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지평선

[COC 플레이로그] 벨버리 스토어 EP3.5 Afterglow of Sunset 본문

COC 플레이 로그 (캠페인)/벨버리 스토어 (지나+질리&나이아)

[COC 플레이로그] 벨버리 스토어 EP3.5 Afterglow of Sunset

CB_PL_ 2024. 6. 12. 22:10

시나리오 링크: https://posty.pe/oe4b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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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라 그레텔:수영복이랑, 세안도구랑, 갈아입을 옷하고.... 또 뭐가 필요하지-
 
사무엘 그리예드:에휴-......
 
 
:투박한 나무 냄새가 풍깁니다.
화창한 오후의 카운터에 햇빛이 반쯤 선을 긋고 있군요.
정겨운 벨버리 스토어는 오늘도 변함없이 평화롭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오렌지 주스가 담긴 컵을 들고 있다보면, 아이라와 눈이 마주칩니다.
 
아이라 그레텔:과자? 과자도 챙기는게 나으려나?
저기, 제 말 듣고 있죠?
 
사무엘 그리예드:에휴우우우---.....
 
아이라 그레텔:저 수학 여행 간다니까요!!!
준비물 뭐 챙길지 같이 생각해줘요!! 빨리이이이!!!
 
질리 , 집단적 독백 미쳤다.
 
 
:아- 정말이지 한가로운 날이네요-
어쩌다보니 3일 정도 시간이 붕 떠버려서, 여유도 생기고 심심한 김에 산책 겸 벨버리 스토어에 방문한 참입니다.
마침 일...이라고 해야할지 돕는다고 해야할지, 책장에서 책을 정리하고 있는 나이아와 벨버리도 보이네요.
 
질리:(진짜 도서관만큼 자주온다)
 
 
:눈 앞에는 잔뜩 신난 아이라가 가방에 물건을 집어넣고 있고, 옆으로는 시름이 가득한 표정의 사무엘이 앉아서 한숨을 푹푹 쉬고 있습니다.
 
질리:아이라, 난 인생에서 수학여행 가본적이 없다-
 
질리 , 카운터앞에 앉아 늘어진 채로 이야기합니다.
 
아이라 그레텔:누군 가본적 있게요?
그러니까 빨리 같이 고민해줘요--
 
아이라 그레텔 , 늘어진 당신의 팔을 잡아 끌면서 흔들어댑니다.
 
질리 , 맥없이 흔들립니다. 귀찮...
 
질리:...과자는 가서 사는게 좋지않아?
 
아이라 그레텔:그런가?
하긴 거기서도 팔테니까 다른 것들 더 챙기는게 낫죠?
그럼 빈 자리에 뭐 챙겨가지...
 
질리:그냥 빈자리로 줄 생각은 없는거지?
 
아이라 그레텔:넹.
빠트린거 없이 꼭꼭 다 챙겨가야죠!
 
질리:그러다 무겁다고 징징거리지말고.
 
아이라 그레텔:에이, 안 그래요.
저 이래보여도 짱 세다구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질리 오빠보다는 강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질리:.......
 
질리 , 아이라의 볼을 잡아당깁니다.
 
질리:굳이- 아픈 곳 찌른다.
 
아이라 그레텔:아ㅏ아ㅏㄱ
 
질리:그리고 누구는 원해서 약한줄 아나. 난 근육이 안생긴다고-
 
아이라 그레텔:그건 제가 신경쓸 부분은 아닌 것 같은데요.
 
아이라 그레텔 , 우, 하는 소리를 내며 입을 비죽 내밉니다.
 
질리:그으래.
 
 
:두 사람이 그렇게 떠드는 동안에도... 사무엘은 땅이 꺼져라 한숨만 쉬고 있습니다.
아잇 참.
 
질리:...
 
질리 , 이쯤되면 봐달라고 한숨쉬는 기분이 들어 사무엘쪽을 바라봅니다.
 
질리:왜 그렇게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는거에요?
 
사무엘 그리예드:별 일 아니.... 아, 습관.
....진짜 큰 일인데요......
로라랑 사이가 나빠졌어요.
 
질리:로라...동생이랑요?
 
사무엘 그리예드:네..........
프라이코 사건으로 좀 예민해졌거든요.
짜증도 많이 내고 신경질적으로 굴고...
기분탓이면 좋겠지만... 심지어는 정말 아끼던 물건을 버리거나 남한테 주기도 하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질리:아-...
 
질리 , 프라이코라는 얘기에 표정이 미묘해집니다.
 
아이라 그레텔:음- 그러고보니까 로라가 아끼던 스티커 이것저것 나눠주긴 했어요.
왠지 표정도 어둡구.
 
사무엘 그리예드 , 그 말을 듣자 푸우우욱... 한숨을 쉽니다.
 
질리 , 그말에 음...하는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질리:뭐...안좋은 일이 있는걸 수도 있으니까요.
아님 사무엘이 뭔가 잘못했거나.
 
사무엘 그리예드:()
뭐... 진짜 그런거면 좋겠네요.
대화라도 어떻게 하면 해결될테니까요.
문제는 대화를 안해준다는거지만...
 
질리:...
(나이아 잠깐 봄)(안봄)
나중에 각잡고 말 걸어봐요.
 
사무엘 그리예드:이미 많이 말은 걸어봤어요.
방에도 찾아가서 대화하려고 했고요.
그때마다 내쫓기고 문전박대 당하기도 해서...
에휴우우-.........
 
질리:(진짜 뭔가 잘못한거는 아닐까)
아님 뒤늦은 사춘기일지도...
 
아이라 그레텔:사춘기라기엔 뭔가 이상했는걸요.
음... 뭐랄까...
살짝 옛날의 저 같았어요.
 
질리:음......
하지만 나는 말만 전해듣는 입장이라 잘 모르겠는데.
 
아이라 그레텔 , 가방을 꼭꼭 닫고 카운터에 올려둔 뒤... 과자 찾아서 들고 옵니다.
 
아이라 그레텔:오빠도 먹을래요?
 
질리:줘.
 
아이라 그레텔 , 봉지를 좍 뜯어서 카운터 위에 펼쳐놓습니다.
 
아이라 그레텔:짠.
가져가는 건 셀프.
 
질리:그래...
 
질리 , 하나 집어가 먹습니다.
 
아이라 그레텔 , 과자먹으면서 관람모드 진입합니다.
 
사무엘 그리예드:그래도, 뭐...
나이아씨가 있으니 괜찮겠죠.
 
질리 , 과자를 집어먹다가 나이아라는 이름이 반응한채 고개를 돌려 나이아를 바라봅니다.
 
 
:당신이 고개를 돌려 나이아를 쳐다보면, 시선을 느낀 모양인지 나이아도 몸을 돌려 이쪽을 바라봅니다.
 
나이아:뭐?
 
질리:너가 있어서 괜찮다는게 무슨뜻이야?
 
나이아:아- 그거 말하는거구나.
수학여행 보호자, 내가 대신 가기로 했거든.
 
질리 , 잠깐 니가...?하는 표정이다가 아차하며 표정을 풉니다.
 
나이아:왜 그런 표정이야?
 
나이아 , 뚱한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질리:아니야. 버릇, 버릇.
그...난 아직 너가 여기에 온 이후보다 그 전 모습이 더 기억에 남아있다?
 
나이아:...그으으래.
 
질리:...나도 노력하고있으니까 너무 싫어하지는 말고.
그래서, 너도 보호자역할로 아이아랑 로라따라서 가는거야?
 
나이아:그렇지 뭐.
딱히 보호자 역할이 좋은 건 아니지만-
재밌는 구경 하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지.
 
나이아 , 싱긋 미소짓습니다.
 
질리:재밌는 구경은 또 뭔데.
 
나이아:나보단 저쪽한테 물어보는 게 빠를걸?
 
나이아 , 그리 말하며 시선을 사무엘 쪽으로 옮깁니다.
 
질리 , 사무엘을 바라봅니다.
 
 
:시선이 하나 둘 옮겨가자, 사무엘은 멋쩍은 듯 아하하-.... 하고 웃으며 뺨을 긁적입니다.
....사고라도 쳤나?
 
사무엘 그리예드:그...
애들 수학여행지에서 오토바이 경주가 열리는데, 제가 거기 출전하게 되었거든요...
대회 일자랑 수학여행 일자가 겹쳐서 더 걱정이었는데, 나이아씨 덕에 살았죠, 정말.
 
질리 , 오토바이 경주라는 얘기에 잠깐 생각했다가 아- 하는 소리를 냅니다.
 
질리:그때 그... 엄청난 오토바이...
안 망가졌나보네요.
 
사무엘 그리예드:그...건 수리했죠.
겸사겸사 부품도 새로 달고.
색도 다시 칠하고..
안장도 새로..
 
질리:...수리하는 겸 바꾸고싶은거나 갈고싶은거 다 갈아버렸죠?
 
사무엘 그리예드 , 크흠 하는 소리를 내며 주먹쥔 손으로 입을 살짝 가립니다. 미묘하게 기분 좋아보입니다.
 
질리:경주까지 출전하실줄은 몰랐는데.
 
사무엘 그리예드:딱히 별 건 아니구요, 동호회 사람들이 나가보지 않겠냐고 권유해서...
음... 그렇게 됐네요.
......관심 있으세요?
시간만 괜찮으시면 같이 놀러가요.
보호자라고는 해도 자유시간이 꽤 많아서... 그동안 나이아씨를 혼자 두긴... 아무래도 좀 그렇잖아요.
 
나이아:취급이 이상하다?
 
아이라 그레텔: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혼자 있으면 또 이상한 장난 칠거면서.
 
나이아:너만 하겠니?
 
질리 , 본능은 못참는건가...하는 생각을 합니다.
 
질리:뭐...제가 가도되면 갈게요.
저도 쟤 혼자두기는 좀 그렇네요.
 
질리 , 장난스럽게 대꾸합니다.
 
사무엘 그리예드 , 가볍게 웃습니다.
 
사무엘 그리예드:역시 그렇죠?
 
사무엘 그리예드 , 그리 중얼거리면서 주머니를 뒤지더니, 티켓 한 장을 꺼내서 건네줍니다.
 
질리 , 티켓을 받습니다.
 
질리:오토바이라... 뭔가 오랜만이라는 기분이 드네.
 
사무엘 그리예드:...-오토바이 좋아하세요?
 
질리:어...좋아한다보다는, 예전에 탔었어서...
 
사무엘 그리예드:진짜요?!
 
질리 , 오타쿠의 스위치를 누른 기분이 듭니다.
 
아이라 그레텔 , 가만히 과자 먹으면서 구경하다가... 한 마디 합니다.
 
아이라 그레텔:반응이 과해.
 
질리:그니까...
 
사무엘 그리예드:아니, 뭐.. 그야 관심있는 쪽이니까...
 
아이라 그레텔:그래도 과해.
 
사무엘 그리예드 , 시무룩해집니다.
 
질리 , 뭔가 여러가지 질문 세례를 받을 것 같아 자리에서 일어나 나이아 근처로 갑니다.
 
질리:(방패)
 
 
:그렇게 한바탕 정신없는 시간이 또 지나고나면...
어느새 날이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왜인지 이렇게 떠들다보면 시간이 빨리 가는 기분이라니까요.
 
질리:(집으로 가자-...)
 
질리 , 주섬주섬 볼로타이를 꺼내 인사를 한뒤 집으로갑니다.
 
 
:빠른 귀환!
집으로 돌아오고나면, 피로가 물밀듯 밀려옵니다.
그래도, 당일치기라지만 여행은 여행이니... 짐은 좀 챙겨야겠죠.
내일의 여행지는 '재규어 섬'이라는 이름의 섬입니다.
만나기로 한 것도 재규어 섬의 주차장이었죠.
딱 그쪽에서 만나면 수학여행 행렬도 만날 수 있을거고, 관광버스가 있으니 통행도 쉬울거고... 어쩌구.
 
질리:말 많아.
 
질리 , 마지막 여행이...작년 12월이었네. 하는 생각을 하며 짐을 쌉니다.
 
질리:음...
 
질리 , 재규어 섬에 대해 검색합니다.
 
 
:유명 관광 명소라 그런지, 검색 결과가 무지하게 많습니다.
우 . 너무 많아 .
 
질리: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재규어가 힘차게 달려가는 모습을 닮아서 '재규어 섬'!
 
질리:음...
 
 
:바다 능선이 자리잡은 해수욕장은 딱 좋은 파도 덕에 서핑에도 좋다고 하네요.
뭔가 그 외에도 이것저것 있기는 한 것 같은데...
옛날 글과 잔뜩 섞여서 뭐가 진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질리:음...
 
질리 , 그만두기로합니다.
 
질리 , 오토바이경주를 검색해봅니다.
 
질리: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으아악. 광고가 잔뜩...
광고 사이트에 잘못 들어온 모양입니다.
 
질리 , 재규어섬 오토바이 경주라고 검색해봅니다.
 
 
:재규어섬 오토바이 경주에 대해 검색하면, 여러가지 검색결과가 나옵니다만은, 아까보단 낫습니다.
재규어 섬에서 매년 개최되는 오토바이 경주, '로드 레이스 V 베켓'에 대한 정보가 많습니다.
섬에 마련되어있는 트랙을 따라 진행되는 레이스는, 약 13년 전 불의의 사고가 한 차례 있은 탓에 관객의 수가 조금 줄고 여러 문제에 연루되었던 듯 싶은데...
이번 년도에는 티켓이 부족할 정도로 관객수가 역대급이라고 하네요.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우와, 플미 가격이 세배...
 
질리:와악...
(아니 딱히 돈 걱정은 아직 없지만 그래도 가격이...이야...)
 
 
:그래봐야 어차피 우리는 받은 티켓이 있잖아요?
하하 죽어라 플미!
 
질리:그거 맞아?
 
 
:플미는 죄악이에요. 알잖아요.
 
질리:그건 맞지만.
일단 어...그래..
 
 
:암튼...
정보를 찾아보다보니 경주 영상도 몇 올려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대충 짐싸면서 구경이라도 조금 할까요?
 
질리 , 짐싸면서 한번 봅니다.
 
 
:소리를 크게 켜놓고 짐을 싸며, 가끔 흘끗흘끗 영상을 구경합니다.
화려한 엔진 소리와 드리프트를 하며 나는 인위적인 끽 소리...
어느새 정신을 차리면 영상에 시선이 확 꽂힙니다.
멋들어진 커브와 잘 빠진 기체...
확실히 멋있긴 합니다.
속도감도 끝내주고요.
 
질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Wow...
 
 
:영상을 보면 볼수록 오토바이를 탔던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그때 기분이 어땠더라...
...까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왠지 두근두근하네요.
 
질리:이게 무서움의 두근거림인지 아님 설렘의 두근거림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긴했어.
 
 
:헤헤, 좋은게 좋은거죠.
나중에 사무엘에게 잠깐 빌려서 살짝 돌아봐도 나쁘지 않을지도요.
 
질리:나중에 한 번 물어봐야겠다.
 
 
:냅다 사는 것 보단 빌리는게 나으니까요. 음음.
...그나저나... 시간이 정말 늦었네요.
마저 짐 정리를 하고 이만 자러 갑시다.
 
질리 , 대충 짐정리한뒤 잠이나 자러갑니다. 약은 꼬박꼬박먹고...
 
 
:포근한 침대에 쏙! 몸을 뉘이면...
노곤노곤 잠이 찾아옵니다.
음- 이게 삶이죠..
 
질리 , 아- 잠 잘자는게 제일 좋다.
 
 
 
:이른 아침부터 이동해, 당신은 화창한 날씨의 햇빛이 비치는 재규어 섬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엔 사람이 북적북적하네요.
하긴 셔틀버스에도 사람이...
어휴.
 
질리:(으윽, 사람 많아.)
 
질리 , 인상을 씁니다. 으윽.
 
 
:가죽 점퍼나 썬글라스를 낀 사람들도 간간히 보입니다.
아, 하긴, 경기가 있으니까 사람이 많을만 했네요.
 
질리:으음- 그렇겠지.
 
 
:그나저나- 이렇게 혼자 있기보다는 일행을 찾아야할텐데-
 
질리:(아이라네 학교 버스는 어디일까-...)
 
 
:주변을 설설 둘러보다보면, 마찬가지로 저쪽에서 두리번거리고 있는 사무엘과 아나스타시아 고등학교 학생들의 무리가 보입...
...저 검댕이 엄청 튀지 않아요?
 
질리:....
 
 
:심지어 키도 커.
 
질리:키도 크고 옷도 검정색이니까...
 
질리 , 이렇게 말해도 오늘은 본인도 검은 목티에 검은 코트입니다. 바지는 청색이지만서도.
 
 
:아무튼, 저쪽에 고등학생들이 선생님의 인솔하에 줄을 맞춰 서있는 것이 보입니다.
나이아는 로라의 휠체어를 잡아주고 있고요.
어째 선생님 말씀은 안 듣고 나이아를 쳐다보는 학생들이 많아보인다만서도.... 어휴.
합류나 할까요.
 
질리:...
 
질리 , 일단 합류하러갑니다.
 
 
:당신이 학생들 무리 쪽으로 향하면, 이쪽으로 시선이 몇 옮겨옵니다.
우와 APP 85의 힘.
 
질리:(그러니까 그건 무슨 뜻인건데)
 
질리 , 시선이 자신에게 오자 슬쩍 시선을 피합니다.
 
 
:아이들의 시선이 옮겨가건 말건, 지도교사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선생님: 사람이 많기 때문에, 꼭 일정표를 숙지하셔야 합니다.
만약 길을 잃었을 경우, 미리 안내한 번호로 연락을 하도록 하고, 전화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파란 조끼를 입은 분들을 찾아가세요.
섬에서 봉사를 하시는 분들인데, 미아나 분실물 관련해서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당부 사항을 듣고나면, 선생님의 인솔 하에 학생들은 해수욕장으로 향합니다.
음... 일정표라...
아무리 그래도 서로 일정을 아는 편이 나중에 다시 합류한다거나 하기에도 편하겠죠.
 
질리:음 그렇지.
 
