , 보여줍니다.
 
???:...다른 사람이 쳐놓은 장난... 같은거에요.
길가다 껌을 밟은 정도의 일인데...
...무슨 효과가 나올지는......장난을 건 사람만 알거에요.
 
질리:....
 
질리 , 어쩐지...시선이 나이아에게로 향합니다. 니냐. 하는 표정이네요.
 
나이아:왜 날봐?
 
질리:...쟤가 한짓인가요?
 
질리 , 붉은머리남성을 보며 말합니다.
 
나이아:허어.
나 진짜 선량하게 지내고 있다니까?
 
질리:내가 그말을 믿을 수 있는 처지인지부터 생각해봐.
 
??? , 은은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고개를 설레설레 젓습니다.
 
질리:...그으래서...여기는... 그쪽 가게인건가요?
 
??? , 조용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질리 , 잠깐 가게 밖에 나가서 가게 이름을 확인하고 나옵니다.
 
질리:이름이 벨버리인가요?
 
벨버리 , 잠시 조용히... 아주 조용히... 질리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질리:...(나이아봄)(벨버리봄)
진짜, 쟤가 직원인가요? 진짜로요?
 
벨버리:...어쩌다보니...
 
질리 , 안믿긴다는 표정을 대놓고한채로 나이아를 봅니다.
 
나이아:나름 성실히 일하고 있는걸.
 
벨버리:......여러모로 도움을 받고 있긴 해요.
 
질리:...
 
질리 , 안믿긴다는 표정에서 신기하단 표정으로 바뀝니다.
 
질리:...이책은 뭐죠?
 
벨버리:음......
...일종의 마도서...라고 할만한 물건이에요.
 
질리:마도서...를 보통 가게에.......
...아닙니다.
근데 원래 마도서는 다 입달려서 이렇게 사람을 무나요?
 
벨버리:...가끔은요.
 
질리:(허어...)
...이제 가도 되나요? 시간이 좀 늦은것 같은데...
 
 
:당신의 말에, 벨버리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나이아는... 왠지 탐탁치 않아하는 분위기를 살짝 풍길 뿐입니다.
 
질리 , 왜저러나...싶지만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서 가게 밖으로 나갑니다.
 
 
:가게 밖으로 나오고 보면, 어느새 한밤중입니다.
더 늦기 전에 집에 가서 적당히 식삿거리를 챙기고 자러가야겠어요.
 
질리 , 빠르게 집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도통 어딘지 모르겠는 길을 잠시 헤메다가, 간신히 빠져나온 큰 길을 통해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집에 도착해 늦은 저녁을 챙기고, 잠에 빠져들게 되면...
꿈을 하나 꾸게 됩니다.
 
BGM을 꺼주세요.
 
 
 
:...꿈? 꿈인건가요?
평소에 자주 꾸는 악몽과는 다른, 어딘가 이질적인 느낌이 듭니다.
넓은 공허에 홀로 내던져진 듯한 느낌.
주변이 놀라우리만치 차가운 동시에, 팔이 너무도 뜨겁습니다.
점차 세기를 더해가는 열기에 고개를 돌려보면, 팔에 불이 붙어있습니다.
팔을 휘둘러서라도 불을 떼어내고 싶은데, 힘 빠진 몸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불타오르는 고통은 이것이 꿈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거세게 피부를 뚫고 들어와 악착같이 팔을 긁어댑니다.
식은 땀이 흐르고,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습니다.
 
질리:
SAN Roll
기준치: 53/26/10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불길에 휩싸인 몸을 바라보면, 강하게 찌르는 듯한 고통이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어제, 붉은 흔적인 남았던 바로 그곳.
고통은 거기서부터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끈거리는 고통에 얼굴을 절루 찌푸리고... 불길은 한기를 전부 밀어내며 번져갑니다.
 
 
 
:번쩍.
당신은 눈을 뜨며 곧장 몸을 일으킵니다.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고, 열이라도 난 것 마냥 울긋불긋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시계를 확인하니, 아직 이른 오전입니다.
...
팔에 불이 붙었던 꿈이 여지껏 생생합니다.
 
 
:악몽이 아니라 이상한 꿈인줄 알았더니...
그냥 악몽이었네요.
 
질리 , 거친숨을 내쉬며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고있습니다.
 
질리:...후우... 분명 약 먹었는데...
 
질리 , 그렇게 말하며 어제 문양이 새겨진 팔을 봅니다.
 
 
:화끈화끈한 잔열이 남은 팔, 그곳에 남은 붉은 흔적이 살을 파고든 모양인지 피가 고여 있습니다.
 
질리:아...
 
질리 , 침대 옆 탁상에서 구급상자를 꺼내 간단하게 치료합니다.
 
 
:간단하게 처치를 마치고나면... 왠지 기분이 축 쳐지고 힘이 빠집니다.
아침부터 힘든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질리:...후우... 진짜...이게 뭔...
 
 
:왠지 착잡한 마음을 꾹 억누르며 구급 상자를 정리하고 나면, 휴대폰이 띠링띠링 알람을 울려댑니다.
 
질리 , 알람을 확인합니다.
 
 
:핸드폰의 상단바에 알람이 주루룩 와 있습니다.
하나하나 천천히 볼까요?
 
질리:참 많이도 온다...
 
 
:첫번째 알람은 SCC 당첨자 안내 메일입니다.
메일로 날아온 명단을 확인하다보면... 당신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아.
 
질리:...이게 되네.
하아-...결국 가야한다는거잖아?
 
 
:아쉽게도 예아의 이름은 보이지 않지만 말이죠.
당첨 상품은 현장 수령으로, Twit 제과 본사 앞에서 수령해가야 한다는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오늘 3시 전까지 수령하지 않으면 기회가 위임된다네요.
뭐, 그리 멀지 않긴 하다만...
분명 사람 많겠죠...?
 
질리:....
약속이니 가야지...
 
질리 , 한숨을 쉬며 일단 예아한테 말해둔뒤 다른 알림을 확인합니다.
 
 
:두번째 알람은 신문 기사 광고입니다.
아잇.
...그래도 한 번 읽어볼까요?
 
질리:(일단 봄)
 
 
:최근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젊은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병원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기사입니다.
무기력증의 원인과 예방법을 역설하고 건강을 잘 챙기자는 당부로 끝나는 기사네요.
 
질리:흠...
 
질리 , 영양가없다고 생각해 넘깁니다. 다음!
 
 
:세번째 알람은, 모르는 번호에서 온 메세지입니다.
...응?
 
 
:AM 5:21 오늘 잠깐 만날래?
 
질리:...누구세요? AM 7:09
 
 
:... 메시지를 보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이 날아옵니다.
뭐야, 기다리고 있었나?
 
질리:(스토커?)
 
 
:AM 7:09 나이아.
 
 
 
:...으응?
가장 연락이 안 될것 같은 존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애당초 왜 이렇게 연락하는걸까요?
원하면 언제든 멋대로 찾아올 수 있으면서.
 
질리:??? AM 7:12
아니 그럼 왜 문자로 하는거야. AM 7:13
너 그냥 쳐들어왔었잖아? AM 7:13
 
 
:AM 7:13 그래서 만날거야 말거야?
AM 7:13 할 말 있는데.
 
질리:....
뭐지?
 
질리 , 착잡한 마음은 어디로가고 머릿속이 의문으로 가득찹니다. 얘 왜이래?
 
질리:오늘 일정 있어 AM 7:14
 
 
:AM 7:14 언제 끝나는데?
 
질리:(언제 끝나려나...)
적어도 2시. AM 7:15
 
 
:AM 7:15 그럼 근처로 갈테니까 끝나고 만나.
 
질리:보고 결정함 AM 7:16
(만나도 되는거 맞겠지)
 
 
:... 더이상 메시지가 오지 않네요.
된건가?
 
질리:.......
진짜 뭐지.
 
질리 , 다른 알림이 더 없는지 확인한뒤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질리:(기분 별로니 오늘은 그냥 나가서 먹을거야.)
 
질리 , 집에서 적당히 있다가 준비하고 나갑니다.
 
 
:적당히 외출 준비를 마치고 현관으로 나간 순간...
...잉? 문고리의 색이 좀 이상합니다.
 
질리:...?
 
 
:은색의 평범한 문고리가 아니라, 눈이 시리도록 빨간 형광색입니다.
수천미터 밖에서 봐도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그보다, 이거 붙잡아도 되는걸까요???
 
질리:.....
 
질리 , 주변에 행주나 수건을 가져와서 문고리를 잡고 돌립니다.
 
 
:약간 후끈...한 감각이 천조각 너머로 느껴집니다.
우, 우악.
 
질리:...
(신경쓰기 싫다!!)
 
질리 , 수건 집 안에 던져둔 뒤 문 닫고 나갑니다.
 
 
:밥을 먹고 든든해진 마음가짐으로 도착한 곳은, Twit 제과 본사 앞입니다.
현수막 아내로 간단한 천막이 쳐져있고, 그 주변으로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와 진짜 싫다.
 
질리:(참자... 조금만 버티고 빠져나가자.)
 
 
:주목을 끌고 있는 행사여서 그런지, 구경꾼들의 눈이 적지 않습니다.
진짜....
진짜 싫습니다.
 
질리:....
 
질리 , 싫은건 싫은거라 인상 팍 쓰지만...밖이라 참습니다.
 
질리:(제발 신새끼들이여 저에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게해주세요. 적어도 안경만 안벗겨지게 해주세요!)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주변에서 떠드는 수다들 속에서, '요새 왠지 힘이 없다'는 이야기가 많이 오고 가는 것을 들었습니다.
 
 
시민O: 힘이 빠지고 뭐랄까, 에너지 없는 기분? 너는 안 그래?
 
 
시민J: 아, 맞아. 나도 요새 좀 그래.
난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너도야?
 
 
:대강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줄을 서서 수령 순서를 기다리다보면, 머지 않아 당신의 차례가 돌아옵니다.
천막에 책상을 두고, 간이 의자에 앉아 수령을 돕는 안내원이 당신을 반깁니다.
 
 
안내원: 아, 10등 이내 당첨자시네요.
상품 수령 후 좀 기다리시면 싸인도 받아가실 수 있으세요.
 
