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지평선
[COC 플레이로그] 벨버리 스토어 EP1.5 Moment of Parting 본문
COC 플레이 로그 (캠페인)/벨버리 스토어 (지나+질리&나이아)
[COC 플레이로그] 벨버리 스토어 EP1.5 Moment of Parting
CB_PL_ 2024. 4. 13. 22:16시나리오 링크:https://posty.pe/g27x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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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5일 발생한 SCC 라이브 이벤트 사건 이후, BJ려려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 ...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발생한 대규모 정전에 대해 전기공사에서는 원인이 불분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곳은 센트럴!
질리:(4일이나...)
:사건 해결에 크게 기여했던 당신은 적절한 치료를 받고 막 퇴원 절차를 밟고 오는 길입니다.
질리:(어이.)
:아무튼 중요한 건 식사를 잘 챙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질리 , 굳-이 밥을 먹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병원에서 준 약을 먹어야하니 어쩔 수 없이 먹어야죠...
질리:...귀찮다.
:귀찮아도 어쩔 수 없죠.
질리:.
:아니 어째서 색깔이?!
질리:?
질리 , 눈을 가늘게 뜹니다. 환각인가?
:환각이.....
질리 , 잡습니다.
질리 , 얼굴에 안착한 이...이상한 모기를 손으로 잡습니다.
:홱! 손으로 낚아채여진 모기는.....
질리:...
:이상한 일은 일상이 되어버렸다고 해도...
질리:(애초에 무지개 모기는 뭔...)
:다소 이상한 일이 있었지만, 계속 길을 나아가던 당신은 신호등 앞에 멈춰섭니다.
질리:...(잠깐은 괜찮겠지)
질리 , 휴대폰을 꺼내봅니다.
질리:
:인터넷을 휘적휘적 뒤지다보면....
질리:(뭐...요즘은 기계가 워낙 발달했으니까...)
:모든 정보의 영구파기라는게 결코 쉬운 일도 아니지만요.
질리:(그건 맞지. 그래도 한 곳에만 있는 정보는 영구파기하면 아무도 모르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기사를 슥슥 보고 있다보면, 별안간 삐링- 하는 소리와 함께 메시지가 날아옵니다.
김예아:AM 10:42 혹시 지금 바빠?
질리:용건이 뭐냐에 따라. AM 10:42
김예아:AM 10:42 안 바쁘면 밥이나 같이 먹자구.
질리:그렇긴하지. AM 10:47
:당신의 대답에 거의 곧장 한 식당의 위치가 메시지로 날아옵니다.
질리:(지는 잘 먹지도 않는 메뉴면서)
질리 , 얌전히 식당으로 가주기로 합니다.
:만나기로 한 식당에 도착하고나면, 안쪽의 잘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 예아가 이쪽을 보며 손을 가볍게 흔들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질리 , 예아가 앉은 맞은편 자리에 앉습니다.
질리:그 마스크는 뭐냐.
김예아:어울리라고 하고 다니는 건 아니거드은.
질리:그럼 뭔데?
김예아:음- 굿즈 비슷한거?
질리:팬이긴했구나.
:말꼬리를 늘이는 걸 보면 뭔가 꿍꿍이가 더 있어보입니다.
질리:...그때 어느정도 다 얘기해준것 같은데.
질리 , 병원에 있을때 예아한테 있었던 일이나 알게된 지식에 대해 얘기했었습니다.
김예아:것도 그거지만, 배후에 뭔가 더 있지 않을까~ 싶은거지.
질리:음.
:변명이네요.
질리:무슨짓을 하려는지 모르겠는데- 저번처럼 만신창이로 오지말고.
김예아:걱정마~ 이번엔 별 일 없이 안전하니까~
질리:안그럴거거든?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김예아 , 잠깐 흠칫합니다.
김예아:....아-니야- 이번엔 진짜 그냥 같이 밥먹자고 부른거야아-
질리:...말 돌리지말고.
질리 , 눈을 가늘게 뜨며 꼬라봅니다.
김예아 , 슬금 시선을 잠깐 피합니다.
김예아:...나 또 이벤트 신청 같이 해주면 안될까.
질리:...뭔데.
김예아 , 주섬주섬 휴대폰을 꺼내 짜잔~ 하고 보여줍니다.
질리 , 봅니다.
:흔한 웹소설 광고 이벤트입니다. '소설보고 경품타가자!' 같은 류의 것들 있잖아요?
질리:참 별거 다한다...
질리 , 자기 휴대폰으로 무슨 소설인지 봅니다.
:'하늘이 사랑한 마을'이라는 제목의 소설입니다.
질리 , 머릿속에서 여러 클리셰들이 생각나지만 일단 접어둡니다.
:딱히 사람을 만나러 갈 필요도 없는 이벤트라면 해줘서 나쁠 것도 없을테고요.
질리:...
질리 , 사람 안만나는거면 상관없는지 신청해봅니다.
질리 , 다시 휴대폰 집어넣습니다.
질리:(신청했다는 말은 안함)
김예아 ,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다가 표정을 미묘하게 바꿉니다.
김예아:해줄거야?
질리:...
질리 , 말 없이 바라보다가 말을 돌립니다.
질리:그래서 뭐 시킬거야.
김예아:그래서 해주는거야 안 해주는거야?
김예아 , 말은 그러면서 옆에 있던 메뉴판을 쏙 꺼내듭니다.
질리:뭐 시킬거냐고.
김예아:우우.
질리:난 포토푀. 너가 주문넣고와.
김예아:그래애-
김예아 , 자리에서 일어나서 주문하러 갑니다.
:... ...
질리:(어휴.)
:나름대로 뭔가 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그런 면모보다는 저런 다소 엉뚱한 면모가 더 큰 것 같습니다.
질리:(알아서 잘하겠지- 뭣하면 나도 부르겠지만-)
질리 , 가만히 예아를 기다립니다.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다보면, 금방 주문을 마치고 예아가 돌아옵니다.
질리:...그건 뭐야?
김예아:길가다가 받는 선물같은거지-
김예아 , 주머니를 열어서 안에 들어있는 별사탕과 과자를 보여줍니다.
김예아:짜잔-
질리:음...
질리 , 별사탕을 보고는 표정을 찡그립니다.
김예아:살짝 양심적으로는 찔리긴 하는데...
질리:... ...
질리 , 뭔가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예아를 꼬라봅니다.
김예아:헤헤.
김예아 , 말을 아낍니다.
질리:야.
질리 , 어이없다는 투로 말합니다.
김예아:그치만 뒷조사는 열심히 하고 있는걸.
질리:......
질리 , 한심하다는 표정이 느껴집니다.
김예아 , 그 표정을 보고 살짝 뾰로통해집니다.
질리:왜, 뭐.
김예아:아냐, 암것도-
질리:예-예-
:왜인지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살짝 흐르고, 각자의 메뉵가 나옵니다.
질리:(야채가 필요했다.)
:부드러운 식감의 야채와 조각조각 들어간 고기, 감칠맛이 살아있는 국물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질리 , 만족스러운 표정입니다.
질리:맛있네.
김예아:그치?
질리:그래.
질리 , 건성으로 대답합니다.
김예아:그러니까 다음에도 뭐 먹자 부르면 나와줄거지?
질리:아무런 부탁 없으면.
김예아:우.
질리:뭐, 왜.
김예아:저번엔 들어줬잖아.
질리:그건 내가 당첨될 가능성이 없을거라 생각했으니까.
김예아:그치마안-
질리:귀찮아.
김예아:이잉.
질리:뭘 이잉이야.
김예아:밥 내가 사는건데도 안돼?
질리:어.
김예아 ,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김예아:너무해.
질리:난 원래 이랬어.
:조금 투닥투닥거리며 대화하고, 식사를 이어갑니다.
질리 , 놀란듯 흠칫하며 휴대폰을 봅니다.
:상단 알림바를 확인할 것도 없이 보이는 화면은 [재난 안전 문자]입니다.
질리:허...
김예아:또 정전 얘기야?
질리:뭐... 발전소에 문제가 있다던가.
김예아:그럴지도 모르지만-
질리:... 그런말을.
김예아:그치마안-
질리:뭐가.
김예아:정전이 그렇게 흔하고 자주 일어나는 일도 아닌데, 갑자기 몰려서 발생하고.
질리:으으음...
김예아:그건 이제 조사를 해야지.
김예아 , 당당하게 헤헤하고 웃으며 대답합니다.
질리:...
김예아:이미 다른 애들이 일하고 있어서 너한테까지는 안 갈 것 같기도 하고-
질리:...
김예아:나도 그러고 싶어.
질리 , 그렇게 말하며 약을 입에 넣고 물을 마십니다.
김예아:그치만 일이란게 내 맘대로 되는 거였으면 나도 놀면서 일하지.
질리:예, 예. 이제 가도되지?
김예아:다 먹었다고 바로 가는거야?
질리:왜 할말 있어?
김예아:아니?
김예아 , 헹, 하고 웃습니다.
질리 , 예아의 얼굴에 메뉴판을 던집니다.
김예아:우악!
김예아 , 급하게 몸을 옆으로 틀어 피합니다.
질리:쳇,
김예아:폭력반대!! 폭력반대!!
질리:그걸 너가 말하면 안되지.
김예아:지금은 안 패고 있잖아.
질리:그래, 난 간다.
질리 ,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김예아:으응- 다음에 봐-
:인사를 건네고 가게를 나서면, 햇빛이 쨍하게 내려앉습니다.
질리 , 눈살을 찌푸리지만 날이 밝으니 좋긴합니다.
:게슴츠레하게 눈을 뜨고 앞을 보고 있으면... 익숙한 실루엣이 앞을 지나갑니다.
질리:(응?)
:처음 만났을 때 처럼, 벨버리는 동전을 들고 자판기 앞에 서 있습니다.
질리 , 그모습을 보고는 벨버리에게 다가갑니다.
질리:벨버리...?
벨버리 , 어색하게 자판기를 톡톡 거리며 주스를 뽑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당신 쪽을 바라봅니다.
벨버리:...아.
질리:여기서 뭐하고 계시나요?
벨버리:...잠깐 쉬면서 마시려고요.
벨버리 , 그리 대답하고서는 자판기에서 나온 오렌지주스를 꺼내듭니다.
질리:아하...
벨버리 , 잠시 어색하게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다가, 음- 하는 소리를 냅니다.
벨버리:......몸은...좀 괜찮으신가요?
질리:뭐...치료 받고 약도 먹고잇어서 괜찮아졌어요.
벨버리:...다행이네요...
질리:그러고보니... 요즘 정전이 심하던데, 가게는 괜찮으신건가요?
벨버리:...안 그래도 그 일 때문에 바쁜거라...
질리:...정전 관련으로요?
벨버리:...그... 색채가 원인이다보니...
질리:... ...
:...거기까지 말하고보니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질리:...아.
질리 , 그말에 어느정도 이해한 표정을 한채로 말합니다.
질리:근데...테오는 에너지를 먹지 않나요? 근데 전기랑은 무슨 상관이 있죠?
벨버리:...색채가 흡수한 에너지는... 비유하자면 자기력이 강한 자석 같은거라서...
질리:아하...
벨버리:....아무래도요.
질리:.. ...
벨버리 , 고개를 살짝 갸웃거립니다.
벨버리:...죽음이라 하긴 뭐한가...
질리 , 머릿속에서 최악이 상상되고있습니다.
질리:... 위험하네요.
벨버리 , 고개를 가볍게 주억이고는 멍한 얼굴로 주스를 홀짝 마십니다.
질리:... ...테오...색채를 잡을 수 있는거 맞죠?
벨버리:......
질리:... ...
벨버리:이미 나이아씨도 도와주고 계시니까...
질리:...
벨버리 , 또 가볍게 고개를 주억입니다.
질리:... ...
벨버리:......
벨버리 , 미미하게 미소를 띈 표정을 잠시 지어보입니다.
벨버리:그럼... 몇가지 물건을 빌려드릴게요.
질리:뭔가요?
:당신의 물음에, 벨버리는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기 시작합니다.
질리:...
:부드러운 실크 재질의 검은 천입니다.
벨버리:......색채를 찾았을 때... 맨손으로 잡는 것 보단 나을거에요.
질리:음...
질리 , USB같은 물건을 들어올립니다.
벨버리:그건...
질리 , 그말에 휴대폰을 꺼냅니다.
:당신이 휴대폰을 꺼내들면, 벨버리는 잠시 달라는 듯이 손을 내밀어옵니다.
질리:...
질리 , 그걸보고 당황합니다.
질리:(알려준적 없는데? 일주일마다 바뀌는데?)
:당신이 의문을 갖던 말던, 느릿...하게 계속 작업(?)을 이어가던 벨버리는... 무언가 설치를 하기 시작합니다.
벨버리 , 잠시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그제야 휴대폰을 돌려줍니다.
벨버리:...색채는 지나간 자리에 복사파 흔적을 남기는 특성이 있어요.
질리 , 다시 받고 비번 제대로 설정되어있나 확인합니다.
질리:...네.
벨버리:그러니까... 그 수치가 높을 수록 색채에게 가까워지고 있는거라고 생각하시면...... 될거에요.
질리:으음...
질리 , 휴대폰 비번이 잘 설정되어있는걸 보고 고개를 갸웃하며 뭘 설피했나 그제서야 봅니다.
:설치되어있는 것은 [REALJEK 스마트 가이거] 라는 이름의 어플리케이션입니다.
질리:음...
질리 , 와이파이랑 데이터를 끕니다.
질리:그 새ㄲ... 악신놈은 어디있죠?
벨버리 , 잠시 멍한 눈으로 허공을 보며 주스를 홀짝입니다. 고민하는 걸까요?
벨버리:......이 주변에서부터 찾아보겠다고 하셨던 것 같아요.
질리:...제가 걔랑 같이 찾아다녀야할까요?
벨버리:...그건 두 분의 자유라 생각해서...
질리:.. ...
벨버리:...힘드시면 중간에 그만하셔도 괜찮아요.
질리:뭐...알겠어요.
:더이상 할 말이 없는지 조용히 당신과 눈을 마주치던 벨버리는,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서는...
질리:...
:... ...
질리:... ...
질리 , 괜히 눈앞을 휘적거립니다.
:하하.
:그런 장소에서... 4일씩이나 포식을 하고 다녔을 색채를 포획한다?
질리:미친짓이지.
:특히나 형편없는 근력과 건강을 소유한 당신이라면 더더욱이요.
질리:... ...
질리 , 다시 눈앞을 휘적거립니다.
질리:(덤핑되서 그래.)
:그래요, -무슨 소리인지 이해는 못하겠지만- 근력 건강 크기 합쳐서 150이 안되는 우리 귀여운 주인공씨.
질리:닥쳐!
:큼큼, 아아,
질리:헛소리 하지말고.
:아하하.
질리:...하아...
질리 ,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일단 시작합니다. 나이아는 언젠간 보겠지.
:될대로 되어버려라! 조사 시작입니다!
질리 , 돌려봅니다. 짠.
:측정 시작!
질리:... ...음.
:다른거라도 보면서 기다려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질리 , 일단 육안으로 주변을 살펴봅니다.
:주변을 슬 둘러보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주루룩 들어옵니다.
질리 , 연인들을 보자 고개를 돌립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대놓고 눈에 띄는 한 사람이 보입니다.
질리:(난 저런거 못봐...)
시민: 려돌이 마스크 팔아요~!~!
:쩌렁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는 손에 라는 문구가 적힌 푯말을 들고 있습니다.
질리:...음.
질리 ,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고 마음이 마냥 좋지는 않지만 추모할정도로 려려가 무고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질리 , 가볍게 신경쓰지 않고 다른 무언가가 더 있나 봅니다.
:빙빙 주변을 더 둘러보다보면...
질리:(악신인가)
질리 , 질린다는 표정으로 두들긴쪽으로 돌아봅니다.
:그렇게 돌아본 쪽에는...
질리:-?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청년은 당신을 보고 뭔가... 뭔가 벅차오르는 듯한 분위기를 풀풀 풍기고 있습니다.
질리:... ...
:붉은 후드를 뒤집어쓰고, 마스크를 쓰고 있는 탓에 제대로 표정을 알아볼 수는 없지만요.
???:안녕하세요!
:... ...