질리 , 세삼스럽게 저렇게 인솔하는거 처음봐서 신기합니다. 오...
 
질리 , 슬쩍 보다가 아이라랑 나이아있는 쪽으로 갑니다.
 
 
:당신이 살짝 학생들 근처로 더 가까워지면...
호기심 가득한 눈빛이 반짝반짝 따라붙습니다.
윽, 부담스러워.
 
질리:......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라는 왠지 뿌듯한 표정이고, 나이아는 여느때처럼 당당한 낯입니다.
 
질리 , 빠르게 걸음을 옮깁니다.
 
질리:...너 왜 표정이 뿌듯한 표정이야?
 
나이아:이런 관심 나쁘지 않잖아?
 
아이라 그레텔:그리고, 새삼...
오빠들 잘생겼잖아요!
 
질리:...
(환장!)
...아아니이-...? 절대애? 난 이런 관심 받고싶지 않아!
그 라이브 사건 영상으로 충분해!
 
아이라 그레텔:헤헹.
생각해보니까 그것 때문도 있겠구나아.
 
질리:마스크라도 껴야하나...
 
아이라 그레텔:아뇨, 안돼요, 절대 금지.
이런 사람이 제 친구라는 걸 여기저기 소문내고 다녀야겠어요.
 
질리:왜 너가 금지하는데?
아니. 하지마.
이 이상은 관심받고싶지 않아!
 
아이라 그레텔:할거에요!
 
질리:모자라도 가지고올걸...
 
나이아:냅둬, 신난다잖아.
 
질리:으음...넌 안싫어?
애들 싫다며.
 
나이아:관심은 싫지 않아.
 
질리:......
 
질리 , 속으로 관종이라고 생각하고있습니다. 굳이 입밖으로 내뱉지는 않지만.
 
질리:그래... 좋다면야...
 
나이아 , 살짝 어깨를 으쓱입니다.
 
나이아:그나저나, 사무엘은?
 
질리:아직 못만났어.
 
나이아:그래?
그럼 찾아서 데리고 해수욕장 쪽으로 와. 그쪽으로 이동은 해야해서.
 
질리:어, 알았어.
 
 
:학생들이 하나 둘 지도교사의 안내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살랑 손을 흔들어보인 나이아와, 이따봐요! 라고 외치며 손을 붕붕방방 흔든 아이라도 예외는 없습니다.
 
질리 , 따라 손을 흔들어줍니다.
 
 
:그리하여...
 
 
:결론적으로, 당신은 너른 주차장에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저 멀리로 선생님을 졸졸 쫓아가는 아이라와 로라, 그런 로라의 휠체어를 끌어주는 나이아의 모습이 보이는 정도군요.
사무엘은 어디있죠?
휙휙 고개를 다시 돌려보면, 차에서 오토바이와 짐들을 꺼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질리 , 주차장을 봅니다.
 
 
:넓은 주차장에 차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인파도 상당하고요.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주차장 한 켠에 안내 표지판이 붙어있습니다.
생태계 보존을 위해, 섬에 하루 입장 가능한 인원수를 제한하고 있으며 정해진 시간에만 출입이 가능하다는 내용입니다...만,
로드 레이스 V 베켓이 있는 시즌에는 일시적으로 제한을 푼다고 합니다.
음, 하긴, 경주가 있는 동안은 제한하기가 쉽지는 않겠죠.
 
질리:(하긴...)
 
질리 , 사무엘일 기다리다가 문득 생각났는지 로라를 바라봅니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수다를 떨고 있는 로라가 눈에 들어옵니다.
순순하게 그 뒤에서 휠체어를 밀어주는 나이아가 쬐금은 신기하게 보입니다.
슬슬 익숙해질만도 한데 말이죠.
 
질리:(이제는 힘 돌아올때까지는 안 그럴것도 알고 익숙해질만도 한데...그래도 얌전한걸 보면 뭔가 억울해.)
(사과 받은거랑 별개로 당한게 몇개인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로라는 친구들과 즐겁게 수다를 떨다가도, 부산스럽게 주변을 둘러보곤 합니다.
뭔가... 긴장한 것 처럼 보이네요.
 
질리:(긴장할게 있나...?)
 
 
:낯선 곳에 와서 긴장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혹시 모르죠, 공간과 낯을 가리는지도!
 
질리:(그런거라면야 뭐...)
 
 
:혹시 모르니까 이따 만나면 조금 안심시켜줘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보면...
...웬 파란 조끼를 입은 사람이 다가옵니다.
조끼에는 '재규어 섬 안전 봉사자'라는 띠가 둘러져 있습니다.
햇빛 가리개를 뒤집어 쓰고 있어서 얼굴은 보이지 않습니다.
 
 
안전 봉사자: 잠시 실례합니다-
 
질리:네, 무슨일이죠?
 
 
안전 봉사자: 혹시, 이 근방에서 황금색 머리에, 몸집이 큰 사내 분이나, 팔뚝 정도 크기의 나무 조각상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질리 , 그말에 생각해봅니다. 본적이 있던가?
 
 
:딱히 떠오르는 인상은 없습니다.
흐음.
 
질리:아뇨, 없습니다.
 
 
안전 봉사자: 아... 감사합니다. 혹시, 후일 발견하게 되시면 이쪽으로 연락 주실 수 있으신가요?
 
 
:안전 봉사자는 그리 말하며 연락처가 적힌 종이를 건네줍니다.
음, 뭐. 미아 찾기라면 못 도와줄 이유는 없겠죠.
 
질리:네, 알겠습니다.
 
질리 , 종이를 받습니다.
 
질리:찾으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를 한 번 더 한 뒤, 안전 봉사자는 다른 사람에게 수소문하려는 듯 뒤돌아 떠납니다.
...어휴, 저 사람도 고생이 많네요...
 
질리:...그러니까.
 
 
:아무튼, 그렇게 조오금 더 기다리다보면...
...저쪽에서 사무엘이 짐가방을 바리바리 들고 나타납니다.
...과해!
 
질리:...어, 사무엘?
그건 뭐죠?
 
질리 , 바리바리 들고있는 짐가방들을 봅니다.
 
사무엘 그리예드: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요-
여기 든건 다쳤을 때 쓸 처치 도구랑, 붕대 같은 것들이고, 이쪽은 혹시 배고플까봐 과자랑 빵이랑 음료수도 챙겼고, 갈아입을 옷이랑, 또...
 
질리:...그, 수학여행이 당일치기인거는 알죠?
그렇게 들고다니다가 로라한테 외면당할거 같은데...
 
사무엘 그리예드:혹시 모르잖아요.
 
질리:너무 과해요, 두고오세요.
 
사무엘 그리예드:으음...
그래도 조금만 따로 챙겨야겠어요.
 
질리:...그래요.
선생님분들도 계시고 하니까 너무 걱정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고요.
자- 두고오세요.
 
사무엘 그리예드:그런가요...
 
질리 , 사무엘 등을 떠밉니다.
 
사무엘 그리예드 , 아쉽다는 티를 버리진 못하지만... 주욱 떠밀려갑니다.
 
 
:좀 과한 짐도 덜어놓고, 정신머리도 챙겨주...
왜 당신이 보호자가 된 것만 같죠??
아무튼, 적당한 짐을 챙겨든 채로, 두 사람도 해수욕장으로 향합니다.
 
질리:(한숨!)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짭쪼롬한 바다 내음이 코를 간질입니다.
시원하고 청량한 파도 소리!
아!!! 바다다!!!!!
너른 해변을 따라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과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저쪽에서 로라와 아이들이 돌아다니는 것도 보이네요.
응? 근데 나이아는?
 
질리:(9월인데 안춥나봐...)
 
질리 , 나이아를 찾기위해 주위를 둘러봅니다.
 
 
:당신이 주변을 살짝 둘러보려는 차,
 
나이아:누구찾아?
 
나이아 , 불쑥 등 뒤에서 나타납니다.
 
질리 , 그거에 놀란듯 눈을 크게 뜬채로 뒤를 돌아봅니다.
 
질리:...
 
질리 , 그리고 나이아의 질문에 대답하듯 손가락으로 나이아를 가리킵니다.
 
나이아 , 그것을 보고 잠시 조용하더니, 빙긋 웃어보입니다.
 
나이아:나 보고 싶었어?
 
질리:... ...
 
질리 , 뭐라고 대답할지 고민합니다.
 
사무엘 그리예드:음...
잠깐 자리 피해드릴까요?
 
질리:...무슨 소리를 하는거예요?!
 
질리 , 당황한 표정으로 사무엘을 바라봅니다.
 
질리:무슨 오해를 하는거죠...?
 
사무엘 그리예드 , 장난스럽게 하하 웃습니다.
 
나이아:뭐어- 보호자라고는 해도 친구들끼리 노는 편이 더 좋을테니까 난 빠져주는 게 낫잖아.
 
나이아 , 손으로 로라 쪽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나이아:다음 일정 돌기 전까지, 우린 우리끼리 놀자고.
 
질리:뭐하고 노는데?
 
나이아:해변에서 할법한거?
 
질리:...바다에 던지려는거 아니지?
 
질리 , 슬금슬금 뒤로 빠집니다.
 
나이아:에이.
 
나이아 , 말은 그렇지만 싱글생글 웃고 있습니다.
 
질리:... 진짜 던지려는거 아니지??
 
사무엘 그리예드:잘못 던지면 다치니까 오늘은 좀 진정해주세요.
 
나이아:누가 진짜 한댔나-
 
사무엘 그리예드:그러고도 남으실거잖아요...
 
질리:진짜로...
 
나이아:나에 대한 평가가 너무 박하지 않아?
 
질리:예전에 나 강에 던진거 기억 안나지...?
 
나이아:기억 안나는데?
 
질리:...
 
질리 , 다리를 퍽 칩니다.
 
나이아:(아욱)
 
질리:근데 해변에서 할법한거라고 해도 우리가 모래 만지고 놀 나이는 아니지 않나?
 
사무엘 그리예드:아무래도... 그쵸.
천막이나 가게 같은 것도 있는데 좀 걸으면서 그쪽 구경하는건 어떨까요?
점심도 먹어야 할테니까 간식은 적당히 먹는게 좋겠지만요.
 
질리:괜찮을 것 같네요.
(나이아봄)
 
나이아:난 식사보단 간식 쪽이 더 좋은데 말이지.
 
질리:...원래 그렇게 간식을-
아니야.
간식적당히 먹어. 제대로된 밥을 먹으라고...
그러다가 병원에 입원한다?
 
나이아:안하니까 걱정 마셔-
 
질리:뭔 걱정 마셔야. 지금 몸상태 생각하면 그말듣고 안하겠냐고.
 
나이아:안 할만 하지 않아?
 
사무엘 그리예드:그냥 걱정하는거 받아주세요, 그러다 싸우겠어요.
 
질리 , 굳이 더 말하지는 않습니다.
 
 
:어쩐지 이래저래 말도 엄청 많고 탈도 엄청 많을 것 같지만...
세 사람은 가볍게 걷기 시작하며 여행을 즐기기 시작합니다.
 
 
:먹을거리도 많고, 기념품도 많고, 구경할 맛이 조금 납니다.
누가 '재규어 섬' 아니랄까봐, 재규어 모양으로 된 장식품이 정말 많네요.
재규어 모양 쿠키도 있었고요.
왜인지 여행지마다 하나씩 빠지지 않는 츄러스 가게도 있습니다.
너무 과하게 먹으면 점심에 곤란해지니 적당히 하려고 했는데...
나이아는 그러든 말든 맘에 들었다 싶으면 사서 입에 쏙 집어넣고야 말았습니다.
 
 
:저러고 점심 먹을 수 있어...?
 
질리 , 옆에서 아아메(안뜨거움)를 마시면서 은은하게 쳐다봅니다.
 
질리:솔직히 말해, 또 점심 안먹을거지?
 
나이아 , 어깨를 으쓱입니다.
 
나이아:그때 가서 봐야지.
 
질리:흐으으음-...
 
사무엘 그리예드:안 드실 모양인가보네요...
 
질리:...됐다. 내가 걱정해서 뭐하냐...
 
질리 , 투덜거리면서 커피나 마십니다.
 
 
:입가심스럽게 음료도 마시고, 돌아다니면서 작은 공연도 구경하고...
...꽤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게 돌아다니던 중, 세 사람은 넓은 공터같은 장소에 다다릅니다.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네요.
나름 좀 돌아다닌 것 같은데 살짝 쉴까요-
공터의 중앙에는 3m를 훌쩍 넘는 거대한 장식물도 서 있습니다.
 
 
:나무의 뿌리를 이용해 만든 장식물인듯 보이는군요.
장식물 근처에도 벤치가 있습니다.
 
질리 , 벤치에 앉습니다. 피곤해보이는 표정입니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벤치에 앉아 슬적 장식물 쪽을 보면, 낙서같은 것이 적혀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질리 , 봅니다.
 
 
질리 , 그걸보고는 고개를 갸웃입니다.
 
질리:움브라드 부족...?
 
질리 , 생각해봐도 모르겠으니 포기합니다.
 
나이아:예전에 이 섬에서 자급자족하고 살던 인간들이 있거든.
지금에야 원시 부족이니 뭐니 하지만 말야.
 
질리:으음-.
잘아네.
 
나이아 , 어깨를 으쓱입니다.
 
나이아:관심이 많으니까.
 
질리:...그래, 그렇긴하지.
 
나이아:지금이야 전부 너한테 꽂혀있긴 하지만?
 
나이아 , 싱긋 미소짓습니다.
 
질리:... ...
잘 모르겠는데?
 
질리 , 고개를 돌립니다.
 
질리 , 커피가 담긴 일회용 컵으로 얼굴을 가립니다.
 
질리:(그세 하나 더 삼)
 
나이아:모르겠다고?
아직 부족했던거야?
 
나이아 , 얼굴을 슥 들이밉니다.
 
질리 , 고개를 뒤로 뺍니다.
 
질리:.........
뭐라고 대답하든 내가 내 무덤을 파는거같은데...
...몰라?
 
질리 , 결국 대충 얼버부립니다.
 
사무엘 그리예드:제가 원래 이런거로 잘 놀리는 편은 아닌데요-
나이아씨가 질리씨를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은걸요.
그것도 엄청이요.
 
질리:... ...
 
질리 , 더 말이 없어진채로 마스크를 주섬주섬 꺼내서 씁니다.
 
질리:글쎄에요?
 
질리 , 마스크를 꾹 눌러씁니다. 귀끝이 빨개진것 같기도하고.
 
 
:귀여운 한 쌍이군요.
하하!
 
질리:넌 닥쳐.
 
나이아:우리가 딱 어울리는 한 쌍이긴 하지.
 
나이아 , 은근슬쩍 머리를 기대며 종알거립니다.
 
질리:넌 또 왜 동의하는건데?
 
질리 , 이렇게 말하면서도 기댄걸 굳이 밀어내지는 않습니다.
 
나이아:왜겠어?
 
 
:그렇게 벤치에서 옹기종기 모여 쉬면서 대화하고 장난도 치고 (당하기만 한 것 같지만, 어쨌든요.) 시간을 보내다보면...
힐끔힐끔 시간을 확인하던 사무엘이 대뜸 입을 엽니다.
 
사무엘 그리예드:저 잠깐 다녀올 곳이 있어서, 잠깐 두 분이서 계실래요?
음, 아니다, 아예 질리씨한테 점심 시간에 따로 연락드릴게요.
 
질리:네에-
다녀오세요.
근데 어디가시는데요?
 
사무엘 그리예드:경주 참가 신청 받는 시간이라서요.
 
질리:아-...
 
사무엘 그리예드:여기서 거리가 좀 있다보니까...
점심 시간에 따로 뵙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질리:뭐 상관없어요.
 
사무엘 그리예드:그럼 이따 뵈요-
 
질리 , 손 흔들어줍니다.
 
나이아:가다가 이상한 짓 하지 말고-
 
나이아 , 장난스레 말하며 비식 웃습니다.
 
질리:너같은 짓은 안하겠지.
 
사무엘 그리예드:네- 네- 다녀올게요!
 
사무엘 그리예드 , 손 흔들어주면서 인사하고 후다닥 달려갑니다.
 
나이아:자- 그럼 사람 하나 빠졌으니까-
못하던 말이나 좀 해볼까나-
 
질리:...
 
질리 , 슬쩍 눈을 피합니다.
 
나이아:뭘 피해, 장난 걸려는 거 아닌데.
로라랑 관련된 이야기야.
 
질리:...로라?
로라는 왜? 그리고 너라면 장난 걸거 같아서...
 
나이아:나름 내가 보호자 신분으로 같이 온거잖니.
옆에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왠지 답지 않다고 해야하나-
사무엘이 모르는 뭔가 있다 싶어서?
 
질리:음-...
난 한번밖에 안만나봐서 잘 모르겠어.
 
나이아:난 자주 만나봤잖아.
 
질리:프라이코때?
 
나이아:그렇지 뭐.
딱히 그게 아니더라도 속마음은 나름 잘 파악하기도 하고.
뭔가 불안해하고 있어, 확실하게.
 
질리:음...
 
나이아:이상할 정도로 가방을 조심히 다루는 것도 그렇고...
한 번 몰래 열어볼까 싶지 않아?
 
나이아 , 빙긋 웃습니다. 이게 목적이었던 듯 합니다.
 
질리:...그게 본론이지?
허참...
...걱정되서 맞지?
 
나이아:당연하지-
 
질리:...그래, 내가 널 어떻게 말리겠냐...
근데 가방은 어디있는줄 알고?
 
나이아:그건 내가 알고 있으니까.
몰-래 잠깐 가서 살-짝만 보고 오는거야.
어때?
 
질리:...
 
질리 , 잠깐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질리:그냥 보고 다시 되돌려놓는거야?
 
나이아:안 돌려놓을 생각이었어?
 
질리:혹시 모르니까 얘기하는거잖아.
 
나이아 , 어깨를 으쓱입니다.
 
나이아:원래대로 안 돌려놓으면 들키잖아.
 
질리:그건 맞지만.
 