질리:(이럴때만 운이 대박을 치네.)
 
질리 , 그말에 알겠다고 대답합니다.
 
 
안내원: 상품은 저-쪽 상자에서 하나씩 받아가시면 됩니다!
 
질리:...알겠습니다.
 
질리 , 그렇게 말하고는 꾸벅 인사하며 그쪽으로 갑니다.
 
 
:부산스러운 분위기 속, 걸음을 옮기던 차...
와르르 쏟아지는 인파에 그대로 휩쓸려갑니다.
으악! 여기 사람 있어요!
 
질리 , 안경을 붙잡습니다.
 
 
:그렇게 인파에 떠밀려 안내받은 상자 쪽으로 밀려나가면, 손수 상품을 나누어주는 BJ 려려를 볼 수 있습니다.
아니 그게 중요한게 아니죠. 안경, 안경은...
휴, 다행히도 멀쩡합니다.
 
질리:(휴...)
 
 
:큼, 아무튼.
BJ 려려는 맑은 인상의 깔끔한 차림을 한 사람으로, 환하게 웃으며 상품을 나누어주고 있습니다.
음? 그러고보니 이 사람, 목에 볼로타이를 메고 있네요?
 
질리:-?
 
질리 , 요즘 볼로타이 맨사람이 많네...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저렇게 흔한가? 라는 생각이 들어 신경쓰입니다.
 
질리:(일단 상품 수령을 해야지...)
 
 
:가까이 다가가 상자로 고이 포장된 상품을 받던 그때!
갑자기 당신의 몸에서 힘이 뭉텅 빠져나갑니다!
 
질리:.?!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순간 현기증이 이는 것처럼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입니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리고 바로 그때, 당신은 당신의 다리를 휘감은 검은 연기를 발견합니다.
그것은 당신의 시선이 닿자, 황급히 책상 아래로 스르륵 사라져버립니다.
 
질리:???
 
질리 , 그리고 그대로 넘어집니다.
 
 
:우당탕!
그대로 넘어져버린 당신의 주위에서 인파가 우수수 사라집니다.
......
아니 좋은데...
 
질리:.....
 
 
:좋긴한데...
좀 그렇네요...
민망하다고 해야할지...
 
질리 , 굉장히...부끄럽습니다. 빠르게 일어납니다.
 
질리:(모자라도 들고다닐걸...)
 
 
:주변에서 웅성이며 괜찮냐 묻는 목소리가 울리지만, 귀에 와닿지는 않습니다.
빨리어디로든도망치고싶은마음이마구샘솟는다고해야할까요?!?
얼굴이 좀 화끈합니다.
 
질리 , 빠르게 상품을 받고 난뒤 빠져나옵니다.
 
 
:당신이 급히 빠져나오고 나면, 비었던 자리엔 다시 인파가 차오릅니다.
여전히 가시지 않는 민망함에 어벙하게 서있다보면, 저만치 한쪽에 있는 천막에서 BJ 려려의 싸인회가 시작된다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저거만 딱 받고 도망치는거에요...
받을 수 있는 걸 안 받으면 아마 예아 뿐 아니라 극성 팬에게도 탈탈 시달리고 말테니까... 라는 변명이 떠오릅니다.
 
 
:싸인회의 줄에 서 있으면, 수가 얼마 되지 않느니만큼 금방 당신의 차례가 돌아옵니다.
딱히 아는 사람도 아니고 심지어 주변에 사람도 많아서 영 떨떠름하기만 하지만...
 
질리:(으음...)
 
 
:......말만 안 걸리면 좋겠다!! 라는 마음도 분명 있습니다.
 
질리:(제발!!)
 
 
:저 볼로타이에 대해서도 좀 궁금하지만서도요.
어떻게 따로 볼 방법이라도 없을까나요.
 
질리:(흐음...)
(한번 찔려라도 봐야하나.)
 
 
:가볍게 고민을 하고 있으면, BJ 려려가 방긋 웃으면서 인사를 해옵니다.
 
BJ 려려:안녕하세요~
 
질리:(아)
 
BJ 려려: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질리:음-... 김예아요.
 
BJ 려려 , 샤샤샥! 싸인을 하고선 아래쪽에 '예아씨에게★' 같은 글귀를 적어줍니다.
 
BJ 려려:자, 여기요!
SCC 라이브 이벤트 재밌게 즐겨주시고, 앞으로도 방송 좋아해주세요!
 
질리:네에-...
 
질리 , 잠깐 싸인을 받다가 문득 말을 꺼냅니다.
 
질리:혹시, 그 볼로타이는 어디서 사셨나요?
 
BJ 려려:아, 이건 지인이 준거에요.
예쁘죠?
 
BJ 려려 , 방실방실 웃습니다.
 
질리:네. 이쁘네요.
...혹시 지인이 누군지 물어보는건 좀 실례겠죠?
 
BJ 려려:....으음...
사실 달리 표현을 못 찾아서 지인이라고 했지만... 아는게 '레이디 그레이'라는 이름 뿐이기는 해요...
 
질리:...
 
질리 , 갑자기 아는 이름이 나와 덜그럭합니다.
 
질리:잠시만, 레이디 그레이요?
 
BJ 려려:...혹시 아는 분이세요?
 
질리:안...다고 해야할지... 일이 있어서 편지를...보냈었거든요.
아직 답장은 안왔지만요...
 
BJ 려려:아-
그럼 혹시-
 
 
:무언가를 더 말하려던 BJ 려려는 주변의 소란을 한 번, 싸인 줄을 한 번 보고서는 입을 꾹 눌러 닫았다가 인사할 때의 그 미소를 지어보이고서는 말합니다.
 
BJ 려려:지금은 이야기를 길게 하기가 어렵네요. 저쪽에서 잠시 기다려주실래요?
일이 끝나면 바로 뵈러 갈게요.
 
질리:아-...(뒷줄을 봄)
(조금 늦게가도 되겠지.)
네, 알겠어요.
 
질리 , 꾸벅 인사를 한뒤... 빠르게 나옵니다!
 
질리:(사람 너무 많아!!)
 
 
:BJ 려려의 부탁대로, 당신은 무대 뒷편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뭐, 이쪽에서도 딱히 마다할 부탁은 아니었죠.
사람으로 넘쳐나는 광장에 비해, 이쪽은 인기척 하나도 없거든요.
 
질리 , 그래서 굉장히- 편안합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BJ 려려를 기다리며 휴대폰을 깔짝이다보면... 메시지가 하나 날아옵니다.
 
질리:.!
 
 
:PM 2:19 미안. 일이 좀 생겨서 좀 더 늦을 것 같아.
 
질리:(너무 착하게 말해서 의심스러워.)
나도 지금 일 생김 PM 2:21
음-...
SCC 무대 쪽에 있으니 알아서 와 PM 2:22
 
 
:PM 2:26 아마 3시쯤에 갈 것 같아.
PM 2:26 혹시 너무 늦으면 안 기다려도 돼. 나중에 다시 보면 되니까.
 
질리:(진짜 너무 착하게 말하는데. 얘 맞아?)
그래라 PM 2:27
 
 
:...메시지는 더 날아오지 않네요.
이상하다... 얘가 이렇게 착하게 말할 녀석이 아닌데...
 
질리:...
(어제 본 벨버리라는 분 생각함)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대신 보내주셨나?
 
 
:하기사, 일이 있으면 말을 안하고 지각할 녀석이지, 안부를 전할 것 같진 않으니까요.
음음, 가능성 있어요.
 
질리:(그렇긴 하지-. 그분도 고생이네.)
(근데 아직 성격은 다 파악 못하셨나보네...)
얘가 나한테 미안하다 할일 없어. 그랬으면 내가-...
그만두자.
 
질리 , 본인이 말했지만... 뭔가 짜증이 난 모양입니다. 사과 하나 못하냐! 옆에 있는 돌을 발로 찹니다.
 
질리:사과로 끝날일도 아니지만...그래도 말이라도 하면 덧나나.
...그냥 때려쳐. 기대도 안해.
 
질리 , 짜증나는지 혼자 중얼거리며 벽에 기댄채 기다립니다.
 
 
:괜히 피어오르는 불만에 속으로 꿍얼거리며 기다리다보면, 시간이 꽤 지난 후에야 행사가 정리되고 BJ 려려가 나타납니다.
성큼 다가온 그는 악수를 청하듯 손을 내밀며 다가옵니다.
 
BJ 려려:오래 기다리셨죠?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좀 길어졌네요.
 
질리:아, 괜찮아요.
 
질리 , 손을 내밀자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손을 잡아 악수를 받습니다.
 
BJ 려려 , 손을 흔들어 악수를 하고서도, 딱히 놓아주지는 않습니다.
 
질리:... ...
 
BJ 려려:레이디 그레이께 편지를 보내셨다고 했었죠?
어쩌다가 그 분을 알게 되셨나요?
 
질리 , 티는 안내지만 굉장히 불안해하는 눈치입니다.
 
질리:어...그러니까-... 자칭 전문가...라고 하길래 최근에 일이 있어서...그거 관련으로 자문을 구하려고 했었어서...요.
 
BJ 려려:아! 역시 '알 수 없는 일'들 때문에 연락하신거구나!
저도 그런 일이 있거든요.
그래서 레이디 그레이를 찾고 있더넌데...
혹시 괜찮으시면, 그 사람을 찾는데 협력해 줄 수 있을까요?
 
질리:...
 
질리 , 잠깐 고민하다가 거절하기 어려운 분위기라 고개를 끄덕입니다.
 
 
:꾸벅,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면, BJ 려려는 기뻐하는 낯빛으로 몸을 숙여 인사합니다.
그리고, 그가 고개를 들어올리는 것과 함께 뒷편에서 검은 그림자가 소리없이 치솟아 오르고,...
 
질리:-?! 잠시만요!
 
 
:푸른 눈빛에 일순 광기가 서리면-
 
BJ 려려:테오,
데려가자.
 
 
:당신은, 그대로 정신을 잃습니다.
 