질리:.................
질리 , 그말을 듣자마자 소름돋음과 경악과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손을 팍 치면서 뒤로 물러납니다.
???:앗,
질리:...영상? 뭔 영상? 뭐라고?
???:아, 음,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해요!
질리:... ...
질리 , 그말에 아우어튜브를 켜봅니다.
질리:(생각해보니 그때 병원에 입원했을때 걔가...)
:실시간 급상승 동영상 1위.
질리:... ...
:우와우.
질리 , 소리를 줄인채 영상을 들어가봅니다.
질리:(어차피 아우어튜브 로그인 안되어있다.)
:......
질리:...(내목소리는 안들리겠지?)
:영상을 스륵스륵 돌려보다보면...
질리:... ...
:그러니까, 둘 다.
질리:(진짜 싫어.)
질리 , 영상을 보다가 자신에게 말건 놈을 꼬라봅니다.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이쪽을 보고 있습니다.
질리:...그, 최소한의 예의가 있으면 영상에 나왔다고 함부로 사람 붙잡고 그러면 안되는건 알지?
???:그치만 혹시라도! 만약에! 만나게 되면! 묻고 싶은 것들이 좀 있었단 말이에요.
질리:... ...
???:아아- 제발요-
질리:원래 모든 사람은 양면성이 있는거야. 너가 그사람 일상생활까지 본것도 아닌데 아닐 사람인거 확정지을 수 있어?
???:혹시 몰라서 그러죠.
질리 , 인상을 쓴채 말에 가시가 돋고 날카롭게 말합니다.
???:진~짜 쬐금이라도 뭐 아는 거 없으세요?
질리:나도 레이디 그레이 몰라-
???:그런 것 치고는 되게 친근하게 이름 부르시는데??
??? , 옆에서 계속 기웃기웃 거립니다.
질리:... ...
질리 , 엄청나게 성가시다고 생각하고있습니다.
질리:이상한 일에 대해 아는 전문가야. 하지만 만난적도 없고 대화도 해본적 없어. 됐냐?
???:오!
질리:꺼져.
???:그럼 초면이 아니면 되는거죠?
멀린 체콜라드:멀린 체콜라드라고 해요, 려려누나 방송 완전 초창기부터 본 1등 팬이죠.
질리:아니- 그냥 얌전히 꺼ㅈ
멀린 체콜라드:저랑 같이 려려누나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조사를 함께 하지 않으실래요?
질리:...오해는 개뿔.
멀린 체콜라드:진짜 오해라니까요 그거?!
질리 , 그말에 표정이 일그러졌다가 다시 풉니다.
질리 , 지금 이렇게 욕하고 꺼지라해도 안가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정말!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며 말합니다.
질리:...내가 하는 일 방해하면 바로 스토킹으로 신고해버릴거니까 그렇게 알아라?
멀린 체콜라드:네!
:.......
질리:... ...
질리 , 이참에 측정이 끝났나-하고 생각하며 휴대폰을 봅니다.
:슬적, 휴대폰을 꺼내 상태를 확인해보면...
질리:...
질리 , 기분을 모르겠어서 고개를 갸웃합니다.
질리:높은거야 안높은거야...(중얼)
멀린 체콜라드 , 옆에서 빼꼼 휴대폰 화면 같이 봅니다.
멀린 체콜라드:이건 뭐에요?
질리 , 안보입니다. 필름 붙어놔서.
멀린 체콜라드 , 몇 번 기웃기웃거리며 오오, 하는 소리를 냅니다.
멀린 체콜라드:폰에 보호 필름도 붙여두셨나봐요?
질리 , 어깨 동무를 하자 발로 깝니다.
멀린 체콜라드:악!
질리:하지마.
멀린 체콜라드:뭐 어때요.
멀린 체콜라드 , 휴대폰을 꺼내듭니다.
질리:아니 꺼져.
멀린 체콜라드:왜요, 같이 다녀도 된다면서요-
멀린 체콜라드 , 냅다 갤러리 보여줍니다.
질리 , 무시하고 지역 2번으로갑니다.
멀린 체콜라드:어? 응? 같이가요!!
멀린 체콜라드 , 후다닥 따라붙습니다.
질리:알아서 따라와. 난 배려 안해줄거야.
:이쪽은 SCC 라이브 이벤트가 진행되던 광장입니다.
질리:()
:광장의 옆으로는 거대한 건물, Twit Babel이 보입니다.
질리 , 여기도 일단 한번 어플을 돌려놓은채 주위를 둘러봅니다.
질리:(멀리 가....ㅆ을것 같지만 일단 찾아본다.)
:주위를 설렁설렁 둘러보다보면...
질리 , 그거에 눈살을 찌푸립니다. 어디야?
:대체 어디서 이런 빛깔이 나오는거지 싶어 고개를 돌려보면, 벤치에 앉아계신 한 어르신의 등 뒤로 웬 천사같은 날개가...?!
질리:(( ))
:이럴수가, 눈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거 아닐까요?
질리:헛소리 하지말고 꺼지라고!
질리 , 또 앞에 손으로 휘적입니다.
멀린 체콜라드:저 아무 말도 안했는데요?!
질리:넌 계속 입 다물어.
멀린 체콜라드:허엉.
질리 , 눈이 아픈지 그쪽을 보지 않은채 다시 찾습니다.
질리:(시꺼먼- 전봇대를 찾자-)
:검댕이 나이아를 찾기 위해 고개를 슥슥 돌리는 당신의 귀에, 그 천사 여왕님의 방향에서 라디오 소리가 들려옵니다.
질리:(어이)
:"센트럴의 병원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집단 사고로 발표하고 있으며, 경찰 관계자들은 원인 규명을 위해 조사 중에 있다고 합니다."
질리:(저것도 테오 짓인가...?)
질리 , 고민하듯 휴대폰을 확인합니다. 아직 측정 안끝났나?
:슬적 휴대폰을 확인해보면, 0.36 µSv/h라는 글자가 둥둥 떠 있습니다.
질리:(그래도 아직 애매하네.)
질리 , 생각해보니 우리에겐 현대문물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이아에게 문자합니다.
질리:야 PM 01:56
:... ...
질리:... ...
:어쩔 수 없이 찾아다녀야-
멀린 체콜라드:우와악!!
질리 , 기대 안했다-하는 생각을 합니다.
질리:-?
:...갑자기 멀린이 소리를 지르더니 쌩 뛰쳐나갑니다.
질리:... ...
질리 , 그걸보고 뭔가 깨달았는지 쫓아갑니다.
:다급하게 당신이 멀린을 쫓아가보지만... 이미 늦은 것 같습니다.
멀린 체콜라드:우와, 진짜 진짜에요?
:눈빛을 반짝반짝 빛내며, 나이아를 보고 이러고 있거든요.
질리 , 발로 달려가 냅다 멀린을 발로찹니다.
멀린 체콜라드:악!
나이아 , 예의 그 '싱긋' 웃는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질리:... ...
질리 , 그걸보고 시선을 스윽피합니다.
질리:넌 좀 사람으로서의 예의를 지키면 안되냐? 자꾸 영상에서 봤던 사람 있다고 냅다 달려가서 아는 척 하면 안된다는걸 몰라? 모르냐고 빡대가리야.
멀린 체콜라드:아니 그치만요-
나이아:이 거슬리는건 뭐야?
나이아 , 고개를 휙 돌려서 당신을 보며 말합니다.
질리:... ...미리 말하는데, 나는 원하지 않았어.
나이아:아하-?
멀린 체콜라드:같이 조사하고 있다고 해주세요.
나이아:짐덩이구나?
질리:어.
멀린 체콜라드:짐덩이라뇨!!
질리:아니야 그럼?
멀린 체콜라드:저 그래도 나름 찾아본 것도 있다구요.
질리:음?
나이아:레이디 그레이?
나이아 , 잠깐 뭔가 고민합니다.
질리 , 어디한번 말해보라는 표정입니다.
멀린 체콜라드:음- 그러니깐요-
질리:음-.
멀린 체콜라드:거기서 가끔 나타나서 이래저래 뭔가 얘기해준다는 소문이 있거든요.
질리:음...
질리 , 믿어도되냐는 표정으로 꼬라봅니다.
질리:... ...그래.
나이아 , 뭔가 마음에 안드는지 은은한 미소를 지은 채로 노려보다가... 별안간 당신에게 말을 겁니다.
나이아:그나저나, 이번엔 또 뭐하고 다니는거야? 짐덩이 하나 달고.
멀린 체콜라드:짐덩이 아니라니까요!
나이아 , 가볍게 무시합니다.
질리 , 따라 무시합니다.
질리:지금 너가 벨버리한테 부탁받은거.
나이아:...응?
질리:...그냥?
질리 , 시선을 돌립니다.
질리:넌 왜 하는데.
나이아:부탁받았으니까?
멀린 체콜라드 ,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갸웃합니다.
멀린 체콜라드:벨버리가 누구에요?
질리:몰라도돼.
멀린 체콜라드:되게 막, 비밀 임무 하는 사람들 같아요.
질리:사람 말 들어.
질리 , 꾹 참는다는 표정으로 나이아에게 말합니다.
질리:어차피 너도 하고있고 나도 하고있으니... ...
멀린 체콜라드:같이 다니는거에요?
질리:...
나이아:...^^?
멀린 체콜라드:같이 다닐거거든요!!
질리:...저러는데?
멀린 체콜라드:도움 될 수 있을걸요?!
질리:뭔 도움.
멀린 체콜라드:어음.
질리:필요없어.
멀린 체콜라드:그치만 이건 들으면 생각이 좀 달라지실걸요?
질리:려려 오해든 뭐든 쌓여도 내 알빠 아니야.
멀린 체콜라드:그 테오?
질리:응, 나도 알아.
멀린 체콜라드:특징도 알고 있어요.
질리:나도 알아.
멀린 체콜라드:막 뭉게뭉게 하던데.
질리:나도 알고 있다고.
멀린 체콜라드:뭐 하는 애인지도 알아요!
질리:이말 하면 좀 짜증나긴 하는데, 너보다 얘가 더 유능해 인마.
질리 , 나이아를 가리키며 말합니다.
나이아:내가 좀.
나이아 , 왠지 기분 좋아진 것 같아 보입니다.
질리:지 잘났다고 나대지만.
질리 , 뒤에 바로 깝니다.
질리:어쨌든, 내가 모르고 이러고 있겠냐?
멀린 체콜라드:우.
질리:몰라도돼.
멀린 체콜라드:왜요?
질리:비밀이야.
나이아:그리고 알리도 없고.
멀린 체콜라드:허엉.
질리:...그래서 갈거야?
나이아:딱히 안 갈 이유는 없지.
질리:...
질리 , 생각보다 얌전해서 뭔가 기분이 묘합니다. 왜 얌전함?
나이아 , 은은하게 눈웃음 지은 채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질리 , 시선을 피합니다.
나이아:하여튼- 조사나 할까?
질리:그건 그렇지.
멀린 체콜라드:저희 그럼 아까 말한 그 2차선 도로 가는거에요?
질리:거긴 왜?
멀린 체콜라드:보고 지나가면 좋을 것 같은 곳 있어서요.
질리:...뭐가 있는데?
멀린 체콜라드:려려 누나 집.
질리:... ...
멀린 체콜라드:려려 누나 집이요.
질리:... ...니가 그걸 왜 알아?
멀린 체콜라드:저번에 어쩌다가 한 번 유출됐었거든요.
질리:그걸 왜 기억하냐고.
멀린 체콜라드:찐팬이니까!
멀린 체콜라드 , 따봉멀린
질리 , 휴대폰을 꺼냅니다.
질리:경찰 신고번호가 뭐더라...
멀린 체콜라드:와아아악!!
질리:진짜 미친 스토커랑 엮였어... (진저리)
질리 , 미간을 짚습니다. 팍!
나이아 , 옆에서 지켜보다가, 어깨를 으쓱입니다.
나이아:인간들이란.
질리:내말이... ...
질리 , 일단 공원을 둘러봅니다.
질리:(뭐 있나-)
:설렁설렁 주위를 둘러보며, 얼간이와 멀대는 뒷전으로 두고 이동하다보면...
시민X: 요새 너무 힘이 없어... 그냥... 모르겠다, 공기도 찝찝하고 힘이 쭉쭉 빠지는 느낌이야...
시민Y: 너 3일 내내 그 말만 하는데 괜찮은거 맞아? 병원 가봐야하는 거 아냐??
:...
시민R: 나 어제 정전나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3시간동안 갇혀 있었잖아. 진짜 무서웠어...
시민U: 아, 요즘 정전 좀 심하지, 맞아.
:...저 이야기를 듣고보니 색채가 여기가 지나간 것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리:... 피해가 상당한데.
나이아:그래서 발로 뛰고 있는거 아니겠어?
질리:넌 발로 안뛰어도 되잖아.
나이아:... 말이 그렇다는거지.
질리:뭐...그렇긴한데. 넌 그냥 해결 되면서 왜 직접 이러고있는거야?
나이아:그냐앙.
질리 , 의문이 든 표정을 짓지만 금방 그만둡니다.
질리:여기는 없네.
질리 , 그말을 하며 지역 3쪽으로갑니다.
:어느새 3인이 되어버린 일행은 다음 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질리 , 일단! 테오가 려려의 집으로 돌아올 수도 있으니 측정기를 킵니다.
질리:... 범죄자가 되고싶지는 않은데...
멀린 체콜라드:저 따라오세요!
멀린 체콜라드 ,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거침없이 앞장서서 걸어갑니다.
질리:...너무 당당해, 범죄자야.
나이아:누가 저걸 물어봐주길 기다린 사람마냥 구는걸.
질리:... 진짜 같이 다녀도 되는건가?
:그렇게 쭉쭉 멀린을 따라 걸어가다보면......
:도착한 곳은 그리 높지 않은 맨션입니다.
질리:와...
멀린 체콜라드 , 주변을 설렁설렁 둘러보다가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질리:... ...
나이아:뭐, 저렇게 됐는데 들어갈까?
질리:...주변에 있는 것들이 인간으로서 느끼는 양심이 없어...
질리 , 깊게 한숨을 쉽니다.
:안쪽으로 슬적 들어가면...
:진짜 지금이라도 돌아가야하는 거 아닐까 싶은데...
질리:...
:그러나 일행이라고 쓰고 웬수라 읽는 두 존재는 냅다리 안으로 들어가버리네요.
질리:... ...
질리 ,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갑니다.
:집 안으로 들어서면 좁은 복도의 오른편으로 화장실이, 왼편으로 부엌이 보입니다.
질리 , 들어와서 고민하다가... 화장실을 봅니다.
:평범한 자취방 크기의 화장실입니다.
질리:...음.
질리 , 나와서 부엌으로 갑니다.
:부엌에는 나이아가 먼저 기웃거리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질리:음...
질리 , 얌전히 바닥에 있는 유리병을 꺼냅보니다.
:방 안 곳곳을 장식한 유리병들입니다. 이건 크기가 좀 크네요.
질리:
:병들은 하나같이 다 깨끗하게 관리가 되어 있습니다.
질리:...이 병이...
질리 , 유리병을 이리저리 보다가 다시 내려놓습니다.
질리 , 책장을 봅니다.
:4단으로 되어있는 책장입니다.
질리:... ...
:이미 늦지 않았어요?
질리:...닥쳐.
:아하하.
질리:...어휴...
질리 , 공책을 꺼내 펼쳐봅니다.
질리:(그래...지금 다시 돌아가지도 못한다-)
:붉은 동백꽃이 그려진 공책입니다.
질리:
:소재글들 사이로 짧지 않은 기록이 몇 남아있습니다.
질리:... ...
질리 , 서류랑 앨범을 둘다 꺼내서 봅니다.
질리:(공책을 다시 되돌려놓고-)
:관리비 청구서, 보험증, 건강검진표 등 다양한 서류가 뭉쳐져 있습니다.
질리:(음...)
질리 , 봅니다.
질리:(이미 죽은사람이다...)
:다소 뻔할지도 모르는 자기 합리화를 하며 슥슥 서류들을 살핍니다.
:필체가 조금 익숙한 것 같기도 하고...
질리:...?
:자물쇠로 잠겨있는 굵은 앨범으로, 비슷하게 생긴 것이 대여섯권 있습니다.