질리 , 커피를 다 마시고 얼음 하나를 입에 집어넣은뒤 쓰레기통에 넣습니다.
 
질리:(와드득)
 
나이아 , 그걸 가만 다 보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앞장서 걷기 시작합니다.
 
나이아:가자-
 
질리 , 그걸 보고 따라갑니다.
 
 
:아무리 걱정된다해도 그렇지, 사춘기 소녀-진짜 사춘기인지는 모르지만요.-의 가방을 털자니...
미친 발상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미친 발상에 응해주는 당신도 참.
 
질리:...조용히해.
 
 
:뭐어, 지금 로라는 친구들과 파도에 발을 담그러 간 모양이니까요.
몰래 슥삭 보고 슥삭 돌려놓읍시다.
나이아가 로라의 자리라고 알려준 곳에는 민트색 가방이 얌전하게 놓여져 있습니다.
...진짜 몰래 조심히 열어보는거에요!
 
질리:
은밀행동
기준치: 55/27/11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워.
 
질리:?
(닌잔가)
은밀행동
기준치: 55/27/11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닌자 등장!
슥삭, 가방을 채와서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살짝 열어보면...
상당히 묵직한 가방 안에는 별 이상한 것들이...
놋쇠 너클부터 시작해서, 몽둥이, 단도, 최루 스프레이, 쌍절곤 따위가 들어 있습니다.
...얘 어디 싸우러 가나???
 
질리:...어.
 
 
:날붙이가 있는 것들은 천으로 둘둘 감싸놓긴 했지만요...
 
질리:...로라 살해협박 받은적 있나...?
 
나이아:딱히 그런 얘기 들은 건 없었는데.
뭔가 있는 건 분명해보이지만.
 
질리 , 무기만 있나 하고 봅니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무기들 사이에서 푸른색 편지 봉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응? 웬 편지?
 
질리:응?
 
질리 , 꺼내서 봅니다.
 
 
:편지 봉투 안에 든 편지는 총 두 장입니다.
 
 
 
질리:... ....
 
질리 , 편지를 다 읽고난뒤 복잡한 표정으로 나이아를 봅니다.
 
질리:이거...
 
나이아:혼자 이상한 짓을 벌이는 게 결국은 맞았네?
하여간 꼬맹이들이 이상하게 맹랑하다니까.
 
질리:...좀 슬슬 걱정되기는 하는데? 왜 자꾸 죽을 각오를 하는건지...
 
나이아:직접 물어보긴 좀 그렇고...
뭐라도 좀 뒤지다보면 알지 않을까 싶은데.
 
나이아 , 으음, 하는 소리를 내며 잠시 인상을 씁니다. 뭔가 떠올리고 싶은데, 잘 기억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질리:...떠오르는건 없나보네.
 
질리 , 일단 다시 주섬주섬 편지를 집어넣고 가방 지퍼를 잠굽니다.
 
나이아:아쉽게도?
 
질리:아님 그냥 물어보는것도 방법이지.
 
나이아:음-
그럴까?
 
나이아 , 장난스레 미소짓습니다.
 
질리:...넌 불안하니까 내가 물어볼게.
 
나이아:쳇.
 
질리:뭘 쳇이야.
 
질리 , 툭툭 칩니다.
 
나이아:아-무것도.
 
나이아 , 살짝 뚱한 표정이 됩니다.
 
질리 , 가방을 다시 원래 자리에 돌려놓습니다. 뚱한 표정을 보고는 잠시 생각하듯 눈을 굴리다가 나이아 손을 한번 꼭 잡았다가 놓습니다.
 
나이아:...
 
나이아 , 가만 당신을 보다가... 빙긋 미소짓더니 냅다 끌어안습니다.
 
질리:으,응??
 
질리 , 놀란표정으로 쳐다봅니다.
 
나이아:손 잡아주는 것보다 이게 더 좋거든-
 
질리:...그으러던가...
 
질리 , 어정쩡하게 손을 들고있습니다. 마주 안는것은 못하겠나봅니다.
 
질리:난 손잡는 것도 힘들어...
 
나이아:그래서 내가 하잖아?
밀어내지만 마, 지금은 그정도로도 만족할테니까.
 
질리:...으음.
 
질리 , 그말에 잠깐 고민하듯 손을 쥐었다 폈다하다가 살며시 마주 안습니다.
 
 
:어쩜, 정말 귀여운 한 쌍이네요!
근데, 언제까지고 이러고 있으면 조-금 곤란하단 말이죠...
 
질리:... 넌 진짜 좀 닥쳐.
 
 
:하하.
 
질리 , 나이아를 툭툭칩니다.
 
질리:...이제 가자...
 
나이아:그래애-
 
나이아 , 살짝 아쉬워하는 표정이지만, 순순히 놓아줍니다.
 
질리:...
 
질리 , 그걸 보고 눈을 꾹 감았다 뜨며 손을 내밉니다.
 
질리:...애들 보이기 전까지만.
 
나이아 , 눈을 두어번 깜빡거리다가 가볍게 웃으며 손을 꽉 붙잡습니다.
 
나이아:웬일이야?
 
질리:.......묻지마.
 
질리 , 고개를 돌립니다.
 
질리:...그냥 그러고싶어서.
 
나이아 , 싱글생글 웃으며 손장난을 치는 듯 싶더니 깍지까져 껴서 꼬옥 손을 붙잡습니다.
 
질리:...가기나 하자.
 
 
:사이좋게 손을 꼬옥 ~ 맞잡은 채로 두 사람은 해변을 걸어나갑니다.
로라를 찾기 위해서 걷는거긴 한데...
 
질리:(손잡은거 강조하지마!)
 
 
:어쩐지 데이트 같은 분위기.
 
질리:(닥쳐!!)
 
질리 , 눈 앞을 휘적입니다.
 
 
:하하!
조금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다보면, 파도 쪽에서 발을 담그고 퐁당거리고 있는 아이들과 로라가 보입니다.
 
 
:마침 타이밍 좋게, 로라를 해변가에 앉혀준 아이들이 마실 것과 먹을 것을 사오겠다며 잠시 떨어집니다.
아무리 한 명은 보호자 신분이래도 애들 노는데 끼어들긴 좀 뭣했는데, 다행일지도요.
지금 살짝 가서 대화를 해봅시다.
 
질리 , 살짝 가서 로라에게 말을 겁니다.
 
질리:안녕, 오랜만이네.
 
로라 그리예드 , 쇽 고개를 돌려 당신과 나이아를 바라봅니다.
 
로라 그리예드:어... 오랜만이에요?
 
질리:프라이코때 이후로 처음만나지...?
음... 반말해도 되니?
 
로라 그리예드:펴, 편하신대로요?
 
로라 그리예드 , 어색하게 대답합니다.
 
질리 , 뭐라고 말해야할지 고민하다가 나이아를 봅니다.
 
질리:(도와달라는 표정)
 
나이아 , 그저 싱글생글 웃고나 있습니다.
 
질리:...
 
나이아:얘가 할 말 있대.
 
질리:아니, 그걸.
 
로라 그리예드:...저한테요?
 
질리 , 그말에 이마를 칩니다.
 
질리:...내가 너한테 뭘 바란게 잘못이지...
 
질리 , 한숨을 쉽니다.
 
질리:그게-...
 
질리 , 대충 나이아한테 들은 로라 상태와 그것때문에 신경쓰여(미안하다는 말을 붙이며)가방에서 본 것들을 얘기를 합니다.
 
질리:가방 본거는...미안해. 사무엘이랑 아이라도 그렇고, 나이아까지 걱정하길래...
얘가 걱정하는게 그렇게 흔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로라 그리예드:...어음...
이건 좀 예상 못했는데...
 
로라 그리예드 , 살짝 인상을 씁니다.
 
질리:...미안해.
 
로라 그리예드:......
뭐어... 걱정해준 건 고맙지만요...
다음엔 그러지 말아주세요.
 
질리:알았어...
...근데 그건 왜 들고온거야?
 
로라 그리예드:...말해주면 믿어요?
 
질리:(편지내용 봤지만 말하는거보면 말하면 안될것 같아.)
...
 
질리 , 어째서인지 나이아를 한번 봤다가 다시 로라를 보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로라 그리예드:그러면요...
 
 
:로라는 잠시 고민을 하는가 싶다가도, 조곤조곤 말을 잇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로라가 4살 무렵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할머니의 생신을 맞아, 할머니 댁으로 향하던 고속도로의 위, 여느때와 같은 연중 행사를 향해가는 날.
평소와 다름 없는 그 날, 사건이 하나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앞서가던 트럭과 가족이 탄 차 사이로 오토바이가 한 대 끼어든 것입니다.
불안정하고 부주의한 운전을 하던 오토바이로 인해 트럭의 짐을 고정한 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일어났고-
 
 
:이어진 교통사고로 인해, 로라는 가족과 일상을 잃고 말았습니다.
거기까지만 듣고보면 이런 준비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이어지는 로라의 말에 납득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자신은 그 날 악마를 보았노라고.
빨간 노을을 받아 붉게 물든 바다, 광활한 그 배경을 등지고, 그림자처럼 나타난 악마를 보고...
로라는 악마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오빠를 살려달라고.
악마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조건을 말해주었습니다.
그 날로부터 정확히 13년 뒤, 노을이 질 때, 그를 다시 데리러 오겠다는 것을.
 
로라 그리예드:...오늘이 딱 그 날로부터 13년이 지난 날이에요.
 
질리:...
 
로라 그리예드:오늘... 악마가 오빠를 데려가려고 찾아올거에요.
 
질리:...그래서 사무엘한테 쌀쌀맞게 대한거구나?
 
로라 그리예드:네...
오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을 생각하니까, 도무지 웃으면서 대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오늘...
악마를 설득할거에요.
오빠를 데려가지 말아달라고.
만약 안되면... 쓰러트릴거에요.
 
로라 그리예드:때리면 똑같이 아프겠죠, 뭐...
 
질리:...혼자서 괜찮겠어?
혼자 상대하기에는 꽤나...위험해보이는데.
 
질리 , 잠시 고민하듯 입을 다물었다가 무언가 떠오르듯 입을 엽니다.
 
로라 그리예드:어떻게든 해봐야죠.
그냥 이대로 있을 수는 없잖아요?
 
질리:...그럼 내가 도와줄까?
 
로라 그리예드:-진짜요?!
 
질리:최대한 도와줘볼게.
뭘 해야할지는...아직 감이 안 잡히지만.
 
로라 그리예드:좋아요, 그럼...
오늘 하루만 내 다리가 되어주는거에요?
 
질리:...그래, 그걸로 괜찮다면.
 
로라 그리예드:그거면 충분해요.
 
나이아 , 옆에서 음- 하는 소리를 내다가, 별안간 입을 엽니다.
 
나이아:가만 보면 너도 사서 고생하는 타입이라니까.
 
질리:... 위험해보이는데 무시할 수 있겠냐고.
 
나이아:너한테도 위험하다는 말이잖아.
 
질리:...어떻게든 되겠지.
 
질리 , 시선을 슬 피하면서 딴청을 피웁니다.
 
나이아:허어.
뭐, 어쨌든, 그건 그거고.
수학여행 일정은 잘 맞춰서 해야지?
 
로라 그리예드:그래야죠, 악마는... 언제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저랑 한 거래니까 제 앞에 분명 나타날거에요.
 
질리:뭐...무슨 일 생기면 얘가 그래도 지켜는 줄거야.
 
질리 , 나이아를 가리킵니다.
 
나이아 , 어깨를 가볍게 으쓱입니다.
 
나이아:오늘은 보호자 신분이니까.
 
로라 그리예드:고마워요, 두 분 다.
 
질리:그리고 사무엘 너무 쌀쌀맞게 대하지 말고.
어제 하루종일 울상이더라...
 
로라 그리예드:앗.
...이거만 잘 해결되면 괜찮아질거에요.
 
질리:으음...그럼 다행이지만.
 
나이아:암튼- 슬슬 점심시간도 오고 있고,
이쯤에서 각자 일정 하러 갈까?
 
나이아 , 슬그머니 당신을 보며 말합니다.
 
질리:그래야겠지?
 
질리 , 그걸 듣고는 휴대폰을 꺼내봅니다. 연락 왔나?
 
 
:. . .
아직 연락이 없...
아,
방금 막 왔습니다.
 
질리:아 연락 왔다.
 
 
:시가지 쪽에 맛집을 찾아뒀으니, 그쪽에서 보자며 주소를 날려줬네요.
제가 살게요! 라는 당찬 말과 함께 귀여운 따봉 이모지도 함께 있습니다.
 
질리:그럼... 나중에봐?
 
나이아:그래-
아, 그러고보니까 이쪽 일정 잘 모르지?
일정표 하나 줄까?
 
질리:줘도 되면?
 
나이아:어차피 난 외웠으니까.
복잡한 일정도 아니고.
 
질리:그럼 줘.
 
나이아 , 옷 주머니에서 고이 접힌 종이를 꺼내 건네줍니다.
 
질리 , 종이를 펼쳐서 봅니다.
 
질리:(접어둔거 왠지 학생때 많이 그랬던거같은데.)
 
 
질리:...음-
어차피 경주까지 할거 없으니까...박물관에서 봐?
 
나이아:그래- 이따 봐.
혹시 빨리 보고 싶어지면 연락하고.
 
나이아 , 장난스레 웃습니다.
 
질리:...
그으으으...래.
 
질리 , 말을 늘립니다.
 
질리:(고장)
 
로라 그리예드:이따가 뵈요-
 
로라 그리예드 , 살랑 손을 흔들어 인사해줍니다.
 
질리 , 로라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한뒤 사무엘이 보낸 주소로 갑니다.
 
 
:주소지로 도착하면, 어느새 햇빛이 좍좍 내리쬐는 오후입니다.
그러니까...
덥다는 뜻이죠.
 
질리 , 주섬주섬 코트를 벗습니다.
 
 
:머리를 쫙 때리는 태양열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것도 같습니다...
으윽.
슬슬 이런 태양열 그만 올 때도 되지 않았냔 말이죠...
급하게 건물 안으로 포르르 들어가면 그나마 좀 낫습니다.
 
질리:(9월인데 더워! 지구온난화...)
 
 
:사무엘은 창가 자리에 앉아서, 당신에게 손을 흔들어보입니다.
 
사무엘 그리예드:이쪽이에요!
 
질리 , 그걸 보고는 그쪽으로 갑니다.
 
사무엘 그리예드:여기가 스파게티 맛집이라더라고요.
다행이 사람 없는 자리가 있길래 지키고 있었어요.
 
질리:사람이 몰리기전에 자리를 잡아서 다행이네요.
 
질리 , 자리에 앉습니다.
 
사무엘 그리예드:그쵸?
아, 취향이 어떨지는 몰라서 아직 주문은 안했어요.
 
사무엘 그리예드 , 그리 말하면서 메뉴판을 건네줍니다.
 
질리:딱히 취향이랄건 없어서-
 
질리 , 메뉴판을 보고는 잠시 고민하더니 볼로네제 파스타를 고릅니다.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는 동안... 그리고 나온 뒤에도.... 두 사람은 소소하게 대화를 이어갑니다.
거의 오토바이 얘기였지만요.
수상할 정도로 오토바이에 진심이라니까요, 이 사람.
 
질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뭐, 그래도... 사무엘이 사는 밥이니까요, 이거.
구체적으로 4성쯤 될 것 같은 맛에 저정도 알찬 설명이면 그래도 나쁘진 않습니다.
귀에 쏙쏙 박히는 오토바이 얘기를 들으며 식사를 이어가다보면, 어느새 접시는 거의 다 비워져 갑니다.
 
질리 , 하지만 집중이 잘 안되는것도 사실입니다. 수많은 오토바이 얘기...
 
 
:식사가 끝난 시각은 2시 30분을 코앞에 두는 시각입니다.
어디, 일정표가...
딱 이 때 쯤이면 박물관 탐방하러 갈 시간이네요.
 
질리 나이아한테 문자합니다.
 
질리:살려줘 PM 2:23
1시간동안 오토바이 얘기만 들었어 PM 2:23
 
나이아:PM 2:24 힘내 ^^
 
질리:ㅡ"ㅡ PM 2:24
박물관쪽으로 갈거야 PM 2:24
 
나이아:PM 2:24 그럼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까?
PM 2:24 시설이 시설인지라, 보호자가 계속 따라다닐 필요는 없거든.
 
질리:그래도 괜찮으면? PM 2:25
 
나이아:PM 2:25 그럼 애들끼리 보내고 앞에서 기다릴게.
 
질리:ㅇㅇ PM 2:25
 
나이아:PM 2:25 괜히 한눈 팔아서 늦지 말고 ^^
 
질리:뒷끝 진짜 오지네 PM 2:26
언제적 얘기야!!! PM 2:26
 
 
:읽고 대답을 안하네요.
아잇.
아이잇;
 
질리:아 진짜...
사무엘은 박물관 가시나요?
경주준비때문에 못가나?
 
사무엘 그리예드:아- 슬슬 준비해야하긴 하는데...
가서 잠깐만 보다 갈까요?
 
질리:음...
 
질리 , 고민하다가 아 로라가 있었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질리:그럼 준비를 하시는게...
 
사무엘 그리예드 , 잠시 생각을 하는 듯 싶다가도, 살짝 웃으며 운을 뗍니다.
 
사무엘 그리예드:그럼... 부탁드려도 되죠?
 
질리:네, 잘 보고있을게요.
준비하다가 다치지나 마세요-
 
사무엘 그리예드:네- 걱정마세요-
 
질리:그럼- 경주 때 봐요.
 
질리 , 물 한컵을 마신뒤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사무엘 그리예드:경주 때 뵈요-
 
사무엘 그리예드 , 손을 흔들어 인사해주고는, 본인도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두 사람은, 그 길로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갑니다.
 
 
:맑은 바람이 부는 숲길을 따라, 당신은 한 발 한 발 걸어나갑니다.
자급자족하던 섬이라는 말은 빈 말이 아니었는지, 과일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가 흔하게 보입니다.
 
질리:(오...)
 
