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지평선

[COC 플레이로그] 벨버리 스토어 EP2. Fun of Lady Gray 본문

COC 플레이 로그 (캠페인)/벨버리 스토어 (지나+질리&나이아)

[COC 플레이로그] 벨버리 스토어 EP2. Fun of Lady Gray

CB_PL_ 2024. 4. 13. 23:16

시나리오 링크: https://posty.pe/368j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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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란 하늘이 가득찬 곳.
당신의 시야에는 아득하게 떠 있는 거대한 적란운의 선명한 경계선만이 가득 차 있습니다.
선명한 선을 경계로 하늘과 구름의 색이 구분됩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있고, 저멀리 서 있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바람결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뒤를 돌아보는 얼굴에는 작은 미소가 걸려있습니다.
....응?
 
 
:여긴 어디더라?
뭐하고 있었더라?...
잠시 정신이 멍해진 그때, 고함 소리가 들려옵니다.
 
나이아:야! 정신차려!!
 
질리:
회피
기준치: 80/40/16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깜짝! 놀라며 몸을 옆으로 휙 던져 피하고나면-
 
나이아:갑자기 정신 빼고 뭐하는거야.
잠이라도 자게? 길 한복판에서?
 
 
:귀 따가운 잔소리가 들려옵니다.
 
질리 , 변명하기위해 머리를 굴리며 입을 열지만 정신 빼놓은건 맞아서 그냥 입 닫습니다. 나중에 보자...부들부들
 
질리:겁나 뭐라 하네...(꿍얼꿍얼)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고, 상황 파악이 끝납니다.
아 맞다!
우리 지금 도망간 마도서 잡으러 나온거였죠!
책날개가 진짜 날개라도 되는 것 마냥 파닥거리며 마도서는 허공을 날고 있습니다.
....못 피했으면 몸에 붙었겠죠?
끔찍하네요.
 
질리:(진짜 싫어)
 
 
:얼른 착착 제압해서 잡아갑시다!
 
질리 , 마도서를 잡기위해 손을 뻗습니다.
 
질리:
근접전(격투)
기준치: 67/33/13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마도서는 휙! 당신의 손길을 피해 도망갑니다.
옆에서 휙소리 날 정도로 빠르게 달려드는 나이아의 손길도 피하며 요리조리 마구마구 날아다니는군요.
이익!
허공에서 날갯짓을 하던 마도서는...
그 길로 가속을 받으며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질리:아 왜 또!!!
회피
기준치: 80/40/16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억울함을 토로할 새도 없이- 챡!
SPEEEEED 있게 날아든 책이 얼굴에 착!
 
질리:(아!!!)
 
 
:휘적거리며 발버둥을 치고 그것을 떼어내려고 하지만, 얼굴을 단단히 붙잡고 놓아주지 않습니다.
이이익!
앞도 보이지 않고, 숨도 못 쉴 수준은 아니지만 좀 갑갑합니다.
당신을 도와주려는 나이아의 손길도 잠시 찾아들긴 하지만... 역시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질리 , 때어내는것을 포기합니다.
 
나이아 , 짧게 한숨을 뱉습니다.
 
질리:(욕짓거리)(아무튼 심한욕)
 
나이아:그래, 차라리 그대로 돌아가는 게 낫겠네.
적어도 도망은 안 가잖아.
 
질리:...씨-
 
나이아 , 질린다는 듯이 말하는 것 치고는 조심스럽게 손을 잡고는 어디론가 인도해갑니다.
 
질리 , 그렇게 대하는 것이 안 익숙한지 얌?전히 끌려갑니다. 물론 마도서에 대한 욕은 합니다.
 
 
:제법 얌전하게 질질 끌려가다가 어느 순간, 딸랑, 하고 도어벨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거의 직후, 익숙한 목소리가 당신을 반깁니다.
 
 
벨버리:...아... 어서오세요.
 
질리 , 가는 내내 중얼거리듯 욕을 하다가 벨버리 목소리가 들리자 뚝 끊깁니다.
 
나이아:안녕~
뭐, 말 안해도 무슨 상황인지 보면 알지?
 
벨버리:......
 
 
:잠깐의 침묵 이후,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옆을 지나갑니다.
.....또 그 수술복 입고 오는거겠죠?
또 책 떼어내야하고?
하필 얼굴에 붙은 이걸 말이죠?
마음의 준비를 합시다.
 
질리:... ...
 
질리 , 한숨을 쉽니다. 운도 없어...
 
 
:어쩜 예상을 벗어나는 일도 전혀 없는지, 눈을 꾹 감고 대기하다보면, 수술?이 진행됩니다.
어김없이 어마무시한 책 비명소리와....
도무지 무얼하길래 나는건지 알 수가 없는 두두두두두 와다다다닥 소리와....
왠지 긴장한 손에 사뿐히 내려앉는 따뜻한 손길이라던가.
벌써 몇 번은 겪은 것 같은데 도통 익숙해지지를 않습니다.
 
질리:(누구 손인지 알것 같은데 부정하고싶어. 왜 친절한데)
 
질리 , 책이 붙을때마다 강제 트라우마 소환되어 배로 지칩니다.
 
 
:그렇게 힘겹게 책과 떨어지고 눈을 뜨면...
 
벨버리:...수고하셨어요.
 
질리:... ...
 
 
:그리 중얼거리며, 벨버리가 오렌지 주스를 한 컵 내어줍니다.
옆에 선 나이아는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생글 웃으며 당신의 손을 꼬오옥 잡고 있고요.
아니, 그러니까, 긴장 풀어주는 건 좋은데 왜... 이러는걸까요.
 
질리:... ...
 
질리 , 약간 왜 그러냐는 것과 안 이랬지 않나- 하는 의문이 담긴 표정입니다. 뿌리치지는 않습니다. 지치거든요...
 
질리:도대체 마도서는 왜 항상 나한테만 붙지. 옆에 얘는 놔두고...
지금 5번째 정도일것 같은데.
 
나이아:네가 약해서 그런거 아닐까?
 
질리:...
 
질리 , 그 말에 그냥 손을 뿌리칩니다.
 
나이아:아,
 
질리:그으래- 약해서 차암 미안하다.
 
나이아 , 아쉽다는 듯이 쩝, 하는 소리를 냅니다.
 
질리 , 약하다는 말에 빈정상했습니다. 아쉽든 말든 신경안씁니다.
 
벨버리 , 두 사람이 그러는 사이에 검은 천을 가지고 와서 마도서를 폭 감싸안습니다.
 
벨버리:...분명 그것 말고 이유가 있긴 할거에요.
그게 뭔지는.... 음....
 
질리:...뭐, 아셨으면 진작 말해주셨을거잖아요.
 
질리 , 미간을 짚은채 카운터에 엎어집니다.
 
 
:부스스 카운터에 엎어져서 눈을 슥슥 굴리다보면, 왠지 평소와는 다른 기분이 듭니다.
피곤해서 그런걸까- 라고 하기엔 뭔가 부산스럽...
...게 느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가게 안이 난장판입니다.
책장이 있는 안쪽에는 사다리가 널려있고, 구석에 책이 산처럼 쌓여있는가 하면, 텅 빈 책장도 보이는군요.
 
질리:...가게 정리하시는 건가요? 부산스럽네요.
 
벨버리:...대청소를 하려고요.
한...... 3일 정도...
 
질리:오...
 
질리 , 엎어진채로 나이아를 봅니다.
 
질리:(쟤는 안도와주겠지.)
 
나이아:-왜 날 봐?
 
질리:음...
대놓고 말해줄까, 아님 사탕발린 말 해줄까.
 
나이아:기왕이면 후자.
 
질리:그건 내가 생각한 말이 없으니까 전자로 말하면 넌 가게 청소 안도와줄것 같아.
 
나이아:...물어본 의미가 있어?
 
벨버리:......음...
 
질리:희망고문.
 
벨버리:...딱히 도와주지 않으셔도...
 
나이아:둘 다 그러기야?
 
질리:뭐.
 
벨버리:...아뇨, 정말로... 좀... 더 부산스러워질거라...
가게에 오시는 걸 조금... 자제해주셨으면 해요.
......큰일이 나지 않는 이상은요.
 
질리:뭐... 정리중에 갑자기 올 생각은 없어요.
 
나이아:나도 일 있는거 아니면 원래 잘 안 왔잖아.
 
 
:....그런 것 치고는 당신이 가게에 올 때 마다 나이아가 있었던 것이 떠오릅니다.
잘 안온다고? 진짜? 라는 감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질리:...잘 안온거 맞아?
일주일에 몇번오는데.
 
나이아:음-
글쎄, 딱히 세지는 않아서?
 
나이아 , 빙긋 눈웃음 짓습니다.
 
질리:흠...
 
질리 , 눈을 가늘게 뜹니다.
 
벨버리:... ...어쨌든...
...좀 쉬다가 돌아가세요.
 
벨버리 , 스르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책장 쪽으로 가서 책을 하나씩 뽑기 시작합니다.
 
질리:네에-
 
질리 , 가만-...정리하는 것을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옆에서 도와줍니다.
 
 
:당신이 벨버리를 도와주기 시작하면, 벨버리는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작게 도리질 칩니다.
 
질리 , 그걸 잠깐-보다가... 다시 내려놓고 아까 의자에 앉습니다. 그리고 잠깐 잘 앉아있다가 다시 고개만 카운터에 기댄채 있습니다.
 
나이아 , 카운터에 기대선 채 벨버리를 빠아아아안히 바라보다가, 당신 쪽으로 시선을 옮깁니다.
 
질리 , 자신한테 시선을 옮기자 왜?하는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나이아 , 그저 눈웃음을 지은 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번부터 자꾸, 이렇게 시선을 맞추려 든다니까요.
도대체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질리 ,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답답한 마음만 커집니다. 왜저래?
 
 
:할 말도 없는 것 같아보이니, 적당히 어울려주며 쉬다가 갑시다.
 
질리:왜 자꾸 쳐다봐?
 
나이아:그냥.
 
질리:그냥 맞아?
 
나이아 , 말없이 싱글생글 웃다가, 대뜸 뜬금없이 말을 잇습니다.
 
나이아:나한테 뭐 할 말 없어?
 
질리:...? 무슨 말?
 
나이아:자아알 생각해봐. 뭐 받은 메일이나 우편같은거 없나.
 
 
:음...
그러고보니, 마침 Twit 본사에서 보내왔던 우편이 떠오릅니다.
내일 다과회가 열리니 참석해달랬던가?
 
질리:...아. 맞다.
다과회 와달라고 우편을 보냈던것 같은데.
 
나이아:갈거야?
 
질리:...우편까지 친-히 보냈는데... 안가면 안되겠지.
그래서, 그게 왜?
 
나이아:같이 갈래?
 
질리 , 그말을 듣고 많은 고뇌과 고민이 담긴 표정입니다.
 
질리:...어, 싫다고하면 가만 안둘거지?
 
나이아 , 말없이 싱긋 웃어보이기만 합니다.
 
질리:...선택지가 없잖아.
그...래. 가앝이 가...
 
나이아:그러엄- 내일 어디서 만날까?
 
질리:그냥 본사앞에서 봐.
 
질리 , 몇시까지 가야하는지 생각합니다.
 
질리:(몇시더라...)
 
 
:입장 시작은 12시부터 시작하고, 아무리 늦어도 2시 전에는 입장해야만 했을겁니다.
적당히 1시 내외로 가도 괜찮지 않을까 싶군요.
 
질리 , 음-...소리를 내다가 말합니다.
 
질리:1시30분까지 본사로 와.
 
나이아:그래, 그럼 그때 보자.
 
질리 , 대강 고개를 끄덕이다가 시계를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질리:이제 집에 가야지...
 
 
:당신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나이아도 당신을 따라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창 밖에는 벌써 노을이 다 지고 있네요.
....뭐, 이런 생활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고요.
이래저래 방방 뛰어다니다가, 지치면 앉아서 주스를 마시며 쉬는 삶 말이에요.
나름 평화롭잖아요?
 
질리:(뭐어...나쁘지는 않네. 얘(나이아)도 얌전하고...)
(엄청 위험한 일도 없고)
 
 
:가끔 이상한 일은 생기지만 말이죠.
 
질리:(그건...몰라. 원인을 알아야지...)
 
질리 , 기지개를 쭈욱피며 집으로 갑니다.
 
 
:평화롭고 좋다고는 했지만, 역시 집에 발을 딛기가 무섭게 피로가 우수수 밀려옵니다.
당장 침대에 몸을 던지고 잠을 자고 싶을 정도로요.
하긴, 평화롭다와 여유롭다는 같은 단어가 아니니까 그럴만도 합니다...
 
질리:(그렇긴하지...)
 
질리 , 당장 침대에 몸을 던지기에는! 씻고 옷갈아입고 해야합니다.
 
 
:잘 준비를 휘리리 마치고, 뒷정리까지를 다 마치고나서야...
침대에 누우면 좀 살 것 같습니다.
긴장해있던 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가고, 피로가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기분도 듭니다.
음... 역시 사람은 휴식을 취해야합니다.
그런데... 왜... 시야가 점점 어두워지는 건지...
 
 
:딩딩딩~...
굿모닝~...
딩딩딩~...
 
질리 , 결국 휴대폰을 집어덥집니다.
 
 
:빠빠빠빠빠 빠빠빠빠~
휴대폰은 아랑곳않고 저 짜증나는 노래를 내뱉습니다.
아악!
얌전히 주워서 끕시다.
 
질리:..........
 
질리 , 침대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주워 알림을 끕니다.
 
 
 
:큼큼, 아무튼.
힘세고 강한 아침입니다!
아무래도 알람을 다시 바꿔야 할 것 같은걸요.
왜 자꾸 이 노래로 돌아오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질리:누가 자꾸...내 알림에 이딴 노래를 넣어둔거야...
 
질리 , 주섬주섬 노래를 바꿉니다.
 
 
:노래를 바꾸며 확인한 시간은 9시 30분입니다.
음, 오늘은 좀 늦게 일어났네요.
 
질리:(어제 일때문에 피곤했나보네...)
으윽...알림...
하나도 안 상쾌해...
 
 
:어쩔 수 없죠. 견딥시다.
아무튼, 약속 시간까지는 꽤 많이 남았지만, 오늘은 다과회에 가는 날입니다.
적당히 생활하다가, 나갈 준비를 하도록 합시다.
 
질리 , 설렁설렁...아침을 먹고...책읽다가...시간되면 씻고 옷갈아입고 머리정리합니다.
 
 
:설렁설렁... 생활을 하다가... 불현듯 이상함을 깨닫습니다.
잠기운이 남아서 눈치채지 못했던건지, 주방을 지나치며 본 식기들의 모양이... 뭔가...!
제각각입니다.
둥근 모양이 너희의 아이덴티티 아니었냐구!
별모양, 하트모양, 동물 모양, 아주 제멋대로 입니다.
 
질리:(아이덴티티까지야?)
 
 
:생각해보면 밥 먹을 때 이상함을 느끼진 못했지만...
....공룡 모양이었던 것 같기도...?
타-라노 사-우르-스 렉-스.
좀 어이는 없을지 몰라도 나름 일상이긴 하죠, 이런 이상한 일.
...설마 영영 저런 모양이진 않겠죠?
 
질리:...
(다시 사야지 뭐. 그럼...)
 
질리 , 어차피 직접 밥 안해먹으니 별생각이 없습니다.
 
 
:어쩌면 당O에서 팔아도 좋을지 모릅니다.
수요가 있을 것 같은 특이한 그릇.
아무튼, 슬슬 약속 장소로 향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질리 , 그릇문제는 나아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 트윗본사로 향합니다.
 