 
 
:...무척 차갑고, 물 냄새가 나는 곳에서 눈을 뜹니다.
...여긴 어디죠?
입에는 뭔가 물려있어서 혀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습니다.
손과 발에는 박스 테이프가 둘러져 있어 움직임도 어렵습니다.
이정도의 구속과 기절하기 전의 상황으로 미루어보아... 아무래도 납치된 것 같습니다.
 
질리:...
 
 
:아아, 지긋지긋하네요.
 
질리:
SAN Roll
기준치: 52/26/10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질리 , 지긋지긋할 정도일지라도 당연하겠지만- 적응은 되지 않습니다. 되려 더 불안할뿐.
 
질리:(범죄영화 열심히 봤나, 아주 꼼꼼하게 잘했네.)
 
질리 , 오늘도 납치 횟수 1회 적립했다는 생각을 하며 몸을 일으킵니다.
 
 
:몸을 비척 일으키고보면, 슬슬 어둠에 눈이 익숙해진듯 주변의 모양새가 눈에 들어옵니다.
당신을 둘러싼 반투명한 벽은 욕조고, 너머에 보이는 것은 샤워 부스의 문이군요.
그러니까, 어딘가의 욕실, 샤워부스 안의 물기도 안 마른 욕조에 사람을 던져 놓았다 이거죠?
심지어 샤워 부스의 문은 반쯤 열려 있습니다.
좀 허술하네요.
 
질리:(아오 미친여자 아니야.)
 
질리 , 다리도 묶여있는지라 어떻게든 일어나봅니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우당탕!
미처 보지 못한 무언가에 걸려, 일어나려던 몸이 다시 엎어집니다.
아야야.
 
질리:(아오-!)
...안경은 또 어디갔어.
...나중에 찾자.
 
 
:꾸물꾸물 샤워부스 밖으로 빠져나오고 나면, 아까보다도 눈이 더 익숙해져서 화장실 내부가 더 눈에 들어옵니다.
어디, 뭐 도움될거 없을까요?
뭔가 찾아본다면 세면대나 찬장 정도가 좋을 것 같은걸요.
 
질리 , 어떻게든 일어나서 세면대를 봅니다.
 
 
:넓은 세면대입니다.
...왜인지 물이 가득 차 있네요.
여분의 칫솔, 치약, 비누, 샴푸와 린스 등이 포장지에 둘둘 싸여 있습니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구석에 놓인 면도기를 발견했습니다.
면도기 날 정도면 박스 테이프를 뜯을 수 있지 않을까요?
 
질리 , 면도기 날을 이용해서 박스 테이프를 뜯습니다.
 
 
:잘못하면 다치지 않을까... 살짝 불안했지만, 어찌저찌 테이프를 토독 잘라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아! 자유에요!
 
질리 , 손이 자유가 되자마자 입에 물린것을 빼냅니다.
 
질리:(아...입 얼얼해...)
 
질리 , 다리에 있는 테이프도 뜯어냅니다.
 
질리:(누가봐도 힘 없어보이는 남성을 정말 열심히도 묶었다...)
 
질리 , 입을 계속 움직이다가 문에 귀를 대봅니다. 아직 밖에 있나?
 
 
:밖에서는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음... 소리가 작아서 뭐라하는지는 잘 모르겠는걸요-
 
질리: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BJ 려려:테오, 대체 그 소포는 누가 보낸걸까?
우체국도 다녀오고, 트윗 제과에도 가봤는데 전혀 실마리가 안 보여.
 
 
:...살짝 문이라도 열어볼까요?
 
질리:(우체국 진짜 다녀왔구나.)
 
질리 , 살짝 열어봅니다.
 
 
:작게 열린 문 틈새로, 호텔의 침대에 앉아 무언가를 껴안고 중얼거리는 BJ 려려의 모습이 보입니다.
으음-
품에 안은 것은 유리병이네요.
그 유리병을 중심으로 검은 그림자가 근처에 솟아올라 있습니다.
 
질리:(저게 뭐지...)
 
질리 , 걔(악신)랑 비슷한건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엮여서 좋을 것 없어보이긴 합니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가 호텔의 문을 똑똑 두드립니다.
 
BJ 려려:누구세요?
 
 
직원: 방문객이 있으십니다. 성함이...
'벨버리' 라고 하시는 분입니다.
 
질리:(...?벨버리?)
 
BJ 려려:벨버리...? 그게 누구지?
...아! 어쩌면 레이디 그레이일지도 몰라!
다녀오자, 테오!
가서 고맙다고 인사하는거야!
 
 
:방긋 웃으며 말한 려려의 말에, 그림자는 유리병 속으로 스르르 몸을 숨깁니다.
그리고 곧, 유리병을 안아든 BJ 려려는 방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나가볼까요?
 
질리 , 조심스럽게 나가봅니다.
 
 
:화장실을 나가면 곧바로 따스한 방입니다.
카드키를 빼고 나가서 주변은 어둡고, 전기 역시 들지 않습니다.
뭔가 빛을 비출만한게 있으면 좋을텐데...
그래도 어디에 뭐가 있는지 정도는 볼 수 있습니다.
화장대와 침대가 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침대 사이에 작은 협탁과 전등이 있습니다.
활짝 열린 창문에서는 시원한 바람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질리 , 화장대를 살펴봅니다.
 
 
:거대한 거울이 붙어있는 화장대 위에는 당신의 물건들이 올려져 있습니다.
아, 다행이네요, 이건.
 
질리 , 안에서 일단 여분 안경부터 꺼냅니다.
 
질리 , 꺼내 쓴 뒤에야 마음에 안정을 느낍니다.
 
질리:(휴...)
(휴대폰은 살아있나?)
 
 
:휴대폰은...
죽었네요!
완전히 축축하게 젖어있어요.
 
질리:........
(결국 이렇게 가버리는구나...)
(하지만 며칠전에 백업하고 예비폰 장만했다.)
 
질리 , 휴대폰을 보내주기로하고 일단 가방을 챙긴채 침대를 살펴봅니다.
 
 
:하얀 시트가 깔려있는 푹신푹신한 침대입니다.
방금까지도 BJ 려려가 앉아있던 흔적이 주름으로 확연히 드러나 있습니다.
침대 옆 전등을 올려놓은 작은 테이블 위에는 프론트와 연결된 전화기와 호텔 팜플렛이 놓여져 있습니다.
 
질리 , 전화기를 봅니다.
 
 
:전화기의 전선이 끊어져 있습니다.
칼로 잘라낸건지, 단면이 아주 깔끔합니다.
 
질리:허...?
 
 
:이래서야 전화로 도움을 구한다거나 할 수는 없겠네요.
 
질리:...
어휴...
 
질리 , 협탁을 봅니다.
 
 
:작은 소포 봉지가 올려져 있습니다.
수신인은 BJ 려려, 발신인은 Lady Gray라고 적혀 있습니다.
A4용지 뭉치가 들어갈 정도의 사이즈입니다.
안에 있던 내용물은 어디갔는지 보이지 않고, 작은 종이가 한 장 들어 있습니다.
어두워서 잘 안보이는데... 곤란하네요.
 
질리:흐음...
 
질리 , 옆에 전등을 켜봅니다.
 
 
:... 불이 안 들어오는데요?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8939
+2: 극단적 성공
+1: 극단적 성공
  0: 극단적 성공
-1: 실패
-2: 실패
 
 
:...왜지? 고장났나?
정도의 감상이 듭니다.
아, 그래도 옆에 있던 작은 쪽지를 발견하긴 했어요.
 
질리 , 쪽지를 집어들어 일단...이것도 들고갑니다.
 
질리 , 창문 근처에 빛이 드는지 봅니다.
 
 
:하늘이 맑아서 그런지, 달빛이 잘 드는 덕에 조금 밝습니다.
심지어 창문은 열려있기까지 합니다.
겹겹이 쌓인 창문임에도 힘을 들여 열어놓은 모양새입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커튼은 유령처럼 희미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테라스는 없고, 바깥으로는 넓게 펴진 지평선과 그것을 가로지르는 빌딩들이 보입니다.
... ...
 
 
:아래 내려다보면 분명 높겠죠.
그것도 엄청.
 
질리:.........
 
 
:까마득할거에요.
무진장 무서울 것 같고요.
 
질리:그만해.
 
 
:아하하.
아무튼, 꽤 비싼 호텔의 꽤 높은 층인 듯 싶습니다.
창문 곁에는 삼각대에 올려놓은 망원경이 있습니다.
창틀에는 굵은 앨범도 놓여있고요.
차라리 테라스가 없어서 다행이지 않나요?
 
질리:...
 
질리 , 만원경을 봅니다.
 
 
:「Skyviewer 아포크로매틱 굴절망원경」이라는 상품명이 새겨져 있습니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망원경 사이에 작은 실이 걸려있고, 그 실 끝에 열쇠가 걸려 있는 것이 보입니다.
어디에 쓰는 열쇠일까요?
 
질리 , 일단 가져가고- 창문을 다시 닫아버립니다. 안볼거야- 안볼거라고-
 
질리:
근력
기준치: 37/18/7
굴림: 2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조금 낑낑대며... 창문을 닫았습니다.
이렇게 뻑뻑한데 대체 어떻게 연거야, 하는 생각도 드네요.
 
질리:(얼마나 힘이 쎈거야!)
 
질리 , 이상태로 아까 본 쪽지랑 편지를 봅니다.
 
 
 
:편지는 손으로 쓴 모양인지 손가락을 문대면 흑연이 번져납니다.
우와, 진짜... '진짜'네요.
 
질리:...
 
 
 
질리:...무슨 자료를 보여준거야...
 
질리 , 어쩐지 불안한 마음이 스멀스멀 생겨납니다.
 
질리:음...
 
질리 , 일단... 앨범을 봅니다.
 
 
:작은 자물쇠가 걸려있는 앨범입니다.
음, 무슨 열쇠가 필요한걸까요?
 
질리 , 아까 만원경에 달린 열쇠로 열어봅니다.
 
 
:망원경의 열쇠로 잠금이...
열립니다!
잠금이 풀린 앨범을 열어보면, 검은 밤하늘의 사진이 잔뜩 찍혀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 장은 밤하늘의 사진이 가득합니다만, 특정 사진부터는 밑에 기록이 적혀 있습니다.
 