 
:이따금 오소리나 사슴, 너구리 같은 야생동물이 간간이 보이기도 합니다.
 
질리:(뭔가 오소리가 음흉한 표정으로 쳐다보는것 같은데)
 
 
:(후후후..)
암튼, 안전을 위해 파란 조끼의 봉사자들이 순찰을 돌고 있으니 안심합시다!
그렇게 도착하게 된 곳은- 재규어 숲의 박물관입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거치대에서 안내 책자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의 구조는 총 2층짜리 건물로, 각 층마다 관람실이 마련되어 있는 모양이네요.
안으로 들어서면, 저 멀리서 도슨트가 진행되는 소리도 간간히 들려옵니다.
 
 
:1층의 제 1 관람실부터 볼지, 2층의 제 2 관람실부터 볼지는 선택 사항이겠네요.
도슨트는 2층에 있는 것 같고, 나이아는... 마침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네요.
 
질리 , 오는 것을 보면서 안내책자 꺼내서 봅니다.
 
 
:안내 책자에서는 원시부족들에 대한 설명과 전시품에 대한 짧막한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과거, 이 섬에는 강한 종교적 믿음을 가진 부족이 살았다고 합니다.
그들은 자연을 감싸안는 거대한 신을 섬겼으며, 그를 숭배하기 위해 나무 뿌리를 잘라 신의 모습을 조각해 의식에 사용하였다는 내용과...
그 물건들이 발굴되어 이 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질리 , 가만 잘 보다가 고개를 갸웃합니다.
 
질리:(주섬주섬 가방에 집어넣기)
(종교의 색이 짙군...)
 
 
:그래도 모든 종교가 '그런' 종교는 아니잖아요.
싫어하진 말아요, 알았죠?
 
질리:(그건 맞지만.)
(그래도 꺼려지는건 어쩔 수 없는거라고.)
 
 
:친해지길 바라.
 
질리:(거부.)
 
 
:우 .
 
질리 , 나이아한테나 갑니다,.
 
 
:왠지 살짝 피로해보이는 낯빛...
하긴, 애들 싫어한댔죠.
웬일로 순순히 잘한다 싶더라니 조만간 못 견디고 당신한테 들러붙을 것 같은 낯입니다.
 
나이아:안 늦었네?
 
질리:...원래 안 늦게 오거든?
 
질리 ,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봅니다.
 
나이아:그랬던가아-?
 
질리:어.
 
나이아:뭐, 암튼.
딱히 이런거 구경하는 취미는 없지만 말이지.. 일정은 따르긴 해야할 것 같아서.
어디부터 볼래?
 
질리:1층부터 봐야지.
나도 이런거 구경하는 취미는 없지만...
박물관보다는 도서관이 더 좋은데.
 
나이아:뭐, 어쩌겠냐.
가자아-
 
 
:제 1 관람실에는 넓은 전시 공간에 기이하게 생긴 뿌리 공예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섬에서 자생하던 부족들의 작품이라고 하네요.
아, 원시 부족이 실제로 쓰던 물건들을 복원해 둔 유물들도 있습니다.
벽면에는 움브라드 부족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전시품들을 잘 둘러보다보면... 그들이 남긴 기록을 현대의 언어로 해석해놓은 서적도 있습니다.
 
질리 , 뿌리공예를 봅니다.
 
 
:상당히 기괴한 분위기를 품은 뿌리 공예들이 전시장 안에 가득합니다.
죽은 나무의 뿌리를 채취, 약품을 발라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도록 처리한 뿌리 공예는, 미라와 같은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합니다.
작게는 손가락만한 크기부터 크게는 천장에 닿을 듯한 크기까지 다양하네요.
자연적으로 뻗어나간 뿌리로부터 자유로운 상상력을 더한 작품들은 움브라드 부족의 에술관을 곱씹게 만듭니다.
 
질리:으음...
나도 이런거 만들 수 있으려나
 
질리 , 비슷한거 만든다고 꽤 관심을 보입니다.
 
나이아:해보고 싶으면 나중에 한 번 해봐.
시도해서 나쁠 건 없잖아.
 
질리:뭔가 좀 다르지 않나- 싶어서.
난 깎아서 모양을 만들지만 이건 원형을 거의 남겨두니까.
 
나이아:그렇다고 안해볼거야?
 
질리:아니 하긴 할건데.
 
나이아:그럼 뭘 걱정해?
이러나저러나 건드려볼 생각이면 굳이 말 더 얹을 필요 없잖아.
 
질리:그냥...이래저래 현실적인 문제?
잘 만들 수 있는지랑...
나무 뿌리는 도대체 어디서 구해야하는가...
 
나이아:^^.
 
나이아 , 대뜸 웃으면서 당신 바라봅니다.
 
질리:...잘 살아있는 나무 뽑을 생각하는거 아니지?
 
나이아:^^!
 
질리:...그러지는 말고.
애초에 힘 안돌아왔다며.
 
나이아:완전히는 아니지만 말야-
설마 그것도 못하겠어?
 
질리:그래도 하지마.
그냥 나중에 찾아보지 뭐.
 
나이아:그러던가.
혹시 필요하면 꼭 부르고?
 
질리:그럴일은 없을듯...
 
질리 , 움브라드 부족 설명을 보러갑니다.
 
 
:벽면에 붙은 석판에 써둔 설명입니다.
뭐로 쓴거려나... 아크릴? 페인트?
 
 
질리:악마-...
이게 무슨 한자지?
뒤에는 마귀 마인데...
 
나이아:글쎄다-
난 그쪽으로는 안 돌아다녔어서.
 
질리 , 주섬주섬 한자사전을 켜서 악자를 찾아봅니다.
 
질리:...큰산 악이래.
 
나이아:특이하네.
보통 '악마'하면 괴물 이미지일텐데, 산이라.
 
질리:자연의 신이라서 그렇게 지은걸지도.
뭐...옛날 사람들 생각을 어떻게 알겠어. 과거로 가는것도 아닌데...
 
나이아:그렇긴 하지.
 
질리:뭐 요즘은 너처럼 딱 하나로 고정되어있는 이미지도 흔치는 않지만...
한결같이 흑막쪽으로 매체화 된 니알라토텝...
 
나이아:그게 좋은거지.
얼마나 일관성있고 완벽해.
 
질리:클리셰를 정석적으로 잘 따라가주긴하지.
근데 지금은 너도 클리셰에서 벗어나긴했네.
힘 잃은...
 
나이아:어허.
 
질리:학교 학생들이 너가 소설에 나오는 걔인줄 알면 놀라겠다.
 
나이아:그래서 아무 말 안했잖아.
 
질리:애초에 말하면 안되는거지.
어차피 말한다고 믿어주지는 않겠지만...
 
나이아:그건 또 모르는 일이니까-
나중에 힘만 돌아와보라지...
 
질리:...그러지는 말고.
 
질리 , 대답한뒤 서적을 보러갑니다.
 
 
:움브라드 부족이 숭배했던 '악마岳魔'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는 책입니다.
원문의 느낌을 살린 번역문과, 해설과 사담을 얹은 평서문이 양쪽 페이지에 각각 쓰여 있습니다.
 
 
 
:당신이 서적에서 눈을 떼는 순간, 갑자기 누군가가 옆으로 훌쩍 다가옵니다.
 
 
:당신의 옆으로 다가온 그는 검은색 캡모자 위로 어두운 색의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 있습니다.
뭐지, 이 사람?
그는, 당신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걸어옵니다.
 
 
수상한 사람: 악마는 질문을 좋아하고, 정답을 맞추면 본래의 모습을 보여준대요.
제대로 선택만 하면, 도움이 되는 것을 줄 수도 있겠죠.
 
 
:후드를 눌러쓴 사람은 그 말을 끝으로, 몸을 휙 틀고 걸어가버립니다.
....뭐지?
누구지??
 
질리 , 가만 듣기는 했는데 뭐지 싶은 표정입니다.
 
질리:...뭘까.
 
나이아:나야 모르지.
 
질리:영문을 모르겠네...
 
나이아:뭐, 그냥 역사 좋아하는 아무개일지도 모르지.
신경 쓰지 말고 가자.
 
질리:으음-
 
질리 , 그말에 고개를 끄덕인뒤 2층으로 올라갑니다.
 
 
:2층의 제2 관람실에는 움브라드 부족이 그려놓은 벽화와 그들의 족적을 표현한 예술가들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질리 , 벽화를 봅니다.
 
 
:돌로 벽을 긁어 그린 거친 선화의 벽화입니다.
옆에 그림을 해석해 내용을 유추한 해설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질리:뭔가 사신이나 저승사자 같은 느낌이네.
(뭔가 상사 사신이 직원들 참교육시키는 게임이 생각난다.)
 
나이아:문화권 마다 그런 존재가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니까.
실제로 존재하는지랑은 별개로?
 
나이아 , 그리 말하면서, 왜인지 눈웃음 짓습니다.
 
질리:예아가 있는거보면 있을것 같은데.
악마가 있는데 저승사자라고 없을까...
...근데 왜 웃어?
 
나이아:그냥?
 
질리 , 고개를 갸웃입니다.
 
질리:너는 혼돈 말고 다르게 불린적 있어?
 
나이아:많지. 그것도 엄청.
보통 결론은 다 비슷하긴 했지만- 속 알맹이도 다 똑같은 건 아니거든.
 
질리:그럼 지금 모습은 뭐라고 불리는데?
 
나이아:비밀-
 
질리:왜?
 
나이아:괜히 일 귀찮아지는 건 너도 싫을거 아냐?
 
질리:그건 맞지만...알려주는것 정도로 귀찮은 일이 생길까?
 
나이아 , 아무 말 없이 불길한 눈웃음만 짓습니다...
 
질리:...생겨?
 
나이아:자~ 다음으로 갈까~
 
질리:으으음-...
 
질리 , 그래도 얌전히 다음 그림을 보러갑니다.
 
 
:움브라드 부족의 설화는 수많은 예술가들의 창작욕을 자극했습니다.
이에, 그들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작품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이 그림들에서는 움브라드 부족이 믿었던 악마의 모습에 대한 작가들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걔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관람실 벽 한 면을 모조리 차지하는 거대한 크기의 그림 한 장입니다.
가로 2.5m, 세로 4m에 육박하는 이 그림은, 고풍스러워 보이는 은색 액자틀 안에 끼워져 있습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붉은 노을을 중심으로 검고 거대한 존재가 압도하듯이 서서 당신을 가만히 응시합니다.
 
 
:눈이 그려져 있지 않음에도, 그것은 당신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만 같습니다.
무서울 정도의 크기와 생생한 오싹함에 문득, 배경에 그려진 노을이 실제로 일렁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리:
SAN Roll
기준치: 53/26/10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4
(
3
)
 
=
3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림의 한 쪽 구석에 예술가의 싸인이 적혀 있습니다.
'차플라톤 기르마넴 데이지'
....아!!! 할아버지!!!!
 
질리 , 오싹함에 몸을 부르르 떨다가 예술가 싸인을 보고 아! 하는표정을 짓습니다.
 
질리:아! 이사람!!
 
 
:그리고... 그 옆으로 낙서가 더 있습니다.
'인과란 자연이다. 자연이란 ‘흐름’이다. 흐름을 거스르는 자는 파멸에 이를지니. 때가 되어 불타는 발이 찾아온다면, 달콤하고 따수운 그 너른 팔 안에서 눈을 감을지어다.'
 
질리:...데이지가 그린 그림이였어...어쩐지...
그때 그 전시관에서 본 그림이랑 느낌이 비슷하더라...
 
나이아:살짝 좀 특이하다 싶으면 다 그 인간 작업물이더라.
뭘 하고 산건지, 참.
 
질리:뭐... 마도서 쓴 시점에서 어떻게 산건지 눈에 보이긴해...
광인 뭐 그런거지...
 
나이아:하여간 이래서 인간들은.
 
질리:...너가 할말은...
아니지 않나.
 
나이아:오히려 내가 할 만한 말 아니었어?
 
질리:...프라이코때-
 
나이아:어허.
그때 일은 말하지 말자.
 
질리 , 입꼬리를 씰룩이며 어깨를 으쓱입니다. 놀리고싶었나보네요.
 
질리:이제 다 봤나...
 
나이아:아마도?
 
질리:다음이 경주였나.
 
나이아:경주 아니면 시내인데, 로라랑 아이라는 경주 쪽으로 신청했지.
 
질리:하긴...
너는 그럼 애들한테 좀 더 시달리겠네.
(웃음)
 
나이아 , 작게 한숨을 쉬며 살짝 인상을 씁니다.
 
질리:너가 수락했잖아.
 
나이아:그렇다고 벨버리를 보내리?
걔 보내서 난리날 바에는 내가 따라 다니는 게 낫지.
 
질리:애초에 너 얼굴에 애들이 관심 안가지게 생겼냐고.
다들 외모에 관심이 많잖아.
 
나이아:잘났으니까 관심 가질만 하다고는 생각해.
근데 그건 그거고.
 
질리:그래도 참아야지 뭐 어쩌겠어.
 
나이아:아- 정말 옛날이나 지금이나 피곤하다니까-
 
질리:...잘났어.
 
나이아:^^.
 
질리:너도 은근 주변에 사람이 많이 꼬인단 말이지.
 
나이아:너만 하겠니.
아무튼, 슬슬 시간도 그렇고, 난 애들 챙기러 가야겠다.
넌 뭐, 경기 전까지 할 거 있어?
 
질리:음...딱히? 없긴한데.
너 가고나면 뭐할지 생각하고있긴했어.
 
나이아:사무엘한테 연락이라던가 온 것도 없고?
 
질리 , 그걸 듣고 휴대폰을 확인해봅니다.
 
 
:딱히 연락이 온 것은 없지만...
생각해보니, 점심을 먹으면서 그런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출전자마다 지인 한 명 정도는 경주 직전까지 함께 있을 수 있다고 했었죠.
어차피 학교 아이들과 같이 다니는 것도 힘들테고 (당신은 보호자 명목이 아니니까요.) 시간도 붕 뜨는 김에...
가서 응원이나 해줄까요?
 
질리:음...내가 너랑 같이 가기에는 난...외부인이니까. 사무엘이나 응원해주러 갈게.
 
나이아:그래, 그럼.
무슨 일 생기면 꼭 연락하고.
오토바이 얘기 듣기 싫다는 연락 빼고 웬만해선 다 받아줄테니까.
 
질리:...아니 근데 진짜.
...아니다.
그리고 무슨 일 생기겠어? 내가 경주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나이아:혹시 모르지.
 
질리:한번 부셔먹고난 이후로 무서워. 못타...
 
나이아:탄 적이 있기는 하구나?
 
질리:타긴했지. 면허도 있고.
그때...너 처음 만나고(대충 납치그거) 얼마 뒤에 거하게 날러먹고난 이후로는 안타고있지만...
 
나이아:이 김에 타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안 그러니?
 
나이아 , 괜히 불안한 말로 자꾸 쿡쿡 찔러댑니다.
 
질리:...싫어어... 이 이상 눈에 띄기 싫어...
경주면 다 중계될거 아니야...!
 
나이아:그치?
 
질리:진짜 싫어. 그냥 아는 사람들끼리만 잘 지내고싶다고...
 
나이아 , 불안하게스리, 빙긋 미소지어 보입니다.
 
나이아:언제부터 그게 네 맘대로 됐다고 그래.
아무트은- 이제 가자, 더 늦으면 시간 꼬일지도.
 
질리:... 자꾸 그렇게 말한다-?
 
질리 , 눈을 가늘게 뜬게...음 삐진 표정이네요.
 
나이아:너가 불안해하니까 왠지 재밌어서?
 
질리:... ...
 
질리 , 발로 찹니다.
 
나이아:(( 악 ))
 
질리:됐네요- 애들한테 잘 시달리기나 하시죠.
 
 
:당신이 도착한 곳은 재규어의 깃발이 흩날리는 경주장입니다.
너른 경주 레일에 수많은 사람들이 흥분과 기대로 들끓고 있습니다.
우왁...
 
질리:(우와악...)
 
 
:급히 인파를 피해 걸음을 옮겨 개인실로 들어가면, 멋지게 옷을 차려입은 사무엘이 보입니다.
매끄러운 라이더 자켓에, 솜가락을 휘감은 검은 장갑까지... 멋지네요!
제법 긴장한 얼굴이지만, 대회에 나간다는 생각으로 살짝 들떠보입니다.
 
질리:사무엘-
 
질리 , 그쪽으로 갑니다.
 
사무엘 그리예드 , 긴장한 듯 뭔가 중얼중얼거리다가,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흠칫 놀랍니다.
 
사무엘 그리예드:아, 질리씨.
 
질리:가죽 자켓 입으니까 그때 생각나네요.
화려한 오토바이쇼.
 
질리 , 못참고 놀립니다.
 
사무엘 그리예드 , 멋쩍게 아핫; 하고 웃습니다.
 
사무엘 그리예드:뭐랄까, 오토바이하면 역시 가죽 자켓이니까요.
 
질리:그렇긴 하죠-
선글라스에 가죽 자켓.
 
사무엘 그리예드:완전 멋있지 않아요?
 
사무엘 그리예드 , 왠지 두근두근한 표정입니다.
 
질리:네에- 멋지긴하죠.
 
 
:멋진 복장...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또 옆으로 휙 튀어서 오토바이 얘기로 넘어갑니다.
아악 ...
 
질리:(으악)
 
 
:경기 규칙부터 시작해서 오토바이를 어떻게 구동해야하는지, 커브를 돌 때의 요령이나 추월 팁 등등...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이어집니다.
 
질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지간한 오타쿠가 아니고서야 이렇게까지...?
아무래도 오토바이에 정말 무지하게 엄청나게 진심인 것 같습니다.
그치만 좀 진정해주라.
 
질리 , 그냥 달관했습니다. 그래요...좋으시다니 다행이네요...
 
 
:그렇게 주절주절 오토바이 운전법에 대해 일장연설을 하던 사무엘은, 흠칫 손목시계를 확인하더니 벌떡 일어섭니다.
 