질리:... ...
질리 , 주머니를 뒤적거립니다. 그 열쇠 아직도 있나?
질리:
:아하!
질리:... 이건 정당방위야- 그쪽이 먼저 덮쳤다-
:-라고 해도, 이게 잘하는 짓이라는 말은 아니지만요.
질리:...
:얄팍한 합리화죠.
질리:그런 소리 할거면 꺼지라고!
:하하.
질리 , 손으로 휘적거립니다.
질리:...
질리 , 자기 합리화를 열심히 하며 열쇠로 열어봅니다.
:열린 앨범에는 다양한 테오의 사진과 함께 적힌 기록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질리:
:여러 각도에서 찍은 테오의 사진들이 계속 이어지다가, 딱 한 장, 사람의 실루엣이 함께 찍힌 사진이 등장합니다.
질리:..............
질리 , 하얀가운 입은 사람들은 전부 의사거나 연구원...이거나 한다는 편견때문인지 조금 인상을 씁니다.
질리:(다시 집어넣기)
:한 놈은 책상 앞에서 기웃거리고 있고, 한 놈은...
나이아:앨범이네?
나이아 , 슬적 앨범 중 하나를 집어들어 펼쳐봅니다.
질리:뭐...
나이아:어느쪽이든 정상은 아니지, 뭐.
나이아 , 적당히 읽다가 탁 소리가 나게 닫고선 내려놓습니다.
나이아:여기, 곳곳에 생활감이 있는 것 치고는 딱히 흔적이랄만한게 없어, 누가 청소라도 해놓은 것 처럼.
질리:아니, 뭐. 누가 청소하러 오나보지.
나이아:이제 거기에 '왜'가 붙어야지.
질리:...글쎄. 친구나 가족입장에서는 여론 뭐 어쩌라고 라는 마음일 수도 있잖아?
질리 , 뭔가 생각이 났는지 조금 침울한 표정입니다.
나이아 , 그닥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인지 미묘한 표정을 지어냅니다.
질리:뭐, 왜.
나이아:음-
질리:너가 인간 마음을 어떻게 알겠니.
나이아:그건 알아.
나이아 , 뭔가 더 말할 것 같이 굴어놓고는, 거기까지만 말하고 휙하니 다른 쪽으로 가버립니다.
질리:뭔데, 뭐 말하다 만거야.
나이아:조사나 해라~ 조사나~
질리:...
질리 , 그 이상 더 묻지는 않습니다. 안들을거 아니까.
질리 , 이어서 공기청정기를 봅니다.
:고장난 공기 청정기입니다.
질리:음...
질리 , 별거없는지 창문-을 봅니다.
질리:(그러고보니 여기 몇층이지?)
:(2층입니다.)
질리 , 안높아서 안심합니다.
:별 관련한 책자도 놓여있군요!
질리:...아. 이거 그거네.
질리 , 책상으로 이동합니다- 뭐가 있니.
질리:(이미 양심 포기했습니다. 사실 이미 200명 죽인시점부터 챙기는것도 대단하다.)
:책상 근처에서는 멀린이 계속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질리 , 괜히 마음에 안들어서 퍽 칩니다.
멀린 체콜라드 , 아욱! 소리를 냅니다.
멀린 체콜라드:갑자기 왜 그래요?
질리:너 때문에 내 양심이 바스라진다 왜.
질리 , 그렇게 말하며 다이어리를 봅니다.
멀린 체콜라드:???
:광고 스케쥴, 협찬 업체 목록, 굿즈 통판 업체 연락처 등이 먼슬리 스케쥴러에 어지럽게 적혀 있습니다.
질리:음...
멀린 체콜라드:제 말이요.
질리:...니가 뭘 알고 동의해.
멀린 체콜라드:이상한 것들이 사람 망친다는 말?
질리:그 이상한 것들이 뭔줄 알고.
멀린 체콜라드:음-
질리:...아니야, 빡대가리야.
멀린 체콜라드:왜요, 저것들도 사람 엄청 망쳐대는데.
질리:그래... 너도 비슷해...
멀린 체콜라드:저요?
질리:어.
멀린 체콜라드:저 정도면 말짱한 팬인데.
질리:솔직히 누가 자기가 보는 아우어튜버 집주소를 기억할 생각을해?
멀린 체콜라드:좋아하니까 그러는건데도요?
질리:아니, 그 생각 자체가 아니라니까?
멀린 체콜라드:그래도 직접 찾아온 적은 없었어요.
질리:그러니까- 댓글 같은게 아니라-!
멀린 체콜라드:팬이니까 그러는거죠!
질리:정상적인 사람은 팬이여도 이런식으로 안찾아온다고.
멀린 체콜라드:저는 려려 누나를 위해서 이러고 있는거라구요.
질리:... 대책없는 새끼.
질리 , 썩은 표정으로 꼬라봅니다.
질리 , 그렇게 욕하며 USB 상자를 봅니다.
멀린 체콜라드:-제가 어떤 마음인지도 모르시면서.
멀린 체콜라드 , 미묘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툴툴댑니다.
:가지각색의 USB가 차곡차곡 정리된 상자입니다.
질리:...
질리 , 컴을 킵니다.
:다행이라 해야할지, 컴퓨터에 전원이 들어옵니다.
질리:...그렇게 말해도 어차피 봐야할 운명 아니야?
:혹시나 싶으니까 말이죠.
질리 , USB 꽂습니다.
:컴퓨터로 확인한 USB 안에는 지금까지 올렸을 영상들이 년도 별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질리:
:깔끔하게 정리해 둔 파일 중에서, 한 달 정도 되는 기간이 비어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멀린 체콜라드:이거 개인정보 털렸던 시기네요.
질리:...음.
질리 , 별 생각없이 클릭합니다.
:...
BJ 려려:그렇게 할 게 없어서 날 미행해?
:그는 팔로 책상을 강하게 내리칩니다.
:정말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들이 소용돌이 치는 목소리는 숨이 막히듯 답답합니다.
질리:
BJ 려려:...테오...?
:희미하게 새어나오는 한 줄기의 목소리가 들린 것은 그때입니다.
:순식간에 BJ 려려를 덮치듯 그것이 한 차례 더 크게 몸을 불린 걳은 그때였습니다.
BJ 려려:테오, 너...
:우주에서 온 색채라고 했던가요.
BJ 려려:너... 날 위로해주는거야?
:저 괴물이, 그 말을 이해했을 것이라 생각하나요?
:....그럴리가.
질리:... ...
질리 , 복잡하고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꺼진 화면을 바라봅니다.
멀린 체콜라드:...우와우-...
질리:......
질리 , 손으로 입을 가린채 생각에 빠진 표정을 짓습니다.
:... ...
질리:...아니, 아니...
질리 , 고개를 저으며 USB를 빼 주머니에 넣습니다.
:당신, 무얼 부정하고 있나요?
질리:...
:하하, 어느쪽이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매한가지겠군요.
질리:... ...
질리 , 입술을 꽉깨뭅니다. 복잡미묘한 표정이네요.
질리:(걔네들은 그렇게 진철하지 않으니까, 사랑이나 좋은 감정을 기대할리가 없잖아. 당장 걔만 해도...)
질리 , 뭔가 울컥했는지 나이아를 발로 쎄게 걷어찹니다.
나이아 , 가만히 집안 조사하다가 갑자기 맞고 깜짝 놀랍니다.
나이아:뭐야, 왜.
질리:...너어는 개새끼야...
질리 , 인상을 푹쓰며 째려봅니다.
나이아:갑자기??
나이아 , 살짝 어이없어합니다.
질리:뭐, 왜.
나이아:맞은건 난데 왜 네가 그런 반응이야.
질리:.. ...몰라.
질리 , 다시 컴퓨터 앞으로 갑니다.
나이아 , 그런 당신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다가, 허, 하는 소리를 한 번 냅니다.
질리:... 솔직히 말해서 너가 인간이었으면 좀 쳐맞아야할텐데.
질리 , 나이아를 노려보며 짜쯩냅니다.
나이아:나 오늘은 아무것도 안했거든?
멀린 체콜라드:'인간이었으면'요?
질리 , 멀린의 머리를 후려칩니다.
질리:헛소리 하지말라고, 넌.
멀린 체콜라드:( 악 )
질리:그리고 넌 '오늘'이 문제가 아니야.
질리 , 짜증을 잔뜩 낸뒤 SD카드를 봅니다.
:엄지 손톱만한 크기의 SD 카드입니다.
질리:...?
:정확히 어떤 숲인지는 모르겠지만, 숲이라는 사실만큼은 확실합니다.
:...아, 이제야 보이는군요.
BJ 려려:이리와, 테오. 착하지... 응.
:숨벅차게 내달리던 BJ 려려는 테오를 껴안고, 안심시키고, 울먹입니다.
BJ 려려:괜찮아... 괜찮아 테오...
:힘이 사라져가는 목소리는 누가봐도 괜찮아보이지 않습니다.
:영화의 화면 전환처럼, 영상은 몇 초 정도의 여유를 두며 눈을 감은 BJ 려려의 모습을 촬영하다가... 끊어집니다.
질리:... ...
:그렇다면 이건, 그 사건 이후의 영상이 분명합니다.
질리:
:...그런데, 이상합니다.
질리:
질리 , 순간적으로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가 갑작스럽게 시야가 보이지 않기 시작합니다. 당황스러움에 고개를 돌려도 누가 앞을 가린듯 보이지 않자, 눈을 손으로 비비며 말합니다.
질리:...잠시만, 나 눈이 안보이는데.
:흐릿하게 사그라들더니 새까매진 시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질리:뭐라고 말하고있어? 나 소리도 안들려.
질리 , 인상을 쓴채로 손을 움직여 주변 사물들을 더듬거립니다. 시야가 안보이는 것 정도는 괜찮지만, 소리까지 차단되니 불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이미 충격에 신경이 꽉 마비되어 있는 기분이었는데, 시청각이 모두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으니 불안한 마음은 점점 더 몸을 크게 부풀려갑니다.
질리:잠시만-... 누구 있는거 맞지?
:... ...
질리 , 처음에는 누군가 자신을 붙잡아도 신경쓸 겨를이 없었으나 이제서야 그 사실을 자각하고 팔을 붙잡은 당사자로 추정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스스로 어떤 표정인지 자각은 없지만 아마 두려워하는 표정이지 않을까요.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뺨을 쓰다듬는 따뜻한 손길이 느껴집니다.
질리 , 뺨을 쓰다듬는 손길이 느껴지자 몸을 순간적으로 움찔합니다. 손으로 눈을 비비며 어떻게든 시야를 돌려보려고합니다.
:사르르 중간에서부터 검게 내려앉았던 시야가 다시 펼쳐져갑니다.
질리:-?-??
질리 ,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나이아를 바라보다가 상황파악이 되지도 전에 뒤로 물러납니다.
질리 , 그리곤 고개를 돌려 자신이 서있는 곳이 어디인지 확인합니다. 나 분명 움직인것 같은데?
:...창문 바로 앞입니다.
질리:...
:그제서야 서늘하게 뒷목을 스치는 바람이 느껴집니다.
질리 , 이번에는 창문에서 멀리 떨어집니다.
질리 , 창문에서 멀리떨어지다가 이제는 나이아와 부딪칩니다.
:때아닌 추태(...)에 푸흑, 하는 멀린의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질리:(.......)
:뒤를 따르는 건 낯선 입에서 나오는 한숨, 그리고-
나이아:괜찮아?
:...정말 낯선 걱정입니다.
질리:.............
질리 , 엄청나게 미-묘하다는 표정과 너가?왜?하는 표정이 공존합니다.
질리:어...어... 그렇지?
나이아:아-무말도.
질리 , 그말에 멀린을 봤다가 낯선 사람을 보고 앗. 하는 표정을 합니다.
???:그래서, 해결할 거 해결 했으면 슬슬 대답 좀 하실까?
질리 , 돌아오자마자 난관이 생겨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질리:그러니까...
나이아 , 당신의 눈치를 슥 봤다가 빙긋 웃습니다.
나이아:조사할게 좀 있어서.
질리:...그걸 그냥 대놓고 말하냐?
???:경찰?
나이아:경찰은 아니고.
질리:...그으...
??? , 살짝 인상을 쓰며 이해가 안된다는 눈빛을 보냅니다.
???:그런 사람들이 왜 찾아와요?
질리:... 라이브때 려려와 그, 테오라는 존재가 이번 정전사태랑 관련이 깊은것 같아서 찾아왔는데!
???:......열려 있었다고요?
질리:...그건 저도 잘.
???:...근데, 아무리 치안유지 조직이래도 그렇지, 남의 자택에 이렇게 막 들어와도 되는거에요?
질리 , 그말에 바로 꺼내서 보여줍니다.
질리:(있습니다. 짜잔)
???:허어.
질리:...이걸로 됐나요?
???:그래요, 대충은요.
질리:(휴...)
???:그래도 이쯤 뒤졌으면 슬슬 나가주면 좋겠는데요.
??? , 슥 당신을 제한 두 사람을 보더니... 멀린을 보고 유독 인상을 씁니다.
???:일하러 오는거면 팬심은 좀 접어두고요.
질리 , 멀린 쪽을 쳐다보다가... 이미 그쪽으로 이야기가 됐으니 그만둡니다.
질리:네- 주의시킬게요. 안녕히계세요. 실례했습니다.
질리 , 그렇게 말하며 멀린과 나이아의 등을 떠밀며 나갑니다.
멀린 체콜라드:에, 응? 네?
멀린 체콜라드 , 어버버 떠밀려 나갑니다.
질리:조용히하고 나가기나해.
:어영부영 집 밖으로 나왔습니다.
질리:(그러니까.)
:그거라도 없었으면 엄청 오해를 사고 말았을테니까요.
질리:(응응.)
질리 , 미간을 짚습니다.
나이아:뭐 어때, 확인만 했으면 된거 아냐?
질리:처분하려고 했다고.
나이아:왜?
질리:그런 영상 가지고있어봤자... 좋을건 없잖아?
나이아:그런가-
나이아 , 별로 이해 안된다는 듯이 말꼬리를 늘어뜨립니다.
질리:사람 죽어가고- 테오가 같이 찍혀있으니 더더욱 안되지.
멀린 체콜라드:왜요? 이것도 다 려려 누나를 아끼는 마음에 쓰는건데.
질리:눈에 띄어.
멀린 체콜라드:어차피 다른 사람들도 끼고 다니는 사람 많잖아요.
질리:...- 그래 됐다, 이씨.
질리 , 관둡니다.
:대화를 대충 마무리짓고 이동하려는 그 순간,
질리:
:그리고 순간,
질리:...- 방금 뭐 보이지 않았어?
멀린 체콜라드:넹? 뭐가요?
멀린 체콜라드 , 주변을 휙휙 돌아봅니다.
나이아 , 조용히 검은 그림자가 지나간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입을 엽니다.
나이아:정전의 원인이 지나간 것 같지?
질리:그런것 같은데...?
나이아:뭐, 어쨌든 이 도시 어딘가에 있는 건 맞다는거니까.
멀린 체콜라드:뭐가요? 뭔데요?
질리:말해도 알아?
멀린 체콜라드:어...
나이아:그냥 가자, 시간 없어.
질리:아, 예-
질리 ,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가-...지역 6번으로 갑니다.
:2차선 도로는 상당히 외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질리:
멀린 체콜라드:저도 소문으로 들은거긴 해요.
질리:(소문이 참)
질리 , 측정기를 켜놓고 대기합니다.
질리:이전에는 0.2~3 정도 됐었나...
:측정기를 켜놓고 침묵의 ...5분 정도가 지납니다.
질리:...(그건 항상 그러지 않나?)
:그렇게, 측정된 결과값은...
질리:...?
질리 , 주위를 둘러봅니다.
질리:... ...2.41?
나이아:많이 높네.
질리:갑자기 20배로 뛰었네...
나이아:최소한 여기 근처에 있겠지.
질리:흠...
질리 , 그리 말하며 숲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멀린 체콜라드:엇, 아, 제가 안내해드릴게요! 같이가요!
멀린 체콜라드 , 후다닥 쫓아가서는 앞장서기 시작합니다.
:...아직 해가 뜬 시간이지만, 숲의 안쪽은 어둑합니다.