 
 
 
 
 
:이 다음부터는 유리병에 담긴 액체 같은 것이 계속해서 찍혀 있습니다.
사진들 밑에는 'TEOR, 20XX.XX.XX'하는 식으로 날짜가 적혀 있습니다.
연도는 3년전 여름부터 시작되고 있군요.
 
질리:...
이걸 주운거야?
 
 
:아무래도 그런 것 같죠?
 
질리:...
 
질리 , 어쩐지 상황이 그냥 지나갈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듭니다.
 
질리:......절...대 평범한 건 아닌데...
끄응...
오컬트
기준치: 13/6/2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크툴루 신화
기준치: 4/2/0
굴림: 37
판정결과: 실패
 
 
:...분명 이상한 무언가는 맞는데...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네요.
 
질리 , 아무래도 이쪽 관련으로 일하는건 맞지만 그에 비해 아는건 현저히 적습니다. 그러니 알리가...
 
질리:... 애초에 내가 아는건 악신밖에 없는데...
... ...
(그렇다고 못본척 넘어갈 수도 없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문 쪽에서 카드키를 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헉, 돌아온건가?!
 
질리:?!
 
질리 , 조사하는 사이 온건가?! 하는 생각에 급하게 욕실로 숨기로합니다.
 
질리:
은밀행동
기준치: 55/27/11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후다닥 욕실 안으로 몸을 숨기고, 작게 난 문 틈 사이로 바깥을 확인하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엥, 나이아?
 
질리:-?
(쟤는 왜 여기에?)
 
질리 , 려려가 아닌 예상치도 못한 놈이 나오자 당황한채 바라봅니다.
 
 
:나이아는 주변을 휘휘 둘러보며 무언가- 아니, 누구를 찾는 듯 합니다.
분명 머릿속에 남아있는 인상은 항상 실실 웃고 있는 기분 나쁜 표정이었는데...
사뭇 진지한 듯 보이는 표정이 퍽 어색하기도 합니다.
 
질리:.......
 
질리 , 평소와 다른 표정에 어색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대로 몸을 기대고있던 나머지 문이 열리며 욕실 밖으로 나와집니다.
 
질리:아.
 
 
:순간, 눈과 눈이 마주칩니다.
물기 어려있던 화장대 앞에 서 있던 그는 당신을 똑바로 바라보며 눈을 두어번 깜빡이다가, 익숙한 미소를 지어냅니다.
근데, 뭐랄까, 불쾌한 느낌은 아닙니다.
깔보는 시선이 아니라 그런걸까요? 아니면 단순히 아는 얼굴을 봤다고 멋대로 안심해버린걸까요?
잘 모르겠네요.
 
질리:......
 
나이아:거기 있었구나?
 
질리 ,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는지 아무말 없이 그쪽을 바라봅니다.
 
나이아:벌써 어디 나가서 사라졌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질리:......카드키 없어서 어차피 못나갔어.
너는 왜...여기 있는거야?
 
나이아:너 찾으러 왔지.
 
나이아 , 빙긋 미소짓습니다.
 
질리:...너가?
나를?
...........왜?
 
나이아:상식적으로 만나자고 불러놓고 찾아가는 길에 납치당하고 있는 모습을 봤으면 어떻게든 꺼낼 방법을 강구해보지 않겠니?
 
질리:...
 
질리 , 그렇게 말하니 딱히 할말은 없지만... 아까 본 표정이 생각나서인지 얘가...뭘 잘못먹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질리:... 너가 그렇게 날 신경썼던가?
(의심병)
 
나이아:신경이야 항상 쓰고 있는걸?
 
질리:........
 
질리 , 정말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입니다.
 
질리:신경이 가지고 놀 생각으로 가득할것 같은데?
 
나이아 , 말없이 그저 싱글생글 웃습니다.
 
질리:......
 
질리 , 계속 욕실 문을 붙잡은채로 멀-리 떨어져있다가 그제서야 욕실문에서 손을 땝니다.
 
나이아:뭐, 아무튼.
말 잘하고 잘 서있는거 보면 다친 곳은 없어보이네.
집까지 데려다줄까?
 
질리:(엄청 축축하지만)
...근데- 카드키는 어떻게 얻은거야? 그리고 려려한테 있던 그 검은 연기는 뭐고?
 
나이아 , 아까와 마찬가지로 말없이 그저 미소만 지어보입니다.
 
 
:... ...
담근거 아니겠죠?
 
질리:... 그 연기는 진짜 뭔데. 위험해보이던데. 그 연기도... 려려도...
 
나이아:별로 알아서 좋을 거 없는데.
진짜 궁금하니?
 
질리:궁금하다고 하면 알려줄거야?
 
나이아:직접은 안 알려주고, 궁금증을 해결할 방법은 알려줄 수 있지.
 
질리:...뭔데.
 
질리 , 혹시 몰라서 조금 멀어지...다가 벽에 부딧칩니다.
 
질리:(악)
 
나이아 , 그걸 보고 피식 웃습니다.
 
나이아:별 건 아니고, 딱 인간이 이해하기 좋은 정도로 잘 설명해주는 전문가가 하나 있거든.
 
질리 , 고민하다가...고개를 끄덕입니다.
 
나이아:그러면-
 
나이아 , 목에 매고 있던 볼로타이를 풀어 손에 들고, 반대쪽 손을 내밉니다.
 
질리:........
굳이 잡아야해?
 
나이아:...
싫으면 말고-
 
나이아 , 내밀었던 손을 다시 휙 거둡니다.
 
질리 , 별로 신경 안씁니다.
 
 
:어쩐지 묘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던 나이아는, 곧 몸을 돌려 문 쪽으로 향합니다.
...원하는대로 안 해줘서 삐졌나?
뭐, 언제는 쟤 마음대로 움직여줬나 싶지만서도요.
 
질리:(왜저래...)
(뭘 세삼스럽게 그러나- 싶은데)
 
질리 , 어느정도 거리를 둔채로 문쪽으로 따라갑니다.
 
 
:벌컥, 닫혀있던 호텔 문을 열어낸 나이아는 문을 연 그대로 몸을 돌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무슨 유난이람, 하는 생각도 잠시...
딸랑- 하는 가벼운 종소리와 함께 문 너머로 보이는 것은, 호텔 복도 대신 오렌지색 조명이 비추는 가게의 모습입니다.
......?
 
질리:....?
 
 
:음, 뭐, 이 녀석이면 충분히 이럴 수 있죠.
 
질리 , 그럴 수 있지만...그래도 신기한지 문을 봤다가 악신을 봅니다.
 
질리:...-?
 
나이아 , 싱글생글 웃어보입니다.
 
질리:어... 어?
 
나이아:뭐해? 안 들어가고.
 
질리:....
 
질리 , 어리둥절해하며 문으로...일단은 들어갑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어쩐지 포근한 분위기에 여태 안고 있던 긴장이 사르르 풀려나가는 기분입니다.
이상하네요, 여기에 좋은 기억은 딱히 없는 것 같은데...
헉, 뭔가 이상한 향이라도 피워둔건 아닐까요?!
아무튼, 가게의 모습은 전에 왔을 때와 거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카운터에 앉아있던 벨버리는 함께 들어오는 당신과 나이아를 보며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지만, 달리 무어라 묻는 대신 형식적인 질문을 합니다.
 
벨버리:...무슨 일이신가요?
 
질리:...얘한테 물어보세요.
 
질리 , 옆에 있는 놈을 가리킵니다.
 
나이아 , 볼로타이를 다시 착용하고선 빙긋 웃으며 살짝 손을 흔듭니다.
 
나이아:좋은 밤이야, 벨버리.
 
벨버리:......용건부터 말씀해주세요...
 
나이아:아, 별로 심각하게 급한 문제는 아니라서.
'색채'에 관련된 책 있지? 그것 좀 꺼내줄래?
얘가 읽어보고 싶대서.
 
질리:색채?
 
 
:나이아의 말에, 벨버리는 오묘한 표정을 지어내며 당신에게 눈을 돌립니다.
마치... 진짜냐고 묻는 듯한 눈입니다.
 
질리 , 그 눈에 시선을 회피합니다. 맞긴한데...저렇게 보니 뭔가 죄지은 기분입니다.
 
벨버리:......
...읽으셔도... 괜찮겠어요?
 
질리:...뭐어... ...괜찮겠죠?
 
벨버리:...잠시만 기다려보세요.
 
 
:그리 말한 벨버리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가게 안쪽으로 걸어들어갑니다.
...진짜 뭐하는 가게일까요, 여기.
 
질리:...
 
 
:직원이 저 검댕이인 시점에서 예사롭지는 않다 생각했지만...
 
질리:(애초에 사람 무는 마도서가 있는 시점 부터...)
 
질리 , 그렇게 생각하며 검댕이를 봅니다.
 
 
:와작.
 
질리:...근데, 너 왜 만나자고한거야?
 
나이아:그냥 얼굴이나 좀 볼까 하고?
 
질리:...
 
질리 , 얼탱이 없어보이는 표정으로 발로 깝니다. 그래 니가 그렇지 뭐! 하는 감정이 담겨있는 것 같기도...
 
나이아 , 아욱 소리를 내면서 몸을 굽히더니, 맞은 부위를 손으로 덮습니다.
 
 
:으휴, 엄살은.
 
질리:아프지도 않으면서.
 
나이아:아픈게 중요한게 아니잖니-
 
질리:그게 중요한게 아니면 뭔데.
 
나이아 , 잠시 뜸을 들이다가, 스르르 눈을 돌립니다.
 
질리:...그반응은 뭐야.
 
나이아:몰라도 돼.
 
나이아 , 괜히 뚱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마저 돌려버립니다.
 
질리 , 고개를 갸웃입니다. 뭔데? 왜?
 
질리:(어제 오늘따라 왜 얌전해.)
 
 
:이상...하다? 는 생각으로 빤히 나이아를 바라보고 있는 것도 잠시, 벨버리가 책을 들고 나타나자 그쪽으로 신경이 확 쏠립니다.
왠지 익숙한 표지의 책인데...
의미심장한 액체로 젖어있는 책을 가져온 벨버리는 그것을 곧장 당신에게 건넵니다.
......
 