 
:화창하고 맑은 날!
...눈이 아픕니다.
어쩐지 머리 위가 따끈따끈해지는 느낌과 함께 길을 걸어나가다보면, 어디선가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여학생들이 길을 걸으며 떠들고 있습니다.
 
질리: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학생U: 야, 너 그거 봤어? 이번에 최신화 뜬거!
 
 
학생V: 당연히 봤지! 진짜 미친거같아.
어떻게 결말이 그렇게 나지?
 
질리:(뭔얘기일까...)
 
 
학생U: 그러니까 말이야. 무슨 막장 드라마 느낌이었어.
휴재하더니 작가님도 질린거 아니야?
 
 
학생V: 그래도 좀 소름돋더라. 그, 뭐야... 특유의 묘사?
아무튼 좀 소름이었어.
 
 
학생U: 그럼 뭐해, 어차피 데드 엔딩인데~
 
 
:그렇게 왁자지껄 대화하며 당신의 옆을 지나갑니다.
...무슨 얘기일까요?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여학생이 손에 들고가던 핸드폰 화면이 얼핏 보입니다.
웹소설 사이트인 것 같은데, 제목은 안 보이네요.
 
질리 , 웹소설 사이트로 들어가봅니다.
 
질리:(최근 최신화가-...)
 
질리 , 대충 들은 내용을 토대로 찾아봅니다.
 
질리: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커뮤니티에서 유명한 웹소설이라그런지, 찾는 것은 그닥 어렵지 않았습니다.
꽤 오래 전부터 연재를 했는데 최근에 뜨기 시작했다나.
추천글 게시판에도 우르르 쌓여있습니다.
어우, 뭐가 이리 많대요.
 
질리:(으악)
 
 
:살짝 글 목록을 확인해보면, 최신화인 결말과 직전 회차까지의 간격이 좀 깁니다.
휴재... 라고 하면서 지나갔었죠.
엔딩만 남기고 휴재라니.
아무튼, 소개글을 기반으로 알 수 있는 소설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물로, 슬픈 과거를 가진 아름다운 미망인 '레이디 그레이'에게 어느 날 '젠틀맨 그레이'라는 남성이 찾아와 사건을 겪으며 친해지다가...
짠! 사랑에 빠지는 흔한 러브 스토리입니다.
 
 
:아하, 그래서 제목이 인 것이군요.
...근데, 이렇게 평범한 내용만으로는 인기를 끌리가 없는데...?
 
질리:...-?
 
질리 , 한번 찾아서 읽어봅니다.
 
질리:(속독해본다)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생각보다 세련된 문체군요.
심리 묘사도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고요.
이정도 필력이면 사람들이 좋아할 만 합니다.
 
질리 , 재미있어서 잘 읽습니다.
 
 
:당신은 어느새 소설에 점점 몰입해가고... 기어코 걸음을 멈추고 벽에 기대 서서 소설에 집중합니다.
정신없이 읽어내리던 중, 어느새 마지막화에 도달합니...다....?
아?
생각한 것 보다 엔딩이 충격적입니다.
떡밥이야 줄창 있었던 것 같지만...
데드 엔딩이라더니, 이런 의미였군요.
 
 
:과거의 사건 탓에 자폐증을 앓던 레이디 그레이는, 그것으로 인해 환상이자 또 다른 인격인 젠틀맨 그레이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혼자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는군요.
꽤나 파격적인 아침드라마 같은 설정인 것 치고는, 생각보다는 자연스러웠습니다.
결국 그 사실을 전부 알아낸 레이디 그레이가 자살을 택하는 것이 소설의 결말입니다.
어쩐지, 범상찮은 추천들이 있다 했습니다.
심지어는 이 소설의 내용에 영감을 받은 Twit 본사가 이 이름으로 출시한 일종의 콜라보 제품이 있다고도 해요.
 
질리 , 오히려 떡밥도 잘뿌리고 결말도 납득이 되는 데드엔딩이라는 생각인지 마음에 들어합니다. 벌써 다음 작품 기다리는 독자가 되어있습니다.
 
질리:(재미있네? 왜 추천하는지 알겠네.)
 
질리 , 취향에 맞은 모양입니다,
 
 
:오 .
마침 우리는 Twit 제과에서 열린 다과회에 가고 있고, 이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것도 신제품이라 다과회에 전시되었을테니...
제법 즐길만 할 것 같습니다.
예상 외의 행운일까요?
 
질리:(디저트는 취향이 아니지만... 딱 이 작품에 영감을 받아서 만든거라면... 응. 확실히 즐길만 하겠네.)
 
질리 ,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움직이기 전에 시간을 확인하면...
1시 36분입니다.
......
 
질리:(...)
........
 
질리 , 늦었다는 것을 자각하자마자 달려갑니다.
 
 
:아--!! 젠장---!! 너무 몰입한 나머지 까먹고 있었다----!!
더 늦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급하게 땅을 박차고 달려가게 되었습니다.
 
 
 
:숨가쁘게 달려서 도착한 Twit 본사 앞...
영 나타나지 않는 당신을 기다리며 서있던 나이아가 차고있던 볼로타이를 손에 들고 만지작거리는 것이 보입니다.
아 설마 늦었다고 가게 찾아가려는건가?!
 
질리 , 곧바로 나이아에게로 달려가 팔을 확 붙잡습니다. 숨이 찬지 고개를 숙인채 숨을 헐떡입니다.
 
나이아:-늦었어.
 
질리 , 그말에 잠깐 손짓합니다.
 
질리:숨... 좀-...
 
나이아 , 불만스럽다는 표정을 잠깐 지었다가, 어깨를 한 번 으쓱이더니 평소의 그 미소로 돌아옵니다.
 
나이아:그래, 기다려줄테니까 진정하고 말해봐.
 
질리 , 잠시 숨을 고르다가 말할 수 있을정도로 진정되서야 입을 엽니다.
 
질리:...-변명 안할게... 뭐 찾아보다가 늦었어...
미안해...
소설 보다가... 집중해버려서...
 
질리 , 그러고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쉬었다가 내쉽니다.
 
나이아 ,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봅니다... 그리고는 뭔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가, 대충 한숨만 내뱉네요.
 
나이아:이번만 봐줄게.
 
질리 , 그말을 듣고는 뒷감당 할 생각에 머리가 찌끈거립니다.
 
질리:말만 봐준다 뭐다 하는거잖아...
 
나이아 , 어깨를 으쓱입니다.
 
나이아:아무튼 늦기 전에-
 
 
:종알거리며 걸음을 움직이려던 찰나,
샤샥!
......응?
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두 사람이 모두 어안이 벙벙해집니다.
누군가가, 재빠르게, 나이아의 손에 들려있던 볼로타이를 집어간 게 아니겠어요!?
도둑!! 도둑이야!!!
 
질리:-
 
 
:저거 없으면 벨버리네 가게 못 찾아간다구요--!!
 
질리:?
 
나이아 , 어이없다는 듯이 허, 하고 실소를 흘리다가도... 냅다 날치기범 잡으러 달립니다!
 
질리:...
 
질리 , 방금까지 뛰고왔는데! 라는 생각이 들지만 따라 날치기범을 잡으러 달립니다.
 
 
:거기서라--!!
우다다 달려나가는 두 사람의 앞에 뛰어가고 있는 날치기범은... 체구가 꽤나 작고 민첩합니다.
어린애인가? 아니면 그냥 작은 어른??
어느쪽이든 최대한 빨리 붙잡기 위해 달리다보면...
앞서가던 날치기범이 이쪽을 향해 뭔가 쏩니다!
아야, 아야야!!
 
 
:따끔따끔한 뭔가가 당신과 나이아에게 팅-! 부딪힙니다.
 
질리:(뭔데!)
 
 
:이게 뭔가... 하고 확인해보면...
고무줄?!
 
질리:응?
 
 
:수준급의 고무줄총 실력을 자랑하며, 날치기범은 후닥닥 도망칩니다.
거기서라아아아--!!!
 
질리: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도망치는 날치기범을 쫓아 두 사람 모두 아주 빠르게 달려나갑니다.
지치는게 중요해요?!
저거 잡는게 중요하지!!
 
질리:(그래도 힘든데!!)
 
 
:그에 질세라, 날치기범도 속도를 내서 전력으로 도망치고 있습니다.
그냥 잡혀주면 좋을텐데 말이에요!
그리고, 그렇게 달려나가다보면, 어느 순간...!!
무언가가 당신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저건... 고양이?
불쌍하고 가냘픈 고양이가 바닥에 누워서 낑낑대고 있습니다!
 
 
:곤란한 일에 처한건가...?!
 
질리:...-
 
질리 , 고민을 하다가... 그 고양이를 안아올린채 달립니다.
 
질리:
근력
기준치: 37/18/7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읏, 왠지 조금 무겁...
지만 들 수는 있습니다.
이대로 속도를 내려면 조금 어려울 것 같은데...
고양이는 여린 목소리로 당신의 품에서 왜웅... 하고 웁니다.
아으...
히, 힘내봅시다! 어쩔 수 없죠!!
 
질리: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아무래도 고양이를 안고 달리는 것은 무리였던 것 같습니다.
고양이는.... 고롱고롱 소리를 내며 당신의 품 속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 있습니다.
구르륵 하는 소리도 들리는 거 보면...
....배고파서 애교로 당신을 끌어들인 것 같습니다.
 
질리:...
(아오)
 
질리 ,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합니다.
 
질리: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고양이를 품에 안은 채 쫓던 길을 추적하며 가다보면...
저만치에 소리를 빽빽 지르며 바둥거리고 있는 꼬마와 그 아이를 붙잡아든 나이아가 눈에 들어옵니다.
 
질리 , 고양이도 들고 연속으로 뛰어서인지 기진맥진합니다.
 
???:이익!! 이거 놔!! 놓으라고!!
 
나이아:얌전히 좀 있을래? 응? 피해자는 나거든??
 
???:몰라!! 이 나쁜 놈들아!!
 
질리 , 숨을 헐떡이며 오는 두사람을 바라봅니다.
 
질리:하악-...진짜... 개 빠르네...
 
 
:당신 그런 말을 하며 숨을 고르는 사이, 팅-! 하는 소리와 나이아의 짧은 악, 소리와 함께 소녀가 나이아의 팔을 쳐내고 폴짝 바닥으로 뛰어내려옵니다.
녹색 머리의 소녀는 씩씩거리면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마치 총을 쏘는 듯한 손을 하고 있는데, 손가락에는 고무줄이 걸려 있습니다.
웬 고무줄인가 했더니...
소녀는 볼로타이를 품에 안고 경계하듯 고무줄 총을 겨누고 있습니다.
 
질리:(고무줄총 잘쏘네...)
 
질리 , 어떻게하지...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 이 나쁜 놈들!!
 
질리:...갑자기?
 
???:다 알고 있어! 이것 때문에 내친구가...!
이거, 이거 때문에 내 친구가 사라졌단 말이야!!
 
 
:바락 소리를 친 소녀는 곧 눈에서 구슬같은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아이고야, 이게 무슨 상황이람...
 
나이아 , 미간을 짚습니다.
 
나이아:이래서 난 애들이 싫어.
 
질리:...(어휴)
일단 좀 진정해줄래?
 
질리 , 최대한 침착하게 말합니다.
 
???:시끄러워! 납치범!! 못된 사람!!
내 친구 어디로 데려간거야!!
 
질리:...
 
 
:아... 이거 일이 좀 어렵게 흘러갈지도요......
 
???:내 친구 돌려줘!
어디로 데려갔냐고!!
 
 
:생떼에 가까운 느낌으로, 소녀는 왁왁 소리를 질러댑니다.
정말... 어쩌면 좋을까요...
와중에 품에 안은 고양이는 아예 쿨쿨 자고 있습니다.
 
질리:... ...
그으...
(어디서부터 해명해야할까.)
 
질리 , 고민하다가 소녀에게 고양이를 보여줍니다.
 
질리:고양이 볼래?
 
질리 , 일단 화재를 돌려봅니다.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걔 어디로 데려갔냐니까아--!!
 
질리:쳇...안되네...
 
??? , 왁! 소리를 지르며 고무줄총을 한 발 팅! 쏩니다.
 
질리:(악)
 
나이아:바쁜 사람 잡고 이게 뭐하는 짓이람.
무슨 얘기인지 하나도 모르겠으니까 그것부터 좀 내놔.
 
질리:말 그렇게 하지말고...
 
질리 , 맞은 곳을 손으로 문지르며 말합니다.
 
질리:근데 네 친구가 누군데?
 
???:다 알면서 말 돌리지마!!
 
질리 , 고민합니다. 뭐라고 말해야할까...
 
질리 , 진정시킬 생각인지 가방에서 간식을 찾아봅니다. 예아가 준 간식 하나즈음은 있겠지!
 
질리:
기준치: 65/32/13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친구 잘 둬서 좋다는 게 무슨 의미겠습니까.
가방에서 별모양 과자와 새하얗고 둥그런 알사탕, 색색깔의 곰모양 젤리 등이 튀어나옵니다.
.....이렇게 많이 받았던가?
 
질리:...
 
 
:그 간식거리들을 본 소녀는 순간 움찔합니다.
어어, 벌써 먹히는 것 같아요.
 
질리:(오 먹히나?)
 
질리 , 그걸 보고는 사탕이나 젤리를 건네줍니다.
 
질리:이거 먹을래?
 
??? , 흘끔흘끔 눈치를 보며 살금살금 다가와서는... 휙! 낚아채갑니다.
 
 
:뭐랄까... 조금 고양이 같은 인상이 듭니다.
간식을 얻은 소녀는 두 사람의 눈치를 보며 간식을 입에 집어넣더니...
확 인상이 풀렸습니다.
여전히 경계하는 티는 나지만, 아까만큼 적대적인 느낌은 없습니다.
대화를 할... 수 있을지도요.
 
질리:...그래서, 우리는 네 친구가 누군지 모르고.
그 볼로타이는 지인한테 선물 받은거야.
 
???:...선물 받은거라고?
그러면-
 
나이아:저기, 다 좋은데 말이야.
우리 슬슬 시간 없는데.
 
질리:... ...
 
나이아:누가 지각한 덕분에 더 없는데.
 
질리:...좀.
뒷끝 장난없네...
 
질리 , 고민하다가 소녀를 보며 말합니다.
 
질리:디저트 먹으러 갈건데 같이 갈래? 친구 찾는거 도와줄게.
 
???:....디저트?
 
나이아:여태 친구 걱정해놓고 친구보다 디저트 얘기가 먼저야?
 
???:...이익!
 
??? , 고무줄총을 팅! 쏩니다.
 
질리:(큽)
 
나이아:(악)
 
질리 , 고양이한테 대충 먹을 수 있는 것을 준뒤 내려놓습니다.
 
 
:먹을 것을 받아먹은 고양이는 한껏 당신의 다리에 머리를 비비적거리다가 총총 거리로 뛰어갑니다.
...귀여워라!
아무튼, 정말로 늦기 전에 다과회에 참석하러 갑시다.
소녀도 힐끔힐끔 계속 경계는 하지만, 따라올 생각이 없어보이지는 않으니까요.
 
질리 , 고양이가 갈때까지 쓰다듬다가... 일단은 사정은 가서 생각하고...다과회로 갑니다.
 
질리:(합니다 말고갑니다)
 
 
:Twit 본사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깔끔한 정장을 입은 안내원이 일행을 맞이합니다.
짧게 소개를 하면, 안내원은 별다른 제지 없이 일행을 절도있는 동작으로 안내합니다.
건물은 거대한 복층 구조로, 아주아주 깨끗한 아이보리색 바닥 위로 거대하게 펼쳐진 1층 로비가 보입니다.
아기 오리처럼 안내원을 졸졸 쫓아가다보면, 그는 카운터에서 두 사람의 이름을 말하더니 무언가를 받아 건네줍니다.
이건... 임시 사원증이네요.
 