질리:왜 그렇게 긴장해.
멀린 체콜라드:아아니, 그, 그치만, 좀...
나이아:겁이 많네-
나이아 , 재밌다는 듯이 싱긋 미소짓습니다.
질리:귀신 나올것 같냐.
멀린 체콜라드:아아ㅏ니요???
질리:그거 알아?
멀린 체콜라드:흐이아악!!
멀린 체콜라드 , 화들짝 놀라며 몸서리칩니다.
질리 , 아까 추태를 보였을때 웃는 것에 대한 복수였는지 웃음소리를 냅니다.
질리:그걸 믿냐?
멀린 체콜라드:... ....
질리:뭐가 억울해.
나이아 , 어깨를 가볍게 으쓱입니다.
나이아:안내나 해.
질리 , 생각난 김에 측정기를 작동합니다.
:측정기에 로딩창이 빙빙 돌아갑니다.
질리:
:.... 우리, 숲 안 쪽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 아닌가요?
:명명되지 않는 파동이 감지되었다며 개발자에게 메일을 보내달라는 문구가 측정치 대신 화면을 채우고 있습니다.
질리:...-정말 여러가지로 공포영화 분위기를 만드네.
나이아:너도 무서워?
질리:겠냐.
질리 , 증기가 가득하다는 느낌이 갑갑한지 팔로 감쌉니다.
:... 웍 !
질리 , 그거에 움찔!합니다.
:하하!
질리:... ...
나이아 , 움찔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피식 웃습니다.
질리:(짜증나게 하네.)
나이아:재밌어서?
질리:조용히해.
:아-하하하하.
멀린 체콜라드:저긴거같아요.
질리 , 그쪽을 바라봅니다.
:그가 가리킨 쪽은 거대한 콘크리트 조각들이 무질서하게 놓인 넓은 공터입니다.
질리:허-...
:불길한 바람소리가 주변을 스윽스윽 지나다닙니다.
멀린 체콜라드:음-...
멀린 체콜라드 , 중얼중얼거리면서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합니다.
질리:소문은 소문이라는 걸 알려주는거지.
질리 , 콘크리트 주변을 서성입니다.
질리:애초에 여기에 왜 사람이 있겠어.
:그리 말하며 주변을 서성이다가, 당신은 유독 크고 높은 콘크리트 벽 앞까지 다가갑니다.
질리:-?
질리 , 예상치 못한 곳에서 목소리가 들리자 놀랍니다.
Lady Gray:누구세요?
:서늘하고, 어딘가 많이 울리는 듯한 목소리입니다.
멀린 체콜라드:와, 진짜 있긴 했네...
질리:...- 레이디 그레이인가요?
Lady Gray:네, 그렇죠.
질리:왜 여기 계신가요?
Lady Gray:내가 있는 곳은 아주 심심한 곳이니까요.
질리:-?
질리 , 이해가 안되는지 고개를 갸웃합니다.
질리:그러고보니...비제이 려려랑 아는 사이인가요?
Lady Gray:글쎄요, 도와준 사람들의 이름을 전부 기억하지는 못해서요.
멀린 체콜라드:-테오라는 거랑 같이 다니는 사람인데 모르세요?
Lady Gray:테오...아, 기억나요.
멀린 체콜라드:그 사람이랑 무슨 얘기를 했었어요?
질리:(내가 물어볼 기회를 안주네)
Lady Gray:영원히 함께하고 싶다고, 그 방법을 제게 물어봤었어요.
질리:...-어. 그러니까.
:... ...
질리:...-그래서, 그때 이후로 테오가 정전을 일으키고있어서요. 그대로 두면 사람들이 위험해져서요.
Lady Gray:...그들은 다른 누군가의 손을 타고 흘러갔어요.
질리:네.
:눈에 띄게 맑아진 목소리로 말한 레이디 그레이는, 작은 웃음소리를 흘립니다.
질리:...
질리 , 뭔가 아쉬운 눈치로 종이와 양초를 들어올립니다.
:양초는 이미 불이 붙어있는 것입니다.
질리:...
질리 , 일단 양초를 꺼지지 않게 조심해서 듭니다.
질리:분필이랑...사진?
질리 , 분필은 모르겠는데. 사진은 있던가?
나이아:...사진이라.
나이아 , 잠깐 멀린을 바라봅니다.
멀린 체콜라드 , 가만히 서서 레이디 그레이의 목소리가 들렸던 벽 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무언가 생각하는 듯한 눈빛입니다.
질리:...쟤는 뭐하는거지?
나이아:-뭐, 우리가 신경쓸 필요는 없지.
질리:뭐...그렇긴하지.
나이아:괜히 또 사람 마주치면 변명하기 힘들거고.
질리:음... 그렇지.
나이아:그래,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하고.
질리:...어,어? 어.
나이아:혹시라도 찾으면 허튼 짓 말고 나 오기 전까진 안전하게 있어.
질리:어-... ...
질리 , 갑자기 걱정해주는 말을 하자 버벅거립니다.
나이아:그럼 먼저 간다.
나이아 , 손을 휘적 인사하고는 먼저 숲 밖을 향해 걷기 시작합니다.
질리:...-어.
질리 , 당황한 눈으로 숲 밖으로 가는 나이아를 봅니다.
질리:...뭐지. 뭐지?
:...낯서네요.
질리:... 어, 장난감 망가지말까봐 걱정...아니, 그런 이유여도 걱정해줄 애가 아닌데?
질리 , 일단 혼란스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멀린을 툭 건듭니다.
질리:야.
멀린 체콜라드:흐어아악?!
멀린 체콜라드 , 깜짝 놀라면서 당신을 돌아봅니다.
질리:...뭘 그렇게 놀라는거야?
멀린 체콜라드:아, 음, 네, 뭐,
멀린 체콜라드 , 말을 대충 얼버무리면서 앞장서서 숲 밖 쪽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질리 , 의심스러운 눈을 하며 따라갑니다.
질리:어디가는지는 알고 움직이는거야?
멀린 체콜라드:어어, 아뇨?
질리:... 5번지역으로 갈거야.
멀린 체콜라드:어...네, 그래요.
질리:(왜 얌전하냐)
:어쩐지 어색해진 두 사람이 영 이상하게만 느껴집니다.
:까마득하게 높은 건물이 군데군데 서 있는 도심의 거리에 도달했습니다.
질리:(배 안고프기도하고.)
:손에는 작은 문방구에서 산 분필과, 왜인지 무슨 짓을 해도 불이 꺼지지 않는 양초가 들려 있습니다.
질리:(뭐...마법인가보지뭐...)
질리 , 일단 측정기를 돌려놓은채 주위를 둘러봅니다.
질리:영-... 진전이 있는듯 없네...
멀린 체콜라드:그래도 레이디 그레이가 정말로 려려 누나랑 연관이 있었다는 건 알았잖아요?
질리:그러니까, 그것보다는 다른게 더 문제라니까.
멀린 체콜라드:것도 쫓다보면 어떻게든 되겠죠 뭐.
질리:허...
멀린 체콜라드:으으음.
멀린 체콜라드 , 딱히 더 반박하지는 못합니다.
질리:연관 자체야 뭐 있겠지.
멀린 체콜라드:...-아무튼 그 분은 언제 오신대요?
질리 , 문자해봅니다.
질리:어디야. PM 4:42
:... ...
질리:...아오. 진짜.
:그런 와중에 측정기가 일을 다 한 것 같습니다.
질리:오...여기에 있나.
멀린 체콜라드:그럼 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려야해요?
질리:...- 잠시만.
질리 , 전화번호를 입력한 뒤 연락합니다.
:... ...
나이아:-어, 왜.
질리:문자를 좀 봐.
나이아:문자?
질리:... ...
나이아:할 말 있으면 전화로 해, 그쪽이 빨라.
질리 , 혈압이 오릅니다.
질리:문자도 좀 보라고.
나이아:그으으으래애애.
질리:어디야.
나이아:지금 그쪽 지역으로 가고 있어.
질리:어, 알았어.
나이아:....그으래.
질리:짜증내지말고, 이자식아.
나이아:짜증 아니거든. 이따 봐.
질리:내가 니를 모를줄 아냐.
질리 , 끊습니다.
:하여간, 꼭 제대로 말을 하질 않아요.
질리 , 휴대폰이나 봅니다.
질리:(날이 좋은건 좋은거고, 사람 많은 건 싫어.)
:휴대폰을 슥슥 조작하여 이것저것 보다가...
질리:테러는 끝나지 않았다-라.
:...뭐어...
질리:음...
:결론적으로는 그 일을 해결해야하니 골치가 아프다는 건 똑같군요.
질리:(그건 맞지...)
:또 뉴스나 안 탔으면 좋겠는걸요.
질리:(그러니까- 이이상은 그만. 제발.)
:그것도 마음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질리:(오늘따라 짜증나게 군다 자꾸?)
:에헤, 기분탓이에요, 기분탓.
나이아:나 왔어-
질리:왔냐.
나이아 , 옷의 안주머니에서 쏙 하고 사진 두 장을 꺼내듭니다.
나이아:하나는 내가 갖고 있을게.
질리:뭐, 상관없어.
질리 , 사진 두장을 받아듭니다.
질리:후...이제 진짜 원인만 찾으면 되는데-
나이아:어딘가 낮지 않은 곳에 있댔던가?
나이아 , 슬적 시선을 위쪽으로 올립니다.
질리:...싫다.
질리 , 높은 곳으로 가야한다는 사실에 인상을 씁니다.
질리:가긴하겠지만, 그래도 싫다...
나이아:어쩌겠어.
나이아 , 얇상하게 눈웃음 짓습니다.
질리:공포증이 그런거로 극복이 되겠어?
:자기 일 아니라고 막 말하는군요.
질리:니는 모르겠지.
나이아:당연히 모르지.
멀린 체콜라드 , 혼자 뭔가 곰곰 생각하다가 아! 하는 소리를 냅니다.
멀린 체콜라드:높은 곳이면 아파트 옥상 같은 곳 아닐까요?
질리:...
나이아:옥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고층 건물의 어딘가 쯤이라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지.
:일행이 가볍게 대화를 하며 다음 갈 곳을 정하려던 순간, 또 길거리의 불빛이 깜빡거리더니 우수수 꺼져나갑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질리:
:뭉글뭉글 모여드는 검은 구름들 사이로 휙, 검은 그림자가 날아갑니다.
질리:...
질리 , 그림자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말합니다.
질리:여기 있는 것 같아.
나이아:귀찮게 찾을 필요 없이 바로 나타나주셨네.
질리:...
질리 , 그렇게 말한 것과는 달리 지난번 전투때 일때문인지 공포심에 몸을 떠는 모습입니다.
나이아 , 그 모습을 잠깐 보다가, 흠, 하는 소리를 냅니다.
나이아:이번엔 그냥 도망가라 하기도 뭣한데, 사람 셋이나 필요해서.
질리:...아니? 그렇게 말 안해도 도망칠 생각 없어.
나이아:그래?
질리:공포는 인간의 방어기제라고...
나이아:....-뭐, 이해는 해볼게.
질리 , 그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쪽으로 갑니다.
:당신과 나이아, 그리고 어째서인지 묵묵히 뒤를 따르는 멀린까지, 세 사람은 검은 그림자가 날아간 방향으로 향합니다.
:저건-
:접근 금지 테이프가 붙어있지만...
질리:...-
질리 , 안으로 들어갑니다.
:건물 내부는 고요하고 무척 어둡습니다.
질리:....
질리 , 진짜 싫다는 표정입니다.
질리:...참자-
:공포심을 꾹꾹 억누르고, 튀어나온 솜뭉치처럼 어지럽게 빠져나온 전선들로 가득한 계기판의 버튼을 꾹꾹 누릅니다.
멀린 체콜라드:저기, 혹시 그 괴물이요,
질리:왜-
멀린 체콜라드:오...
:멀린은 그 짧은 소리를 끝으로 더 말을 잇지 않습니다.
질리:...?
:...아니, 이 사람은 무섭지도 않나...?
질리:(오컬트 마니아라던가, 그런거?)
:실없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 어느새 엘리베이터는 최상층에 다다릅니다.
질리:...어?
:'꽃이 만발했다.' 그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입니다.
:BJ 려려입니다.
:마치, 한 편의 동화와도 같은 장면입니다.
질리:
:당혹스러워하는 당신의 옆에서 나이아가 쯧, 하는 소리를 냅니다.
질리:... 그러니까, 려려때문에 에너지를 모으러 다닌거야?
나이아:말이 길어.
질리:...알아.
:그리 중얼거리며 해야할 일을 하기 위해 걸음을 옮기려하는 순간,
멀린 체콜라드:정말...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이 녀석은......
질리:...뭐라고?
멀린 체콜라드:저, 사실 여기 오는건 이번에 두번째거든요.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는 멀린에게서는 황홀감이 느껴집니다.
나이아:정신을 좀 놓은 것 같은데.
질리:...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질리 , 활짝 웃는 표정에서 불쾌감과 알 수 없는 감정이 느껴집니다.
질리:여기 왔었다고?
멀린 체콜라드:'테오'가 여기 있다는 건 알고 있었죠.
질리:...그럼 왜 동행한거야?
멀린 체콜라드: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질리:... ...그 SD카드에 있던 영상, 너가 찍은거야?
멀린 체콜라드:맞아요! 그걸 찍은게 저에요!
질리 , 그말에 속에서부터 불쾌한 감각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멀린 체콜라드 , 하하- 하- 하고, 황홀경에 젖은 웃음 소리를 몇 번 냅니다.
질리:그래서? 뭐 어쩌자고? 저걸 그냥 놔두자고?
멀린 체콜라드:처음엔 그랬죠, 근데 저걸 보다보니까, 그런게 무슨 의미인가 싶어요.
질리:... ...
질리 , 머릿속까지 불쾌한 감각이 느껴집니다. 그 감각들이 말합니다.
질리:(저걸 구원해. 저건 제정신이 아니야. 네가 구원하면 되는거야.)
멀린 체콜라드:제발요, 딱 한 번만요,
질리:...구원?
멀린 체콜라드:저 녀석이 얼마나 에이나 누나를 사랑하는지 알아요,
질리:구원...이라...
질리 , 그말에 무언가 눌린듯 표정이 이상해집니다.
나이아 , 가만히 그 이야기를 듣다가, 구원이라는 단어에 반응하며 슬적 당신을 바라보더니... 뒤로 한 걸음 물러섭니다. 자신은 끼어들지 않겠다고.
질리 , 속이 부글거리는 느낌이 듭니다. 당장이라도 가방에 들어있는 '그것'을 꺼내고픈 충동을 느낍니다. 천천히 멀린에게로 다가갑니다.
질리:넌 구원이 뭔지 알아?
멀린 체콜라드:알아요, 알죠, 당연히,
질리:지금, 에이나가 위험한 상황이야?
멀린 체콜라드:이건 그런 논리적인 문제가 아니잖아요-
멀린 체콜라드:저희 그냥 돌아가요.
질리:...하-.
질리 , 명백하게 분노가 가득한 표정으로 멀린을 바라봅니다.
질리:그래서 어쩌라고?
멀린 체콜라드: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질리:그럼 살리면? 살리고 나면? 어쩌려고?
질리:아니, 그대로 두지 않더라도 너가 하는게 스토킹이라는건 다름이 없어.
멀린 체콜라드:....나도 알아요, 내가 한게 스토킹인건.
질리:...그거 알아?
질리:그깟 감정 내세우면서 자기 합리화 하지마.
:당신의 말에, 멀린은 순간 이를 으득, 갈아냅니다.
멀린 체콜라드:'그깟' 감정이라고 하지 마!
멀린 체콜라드 , 거의 우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립니다.
멀린 체콜라드:난-
질리:...그여자도 그렇고 이자식도 그렇고...
나이아 , 크게 한숨을 내뱉고, 앞으로 걸어나오며 당신을 말리듯이 몸 앞에 팔을 내뻗습니다.
나이아:거기까지만 해.
나이아 , 잠깐 침묵을 지키다가, 후- 하고 숨을 내뱉습니다.
질리 , 제 분을 참지 못하듯 숨을 크게 들이마십니다.
나이아:...선택지를 줄게.