질리:..........
 
 
:이거 어제... 팔에 붙었던 그 녀석이네요.
 
질리 , 그거보고 뒤로 확 물러납니다.
 
질리:...그거 제 팔에 붙어있던 책 아닌가요?
 
벨버리:으음... 맞긴한데...
...이젠 안 물어요.
.........아마.
 
질리:아마?
 
벨버리:...이 책에 원하시는 정보가 있을거에요.
 
질리:...
 
질리 , 말돌린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책을 펼쳐봅니다.
 
질리:
rolling 2d2
(
2
+
1
)
 
=
3
 
 
질리:.......
 
질리 , 책을 읽고 인상을 씁니다.
 
질리:...이거 맞아?
이대로 둬도 되는거야?
 
질리 , 레이디 그레이가 보낸 편지와 쪽지의 내용이 생각납니다.
 
나이아:그렇다고 네가 뭔가 할 수 있어?
 
질리:... 그럼 넌 뭐 할 수 있어?
아니, 할 수는 있겠지. 신경을 안쓸 뿐...
 
나이아 , 아무 말 없이 싱글생글 웃고만 있습니다.
 
벨버리 , 아주.... 아주 조용히 그 모습을 보다가.... 하품을 하며 카운터에 자리를 잡고 앉아 몸을 기댑니다.
 
질리:...그럼 내일 라이브에서...
 
질리 , 뭔가 생각하는 듯 중얼거립니다.
 
나이아:아무튼- 호기심 해결은 좀 됐니?
 
질리:...그래.
 
질리 , 책을 덮고는 벨버리에게 다시 줍니다.
 
벨버리 , 책을 받아들고는 잠시 바라보다가, 담요로 돌돌 감싸 베개처럼 사용합니다.
 
질리:.........
(그래도 되냐는 표정)
 
나이아:저건 그냥 둬, 원래 저래.
슬슬 집에나 가는 건 어때? 시간도 늦었는데.
 
질리 , 그말에 창밖을 보자 정말 시간이 어두워진것을 보고 윽. 소리를 냅니다.
 
질리:... 그냥 지나가는 날이 없어...
 
 
:어느새 별이 총총 뜬 밤하늘이 보이네요.
...어제도 이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질리:...어제는 책한테 물리고.
오늘은 납치당하고.
...이게 인생인가...
...
 
질리 , 더 할말은 없지? 하는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나이아 , 이번에도 대답없이 웃기만 합니다.
 
 
:정말 왜 저럴까요.
더 용건이 없으니까 저러는 거겠죠?
 
질리:....
 
질리 , 벨버리에게 인사를 한뒤 가게 문을 엽니다.
 
 
:가게 문을 열고 나가면... 그래도 한 번 봤다고 눈에 살짝 익은 거리가 보입니다.
오늘은 그래도 조금 더 길을 잘 찾...기는 무슨.
한참 헤매다가 큰 길에 나오고서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질리:...
 
질리 , 좀 길을 외워야지 하고 길을 좀 열심히 본뒤에 집으로 갑니다.
 
질리:(가서 예비 폰 꺼내고... 죽은폰 넣고... 여분 안경 꺼내고...)
 
 
:왠지... 아주 피곤한 이틀을 보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일이 많은 날은 좀 없었으면 하는데 말이에요.
차라리 소소하게 이상한 일이나...........
음, 이것도 좀 아니네요.
 
질리:어, 그것도 아니야.
그냥...아무일도...
...없을리가 없지...그냥 죽을걸 그랬나...
 
 
:인생 참 기구해요. 그쵸?
 
질리:....
아-...그냥 저놈 없을때 죽을걸 그랬나...
 
질리 ,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다가...다 포기하고 집으로 갑니다.
 
 
:집에 도착하고, 할 일을 휘리릭 끝내고, 침대에 폭 몸을 던지면... 피로 때문인지 솔솔 잠이 옵니다.
악몽이라도 안 꾸면 좋겠네요.
 
질리:(약 먹었으니 안꾸길 바라면서...)
 
 
:번쩍.
오랜만에 꿈도 꾸지 않고 맞는 아침.... 이 아니라 오후가 거의 다 되어가는군요.
하긴, 어제 일도 있었고. 그럴만 합니다.
 
질리:...
 
질리 , 몸을 일으키며 시간을 봅니다.
 
 
:11시 52분입니다.
어디... SCC 라이브 이벤트는 오후 3시 시작이었고...
어제 본 것들을 토대로 생각하면 BJ 려려가 거기서 무슨 짓을 벌일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냥 얌전히 집에서 방관이나 할까요?
 
질리:... ...
 
질리 , 이미 려려가 무엇을 데리고 있는지도 알고있고, 쪽지 내용을 보면 라이브 이벤트때 무슨 짓을 벌일 것이 눈에 보입니다.
 
질리 , 그러니... 방관한다는 선택지는 없습니다.
 
질리:... 걔 말대로 내가 뭘 할 수 있겠냐만서도...
...
 
질리 , 고민할 시간에 몸을 움직이기로 합니다.
 
 
:역시 뭐든 하고 후회하는 편이 낫죠.
그렇게 찾아간 Twit 본사 앞의 행사장은 인산인해입니다.
BJ 려려 뿐 아니아 다른 BJ들도 참가하기 때문에 무대 준비로 광장은 아주 혼잡합니다.
....진짜 괜찮을까나..........
 
질리:...
......안 괜찮아도 해야지 뭐...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쏟아지는 인파 사이에서 BJ 려려를 발견합니다.
헉, 쫓아갈까요?!
 
질리 , 려려가 보이자 바로 쫓아갑니다.
 
 
:인파 사이를 헤집으며 BJ 려려가 있던 곳으로 나아가지만, 통제되지 않은 무리를 헤치고 지나가는 것은 아무래도 쉬운 일이 아니죠.
끝끝내 그를 잡는 데에는 실패합니다.
다행이랄지, 바닥에 휴대폰을 떨어뜨리고 갔네요.
액정에 금이 가있는데... 켜지기는 하겠죠?
 
질리 , 일단 주워서 켜봅니다.
 
 
:다행스럽게도 고장이 난 것은 아닌지 전원이 들어옵니다.
잠금화면에는 BJ 려려가 유리병을 껴안은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화면 상단에는 'ME', 화면 하단에는 빈 네모 4개가 있습니다.
알파벳 4개를 적어 잠금을 여는 식인 것 같습니다.
 
질리:음...
 
질리 , 잠시 고민하다가 TEOR를 적어봅니다.
 
 
:......
엇, 열렸다!
 
질리:(이게 맞네.)
 
 
:배경화면에는 질문 다이어리앱갤러리인터넷 사용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질리 , 질문 다이어리앱부터 하나씩 봅니다.
 
 
:여러가지 질문에 BJ 려려가 답한 것들이 남아있습니다.
 
 
 
질리:....
(이미 멀쩡한 상태가 아니구나...하긴 3년을...)
(제정신으로 되돌릴 수 있으려나?)
 
질리 , 다음으로 갤러리를 봅니다.
 
 
:다양한 사진들이 들어있습니다.
지인들, 가족들, 자신의 사진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자세히 볼만한 건 더 없어보이네요.
 
질리:흠...
 
질리 , 다음으로 넘깁니다. 인터넷 사용기록.
 
 
:검색 기록을 살피면 그동안 레이디 그레이에 관해 검색한 수많은 기록들이 나옵니다.
 
질리: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테오'에 관한 검색 기록들이 나오네요.
'연기', '이상한 생물', '괴물' 등과 같은 검색어들이 주루룩 나옵니다.
기록을 더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Twit 제과에서 'Lady Gray'라는 이름의 과자를 만들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우연일까요?
 
질리:음...
(뭔가 있나?)
(그래도, 괴물인건 알았구나. 근데 그런데도 테오를...)
(...난 모르겠다. 사랑해본 적도 없고 받아본 적도 없는데 알리가... 사랑에 목매이는 건 항상 공감을 못해주겠어...)
 
질리 , 어쩐지 찝찝한 느낌입니다. 미치는 와중에도 그런 마음이 여전한건 뭘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질리:(다봤으니 일단... 가방에 집어넣고)
 
질리 , 일단 행사장 내부로 갑니다.
 
 
:행사장 내부로 들어서면, 천장이 생겨 그림자가 생긴 덕에 무대쪽에는 서늘한 그림자가 져 있습니다.
사람도 무지 많고 혼란스럽네요.
... 이런 곳에서 무슨 일이 생기게 된다면......
생각하고 싶지 않군요.
 
질리:... ...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웅성거리는 인파들 사이에서 들리는 이야기 중, 공통된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어쩐지 아까부터 힘이 없다거나, 너무 피곤한데 돌아가면 안되냐는 이야기들입니다.
보통 이런 행사엔 좋아하는 방송인을 보러 오는 것이니만큼 돌아가고 싶지 않아해야 정상인데...
...어쩌면 생각보다 더 일이 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질리:(저것도 테오 짓이겠지...)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사람이 너무 많아서 주변을 둘러보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습니다.
그나마 알 수 있는 건 무대의 양 옆, 2층으로 기자재실이 있다는 정도일까요.
 
질리 , 저기는 못갈텐데...하는 생각을 합니다.
 
질리:(일단 위치는 기억해둡니다.)
...(정말 일이 터지면, 이사람들 전부를 구할 수는 없겠지...?)
... ...
 
질리 , 어쩐지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 생각납니다.
 
질리:(...진정하자, 질리야. 애초에 전부 살리는건 당연히 무리야. 그러니까 저지하는거에만 신경쓰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보면, 인파는 어느새 무대 근처로 몰려있습니다.
그새 시간이 얼마나 흐른건지, 무대 준비가 끝난 듯 보입니다.
곧 무대 위로 사회자가 올라오고, 쩡쩡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사회자: 아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자, 다들 준비 되셨나요?
지금부터 별사탕 챌린지, SCC 라이브를 시작하겠습니다~!
 
 
:무대 위로 BJ들이 차례차례 등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BJ 려려 역시 그곳에 있습니다.
평소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손에 들고 있는 것은...
검은 무언가가 가득 들어찬, 유리병입니다.
 