사무엘 그리예드:아, 내 정신 좀 봐.
서류 하나 더 제출해야하는 걸 깜빡하고 있었네요.
잠깐 여기서 기다... 아니다, 아예 단체 대기실에서 기다리실래요?
 
질리:다녀오세요-
예?
 
사무엘 그리예드:어차피 경기 하려면 저도 그쪽으로 가야해서요.
나가서 바로 왼쪽에 있거든요.
 
질리:어...그, 네.
제가 가도되는거예요?
 
사무엘 그리예드:아이, 괜찮아요.
지인 한 명 정도는 대기실에 같이 있어도 된다 그랬다니까요.
단체 대기실이라고 뭐 다르겠어요?
 
질리:뭐...그런거라면야...
 
사무엘 그리예드 , 그리 말하며 당신 손에 제 헬멧을 쏙 쥐여줍니다.
 
사무엘 그리예드:그럼 그쪽에서 뵈요!
 
질리:어... ...
 
 
:사무엘은 그대로, 당신이 뭐라 하기도 전에 후다닥 종이를 챙겨서 뛰쳐나갑니다.
저러다 넘어지는 건 아닐까요...
 
질리:... ...
 
 
:계단에서 구르기라도 하면 걱정인데...
그래봐야, 이미 사라져버렸지만요.
 
질리 , 아까 얘기하면서 강제로 입혀진 가죽 자켓과 손에는 헬멧을 쥐어진채로 허망하게 가는걸 바라봅니다.
 
질리:... 근데 내 사이즈 자켓은 왜 가지고계신거지?
입힐 작정이었나?
 
 
:설마요.
성격을 생각하면 아주 예전부터 이 경기를 노리고... 설레발 하면서 잔뜩 사둔 것일지도 모릅니다.
 
질리:으음-...
그럴만하긴하지.
 
질리 , 일단 터덜터덜 단체 대기실로 갑니다.
 
 
:단체 대기실로 향하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토바이의 성능이나 시합에 관한 이야기 사이로, '블랙 재규어 데빌'의 등장 이라는 주제가 유독 자주 들립니다.
뭔데? 진짜 뭔 일인데?
 
질리:블랙 재규어 ㄷ... 와 구려.
내가 평소에 고급스러운 이명만 봐서 그런가?
 
질리 , 잠시 고민하다가 대화 하는 사람들한테 말을 걸어봅니다.
 
질리:저기, 이야기 중에 죄송하지만.
제가 이 경기를 처음 보는데, 이번 경기에 지인이 출전하거든요. 관련해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블랙 재규어 데빌(...진짜 구려)에 대해서 못들었어서요. 뭔지 물어봐도 될까요?
설득
기준치: 50/25/10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대화에 갑자기 끼어든 당신에게 왠지 어색한 시선이 꽂힙니다.
어...
음...
어...
 
질리:(너 그렇게 반응하지말라고...)
 
 
:하하.
얘 뭐지?에 가까운 눈빛에 잠시 슬 주눅이 드려나 싶다보면...
순간 와하하! 하는 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저 눈빛은...
고인물 특유의...
"와 뉴비다!!"
 
질리:(오..)
(잘못걸렸는걸.)
 
질리 , 제2의 주저리를 듣게 생겼습니다. 진저리!
 
질리:(이건 내가 내 무덤을 팠다!)
 
 
:인상이 살짝 드러운가 싶었던 그들은 호탕하게 웃으며 당신의 어깨와 등을 팡팡 두드리거나 하면서 이야기를 들려줍니ㄷ 아악 악 살살- 악!
 
질리:(아아악!!)
건강
기준치: 55/27/11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질리 , 아픕니다! 악!
 
질리 , 조심스럽게 거리를 둡니다.
 
 
:그러니까...
대충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질리:(요약해야할 정도냐고.)
 
 
:블랙 재규어 데빌은, 13년 전 '로드 레이스 V 베켓'에 참여했던 선수로, 어디서 온 누구인지 이후엔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기타 등등 여러가지 가설과 해설과 온갖 이상한 이야기를 다 자르고,
결과적으로는 행방불명이 아니냐, 라는 의견이 주류였다나.
그런데, 이번 년도의 시합에...
그 블랙 재규어 데빌이 시합 관계자에게 출전하겠다는 도전 메일까지 보냈다는 이야기가 있다지 뭐에요!
그래서, 관심이 있던 모든 오토바이 팬들과 경주 팬들이 이쪽에 온 관심이 쏠려있는 모양입니다.
 
질리:(메일 뒷조사하면 다 나올것 같은...)
 
질리 , 까지 생각하고 그만둡니다.
 
 
:어허.
 
질리:(안해.)
 
 
:본업행동 멈추세요.
 
질리:(습관이야!)
 
질리 , 얘기를 들으면서 나이아한테 메세지로 살려줘를 외칩니다.
 
질리:(사람이 너무 많다 어쩌구)
 
 
:답변은 따로 오지 않습니다.
에휴...
 
질리:대답해주라고 나쁜놈이아아악 PM 4:42
 
 
:읽음 표시는 생긴다만, 답은 안옵니다.
아이고 !
아무튼...
대기실의 천장에 달린 작은 TV 화면에서 영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블랙 재규어 데빌'이 13년 전에 보여준 끔찍한 주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고, 저거 저렇게 타는거 아닌데...
 
질리:Wo.......
 
 
:매년 시합이 열리기 전에 저 영상을 틀어주는게 관례라나.
........이래서 뉴비 만난 고인물들이란. 별별거 다 알려줬네요.
 
질리:(13년동안 엄청 돌려쓰는고만...)
 
 
:그만큼 경각심을 가지라는 뜻이겠죠.
 
질리:(그런거 같긴해-)
 
 
:규칙과 조항이 늘어나는 이유가 다 저런 것 때문 아니겠습니까.
 
질리:(맞지-)
 
 
:영상를 보고 있다보면, 안내방송이 들려옵니다.
 
 
안내: 아아, 모든 선수분들께 안내드립니다.
곧 경주가 시작될 예정이오니, 모든 준비를 마치시고 라인으로 나와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안내 말씀드립니다......
 
 
:안내방송을 듣자, 선수들은 각자 헬멧을 들고 문 밖으로 나가네요.
밖을 살짝 내다보면, 선수 대신 오토바이를 끌어 라인 앞까지 가져다주는 사람의 모습이 보입니다.
선수가 아니더라도 세팅까지는 도와줘도 되는 모양인가봐요.
음...
 
질리:음...
 
 
:그 성격에 급하게 뛰어와서 얼레벌레 준비하느니, 좀 도와주는게 나을지도요...
 
질리:리얼...
 
질리 , 그런 생각을 하며 대신 오토바이를 세팅해줍니다.
 
 
:어휴, 정말 이래서야 혼자 어떻게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지...
오토바이를 끌고 세팅하러 주욱 나가면....
휴대폰이 부웅- 하고 울립니다.
사무엘로부터 연락이 와있네요.
 
질리:응?
 
질리 , 휴대폰을 봅니다.
 
사무엘 그리예드:PM 5:29 젖ㅇ말죄솟ㅇ한데각ㅂ자기ㄹ로라가 쓰러졓다고해ㅅㅓ
PM 5:29 경주르ㄹ부탂해요
 
질리:...?
네? PM 5:29
뭐라고요? PM 5:29
사무엘??? PM 5:29
 
 
:...
읽음표시도 안 생깁니다.
야!!
 
질리:....
 
질리 , 빠르게 나이아한테 문자합니다.
 
질리:로라 쓰러졌어?? PM 5:29
사무엘 거기로 갔어??? PM 5:29
 
 
:저쪽도 안 읽습니다.
야!!!!!
 
질리:아씨 둘다!!!!
 
질리 , 환장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주변이 순간 확 소란스러워집니다.
 
 
참가자H: 저, 저기봐! 블랙 재규어 데빌이야!!
 
질리:으응??
 
 
참가자R: 블랙 재규어 데빌?! 진짜였어?!
 
질리:(그 구린 이름이 진짜야?)
 
 
참가자S: 세상에, 진짜잖냐...!! 역사의 한 순간에 있는 기분이구만!!
 
질리 , 그쪽을 봅니다.
 
 
참가자B: 어이! 다들 그럴 때가 아니야. 곧 경기 시작이라고! 준비들 해!
 
 
:당신이 시선을 돌리는 차, 안내 방송의 '선수, 입장!' 이라는 소리와, 관중들의 환호성이 들려옵니다.
흐, 흐악.
 
질리:(아악!! 사무엘!!)
 
 
:아직까지도 쨍한 햇볕이 눈을 찌푸리게 만듭니다.
그러면, 왜인지 슬로우 모션처럼 눈길이 고정되는 곳이 있습니다.
선수들 사이로, 새끈하게 빛나는 검은 가죽 재킷이...
잠깐, 어라, 뭔가 이상한데요?
저 가죽 재킷, 저 후드, 그리고 저 붉은 헬멧까지...
눈에... 익지 않나요?
 
질리:...설마...
 
 
:낯설지 않은 기분도 듭니다.
 
질리:설마아......
 
 
:그러니까, 저택에서 유리창을 깨며 날아들었던 바로 그...
 
질리:그으...
 
 
:-러나 뭐라 말을 걸기도 전에 시합의 준비를 신호하는 부저가 들려옵니다.
순간, 그 익숙한 등짝이 당신을, 그리고 모든 선수들을 돌아봅니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모이면, 그는 손가락을 헬멧으로 가져다 대며 '쉿'하는 포즈를 짓고는, 여유롭게 고개를 까닥이며 경주 도로를 턱짓하더니 말합니다.
 
질리:....!!!
 
블랙 재규어 데빌:이번 우승은 제가 가져갈겁니다.
다들 손가락이나 빨며 구경하시죠.
 
 
:부르릉, 부릉부릉!
다음 순간, 여기저기서 10,000rpm에 고정된 오토바이의 시동 소리가 거칠게 울려퍼집니다.
 
질리:........
 
 
:햇빛이 쨍하니 내리쬐는 도로, 뜨거운 배기열이 바닥을 헤엄칩니다.
착잡한 마음으로, 장갑을 낀 채 손잡이를 잡으면 나는 뿌드득, 소리가 오싹합니다.
왜 이러고 있는걸까....
사무엘....!!!!!
 
질리:.....
(사무엘...끝나면 두고봐요.......)
(로라로 거짓말을 쳐...?)
 
질리 , 그래도 한동안 타본적 있다고 꽤나 자세가 그럴듯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다른 참가자들은 그 말에 거하게 반응합니다.
우우- 하는 소리도 좀 들립니다.
 
 
참가자G: 하... 어이어이, 그거, 도전장인거냐?
 
질리:(............)
 
 
참가자N: 아아- 네 녀석, 지금 뭐라고 지껄인거냐? 시시해서 죽고 싶어졌다.
 
질리 , 내가 말하는것도 아닌데 부끄러워 적을것 같습니다.
 
 
참가자I: 저번처럼 또 웃기는 꼬라지나 보여주겠지. 믿고 있다구, 어이!
 
질리:아 그냥 경기에 집중들이나 해!!! 말들 쳐 많아가지고!!!
 
질리 , 항마력을 버티지 못하고 화를 내며 내지릅니다.
 
 
:아아... 그러나 이 존재들의 소란은 멈추지 못합니다...
괴로워서 죽고 싶어졌다, 어이.
 
질리:너도 닥쳐!!!!
 
 
:하하.
아무튼...
결국 어쩌다보니 오토바이에 올라타 경기 도로를 내다보면...
그래도, 왠지, 싫지만은 않은 기분입니다.
주변이 단체로 열정에 가득 차서 그런걸까요?
어쩐지 두근두근한 느낌입니다.
 
질리:(그거알아? 화날때도 심장이 빠르게 뛰는거.)
 
질리 , 분노에 이를 갑니다.
 
 
:아무튼 그렇게, '로드 레이스 V 베켓', 13여년 만에 꽉 들어찬 수많은 관객을 동원하는 오토바이 경주가 지금 시작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 선수들 중 한 명이네요!
한숨을 후우- 내쉬고, 시동을 걸면,
한정 생산된 경주용 바이크에서 나는 거친 엔진음이 가슴을 울립니다.
그리고, 경주, 시작입니다!
 
 
:재규어 섬을 한 바퀴 둘러싼 경주 도로는, 급격한 커브와 경사가 많은 루트입니다.
결과도 결과지만, 안전을 조심합시다!
 
질리:(내 목표는 안전하게 완주!! 절대 상위권 내에 들어가지 않을거다!!)
 
질리 , 심호흡을 한뒤... 분노를 다스리며... 출발합니다!!
 
 
:부아아앙!!
끝내주는 소리를 내며 오토바이들이 일제히 출발합니다.
처음 시작은 가벼운 커브길 한 번을 동반한 직선 도로입니다.
재규어 섬의 모양을 기억하고 있나요?
이 경기에서 중요한 건 초반이 아니라... 후반이란 말이죠!
고만고만한 속도로, 커브길에서 살짝 거리가 벌려지며, 선수들은 달려나갑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단연 앞으로 치고 나가는 것은 블....
하아...
 
질리:(ㅎㅏ...진짜 구리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나보구나)
 
 
:...블랙, 재규어, 데빌, 입니다. 네.
 
질리:(어. 블 재 데)
 
 
:뭐어, 상위권에 들어가진 않겠다- 라고 했지만, 일단은 경주잖아요?
성의라도 보여봅시다. 자!
 
질리:
자동차 운전
기준치: 90/45/18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야이씨)
 
 
:(워.)
적당히 하위권 성적으로, 너무 거리가 벌려지지 않을 정도의 거리가 유지됩니다.
아니, 뭐, 이런 사람도 있는 법이죠.
 
질리:(애초에 그냥 안전하게 가는게 목표라고!(
 
 
:그렇게 주욱 달려가다보면, 시가지를 벗어나 숲 인근으로 다가가게 됩니다.
여전히 앞서가는 선수들이 많지만, 뭐 대수인가요!
안전하게만 가자, 안전하게만!
그렇게 달려가던 순간, 무언가와 눈이 마주칩니다.
작고, 귀엽고, 깜찍한.......
오소리!!?!
 
질리:(오소리??)
 
 
:아니, 레이스 도로에 웬 오소리가!?!??
올망졸망한 눈빛의 오소리는 손에 들고 있던 매끈하고 새끈한... BANANA를 앙냥냥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는...
그 껍질을 보란 듯이 흔들다가...
당신의 앞으로 던집니다!
아아니 이 오소리야!!!
왜 그걸 여기에!!!
 
질리:(아악!!! 이래서 오소리란!!!(?))
자동차 운전
기준치: 90/45/18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흐아악!
급하게 기체의 머리를 돌려 방향을 꺾었습니다.
젠장!! 이게 게임도 아니고 왜 아이템전이 된건데!!!
그런 소리를 하고 싶어도...
오소리잖아요.
봐줍시다.
 
질리:(....)
 
질리 , 어쩐지 나레이션을 노려봅니다.
 
질리:(내가 김ㅅㅎ도 아니고!!)
 
 
:하하.
아무튼, 계속 달려볼까요!
이제 이 앞은 쭈우우욱 직선 도로니까요!
 
질리:
자동차 운전
기준치: 90/45/18
굴림: 8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상위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하위권 싸움도 나름 치열합니다.
수시로 순위가 뒤바뀌고, 눈치싸움을 하며!
그 과정에서 어부지리로 순위가 좀 오르기도 합니다.
과하지만말자과하지만말자
 
질리:(과하지말자과하지말자!!)
 
 
:아무튼, 기세를 타고 죽죽 앞으로 달려나가다보면,숲의 안쪽으로 진입하며 커브길을 돌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함소리가...?
 
질리:........
 
 
사람들: 블랙 재규어 데빌이다!!!
 
 
:으, 으악, 저희는그런부끄러운닉네임안쓰는데요!!!
 
질리:(그거 나 아니야!!! 그렇게 부르지마!!!!!!!!!)
 
 
:이쪽보면서그런얘기하지말아주세요!!!!!!
 
질리:(이쪽보면서그얘기꺼내지마!!!!)
 
 
:그러거나 말거나, 사람들은 당신이 있는 방향으로 토마토나 계란을 마구 던져댑니다.
꺄악!
 
질리:
자동차 운전
기준치: 90/45/18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화려한 묘기운전을 하며, 토마토와 계란의 비를 피해-
어, 어라, 정신차려보니까 상위권?!
 
질리:뭐라고?!!
 
 
:핸들 옆에 달린 백미러로, 토마토나 계란을 밟고 주욱 넘어지는 선수 몇 명이...
어우.
오우.
 
질리:....
 
 
:어으...
보지 맙시다.
 
질리:....
 
질리 , 다시 앞을 봅니다. 안봐안봐.
 
 
:이어지는 연속된 커브를 빙글 빙 빙글 비비빙글 돌며 엎치락뒤치락 순위를 뺏고 빼앗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그리고, 저 멀리 당당하게 앞서는 사.... '블랙. 재규어. 데빌.'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하아..........
 
질리:.........
 
 
:정말이지, 이름 한 번 대단하네요.
 
질리:진짜 이름 개구려...
 
질리 , 블.재.데 뒷통수에 대고 노려봅니다. 주변에서 시커먼 아우라가 보이는것도 같습니다.
 
 
:어쩐지 살기가.
아무튼, 트랙을 따라 달려가다보면, 슬슬 재규어의 앞다리 쪽을 향하는 것이 머릿속에 연상됩니다.
이제- 반 정도 왔을까요?
아무리 말려든 경기라지만, 간만에 이런 속도감을 느끼니 정말... 나쁘지 않은 것도 같습니다.
 
질리:(즐거워하면 안되는데 좀 즐거워서 짜증나)
 
 
:하하.
그런 당신의 앞으로 거대하고, 넓고, 큰 턱이 보입니다.
아, 이거 영화에서 본 적 있어요!
여기서 바퀴를 들면 엄청난 저어엄프를 하며 통과되는 그거네요!
다만...
 
질리:(고소공포증!!!!!으악!!!)
 
 
:그 턱의 아래에...
너무너무 귀엽고,
작고,
깜찍한,
사슴 한 마리가 곤히 자고 있습니다.
이거...
 