질리 , 나이아의 팔을 치우려는듯 손등으로 밀어내다가, 밀리지 않자 그냥 그대로 나이아의 옷깃을 꽉 붙잡습니다.
질리 , 여전히 숨을 거칠게 내밷습니다.
나이아:두번째는, 우리랑 같이 저걸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는거야.
나이아:사랑한다며, 그러면 가장 아름다운 끝을 맺어줘야지.
멀린 체콜라드:그래도 나는-
나이아:-무엇보다,
질리 , 마지막말에 반응하듯 옷깃을 꽉 끌어잡습니다.
멀린 체콜라드:....왜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안되는거에요.
멀린 체콜라드 , 괴로운 소리를 내며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 ...
질리:.. ...
:어떤 말을 하더라도 그가 한 행동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질리:... ...
:당신이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더 깊이 고민해볼 시간은 없어보입니다.
나이아 , 묘한 감정이 섞인 눈으로 멀린을 내려다보다가, 익숙하게 지어내던 미소를 띄웁니다.
나이아:슬슬 시작할까?
질리 , 우르릉거리는 소리에 먼뜩 정신을 차린듯 고개를 들어올립니다.
질리:...그래야지.
질리 , 잡고있던 옷깃을 놓습니다.
:이 공간의 중앙, 테오는 그 자리에서 에이나를 지키듯 몸을 펼치고 있습니다.
:색채를 내쫓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은 원형진, 인장, 불과 참가자입니다.
질리 , 심호흡을 하며 분필을 나이아에게 건네줍니다.
나이아 , 분필을 받아들고, 짐짓 여유로운 척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질리:후...자꾸 왜 난 직접 발로 뛰는건지...
질리 , 아까 화낸것이 안풀렸는지 불만을 내뱉습니다.
나이아:그렇다고 안 뛸거야?
질리:아니니까 더 짜증나.
질리 , 그렇게 말하며 이동전 번개가 어디로 떨어질지 확인합니다.
질리:
나이아 , 말로 하는 대답 대신 가볍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파직, 파지직, 테오를 중심으로 일렁이는 전류는...
질리 , 8번 부분을 그리며 7번으로 이동합니다.
나이아 , 9번으로 이동한 뒤 진을 그립니다.
:두 사람이 진을 그리며 이동하고 나면- 쾅! 큰 소리와 함께 낙뢰가 떨어집니다.
질리:(그러니까 말이다... 또 병원신세 지겠네.)
:안 맞을 작정을 해야하는 거 아니에요?!
질리:(아니 말이 그렇다는거지. 이런 상황에 태클 걸지마!)
:아무튼, 테오는 두 사람이 움직이는 것을 보며 계속 꾸물거리고, 파직거립니다.
질리 , 7번을 그리며 4번으로 이동후 그곳에도 그립니다. 그리고 곧바로 1번으로 이동을 합니다.
나이아 , 낙뢰가 치던 말던 쭈욱 진을 그리며 6번으로 이동합니다.
:두 사람이 이동하고 진을 그리는 사이, 쾅! 또 낙뢰가 떨어집니다.
질리 , 잠시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다가 1번에 진을 그린뒤 7번까지 쭈욱 달려가 다시 진을 그립니다.
나이아 , 흘끔 당신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가, 고개를 돌려 3번으로 향한 뒤 진을 그립니다.
:망가진 진을 고치고 고개를 들어보면, 전류가 지리릭거리며 모여들더니... 쾅!
질리 , 9번에 진이 지워지자 그쪽까지 달려가 진을 다시 그립니다.
나이아 , 당신의 이동을 눈으로 쫓으며 2번으로 달려, 진을 마무리합니다.
나이아:-이제 됐어, 주문만 읊으면 끝이야!
질리 , 그말을 듣고 주문을 읊습니다.
나이아 , 당신이 주문을 읊는 사이 곁으로 휙 달려와, 색채가 찍힌 사진을 꺼내듭니다.
나이아:주문 끊기지 않게 대답하지 말고 행동만 해, 불 붙은 초 꺼내봐.
질리 , 조금 놀란표정을 하지만 주문을 읊는 상태로 불이 붙은 초를 꺼내듭니다.
나이아 , 불의 가까이에 사진을 가져다대고, 불이 붙자 그대로 당신을 잡아끌며 멀린이 있는 쪽으로 향합니다.
질리 , 잡아끌리는대로 끌려갑니다.
:두 사람이 빠르게 달려서 멀린의 옆에 도착하자 나이아는 잡아끌던 당신의 손을 멀린의 팔에 착 가져다 댑니다.
:그리고, 빛.
:그 높고도 먼 곳으로 사라져가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몸집을 부풀리더니 집어삼킬듯 제 몸을 더 크게, 크게... 가능한 모든 것들을 가려버릴 듯이 몸을 크게 부풀립니다.
:별,
질리 , 그모습을 멍하니 바라봅니다. 무슨 감정이 담긴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괴물의 몸은 광활한 우주의 단편을 담은 빛으로 반짝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밤하늘이 한순간의 불꽃놀이처럼 차근하게 사라지고 나면, 남는 것은 뭉툭한 구름 뿐인 하늘입니다.
멀린 체콜라드:......끝났네요.
멀린 체콜라드 , 다소 탈력감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중얼거립니다.
질리:...끝났어.
나이아:좋게 해결된거지.
질리:...그리고 넌 이제 인간의 법으로 죄를 값아야할거야.
멀린 체콜라드:...네, 그래야겠죠.
:작게 중얼거리며 대답하는 목소리는 어쩐지 허탈한 동시에 후련한 느낌입니다.
나이아:자아- 그럼 우리도 이제 돌아가볼까?
질리:...너는, 말이나 못하면...
질리 , 그렇게 말하다가 문득, 아까 주문을 성공했을때의 나이아 표정을 생각합니다. 순수하게 해냈다는 듯이 벅차오른 표정이 낯설면서도 나쁘지는 않다...까지 생각했다가 스스로 뺨을 한대 칩니다.
질리:(뭔 헛소리를 생각하고있어.)
:왠지 마가 낀 기분인가요?
질리:(마가 낀거 같아. 분명 피곤해서 그런걸거야... 쟤한테 그런 생각 할리가 있겠어? 당연히 없지. 응...)
질리 , 스스로 열심히 합리화+세뇌를 합니다.
:그렇게 혼자 속으로 꿍얼꿍얼거리고 있으면...
:이곳은 센트럴, 늘 바쁜 평일 이른 오전의 길거리입니다.
:심신의 안정을 취하고 나오는 길입니다.
질리 , 진짜 괜찮다고 얘기했는데도 강제로 집어넣은 놈들을 증오합니다.
질리:(병원 너무 불편해.)
:여러모로 곤란하죠, 응.
질리:(맞지.)
:어쨌든, 가만히만 있는다면 이런 일에 엮이는 것이 아닌 인간들의 사회에서 인간다운 처벌을 받을겁니다.
질리:(이해 못해도 내알빠?)
:갑작스럽게 다수의 별똥별이 흘러내렸다나 뭐라나.
질리:(어쩐지 보라머리에 더듬이 달린 사람이 고통받을 것 같은 느낌이(?))
:저도모르게 눈을 꾹 감는 순간, 어디선가 가볍고 명랑한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질리:...?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아도 웃음 소리가 들려올만한 구석은 없습니다.
질리:...(저분은 또...)
질리 , 다가가서 인사를 건넵니다.
질리:좋은 아침이네요.
벨버리:...-아,
질리:오늘도 쉬려고 나오셨나요?
벨버리:네... 그렇죠.
벨버리 , 그리 중얼거리며 동전을 세다가... 또 갸웃합니다.
질리:...오늘은 뭐가 문제이신가요?
질리 , 옆에서 도와줍니다.
벨버리:...동전이 갯수가 부족해서...
질리:...
질리 , 그말을 듣고 딱 부족한 갯수만큼 동전을 줍니다.
벨버리:....아-...
벨버리 , 느릿하게 꾸박... 인사하고서는 천천히... 자판기에서 오렌지 주스를 뽑습니다.
질리:...걔한테 얘기 들으셨나요?
벨버리:...네, 사건 해결을 하신 것도요.
질리:아-...그건.
질리 , 대충 보충 설명을 합니다. 레이디 그레이라던가...
벨버리 , 이야기를 가만 듣다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제 턱을 짚습니다.
벨버리:...저번엔... 방법을 잘못 알려준건가 했는데...
질리:...저도 그 생각을 좀 했는데...
벨버리:......그렇긴 해요.
질리:...근데 저번에도 그렇고 쉬기만 하시려고 나오신건 아닌것 같은데.
벨버리:아......
벨버리 ,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데구르... 굴리고선 뺨을 긁적입니다.
벨버리:...사실...
:아, 세상에.
질리:(윽! 두통!)
:분명 엄청난 사고가 나고 말거에요.
질리:(어.)
:아무튼 위험한 사고가 일어날거에요!!
질리:... ...
:...-그렇게, 또 다른 사건이 시작될 조짐이 보이는 푸른 하늘 아래, 오늘도 화창한 날씨는 맑고 높습니다.
시나리오 클리어!
ED. 귀환
사건, 해결! | SAN +1d2
별똥별의 귀향길 | SAN +1d3
수고하셨습니다!
-
"일각에서는 테러 직전 언급된 '레이디 그레이'가 테러를 계획한 진범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
건조한 뉴스 앵커의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이른 오전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습니다.
눈 앞의 신호등이 켜지자 넓은 횡단보도로 사람들이 우글거리며 길을 건너기 시작합니다.
얕은 봄 내음 사이, 높은 건물의 벽면에 달린 화면에서 소리가 이어집니다.
"정전이 발생하는 범위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추가적인 분석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늘 바쁜 평일, 이른 오전의 길거리입니다.
시원하게 지나가는 자동차와 도시 소음이 인상적입니다.
SCC 라이브 이벤트 사건이 있은지 바야흐로 4일이 지났죠.
그날의 사건 이후로 당신의 일상은 변했나요, 아님 변하지 않았나요?
뭐, 어느쪽이든 별로 중요하지는 않지만요.
평소보다 좀 이르지 않나 싶지만, 기왕 밖에 나온거 먹고 들어가면 좋잖아요.
어디 좋은 식당 없을까- 하고 계속 길을 걸어나가다보면...
귓가에 애애앵~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리면-
맙소사.
번쩍번쩍한 형광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멋쟁이 모기가 당신에게 달려들고 있습니다!!!
아닙니다.
멋쟁이 모기는 그 길로 포르르르 날아서...
당신의 얼굴에 안착합니다.
흐악으악끄악!
응? 손에 느껴지는 것이 없습니다.
뭐지 싶어서 손을 내려다보아도 아무것도 없네요.
....혹시 정말 환각?
(아파서 헛것을 본걸거야...아니면 이상한 일이거나...)
적당히 해주면 좋겠네요, 정말!
... ...
... ...
...음, 휴대폰이라도 볼까요?
뭔가 재미있는 기사 없어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으아아악......, 광고가 무지막지하게 나왔습니다.
광고를 손수 하나하나 X를 눌러 지워버리고 나면, 조금은 흥미로운 기사를 마주하게 됩니다.
(...물론 영구파기 시킨다면 모를까.)
AM 10:43 오늘 퇴원했다면서.
그으래. AM 10:53
어디로 가면 되는데 AM 10:53
별점도 좋고 평가도 좋은 식당입니다.
포토푀가 맛있다나.
그리고... 주변에... 사람이 좀 있네요. 좀 유명한 집이었나봐요.
그나저나, 저건 뭐죠?
예아가 무슨 바람이 분건지,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곰돌이 입이 그려진 귀여운 마스크네요.
안어울려.
4일전에 '그' 사건 있잖아? 그 때 이후로 려려 팬들이 하고 다니는건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뉴스에 나는 거랑은 다른 뭔가가 있는 것 같으니까 조사도 할 겸...
단순히 팬이었다라던가 하는 이유라기보다는... 뭔가 다른게요.
하여간, 뭘 노리는 건지는 몰라도 이상한 짓은 안하게 주의를 주는 게 좋겠습니다.
너야말로 혼자 일에 뛰어들어서 다치지마.
그래서, 너가 부른게 단순히 밥 때문은 아닌것 같은데.
이번엔 어디 안 가고 응모만 해도 되는데.
무슨 이벤트? 보고 결정한다.
평범했던 어느 마을에 갑자기 나타난 남주인공과 함께 여러가지 일상적인 사건에 엮이는 여주인공의 이야기... 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왠지 제목과 연관지어지는 굉장히 클리셰적인 전개들이 하나둘씩 떠오릅니다.
뭐, 나중에 한 번 읽어볼까요?
그런 생각으로 이벤트 경품 리스트를 주루룩 읽어보면... 웬 바보같은 공룡모양 인형이 리스트에 있는 것이 보입니다.
아하 .
그리고 니 하는거 봐서.
나는 일단... 요거. 블랑켓 드 보.
이 집 이것도 잘한대.
역시, 그냥 밥 먹자고 부를리가 없죠.
저래서야 일은 잘 하고 다닐런지!
...와중에 또 뭔가를 받아온 모양인지, 손에는 작은 주머니가 들려 있습니다.
마스크 쓰고 돌아다니다보면 주더라고.
아는 사람들끼리 하는 이벤트, 뭐 그런 느낌으로.
잠시만.
그럼 마스크 쓰고 다니는 이유가-
하아-... 왜 하지도 않는 짓을 하나 했다..
그 얘기를 들었는데 애가 마스크를 쓸리가..
...나름.
어쩌라고.
밥이나 먹자- 밥-
따뜻한 온기는 덤이네요!
나 되게 맛집 잘 찾는다니깐.
그렇구나.
밥준다고 부탁 다 들어주는 줄 아냐?
적어도 크로셀라의 3분의 1정도가 신청한걸텐데.
어디 나가야하는 건 안 들고 올게, 그럼.
그냥 휴대폰으로 짜잔. 하면 짠. 하고 되는 것들만.
그래도 안돼?
차라리 일을 시켜라.
쓸데없는 알림 온다고.
(단호(박))
다소 의미없는 실랑이나 대화가 오고가긴 했지만... 뭐, 이런게 일상이죠!
그렇게 식사를 거의 마쳐갈 때 즈음, 휴대폰이 삐삐삑 하고 울립니다.
으앗, 뭐야?!
최근 정전피해 때문에 아예 피해 예상 지역과 대비 방법을 문자로 날려주고 있네요.
당신이 살고 있는 지역도 정전 예상 지역에 끼어 있습니다.
어휴. 이게 무슨 일이야.
(우리지역에 무슨 일이)
요즘 메시지 많이 날아오더라.
왠지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 같아.
하지를.
말라고.
자꾸 추리소설 도입부 같은 말을 해.
솔직히 그렇잖아.
'예상'지역이 파악이 되는데 제대로 된 원인은 못 찾고 있잖아?
영향 범위는 점점 넓어지기까지 하고.
명백하게 이상하잖아.
그럼 원인이 뭔지는? 예상돼?
그으래.
그래서 그거 관련으로 일시키려고 그러지?
몰라!
그래. 퇴원한 나에게 쉴 시간을 줘라.
매정하게!?
주먹으로 사람 패는 놈이.
으윽.
어라, 벨버리?
...설마 아직도 자판기 쓰는 법을 모르는 건 아니겠죠?
oO(다행히 쓸 수 있으시군요)
...되도록이면 빨리 찾아야해서요.
(젠장. 김예아!!)
근데, 그때 테오는 분명 려려가...
기준치: | 80/40/16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 사건의 끝에서, 려려가 테오를 삼켰었죠?
아무래도 그 이후에 운좋게 빛을 피해 살아남은 테오- 그러니까, 색채의 잔재가 이 도시를 떠돌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색채의 이동으로 생긴 '에너지의 대규모 이동'에... 에너지인 '전기'가 영향을 받지 않았나......
...그대로 두면 안되는거 겠죠?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이 이상 에너지를 흡수한다면...
...흡수한 것을 주체하지 못하고 폭발할지도 몰라요.
그렇게 되면 색채는......
...무리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걔가요?
그래도, 어찌보면 제대로 처리못한 제 잘못도 있으니까... 그냥 손놓고 구경하지는 못하겠네요.
...제가 도와드릴게 있을까요?