질리:...!
 
 
:무대 위로 조명이 켜지며 온에어로 중계하던 카메라가 BJ 려려를 비추면, 그는 생긋 웃으며 마이크를 듭니다.
 
BJ 려려:여기 있는 거 다 알아요, 레이디 그레이!
테오, 우리가 얼마나 굉장한지 보여주자.
그럼 그 분도 나와주시겠지.
자아, 산책시간이야, 테오.
 
 
:상큼하게 미소지은 BJ 려려가 유리병의 뚜껑을 열자, 유리병에 들어있던 검은 그림자가 이질적으로 꿀렁이더니 순식간에 치솟아 오릅니다.
거대한 벽처럼 무대를 장악하며 탐욕스럽게 그 위의 것들을 집어삼키는 검은 연기는 속에 황홀한 색채를 품고 있습니다.
가히 압도적인 규모의, 기이한 색채입니다.
 
질리:
SAN Roll
기준치: 48/24/9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4
(
2
)
 
=
2
 
 
:잠시간의 침묵.
이후, 사람들이 찢어지는 비명을 내지릅니다.
사람 사물 할 것 없이 무대 위를 쓸어버린 연기가, 평생 본 적 없는 형태로 꾸물럭거리면, 그 사이에서 반짝이는 무언가가 당신의 눈에 스칩니다.
알록달록 아름답게 빛나는, 별사탕입니다.
무대 위 커다란 비닐봉지에 준비되었던 시식용 별사탕이 검은 연기에 섞여들어 기이한 색채에 이질적인 꾸밈을 가하고 있습니다.
별사탕이 군데군데 묻은 검은 연기는 점차 팽창하더니....
 
 
:사람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합니다!!
집어삼켜진 사람들은 별사탕이 섞인 검은 연기에 휩싸여 바닥에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합니다.
그러지 않은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검은 연기를 피해 도망가기 시작합니다.
... 아비규환이라는 말이 이럴 때 사용되던가요.
사람들의 무리가 거대한 파도처럼 돔 밖을 향해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우, 아, 잠, 잠시만요!!
 
질리: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몰려드는 인파를 피해 몸을 숨길 기둥을 찾아 재빠르게 몸을 날렸습니다.
물론 완전히 숨을 돌릴 수 있을 수준은 아니지만... 휩쓸려 내보내지진 않겠어요.
 
질리 , 기둥뒤에 숨은채 숨을 고릅니다. 자꾸 겹쳐질리 없는 상황이 겹쳐보입니다. 하지만 아직 버틸 수 있습니다.
 
질리:...약점이 뭐라고했지? 빛이라고 했나?
 
 
:당신이 생각을 정리하는 사이, 검은 연기는 점차 무대를 압도하며 사람들을 집어삼킵니다.
사람들이 찰흙처럼 뭉쳐져 무대를 마구잡이로 벗어나던 그 때,
팟!
어디선가 조명이 비쳐옵니다.
천장에 달린 스포트 라이트로, 뚜렷하게 공간을 가로지르는 하얀 선이 검은 연기들을 차례차례 쏘아갑니다.
그럴 때마다 연기는 조명이 없는 그늘 쪽으로 잽싸게 피하느라 덮치던 인간도 놔두고 사라집니다.
 
 
:기자재실 쪽을 살피면, 창 너머로 익숙한 실루엣이 보이...?는데...?
 
질리 , 눈을 돌려 스포트라이트가 있는 방향을 봅니다. 아, 기자재실이라면 뭔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과 함께 익숙한 실루엣이 보이자 의문이 듭니다.
 
질리 , 하지만 이걸 생각할 시간이 아니지, 그렇게 생각하며 다른쪽 기자재실로 향합니다.
 
 
:거대한 파도처럼 거센 인파는 금새 무대를 빠져나가고, 여기 남은 것은 검은 연기에 붙잡힌 사람들의 잔재 뿐입니다.
그러고도 만족하지 못했는지, 검은 연기는 곳곳에 향처럼 피어올라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동하기 위해서는 스포트 라이트의 빛을 밟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질리 , 몰래가기에는 무리일거라 생각이 드는지 빠르게 기자재실로 달려갑니다.
 
질리: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스포트 라이트를 밟으며 달려가던 당신의 발이 그림자를 짚은 순간, 검은 연기가 발목을 붙잡으며 당신을 공격합니다.
익!
 
질리: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질리: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발목을 잡은 연기를 확 털어내고는 가던 길을 마저 달려갑니다.
왠지 몸이 조금 무거운 것도 같지만...
그런걸 신경쓸 때가 아니죠.
....아마도?
 
질리:
rolling 1d3
(
3
)
 
=
3
 
질리 , 몸이 무거운 느낌이 들지만 신경쓰지 않고 마저 기자재실로 달립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 2층 기자재실에 도달합니다.
내부 인원들도 전부 도망친 것인지, 안에는 아무도 없고, 문도 열려 있습니다.
급히 안으로 뛰어들어가 계기판 앞에 다다르면, 옆의 무전에서 소리가 들려옵니다.
지직거리며 무전이 켜지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맞은편을 바라보면, 반대쪽 기자재실에서 무전을 걸어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아주 익숙한 목소리가, 당신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나이아:무전 들려? 그쪽에 남은 게 누군진 모르겠지만- 아직 도망 안 갔으면 좀 도와줘.
-해야할 일이 있어,
 
질리 , 그 말을 듣고 누가봐도 놀란 표정으로 무전기 앞까지 달려가 말합니다.
 
질리:뭐, 뭐라고?? 너 뭐라고했어??
너 다시 말해봐.
 
나이아:......
 
나이아 , 미간짚습니다. 왜 하필...
 
질리:너 뭐...뭐?
 
나이아:지금 내가 뭔 말 했는지가 중요해? 저거 치워야 할거 아냐.
 
질리:니가 그런 말 한 것도 중요한거 알아??? 너한테서 그런 말 나오는거 하늘이 무너져도 안 나올 말인건 알지???
 
나이아:그래서 할거야 말거야? 안 할거면 시간 끌지 말고 나가!
 
질리:알았으니까 말이나 해!!
 
나이아:내가 뭐 했는지 봤을거니까 알지? 어제 읽은 것도 있고.
근데, 이런 것보다 좀 더 확실한 방법을 써야지.
광장의 돔을 열거야, 양쪽 기자재실에 관리자 카드를 집어넣고 레버를 당기면-
 
 
:다급하게 설명을 이어가는 목소리 너머, 무대 위에 선 려려의 광기어린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BJ 려려:테오를 건드리다니...감히!
 
 
:그림자 속에 숨은 테오를 끌어안은 채 상태를 살피던 그는, 그 말과 함께 빛이 내려오는 기자재실의 실루엣을 향해 손을 내뻗습니다.
그러자, 그 가벼운 손짓 하나에 테오의 눈부신 형체가 움직입니다.
반짝거리는 그 황홀경에 잠시 시선을 빼앗기면, 곧 쨍그랑 하는 소리와 더불어 외마디 비명과 함께 나이아가 2층 기자재실에서 무대 위로 끌려나옵니다.
 
 
:검은 연기에 붙잡혀 무대 위로 내던져진 나이아를 향해 려려가 다가가고, 검은 연기에게 명합니다.
 
BJ 려려:자아, 테오, 착하지?
먹어치워버려!!
 
질리 , 그모습을 보고 당혹감을 느낍니다. 뭐야? 이게 진짜 무슨상황인거야? 쟤는 왜... 하지만 그생각은 끝까지 가지 목하고 일단 카드를 찾기로 합니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마음이 급해진 탓인지, 수색이 잘 되지 않습니다.
여기쯤 있지 않을까?! 했던 곳에는 아무것도 없고...
쓸데없이 어딘가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차라리 이럴 시간에 스포트 라이트라도 비춰야 하나?!
 
질리:(침착하자, 침착해지자... )
 
 
:빛을 피하며 무대를 덮은 검은 연기는 려려의 명령에 따라 나이아를 감싸잡습니다.
저런거에 쉽게 말려들 녀석이 아닌데...
혼란스러운 마음도 들지만, 당신이 돕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감이 찌릿하게 울립니다.
저게 얼마나 위험한 생물인지 알잖아요!
 
질리:......
 
질리 , 아무리 싫어도, 증오스럽더라도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한 적 없습니다. 그러니... 그쪽을 향해 스포트라이트를 비춥니다.
 
질리: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파앗-
밝은 스포트라이트가 무대를 비추면, 검은 연기는 빠르게 모습을 거두고 그림자로 숨어듭니다.
검은 연기가 물러가며 풀려난 나이아는 무대 위에서 잠시 콜록거리며 숨을 고르다가, 무대 반대 방향으로 몸을 움직입니다.
...그러고보니 돔을 열려면 양쪽에 카드가 하나씩 필요하댔는데...
한쪽에 몰려있는 거 아니에요, 이거?!
어쩐지 이쪽에 안 보이더라!
 
질리:(아진짜!!)
 
 
:여기서 더 뒤져서 찾든, 혹시 진짜 저쪽에만 있다면 가서 찾든 해야겠죠.
....깔끔하게 포기하고 스포트 라이트만 비출까요?
 
질리:... ...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려려가 핏발선 눈으로 빛이 내려오는 스포트 라이트를 한 번, 기자재실의 당신과 무대 아래의 나이아를 한 번 보고는,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말합니다.
 
BJ 려려:테오, 저 녀석들이야. 저 녀석들을 다 먹어버리면 돼-
아직 더 필요하잖아, 그치?
네가 원하는 대로 해버려. 전부!
 
질리 , 저런 모습을 보니, 얌전히 스포트 라이트만 비추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지,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이쪽에서 카드키를 찾아봅니다.
 
질리:(아니면 그냥 반대쪽 가지뭐!)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조금 침착함을 되찾으며 뒤져댄 끝에... 외투걸이에 걸려있던 옷에서 카드 두 개를 찾습니다.
.......
이쪽에 두개였냐!!
 
질리:아니!!
 
질리 , 짜증이 확 올라왔지만 불평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움직이자는 마음에 카드키를 빠르게 넣고 레버를 당깁니다.
 