 
:점프에 실패하면 설마......
 
질리:(아 닥쳐!!!)
 
 
:그것만은 안돼---!!!
 
질리:(여기 왜이리 동물들이 많아!!! 울타리 없냐고!!)
 
 
:높은게 무서워도 해내야해요!!!!!!
 
질리 , 공포증을 꾹 참고 달립니다.
 
질리:
자동차 운전
기준치: 90/45/18
굴림: 8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탓-!
순간 가벼운 부유감이 들며 너른 하늘과, 밝게 비추는 햇빛이 느껴집니다.
슬로우 모션이라도 입힌 것 처럼 느리게, 허공에 뜬 채로....
체감으로는 몇 십 초 정도 지난 것 같은 끝에, 바닥으로 사뿐하게 착지! 하는 것 까지 성공합니다.
흐, 흐아.
 
질리 , 무서움에 손이 덜덜 떨립니다.
 
질리:(으아악...)
 
 
:그러거나 말거나, 뒤를 쫓아오는 선수들은 열정 넘치게 크아아! 즈아앗! 같은 소리를 내며 저어엄프 합니다.
...아 제발!
 
질리:아 왜저러는거야!!
 
 
:어쩔 수 없죠, 저걸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달립시다!
 
질리:
자동차 운전
기준치: 90/45/18
굴림: 3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부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달려나가다보면, 어느새 멀게 느껴졌던 블...랙재규어데빌과의 거리가 좁혀지기 시작합니다.
뒤를 따르는 선수들과도 거리가 좁혀지는게, 이거, 막판은 꽤 아슬아슬한 경기가 되겠군요.
 
질리:(개무섭네 으악)
 
 
:이내, 선수들은 숲 코스를 벗어나 해변 코스로 진입합니다.
연속된 커브길에, 급커브 구간까지 있는 '실력'존이죠!
 
질리:(미치겠네진짜저그정도아니라고요)
 
 
:글쎄, 과연 어떨지는...
가봐야 알겠죠!
 
질리:
자동차 운전
기준치: 90/45/18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커브길을 따라, 끼이익-- 하는 소리를 내며 선수들은 추월을 하고, 추월을 당합니다.
그런 와중, 블랙 재규어 데빌--은 당당하게 가장 앞에서 달려나가고 있습니다.
왜, 왜 저렇게 잘 타지...?
그리고, 다음 순간, 당신의 옆으로 오토바이 한 대가 바싹 따라붙습니다.
어, 아니, 잠깐, 추월을 하려고 그러는 것 같은데....
너무 급하지 않아?! 이러다간 부딪히겠어요!!
 
질리:
자동차 운전
기준치: 90/45/18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혹시라도 부딪히게 되면, 당신은 물론, 저 사람이나 뒤에 이어서 다른 사람들도 연쇄로 다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뒤로 빠지기에도 사람이 많으니...
답은 앞으로 치고 나가는 것이겠죠!
코스의 마지막 커브길을 돌며, 당신은 대담하게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바짝 넘나들며 거리를 줄입니다.
예상 외의 뛰어난 기교에, 추월하려던 선수는 당신을 따라잡지 못하고 뒤쳐집니다.
....자아암깐.
 
질리:...잠깐.
 
 
:왜 앞에 사람이 한 명 밖에 없죠?
 
질리:............
 
질리 , 무언가 느껴버립니다.
 
질리:나 왜 상위권이냐고!!!!
 
질리 , 당황스러움에 목소리부터 튀어나옵니다.
 
 
:그래봐야 바이크 엔진 소리에 묻혀서 안 들리는 모양이지만요.
남은 코스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재규어의 뒷다리, 울퉁불퉁한 커브길 몇을 남겨둔 상태입니다.
여전히 선두는 블랙 재규어 데빌, 그 뒤를 따르는 건... 당신입니다!
그, 그치만 이제와서 속도를 줄이기엔...
뒤쪽이 너무 치열해서 엮여들었다가는 다칠지도.
 
질리:....
(다치고싶지 않아!!)
 
질리 , 에라이 모르겠다 라는 심정으로 그냥 달립니다!
 
 
:시원한 바람, 끝내주는 엔진음...
은 모르겠고 다치지만 말자!!!!!
그런 마음가짐으로 주우욱- 앞을 향해 달려나갑니다.
 
질리:
자동차 운전
기준치: 90/45/18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여전히 선두를 따라잡는 것은 무리입니다.
...하긴 저 인간 맨날 오토바이 타고 출퇴근 하잖아!
심지어 동호회 한다며!
뒤쪽으로는 선수들이 하나둘씩 슬금슬금 따라붙습니다.
그러던 차, 누군가 옆으로 아주 가까이 다가와 붙습니다!
 
질리:(난 거의 2년만이라고!!)
 
 
:아까 그 무리하게 추월하려던 선수는 아닌데-
왠지 위아래로 길고 코부분이 툭 튀어나온데다가 턱부분이 아주 뾰족한 헬멧을 쓴 그 선수는...
 
질리:(뭔데)
 
 
:당신의 바로 옆으로 들러붙더니 말을 겁니다.
 
질리:(헬멧 진짜 괴상하다)
 
 
참가자K: 우리... 무승부...ㄱㅏ 아니라 가위바위보 하지 않을래?
 
 
:아니 이건 또 무슨 참신한 개소ㄹ-
 
 
참가자K: 실력도 비슷해보이는데 가위바위보로 양보해주자. 응?
 
질리:...
 
 
:혹시 이 인간 이름이 카O지...?
 
질리 , 한심한 눈으로 봅니다. 뭐지?
 
질리:뭔 개소리지?
 
질리 , 그냥 무시하고 달립니다. 꺼져!
 
질리:
자동차 운전
기준치: 90/45/18
굴림: 8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매정하게 앞서서 달려나가버렸습니다.
네 주제를 알라 ~
 
질리:(네 주제를 알아라-...가 아니지.)
(애초에 뭔 가위바위보야)
 
 
:어이없는 일을 한 차례 지나가고나면, 어느새 마지막 직선 코스를 향해 근접해갑니다.
여기서- 선수들은 마지막 스퍼트를 냅니다!
 
질리 , 그런거 모르겠고 달립니다!!
 
질리:
자동차 운전
기준치: 90/45/18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부아앙-
하나 둘, 차례차례 선수들이 레일을 통과합니다.
관중석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환호소리,
황홀한 기름 냄새와 거대한 엔진 소음,
아주 오랜만에 느끼는 날아가는 듯한 속도감...
그 모든 것과 함께 한 경주는- 솔직히 재밌었습니다.
 
질리:재미있었지...재미있었는데...
 
질리 , 체력이 좋다한들 근육 없는 몸이 버티겠나요... 지칩니다.
 
 
:경기가 끝나고, 숨을 고르며 경기장 한 구석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저만치로 블랙 재규어 데빌이 보입니다.
그는 급하게,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도망가듯이 몸을 숨기는군요.
전광판에서 반짝이는, 1등의 이름을 보고도요.
아, 그 아래로는 당신 이름이.
 
질리:....
잠시만 내이름?
질리? 그 이름??
진짜 그 이름이 왜 올라가있는...
 
질리 , 앞으로 평생 이번일로 놀릴 나이아와 아이라, 그리고 예아의 모습이 선합니다.
 
 
:......이거 어쩌면...
처음부터 계획된 일...?
 
질리:..........
 
질리 , 가줏 자켓을 벗어던지며 블랙 재규어 데빌한테 달려갑니다.
 
질리:(사무엘 가만안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이 그를 쫓으면, 한동안 그의 흔적을 쫓는 다른 선수들의 소란이 들려오다가...
인기척이 드문 복도의 끄트머리에서 그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등을 보인 채 가만히 서 있던 그는, 천천히 붉은 헬멧을 벗습니다.
그리고는... 멋쩍은 웃음과 함께 당신을 돌아보는군요.
 
질리:...
사무엘......
 
질리 , 흉흉한 아우라를 풍기며 사무엘한테 다가갑니다.
 
사무엘 그리예드:그, 저기, 죄송합니다!!
 
사무엘 그리예드 , 퍼뜩 놀라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섭니다.
 
질리:...솔직히 말해요, 이거 계획된 행동이었죠?
아니 전광판에 왜 나 이름이 있냐고요!!
 
사무엘 그리예드:아니, 그...
어쩌다보니까 그렇게 됐네요.
오래 계획한 건 아니였어요!!
정말 음, 어쩌다보니까?
 
질리:근데 왜 제 이름이 거기있는거죠? 순순히 말하는게 좋을텐데요...?
 
사무엘 그리예드:그...
원래는 제 이름으로 신청해뒀었거든요?
 
질리:네에?
 
사무엘 그리예드:근데 그거 취소하려고 하니까, 별 다른 사유가 없다면 경기 몇 분 전에 자리를 빼는건 좀 곤란하고, 대타라던가 없냐길래...
그...래서?
 
질리:...............
.................
 
질리 , 주먹이 올라갑니다.
 
질리:아...하?
 
사무엘 그리예드:미, 미안해요!!
 
질리:...
 
질리 , 팔을 쎄게 주먹으로 칩니다.
 
질리:나중에 두고봅시다...
진짜 로라 쓰러진줄알고 놀랐다고요.
나중에 한꺼번에 정산하겠습니다...
 
질리 , 노려봅니다.
 
질리:...그래서, 그 구린 닉네임의 신원미상의 라이더가 그쪽이라고요?
13년전 그거?
 
사무엘 그리예드:아, 음, 네. 그렇죠.
랄까 구리다뇨.
멋있지 않아요?
 
질리:........
 
질리 , 대답 안한채로 그냥 꼬라봅니다.
 
사무엘 그리예드 , 아핫... 하고 웃으면서 뺨을 긁적입니다.
 
질리:13년전에 아주 거하게 일 저질렀네요.
대단한 데뷔경기.
무대를 얼마나 찟어놓으셨으면 13년 내내 그 영상을 틀어줄까.
지금이랑은 다른 의미로 대단하시네요.
 
질리 , 빡쳤는지 놀립니다.
 
사무엘 그리예드:아, 큼, 음...
그, 그때는 오토바이는 타본 적도 없었던 때라...
그래서 이번에 꼭 회포를 풀고 싶었어요.
 
질리:허어...
저도 오토바이 2년만에 타본건데요.
이렇게 강제로 재활시키시네요 정말...
3명의 사람이 저를 놀릴때 쓸 평생 놀림거리가 생겨버렸어요.
어떻게 생각하시죠?
 
사무엘 그리예드:어....
죄송합니다?
 
질리:...나중에 비싼 식당에서 밥 사줘요.
 
사무엘 그리예드:아, 그런거라면 당연히 해드려야죠.
좋은 곳 찾아둘게요.
 
질리:기억하겠습니다?
또 이런짓하시면 그때는 진짜 가만안둬요.
 
사무엘 그리예드:두 번은 안 그럴게요, 걱정마세요.
.......아마도...
 
질리:....
 
질리 , 발로 한대 칩니다.
 
사무엘 그리예드:(으악!)
 
 
:슬슬 대화가 끝나갈 기미가 보일 때 즈음, 당신의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립니다.
응? 전화?
나이아가 웬일로 먼저 전화를 걸었습니다.
 
질리:.........
신이시여 제발.
아 얘도 신이지 씹...
 
질리 , 일단...전화를...받습니다...
 
질리:어...왜....
 
 
:전화를 받아들면 전화 너머로 무지막지한 소란이 들려옵니다.
무, 무슨 일이지?!
 
나이아:너 지금 어디야? 사무엘하고 같이 있어?
 
질리:으응??어...같이 있는데?
 
나이아:지금 주차장으로 올 수 있- 아니다, 그냥 빨리 달려와. 급해.
 
질리:뭔데??왜??
 
나이아:애들이 탄 버스가 탈취 당했으니까! 알아들었으면 빨리 오기나 해!
 
질리:뭐??? 알았어 갈게.
 
사무엘 그리예드:뭐에요? 무슨 일 있어요?
 
질리 , 끊고 사무엘에게 얘기해줍니다.
 
질리:지금 애들 탄 버스 탈취 당했대요.
빨리 가야해요!
 
사무엘 그리예드:네, 네에???
 
 
:시간은 벌써 노을이 지는 무렵, 처음 왔던 장소인 주차장에는 학생들과 교사 몇 명이 모여있고, 경찰차가 몇 대 서 있습니다.
저쪽에 인상을 쓰고 서서 도로 쪽을 노려보고 있는 나이아도 있습니다.
 
질리 , 그쪽으로 달려갑니다.
 
질리:나이아!
 
나이아 , 아, 하는 소리를 내며 곧장 당신을 돌아봅니다.
 
사무엘 그리예드:버스가 탈취당했다면서요!?
애들은-....
잠깐, 로라는요?
 
나이아: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골치거든?
침착하게 들어, 자.
웬 미친 인간 하나가 '악마'인지 '조각상'인지 찾는다고 중얼거리면서 다가왔어.
마침 딱 옆에 있던 로라가, 그 '악마'에 대해서 무어라 말대꾸를 하더라고?
그거 듣고 그 미친 인간이 그대-로 애 잡아채서 버스에 올라타더니-
이 사단이 났네?
 
질리 , 그말을 듣고는 머리를 쓸어넘깁니다.
 
질리:지금 애들 다 탄 버스 그대로 탈취해서 도주한거야?
 
나이아:다는 아니고 몇 명이긴 한데-
듣기로는 곧 다리 지나서 고속도로로 진입할 것 같다더라.
시간이 시간인지라 교통체증이 심해져서 경찰이 쫓긴 어렵고.
 
질리:쓰읍- 미치겠네...
어떡하지?
 
나이아:-내 말이 그 말이야.
 
 
:두 사람의 대화를 심각한 표정으로 듣던 사무엘이, 별안간 어디론가 뛰어가기 시작합니다.
어, 어라?
 
질리:사무엘?
 
사무엘 그리예드:교통체증 때문에 경찰'차'가 못 쫓는거잖아요?
그럼 오토바이로 쫓아가야죠!!
 
질리:...아!!
 
질리 , 그말을 듣고 잠깐 고민하다가...애들이 중요하니 일단 오토바이쪽으로 달려갑니다.
 
 
:당황스럽고 불안한 일이 일어난 건 맞지만, 방법이 있다면 해야겠죠.
어차피 아까 경주 하면서 감도 돌아온 것 같고요!
당신이 사무엘을 따라 오토바이 쪽으로 달려가면, 그 뒤를 나이아도 쫓아옵니다.
 
질리:너도 오게??
 
나이아:그럼 가만히 있으라고?
 
질리:아니 그런 문제보다는-
...아 몰라 알아서해!
 
나이아:빨리 타고 출발이나 해!
 
질리:잠깐 기다려봐!!
 
질리 , 경주때 탔던 오토바이에 탑니다.
 
 
 
:하늘은 붉은 장막으로 점차 새빨갛게 물들어갑니다.
아까까지 경주에서 느꼈던 속도감을 기억하나요?
지금은, 안전 장비가 갖추어진 경주 레이스가 아닙니다.
이건은, 실제 상황을 다루는 실전.
그것도, 살아있는 기체들의 생태계, 고속도로에서 직접 주행해야합니다!
차들까지 피하면서!!
 
질리:(내가 이걸 다시 타게 되다니!)
 
 
:차가 늘어선 다리를 건너 상당한 양의 자가용들이 줄지어 선 고속도로로 진입하면, 저 멀리로 속도를 내고 있는 버스 한 대가 보입니다.
'아나스타시아 고등학교 대절 버스'라는 글자가 적혀 있군요!
 
질리:저거다.
 
나이아:-쫓을 수 있겠어?
 
질리:...-몰라 해봐야해.
너무 믿지는 말고.
 
나이아:이 상황에 널 안 믿으면 누구 믿어?
 
질리:그래도 자신없다고!
 
질리 , 이렇게 말하면서도 능숙하게 운전합니다.
 
 
:부르릉- 앞을 향해 달려나가는 당신의 옆으로 사무엘이 함께 따라붙습니다.
...혹시 뒤처지는 일이 생기더라도...
사무엘도 함께 있으니 괜찮을겁니다.
그러니, 긴장 풀고, 해봅시다!
 
 
:버스까지의 거리는 아직 꽤 멉니다.
다행이랄지, 버스는 다른 차들에 비해서는 조금 느린 속도로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최고 속도로 쫓아가보죠!
 
질리:
자동차 운전
기준치: 90/45/18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빠른 속도로 차와 차 사이를 지나며, 버스와의 거리를 점차 좁혀갑니다.
으, 그래도 차가 많아서 그런지 곧장 붙잡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그래도 차근차근 버스의 뒤를 쫓다보면, 뒷면 창 너머로 버스 안의 모습이 살짝 보입니다.
겁에 질려 좌석 구석에서 벌벌 떠는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감시하고 있는 사람 한 명이 보이네요.
운전을 하는 인원도 있을테니, 괴한은 두 명일까요.
그렇게 앞으로 죽 달려나가던 중-
 
 
:일반 차량 둘이 비슷한 속도로 도로를 채우고 앞서 달리고 있습니다.
 
질리:(아악!!)
 
질리 ,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다가 일반 차량 사이로 이동해 달립니다.
 
질리:
자동차 운전
기준치: 90/45/18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슬아슬하게 차량 사이로 끼어드려다가... 끼익, 속도를 살짝 늦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니이걸어떻게지나가....
잘못했다가는 사이드 미러와 부딪히거나, 아예 박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위험을 감수하긴... 아무래도 좀 자신도 없고 힘듭니다.
그건 사무엘 역시 마찬가지인지, 헬멧을 쓰고 있음에도 긴장한 티가 훤히 보입니다.
결국 버스와 거리가 좀 벌어지고 말았네요.
 
 
:얼마 지나지 않아 차 한대가 앞서 달려간 덕에 길은 났지만.
 