...그걸 이용해서 추적하고... 붙잡으면 될거에요.
꺼내든 물건은 두 가지로, 검은 천과 USB처럼 생긴 물건입니다.
검은천은 뭔...
정말 사용처가 가늠도 안갑니다.
이건요?
......혹시 휴대폰을 잠시...
딱히 깊게 생각을 잇지 않고 휴대폰을 건내주면, 벨버리는 느릿.... 하게 휴대폰을 톡톡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비밀번호는 어떻게 연거죠?!
?
어어라???
그리고는... USB를 닮은 물건을 휴대폰의 이어폰 연결 단자에 콕 꽂아넣습니다.
간단한 사용 설명법이 앱의 도움말에 적혀 있습니다.
와이파이 및 데이터를 차단하고, 앱을 황성화시키면 특정한 파동을 감지해낸다고 해요.
보다 정확한 결과를 위해서는 스마트 가이거 본체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
측정에는 3분에서 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같이 다니고싶지 않음)
... 뭐 그때가서 생각하지뭐.
일단 찾아볼게요.
눈 깜짝하는 사이에 사라집니다.
우와, 결국 일에 얽혀버렸네요.
기분이 어때요?
기분나쁘니까 말걸지마.
아무튼, 하겠다고 나선 이상 최선을 다해봐야겠죠.
근데...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말입니다.
테오- 그러니까, 색채는, 4일이라는 시간동안 열심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생명에너지를 쪽쪽 빨아먹고 열심히 컸을겁니다.
그때야 약점을 제대로 노릴 수 있는, 따지고보면 유리한 장소였어서 이길 수 있었겠지만, 이번에도 같은 행운을 기대하는 건 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색채는 빛을 싫어하고, 필연적으로 어두운 곳에 있을테니까요.
혼자 힘으로는 어렵지 않겠어요?
자살 행위.
아니, 그보다 건강하기는 하거든?!
이건 억울해! 거기에 체력도 좋다고!
... ...
그래서 하던말이나 하고 꺼져.
그러니까, 우리에겐 동료가 필요하다 이 말이에요!
웬 바보같은 노래와 함께 '형편없이 졌어요!' 같은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
그러니까, 검댕이를 찾으러가보는 건 어떨까요?
웬 바람이 불어서 이런 일을 해결하고 다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장의 목표가 같다면 분명 도움은 될거에요.
식사는 조금 이르게 시작했지만, 이래저래 잔뜩 떠들어버린 덕에 점심시간이 끝날 시간 즈음입니다.
좋아, 그러니까... [REALJEK 스마트 가이거] 를 사용하여뭔가를 감지해내면 된다 그랬었죠?
일단 한 번 돌려보고 생각할까요?
앱 화면에 빙글빙글 로딩 사인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 ...
... ...
음, 3분에서 5분이랬던가요.
... ...
아이와 손을 잡고 길을 걷는 보호자, 반려동물의 산책을 하며 뛰어다니는 사람, 서로를 낯뜨겁게 바라보는... 어우, 연인들이란.
....음.
진실을 아는 입장에선 기분이 묘합니다.
갑자기 누군가가 툭툭 당신의 어깨를 두드...
누구냐!?
얼레, 모르는 사람이 서 있습니다.
저, 몸은 좀 괜찮으세요?
병원에 입원하셨었다고 들어서요!
도대체,
저,
히어로 영화에 나오는 영화 배우를 만난 듯한 감명 깊은 눈은 뭐죠?!?!?
저, 그, 이상한 사람 아니고요!!
그, 영상에서 봤거든요! 광장에서 활약하시던거요!
그거 지금 아우어튜브에서 완전 화제거든요.
인상착의가 비슷하길래 혹시 싶었는데...
제가 그, 려려 누나 광팬이라서 조사를 좀 하다보니깐...
광장에서 있던 일 영상을 봤었거든요?
근데, 우와핰!
조회수 301만회.
편집까지 낭랑하게 된 모양인지 7분 남짓하는 길이의 영상이지만...
썸네일의 풍경은 빼도박도 못하는 SCC 라이브 이벤트 무대 입니다.
뭔가 쾅, 하는 소리라던가, 사람들의 비명소리라던가, 쩅그랑 하는 소리라던가...
무지하게 시끄럽습니다.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확실한건 영상에 얼굴은 노출되었다는 점입니다.
(진짜진짜 싫어.)
우와 부담스러워.
(하필 아우어튜브라 삭제도 소용없을거 아니야...)
그래서 이것저것 좀 물어봐도 되요?
꺼져.
저 진짜 간절하다고요-
제가 누나 방송 하루이틀 본 것도 아니고, 갑자기 그럴 사람 아닌 것도 아는데, 분명 이유가 있었을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그, 누구냐, 레이디 그레이? 그 사람 추적을 좀 하고 있거든요.
뭐 아시는 거 없으세요?
그리고 내가 알겠냐?
그럼 혹시 저랑 찾으러 가볼 생각 없으세요?
(안그래도 걔(악신)랑 다니는것도 짜증난데 니랑 다니겠냐? 라는 말을 꾹참고-)
상식적으로 초면에 같이 다니겠어?
소개라도 할까요?
...
(환장!)
제가 장담해요, 몇 년을 봐왔는데!
짐덩이가 생겼군요.
(이제 또 다른 거대한 짐이 생길거야.)
0.21 µSv/h 라는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0.2라, 애매하네요.
우와, 뭔가의 스파이같아.
남의 폰 막 보지 말라고.
저만 봐서 싫으신거면 제 폰 보실래요?
짜잔?
사생활 침해하지말라고. 친한척 어깨동무하지 마.
저리가.
이거 보실래요? 전에 려려 누나가 SNS에 올린 사진인데요, 길가다 만난 멍멍이래요.
(아놔)
뭐, 여기도 나름 색채와 연관이 깊었던 곳이니까...
뭐라도 나오면 좋겠네요.
으악! 갑자기 어디서나 눈부신 빛깔이 퍼져나오기 시작합니다.
어째서 저 분의 등 뒤에 날개가?!
하지만, 저 날개는 당신의 눈에만 보이는 것인지, 다른 사람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일상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아니, 아니에요, 어쩌면 저건...
잊혀진 천사족 여왕의 증표.....?!
(억울)
"지난 7일, 한 아파트 단지 주민 전체가 기절 혹은 졸도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호칭이 이상하잖아)
어우, 세상 참 흉흉하네요. 집단 기절이라니.
오, 아까보다 높아졌어요.
흠...
어디야. PM 01:56
읽지도 않는군요.
기대도 안했지만요.
어찌 생각하면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군요.
뭐야? 싶은 마음에 고개를 돌려보면....
....아, 나이아를 찾았습니다.
...잠시만.
야!!!!
와 짱이다 나 진짜 운 좋은가봐
(멀린보고 뭐라하기)
거절하면 막무가내로 쫓아오니까 어쩔 수 없이 있는거야.
아직 하는 건 없지만!
난 너가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한적이 없는데?
아까 그, 누구더라아.
아! 레이디 그레이! 그 사람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알아요!
소문이지만.
아, 남쪽에 있는 2차선 도로 있죠?
그쪽으로 가야해요.
굳이 왜 너까지?
알지마.
와, 좀 멋진데.
(한숨)
내가 이말을 꺼내야할줄이야...
... ...
파티원 추가?
일단 쟤 좀 떼어내고 갈까?
솔직히 필요없긴하지.
그 소문 말고 뭐 더 있어?
려려 누나에 대해서 진짜 잘 알아요.
1등 팬이라니까요?
난 팬 아니야. 영상 보지도 않아. 그때 본게 초면이야.
걔에 대해서도 알아요.
뭐, 바로 앞에서 그 녀석이랑 싸우신 분이니까 그럴만해요.
근데, 이제서야 물어보는건데요,
하는 일 방해하지는 말랬는데 그 하는 일이 뭐에요?
알려고 하지마.
혹시 모르잖아요 저도 뭐 알고 있을지도.
(나이아봄)
괜히 시간 끌면 무슨 일 일어날지 모르니까.
거기 갈거면 중간에 주택 단지 들리면 안돼요?
뭐?
딱히 이사방송 안했던거 생각하면 아직 거길거같은데.
...
그치만 진짜 도움되지 않을까요??
레이디 그레이? 그 사람이랑 연락한 흔적이 남아있다던가?
들어보니까 직접 만나는 거 아니면 무조건 편지라던데.
기준치: | 70/35/14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야기를 하나 들을 수 있습니다.
힘이 빠진다라...
무언가 떠오르는 것이 얼핏 생깁니다.
역시 여기를 지나가긴 한걸까? 하는 생각을 하며 계속 걷다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하나 들려옵니다.
우리 언니가 간호사인데, 그저께 언니 병원 쪽에 정전나서 발칵 뒤집혔었거든.
큰 병원이라 비상 발전기가 있어서 다행이었지.
아파트 단지나 맨션이 자리잡은 이곳은 주택단지입니다.
어디 한 곳이라도 잘못 들어가면 오해사기 딱 좋은 공간이죠.
... ...
(고뇌)
집 어디야.
경찰에 신고해야하는게...
1~2인 용으로 좁은 방이 여럿 마련된 역세권 건물로 보입니다.
....진짜 괜찮을까요?
지금이라도 돌아갈까.
깔끔하게 관리된 복도가 보입니다.
멀린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보니, 문이 열린 채 고정되어 있는 집이 하나 있군요.
살짝 안쪽으로 시선을 굴려보아도, 느껴지는 인기척은 없습니다.
집 안은 환기라도 하려는 듯 창문이 활짝 열려 있고요.
........
야!!
나중에 신고해주겠어...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유리병으로, 바닥이나 선반 등 집안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어질러진 듯, 깔끔한 듯, 그 교묘한 인테리어 사이로 책장과 인형이 올려진 침대, 공기 청정기가 위치해 있습니다.
잡다한 것이 올라간 책상 옆으로는 창문이 열려있습니다.
쓰다 만 치약, 구겨진 수건 등 전체적으로 생활감이 남아있습니다.
아직 까지 않은 화장품이나 몇 개 쓰지 않은 두루마리 휴지 등, 언제 사람이 돌아와서 써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 보입니다.
여기서 뭘 찾으려는건지.
부엌은 자취방의 크기이기에 썩 넓지는 않습니다.
깔끔하게 청소가 되어있는데... 다 마신 비타민 음료수 병이 놓여져 있습니다.
나가기 전에 서둘러 마시고 놔둔 것 같아 보이네요.
(마지막으로 나갔을때가 그럼 라이브때겠네.)
... ...
2L 페트병 정도의 크기입니다.
슬적 고개를 들어보면, 진열되어 있는 병들은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입니다.
사람 상체만한 크기의 일자형 유리병도 있어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려려를 만나보지 못했더라면... 무엇이 들어있었을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물건입니다.
공책이나 서류, 앨범 등이 꽂혀있습니다.
나도 양심이 없어지고 있어...
이런거 왜 뒤져서 보고있는거야.
(제정신으로 돌아옴)
이제와서 돌아가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으니, 기왕 갈 생각이었다면 끝까지 가보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정갈한 글씨로 방송 컨셉에 대한 다양한 소재들을 적어두었군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 그렇지. 테오는 생명의 에너지를 먹으니까.)
...
...음, 꽤 민감한 정보들인걸요.
그래도 여전히 살펴볼건가요?
그러던 중, 우연히 다소 오래되어 보이는 종이 뭉치를 찾아냅니다.
맨 앞에 '당신이 말해준 괴물에 대하여'라고 적혀있습니다.
어쨌든, 그 외의 서류들에서는 전기세가 많이 나간다는 점이나 운동과 체력 보강을 추천하는 의사의 기록 정도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남은건... 앨범이군요.
이거, 자물쇠를 열 방법이 필요하겠는걸요.
기준치: | 65/32/13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넣어두고 깜빡하고 있었죠.
... ...
왠지 스토커가 된 기분이 살짝 듭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따지자면 그쪽이 먼저 납치했었잖아요?
아하, 성장일지군요.
호텔에서 발견했던 앨범처럼 날짜가 적힌 사진과 짧은 코멘트가 적혀 있습니다.
호텔의 앨범보다 날짜가 좀 더 뒤인 것을 보면, 아무래도 그때 발견한 것은 이 수많은 앨범들 중 하나였던 모양입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이네요.
'현이 찾아왔다. 오랜만이었지.' 라는 코멘트가 적혀 있습니다.
(다른 두놈은 뭐하고있지?)
워, 언제 바로 옆까지 왔대요.
관찰 일지 같던데.
...성장일지인가?
부모님이나, 친구나.
...진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뉴스 보면 알거아냐, 여론이 어떤지.
물론 난 그런거 몰라. 책이나 뉴스나...주변에서는 그러던데.
...
뭐 그렇다고.
아냐, 아무것도.
누구나 죽으면 슬퍼해주는 사람들 정도는 있다고.
려려도 팬들이 추모해주고 슬퍼해주잖아.
위에 '공기 청정기 청소 좀 해'라고 적힌 쪽지가 붙어 있습니다.
꽤 오랫동안 붙어있던 것 같아 보이는걸요.
창문가의 너울거리는 하얀 커튼 옆으로 망원경 거치대가 보입니다.
본체는 보이지 않고, 거치대만 달랑 남아있어요.
몸체에는 「Skyviewer 아포크로매틱 굴절망원경」이라는 상품명이 적혀있습니다.
얘는 뭐하는거람.
...아무튼.
너른 책상에는 거대한 모니터가 놓여 있고, UFO 마이크와 팝 필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팬이 다섯개나 설치된 본체에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헤드셋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근처에는 다이어리와 USB가 여러개 든 상자,달랑 놓여있는 SD 카드와 연결 잭이 놓여 있습니다.
뒤는 위클리 스케쥴러로 이어지는 대신 바로 그리드 메모 페이지가 이어집니다.
볼펜으로 직직 그어 적은 다짐 같은 것들이 적혀 있습니다.
(성실하긴했네.)
했는데... 이상한 것들이 사람을 망쳐요...
내가 말한게 뭔줄 알고?
파파라치나 악성팬이나 악플부대 같은 거?
거기에 영상에서 봤던 사람이 보인다고 달려와서 아는 척을 해?
상식적으로 예의가 있으면 사람들은 그러지 않아.
관심이 있으면 그만큼 드러내야죠, 그래야 알아주지.
제가 그래서 누나 영상에 매번 댓글도 달고 엄청 응원했다구요.
좋아하면 더더욱 그러지를 말아야지.
당사자 입장에서는 팬이 내 집주소를 알고있는 것 만큼 무서운게 없다고.
단순히 좋아한다는 이유는 면죄부가 되지 않아. 좋아하면 그만큼 배려할 줄 알아야지.
그리고 댓글도 악플 보이는 것 보다는 칭찬하는 게 보이는 쪽이 낫잖아요.
...하아-...됐다 그래.
애초에 려려 오해푸는건 경찰이 하는 일이지, 너가 할일은 아니잖아?
너가 려려한테 뭐 돼? 응? 팬 말고 뭐가 더 있어?
좋아하는 사람이 오해받고 있는데 그럼 가만히 있어요?
일단 찾아봐야 오해를 풀지 않겠어요?
아니었다고 하면... 그건 그때가서 정리해야겠지만, 아무튼.
각각에는 이름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안에 어떤 파일이 들어있을지 확인하면 좋을 것 같은데...
...동시에 사적인 파일들일텐데 막 열어봐도 되나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늘도 양심리스가 되는 삶을 살게되네요.)
...진짜 볼 생각인가요? 정말로?
지금까지 내가 망설일때는 잘도 놀려놓고.
이야, 정성이 가득하네요.
진심으로 노력한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1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들어있는 파일은 하나 뿐입니다.
[제목을 입력해주세요.mp4].
옆에서 컴퓨터를 같이 보던 멀린은 영상들의 일자를 죽 확인하더니 안타깝다는 듯한 아- 소리를 냅니다.
엄청 스트레스 받았던 걸로 아는데.
거칠게 던지기라도 한 듯 소음과 어지러운 화면으로 영상은 시작합니다.
90도로 기운 영상 속 BJ 려려는 아주, 아주 화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합니다.
평소 영상들에서 보이던 다정하던 모습은 간데없고, 있는 것은 화를 참아내며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무는 사람 뿐입니다.