 
:카드키를 넣고 레버를 당겨두면, 레버 자체는 내려지지만... 돔이 열리진 않습니다.
그야, 반대편에서도 해야하니까요!
어쩔 수 없죠, 배달이라도 갑시다.
 
질리:.........
 
질리 , 속으로 욕짓거리를 하며 기자재실을 빠져나와 반대쪽으로 갑니다.
 
 
:기자재실 창 밖으로, 기자재실로 오르는 사다리를 타고 2층으로 오르고 있는 나이아의 모습이 보입니다.
얼핏 보이는 표정은- 왜인지 살짝 다급해보입니다.
 
질리:..........
 
질리 , 그 표정을 보고 낯선 감정이 느껴집니다. 물론 스스로 이게 무슨 감정인이 정의하지는 못합니다.
 
BJ 려려:테오-! 저 녀석을 먼저 노려!
 
 
:그리 외치며 팔을 뻗는 려려가 보고 있는 방향은....
이쪽입니다! 피해요!!
 
질리:
회피
기준치: 80/40/16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쨍그랑, 쾅!
당신이 움직이는 것 보다 더 빠르게 창과 벽을 깨고 쏟아진 검은 안개는 그대로 당신을 휘어잡습니다.
 
질리: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순간 머리가 아찔해지며 현기증이 입니다.
이대로 오래 잡혀있으면 안된다는 것 정도야, 잘 알고 있죠?
 
질리:
rolling 1d3
(
3
)
 
=
3
 
질리 , 현기증이 오자 머리가 핑 돌며 순간 정신이 없어집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린것인지 휴대폰을 들어올려 후레쉬를 비춥니다.
 
 
:핸드폰에서 나온 빛을 감지한 검은 연기는 당신을 놓고 기자재실의 벽면으로 몸을 피합니다.
아무래도 완전 내쫓기엔 무리가 있는 것 같아요.
우선은 바깥으로 피해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질리 , 몸에 힘이 없어지고 현기증이 나자 눈과 입에서부터 검은 액체가 흘러나옵니다.
 
질리:(콜록)... 진짜 거지같은...
 
질리 , 기자재실을 나와 반대쪽으로 달려갑니다.
 
질리: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기자재실의 반대편으로 우다닥 달려나가면, 넓게 퍼져있던 검은 연기가 당신의 발목을 잡으려는 듯 휘적거리며 다가옵니다.
하지만, 당신의 속도를 따라붙지는 못하는군요.
급히 사다리를 붙잡고 2층으로 오르면 열린 문 너머로 계기판을 조작하고 있는 나이아가 보입니다.
 
질리 , 사다리를 타고 올라와 기자재실로 들어옵니다. 갑작스럽게 무리를 한 모양인지 들어오자마자 목을 부여잡고 검은 액체를 토해냅니다.
 
질리:(쿨럭) 하-... 미치겠네...
 
질리 , 반대쪽 기자재실에서 들고온 카드키를 건네줍니다.
 
나이아 , 무슨 감정을 갖은건지 구분하기 어려운 표정으로 잠시 바라보다가, 쯧- 소리를 내며 카드키를 꽂고 레버를 내립니다.
 
질리 , 그것을 보고있다가 다시 기자재실을 나갑니다.
 
나이아:...힘들면 도망쳐, 알아서 수습할테니까.
 
질리:... 아직, 할게 있어.
려려가... 다시,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올지도 몰라...
한번이라도 말려야...
 
나이아:하, 웃기는 말이네.
그래, 노력해보던가.
 
나이아 , 거기까지 말하곤, 다시 상황에 집중합니다.
 
질리 , 그말에 잠시 울컥한 표정을 지었다가 그대로 기자재실을 나와 무대쪽으로 갑니다.
 
 
:당신이 무대를 향해 달려오면, 려려는 당신을 내려다보다가, 팔을 휘둘러 검은 연기에게 명령을 내립니다.
윽, 일단 피하는 게 좋겠어요!
 
질리:
회피
기준치: 80/40/16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급하게 몸을 옆으로 내던지면, 쾅- 소리를 내며 당신이 있던 자리에 검은 연기가 내려 꽂힙니다.
...연기 맞아?? 연기 맞냐고!
 
질리:(연기... 이제와서 연기라고 칭해도 되는거야?!)
 
질리 , 그렇게 생각하며 계속해 무대로 달려갑니다.
 
질리 , 무대위로 올라오자 그대로 려려를 붙잡습니다.
 
BJ 려려:이거 놔! 그 손 치우라고!
 
BJ 려려 , 붙잡은 팔을 뿌리치려 합니다.
 
질리:
근력
기준치: 37/18/7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어떻게든 붙잡고 있으려고 했지만, 저항이 생각보다 너무 거셉니다.
붙잡은 손에 힘이 빠져 려려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질리 , 뿌리쳐지자 려려를 보며 말합니다.
 
질리:지금이라도 테오보고 그만하라고해!!! 그러다 그쪽 까지 죽는다고!!
 
BJ 려려:시끄러워!
네까짓게 뭘 안다고!
 
질리:지금 그 상태로는 너나 테오나 끝장인거는 알고있다고!!!
테오랑 더 오래 있고싶으면 이러지 말라야지!!
 
BJ 려려:더 오래 있고 싶으니까 이러는거 아냐!
저항하지 마, 그냥 죽어버리라고!
 
 
:당신을 향해 소리치던 려려는 자신이 한 말에 자신이 놀랐는지 아차, 하는 표정을 잠시 지어보입니다.
하지만, 다시 그 광기서린, 분노한 표정이 그 위로 덮입니다.
그리고, 그런 려려의 머리 위로 스포트 라이트의 빛이 비추어집니다.
그 빛을 피해 테오는 몸을 움직이는군요.
...크기가 좀 많이 작아지지 않았어요?
 
질리 , 모습에 무언가 더 말을 하려다가 다시한번 검은 액체를 토해냅니다. 계속해 무리했는지 검은액체에 피가 섞여나옵니다.
 
질리:제발, (하아-)... 지금이라도 그만해...
 
 
:려려는 그 말을 듣고도 멈추지 않습니다.
슬그머니 손을 들어올리더니, 이번엔 당신이 아니라...기자재실을 향해 내뻗습니다.
시선은, 여전히 당신에게 고정된 채로.
 
 
:쾅- 하는 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립니다.
비명소리나 큰 반응이 없는거로 봐서, 공격을 맞은 것 같지는 않지만...
 
질리 , 그모습을 보자마자 기자재실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그리곤 멀쩡한 모습에 안도감을 느낍니다.
 
 
:당신이 기자재실을 바라본 순간, 눈과 눈이 잠시 마주칩니다.
어딘가 먼 곳을 보는 듯 느껴졌던 눈은 명백히 당신을 바라보며- 무언가 결심을 내립니다.
검은 연기가 가득찬 기자재실을 빠져나가지 않고, 나이아는 계기판을 조작합니다.
 
 
:째앵- 밝은 빛이 검은 연기를 향해 쏟아져내립니다.
빛을 받을수록 점점 작아져가던 연기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말라버리듯 쪼그라들어버립니다.
비틀비틀, 려려의 곁으로 기어가는 검은 덩어리를 향해 려려가 몸을 돌립니다.
...이대로 둘건가요?
 
BJ 려려:테오, 테오... 이리와-
 
 
:미친 사람처럼, 려려는 바닥에 떨어진 '테오'의 잔재를 그러모읍니다.
품에 안긴 검은 덩어리와 별사탕이 오묘하게 반짝거립니다.
... 당신의 등 뒷편에서 구두굽이 바닥과 닿는, 다소 무거운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소리를 잠시 듣던 려려는 이를 꽉 물고는 울음소리가 살짝 섞인 목소리로 으르렁거리듯이 말합니다.
 
BJ 려려:...왜 이러는거야.
대체 왜 그런거야.
너희, 너희만 없었으면 나랑 테오는...!
 
질리:... ...
 
질리 , 무대의 끝에 주저앉은채 거친 숨을 내쉽니다. 힘없는 몸임에도 몸을 일으키며 말합니다.
 
질리:... 내가 없었더라도... 정말 너가 원하는 대로 됐더라도...
너희가 행복해질리는 없어.
너도 알고있잖아? 이질적인 그 생명을. 가까이 할때마다... 너 스스로 망가져가는게 느껴지잖아.
그런 말이 있잖아... 무지는 인간의 최고의 축복이라고...
 
질리 , 그렇게 말하며 기침을 합니다. 입에서부터 검은 약체가 계속해 흘러나옵니다.
 
질리:너가... 걔를 계속 데리고있으면 넌 망가지고 말거야...
...이제는 소용없는것 같지만...
 
나이아 , 옆에서 다가와서 질리의 등을 몇 번 토닥입니다.
 
BJ 려려:웃기는 소리 하지마!
나는 얘를 사랑했어.
내 가족이었다고.
이 세상 무엇보다도 소중한-......
 
BJ 려려 , 몸을 웅크리며 테오를 품에 꼬옥 안습니다.
 
BJ 려려:....사랑하는 사람, 있어?
좋아하는 사람은?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함게 있어주고, 뭐든 해주고 싶고,
당신은 그런 사람 없어?
 
질리:...아니, 없어. 사랑해본적도 없고. 받아본적도 없어.
 
BJ 려려:하-
하하하---
그러니까 그렇지!
네가 우리에 대해 뭘 알길래!!
 
질리:...
 
BJ 려려:하나도 이해 못하면서, 우리한테 왜 그런건데!!
 
질리 , 그말에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질리:너야 말로 나에 대해서 뭘 아는데?!
누군 받기 싫어서, 하기 싫은 줄 알아?!
누구는 사람 죽어가는 꼴 보면서 이런거 하고싶은 줄 알아?
너가 아무리 그렇게 소리지르고 화내도 소용없어.
그렇게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우리가 뭘 잘못했냐고 말해도 당신이랑 테오가 사람을 죽인 가해자인건 변함 없어!
너도 알았을거 아니야! 이것보다 좀 더 좋은 방법이 있다는걸! 그럼 너나 테오 둘다... 살아있을 수 있었을거 아니야...
 