질리:
자동차 운전
기준치: 90/45/18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멀어진 만큼 더 다가가지 않는다면 결국 놓치고 말겠죠.
당신과 사무엘은, 거의 비슷하게 속도를 내며 버스의 뒤로 바짝 따라붙습니다.
버스 안의 상황은... 아직은 괜찮아요. 아직은, 다친 사람도 없어보입니다.
 
질리:(후...)
(이대로 속도 유지만 하면된다...)
 
 
:이대로 별 탈 없이 쫓기만 한다면 딱 좋겠지만...
악, 으악, 갑자기 갈매기 떼가!!
누구야! 누가 도로에서 새우깡을, 악!
시야를 가리는 불의의 습격입니다!!
 
질리:아 진짜!! 경기때부터!!
자동차 운전
기준치: 90/45/18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샤샥, 샥, 짧게 바이크의 머리를 돌리며 묘기 운전을 살짝 부리면, 갈매기 떼는 당신의 뒤로 날아가는 새우깡을 쫓아 사라져갑니다.
...고속도로에서 뭐든 투척 금지!!!
또 한 차례 찾아든 난관을 넘어서면, 어느새 버스와 같은 선상에서 달리고 있습니다.
이제 문제는, 어떻게 저지하느냐인데...
 
질리:...씁. 저기로 뛰어서 붙기에는 위험하겠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보면...
 
 
:옆면 창 너머로, 사람과 눈이 마주칩니다.
어, 잠깐, 저 사람...
박물관 도슨트 아니야?
붉게 충혈된 눈으로 이쪽을 쏘아보던 그는, 급하게 운전자에게 무어라 소리칩니다.
끼이이이익!!
다음 순간, 귀를 찌르는 듯한 높은 소음과 함께 버스가 크게 방향을 틀더니, 고속도로에 설치된 차단 벽을 화려하게 부수며 돌진합니다!!
 
질리:으아악??!!
 
질리 , 급하게 속도를 줄여서 안 부딧치게 움직입니다.
 
 
:속도를 줄여 급하게 버스를 피하면, 버스는 그대로- 도로를 벗어나서 아래의 숲길로 굴러내려가기 시작하는군요!
 
질리 , 그걸보고는 따라갑니다.
 
 
:핸들을 돌려, 그나마 완만한 비탈길을 따라 버스를 뒤쫓습니다.
바닥은 고르지 못해 덜덜덜 떨리고, 나무와 덤불 따위가 여기저기 긁어대기까지 합니다...만,
이런거에 막힐 수는 없죠.
그렇게 비탈길을 따라 버스를 쫓으면, 저 앞에서 멈춰서 있는 버스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악다구니를 쓰는 소리와, 학생들의 비명 등이 어지럽게 교차하고 있습니다.
 
질리 , 오토바이를 타고 갑니다. 그리곤 버스 앞에서 멈춘뒤 오토바이에서 내려 버스로 달려갑니다.
 
 
:오토바이가 멈추면, 나이아 역시 당신을 따라 버스 쪽으로 달려갑니다.
사무엘은 아예 버스 앞까지 주욱 달려가 커브를 돌며 앞을 막아서는군요.
 
질리:아이라!! 로라!!
 
 
:아이들의 이름을 외치며 버스 안으로 뛰어 들어가면-
운전석의 에어백에 머리를 박은 채 기절한 운전수와, 겁에 질린 학생들이 울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버스 복도를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아이들을 안심시키는 건- 아이라네요!
 
질리:아이라!!
 
아이라 그레텔:오빠?!
 
질리:괜찮아?!
 
아이라 그레텔 , 보자마자 우다다 달려가서 확 끌어안습니다.
 
질리 , 끌어안은거에 등을 몇번 토닥이면서 상처는 없나 살펴봅니다.
 
질리:안다쳤어??
 
아이라 그레텔 , 흐어아어아 하는 소리를 내다가도, 나름 의젓하게 팔을 풀고 상황 설명을 시작합니다.
 
아이라 그레텔:크게 다친 사람은 없어요!
유리창이 깨지면서 좀 스치긴 했는데...
이정도는 괜찮아요.
다들 안전벨트도 하고 있었고, 그 이상한 아저씨가 공격하지도 않았어요.
그냥... 조용히 하라고만 해서, 조용히 있었거든요.
권총 들고 있긴 했는데...
 
아이라 그레텔:그, 그래도 한 번도 안 쐈으니까요, 진짜 멀쩡해요! 안 다쳤어!
 
질리:그래...? 다행이네...
로라도 괜찮아??
 
나이아 , 두 사람이 그러는 사이, 운전자의 상태를 확인하고선 말합니다.
 
나이아:이쪽은 그냥 충격으로 기절한거네.
외상도 딱히 없어보이고.
 
질리:진짜 다행이네...
 
사무엘 그리예드:맞아, 로라? 로라는?
여기 없는 것 같은데 설마...
 
아이라 그레텔:그 아저씨가 로라를 데려갔어요!
저기, 저쪽으로요!
 
질리:뭐?
 
아이라 그레텔:누가 쫓아가긴 해야할 것 같은데 다들 놀라고 겁먹어서-
 
사무엘 그리예드 , 그 말을 듣자마자, 곧장 버스에서 뛰어내려, 아이라가 가리킨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사무엘 그리예드:로라!!
 
질리:아, 사무엘!!
아오 진짜!
난 사무엘 따라갈게.
 
나이아:그럼 난 애들-
 
아이라 그레텔:저도 찾으러 갈게요! 오빠들이 왔으면 어른들도 곧 올테니까, 지금은 로라를 찾는게 우선이잖아요!
 
아이라 그레텔 , 그리 말하고는 곧장 우다닥 뛰쳐나갑니다.
 
질리:...
 
나이아:야, 잠깐,
야!!
 
질리 , 한숨을 쉽니다.
 
질리:...그럼 나도.
 
나이아 , 짧게 한숨을 쉽니다.
 
나이아:그럼 애들 좀 보고 있다가 다른 사람 오면 따라갈게.
조심해, 다치지 말고.
 
질리:조심할거야.
 
질리 , 숨을 한번 크게 쉽니다. 잠깐 손을 쥐었다 폈다하더니 나이아의 손을 한번 꽉잡았다가 아이라와 사무엘을 따라갑니다.
 
 
:그들이 뛰쳐간 방향으로, 당신 역시 뒤를 쫓습니다.
수풀이 무성하고 나무와 돌이 발을 걸거나 시야를 가려대는 것이...
...길잃기 딱 좋군요.
그래도, 찾아야만 합니다.
도와주겠다고 약속했고, 무엇보다...
-아무튼 아는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싫으니까요!
 
질리:제발 다 무사해라!!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풀숲을 헤치고 이리저리 돌아다녀보지만, 보이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멀찍이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은데...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시간이 이 이상 늦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당신은, 점점 더 급한 마음에, 여기저기 긁혀서 생채기가 나는 것은 무시하고 뛰어다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숲길을 아예 벗어난 절벽 끝에서,
그들을 찾았습니다.
 
 
:버스를 습격했던 인물은, 로라를 옆에 놔둔 채 절벽 아래의 바다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창 너머로 보았던 것보다 훨씬 엉망인 모습으로, 튀어나온 동공으로, 이쪽을 천천히 돌아봅니다.
뜨거운 노을의 빛을 등진 그 모습은, 검은 그림자처럼 실루엣만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연신 같은 말을 반복하며 비틀거립니다.
큰 몸집의 황금색 머리를 한 사람을 찾고 있다던가,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던 조각상은 어디 있느냐던가.
 
질리:(여기왔을때 들었던...)
 
 
:... ...
당신에게서 대답이 나오지 않자, 그는 더 불안정하게 몸을 떨고, 이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합니다.
갑작스러운 소란에, 당신의 뒤로 하나둘씩 사람이 나타납니다.
 
아이라 그레텔:으, 저, 저 사람 왜 저래요?
 
질리:...글쎄?
일단... 제압부터 해야겠는데...
 
사무엘 그리예드:아이라,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까 넌 일단 피해있어.
 
아이라 그레텔:네?! 그치만 저도 도움이-
 
나이아:피해있는게 돕는거야.
 
나이아 , 팔로 슬적 아이라를 뒤로 밀어내며 말합니다.
 
질리:도와주려다가 다치는게 더 걱정돼.
 
 
:세 사람의 만류에, 우으, 하는 소리를 내며 아이라가 뒤로 조금 물러섭니다.
그것과 거의 동시에... 괴한이 비명을 내지르며 달려듭니다!
 
질리:으악?!
회피
기준치: 85/42/17
굴림: 8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훅, 소리를 내며 휘둘러진 주먹은 허공을 가릅니다.
이렇게 좁혀진 거리에서 보니-
눈빛이 어둡고, 충혈되어 매우 아파보입니다.
미친사람... 이라고 단정짓기엔 무언가 다른 것이...
 
질리 , 주먹을 피한 그대로 몸을 돌려 제압을 시도합니다.
 
질리:
근접전(격투)
기준치: 70/35/14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이 제압을 시도하기 위해 팔을 붙잡으면, 그는 몸을 꺾으며 발버둥을 치려 하지만... 결국 제 풀에 꺾여 그대로 넘어지고 맙니다.
우당탕-
당신이 바닥에 괴한을 내리누르면, 사무엘도 당신을 도와 괴한의 움직임을 차단합니다.
그 뒤로도 한참을 저항하지만... 어느 순간 까무룩 기절해버리네요.
 
질리:...그냥 기절해버렸네.
 
사무엘 그리예드:그러게요...
 
 
:두 사람이 그러는 사이 나이아는 곧장 로라 쪽으로 향해, 그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그 뒤로 아이라가 따라붙는 것이 보이고-
직후, 당신의 뒤에 있던 풀숲이 작게 바스락, 하고 움직입니다.
 
질리 , 기절해버린 괴한을 내버려둔채 일어나며 그쪽을 바라봅니다.
 
질리:?
 
 
:부스럭, 부스럭,
소리 사이로 등장하는 것은,
붉은 머리의, 날카로운 눈을 가진...
 
벨리사:아, 뭐야. 찾아오라고 보내놨더니 혼자 자폭을 하네.
요망한 것.
뭐... 그래도 찾으라 시킨 것 중에 하나는 찾아놨군.
13년이나 잠적하더니, 이제서야 나타난건 무슨 심경의 변화지?
 
 
:갑작스럽게 등장한 인물은, 당신 쪽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롯하게 한 방향을 바라보며 말을 겁니다.
그 시선을 따라 눈을 움직이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사무엘이 있습니다.
 
벨리사:조각상은 어디있지?
당장 가져와.
 
사무엘 그리예드:무슨 얘기를 하는건지 잘-
 
벨리사:이 요망한 것!
네가 사라진 뒤로 우리가 얼마나 애를 먹고 있었는데, 벨가르!
 
 
:이게... 무슨 상황이죠?
하늘이 피로 물드는 시간, 노을이 모두를 새빨갛게 비춥니다.
벨버리를 무척 닮은 여자- 벨리사가 있고, 그는 사무엘을 바라보며 '벨가르'라고 부르고 있군요.
... ...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13년 전, 사고가 났을 때...
 
 
:로라는 자신이 4살이었다고 했습니다.
사무엘과 로라는 나이가 얼마 정도 차이가 나죠?
아니, 아무리 그래도, 13년 전이라면 운전 면허를 따기 어려운 나이일텐데.
오토바이 경주에 참여했다는 말이, 성립될 수 있나요?
그가 정말로, '인간'이라면.
 
질리:... ...
 
 
:사무엘은 벨리사를 쏘아보고 있지만, 그 표정에는 난처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사무엘 그리예드:...-다시 말하지만, 무슨 말을 하는건지 잘 모르겠는데.
 
벨리사:이제 와서 내빼겠다 이건가?
뭐, 원래라면 제 잘못이 뭔지 톡톡히 알 수 있도록 벌하겠지만...
조각상만 순순히 내놓는다면 네가 어쩌든 그냥 두지.
 
질리:사무엘 저게 무슨 얘기죠?
 
사무엘 그리예드:...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무슨 조각상을 말하는지도 모르겠고요.
 
벨리사:시치미 떼지 마!
13년 전, 그 조각상을 가져오기로 한 건 너였잖아?
네가 그걸 모를리가 없어!
자, 빨리 말해. 악마가 봉인된 조각상, 어디에 숨겼어?
 
질리:-악마?
 
사무엘 그리예드 , 잠시 당신의 눈치를 봅니다.
 
사무엘 그리예드:-어디있는지 몰라,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르고.
 
벨리사 , 흐응, 하는 소리를 내며 살짝 인상 씁니다.
 
벨리사:요망한 녀석. 끝까지 발뺌할 생각인거야?
벌하지도 않겠다고 분명 말했는데.
아님, 원하는 거라도 있나?
말만 해봐, 조각상만 넘긴다면 무엇이든 들어주지.
 
 
:대체... 무슨 이야기가 오고가는 것인지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와중에, 사무엘은 연신 당신의 눈치를 보고 있군요.
.....역시 이 사람...
평범한 인간이 아닌 것은 확실한 모양입니다.
 
질리 , 도저히 대화에 끼질 못하니 답답한 마음만 큽니다. 일단 로라랑 아이라를 데리고 갈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당신이 그런 생각을 하던 차,
갑작스레 뒤에서 로라의 비명소리가 들려옵니다.
 
 
 
:우직, 우지직.
무언가 우그러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고개를 들면, 새빨간 장막의 불빛에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샛노란 햇빛에, 눈이 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순간적으로 당신은 무언가가 흘러내리는 것을 목격합니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태양의 불빛과 붉은 장막, 그 틈새 사이로...
검은 것이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하늘이 벌어진 것은 그 다음 순간입니다.
블라인드를 걷어내듯, 노을을 벌린 그 틈새 사이로 거대한 손가락이 뻗어나옵니다.
손아귀가, 팔이, 어깨가,
 
 
:순차적으로 하나씩 빠져나오면-
곧 그것의 발이 넘어오기 시작합니다.
닿는 곳마다 검게 그을음을 남기는, 아주 거대한....
저것은.... 악마입니다.
 
질리: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8
(
8
)
 
=
8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광기의 발작 - 실시간
공포증:
새로운 공포증이 생깁니다. 룰북에 있는 공포증의 예를 참고해 1D100으로 정하거나 수호자가 적절한 것을 고릅니다. 공포의 대상이 자리에 없어도 탐사자는 1D10 라운드 동안 그 모습을 상상하고 공포에 질립니다.
For 4 rounds.
 
질리 , 눈앞에 나타난 존재를 보자마자 동공이 축소되고 숨이 턱 막힙니다. 명백하게 두려움과 공포에 잠식된 표정이지만 지금은 마냥 겁에 질릴 상황이 아닌것을 아는것인지 최대한 진정시키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악마는- 정말 거대했습니다.
노을을 밟고 천천히 드러나는 그 선형.
거대한 천장같은 손이 천천히 다가옵니다.
그 방향의 끝에는, 나이아와 로라가 있습니다.
주저앉은 로라의 앞을 나이아가 가로막고 서있군요.
...그래봐야 지금 상태로는 뭐 못하면서!!
 
질리 , 숨을 헐떡이며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겨우겨우 몸을 움직여 로라가 있는 쪽으로 달려갑니다. 그리곤 로라를 업은채 일단 달리기 시작합니다.
 
 
:당신이 로라를 등에 업고 달려, 그것을 피해 도망치기 시작하면-
그 뒤를 나이아와 아이라가, 그리고 사무엘이 급히 쫓습니다.
앙칼진 목소리가 하나, 그리고 초조해하는 목소리가 둘 따라붙지만- 공포심에 잠식되어 이성적으로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일단, 뭐가 되었든, 저걸 피해 도망쳐야 합니다.
노을을 등지고, 온 힘을 다해서!
흔들리는 시야, 까마득한 정신 사이로, 간신히 목소리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합니다.
 
나이아:-그래서 어떻게 하면 된다고?
 
사무엘 그리예드:13년전 사고때... 그때 잃어버렸던 조각상이 이 주변에 아직 남아있는 모양이에요.
그걸 찾아서 악마를 다시 잠재우면 될거에요.
문제는, 그게 어디있는지는 저도 전혀 감이 안 와서...
숲을 다 수색해야할 것 같아요.
 
나이아:하-... 미치겠네 진짜.
 
아이라 그레텔:그거만 찾으면, 저것도 돌려놓고 로라도 안전해지는거죠? 그쵸?
빨리 맞다고 해요!
 
사무엘 그리예드:-응, 분명 안전해질거야.
조각상 안에 잠재워버리면 쫓아오지도 움직이지도 못하니까.
 
질리 , 인상을 꾹 쓴채로 대화를 듣습니다. 애써 침착하게 말하지만 목소리에서 떨림이 느껴지고 힘이 없습니다.
 
질리:근데-... 이 넓은 숲을 언제 다 뒤져봐...? 그전에 따라잡히면...
 
 
:그리 중얼거리고 있으면, 벌써 어두워져 가는 숲 안쪽의 고요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끊임없이 내달리던 당신의 주변에서 점점 소리가 멎어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질리: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이상합니다.
주변이 원래 이렇게 어두웠나요?
온 사방이 깜깜합니다.
어쩌면, 달리기가 느렸을지도 모릅니다.
악마의 거대한 손아귀가 지면을 내려덮으면, 당신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은, 얼핏 기이하면서도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현대 도시에서는, 늘 빛이 켜져 있으니까요.
완벽한 암흑이란, 신비의 대상이 될지도 모르죠.
나이아와 아이라, 사무엘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등에 업은 로라는 무사합니다.
문제는, 이제 어떻게 하느냐는건데...
 
질리:......
 
질리 , 숨을 크게 몰아쉽니다. 악마를 목격한 것과 갑작스럽게 일행과 떨어진것, 그리고 완벽한 암흑에 놓이자 제대로 정신차리지 못하겠는지 고개를 좌우로 흔듭니다.
 
질리:...로라 괜찮아?
 
로라 그리예드:...네, 괜찮아요.
 
질리:...다행이네.
근데 다른 사람들은 어디갔지...?
...일단 무작정 돌아다녀볼까?
 
로라 그리예드:음...
그래도 괜찮을지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안 보여서, 주변에 뭐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리고, 좀... 무겁지 않아요?
돌아다녀도 괜찮겠어요?
 