인간 말종 새끼, 그럴 시간에 돈이나 벌라고 씨발......
쾅-
큰 소리 이후, 화면 앞에서 주먹이 부르르 떨리고, 곧 머리카락으로 덮힙니다.
쥐어뜯어버리듯 머리를 강하게 움켜쥐던 BJ 려려는, 그대로 천천히 주저앉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작게 새어나오는 울음소리였습니다.
억울함, 분노, 불안-
아이처럼 서럽게 울 수 있는 나이는 지났고,
이제는 아무리 괴롭더라도 참아내듯 쏟아내야 했습니다.
그런 BJ 려려의 뒤로 검은 것이 스멀스멀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모를리가 없죠, 우주에서 온 괴물, 테오입니다.
먹이를 노리는 사냥감처럼 소리를 죽은 채 구르듯이, 혹은 흐르듯이 다가온 그것은 점점 팽창하며 그 몸집을 부풀립니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숨이 막히도록 울던 BJ 려려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테오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반짝이는 별이 한 방울 테오의 몸 위로 흘러 내립니다.
또 한 방울,
그 다음 또 한 방울...
방 안을 가득 메우듯 뭉실뭉실 피어오른 테오의 몸으로 우주의 단편이 비칩니다.
그 어둡고 끈적한 몸은 그 어떤 색도 갖고 있지 않지만, 그 어떤 것보다 빛나는 것들이 녹아 있었습니다.
자신의 몸에 밤하늘을 띄운 채, 테오는 BJ 려려의 앞에서 가만히 멈춘 채 기다립니다.
덮치지도, 공격하지도 않은 채, 그저 가만히.
항상 BJ 려려가 올려다보았던 밤하늘을 보여줍니다.
그럴리가요.
저것은 사람을 닥치는대로 집어삼키던 괴물입니다.
아니면, 저 괴물이 정말로 '위로'해주기 위해 저렇게 몸을 부풀리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나요?
아뇨- 그럴리가요.
제 아무리 지성체라도 인간과 진정으로 교류할 수 있을리가요.
그럴리가 없는데도,
저 괴물은 마치, 그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정말 위로해주고 싶다는 듯이, 반짝이는 별을 BJ 려려에게 더 가까이 보여주려는 듯 다가옵니다.
천천히 그가 손을 뻗으면, 그것 또한 한쪽을 들어 그 손을 쓰다듬듯 감싸안습니다.
픽ㅡ
배터리가 닳아버리듯, 영상은 바로 그 순간 꺼집니다.
괴물과 인간이 저정도의 '사랑'을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그 사랑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나요?
(몰라, 난 사랑같은거 몰라.)
혹시 막 외계인 그런거에요?
헐 쩐다.
연결 단자를 통해 안에 든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민할 것도 없이 영상을 틀어보면... 이번에는 사뭇 다른 모습이 펼쳐집니다.
...
잔뜩 흔들리는 모습, 이곳은...
숲?
근처에서는 구급차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런 구급차를 피하듯, 한 사람의 인영과 검은 그림자가 숲의 깊은 안쪽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화면은 그 둘의 뒤를 따르듯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함께 숲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던 도중, 앞서 뛰어가던 사람의 형체가 넘어지듯 바닥으로 무너집니다.
화면은 점차 그들에게 다가가 근처의 풀숲에 숨어들듯 방향을 꺾습니다.
달려가던 사람은 BJ 려려 였습니다.
붉은 니트와 허전한 목 언저리. 기억에 남아있는 모습입니다.
급하게 뛰었는지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그는 경황없이 주변을 훑다, 근처 나무 뒤로 겨우 몸을 숨깁니다.
이제, 우리 둘만 있을 수 있는 곳으로 가자...
그러면 괜찮을거야.
모든게 원래대로 돌아갈거야.
그럼에도 괜찮다며 재차 강조하는 이유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알 것입니다.
검은 덩어리는 당황한 것인지, 아니면 흥분한 것인지 이리저리 국르고, 흐르며, BJ 려려의 주변을 맴돕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BJ 려려는 작은 미소를 지은 채 눈을 감고....
툭,
손을 바닥으로 떨구고 맙니다.
... ...
이건 대체 무슨 영상인걸까요?
방금 그 옷차림은 SCC 라이브 이벤트 때 보았던 것과 똑같은 옷이었습니다.
목 언저리에는 볼로타이도 보이지 않았죠.
기준치: | 80/40/16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카메라는 제 3자의 시점에서 그 모든 것을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이건 대체 누가 찍었다는거죠?
BJ 려려의 진정한 마지막을, 끝까지 목도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기준치: | 50/25/10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80/40/16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심신성 장애: |
심신증으로 인해 1D10 라운드 동안 눈이 안 보이거나, 소리가 안 들리거나, 사지가 안 움직이게 됩니다. |
For 6 rounds. |
당황스러움에 당신이 말을 내뱉어보아도, 돌아오는 대답이 없습니다.
애초에, 삐이이- 하는 듣기 싫은 끔찍한 소리만이 귓가를 아른거리고 있습니다.
... ...
저기, 아무도 없나요?
주변을 가득 채우고 범람하는 불안감에 온 몸이 휘감긴 기분입니다.
완전히 고립되었다, 그런 생각이 들어옵니다.
저도 모르게 바닥을 딛고 턱턱 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뭔가가 당신의 팔이나 어깨를 붙잡아대지만, 거기에 신경을 쓸 겨를은 없습니다.
입 밖으로 채 언어가 되지 못한 소리들이 툭툭 튀어나오고,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눈물이 날 것만 같습니다.
누군가 웅얼거리는 듯한 소리가 작게 들려옵니다.
물 먹은 것 처럼 웅웅거리던 귀에는 명확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눈 앞에 보이는 건, 여전히 새까만 것이지만요.
나이아가 당신의 얼굴을 붙잡고, 당신과 눈을 마주치고 있습니다.
옆으로는 멀린이 계속해서 기웃거리고 있고, 낯선 사람이 팔짱을 낀 채 서서 불만스런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던걸까요?
새삼스럽게도, 높이 감각이 공포심을 꾹꾹 위로 올리며 비명을 지르고 있네요.
아니, 여긴 2층인데도!!
.......무서운 건 무서운 것 같습니다.
... ...
아까 안들릴때 무슨 말 했어?
당신들 뭐야?
빌런사에서 나왔어요.
(거짓말은 아니니 합법)
...미리 말하는데 문은 그냥 열려있었어요.
어제 청소하고 제대로 문단속하고 갔는데...
어쨌든, 절대 스토커 그런거는 아니니까...오해하지는 말아주세요.
서류같은거 안 날려요?
아, 말 나온김에 신분증이나 뭐, 그런거라도 보여주실래요?
믿을 수가 있어야지.
서류는-...보냈다고 생각했는데, 보내는 도중 착오가 생긴것 같아요.
신분증은 이래서 잘 들고 다녀야해요.
...생각해보니 SD카드 안챙겼네.
...그래, 이해못하는데 뭘 더 설명하니...
...그리고 넌 그 마스크 좀 벗어.
(멀린 꼬라봄)
눈에 띄는 만큼 일이 귀찮아.
틱, 틱, 하는 소리가 몇 번 들리며 주변 건물들의 불이 깜빡거리더니 우수수 꺼져나갑니다.
어두워져가는 골목에 하나둘씩 켜졌던 가로등도, 그늘진 건물에 켜져있던 불빛도 가릴 것 없이, 정전이 일어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하늘 위에서 무언가 새까만 것이 휙- 하고 날아가는 것이 시선 끝에 잡힙니다.
급히 고개를 들어 그곳을 바라보지만... 이미 보이는 것은 없습니다.
어느쪽으로 가는건지는 못봤으니...추적은 어려울것 같네.
글쎄요?
열심히도 한다.
시내를 벗어나있고, 교외의 숲과 가까워서 근처로는 인도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음. 이런데에 레이디 그레이가 있다고?
숲 바람도 서늘하고, 꽤 나쁘지 않은 날씨입니다.
왜인지 불길한 예감이 삐죽삐죽 솟아오르는 것이 기분이 영 나쁘지만요..
2.41 µSv/h....?!
여기있나?
일단 안에 들어가고 생각할래.
앞이 안 보일 정도는 아니지만, 으스스하다는 느낌을 받기엔 충분할 정도입니다.
우와, 기분 나빠.
당당하게 안내하겠다며 앞서서 걷고 있는 멀린도 제법 긴장한 표정입니다.
간간히 당신과 나이아가 잘 따라오나 걱정되는지 뒤쪽을 힐끔거리기도 합니다.
니가 안내한다며.
안내인으로서 당당하라고.
으스스하잖아요.
그래서 혼자 안 오고 같이 오자 한건데...
너 옆에-
억울해요!!
시간은 좀 걸릴테니까... 가던 길이나 마저 가죠.
숲의 안쪽으로 점점 더 깊이 들어가다보면, 왠지 텁텁한 느낌이 듭니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보통 산림에 들어가면 공기가 맑아져야 정상일텐데.
찝찝하고, 증기가 가득하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습니다.
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이런 느낌이 드는걸까요?
기이함을 느낄 때 즈음, 측정 결과가 나타납니다.
....에러가 떴네요.
......이쯤되면 슬슬 무서운데요.
...왜 웃어.
아무튼, 안으로 그렇게 더 걸어들어가다보면...
앞서가던 멀린이 풀숲을 걷어내곤 한쪽을 가리킵니다.
이끼가 잔뜩 핀 콘크리트 옆으로 어지럽게 피어난 잡초, 그 사이로 내리쬐이는 한 줄기 햇빛은 낯설게도 하나의 유적지 같아보이기도 합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진짜 이런곳에 사람이 있다고?
조금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일단 오기는 했는데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하나-
바위와 콘크리트로 막혀 반대편으로 넘어갈 수 없는 벽의 뒷편, 그 바로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나이나 성별을 특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 같은,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입니다.
소문이 맞았나봐요.
어디든 갈 수 있지만, 동시에 어디도 갈 수 없는, 그런 곳.
우주에서 내려온 미지의 괴물과 함께하게 된 사람이었죠... 기억나요.
아무거나라도 좋으니까 말해주세요!
너무 감동적인 편지여서, 내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전부 다 동원했었죠.
그 사람이 내 얘기를 꺼내던가요?
고마워하던가요?
그걸 받고나서, SCC 라이브 무대때...테오를 풀어서 테러를 일으켰어요.
그쪽이 그 공연때 올줄 알고... 그런것 같던데.
대답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뭔가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그쪽 전문가라면서요. 조언이나, 방법을 알려줄 수 있나요?
어딘가- 낮지 않은 곳에.
아마 머지 않아 알게 될거에요. 시간이 흐르고 있으니까.
그걸 해결하기 위해, 내 도움이 꼭 필요한거죠?
그 웃음소리가 거두어지는 그 순간, 숲의 안쪽에서 묵직한 바람이 한 차례 불어옵니다.
옷깃을 거칠게 흔들고, 눈을 감기는 바람이 지나가면...
벽 너머에 있던 기척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그런 당신의 발치에는 종이 한 장과 양초가 떨어져 있습니다.
아, 편지 물어볼걸.
(?)
바람이 불면 약해지기는 하지만, 쉽게 꺼지지는 않습니다.
...의식에 따라 준비한 불이 필요하다 그랬으니 꺼지지 않게 조심하는 게 좋으려나요?
가서 앨범에서 한 장 뽑아올까?
괜히 동선 낭비하는 것 보다야 내가 다녀올 동안 너는 다른 곳 둘러보고 있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쟤는...
그리고, 쟤한테 다녀오라는 것 보다는 내가 나을거야.
그럼 다녀오고...
(고민)
(5번지역)그쪽에 있을테니까, 거기로 와.
그리고- 분필은...이건 그냥 내가 알아서 사야겠네.
진짜, 지이이인짜 낯설어요.
꼭 다른 사람이 된... 음, 사람이 아니었죠, 참.
이동하자고, 인마.
정신차리고. 뭘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그냥 좀 그런게 있어요.
어디 가야해요?
일단 나가는 거만 생각했는데?
거기서 분필 사고 다른 놈 올때까지 기다릴거고.
음, 그래도, 나쁜 방향으로 이상해지진 않았으니까 다행일...까요?
아무튼, 먼저간 한 녀석과 두 사람은 숲을 빠져나와, 각자 갈 길을 따라갑니다.
음식점이 몰린 먹자골목이 인상적인 부분이죠.
원한다면 가볍게 식사 정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직 저녁 먹기엔 좀 이르네요.
눈에 띄니까, 검은 봉투에 쏙 넣어두긴 했지만요.
옮겨붙지도 않는건 좀 많이 신기하네요.
정전 문제 해결해야한다고.
애초에- 레이디 그레이가 부축였다보다는...
스스로 불러온 재앙 느낌인데?
근데...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어떤 가게에서 연탄을 샀는데 그사람이 잘못 사용해서 연탄가스때문에 죽은 느낌이라 해야하나.
아!! 또 안 받아!!
2.72 µSv/h. 엄청 높습니다.
일단 이새끼 연락 안받네.
... ...
알람 꺼뒀는데.
아무튼, 무슨 일이야?
혹시 몰라서 사진도 세 장 꺼내왔고.
문자 알림 켜놓고.
조금만 기다리면 올테니, 잠시 여유라도 부려봅시다.
휴대폰이나 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날도 좋은 김에 주변 구경을 해도 좋을 것 같고요.
뉴스를 하나 발견합니다!
당사자가 정말로 죽었다고 추정되는 현 시점에서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대중의 입장에선 그렇게 느끼겠죠.
당신이 생각하기엔 어떤가요?
(원인을 제공한 것도 포함되면, 어느정도 맞는 사실이지. 물론 테오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이미 속 사정까지 아는 입장에서 마냥 뭐라할 수도 없고.)
하하!
아무튼, 당신에게 뭔가 더 물어볼 생각도 없어보이는 멀린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고, 현대 사회의 평범하디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처럼 휴대폰이나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저만치서 새까맣고 기다란게 걸어옵니다.
사진 줘.
받아들여, 이 김에 극복이라도 해보고.
얄밉기는!
거기는 확 트여있잖아.
그리고 걔는 빛을 싫어하고.
거기보다는 좀 더 어두운 곳에 있으려나...
길가 가로등이나 건물의 불빛만이 아니라 신호등같은 중요한 전기들도 한 순간에 픽 하고 나가버립니다.
해가 점점 내려가고 있어 어둑해지기 시작한 거리엔 그림자가 곳곳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빵빵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건물 안에서 반짝이기 시작하는 손전등이나 플래시 라이트의 불빛이 보입니다.
아직 해가 다 진 것도 아닌데, 완전한 밤이 찾아온다면 얼마나 큰 일이 일어날까요.
생각만해도 소름이 확 끼칩니다.
머리 위에서부터 어둠이 내려앉고, 거리에 그림자가 지기 시작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무언가 전기, 아니, 번개?
번쩍이는 빛과 함께 나타난 검은 그림자는 빠르게 자취를 감추어버립니다.
확실하게 방향은 보았지만, 따라가도 괜찮은건지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이 순간 뇌리를 스칩니다.
저거 봤어?
갈까?
그래야지.
좀 참아보지 않을래?
...본능적인 그런거야.
이만 가자, 늦으면 또 도망갈지도 모르잖아.
정확히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었기에, 중간중간 측정기의 도움을 받으며 숫자가 높은 방향을 따르게 됩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거대한 건물이 하나 서 있습니다.
추격을 이어가는 사이에 해가 내리고 밤이 찾아온 하늘은 어두운 구름이 잔뜩 끼어있지만, 틈새에서 반짝이는 별빛이 보이곤 합니다.
등 뒤에 있는 불꺼진 도시에서는 빵빵거리는 경적 소리와 말다툼 소리가 들려옵니다.
강렬하게 밀려오는 봄의 내음 사이, 저 높은 곳에, 검은 그림자가 꿈틀대고 있습니다.
분명 테오입니다.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미세한 움직임이지만, 당신이라면 절대 모를리가 없는 그것.
뼈가 다 드러난 건물의 옥상에 그것이 은신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도중에 공사가 중단되어 완벽하게 지어지지도, 지어지지 않은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의 공간.