 
:당신의 말을 들은 려려는 악에 찬 비명을 내지릅니다.
듣기 싫다는 듯이, 고개를 마구 저어대는 모습은 동정심이 들기까지 합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괴로워하던 려려는...
품 속에 있던 색채의 잔재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그대로 들어올려서-
입 안에 집어넣고 삼킵니다.
 
질리:...아-
 
 
:꿀꺽.
그 작은 소리에 이어 숨을 집어삼키는 소리가 들리더니...
털썩.
옆으로 쓰러진 채 마치 통나무처럼 딱딱하게 굳은 몸은 싸늘하게 식어갑니다.
 
 
:... ...
적막한 무대 위에 당신이 서 있습니다.
마치 무대 위의 주인공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서 있습니다.
비록 스포트 라이트가 어긋나 강한 그림자를 만들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주변이 더욱 잘 보입니다.
삭막한 공간을 치장하는 듯, 반짝이는 별사탕들이 이질적으로 흩어져 있습니다.
....이게 최선이었을까요?
 
 
:무언가가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인지,
아니면 모두 채웠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질리 , 죽은 려려를 바라보다가 그대로 주저앉습니다. 그리고는 몸을 웅크립니다.
 
질리 , 깊은 곳에서부터 동질감이 느껴집니다. 좋은 방법이 있음에도 결국 스스로 파멸로 가는 모습에서 자신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거부감을 느낍니다.
 
질리 , 문득 입과 눈에서 나오는 검은 액체들을 바라봅니다. '평범한 인간'의 몸에서 과연 이런것이 나올까요? 과연 '평범한 인간'이 사람이 많은 곳에 있고싶어하지 않는 이유가 사람이 무서워가 아닌 저 사람들을 해치는 자신이 싫다는 이유일까요?
 
질리 , 과연 자신은 언제까지고 인간일 수 있고 언제가 되서야 사람을 해치지 않고... 언제가 되서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스스로도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정신차려야합니다.
 
질리:... 하-! 그냥, 다 포기할걸 그랬어...
 
질리 , 금방이라도 울것같음 표정임에도 눈물 대신 검은 액체만이 흐릅니다. 그리고 뒤이어 표정 조차 금방 없어집니다.
 
 
:그런 당신의 옆으로 누군가 다가와서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습니다.
-뭔가 말하는 것 같은데 잘 들리지 않습니다.
흘린 눈물 탓인지 앞도 잘 보이지 않아,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생각도 제대로 굴러가지 않아, 분명 누군지 알아야 할 것 같은데도, 이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은은하게 느껴지는 온기가 나쁘지만은 않다고, 잠시 생각하게 될 뿐입니다.
 
질리 , 은은한 온기에 오묘한 감정을 느낍니다. 아, 분명 추웠는데 저 작은 온기가 있다고 춥지 않아지는 기분입니다. 온기가 느껴지는 쪽으로 손을 뻗어봅니다.
 
 
:내뻗어진 손에 따뜻한 손이 가볍게 얽혀듭니다.
이 작은 온기가 뭐라고,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문득, 당신은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어올립니다.
아직 조금 밝지만, 활짝 열린 돔 너머로 하얀 선들이 하늘을 그으며 떨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유성우입니다.
저들이 처음 만났던 그 날처럼,
 
 
:유성우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나Me와 테오Teor.
그때부터 유성우란, 저들을 위한 말이 된 것이지 않을까요.
비처럼 쏟아지는 하얀 선들이 아름답게 하늘을 장식해갑니다.
색색깔의 선을 죽죽 그어가는 그 모습이, 어찌 저리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BJ 려려, 그가 보았던 모습도 어쩌면...
 
 
:...그런 생각으로 시선을 내리면, 그의 목에 걸린 볼로타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고보면, 볼로타이를 찾아달라는 그 부탁에서 시작된 해결이었죠.
무의식적으로 볼로타이를 향해 손을 뻗고, 그것에 닿는 순간-
기이한 감각이 당신을 휘감아 안습니다.
모든 일이 끝나서 그런걸까요?
긴장이 풀려서?
 
 
:끔찍하게도 졸음이 몰려오는 듯 합니다.
어디선가 웃음 소리가 들려온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아주 가볍고, 즐거운 듯한 -
 
 
 
:청명한 하늘로 가득찬 곳,
그곳에 당신이 있습니다.
당신의 시야에는 아득하게 떠 있는 거대한 적란운의 선명한 경계선만이 가득 차 있습니다.
꿈에서 봤던 바로 그 광경이군요.
저 앞에 누군가가 얇은 몸으로 허공에 선율을 그리듯 춤을 추고 있습니다.
발레처럼 팔과 다리를 가볍게 들어올렸다 내려놓는 춤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몸은 가볍게 빙빙 돌더니 당신을 마주봅니다.
 
???:찾았구나, 볼로타이!
혹시,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만 더 해도 될까?
 
 
:상대는 당신을 향해 천천히 다가옵니다.
이상하게도, 거리가 점점 가까워질 수록 눈이 감기는 것 같습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맑게 웃으며 말합니다.
 
아이라 그레텔:내 이름은 아이라 그레텔.
나를, 찾아줬으면 해.
 
 
:... 깜빡, 눈을 뜨고 보면 병원입니다.
흐악?!
 
질리:-?!
 
 
:생생한 소독약의 향기, 새하얀 벽면...
누가봐도 병원입니다.
 
질리 , 병원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자마자 곧바로 얼굴을 만져 안경이 있나 확인합니다.
 
 
:열린 창문에서는 살랑살랑 가벼운 바람이 들어와 커튼을 흩날리고, 문 밖에서는 웅성웅성 기자들의 목소리로 소란스럽습니다.
그런 혼란 한 가운데에서,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는 얼굴에 당황하고 있으면, 당신의 손 위에 깔끔하게 닦인 안경이 놓여집니다.
아, 사람이 있었........
더 곤란해진 것 같습니다.
 
질리 , 급하게 받은 안경을 쓰고 그쪽을 바라봅니다.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것은 온통 새까만-
아, 나이아군요.
그는 당신과 눈이 마주치면 빙긋 눈웃음을 지어보입니다.
 
질리 , 누군지 알아차리자마자 윽. 소리를 냅니다.
 
질리:...너 왜 여기있어?
 
나이아:그럼 안되나?
뒷수습도 다 내가 하고 상황 정리도 내가 했는데.
 
질리:... ...
 
질리 , 기절해서 딱히 할말은 없습니다.
 
질리:(묘하게 분해하는 표정)
 
나이아:그래서, 몸은 좀 어떠니?
 
질리:...
 
질리 , 가만 몸상태를 확인해봅니다. 머리가 아프고...몸이 좀 욱신거리고... 어지럽지만 그래도 살만합니다.(?)
 
질리:살만해.
 
나이아:흠.
그래, 그럼 뭐.
어쨌든, 너도 같이 있었으니까 관심 있을 것 같아서 말해주는건데 말이지,
그 인간, 시체가 사라졌다나봐.
 
질리:...?
...- 그래...?
 
질리 , 그말을 듣고 복잡미묘한 표정을 짓습니다.
 
질리:음... ...
 
나이아:그나저나, 앞으로 고생 좀 하겠어?
이번 일이 어쩌다보니 뉴스를 타버려서 말이지-
 
질리:.............
 
나이아:시민 영웅이 되셨더라고?
 
질리:................
 
질리 , 미간을 짚으며 한숨을 깊게 쉽니다.
 
질리:... 개같네, 씨발-...
...아니, 욕하지말아야지...
 
나이아 , 픽 웃습니다.
 
나이아:아무튼, 전할건 다 전했고-
알려줄 것도 하나 있는데-
어쩔래, 아는게 힘이다, 모르는 게 약이다. 어느 쪽이 좋니?
 
질리:...
이제와서 파란약을 먹기에는 늦지 않았어?
...뭔데 말해봐.
 
나이아 , 빙긋 눈웃음을 짓습니다.
 
나이아:손에 들린거 보여?
 
질리 , 그 말을 듣고 손을 봅니다.
 
 
:려려의 목에 있던 볼로타이와 똑같이 생긴 볼로타이가 들려 있습니다.
...어쩌면 그 물건일지도요.
미묘하게 차갑고, 미묘하게 따스한 느낌이 드는 물건입니다.
근데, 그래서 이게 왜? 라는 생각이 듭니다.
 
질리:...그래서 이게 왜?
 
나이아:일어나서 이쪽으로 와볼래?
 
나이아 , 슬그머니 일어나더니, 미끄러지듯 걸어서 문 쪽으로 향합니다.
 
질리 , 지금 밖에 기자들이... 하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은 말 들어주기로 합니다.
 
질리 , 자리에서 일어나 서 있으니 머리가 핑도는 느낌이 들면서 비틀거립니다.
 
나이아:자, 손에 그 볼로타이 잘 들고...
다른 곳으로 가고싶다고 생각하면서 문을 여는거야.
 
나이아 , 비틀거리는 당신의 몸을 잡아 문쪽으로 이끌며 속삭이듯 말합니다.
 
질리 , 얌전히... 이끌어지며 볼로타이를 손에 잘 든채로 문을 엽니다.
 
 
:전혀 믿기지 않는 녀석이지만, 왜인지 모르게...
이번 한번만.
그런 생각을 담아 문을 밀어 열면, 예상했던 병원 복도 대신-
 
벨버리:...아, 어서오세요.
 
나이아:그래, 어서왔어.
새 손님도 데려왔다?
 
질리:니가 뭔데...
 
 
:분명 좋은 기억도 없고, 이상한 일에만 줄창 엮인 곳일텐데...
왠지 정겹고, 왠지 따스한, 밝은 오렌지 빛깔이 가득한 평온한 분위기의 가게.
 
벨버리:...-벨버리 스토어입니다.
 
시나리오 클리어!
 
새로운 인연 | SAN + 1d3
 
사건, 해결! | SAN + 1d3
 
새 물건? | 볼로타이 습득
 
질리:...그래서 진짜 얘 직원 맞아요?(아직도 이럼)
 
나이아:맞다니까? 몇 번을 말해야 믿어줄래?
 
벨버리:... ...(어휴...)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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