질리 , 받습니다.
 
 
안내원: 다과회가 열리는 옥상은 Twit 본사 사원증에 부착된 센서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하십니다.
엘리베이터와 옥상을 오가실 때 이용하시면 되며, 오늘 하루만 사용할 수 있도록 발급된 것이니 반납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질리:아. 네 알겠습니다.
 
 
안내원: 추가 일행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달받은 바가 없어 아이 분의 것은 준비하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질리:저희야말로 따로 일행이 있다고 미리 전달하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우리도 몰랐으니까.)
 
 
:임시 사원증을 목에 걸고, 마저 안내를 따라가면 엘리베이터에 탈 수 있습니다.
건물 벽을 따라 설치된 엘리베이터는 벽이... 반투명합니다.
이 건물, 몇 층이나 되었었죠...?
 
질리:.........
 
 
:나이아와 소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엘리베이터에 올라탑니다.
....... 타야겠죠, 아무리 그래도.
 
질리:.....
 
 
:에이, 설마 별 일 있겠어요?
 
질리:(그거 플래그으으...)
 
질리 , 꾸욱 참으며 엘리베이터에 탑니다. 그리고 문과 바닥만 보고있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일행이 모두 올라타자 천천히 속도를 내기 시작하며 위로 올라갑니다.
끝도 없이 위로, 점점 더 위로 치솟고 있습니다.
...분명 풍경은 아름다울테지만, 그만큼 높고... 무서울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꾹 감은 그 때,
툭-
누군가가 별안간 당신을 밀칩니다!!
 
질리 , 그거에 반응하며 놀란채 고개를 듭니다.
 
 
:고개를 들어보면, 즐겁다는 듯 허공에 손을 든 채 큭큭 웃고 있는 나이아를 볼 수 있습니다.
니가 범인이구나--!!!
 
질리:.... ...
 
질리 , 놀란 표정으로 눈가에 눈물이 고인채로 그걸 바라보다가 바로 인상을 팍 쓰며 발로 나이아의 정강이를 찹니다.
 
나이아:(( 악 ))
 
질리:하지...마...!
 
질리 , 진심으로 겁먹었던것인지 몸을 부르르 떱니다.
 
??? ,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나이아를 보고 입을 엽니다.
 
???:진짜 나쁜 사람 아닌거 맞아?
 
질리:... ...
이일단...?
 
나이아:이런건 그냥 장난이잖아?
 
질리:...
 
질리 , 그걸 듣고 한대 더 때립니다.
 
나이아:(( 악! ))
 
질리:그걸 말이라고.
 
 
:그렇게 엘리베이터는 점점 더 높은 곳으로 향합니다.
50층이 넘는 높이를 단번에 올라와서 그런지, 귀가 살짝 멍멍해지는군요.
마침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곧바로 우아한 음악소리를 배경으로, 하얀 테이블들이 이곳저곳 널려있는 광경이 보입니다.
 
 
:탁 트인 옥상에 벌써 모인 사람드이 다과회를 즐기고 있습니다.
다들 만족스러운 얼굴이네요.
안내원은 절도 있는 동작으로 일행을 안쪽까지 안내한 후, 꾸벅 인사를 하더니 자리를 벗어납니다.
구조는 뷔페와 비슷한 형태로, 접시를 들고다니며 반짝이는 트레이에 담긴 디저트를 골라 담아, 테이블로 가져가면 됩니다.
소녀는 옥상의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주변을 두어번 둘러보고서는 조심스럽게 물어옵니다.
 
???:저기, 이거... 진짜 먹어도 돼?
 
질리:어, 먹어도 돼.
 
???:진짜 진짜로?!
 
??? , 화악 화색이 됩니다.
 
나이아:일단 그것부터 좀 돌려주고.
 
질리:...그거 돌려주면 디저트 먹어도돼.
 
 
:-라고 말을 했지만, 소녀는 뒷말만 듣고 홀라당 뛰쳐가버렸습니다.
아잇. 진짜...
 
질리:... ...
 
나이아:...난 진짜 애들이 싫어.
 
질리:그만...
나중에 물어보지뭐.
난... 마실게 필요해.
 
질리 , 하루종일 뛰어다녀서 지칩니다.
 
 
:뭐... 어차피 저렇게나 디저트를 좋아하는 걸 보면 홀라당 혼자 나가버릴 것 같지도 않고...
좀 쉴 겸, 가벼운 마음으로 다과회를 즐기는 게 좋겠습니다.
답답하다는 듯이 한숨쉬는 저 검댕이는 잠깐 버려두고요.
 
질리 , 내버려둔채 디저트나 음료를 보러갑니다.
 
 
:다과회가 한창인 옥상은 반절 정도에 간이 벽을 세워 뷔페와 테이블들을 나누어 두었습니다.
다과들은 대부분 은빛 트레이에 담겨져 있으며, 인기가 많아 높은 판매량을 선보인 것들은 금빛 트레이에 담겨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디저트 곁에는 그와 어울리는 맛의 차가 종이컵에 담겨 있습니다.
허브차와 홍차, 냉차와 온차가 적절하게 놓여져 있어요.
당신의 취향은 어떤 종류의 디저트와 차인가요?
 
질리 , 차는 종류상관없이 다 좋지만 디저트는 느끼하지 않고 맛이 깔끔하거나 씁쓸한 것, 상큼한 것이 좋습니다. 그와 별개로 커피맛이면 다 좋습니다.
 
질리:(일단 난 지금 힘드니 냉차...)
 
 
:어째 다과회인데 차가 더 손에 잡히네요.
힘든건 힘든거다, 이겁니다...
그렇게 돌아다니던 당신은, 눈에 띄는 황금빛의 트레이를 발견합니다.
그 위에 놓여져 있는 것은 다름아닌 레몬위켄드, 'Lady Gray'입니다.
밀가루 속에 Twit 제과가 제조한 찻잎을 더해, 특유의 향과 레몬의 상큼함이 맛을 더욱 풍미있게 만든다는 호평을 듣고 있지요.
일단 하나 먹어보고 생각할까요?
 
질리 , 하나 먹어봅니다.
 
 
:음-
상큼한 레몬향부터 시작해, 겉을 감싼 설탕이 바삭한 식감을 살려 부드러운 빵까지 자연스럽게 이끕니다.
확실히... 맛있어요!
HQ!
 
질리:(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아하하.
 
질리 , 하지만 맛있으니 얌전히 오물거리며 먹습니다. 기분 좋아보이네요.
 
 
:옆에는 이 과자의 포장지가 놓여 있습니다.
 
질리 , 오물오물 먹다가 포장지를 봅니다.
 
 
:하늘색을 배경으로 한 1900년대 사실주의 작가의 유화작품을 응용해 디자인한 세련된 포장지입니다.
아마, 소설의 주인공인 Lady Gray를 표현한 것 같습니다.
옆에는 가벼운 편지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근처에 볼펜이 놓여져 있는 것을 보면, 다과회 참석자들에게 가볍게 글을 남길 수 있도록 장려한 모양입니다.
 
질리:음...
 
질리 , 포장지 하나를 가방에 집어넣고 다른 포장지에 소설에 나온 문구를 적습니다.
 
 
:포장지의 필기감도 나쁘지 않네요.
자주 사먹을만 할지도요?
 
질리 , 어쩐지 간식이 추가되었습니다. 하지만 만족.
 
 
:그렇게 글귀까지 남기고나면, 옆에 놓인 차 티백이 보입니다.
깊은 푸른색 배경의 1900년대 사실주의 작가의 유화작품을 응용해 디자인한 세련된 앞면이 돋보입니다.
아마 남주인공인 Gentleman Gray를 표현한 것 같습니다.
옆엔 종이컵도 무수히 놓여 있군요.
이미 내려져 있는 차는 붉은 빛깔로, 컵을 집어들면 살짝 따뜻한 느낌이 납니다.
 
질리 , 들고있는 차를 다 마신뒤 옆에 놓인 차를 마셔봅니다.
 
 
:으음-
정말 새삼스럽게도 Lady Gray와 잘 어울릴 것 같은 맛입니다.
다소 묵직하지만 부드러우면서, 따뜻하게 감싸드는 듯한 맛입니다.
독특한 향의 허브와 쌉싸름한 다즐링을 더해 놀라운 조화를 빚어냈군요.
확실히... 잘 어울리는 한쌍이 되겠어요!
이것도 HQ!
 
질리 , 이번에 한동안 마실차가 결정되었습니다. 너다.
 
질리:(잘만드네... 트윗제과의 신뢰성이 높아진다,)
 
질리 , 별로 안 좋았던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여기에 악신만 나한테 안오면 완벽.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왠지 불길한 감이 찌릿찌릿 울립니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옥상의 구석진 곳에 무언가가 눈에 들어옵니다.
희뿌연... 연기?
아니, 사람, 사람인가?
이쪽을 슬적 돌아보았던 그 형체는... 사뿐하게 한 걸음 옥상의 턱으로 올라가더니...
그 아래로 꿈결같이 뛰어내립니다.
 
질리:-?!
SAN Roll
기준치: 47/23/9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화들짝 놀라며 그쪽으로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새까만 것이 당신보다 한 발 빠르게 옥상 난간 쪽으로 달려갑니다.
 
질리:-?
 
 
:...-나이아?!
 
질리:??
 
질리 , 그걸 보고는 따라가 나이아를 붙잡습니다.
 
 
:급하게 그에게 따라붙으며 팔을 붙잡아 당기면, 당장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몸을 빼고 아래쪽을 내다보던 나이아가 이쪽을 돌아봅니다.
...놀란... 표정이네요?
 
질리 , 놀란 표정에 덩달아 놀라며 말합니다.
 
질리:뭐, 뭔데? 왜?
 
나이아 , 잠깐 눈을 몇 번 깜빡이며 당신을 빤히 바라보다가... 한숨을 후- 내쉽니다.
 
나이아:아냐, 아무것도.
 
질리 , 그걸보고 당황한채 잡고있던 팔을 놓습니다.
 
질리:어...그래...?
...너 조옴...이상한 거 알아?
 
나이아:뭐가?
 
질리:뭔가 좀... 주변을 신경쓰는것 같은 쪽에서?
 
나이아:...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질리:아니... 그... 원래 안그랬으니까?
 
나이아:그러니까,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나이아 , 왜인지 웃지도 않는 낯으로 으르릉거립니다.
 
질리:... ...아니, 상관은 없지...
 
질리 , 그걸보고는 더 물어보지 않고 기죽은듯 시선을 피합니다.
 
질리:(더 물어봤다가는 내가 죽는다...)
 
나이아 , 그 모습을 보고 숨을 스흡- 하고 들이쉬더니, 예의 그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나이아:그래서, 다과회는 잘 즐기고 있니?
 
질리:...뭐어. 그렇지?
 
나이아:누구는 볼로타이 돌려받겠다고 계속 꼬맹이 찾아다니고 있었는데 말이지.
 
질리:... ...
어차피 걔 혼자 여길 나가지는 않을거니까.
 
나이아:엄청 안일하다?
 
질리 , 그말에 말없이 서있습니다.
 
나이아:내가 무슨 말 할 것 같아?
 
질리:...알,았다고.
 
질리 , 한숨을 푹쉬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기분이 다시 나빠졌는지 인상를 쓴채로 꿍얼거립니다.
 
 
:어쩜, 잠깐도 기분좋게 있을 수가 없다니까요.
...결국 다과회는 잠시 뒷전으로, 소녀를 찾으러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사람을 찾으러 다니기 위해 걸어다니다보니, 주변의 소음이 귓전에 윙윙 울려댑니다.
 
질리: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시민Q: Lady Gray는 포장지도 참 예쁜 것 같아.
 
 
시민W: 아, 맞아. 포장지에 편지 쓸 수 있는 부분 있는거 알아?
거기다 편지 써서 주면 싸웠어도 화해하고 고백하면 잘 된다는 소문도 있다?
 
 
시민Q: 으응, 들어봤어.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더라.
좋아하는 사람한테 써서 주면 이루어진다고, 그 과자 덕에 사귄다고 SNS에서 난리도 아니잖아.
 
 
:...음.
 
질리:(음...)
 
 
:허무맹랑한 소문이지만, 제법 귀엽네요.
 
질리:(그렇긴하네-)
 
 
:그런 생각을 하며 걷다보면, 저만치에 녹색의 머리가 찰랑찰랑 돌아다니는 것이 보입니다.
아!! 저깄다!!
...근데 생각해보니, 어떻게 불러야하죠?
이름을 모르는걸요.
일단 가서 냅다 붙잡아버립시다.
 
질리:(아 그러네.)
 
질리 , 일단 안붙잡으면 내가 얘(나이아)한테 ㅈㄴ 쪼일테니 다가가서 붙잡습니다.
 
 
:다과에 정신이 팔려있는 소녀는 당신이 다가오는 것도 모르고 디저트를 즐기다가, 자신이 붙잡히고서야 이쪽을 돌아봅니다.
엄청... 반짝반짝 신난 눈을 하고 있습니다.
 
질리:그, 우리 해야할 얘기 끝내고 마저 먹을까?
 
???:할 얘기?
 
질리:볼로타이 돌려줘야지.
 
나이아 , 옆에서 가볍게 끄덕이며 싱긋 미소짓습니다.
 
나이아:분명 돌려주고 나서 가라고 말했는데 듣지도 않고 도망가더라?
 
???:...아, 음...
그치만!
 
??? , 도리어 당당하게 나서버립니다.
 
???:눈 앞에 맛있는게 있는데 어떡해!
 
질리:...그래서 볼로타이 돌려줄래?
 
???:으응... 그치만...
 
질리:...친구 이름이 뭐야? 그리고 네 이름이 뭐야?
찾는거 도와줄게.
 
???:내 친구?
아이라, 아이라 그레텔이야.
 
질리:...잠시만 아이라?
 
???:어응... 왜? 알아?
...! 혹시 본 적 있어?!
 
질리 , 기억해내봅니다. 어디서 들었지?
 
질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4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러고보니...
...꿈에 나타났던 사람이, 그런 말을 했었죠.
자신의 이름이 아이라 그레텔이라고,
자신을 찾아달라고.
 
질리:어음...
전에...(꿈속이긴하지만) 부탁받았었어.
 
???:뭐?!
무슨 부탁?
부탁받을 때 걔 어땠었어?
어디서 만난거야?
 
질리:잠시만-...
부탁받은게 자길, 찾아달라고...였나?
그리고...어땠는지는 모르겠네.
그건 기억이 잘 안나서.
 
???:......
 
??? , 스르르 분위기가 가라앉나싶더니, 조금 울적한 표정이 됩니다.
 
질리 , 울적한 표정이 되자 당황하다가 말합니다.
 
질리:그으...래도 아직 무사한것 같으니까.
위험한 일 당한것 같지는 않았어.
 
???:...더 늦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거잖아.
빨리 찾아야 해...
 
질리 , 그말에 끄응하는 소리를 내며 나이아 눈치를 봅니다.
 
나이아 , 의중을 알 수 없는 '싱긋' 지어낸 미소를 한 채 소녀를 바라보다가... 살짝 풀어진 미소로 당신과 마주합니다.
 
나이아:왜 날 봐?
 
질리:...도와주겠다고 하면 싫어할거같아서.
 
나이아:그건 모르겠고 일단 내 물건은 좀 돌려받고 싶거든?
 
질리 , 그말에 한숨을 쉬며 소녀에게 손을 내밉니다.
 
질리:일단 그거 줄래? 이건 네 친구랑 관련 없는 물건이야.
 
???:아이라 찾으면 돌려줄게.
 
??? , 새초롬하게 대답하며 볼로타이를 품 속에 쇽 숨겨버립니다.
 