질리:괜찮아. 안 무거워.
...그래도 좀 진정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지금 제대로 생각 정리가 안돼서...
 
로라 그리예드:어음...
그래요.
조용히 있는 편이 나은가요?
 
질리: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근데, 궁금한게 있는데.
 
로라 그리예드:뭔데요?
 
질리:내가 알기로는 너도 프라이코 의식에 참여한걸로 알고있는데.
왜 참여한거야? 다리때문에?
 
로라 그리예드:...아뇨.
 
로라 그리예드 , 당신에게 살짝 기대며 중얼거립니다.
 
로라 그리예드:사실, 음, 좀 복잡한 얘기인데...
사고가 났던 날의 기억을 되찾고 싶었어요.
그 날의...모든 진실을 알고 싶었거든요.
 
질리:...사고...
그때, 오토바이랑 충돌해서 사고가 났다고했던가.
... 로라, 사무엘이 너가 알던 그 오빠가 아닌거 알고있어?
 
로라 그리예드:...알고 있었어요.
뭐... 사고 때 기억이 흐리다고 해서, 진짜 오빠랑 아닌 사람을 구분 못하는 건 아니니까요.
 
질리:...하긴, 예상되긴했어.
너가 4살때 사고가 났는데...아무리 나이차이가 나도 운전할 나이는 아닐텐데...
사무엘은 13년 전에 오토바이 경주를 했다고하니-...
 
로라 그리예드:...그쵸, 아무래도...
그래도, 딱히 싫어하진 않아요.
진짜든 가짜든 뭐가 중요해요.
13년이나 오빠 노릇 했으면 그게 우리 오빠인거지.
 
질리:그렇지... 그정도 살았으면 별로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
싫어하는게 아니여서 다행이네..
...그나저나 어디로 가야 할까? 이렇게 어두워서는...
 
 
:당신이 그렇게 말하는 순간, 문득,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반짝거립니다.
저 멀리서, 푸른 빛의 새가 한 마리 날아듭니다.
새는 푸드덕소리를 내며 공간을 한 바퀴 크게 돌더니-
이내 반짝, 하고 사라지며 빛나는-
끼이이익, 쾅!!
큰 차 사고라도 나는 듯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갑작스런 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감았다 뜨면, 시야가 급변합니다.
곧이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목놓아 우는 아이의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왠지 익숙하네요. 환상을 보는 게 평범한 일은 아닌데도 말이에요.
 
질리:...
 
어린 아이:살려...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오빠가...
오빠가, 저 아래 깔려있는데......
 
 
:듣는 사람조차 울렁이게 만드는 애절한 목소리가 울립니다.
그 목소리가 닿은 곳에는, 큼직한 체구의 사내가 서 있습니다.
빛나는 황금빛의 머리를 한, 거구의 사내가.
붉은 노을을 등진 그의 모습이, 하나의 검은 실루엣처럼 보이는 듯 합니다.
그는 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헐떡이는 아이를 내려다봅니다.
그 옆으로, 피로 얼룩진 몸 하나가 차갑게 식고 있습니다.
 
 
:절박한 울음과 웅성거림, 경적 소리가 어지러이 섞입니다.
거구의 사내는 소음 사이로 몸을 굽혀, 차갑게 식은 것을 집어듭니다.
그리고, 그것을 입으로 가져가서......
......
화려했던 황금빛의 머리는 탁하게 죽으며 연갈색으로 변해가고, 거대했던 체구는 점차 작아집니다.
손을 따라서, 입가를 따라서, 붉은 것이 뚝 뚝 떨어져내립니다.
 
 
:그리고, 무구한 낯으로, 소년은 소녀를 돌아봅니다.
그 장면을 마지막으로, 깜빡.
세상은 다시 검은 빛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콕콕, 누군가가 정수리를 찌르는 것이, 아, 잠깐, 아야,
 
질리:악악-
 
질리 , 어떻게든 한손으로 머리쪽을 더듬거립니다.
 
로라 그리예드:아, 반응했다.
 
로라 그리예드 , 쇽 손을 거둡니다.
 
질리:...너였구나.
 
질리 , 다시 제대로 업습니다.
 
로라 그리예드:갑자기 멈춰서서 말도 없고 반응도 없길래요.
 
질리:아...그냥 갑자기 뭔가 생각할게 생겨서.
...오래 멈춰서있지는 않았지?
 
로라 그리예드:그리 길진 않았어요.
근데 이런 상황에 진짜 태평하시네요.
 
로라 그리예드 , 괜히 투덜거립니다.
 
질리:...미안. 좀 급한게 생각났어서-
조각상이 어디있는지나...악마는 어떻게 해야할지 같은거...
 
로라 그리예드:아-
그런거면요, 뭐.
저도 열심히 고민하고 있긴 했거든요...
근데, 음... 잘 모르겠어요.
 
질리:나도 조각상을 본적이 없어서... 숲을 다 찾아볼 수도 없고...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디선가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질리:...?
 
질리 , 물 흐르는 소리를 따라갑니다.
 
 
:물소리를 따라 걸어가면, 저만치 앞에 물이 흐르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악마가 서 있습니다.
물줄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당신과 마주하며.
그것은 가만히 당신과 로라를 내려다봅니다.
그리고, 천천히 거대한 팔과 손을 들어올리더니......
 
질리 , 그 절벽에서 마주했던 것을 봐서인지 팔과 손을 들어올리자 움찔 합니다.
 
 
:......마치 안아달라는 듯이 펼칩니다.
그리고, 그는 말합니다.
 
 
악마:아가, 내 품에 들어오겠니?
 
로라 그리예드:......저요?
 
질리:... 약속 얘기같은데?
악마를 끌어안으면...수명을 가져간다고...그러던데.
 
로라 그리예드:저... 저는...
-저는 대화를 하러 왔어요!
 
로라 그리예드 , 당신의 양 어깨를 양 손으로 꼬옥 쥐고서는 외칩니다.
 
질리:...
 
로라 그리예드:저는... 당신이 오빠를 데려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악마:아가, 이 세상에는 흐름이 존재한단다.
모든 생명이라면 응당 가지고 있는 흐름이지.
그때엔 내가 깨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유예를 주었지만... 이젠 때가 되었어.
 
로라 그리예드:그래도...
다른, 다른 방법은 없나요?
오빠를 죽이지 않고, 그냥 돌아가시는건 안되는건가요?
 
 
악마:그냥 돌아갈 수는 없어. 하지만, 선택지는 줄 수 있겠구나.
그 때, 그는 죽었지만, 지금, 그는 살아있는 처지이니.
네가 13년간의 수명을 내게 바친다면, 이대로 돌아가도록 하마.
 
질리:...수명을?
 
 
악마:하지만, 그러지 않을 것이라면, 난 그를 데리러 갈 것이야.
자, 선택해보렴, 아가.
 
로라 그리예드:......-좋아요.
13년인거죠?
 
질리:...하려고?
 
로라 그리예드:해야죠.
아니면 오빠를 데려간다잖아요.
 
질리:... ...
 
질리 , 로라의 결정이지만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는지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게 악마의 대한 두려움인지 아님 남의 사정에 끼어들어도 되는지의 대한 고민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질리:... 악마의 말대로라면, 그때 사무엘을 당장 데려가지 않는 대신에... 13년이라는 유예기간을 준거지?
 
로라 그리예드:그쵸?
 
질리:...그러면 좀 허술한 부분이 있는데.
그때 사무엘이랑 지금 사무엘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기도 하잖아.
그때 죽어가던건 로라와 함께 있던 인간인 사무엘이고.
지금 살아있는 건... 애 앞에서 말해도될지는 모르겠지만, 뱀인간이라고 불리는 다른 종족인 사무엘이야.
굳이 따지면... 악마가 말한 '인간'인 사무엘은 이미 죽었으니까, 너나 지금의 사무엘이 13년의 수명을 바칠 이유는 없어.
...좀 꼼수일려나?
 
 
:당신의 말에, 잠시 침묵이 감돕니다.
로라도 곰곰 생각에 빠진 모양인데...
침묵을 깨는 것은 악마의 목소리입니다.
 
 
악마:그렇기에 내가 선택지를 준 것이란다.
네 말대로, '인간'인 그는 그곳에서 죽었지.
하지만 지금, '인간이 아닌' 상태지만-
'사무엘'이라는 존재는 살아있어.
그렇기에, 흐름이 아주 어긋나버렸지.
 
질리:...음.
 
 
악마:본래 죽은 존재로 인식되어야 할 그가, 살아있다고 인식 되었으니...
그 흐름도 나는 무시할 수가 없구나.
 
질리:...좀 더 복잡한 문제군...
 
로라 그리예드:과정이야 어찌되었든, 저 아니면 오빠인거잖아요.
...질리 오빠, 저는 역시 제 수명을 바쳐야겠어요.
악마한테 가주세요.
 
질리:...
 
질리 , 잠시 고민하듯 주춤이더니 그대로 뒷걸음질을 칩니다.
 
질리:그래도- 언제 죽을지 모른채로 13년의 수명을 바치게 두고싶지는 않아.
이왕이면 오래- 둘이 같이 사는게 좋잖아.
 
로라 그리예드:-네?
무슨 소리를 하는거에요, 제가 하겠다는데 왜 오빠가-
 
질리:하지만 오늘은 내가 너의 다리니까. 내 마음대로 할게.
 
 
:당신은 로라를 악마에게 데려가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 스스로 내린 선택을 거절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본인의 선택을 거부하거나, 반대할 수 있는 자격이, 당신에게는 있나요?
당신의 말을 들은 로라는, 당신의 어깨를 퍽퍽 치며 소리칩니다.
 
로라 그리예드:그게 무슨 소리에요!
날 도와준다면서! 내 다리가 되어주겠다면서!
이런 말 안 듣는 다리가 세상에 어디있어!!
 
질리:...이게 도와주는거야.
가끔은 눈앞에 있는 선택을 그대로 하지 않아도 될때가 있어.
 
로라 그리예드: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
여기서 다른 방법이 뭐가 있는데요!
 
 
:당신은 이번에도, 누군가 바라지 않는 대로 행동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제안을 내걸었던 악마는, 악을 쓰는 로라를 보며 가만히 있다가 말합니다.
 
 
악마:길을 선택하렴.
두 물 줄기 중, 원하는 방향으로 향하거라.
그것이 너를 밖으로 이끌테니.
 
 
:그리고, 악마는 천천히 사라집니다.
 
질리:......
 
 
:악마惡魔가 아닌, 악마岳魔이기에,
그 존재는 더이상 당신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 등 뒤에서 로라가 서글피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게 맞는 선택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당신은 이제, 어떤 방향으로 향하나요?
악마를 마주하고 있던 방향을 기준으로, 물은 오른쪽에서 흘러와 왼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질리:...멋대로 행동해서 미안해. 하지만, 조각상을 찾으면 너나 사무엘이 수명을 가져가지는 못할거야.
...찾을 수 있으면.
 
질리 , 잠시 물이 흐르는 것을 바라보다가 왼쪽으로 이동합니다.
 
 
:당신은 그렇게, 물이 흘러가는 방향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발소리도 나지 않고, 어느순간부터는, 울음소리도 멎습니다.
그렇게, 어둡고 막막한 공간에서...
돌연, 조각상이 나타납니다.
 
질리 , 조각상을 집어듭니다.
 
질리:
오컬트
기준치: 13/6/2
굴림: 98
판정결과: 대실패
오컬트
기준치: 13/6/2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질리:(아씨바)
 
 
:적당한 나무 뿌리를 채취해 깎아만든 투박한 조각상입니다.
팔뚝정도 크기인데, 상당히 가볍네요.
표면엔 뭔가 새겨져 있는 것 같은데...
어쩐지 들여다보고 있으면 머리가 아픕니다...
아득하고, 아찔한 두통이 찾아듭니다.
 
질리:
SAN Roll
기준치: 43/21/8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으으, 그만 들여다보는게 좋겠어요...
 
질리:....
 
 
:조각상을 든 팔을 슬적 내리고, 고개를 들어올리면...
어디선가 밝은 빛이 쏟아져내립니다.
눈이 멀어버릴듯이 밝은 찬란함에 눈을 질끈 감으면...
잊고있던 하늘이 보입니다.
어느새 노을이 지고, 밤이 찾아왔군요.
 
질리:... ...
 
질리 , 아까와는 달리 확연하게 밝아졌지만 여전히 무서움을 느끼는 표정입니다.
 
 
:그 사이에 제법 시간이 오래 지난 모양입니다.
하늘은 벌써 검게 물들었고, 간간히 보이는 별들이 그곳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등에는 로라가 아주 얌전히 업혀 있습니다.
울다가 결국 잠든 모양이에요.
저 멀리서 손전등이 왔다갔다하는 소리, 학생들을 인솔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질리 , 어둠 속에서 어떻게든 숲을 나오기 위해 걷다가 손전등 불빛과 인솔하는 소리가 들리자 그쪽으로 달려갑니다.
 
 
:소리와 불빛을 따라 걸어가다보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것은-
 
사무엘 그리예드:로라!! 질리씨!!
 
사무엘 그리예드 , 후다닥 달려와서 둘의 상태를 확인하는 듯 싶다가도, 로라를 당신의 등에서 들어올려, 제 품에 안습니다.
 
나이아 , 아무 말도 없이 냉랭한 표정을 한 채, 사무엘을 따라 가까이 다가옵니다.
 
질리 , 로라를 잘 넘겨주다가 나이아 표정을 보고는 멈칫합니다.
 
질리:... ...어, 그...
 
질리 , 화났다고 생각되는지 주절주절 변명을 합니다.
 
질리:내가 원해서 떨어진거 아니야. 같이 뛰다가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져서-
 
나이아 , 당신이 말하는 것은 듣지도 않고, 대뜸 당신을 끌어안습니다.
 
나이아:...-걱정했잖아.
 
질리 , 대뜸 끌어안자 으응?하며 당황합니다. 하지만 뒤이어 하는 말에 맥이 풀린듯 조금 울상인 표정으로 따라 끌어안습니다.
 
질리:그 ...미안해.
 
나이아:알면 됐어-
 
질리:근데 진짜...이번에는 그럴려고 그런게 아닌데...
 
나이아:...화난거 아니야. 그냥-...
 
나이아 , 한숨으로 말을 끊고, 안은 팔에 힘을 주어 꽈악 끌어안기나 합니다.
 
질리 , 가만 끌어안기만 하니 어떻게하면 좋을까 하다가 등을 토닥입니다.
 
질리:...좀 무섭긴했어. 어두운거... 신경안썼는데, 오늘은 좀...그렇더라...
 
 
:...그렇게, 흐름을 따라 빠져나온 현실에서, 일행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걸음을 옮겨갑니다.
무슨 연유에선지 당신에게 끝까지 표정을 안 보여주려 하는 나이아하며, 로라를 품에 꼭 안은 채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사무엘하며... 어색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누가 크게 다치지는 않았으니 된거 아닐까요?
 
질리 , 나이아를 쿡쿡 찌르다가 그냥 그만두고 아까 본 여자를 찾습니다...조각상 줘야해..
 
 
:떄마침 그 여자도 당신을 찾아다니던 모양인지, 어둑한 수풀 쪽에서 시잇,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질리:...아.
 
질리 , 그쪽으로 가-려다가 혼자 못가겠는지 나이아 옷소매를 잡고 반강제로 같이 갑니다.
 
 
:영문도 모른 채 당신에게 나이아가 질질 끌려옵니다.
음, 끌려왔다기 보다는 따라왔다는 편이 낫겠네요.
네, 따라왔습니다.
 
질리:(...굳이 이상황에서 때린다.)
 
벨리사:그 조각상, 기어코 네가 찾았구나?
 
질리:...어. 찾았다.
그쪽이 말한게 이거 맞지?
 
벨리사:맞아, 조금 상태는 안 좋아보이지만.
 
질리:그건 알아서해.
 
질리 , 조각상을 건네줍니다.
 
벨리사:흥, 당돌하기는.
 
벨리사 , 새침하게 말하면서도 조각상을 받아들고, 휙 사라집니다.
 
질리:대신 찾아줬는데 뭐 없어?
 
질리 , 그냥 끝내기 불만스러웠는지 뒷통수에 대고 외칩니다.
 
 
:가벼운 시잇, 하는 소리만 들려옵니다.
아직 여기 있는 것 같으니까 말이나 해볼까요?
들어줄지는 몰라도요.
 
질리:지금 악마 돌아다니는거 처리 좀 해주면 안되냐? 듣기로는 그 조각상에 봉인할 수 있다던데.
 
 
:또 가벼운 시잇, 싯, 소리가 들려옵니다.
역시 주기 전에 요구했어야하나... 싶지만서도,
왠지 들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리:... ...
몰라, 더 생각하기 귀찮다...
 
질리 , 잠깐 생각하다가 나이아를 쿡쿡 찌르며 말합니다.
 
질리:나이아.
너 사무엘이 뱀인간인거 알고있었어?
벨버리는 보자마자 눈치챘었잖아.
 
나이아:-아니, 걔는 몰랐어.
벨버리 만나고 한참 뒤에 만났었으니까.
 
질리:음...
뭔가 주문써서 인간모습 덮어씌운채로 있어서 그런가?
 
나이아:나야 모르지.
별로 관심도 없고.
 
질리:음...
뭐...별로 중요한건 아니지...
...이제 진짜 집에 갈 수 있겠네...
 
 
:거래까지 끝마치고, 이제 정말로 평화로운 일상으로 향하는 귀로에 오릅니다.
이 거래가 어떤 일의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고, 잘 해결되기는 한건가 확신은 들지 않는다지만...
그래도, 당장에 눈 앞의 존재가 다치고 괴로워하는 것보다는 낫겠죠.
자, 이제-
여행도 끝났으니, 집에서 푹 쉬자구요!
 
시나리오 클리어!
 
경주에서 2등했다! | SAN + 1d2
 
조각상을 찾아냈다 | SAN + 1
 
인연을 구해냈다 | SAN + 1d2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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