몸을 숨기기엔 이만큼 완벽한 공간은 없었겠죠.
그닥 중요한 문제는 아니잖아요?
항상 불빛이 만연한 도시에서 생활했는데, 이렇게나 어두운 곳에, 곰팡내까지 나는 공간에 오니...
몸이 절로 긴장하는군요.
이 건물은 최상층이 26층에 달하는 상당히 높은 건물로, 어질러진 크레파스처럼 아무렇게나 놔둔 공사 잔해들을 피해가다보면 임시 엘리베이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유리조차로도 막히지도 않았고, 설비는 다 드러나는 데다가 바닥까지 판이 아니라 살짝 촘촘하기만 한.......
우와 진짜 싫어요.
참아야해-
그러자, 엘리베이터는 시끄러운 마찰음을 내며 위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엘리베이터에 탄 세 사람은 조용히 위로, 점점 더 위로 올라갑니다.
...
그러다가 별안간, 멀린이 상당히 설렘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어떻게 하실거에요?
어떻게 할거냐고?
음...이제와서 숨겨도 소용없을테니까...
원래는 붙잡으려고했는데, 아까 레이디 그레이한테 받은거로 다시 우주로 돌려보낼거야.
그대로 두면 정전사건도 계속되고, 사람들도 다치고...
거기에 조만간 터져서 정말 위험해질 수 있으니까.
(아님 무서움도 묻어버리는 과한 설렘 뭐 그런거?)
끼릭, 끽, 거슬리는 소음을 내며 문이 열리자, 가장 먼저 느껴진 건...
꽃의 향기입니다.
널찍하게 펼쳐진 옥상 위로 생명력 넘치는 흙과 이끼 위로 색색깔의 향기가 어우러진 생명의 힘이 범람합니다.
아름답게 피어오른 꽃의 주변으로 희미한 빛이 서려 공기를 풍요롭게 맴돌고 있군요.
달 마저 구름 뒤로 숨은 밤하늘 아래, 반짝거리는 빛이 무대 위를 연상케합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마치 숲의 요정처럼 누워있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생기를 전혀 잃지 않은 채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사람...
그런 그의 곁에는 검은 그림자가 뭉실거리며 멈춰 있는 것이 보입니다.
지금껏 찾아다닌 존재, 테오입니다.
BJ 려려를 지키듯이 둘러싼 그 몸으로부터 계속해서 '에너지'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 에너지를 자양분삼아, 주변의 식물들은 힘껏 꽃을 피우고 자라나며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쫓고 있던 것이 이런 광경일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왠지 소름이 돋습니다.
기준치: | 45/22/9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지금, 그럼...
테오는...
무언가 불만족스럽다는 듯한 반응이군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멀린은 아주 조용히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숨을 죽이고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은근하게 흔들리는 눈동자는 희열에 젖어있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왜?
...
아니, 그래도 돌려보내야하는건 똑같아.
어떻게 되었든 위험한건 똑같으니까.
...그래도, 저정도로 교류가 되는...그럼...
할거야. 할거라고.
대뜸 멀린이 입을 열고 중얼거리기 시작합니다.
형편없이 떨리지만, 일생을 바쳐 금메달을 얻은 운동선수처럼 벅차오르는 목소리로.
여기 처음 왔을 때 여기가 어땠는지 알아요?
완전 삭막하고,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저 녀석이 여길 이렇게 만든거에요!
이게... 이게 믿겨져요?
진짜 굉장하지 않아요?
그는 진심으로 이 장면을 경이롭게 느끼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알고 있던거야?
처음부터 이럴 생각은 아니었지만...
려려 누나가, 그러니까, '에이나' 누나가 숲에 들어가는 것도 전부 보고 있었거든요?
그때 본 그걸 나만 보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저 녀석이... 얼마나 대단한지, 무엇을 하려고했는지!
거기에 가져다 둔 것도 저고요!
같이 봤으니까 알잖아요, 저게 뭘 하려 했는지!
정말-
저건 정말로 에이나 누나를 사랑하고 있었던거에요.
넌 려려...에이나의 오해를 풀려던거라며?
저 녀석, 우주에서 온 외계인 같은 놈이라면서요?
그게 인간을, 그것도 에이나 누나에게 사랑을 느낀 거라는게-
그게 무슨 의미인지 상상이나 돼요?
저 녀석이 마지막으로 뭐를 할지 궁금하지 않아요?
아니?
안 궁금해.
그냥... 그냥 테오를 저대로 둬보면 안돼요?
하고 싶은일을 하게, 딱 한 번만 둬봐요.
어려운 일도 아니잖아요, 무슨 일이 일어나던 어차피 금방 복구 될거잖아요.
이 건물에 사람은 우리밖에 없으니까, 우리만 모르는 척 돌아가면 되잖아요.
테오는- 어쩌면 에이나 누나를 정말로 구원해줄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테오라면 가능할지도 몰라요.
위험한 상황에서 구출되거나 속박에서 해방된다는 뜻인거 알아?
말해봐.
지금 저게 위험한 상황이야?
아니면 속박 되어있어?
에이나 누나는... 죽었어요, 계속 보고 있었으니까 알아요.
하지만 테오는 포기하지 않았잖아요.
누나를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잖아요.
저 기적같은 장면을,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에서 끌어올리려는 저 모습을, 구원이라고 칭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러니까- 부탁이에요.
그래?
그렇단 말이지...
...
하, 정말.
헛소리를 참 다양하게도 하네.
그럼 테오가 지금 에이나를 살렸어? 정전이 일어난 4일동안 조금이라도, 손가락 하나라도 움직이는 꼴을 봤어?
에이나는 이미 죽었어. 그리고, 아무리 우주에서 온 존재라고 해도 사람을 살리는게 될 것 같아?
여태까지는 실패했지만, 이번엔 성공할지도 모르잖아요!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그 시도가 다 무의미한게 되지는 않아요!
여태까지는 힘이 부족했던걸거에요, 하지만, 이렇게까지 와서 보니까 알 수 있어요, 그때랑 이번은 뭔가 다르다는걸.
넌 그 뒤에 어떤일이 일어나는지 상상해봤어?
에이나가 살아났어. 그러고 영화나 소설처럼 끝나는 줄 알아?
사람들은 기절하고, 정전은 계속 일어나고.
그리고 저대로 두면 테오는 터질거야. 걸어다니는 시한폭탄이라고.
그 뒤에 생기는 일들은 다 나몰라라할거야? 그렇게되면 모든 일의 원인이 너가 되고 너가 하는 건 구원이 아니라 그냥 쓰레기같은 스토킹이라고.
처음엔 걱정이었어요, 점점 기운도 없어지고 힘들어하길래, 뭐때문인가 해서.
난 누나를 정말 사랑했으니까, 이유를 찾아서 없애려고 했던거에요.
하지만.... 누나 옆엔 저게 있었으니까, 저게 누나를 지켜줄테니까-
저 녀석도 나도 누나를 정말 좋아하니까, 도와주고 싶을 뿐이에요.
과도한 관심은 독이 되는 거.
저런 존재들한테 과하게 관심 받으면 누구나 파멸로 들어가. 구원은 개뿔, 죽는게 차라리 나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된다고.
그때 라이브 사건때, 에이나는 그런 결말을 맞이한거 뿐이야.
그리고, 네가 하는 것도 그거에 대한 연장선이라고.
네 그 감정하나 때문에 도시 전체가 위험하다고.
좋아한다는 감정으로 마법처럼 다 해결되는 줄 알아?
그런 이기적인 마음으로 구원이니 뭐니 지껄이는 거 역겨워.
진짜 구원은 지금 여기서 테오를 돌려보낸뒤 일이 다 끝나면 니 발로 감옥에 들어가는거야.
알았어?
나이는 뭐로 쳐먹었어? 상식적으로 알아야할걸 설교하면서 까지 내가 말해줘야해?
매번 다들 그런 식이였어,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는 관심없고, 맨날 결과만 바라고 눈에 보이는 것만 원하고-
나는 다 그 하찮다던 감정 때문에 매달린건데, 그게 내 전부였는데!!
좋아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 있어봤을 거 아니에요.
사랑 앞에서 사람이 얼마나 바보같아지는지도 알 거 아니에요.
...한번만이라도 내가 원하는대로 하게 해줘요.
없어! 없다고!! 자꾸 나한테 뭘 바라는거야!1
네가 어떤 사정인지 내 알빠야? 네가 얼마나 매달리는지가 내 알빠냐고!
어린ㅇ-
둘 다 잘하는 짓이다 아주, 응?
하난 자기합리화에 미쳤고, 하난 분노에 눈이 멀었고.
하나는 이대로 돌아가는거야.
대신, 네가 보고 싶어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영영 알 수 없을테고, 그 결과에 네가 아무 유의미한 영향도 끼치지 못해.
무슨 일이 일어나든,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단 하나, 네 이기심에 살 수 있었던 아주 많은 이들이 죽어났다는 사실만 빼면 말이지.
너는 살인자가 되는거야.
네가 그렇게나 사랑한다던 이의 끝을 네 손으로 지어줄 수 있지.
운이 좋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볼 수 있을지도 모르고 말야.
저대로 살아나봐야 저 인간에게 남는 미래는 어두워.
테러 혐의? 너도 알잖아, 진짜 의도가 있었다는거.
방송은 못할거고, 좋아봐야 도망자 신세일걸?
네가 여기서 도망쳐서 일이 꼬인다면, 난 너를 그냥 두지 않을거야.
도망쳐서 혼자 조용히 살아간다거나, 그런건 좀 짜증나거든?
죽고싶다고 생각할 때 까지 쫓아서, 네가 한 짓을 계속 상기시킬거야.
어때, 선택해보겠어?
살인자가 될지, '구원'자가 될지.
아무것도 안하고 성실하게 살았을 때도, 지금도-
왜 세상은 항상 나한테-...
아하, 전의를 상실한 모양입니다.
결국은 어느 것도 선택하지 못하고 행동하지 못하는, 꽤나 초라한 모습이 되어버렸습니다.
잘못된 행동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버렸으니까요.
그건 멀린 뿐 아니라 모두에게 통용되는 말이겠지만요.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을 속죄하려 하느냐, 그러지 않느냐의 차이겠죠.
우르릉-
...불안한 소리를 내며, 구름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음을 느낍니다.
시간 없는 것 같은데.
...자아, 해야 할 일을 합시다.
참가자와 불은 준비했고, 인장도 사진으로 마련해두었으니, 남은 것은 진을 그리는 일 뿐입니다.
테오가 버티고 있는 중앙을 축으로 삼아, 주변에 진을 그리면 될 것 같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테오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겠죠.
...어쩌겠습니까. 해봅시다!
아니잖아.
...넌 오른쪽으로 가. 난 반대쪽으로 갈테니까.
기준치: | 70/35/14 |
굴림: | 6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4번 칸을 노리고 있습니다!
....살벌한데요!
잘못 맞으면 몸 성히 돌아갈 생각은 접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 낙뢰가 떨어진 곳은 7번-
낙뢰의 충격으로 인해 진이 지워져버렸습니다.
이런, 다시 가서 그릴 수 밖에 없겠어요.
9번 칸에 떨어집니다.
아아, 또 지워져버렸어요.
그래도, 충분히 손이 닿는 곳이니 괜찮습니다!
세 사람의 참가자, 원형 진, 그리고 주문.
불 붙은 사진을 들고 있던 나이아는, 답지 않게 벅차오르는-해냈다는 표정을 한 채로 색채가 있는 중앙을 향해 불붙은 사진을 집어 던집니다.
거칠게 휘몰아치는 에너지의 소용돌이가 점점 강하게 일렁이기 시작합니다.
곁으로 피어올랐던 꽃들이 강하게 흔들리며 강렬한 향을 동반하고, 불을 번져내며 화려하게 타오릅니다.
따뜻했던 봄날의 기운이 범람하던 그 장소, 그 에너지가 급하게 뒤엉키며 주문과 진과 섞이기 시작합니다.
거대한, 정말이지 눈이 부셔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 정도의 빛이 쏟아집니다.
테오로부터, 에이나로부터, 아파트의 중앙으로부터 그 빛은 천천히 번지며 점점 넓어지더니......
이내 이 아파트의 옥상을, 전부를 집어삼킬 듯 커지고는- 하늘로, 저 먼 하늘로-
존재란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가.
그것이 왔던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은 지당한 일입니다.
우리 모두를, 그리고 저것을 위해서도요.
그 빛의 소용돌이 속에서, 테오가 짐짓 꿈틀거리는 것이 보입니다.
...영상에서 보았던 광경이 기억나나요?
지금이라면 왠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에이나를 괴롭게 했던 무언가로부터, 시선으로부터, 비난으로부터, 그는 방패가 되어서-
그가 그리도 좋아하던 하늘을 품은 방패가 되어 그를 가려주고자 했던 것은 아닐지.
빛을 머금은 채, 테오는 마지막 발악을 하듯 제 몸을 크게 펼칩니다.
그러자-
별이 흘러내립니다.
반짝이며 흘러내리는 눈물처럼,
선명한 흔적을 남기며 별똥별이 흐릅니다.
붉은색, 푸른색, 하얀색의 빚깔들이 모인 선들이 온 하늘을 장식합니다.
이름도 우주에서 온 '색채'던가요.
그것이 담을 수 있는 모든 빛이 전부 담긴 듯한 황홀경에 모든 것을 잊어버릴 것 같은 경외감도 샘솟는 듯 합니다.
...지금껏 닿았던 에이나의 말들을 저 괴물이 이해했을리가 없습니다.
당신이 지금껏 보여왔던 행동을 저 괴물이 이해했을리가 없습니다.
저 괴물이-
이해했을 것이라고,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그렇게 믿게 되어버립니다.
...
거대한 빛의 끝, 풍요로운 밤하늘은 환상처럼 점차 옅어져갑니다.
아무 일 없었다는 것처럼 봄내음 충만한 밤바람이 일행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지나갑니다.
불만은 없겠지?
이제-... 된거같아요.
음-... 그 이상은 무슨 감정인지 잘 모르겠군요.
왠지 어색한 느낌입니다.
가서 벨버리한테도 말해줘야하고-
더 높은 곳에 있는 건 싫잖아, 그치?
어라, 진짜로 몸이 좀 피곤한지 세상이 어질어질합니다.
...괜히 더 무리하지 말고 서둘러 돌아가는 편이 좋겠습니다.
아하! 사람도 많군요!
시원하게 지나가는 자동차와 도시 소음이 인상적입니다.
...
'그 날'의 사건이 있은지 꼬박 하루가 지났습니다.
사건 해결에 크게 기여했던 당신은 냅다 병원에 꽂아넣어져서...
아 진짜 괜찮다니까 왜!! 라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요.
아무튼...
그 날의 사건은 결과적으로는 관음병을 앓던 스토커의 무단 시체 유기 사건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예상한 것보다도 더 순순히 멀린이 자백을 한 덕분에, 복잡하게 일이 꼬이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가만보면 불쌍하다니까요, 그 사람도.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나름 배려인데, 이해하고 있으려나 모르겠군요.
-그리고 그 이후, 정전 사태는 그대로 뚝 멈추게 됩니다.
또, 천체과학연구소에서 이상 현상이 관측되었다는 속보도 들려옵니다.
그렇게 퇴원수속을 밟고, 바깥으로 나와...
악, 햇빛!
...헛것을 들었나?
대신... 익숙한 사람이 보이네요.
저만치 앞에 있는 자판기에 붉은 머리의 사내가 또 고개를 갸웃거리며 서 있습니다.
...네, 좋은 아침이에요.
분명 제대로 챙겨나왔는데...
...감사합니다.
색채 관련 얘기.
좀 더 돕고 싶었는데... 주문을 알고 계실줄은...
...그건 아니었나보네요.
...색채와 함께 하던 분이 볼로타이를 써서 제게 왔다면...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음... 이미 지나간 일이라 이 이상 더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무슨 일 또 있어요?
책이 한 권 사라져서, 그걸 찾으러......
사람을 보면 달려들고 챡챡 달라붙는... 그 책이 또 도망을 쳤다네요.
그게 이 거리를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닌다...?
벌써부터 끔찍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메차쿠챠해서 세상이 쾅!
...은 너무 간거겠죠.
일단은, 이번에도 수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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