질리:... ...아악.
 
질리 , 양쪽에서 이러고 있어서인지 스트레스 받습니다.
 
질리 , 다시한번 나이아 눈치를 보다가 말합니다.
 
질리:그거 돌려주면 아이라 찾는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한테 데려다 줄게.
 
???:...진짜?
 
나이아:진짜니까 이제 좀 돌려줄래?
 
질리:진짜야.
 
??? , 의심의 눈초리로 두 사람을 힐끔힐끔 바라보다가, 스윽... 볼로타이를 건냅니다.
 
질리 , 받아서 나이아한테 줍니다.
 
나이아 , 그제서야 표정을 좀 풀고 빙긋 웃어보입니다.
 
나이아:진작 이랬으면 좀 좋아?
 
질리 , 지친다는 표정입니다.
 
질리 , 옆에 놓인 냉차를 하나 가져와 마십니다.
 
질리:힘들어...
 
나이아:그럼-
바로 가진 말고 조금만 즐기다 갈까?
꼬맹아, 너도 과자 좋아하잖아. 그치?
 
질리:(이제와서...라는 표정.)
 
???:그치만, 아이라는-
 
나이아:쉴 시간도 좀 갖자고.
 
나이아 , 그리 말하며 당신과 잠시 눈을 마주칩니다.
 
질리 , 뭐 하는 표정입니다.
 
질리:(내가 누구때문에 힘든거겠냐.)
조금 있다 가도 괜찮을거야.
...그래서 너 이름이 뭐라고?
 
그레이:그레이.
정 부르고 싶으면 그렇게 불러.
 
질리:그래, 그레이. 오늘만 이렇게 마음껏 먹게 해주는거야.
그냥 가기에는 아쉽지 않아?
 
그레이:......
...솔직히 조금......
 
그레이 ,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질리:그러니까 먹고싶은 만큼 먹은 뒤에- 가는게 어때?
 
그레이:.....오늘만 되는거랬으니까,
진짜 잠깐만이야!
다 먹고 나면 바로 아이라 찾으러 갈거라고!
 
질리:그래-
 
질리 , 잡고있던 손을 놓아줍니다.
 
 
:세 일행은 옹기종기 모여다니며 접시에 다과를 담고, 차를 챙겨 테이블에 모였습니다.
전망도 좋고 과자와도 가까운 명당이네요.
 
질리 , 힘든지 몸을 축 늘어트립니다.
 
그레이 , 과자를 입 안 가득 넣고 우물거리고 있습니다. ...짱!
 
질리:한 것도 없는데 지쳐...
 
나이아:한 건 많지.
오늘 하루 종일 뛰었잖아.
 
질리:그걸 한거라고 해야하나?
 
나이아:아니라고는 못하지.
 
나이아 , 짐짓 여유롭게 말하며 입 안에 과자를 쏙 집어넣습니다.
 
질리:차암...병주고 약주네...
 
질리 , 투덜거리면서 레이디 그레이 과자를 먹습니다.
 
 
:그렇게 소소한 대화를 하며 과자를 입에 넣고 있으면... 어디선가 웅성웅설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얼마안가, 깔끔하게 머리를 넘긴 백발의 노인이 당신과 일행에게 꾸벅 목례를 하며 다가옵니다.
 
 
서든리 콜밴톰: 안녕하십니까. Twit 제과의 회장, 서든리 콜밴톰이라고 합니다.
 
질리 , 그걸 보고는 인상을 구기고있다가 표정관리를 하며 따라 인사를 합니다.
 
그레이:o O (회장?)
 
질리:아, 네. 회장님. 반갑습니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레이:o O (....높은 사람??)
 
그레이 , 이게 무슨 일이냐는 듯 당신과 나이아를 돌아봅니다. 뭐야?? 뭐야???
 
나이아 , 암말없이 눈웃음 지은 채로 있습니다.
 
질리 , 그걸보고 뻘쭘...한 표정을 짓습니다.
 
 
서든리 콜밴톰: 초대에 응해주셨으니 제가 더 감사해야지요.
다과회는 평안히 잘 즐기고 계십니까?
 
질리:네, 이번에 내신 신제품도 맛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제과실력도 좋은데 차까지 맛이 좋아서 놀랐습니다.
 
질리 , 비지니스-미소를 짓습니다.
 
그레이 , 잠깐 눈치를 보다가, 방긋 웃으며 입을 엽니다.
 
그레이:진짜 최고에요! 짱!
 
질리:(큽)
 
 
:콜밴톰 회장님은 당신과 그레이의 말에 사람 좋은 웃음소리를 내며 기뻐합니다.
 
 
서든리 콜밴톰: 그렇게나 좋아해주시니 이 이상 기쁠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SCC 사건 때는 정말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일이 더 커지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질리:네에...그렇게 대단한 일을 한것도 아닌데요.
 
나이아:대단한 일 맞아.
 
나이아 , 옆에서 괜히 툭 말합니다.
 
질리 , 팔꿈치로 툭 칩니다.
 
질리 , 입모양으로 '닥쳐'라고 말합니다.
 
나이아 , 눈을 지긋이 감았다 뜨며 흐음- 하는 소리를 냅니다.
 
 
서든리 콜밴톰: 하하, 그런 상황에 나서서 일을 해결하려는 것은 가벼운 마음으로는 힘들지 않습니까.
대단한 일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서, 사례를 좀 드리고 싶은데,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좋겠습니다.
 
질리:아, 그... 감사합니다.
 
 
:콜밴톰 회장님이 '사례'로 꺼내든 것은... 수표입니다.
심지어 액수가... 우와.
꽤 엄청납니다.
 
질리:(쿨럭)
 
 
:구체적으로는 재력이 2정도 오를 것 같은 값입니다.
 
질리:(나 말고 다른사람이 구체적으로 느낄것 같은 수치야.)
 
질리 , 딱히 돈 부족한건 아니지만...그래도 쉽게 보기힘든 액수입니다. 일단...양손으로 받습니다.
 
질리:(Wow...)
 
 
서든리 콜밴톰: 그럼... 마저 다과회를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질리:네에.
 
 
:저 사례를 하는 것이 목적이었는지, 콜밴톰 회장님은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왔던 길을 돌아갑니다.
....우와, 왠지 숨막히는 느낌.
 
질리 ,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야 표정을 풀며 숨을 내쉽니다.
 
그레이:...우와.
회장님 처음봤어.
 
질리:더 힘들어...쉴 수가 없어...
 
나이아:뭐, 별 수 없지.
힘든대로 살아.
(^^)
 
질리:...
 
질리 , 기어이 발로 차버립니다.
 
나이아:(악!)
 
 
:한차례 엄청난 일이 지나가기는 했지만, 일행은 잠시 더 자리에 남아 다과회를 즐겼습니다.
그리고, 슬슬 이동할까- 하는 생각이 들 때 즈음, 일행은 볼로타이를 이용해 가게로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뭐... 자제해달랬지만 이정도면 큰일이겠죠?
괜찮을거에요, 아마.
 
 
:덜컹.
늘 열면 부드럽게 열리던 문이 오늘은 뭔가가 턱 걸려서 잘 열리지 않습니다.
틈새로 안쪽을 살펴보니, 바닥에 가득한 책들이 문을 막고 있네요.
 
질리:(으악)
벨버리?
 
 
:곧,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벨버리:아... 잠시만ㅇ- 으아악?! ......
 
 
:우당탕쿵탕!!
무언가 큰 소리가 들려옵니다.
오우.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문앞의 잔재물들이 치워지고, 문이 열립니다.
그러면 책과 함께 넘어진 벨버리가 뒷머릴 긁적이며 일행을 올려다보는군요.
그 모습을 보고 무어라 더 말하기도 전에, 이 왈가닥한 소녀는 그 작은 체구를 이용해 냅다 가게로 쏙 들어가버립니다.
 
벨버리:앗... 멋대로 들어오시면......
 
질리:아!
 
 
:벨버리가 나른하게 제지하지만, 워낙 나른해서 그런가 목소리에 힘이 없습니다.
소녀는 가게로 들어가 책들 사이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살핍니다.
 
그레이:아이라!
아이라아~!! 여기 있어!?
 
질리:...
 
질리 , 일단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그레이를 붙잡습니다.
 
 
:급히 가게 안으로 들어가 그레이를 붙잡으면, 소녀는 아둥바둥 몸부림을 치기 시작합니다.
 
그레이:왜!! 이거 놔!
난 여길 다 뒤져봐야겠으니까!!
 
질리:아니, 여기는 아이라 없으니까 얌전히 있어...
 
그레이:혹시 모르잖아! 못 찾은건지!!
 
그레이 , 아둥바둥거리다가, 기어코 떼어내고 더 깊은 곳으로 뛰어들어갑니다.
 
질리:(악)
... 어린애들은 원래 다 저렇게 힘이 쎄?
 
질리 , 본인이 약한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만둡니다.
 
나이아:너가 약한거야.
 
나이아 , 빙긋 웃으며 신경 북 긁습니다.
 
질리:닥쳐.
 
질리 , 그레이를 따라가 다시 붙잡습니다.
 
질리:얌전히 있으면 사탕줄게-!
 
 
:...라고 말해도 이번엔 멈추지 않습니다.
...에휴, 포기할까요.
 
질리:...
 
질리 , 그만두고 벨버리를 봅니다.
 
 
:벨버리 쪽을 슬금 돌아보면, 누가봐도 난처해하는 표정의 벨버리를 볼 수 있습니다.
 
벨버리:아... 이런......
...앗, 저건 건드리면 안되는데.......
 
벨버리 , 쩔쩔매면서 그레이의 뒤를 쫑쫑 쫓아갑니다...
 
질리:...죄송해요.
...그나저나 볼로타이를 준 사람중에 아이라 그레텔이라는 애가 있었나요?
 
벨버리:음... 아니요,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요.
 
벨버리 , 주섬주섬... 흐트러져 있던 물건 몇 개를 집어서 치워둡니다.
 
벨버리:...아, 그러고보니...
...볼로타이를 준 분들 중에서... 갑자기 방문이 끊기신 분이 있었어요.
 
질리:음-...
그거랑 관련된건가...
 
벨버리:잘은... 모르겠지만요...
 
질리:어쨌든,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해요...
 
질리 , 그렇게 말하며 그레이 쪽을 바라봅니다.
 
 
:......어라? 언제 또 사라진건지, 소녀가 보이지 않습니다.
위험한 물건이라도 건드리는거 아니야? 싶은 마음에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어디선가 쿠당탕탕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어느새 자리를 벗어난 그레이가 넘어진 모양인지, 으악?! 하는 소리도 들려오는군요!
 
질리:아... 그레이!!
 
질리 , 그쪽으로 달려갑니다.
 
 
:소리가 난 쪽으로 가보면, 구석에 놓인 거울 앞에 주저 앉아있는 그레이가 보입니다.
지나가다가 균형을 잃은 거울이 갑자기 넘어져서 주저앉은 모양인 듯 보이네요.
다행히 다친 곳은 없어보입니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질리 , 거울을 잡아 들어올려 원래자리?에 놓습니다.
 
질리:안 다쳤지?
 
그레이:으... 으응...
 
그레이 , 옷을 툭툭 털며 씩씩하게 일어납니다.
 
나이아:그러길래 누가 그렇게 쏘다니래?
얌전히 좀 있으면 어디가 덧나나..
 
질리:말을 꼭 그렇게 한다.
 
그레이 , 가만히 있닥가 대뜸.. 볼을 빵빵하게 부풀립니다.
 
그레이:도와주지도 않으면서 말이 많아!!
 
질리:...부정은 못하겠네.
 
질리 , 나이아를 봅니다.
 
그레이:나쁜 ... 어... 아저씨!!
 
질리:(큽)
 
나이아:^^?
 
질리:아니, 뭐... 맞긴하지...
 
나이아:다시 한 번 말해볼래?
 
질리 , 시선을 피합니다.
 
질리:아무말도 안했는데.
 
 
:거울을 세워두고 짧게 대화를 하고 있던 그 순간, 어디선가 뜬금없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거울에 비친 것은 일행의 모습이 아닌.... 늙수구레한 노인... 이네요?
 
질리:...?
 
 
:그는 천천히 눈을 뜨고 주변을 슬 돌아보고 있습니다.
 
 
노인: 오호... 안녕들하신가?
살아있는 사람들 얼굴을 보니 반갑구먼!
 
질리:...???
 
 
:껄껄 웃는 노인은 은백발의 긴 머리를 아래로 내려묶은 모습입니다.
주름살이 넉살좋게 나 있어 성격이 무척 좋아보이는군요.
벨버리는 조용히 그에게 다가갑니다.
 
벨버리:아.... 데이지씨, 오랜만이네요.
 
 
노인: 물론이다마다! 방금 깨어났지, 요 작은 아이 덕분에 말이야!
 
 
:...데이지?
방금 데이지랬죠?
 
질리:...네? 데이지요?
그...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요??
 
벨버리:음... 네, 그 분이에요.
 
질리:네???
 
나이아:더 정확히는 그 사람의 영혼만 비춰지고 있는거지만.
 
질리 , 당황한 표정으로 거울쪽을 가리키고있습니다.
 
그레이 , 상황 파악이 안되는 듯 으응? 소리를 내며 사람들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그레이:뭐가? 왜? 이상한 사람이야?
 
질리:어...음...
화가? 예술가?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연구가이기도 하지.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 , 찡긋 윙크...?합니다.
 
질리:(유쾌하신분이네...)
...여기는 지내면 지낼수록
어떤 곳인지 감이 안잡혀...
 
그레이:저 사람 그럼 대단한 사람인거야?
 
질리:뭐...그렇다고하자?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그나저나...
거기 안경쓴 검은 머리 청년!
 
질리:네?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자네 안구가 좀 묽어보이는구만.
가지를 좀 데쳐먹는게 좋아보여.
가지는 눈이 딱딱해지게 도와주거든!
 
질리 , 그거듣고 친척에게 헛소리 들은 기분을 느낍니다. 대놓고는 안그러지만.
 
질리:아,네...
(흐릿눈)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안구 건강은 정말 중요하다네.
이 나이 먹어서까지 살려면, 눈이 좋아야 해.
 
질리:(아니 시력은 좋은데요.라고 차마 말하지 못함)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젊어서부터 눈이 안 좋으면, 후일 아주아주 힘들어져요.
 
질리:뭐...그렇죠...
 
질리 , 한손으로 안경을 만지작합니다.
 
질리:(도수없는 안경)
 
벨버리 , 흘끔 질리를 한 번, 거울을 한 번 보더니 나즈막하게 목소리를 내며 시선을 끌어옵니다.
 
벨버리:....데이지씨.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오, 맞아. 벨버리, 물어보려던 게 있었네.
자네.... 어디 이사라도 가나? 왜 이리 가게가 어지럽지?
 
벨버리:아... 그게...
 
나이아:청소한다고 꺼낸거야.
이사를 가긴 어딜 가.
 
벨버리:... ...
 
벨버리 ,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질리:(저렇게 대놓고 말하는거 보면 참...)
 
질리 , 흐릿눈으로 나이아를 봅니다.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청소... 청소라.
손때 묻은 것들에는 생명이 깃드는 법이지.
그 중에서도 책만큼 똑똑한 녀석들은 없네.
 
그레이:책이 똑똑해?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그럼, 그럼. 그렇고 말고.
녀석들은 누가 자신을 창조했는지 기억하거든.
 
질리:뭐, 얼굴에 붙는거보면 지능은 있어보이긴해...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창조자에게 다시 돌아가려고 노력하기도 하지.
그래서, 내 소중한 아이들은 잘 보관하고 있겠지?
녀석들은 툭하면 도망가려고 하니 조심해야 할 걸세!
 
질리:...
 
나이아 , 순간 뭔가 감지한 모양인지 휙 뒤를 돌아봅니다.
 
질리 , 그 말을 듣고는 똑같이 뭔가 눈치챘는지 뒤를 돌아봅니다.
 
 
:뒤를 급하게 돌아보면...
헉.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아니, 벨버리, 자네 문단속 좀 잘하지 그랬나?
책들이 도망가고 있다고!
 
 
:가게 문틈 사이로 기어나가고 있는 책들이...!
시선이 자신들에게 와닿자, 책들은 멈칫 그 자리에 서더니... 급하게 파드드득 날아오르기 시작합니다!!
 
벨버리:앗-.....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껄껄껄! 그럼 나는 이만 가보겠네~!
 
나이아:미치겠네-
 
질리 , 그걸보고 달려가 빠르게 문을 닫아버립니다.
 
질리: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후다닥 달려가서 문을 턱! 닫았지만, 기어코 1 권의 책이 바깥으로 도망쳐나갔습니다.
빠져나가지 못한 다른 책들은 푸닥푸득 거리며 가게 안을 정신사납게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으으악!
 
 
:가게 안은 삽시간에 난장판이 됩니다.
날아오른 책들에게 고무된건지, 검은 천에서 벗어나고자 꿈틀대는 마도서들이 하나둘 날아오르고, 기어다니는게 아니겠어요?
벨버리는 그 사이에서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뜨지만... 이내 차분한 표정으로 돌아옵니다.
 
벨버리:저...... 마도서들을 붙잡는 걸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질리:...그래야겠죠.
그래도 두면...
무슨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요.
 
나이아:천이나 줘, 맨 손으로는 잡으면 안되잖아.
 
벨버리:잠시만요...
 
질리:천은 무슨 용도인데요.
 
나이아:책 구속용도지 뭐.
 
 
:소란스런 난장판 속에서, 벨버리는 검은 천을 몇 개 집어 듭니다.
좋아요, 이젠 질리도록 해본 일이니까 저걸 가지고 일단 밖에 있는 것 부터.........
잠깐.
생각해보니까 그레이는 그새 어디갔죠?
 
질리:...
 
질리 , 문쪽을 바라봅니다.
 
 
:불안한 마음에 또 휙! 문쪽을 바라보면, 문을 벌컥 열고 마도서를 쫓아 바깥으로 뛰어나가는 그레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만, 마도서를 붙잡을 생각은 아니었겠죠.
 
질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볼로타이, 아이라의 실종, 그리고 찾게된 가게의 수상한 책들...
여러가지 정황들을 토대로, 소녀는 영특하게도 '책들을 쫓으면 아이라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아니, 그런데 문단속 좀!!
 
질리:...어쩌다가 일이 복잡해진 기분인데.
 
질리 , 잠깐 고민하다가... 빠르게 밖으로 나가 그레이를 쫓아갑니다.
 
 
:그레이가 열고 나가버린 문을 통해, 마도서 몇 개가 더 빠져나왔습니다.
덕분에 거리가 엉망이네요!
파닥파닥 날아다니는 녀석들이 있나하면, 거미같은 얇은 다리가 자라나 기어가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질리:(으아악)
 
 
:나이아도 그 모습을 보며 쯧, 하고 한 번 혀를 차더니 당신과 함께 그레이를 쫓기 시작하고...
급한대로 벨버리도 가게 문을 닫고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게 무슨 난리야--!!
 
질리:아오 진짜!! 이놈의 마도서들은!!
 
나이아:하루도 그냥 지나가는 날이 없어-
 
질리:언제 다 잡냐...
 
나이아:그럴 시간에 하나라도 더 잡아야지, 어쩌겠어.
 
질리 , 그말에 한숨을 쉽니다.
 
 
:그렇게 그레이의 뒤를 쫓다보면, 마도서 1 권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어이, 비켜! 바쁘다고!
 
질리 , 일단 천으로 마도서를 붙잡습니다.
 
질리:
근접전(격투)
기준치: 67/33/13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휘익! 벌처럼 날아올라서 나비처럼 덮쳤습니다.
아, 이게 아니었나요?
아무튼 검은 천으로 책을 붙잡으면, 책은 순식간에 얌전해집니다.
 
질리:(할거면 똑바로 말해)
 
 
:아무튼, 좋아요, 이렇게 하나하나 잡아가면서 추적하면 일이 좀 수월해지겠죠.
 
질리 , 마도서를 붙잡고 곧바로 그레이를 다시 쫓아갑니다.
 
 
:침착하게 달려나가며 다가오는 마도서도 몇 사로잡다보면-
저만치에 그레이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문제라면....
거대한 마도서가 그레이를 집어삼키려는 듯이 다가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질리 , 그걸 보고는 그레이에게 달려가서 붙잡고 뒤로 빼냅니다.
 
 
:후다닥 달려가서 그레이를 붙잡는 순간,
당신은 무언가 이상함을 깨닫습니다.
어째 마도서가.....
당장이라도 터질듯이 부들부들하며 웅크리는 모습이 점점 밝아....지.....
저, 저거 왜 이래, 왜 이래...!!!
급하게 그레이를 뒤로 빼내며 몸을 물리려 하지만-
 
 
:찰나의 순간, 당신의 귀를 때리는 굉음이 찾아듭니다.
펑-!
 
 
:폭발이라기엔 기묘하고, 소음이라기엔 거대한 효과음에 눈을 질끈 감았다가... 천천히 뜨게 됩니다.
그러면, 어느새 연기로 자욱해진 광경이 보입니다.
안개? 연기?
 
질리:으,응?
 
 
:확실한 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벨버리:아...음.... 괜찮으세요?
 
질리:어...음, 네.
 
나이아 , 손으로 얼굴 앞을 휘적거립니다. 아으.
 
질리:괜찮은 것 같은데?
 
나이아:왠지 기분 나빠.
 
질리 , 굉음에 이명이 들리는지 손으로 귀를 막았다가 다시 치웁니다.
 
질리:방금 뭐였지?
 
질리 , 주위를 둘러봅니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보이는 것은 하나 없습니다.
그런데... 왜인지 다소 어두운 표정을 한 벨버리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안개를 뚫고 들어갑니다.
...따라가야할까요?
 
질리 , 따라갑니다.
 
나이아 , 잠깐 으, 하며 질색하다가 안개 속으로 따라갑니다.
 
 
:벨버리를 따라가면, 그 이상한 마도서 때문에 당신과 떨어졌던건지 어느새 골목 깊숙한 곳에 주저앉아서 후들거리는 그레이와 차분하게 놓인 마도서 한 권이 보입니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자욱한 연기는 탁하지만 향이 나지는 않습니다.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는게 왠지 어색해서 얼굴을 살짝 찌뿌리면, 당신의 눈에 비치는 하얀 무언가가 있습니다.
으응?
 
질리:응?
 
 
:그러는 사이, 벨버리는 그레이에게 차분하게 다가가더니 그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습니다.
 
벨버리:...괜찮니? 다친 곳은 없어?
 
그레이:어, 으응... 네... 없어요.
 
벨버리:...그럼... 그걸 보여줄 수 있을까?
 
질리:네?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며, 벨버리가 손을 내밀면... 그레이는 마지 못해 떨리는 손으로 들고 있던 무언가를 건네줍니다.
벨버리가 받아든 것은 얼마나 가지고 다녔을지 가늠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꾸깃꾸깃하고 너덜너덜한 쪽지입니다.
군데군데 젖은 자국도 있네요.
 
질리 , 그걸 옆에서 지켜보다가 말합니다.
 
질리:저도 봐도 될까요?
 
벨버리 , 잠깐 시선을 마주쳤다가, 조심스레 건내줍니다.
 
질리 , 건내받은 것을 읽습니다.
 
 
 
:그것을 읽다보면, 뒷면의 내용이 연하게 비치는 것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뒷면을 돌려보면...
 
 
 
:그것을 다 읽고, 무의식적으로 그레이를 돌아보게 됩니다.
그레이의 빨갛게 상기된 얼굴에서, 눈물로 일렁이는 시야가 이쪽을 향합니다.
그리고, 꾹꾹 눌러담았던 감정을 담아, 천천히 말합니다.
 
그레이:...아이라를... 난 아이라를 찾아야해.
걔를 구해야... 도와줘야 해....
....도와줘.
 
질리:... 일단 진정하고.
 
질리 , 그레이 앞에 무릎 꿇고 앉은채로 말합니다.
 
질리:아이라가 이 편지를 두고 사라진거야?
 
그레이:...으응.
모르는 사람한테 우편도 보내고, 자꾸 이상한 행동이 늘어나길래... 그래서 막으려고 했는데...
그걸 두고 사라져버렸어.
 
질리:언제부터 이상했던거야? 처음 만났을때도 이랬어?
 
그레이 , 고개를 도리도리 흔듭니다.
 
그레이:처음엔 괜찮았어, 근데...
어느날부터 '이상한 책' 이야기를 시작하더니...
자꾸 멍때리고, 헛것도 보고....
 
질리:음...
 
나이아:마도서 얘기인 것 같지?
 
질리:그런거 같은데.
 
나이아:혼자 연구하다가 미치고 그러기는 하는데.
요 어린 애들이 뭐가 아쉽다고.
 
질리 , 그말에 팔로 다리를 칩니다.
 
질리:그런거 대놓고 애 앞에서 말하지 말라고.
 
나이아:(악)
 
그레이:...아이라는 좋은 애였어.
가끔 무섭기는 했지만...
미쳤다거나 하지는 않았다구...
 
질리:...일단 찾아서 만나봐야하긴하겠는데...
(일단 레이디 그레이가 아이라였군...그때 숲에서 만난게 아이라인가?)
 
질리 , 잠깐 생각을 하다가 빠르게 접어두고 그레이를 일으켜줍니다.
 
질리:찾는거 도와줄게.
 
그레이:...진짜?
 
질리:응, 지금 아이라가 많이 걱정되잖아?
같이 찾아줄게.
 
그레이:......
우으-....
 
그레이 , 결국 울음을 빵 터뜨리면서 고맙다고 웅얼거립니다.
 
나이아:으으-
 
나이아 , 뒤로 두 걸음 물러섭니다.
 
질리:싫으면 그냥 가던가.
 
나이아:애 우는 게 싫은거야.
진정이나 시켜봐.
 
질리 , 그말에 나이아를 노려보다가 한숨을 쉬면서 그레이의 등을 토닥이면서 진정시킵니다.
 
질리 , 진정시키면서 벨버리를 봅니다.
 
질리:뭐...알것 같은거 있으신가요?
 
벨버리:음...
...어디부터 설명을 드려야 할지......
일단...
...아무래도, 그 소녀에게 마도서가 모여들면서... 비이상적인 힘이... 가미된 것 같아요.
 
질리:음...
그러다가 결국 마도서를 펼쳐서 지금 이렇게 된걸까요?
뭘 쓴건지...
 
벨버리:원인은... 잘 모르지만...
...마도서와 접촉한 사람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경우는... 종종 본 적이 있긴 해서...
...그럴때는 보통, 꿈 속에 숨고는 해요.
그 안에 묶여버리긴 하지만... 적어도 몸이 사라지는 건 멈출 수 있고...
 
질리:...꿈이라...
꿈 속으로 들어가서 찾으면 되려나요?
 
벨버리:음... 그렇죠....?
 
질리:그럼 어떻게 들어가죠?
 
벨버리:방법이 몇가지 있는데...
...우선은, 마법의 시전자를... 찾아야해요.
...여기 이 선들 보이세요?
 
질리:선이요?
 
벨버리 , 안개 속에 얇게 생겨난 선을 손가락으로 살짝 가리킵니다.
 
질리 , 그말에 그 선을 바라봅니다.
 
질리:...?이런게 있었...군요.
 
벨버리:이 안개가... 이븐 가지의 가루....그러니까, 음....
....'이상한 것'들을 눈에 보이게 하는... 그런 안개거든요.
그래서... 거리에 뻗어져 있던 연결선이 보이게 된거에요.
이걸 따라가면 시전자의 위치를 알 수 있을테니까....
음.... 잠시만요.
 
벨버리 , 잠깐 무언가 고민하는 듯 싶더니, 소녀를 한 번, 당신을 한 번 바라보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집니다.
 
질리:...
(순간이동...)
 
 
:...
꿈 속이라.
생각해보면 당신이 '아이라 그레텔'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곳도 꿈 속이었죠.
그래도 꿈 속으로 들어간다니, 어쩐지 현실감 없는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애초에 어떻게 남의 꿈에 간섭한거지? 마법의 힘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스치는군요.
우선은, 벨버리가 올 때 까지 어쩌면 좋을까 대화라도 해볼까요?
 
질리 , 가만 생각하다가...그레이랑 나이아를 봅니다.
 
질리:너 갈거야?
 
나이아:가야지?
 
질리:... 너가?
 
나이아:왜?
 
질리 , 신기하다는 표정입니다.
 
질리:넌 안갈것 같아서.
 
나이아:그럼 가지 마?
도와준대도 뭐라하네.
 
질리:아니, 그것보다는...
너가? 도와준다고? ...왜? 싶어서.
 
나이아:내 맘이다. 뭐.
 
그레이:이상해.
 
질리:...원래 이상해.
... ...요즘은 더 이상해...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는건지...
 
나이아:......
 
나이아 , 은근하게 눈을 꾹 감았다가 미소를 지으며 뜹니다.
 
질리:아니, 사양은 안하는데...
...아니다.
 
질리 , 포기합니다.
 
질리:내가 너에 대해서 뭘 알겠니...
 
나이아:좀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나이아 , 괜시리 중얼거리고는, 모르는 척 몸을 아예 돌려 거리쪽을 바라봅니다.
 
질리:뭐라고?
 
질리 , 못들은 것인지 나이아쪽을 바라봅니다.
 
나이아:아-무것도.
 
질리:...?
 
 
:잠깐 그러고 기다리다보면, 갑자기 뿅, 하고 벨버리가 나타납니다.
손에는 두가지 물건이 들려있네요.
 
벨버리:...이것들이... 도움이 될거에요.
 
벨버리 , 오렌지 모형 키링과 청록색 오르골을 건네줍니다.
 
질리 , 받아서 잠깐 바라보다가...하나씩 짚어보며 물어봅니다.
 
질리:둘 다 어디에 쓰는거죠?
 
벨버리:...오르골은... 꿈에 들어갈 수 있게 도와주는 물건이에요.
그걸.... '꿈의 흔적' 근처에서 사용하면... 문이 열릴거에요.
키링은...... 아무튼 갖고 있으시면 좋을...거에요.
 
질리:...음, 알겠습니다.
 
 
:키링은 핸드폰이나 지갑에 걸어두면 딱 좋을 것 같이 생겼습니다.
작은 구멍이 미세하게 뚫려 있는 걸 보면 무언가의 스피커 같기도 하고요.
 
질리:음...
그럼... 꿈의 흔적이 어디있는지를 알아야하는데...
그걸 어떻게 아냐 이말이지...
 
나이아:그건 이제부터 찾아야지.
일단 연결선부터 따라가면 되지 않겠어?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두 사람이 안개 안에서 인상을 꾹 눌러쓰고 연결선을 따라다니고 있으면, 벨버리는 도로 쪽으로 돌아가 수습을 시작합니다.
그레이 역시 고개를 휙휙 돌리며 수색을 함께하네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녀는 엇- 하는 소리를 내며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킵니다.
 
그레이:그 연결선이라는 거, 저기로 모이는 것 같은데?
 
질리:어디?
 
 
:그리 말한 소녀가 가리킨 방향은.... 익숙한 건물이 있는 방향입니다.
간단한 곡선과 색채감으로 보는 이를 감탄하게 만드는 50여층의 마천루.
Twit 제과 본사의 꼭대기입니다.
 
질리:...Wa...
저길 다시가야하네.
(고소공포증)
...갈까?
 
질리 , 나머지 둘을 보며 말합니다.
 
그레이:가야지, 다시 아이라를 만나러,
 
나이아 , 가볍게 어깨를 으쓱입니다.
 
나이아:난 이미 도와준다고 말했는걸.
 
질리:후...그럼 가자.
 
질리 , 그렇게 말하며 트윗제과 본사로 갑니다.
 
 
:본사 건물로 향하면,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이 오가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어차피 임시 사원증이 있으니 통행이 막힐 일도 없지요.
일행은 그 길로 문제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 ...
날은 벌써 노을이 다 져 가는 시간입니다.
붉은끼가 남은 하늘의 한쪽은 이미 검게 물들어있습니다.
 
 
:일행은, 옥상에 도착해 옥상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다과회가 끝난 옥상은 깔끔하게 치워져서, 텅 비어 있습니다.
다과회가 열리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네요.
허하고 텅 빈 이곳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조금은 막막하게 느껴집니다.
 
나이아:-그러고보니, 여기서 웬 환영이 뛰어내리는 걸 봤었는데 말야.
 
질리:...아, 너도 그걸봐서 난간에 매달린거구나.
(너 입장에서 그걸 그렇게 당황할정도로 볼 정도였어? 라고 말하고싶지만 참는다)
...지금보면 그게 아이라의 환영이었던걸까...
 
나이아:그랬을지도-
 
나이아 , 그리 중얼거리며 환영을 보았던 쪽으로 걸어갑니다.
 
나이아:여기 근처에서 돌려보는 게 낫겠지? 그 오르골.
 
질리 , 그걸 듣고 가방에 넣어둔 오르골을 나이아쪽에서 돌려봅니다.
 
 
:작은 오르골 소리가 울려퍼지면, 다과회에서 봤던 허영이 흔들리며 나타납니다.
작은 소녀의 모습을 한 허영은 그 울림에 반응하듯 천천히 고개를 듭니다.
밝은, 푸른 빛이 눈 앞에 나타난 것은 그때입니다.
푸른 벽처럼, 그것은 오르골 위로 솟아오릅니다.
하하, 놀라서 오르골을 떨어뜨려도 괜찮답니다.
 
질리 , 놀란듯 덜그럭 거리지만 놀라서 오르골을 떨어트리지는 않습니다. 남의 물건이니까... 얌전히 오르골을 바닥에 내려놓습니다.
 
 
:오르골을 바닥에 내려놓으면, 안쪽의 광경이 보입니다.
푸른 벽 안쪽, 그곳엔 새파란,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보입니다.
 
그레이:....여기야? 아이라가 있는 곳이?
 
질리:...그런거 같은데?
 
그레이:...아이라-....
 
그레이 , 다소 슬픈 표정을 지었다가도, 꾹 인상을 한 번 쓰더니 결연한 표정이 됩니다.
 
그레이:가자.
아이라를 구하러 가자.
 
질리:...그래.
 
질리 , 그말에 안으로 들어갑니다.
 
 
:안쪽으로 발을 들이면, 신기한 감각이 몸을 감싸안습니다.
눈이 멀 것 같은 광경이 눈 앞에 크게 펼쳐집니다.
당신은- 눈을 감았던가요?
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의식은 그대로 희뿌옇게 번져갑니다....
 
BGM을 꺼주세요.
 
 
 
:새파란 하늘이 가득찬 곳.
그곳에 당신이 있습니다.
당신의 시야에는 하늘에 아득하게 떠 있는 거대한 적란운의 선명한 경계선만이 가득 차 있습니다.
불투명한 선을 경계로 하늘과 바닥이 맞닿습니다.
...꿈?
꿈인가?
 
 
:꿈치고는 정말 생생한걸요.
 
 
:ㅡ아니, 아닙니다.
꿈에서 봤던 광경과 똑같지만, 이것은 꿈이 아닙니다.
편안했던 꿈 속 광경과는 다르게 푸르고 깨끗했던 하늘에는 묘하게 거뭇거뭇 회색빛이 돕니다.
 
질리:...
 
 
:비라도 머금은 먹구름 같군요.
같이 들어왔을 나이아와 그레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하늘을 쳐다보았다가, 바닥을 슬적 내려다봅니다.
발 밑에는 당신이 달려왔던 거리가 보입니다.
이곳은 하늘 위, 한층 다른 차원의 세계, '꿈 속'입니다.
 
질리:... ...
 
 
:그제야 Twit 본사의 옥상, 마천루가 눈에 비칩니다.
모습은 똑같만 차원은 다른 곳.
당신은 그 간극을 이해할 수 있나요?
등골이 서늘해지는 풍경과 더불어, 감히 이곳에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혼란스럽습니다.
 
질리:
SAN Roll
기준치: 47/23/9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질리 , 그걸 보고는 고개를 애써 내리지 않습니다. 혼란스러움과 공포증을 함께 느끼는것 같습니다.
 
 
:어거지로 바닥을 보지 않고 앞을 보고 있으면, 시야 멀리에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꿈 속이었다면 소녀가 서있었을 곳에 무언가 놓여있습니다.
가까이 가볼까요?
 
질리 , 그쪽으로 가봅니다.
 
 
:놓여있는 것은 핑크색 캐리어입니다. 그 옆에는 작고 하얀 머그컵도 놓여있네요.
 
질리 , 핑크색 캐리어를 봅니다.
 
 
:금방이라도 굴러갈듯이 서 있는 캐리어입니다.
마치 방금까지 누군가 잡고 끈 듯 손잡이도 위로 뻗어있습니다.
음.... 4자리 숫자의 비밀번호가 걸려있네요.
찍어 맞추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질리:음...
 
질리 , 옆에 하얀 머그컵을 봅니다.
 
 
:삐둘빼뚤하게 그려진 그림이 머그컵에 그려져 있습니다.
그레이의 모습과, 짧은 단발을 한 흑발의 소녀가 보이는군요.
 
질리 , 고개를 갸웃합니다.
 
 
:"생일 축하해, 그레이!" 라는 작은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밑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3.1이라고 적혀 있네요.
 
질리:...3월1일...
 
질리 , 그걸 보고는 캐리어에 0301을 입력합니다.
 
 
:...오, 열렸습니다.
캐리어 안에는 잡다한 잡동사니가 들어있습니다.
옷가지들과 빈 과자 봉지작은 통텀블러가 있습니다.
 
질리 , 옷가지를 봅니다.
 
 
:소녀 취향의 원피스와 옷들이 들어 있습니다.
 
질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질리 , 그걸보다가 빈과자봉지를 봅니다.
 
 
:이건....'Lady Gray'입니다.
레몬의 상큼한 향이 납니다.
봉지에는 편지가 가득 쓰여있습니다.
그레이가 아이라에게, 아이라가 그레이에게 보낸 다정한 편지들입니다.
 
질리:음...
 
 
 
 
 
질리:음...
 
질리 , 작은통을 열어봅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캡슐 형태의 통입니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타임캡슐'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안에는 우정 반지, 우정 목걸이, 우정 팔찌 등 다양한 악세서리들이 한 쌍 들어있습니다.
 
질리:(한쌍이라고?)
그레이꺼까지 있는건가?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곰곰 생각해보면... 그레이는 장신구라고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질리:...음...
 
질리 ,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들지만 일단 넘어가기로하고 다음걸 살펴봅니다. 텀블러를 봅니다.
 
 
:텀블러 안에서 이상한 향이 납니다.
.... 굳이 더 살펴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질리:...
 
질리 , 그만둡니다.
 
질리:여기에는 없는건가...
 
 
:그렇게 물건들을 다 꺼내고나니, 맨 밑바닥에 노트가 한 권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질리:응?
 
질리 , 노트를 펼쳐봅니다.
 
 
:낙서가 가득한 노트입니다.
아이라와 그레이가 함께 웃는 모습이 가득합니다....만,
뒤로 갈수록 어딘가 이상해집니다.
연필로 죽죽 그은 선들이 노트를 감싸기 시작합니다.
 
질리: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답답하고, 어둑합니다.
숨이 막혀 괴롭습니다.
얼굴이 무척 뜨겁습니다.
울고 있는건가요?
'내가'?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집니다.
 
 
■■:뜨거운 호흡에 얼굴이 화끈화끈해옵니다.
숨이 넘어갈듯 울던 소녀는, 이대로라면 과호흡으로 쓰러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괜찮습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으니, 이산화탄소가 공급되고 있을테니까요.
아마 쓰러지진 않을겁니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옵니다.
 
 
■■:소녀의 머릿속에서 생각이 어지러이 지나갑니다.
그 답답한 화증을 도저히 참지 못한 손이 무언가 날카로운 것을 집어듭니다.
부들부들 떠는 그 손이 향하는 것은 손목입니다.
인내하듯, 고통스럽게.
숨을 집어삼키면,
날카로운 것이 손목을 파고듭니다.
 
 
■■:꾹 참은 목소리가 얇게 치솟아오릅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목 사이로 그 오싹하고도 생생한 감각이 전해집니다.
 
질리:
SAN Roll
기준치: 46/23/9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정신이 몽롱해진 소녀는 고개를 듭니다.
이대로면 죽을 것 같지만,
뭐... 죽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죽기는 싫었습니다.
그렇게 숨도 못쉬고 울고, 또 울다가,
정신을 차렸을 때 보인 건, 아무도 없는 텅 빈 방.
 
 
■■:불켜진 복도에 놓여있는 한 권의-
책, 책입니다.
소녀를 내내 쫓아다녔던 그 책.
소녀를 여기까지 몰고 온, 그 책.
내리 울던 소녀는 아직도 뜨거운 얼굴로 책을 바라봅니다.
기가 찹니다.
 
 
■■:어이가 없어요!
그래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시야가 움직이고, 손이 책을 짚습니다.
흔들리는 시야는 고장난 카메라처럼 꺼집니다.
그때,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 □□□:나를 찾아줘. 나는, ▒▒에 있어.
나를 부르면 돼. ▒▒에 있잖아.
 
 
■■:목소리는 거품처럼 잔향을 남기며 녹아내립니다.
 
 
:누군가가 당신을 강하게 흔들어댑니다.
웅웅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아른하게 울려퍼집니다.
꿈?
꿈인가요?
....그렇다면 이건 악몽일지도 모릅니다.
정말 싫어하는 상대가 무척이나 걱정스럽다는 듯이 당신을 쳐다보고 있으니까요.
 
 
:네, 당신의 눈 앞에 있는 것은 나이아입니다.
당신의 어깨를 꽉 잡은 그는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어내고 있습니다.
 
질리 , 순간 강하게 흔들어대는 것에 마치 악몽에서 깨어난듯 숨을 크게 들이킵니다. 분명 '내가' 울고있던 것이 아님에도 울상인 표정을 지었다가, 나이아의 표정에 점점 울상을 짓던 표정은 어디로 가고 당황스러워하는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있습니다.
 
나이아 , 당신을 가만히 주시하고 있다가 표정이 바뀌는 것을 눈치채자, 눈을 꾸욱 감았다 뜨며 예의 익숙한 미소를 지어냅니다.
 
나이아:정신이 좀 드니?
 
질리:어...으,응? 응...
 
질리 ,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며 옷소매로 눈에 고인 눈물을 닦습니다.
 
나이아:여기 들어온 이후로 계속 멍한 얼굴이라 걱....큼, 아무튼.
정신 차린거 맞지?
 
질리 , 뒷말이 뭔지 궁금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그냥 고개를 끄덕입니다.
 
나이아:그럼 이제 일해야지,
꼬맹이는 벌써 찾아다니고 있다고.
 
나이아 , 그리 말하며 잡고 있던 손을 놓고, 고개로 까딱 뒤쪽을 가리킵니다.
 
질리 , 그말에 그쪽을 바라봅니다.
 
 
:시선을 살짝 돌려보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애타게 아이라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 그레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 그래요, 할 일을 해야죠.
구해달랬잖아요.
 
질리 , 그것을 보고는 숨을 한번 들이마셨다 내쉰뒤 따라 아이라의 이름을 부르며 그레이의 근처로 갑니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세 사람은 꿈 속의 너른 풍경을 걸어나가며 아이라의 이름을 부릅니다.
살랑, 가벼운 바람이 붑니다.
...여전히 소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요.
 
나이아:부른다고 바로 나와주면 좀 좋나.
 
그레이:한 번에 나올거라고는 생각 안했지만...
...
 
그레이 , 제 뺨을 챡챡 칩니다.
 
질리:뭐...여긴 넓은것 같으니까.
 
그레이:찾을 때까지 뛰어다니면 그만이야.
찾을 수 있어. 분명히.
 
질리:...강하네.
 
그레이:...그래야만 하니까.
 
질리 , 가만 보다가 머리를 톡톡 쓰다듬습니다.
 
그레이 , 다시 한 번 아이라의 이름을 부르며 뛰어다닙니다.
 
나이아 , 작게 한숨을 지었다가, 꼬맹아- 하면서 주변을 둘러봅니다.
 
질리 , 그걸보고는 아까보다 목소리를 높히며 돌아다닙니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여전히, 아무리 목청을 높여도 아이라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 계속 불러봐야죠, 어쩌겠어요.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하늘 위를 걷고, 구름 위를 걸으며, 계속, 계속 이름을 부른 끝에....
당신은 인영을 하나 발견합니다.
 
 
:넓은 하늘 아래, 거대한 적란운을 등지며,
원래 그곳에 있었다는 듯 바람에 살랑이는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가벼운 몸짓으로 이쪽을 향해 몸을 트는 소녀-
아이라 그레텔입니다.
 
질리 , 주위를 계속해 둘러보다가 아이라의 인영이 보이자 그쪽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질리:..- 아이라!!
 
그레이 , 화들짝 놀라며 시선을 휙 돌립니다.
 
나이아:-찾았어?
 
 
:세 사람의 시선이 자신에게 와닿자, 아이라는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그리고, 그레이는...
 
그레이:...아이라--!!
 
 
:곧장 아이라에게 달려간 그레이는, 그대로 아이라를 품에 꼭 끌어안습니다.
 
아이라 그레텔:그레이...?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질리 , 그레이와 아이라가 서로 끌어안은것을 보고는 천천히 그쪽으로 걸어갑니다.
 
 
:아이라를 끌어안은채로 그레이는 엉엉 울고 있습니다.
아이라는 매우 당황한 표정이지만, 어떻게든 그레이를 진정시키려는 듯 등을 토닥여주고 있네요.
그러다가, 당신과 나이아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가볍게 목례를 합니다.
반쯤 투명해진 몸, 어딘가 어둡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한 미소.
익숙한 감정선입니다.
 
질리 , 그 미소에서 어딘가 익숙함을 느낀채 다가갑니다.
 
질리:너가 내 꿈에 나온 걔구나?
 
아이라 그레텔 , 멋쩍은듯 헤헤헤... 하고 웃음소리를 냅니다.
 
아이라 그레텔:덕분에 그동안 좀 재밌었어요.
 
질리:...너가 내 양말에...
 
질리 , 놀림받을 것 같아 차마 딸기무늬넣었냐는 말을 못꺼냅니다.
 
질리:너가 그릇 모양바꾸고 그랬던거지?
 
아이라 그레텔:어쩌다보니까... 그쪽이랑 꿈이 연동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었거든요.
너무 심심해서 장난 좀 친건데...
많이 곤란했으면 미안해요.
 
질리 , 그말에 화낼까 고민하다가 한숨을 한번 푹 쉬더니 머리를 쓰다듬습니다.
 
질리:아니야... 그정도는 웃고 넘어갈 수 있지...
 
아이라 그레텔 , 슬픈 눈으로 은은하게 웃습니다.
 
질리 , 그걸보고는 걱정되는 표정이 됩니다.
 
질리:...괜찮은거야?
 
그레이:....아이라?
 
그레이 , 당신의 반응에서 무언가 심상찮은 느낌을 받았는지, 눈물범벅인 고개를 슬그머니 들어올립니다.
 
아이라 그레텔:...괜찮아요.
괜찮아질거에요.
...-뭐 궁금한 건 없어요?
저, 지금이면 정말 다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질리:...너가 레이디 그레이야? 자칭 전문가?
 
아이라 그레텔:네, 그런 이름으로 몇 번... 사람들을 도왔어요.
마법을 쓸 수 있으니까,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질리:음... 그럼...
음, 기억하려나? 테오.
 
질리 , 별로 기억하고싶지 않은 사건이지만 궁금하니 물어봅니다.
 
질리:테오를 돌려보내야한다고 너한테 도움을 받았었는데.
 
아이라 그레텔:...그게 오빠였어요?
저기, 그, 음...
 
질리:응.
 
아이라 그레텔:도움이... 되었었나요?
 
나이아:꽤 유용했지?
 
질리:...확실히 도움이 되었어.
 
아이라 그레텔:...다행이다-....
 
그레이:...아이라.
나도 궁금한게 있어.
....왜... 왜 꿈 속으로 도망쳐온거야?
우리, 같이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었잖아...
 
아이라 그레텔 , 대답하지 못하고 슬픈 표정으로 시선을 살짝 내립니다.
 
그레이:....아이라?
 
그레이 , 불안함에 몇 번 입을 달싹이다가 다시 말을 이어갑니다.
 
그레이:우리 이제 나가자.
좀 이상하긴 하지만... 이 사람들이 우릴 도와줄거야.
덕분에 이렇게 너도 찾아왔는걸.
 
아이라 그레텔:나는...
나는 여기서 못 나가.
원래대로 돌아가기엔 이미 늦었어.
 
그레이:...응?
그게 무슨 소리야?
 
질리:... ...
 
질리 , 그 말을 듣고는 어쩐지 표정이 안 좋아집니다. 누군가가 생각이 나는지 슬픈 감정이 묻어나옵니다.
 
아이라 그레텔:....이대로 사라지는게 나아.
난 이미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어.
 
 
:아이라는 자신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레이를 슬적 밀어내고는, 당신과 나이아에게 꾸벅 인사합니다.
 
아이라 그레텔:찾아주셔서 고마워요.
하지만...
전... 너무 지쳤어요.
차라리 편해지고 싶어요.
 
질리 , 그 말에 잠시 나이아를 봤다가 숨을 한번 들이마신 뒤 아이라를 보며 말합니다.
 
질리:그래도 괜찮겠어?
충분히 생각해보고 그런 결정을 내린거야?
 
아이라 그레텔:정말... 오래 생각해봤어요.
하루에도 몇 번이고 고민했어요.
내가... 그리고... 그레이가, 어떤 시간을 보내왔는지도요.
 
아이라 그레텔 , 슬픈듯 하면서도, 기쁜듯한 웃음을 지어내더니, 그레이를 바라봅니다.
 
아이라 그레텔: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정말 기뻤어.
만날 때마다 어떤 편지를 썼을까 궁금했고, 내 편지에 어떤 반응을 할지도 궁금했어.
그게 너무 기대되어서... 하루하루가 정말 좋았지만...
이젠... 이젠 같이 못 있는단 말이야.
 
그레이:...-아냐,
 
아이라 그레텔:이제 난 사라질거란 말이야.
흔적도 없이-
 
그레이:아냐, 아이라, 방법이 있을거야.
 
그레이 , 간절한 눈으로 당신과 나이아를 바라봅니다.
 
그레이:... 도와줄 수 있죠? 뭔가 방법이 있는거죠?
 
질리 , 그말에 나이아를 봤다가... 다시 그레이를 봅니다.
 
나이아 , 살짝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다가, 휙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립니다.
 
질리:...솔직하게 말하면... 난 아는게 없어. 사라지지 못하게 하는 방법도 모르고...
그래도...찾아달라고 하면 찾아줄게.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그레이 , 다소 불안정하게 숨을 쉬며, 흔들리는 눈빛으로 아이라를 바라봅니다.
 
그레이:...아이라-...
 
아이라 그레텔:... ...
 
아이라 그레텔 , 해탈한듯한 미소가 서서히 거두어지고, 그 자리에 울것만 같은 얼굴이 그려집니다.
 
아이라 그레텔:...안돼, 시간이 부족해.
나는, -그게...
 
아이라 그레텔 , 결국 눈물을 방울방울 흘리며 고개를 푹 숙입니다.
 
아이라 그레텔:나, 나 너무 무서워요,
...-잘못했으니까 용서해주세요...
너무, 너무 외로워서, 무서워서, 제가-
 
 
:흐느끼는 소녀의 목소리가 귀에 박힙니다.
그레이는 잔뜩 당황해서는 울지말라며 아이라의 등을 토닥이지만, 그 목소리가 가닿는 것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질리 , 그모습에 딱히 무어라 더 말을 하지 않고 옆에서 같이 등을 토닥여줍니다.
 
 
:훌쩍거리며 눈물을 자아내던 소녀는, 한참을 울다가 눈물에 잠긴 눈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이것조차도 어디서 본 감정입니다.
 
아이라 그레텔:....너무 외로웠어요.
외로워서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요.
그때, 마도서가 내 눈 앞에 나타났어요.
그래서.... 내가 그때 처음으로 쓴 마법이 뭔지 알아요?
 
 
:그 순간, 당신을 바라보던 아이라의 몸이 투명해지기 시작합니다.
배경을 그대로 투영하듯, 소녀의 몸은 빠르게 사라져갑니다.
다음 순간, 당신의 귀에는 그레이의 울음 섞인 외침이 들려옵니다.
 
그레이:-잠깐, 안돼, 가지마,
안돼, 아이라!!
 
 
:아이라가 있던 곳을 붙잡으려는 듯 헤집는 손이 보입니다.
그레이의 얇은 손은 끝내 허공을 그러안습니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소녀의 모습이 강하게 인상에 남습니다.
하늘거리던 머릿결, 나른하게 내려간 눈매와 가볍게 걸쳐졌던 웃음.
아이라가 사라진 곳을 부둥켜 안던 그레이가 바닥에 주저앉습니다.
 
질리 , 그것을 보고는 그레이의 옆에 쭈그려 앉아 등을 쓸어내리듯 토닥여줍니다.
 
나이아 , 그 둘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뭐가 마음에 안드는 모양인지 짧게 한숨을 내쉽니다.
 
 
:... ...
이번에도 구할 수 없었던걸까요.
안타까운 결말에 마음이 크게 동요합니다.
정말 이렇게 끝을 맺어야만 하는 이야기였을까요?
...
그때 문득,
 
 
:주변의 배경이 일렁거리기 시작하더니... 사방은 곧 익숙한 공간으로 변해갑니다.
푸르던 하늘은 그대로지만, 서 있던 공간이 바뀝니다.
아, 다과회가 열렸던 그 옥상이네요.
옥상의 끄트머리, 까마득한 마천루 위에 당신과 일행이 서 있습니다.
 
질리:...
 
질리 , 바뀐 풍경에 의문이 듭니다. 왜 이러는거지?
 
나이아:...뭔가 이상해.
 
나이아 , 살짝 인상을 쓰며 고개를 살짝 들어올립니다.
 
 
:그리고 그 순간,
치지직.
이상한 소리가 한 번 들리더니, 벨버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벨버리:괜찮으세요?!!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거에요?
지금, 거리에 이상한 일들이...
아마, 누군가가 주문을 마구잡이로 시전해서 생기고 있는 것 같은데...
거대한 레몬 파이 같은게... 으아악?!
 
 
:목소리는 그렇게 뚝, 끊기고 맙니다.
 
BGM을 꺼주세요.
 
 
:드높은 마천루의 정상, 그 당혹스러운 순간.
문득 당신은 주변이 눈에 띄게 어둑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탁한 모노톤으로 점철된 하늘은 묵직하게 뭉친 구름으로 가득합니다.
구르르릉, 하는 불안한 소리를 품은 채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
"레이디 앤 젠틀맨의 주인공이, 마지막에 어떤 대사를 하는지 알아?"
 
질리: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멀리서 찾고, 만들 필요가 있어?"
....목소리는 지척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질리: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렇게 가까운 곳에 완벽한 사람이 있는데!"
... ...이상합니다.
이건 분명 아이라의 목소리입니다.
왠지, 불안한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윽- 하는 짤막한 신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면, 나이아가 머리를 짚은 채 휘청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공간을 울리는 듯한 목소리는 슬픈 듯이, 아니, 재밌다는 듯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레이:나는, 나의 최고의 연인인걸!!
이보다 완벽할 수는 없어!
 
 
:바닥에 주저 앉아있던 그레이가 몸을 일으킵니다.
숙였던 고개를 들고, 천천히 일어서서 옥상의 난간 위로 망설임없이 사뿐히 올라갑니다.
 
질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쩐지 기시감이 든다는 생각은, 기분 탓이 아니었습니다.
비슷한 시선, 비슷한 피부색, 비슷한 키, 비슷한... 목소리까지.
 
 
:그레이는 난간 위에서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이 서서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 가녀린 손을 들어, 머리로 향합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중단발을 붙잡고, 가벼운 몸짓으로 손에 힘을 주면,
스르륵,
머리카락이 손을 따라 내려옵니다.
미끄러지듯이 가발이 벗겨지면, 눈에 보이는 것은,
 
 
:...아-
 
Lady Gray:어때요? 재미있었어요?
 
 
:가볍게 싱긋 웃는... 아이라 그레텔입니다.
하늘거리던 머릿결, 나른하게 내려간 눈매와 가볍게 걸쳐졌던 웃음까지 모두 똑같습니다.
아이라... 그러니까.... '레이디 그레이'가 당신을 바라보며 말을 걸어옵니다.
 
Lady Gray:진짜, 너무 외로웠어요.
사람이 어떻게 미쳐가는건지 정말 잘 이해되더라고요.
마도서가 그때 말했어요.
한 번 해보라고.
꼬르기는 거라는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아하하, 당신이었다면 어땠을 것 같나요?
 
Lady Gray:어떤 선택을 했을거죠?
얘기해주겠어요?
저는 일단... 죽고 싶어서 그래요.
 
질리 , 무릎을 꿇고 앉은채 모든 상황을 지켜보다가 아이라의 말에 똑바로 그쪽을 바라봅니다. 그리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질리:...내가, 너랑 비슷한 상황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냐고?
글쎄...
 
질리 , 잠시 말을 고르듯 뜸을 들입니다. 그러다 할 말을 고른듯 입을 엽니다.
 
질리:같은 선택을 했겠지.
분명 그게 날 더 괴롭게 만드는 걸 알고있음에도, 그때 눈앞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었을테니까.
그래서, 넌 그 선택을 해서 어땠어? 더 외로워졌어?
 
Lady Gray:처음엔 정말 괜찮아졌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만든 나의 이해자는... 나를 정말 좋아해줬거든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말을, 행동을 원하는지 전부 알아채줬고, 그게 난 정말 좋았어요.
근데- 그건 다 가짜였으니까요.
내가 만든 허상이고, 내가 만든... 미련이었으니까요.
다 소용 없는 것들이었으니까, 이젠 아무 의미 없어요.
 
 
:까마득한 마천루 위, 밝아오는 하얀 여명을 등직고 소녀가 서 있습니다.
심지어는, 당신이 움직일 때 마다 가뜩이나 아슬아슬한데도 뒷걸음질을 치거나 사뿐사뿐 난간 위를 걸어 움직이기까지 합니다.
강하게 휘잉, 바람이 불며 머리카락과 옷자락을 마구 흔들어댑니다.
여기는... 꿈 속이라고 그랬죠.
그렇다면 이 바람과 어두운 하늘은 소녀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일까요?
....꿈 속의 공간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합니다.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힘이 엉망으로 바람과, 구름과, 하늘에 뒤엉킵니다.
굉음이 서리며 하늘에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그 모든 광경의 중앙, 소녀는 가벼운 웃음을 지은 채...
이제 난간 아래로 뛰어내리려고 합니다.
...
어떻게 할 건가요, 질리?
 
 
:옛적에 당신에게 찾아온 소녀는 자신을 구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비참한 감정에 파묻혀 죽고 싶어 하는군요.
살고 싶다는 마음과, 죽고 싶다는 마음, 어느쪽이 진심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소녀에게는...
어느 쪽이 구원일까요?
 
질리:...
 
질리 , 비참해질 것을 알면서도 그것밖에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과 살고싶은 것인지 죽고싶은 것인지 알 수 없는 감정조차 익숙합니다. 익숙 할 수밖에 없죠. 그 모든게 자신이 겪었던 것인데.
 
질리 ,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소녀에게서 익숙한 느낌을 받습니다. 아, 지금이면 저 소녀와 나이가 비슷하겠죠? 아마 같을지도 모릅니다. 아직 어린 저 소녀가 자신처럼 절망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질리 , 결정을 내린것인지 난간에 서 있는 아이라의 앞으로 갑니다. 딱 몇걸음만 더 가면 닿을 거리까지.
 
 
:당신이 다가서면, 소녀는 여태 그랬듯 뒷걸음질칩니다.
...이 이상 다가가는 것은 어려워보이는군요.
 
Lady Gray:다가오지 마세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저는 죽고 싶다고.
...이제 돌아가세요.
 
질리:아이라.
너도 같이 나가자.
 
Lady Gray:싫어요, 안 나갈거에요.
여기서 나가도 아무 것도 없잖아요.
 
질리:그럼 여기는? 여기도 아무것도 없잖아.
 
Lady Gray:그러니까, 죽으려는거에요.
저한텐 남은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Lady Gray , 가볍게 빙글, 난간 위에서 한바퀴 돕니다.
 
질리:...죽고싶은게 정말 너가 원하는거야?
아니면, 이 이상 더 비참해지고싶지 않아서, 그리고 더 행복해질 기회가 없어서 죽기를 선택한거야?
 
Lady Gray:어느쪽이든 무슨 상관이에요.
결국 결과는 같을텐데.
 
질리:아니, 달라. 다르니까 물어보는거야.
 
Lady Gray:다르지 않아요.
행복할 수 없으니까 죽는 걸 진심으로 원하게 되는거에요.
오빠도 그렇지 않아요?
오빠가 꾸는 악몽을 많이 봤어요.
 
질리:... 그걸 봤어?
 
질리 , 그말에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뒷머리를 쓸어내립니다.
 
Lady Gray:오빠도 날 이해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설득하려고 하지 마요.
 
질리:...그래, 이해해. 너가 얼마나 비참했을지도 알겠고, 왜 그렇게 죽고싶어하는지도 알겠어.
근데, 그거 알아?
난 죽는 걸 진심으로 원한 적은 없어.
지금까지...행복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보장도 없어.
그런데, 누가 말하더라고.
그래도...일단 살아보는건 어떠냐고.
 
질리:살다보면... 분명 너가 원하는 날이 올거라고.
...무책임하게 들릴지도 몰라. 하지만...
너도 일단 살아보는 건 어때?
지금은 괴롭고 비참하더라도... 나가더라도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그래도 살다보면 너를 이해해줄 친구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Lady Gray:무책임해요.
여기서 더 기대하고, 기다려보라고요?
얼마나 더?
그 때가 오기는 할까요? 존재는 할까요?
마법을 배우면서 알았어요, 이 세상은 우리 생각보다도 더 불행하다는걸.
아무리 도와주고,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Lady Gray:결국엔 불행해진다고요.
그렇게 만들어진 세계니까!
 
Lady Gray , 아하하- 하고 웃음 소리를 내며 폴짝, 난간 위에서 춤을 추듯 하늘하늘 움직입니다.
 
Lady Gray:괴롭고 비참하고... 그런걸 더 견딜 수 없어요.
이 이상 견디고 싶지도 않아요.
 
질리:...
그럼 내가 너의 이해자가 되어줄게.
그 때가 오는게 막막하고 존재하는지 직접 보게될때까지, 같이 있어줄게.
아무것도 없더라도 같이 하나씩 다시 만들어가면 돼.
이렇게 되면 무책임하지는 않지?
 
Lady Gray , 살짝 어두운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다가, 다시 웃음소리를 냅니다.
 
Lady Gray:거짓말하지 마요.
여태까지 저한테 그렇게 말해준 애들은 전부 떠났어요.
내가 마법을 쓸 수 있다는 걸 알고 무서워서 도망치거나,
나한테서 원하는 것만 얻고 사라지거나,
또 한 명은 ......
....
 
Lady Gray , 뭔가 떠오른 것이 있는 듯 사뭇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가, 고개를 휙휙 내젓습니다.
 
Lady Gray:전 약속 같은 것도 못 지키는 사람이니까요.
오빠도 결국 떠날거잖아요.
저는... 거짓말쟁이니까.
 
질리:...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남의 목숨 가지고 거짓말 하는걸 제일 싫어해.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내가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니야.
마법은 이미 질리도록 봤어. 어린애가 약속 지키지 못하는 걸로 화내거나 뭐라 할 사람도 아니야.
그리고 난 너한테 뭔가 바라는건 딱 하나야.
나는 너가 살아서, 행복해줬으면 좋겠어.
 
질리:나이에 맞게 친구들이랑 놀고, 맛있는 것도 먹고... 걱정없이 살기를 원해.
그게 내가 너한테서 원하는 거야.
 
Lady Gray:....-어떻게요?
어떻게 행복해져야 하는데요?
난 못해요.
오빠가 바라는 건 이뤄줄 자신이 없어요.
친구들이라 할 사람도 없고, 걱정도 많아요.
전... 그걸 극복할 자신이 없어요-
 
질리:굳이 극복할 필요없어.
친구는 나부터 하나씩 넓혀가면 되는거고, 걱정이 많은 건 그만큼 너가 노력하고있다는 뜻이야.
이건 내 욕심이야. 굳이 내가 너한테 바라는걸 이뤄줄 필요없어.
처음에 너가 말했잖아. 내가 널 이해할 수 있다고.
맞아, 너가 겪은일 전부 이해해. 그러니까 더 이렇게 말하는거야.
너도 나처럼 죽고싶으면서도 그 누구보다 살고싶잖아.
 
질리:누군가가 나를 붙잡아주길 바라는거잖아.
그렇지 않았으면 넌 나에게 구해달라고 부탁하지 않았겠지.
아니야?
 
Lady Gray:... ...
...아니야- 아니에요, 저는-
 
Lady Gray , 헛웃음 소리를 흘리며 난간 위에서 비틀거립니다.
 
질리:아이라.
너가 그레이를 만들어낸건 소용없는 것들이 아니야.
너의 허상도 미련도 아니야.
그레이랑 함께한 그순간들동안 나눈 대화도 감정도 가짜가 아니야.
너는 그레이가 아니야. 너는 너고, 그레이는 그레이야.
그레이는 너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랬어. 그것도 과연 가짜일까? 그레이는 진심으로 너를 찾고싶어했어.
 
질리:그러니까, 그건 가짜가 아니야. 모두 진짜고, 지금 이순간도 진짜야.
나가고 나서 너한테 있을 일들도 허상이 아니야.
나가면 너는 분명 행복해질거야.
그레이만큼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나도 너의 이해자인 만큼 보장할게.
 
Lady Gray:... ...
 
Lady Gray , 겉으로만 지어내던 웃음이 사르르 거두어지고, 대신 눈물을 한 두 방울씩 흘리기 시작합니다.
 
Lady Gray:하지만...
...맞아요, 살고 싶었어요.
진짜 행복하게 살고 싶었어요.
...제가 돌아갈 곳이 남아 있을까요?
이런 짓을 하고도...
정말 제가 돌아가도 괜찮은거에요?
 
질리:...내 악몽을 봤다고했지?
그럼, 나는 어떨 것 같아?
나는 너보다 더 끔찍한 짓을 저질렀어. 매 순간 내가 이렇게 있어도 되는지를 고뇌해.
근데, 그런 짓을 하고도...내가 돌아갈 곳은 있었어.
내가 돌아가도 괜찮았었어.
그게 정말 괴로우면서도 안심했어.
 
질리:아, 이제 나도 돌아갈 곳이 생겼구나...
...아이라.
다시 한번 물어볼게.
살고싶어?
 
Lady Gray , 입술을 꾹 깨물며 난간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몸을 떨더니, 울음 섞인 목소리로 가냘프게 말합니다.
 
Lady Gray:......살고싶어요.
이젠 행복하게 살고싶어요.
 
질리:그럼 나가자.
이제 행복해지러 가야지.
 
질리 , 부드럽고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라에게 잡으라는 듯, 손을 내밉니다.
 
 
:당신이 손을 내밀며 다가오면, 아이라는 이번엔 피하지 않고 다가옵니다.
내밀어진 손을 잡고, 손으로 눈물을 슥슥 닦아내며, 난간에서 내려옵니다.
.... 당신은 정말로 소녀를 이해하나요?
그저 말뿐인 이해라고 하지 않을 수 있나요?
-진실이야 어찌되었든, 지금은...
정말 진정한 의미로 한 사람을 구원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리 , 하지만 이걸 구원이라고 멋대로 생각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이번에야말로 원하는 것을 이뤘다는 생각을 합니다.
 
 
:소녀는 몇 번 훌쩍이며 울음을 꾹 참고는... 뭔가 결심한 표정을 지어냅니다.
 
아이라 그레텔:...오빠,
고마워요.
-근데, 이제 진짜 나가야해요.
 
아이라 그레텔 , 슬그머니 당신을 밀어냅니다.
 
 
:살며시 몸이 떠밀리고나면, 머리 위에서 차가운 액체가 툭, 툭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곳으로 몰려왔던 먹구름들이 빗방울을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은 점차 어두워지고, 쿠구구궁, 하는 거대한 굉음이 들려옵니다.
하늘에 난 균열에서... 검은 조각들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더 시간을 지체했다가는, 무너지는 하늘과 함께 여기서-
 
아이라 그레텔:어서가요.
저는... ...이건 제가 벌인 일이니까, 마무리하고 갈게요.
 
질리:...나올 수 있지?
 
아이라 그레텔:네, 걱정마세요.
...오빠가 그랬잖아요, 행복해지러 가자고.
...믿어보려고요.
 
질리:...알았어.
 
질리 , 그말에 고개를 돌려 뛰어갑니다. 나가기전에... 아이라때문에 신경쓰지 못한 나이아를 확인하러갑니다.
 
 
:마지막으로 확인한 모습이 비틀거리던 모습이었죠?
무엇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인건지 당신으로서는 알 수 없지만... 무언가 있었음은 분명해보입니다.
지금은 아예 의식을 잃은 듯, 바닥에 쓰러져 있거든요.
 
질리 , 그모습에 분명 뭔가 이상하다는걸 느끼고 쓰러진 나이아를 흔듭니다.
 
질리:너 왜그래?
 
 
:...반응이 없습니다.
가늘게 호흡하는 소리만 들리는 정도네요.
.... 하늘 위에서 우르르릉, 하는 소리가 또 들려옵니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면, 조금씩 바스러지던 하늘이... 아예 무너져내리고 있습니다.
우, 우아악?!
 
질리:...쓰읍...
 
 
:일단 어떻게든 나가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 검댕이도 데리고요!
 
질리 , 일단 얘부터 일으켜 세웁니다.
 
질리:미안한데, 좀만 정신 붙잡고있어보면 안돼?
여기서 나가야한다고.
 
 
:평소라면 능청스레 대답이 돌아왔을 것 같은데, 정말 아무 대답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축 늘어진 몸에는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꽤 무겁습니다.
....왜 이러는거야 진짜!!
일단.... 어떻게든 해봅시다.
들어올 때도 오르골이었으니, 나갈 때도 오르골로 열린 문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질리 ,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확히는 벨버리를 만나기 이전과 지금의 확실한 차이를 점점 느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는 여기서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이아를 붙잡은채로 오르골을 찾으러갑니다.
 
 
:오르골을 찾기 위해 움직이려는 찰나, 하늘에서 떨어진 검은 파편들이 날아듭니다.
우왁, 피해요!!
 
질리:
회피
기준치: 80/40/16
굴림: 4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쿵, 쿵, 거대하고 검은 파편들이 급히 움직이는 당신의 옆으로 뚝뚝 떨어집니다.
... 여기서 죽는 건 사양이거든요!!!
 
질리: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내리치는 빗소리와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가 왕왕 울립니다.
오르골의 소리는... 아직 들리지 않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하늘에서는 계속 검은 파편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질리:
회피
기준치: 80/40/16
굴림: 7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붙잡고 있는 것이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빠른 발은 장점이었죠.
점점 파편이 커지며 아슬아슬해지고 있으니... 서두르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질리: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점점 커지고 가까워지는 굉음 사이에서...
오르골 소리가 들려옵니다.
 
 
:작지만, 뚜렷하게 들려오는 소리를 따라가면...
저 멀리에 우리가 들어온 곳이 보입니다.
둥근 원으로 된 문의 주변으로 균열이 파도처럼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이런, 서둘러야겠어요!
 
질리: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쩌억, 쩍, 갈라져 떨어지는 하늘을 피하며, 무너지는 바닥을 박차며,
당신은 문을 향해 몸을 내던집니다.
쿠당탕!
문 너머로 몸을 던지고, 어딘가에 부딪히고, 어지러운 시야를 위로 들어올리면...
여기는 Twit제과의 옥상이 아닙니다.
책과 종이로 엉망이 된, 먼지 냄새 나는 가게...
 
 
:벨버리 스토어입니다.
 
벨버리:아...!
...무사히 돌아오셨네요...
혹시 몰라서... 오르골을 이곳으로 옮겨뒀어요.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그리 말하며 가게 안으로 들어온 벨버리는 제압한 마도서들을 내려놓으며 다가옵니다.
아직도 흘러나오는 오르골 소리에 왜인지 머리가 아픕니다.
다음 순간, 당신의 시선이 훼까닥 기울어집니다.
빙글빙글도는 천장이 보이고, 당황한 벨버리의 표정이 시야에 들어찹니다.
따뜻한 손길이 당신을 그러안는 감각을 마지막으로... 시야가 완전히 검게 물듭니다.
아-.... 머리가 너무 아픈걸요......
 
 
 
:당신은 꿈을 꿉니다.
높고, 푸르른 하늘에 하얀 적란운이 떠 있습니다.
가느다란 선이 하늘과 바닥의 경계를 가리킵니다.
....아,
저만치에 누군가가 서 있습니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에 하얀 상의와 붉은 치마가 하늘거립니다.
 
 
:소녀는 천천히, 당신을 돌아봅니다.
그 하얀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걸려 있습니다.
입술이 작게 움직이는 것이 보이지만,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뭐라고 하는걸까요?
소리는 일부러 안 낸 것일까요?
작은 입술이 가볍게 호선을 그립니다.
 
 
:소리없이 마음을 전한 소녀는 빙글 몸을 돌립니다.
망설임 없는 걸음으로, 앞을 향해 걸어나갑니다.
그 끝없는 앞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어떤 광경이 펼쳐질까요?
이곳에서, 당신은 소녀가 가는 길을 지켜보게 되겠죠.
도와주겠다고 약속했으니까요.
 
 
:그런 생각들이 머리를 맴돌 즈음, 눈꺼풀이 무거워집니다.
... ...
... 눈을 뜨면, 따뜻한 햇살이 가장 먼저 느껴집니다.
시야에는....
잉? 웬 오렌지?
 
질리:...?
 
질리 , 손을 들러올려 시야에 있는걸 만집니다.
 
 
:이건... 담요네요.
오렌지 무늬가 그려진 담요가 얼굴까지 덮어져 있습니다.
슬적 담요를 걷어내고 나면, 당신은 자신이 있는 곳을 알 수 있었습니다.
벨버리 스토어의 카운터 안쪽이네요.
조금 멀게 느껴지는 소리들은 책장에 책을 꽂아넣는 익숙한 소리입니다.
 
질리 , 주위를 둘러봅니다.
 
 
:부드럽게 가라앉은 분위기의 가게 안, 책들을 정리하고 있는 벨버리가 보입니다.
우와, 그새 난장판이던 바닥도 꽤 정리되었네요.
 
질리:(와우...)
 
질리 , 생각해보니 다른 애들은 있나? 하고 고개를 돌려서 찾아봅니다.
 
 
:고개를 살짝 뒤로 돌려보면, 담요를 덮은 채 곤히 자고 있는 아이라와, 그 옆에서 방금 막 깨어난듯 느리게 눈을 깜빡거리는 나이아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인기척을 이제야 알아챈 모양인지 벨버리가 어느새 카운터 쪽으로 다가와 말을 걸어옵니다.
 
벨버리:...일어나셨네요.
음... 좀 괜찮으세요?
 
질리:...네, 괜찮아요.
 
질리 , 벨버리에게 대답하면서도 시선은 나이아쪽에 가있습니다.
 
질리:피로가 뒤늦게 몰려왔나봐요.
 
벨버리:...아마... 차원의 틈에서... 좀 멀미 같은 걸 느끼셨을 수도 있어요.
일은... 덕분에 잘 해결되었고요.
 
질리:아이라가 잘 있는거보면 그런것 같네요.
후우...
 
질리 , 숨을 한번 푹 내쉽니다. 그리고 다시 나이아를 바라봅니다. 이렇게보니 뭔가 확실하게 다른데 어떤 부분이 다르고 왜 그런지의 이유를 모르겠네요.
 
나이아 , 멍한 표정으로 앉아있다가, 슬적 눈을 마주치더니... 뭐가 마음에 안드는 냥 살짝 인상을 쓰고는 고개를 돌립니다.
 
벨버리 , 당신을 한 번, 나이아를 한 번 보더니, 음- 하는 소리를 내며 시선을 끌어옵니다.
 
질리 , 인상을 쓴채 고개를 돌리자 고개를 기울이며 나이아에게 손을 뻗습니다. 하지만 벨버리가 낸 소리에 그대로 손을 거둔채 그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벨버리:... 그... 소녀 이야기인데 말이에요.
정신이 두개로 분리되어 있기도 했고... 또 다른 자아를 만들기도 했고...
그래서... 정신적 부담이 좀... 심했을거에요.
...아마 좀 늦게 깨어날 것 같은데...
...너무 걱정은 하지 마시라고요.
 
질리:...뭐어. 그런걸 했으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일단 쉬게 둬야죠.
...얘 일어나면 할일이 많아지겠네요.
쟤는... ...됐다.
 
질리 , 눈을 가늘게 뜬채로 나이아를 봤다가 한숨을 쉬며 말합니다.
 
벨버리:...... 일단 무사하신거에 안심해야죠.
...좀 쉬다가, 돌아가시고 싶으실 때... 그때 가세요.
 
벨버리 , 슬그머니 다시 카운터에서 멀어집니다.
 
질리:네에.
 
 
:다시금 들려오는 책 정리하는 소리가 가게 안을 웅웅 울립니다.
창 너머에서는 따뜻한 햇살이 비쳐들어오네요.
새벽이 지나고, 아침이 무르익었습니다.
....수고많았어요.
 
시나리오 클리어!
 
사건의 해결 | SAN + 1d3
 
구원자 | SAN + 1d3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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